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작은연구 01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너른마당사회적협동조합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한국호, 한수임, 김하은, 송석근, 이주연, 이진주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활동가가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에서 드러나는 의사소통 욕구와 상호작용 경험 중심)

목차 1.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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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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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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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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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합의적 질적 연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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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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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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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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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별한 용건이 없는데도 계속 전화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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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조건 ‘네’라고 하거나 ‘싫다’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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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매일 아프다고 하며 대화를 시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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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리를 지르며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자기를 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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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자꾸 옷을 벗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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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례분석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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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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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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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들어가며

1. 서론

(1) 연구 배경 의사소통은 인간이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알고 이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정확한 메시지의 전달만을 효과적인 의사소통이라 할 수 없다. 의사소통을 하는 목적은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인데 이 욕구는 다양한 관계망 안에서 형성되고 충족되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인간의 의사소통은 자기 표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과정을 알고 공감하거나 서로 다른 부분을 조율하고 타협하는 과정까지 포함 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사소통에서 발달장애인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달장애는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포함하는데,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법에 따르면 지적 장애인은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완전하여 자신의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 적응 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자폐성 장애인은 소아기 자폐증, 비전형적 자폐증에 따른 언어, 신체표현, 자기조절, 사회적응 기능 및 능력의 장애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이 지역 사회에서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많은 발달장애인은 의사소통에서 겪는 어려움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거나 학습 기회를 꾸준히 잃고 있고 일을 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등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정보 습득의 기회도 적고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는 미비하나 꾸준히 이뤄져 왔다.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발달장애인의 자기표현과 자기결정권,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해 필요한 도움을 받을 권리에 대한 논의가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발달 장애인의 의사소통 문제를 삶 전반의 문제로 인식하고 여러모로 조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성인기 발달장애인의 삶이나 의사소통에 대한 연구에서 의사소통 지원의 부족을 논의하며 학령기에 집중된 의사소통 능력 증진 및 유지를 위한 교육이 성인기에도 지속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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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겪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장애 특성으로만 보아선 안될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지적하듯 발달장애인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되어 있고 경험하는 활동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계망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의사소통 학습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무엇보다 자기표현의 어려움이 욕구와 의견이 없다고 인식되어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의사소통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도전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외면해왔다. 그러나 발달 장애인 역시 자기 욕구가 있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언어적 의사소통이 아니더라도 눈빛이나 행동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그림이나 사진 등의 시각 정보를 통해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을 것이다.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인 너른마당사회적협동조합(이하 너른마당)은 장애 성인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사회 구성원으로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장애 성인과 함께 고민하며 지역 사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를 지향한다. 2021년에 지역으로 탈 시설한 발달 장애 성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자립생활 지원과 일상생활영역 문해 교육 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 성인, 활동가, 외부 강사, 자원봉사자, 활동지원사, 그들의 가족이나 동거인들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너른 마당의 활동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삶의 결을 가졌기에 서로를 존중하는 평등한 관계를 맺기 위한 과정에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함께 지내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쌓아간다면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너른마당에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이 필요하다. 말과 글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의사소통 수단이지만 너른마당의 구성원들은 말과 글이 익숙지 않아 사진이나 그림 등의 시각 정보를 통해 의사 표현을 하기도 하고 행동이나 몸짓 등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 너른마당에서 음성언어나 문자언어보다 행동, 몸짓, 표정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 사용이 많아졌다. 하지만 발달장애 성인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이 사회적 맥락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발달장애 성인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에 대해 구성원들이 불편함을 호소했고 다른 구성원에게 폭력으로 이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의사소통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활동 지원을 위한 신체 접촉이 당연시되면서 신체 접촉이 상대방의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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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무분별하게 행해지기도 하고, 바지를 벗어 성기가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나 공적 공간에서의 탈의가 폭력적으로 느껴졌지만, 사회적 의사 소통과 상호작용의 경험이 절대적 으로 부족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식만을 문제 삼는 건 아닐까 고민했다. 그렇다고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무조건 이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활동가들 역시 너른마당에서의 발달장애 성인 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함께 고민하는 소통을 하고 있지 못했다. 자원봉사자와 외부 강사가 발달장애 성인의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 불편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을 때 자원봉사자와 외부 강사는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보다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너른마당 활동가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더욱 불편했다고 이야기했다.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당연하게 생각했던 신체접촉이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다양한 맥락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그동안 일에 쫓겨 너른마당 활동가들 역시 어렵고 불편하다고 느낀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표현 방법을 외면해왔고 필요 하다고 생각한 일을 당장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조직 내 의사소통 방법 문제를 점검하고자 첫 모임을 가졌을 때 모두가 동의한 조직 내 의사소통 문제는 정보제공이었다. 신입활동가들은 의사소통에 대한 기본 정보 없이 발달 장애 성인과의 활동을 이끌어야했던 점이 막막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찬가지로 너른마당 에서 첫 활동을 시작하는 외부 강사나 자원 봉사자들에게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장애 유형별 의사소통의 특징에 대한 정보 제공이 없었다. 두 번째는 사회적 맥락에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이 될 수 있는 의사소통 방식을 점검하거나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이었다.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비언어적 표현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구성원들의 감정과 감각, 생각을 헤아리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동의한 문제는 직면한 의사소통 문제를 활동가 개인의 역량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암묵적 분위기 속에 공동 대응 방법이나 평등한 문화를 위한 약속 등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내부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었다. 문제 제기 이후 활동가들은 발달 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외부 강사나 자원 봉사자를 위한 정보를 정리하자고 합의했다. 가장 먼저 필요한 논의는 너른마당 활동 가들이 발달장애 성인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느냐이다. 의사소통이 상호작용임을 고려할 때,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뿐만 아니라 활동가들이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탐색하고 이를 나누는 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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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이 연구는 너른마당 활동가들이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표현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특히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도전적 행동으로 규정되어온 발달장애인의 표현 방법에서 발달 장애인의 의사소통 욕구를 알고 너른마당 활동가들이 의사소통을 이끄는 방식을 통해 발달장애 성인이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탐색 해 보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발달장애 성인은 성인기에 접어들기까지 나름의 사회적 의사소통 방법을 익혔고 상호 작용 과정에서 사회적 요구에 학습된 표현 방식을 구사하고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인이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현은 자기표현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비장애인과 상호 작용하기 위해 터득한 표현 방법일 것이며 이는 수많은 상호 소통의 실패에서 자기 욕구를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발달장애인이 선택한 표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발달장애 성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너른마당 활동가들이 자주 접하는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을 살펴볼 것이다. 활동가들이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에 담긴 의미와 욕구, 이러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는 발달장애 성인이 쌓아온 상호작용 경험을 논의하여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고 적절한 상호작용 경험을 쌓아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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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구방법

2. 연구방법 (1) 합의적 질적 연구방법 너른마당 활동가들이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에 대하여 개인의 경험을 살펴보기 위해 합의적 질적 연구(Concensual Qualitative Research: CQR) 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하였다. 핵심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CQR은 귀납적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한 후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둘째, CQR은 참가자의 사고의 촉진을 위해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여 다양한 답변을 얻어내고, 그 답변들에 대한 표현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셋째, 최소 3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자료를 분석하고, 1명 이상의 자문을 통해 합의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편향되거나 주관적인 관점을 최소화하여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넷째, 소수의 표본 및 사례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참가자의 고유한 내적인 신념이나 경험을 이해하고 탐색하는데 적합하다.(Hill, 2016) 활동가들이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은 개인의 가치관, 감정, 태도 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으므로 CQR이 개인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데 적합 하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CQR 방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CQR 방법을 사용한 선행연구의 검토를 거쳐 소개하고자 한다. ‘초보 예술치료사의 자기 돌봄과 성장 경험에 대한 합의적 질적 연구’는 초보 예술치료사의 자기돌봄과 성장 경험에 관한 경험을 심층적이고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 각 사례 간의 공통된 경험을 고찰하고, 초보 예술치료사의 자기돌봄과 성장경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Hill, Thompson과 Williams (1997)가 개발한 CQR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CQR에서는 연구자 자신이 연구 도구이기 때문에 연구자의 선입견과 기대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자가 선입견과 기대를 다루는 것은 자료 분석 이전부터 가졌던 선입견들이 연구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를 통하여 자기인식과 자기 이해가 높아짐으로써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연구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연구자는 자신의 문화적 배경, 가치, 신념, 주제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스스로 인식하기 위하여(Hill, 2003/2012) 연구에 대한 연구자의 선입견과 기대를 기록하였다. 또한 연구자가 자신의 선입견과 기대를 다루는 것은 질적 연구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므로 연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연구팀인 평정자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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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자들의 선입견도 다루었다.

CQR에서는 연구 목적에 가장 적합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연구 주제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 경험에 대해 생생하게 설명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할 것을 제안한다 (Hill et al., 1997) 그에 따라 위 연구에서는 예술치료 전문 자격증 취득 후 6개월 이상 3년 이하의 임상경험이 있는 여덟 명의 초보 예술치료사를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하여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각 면담시간은 약 6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면담 내용 의 보충이 필요한 경우 2차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대면 면담,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 그램을 이용한 영상통화, 이메일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사용 하여 녹음하였다. 녹음이 끝난 후에는 연구자가 직접 자료를 청취하여 전사한 후, 전사본을 각 연구 참여자들에게 메일로 발송하여 정확성을 확인하도록 하였으며, 연구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하였다. 수집된 면담 자료는 CQR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위 연구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심층면담을 통해 각 연구 참여자들의 자료에 따라 축어록을 작성하였고, 수집된 여덟 사례의 축어록은 각 연구 참여자들에게 확인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의 의견에 따라 수정 및 첨삭의 과정이 있었으며, 참여자의 의견에 따라 수정된 축어록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두 번째, 영역코딩 과정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연구자와 평정자들이 각각의 영역을 유사한 영역별로 분류하고, 서로 간의 합의를 통해 가장 적합한 자료의 영역으로 분류하였다. 세 번째, 교차분석 과정을 통하여 평정팀은 각 영역에 따른 중심개념을 검토하여 각 사례 간의 유사성을 확인하여 범주화 하였다. 자료분석과 결과도출의 전반적인 과정에는 평정팀의 합의 과정(consensusprocess)과 감수자들의 감수과정(auditing)이 있었으며, 감수자 들은 평정팀의 교차분석 결과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그 후 평정팀은 감수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재합의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 위 연구에서는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현상을 기술한 후 결론을 도출하는 귀납적 접근 방식을 취하였고, 반구조화된 자료 수집방법을 통하여 참여자의 심층적이고 폭넓은 경험을 수집하는 면담을 진행하였다. 전반적인 데이터 분석과정에서 평정자들과 감수자 들의 다양한 관점의 자문을 구하였고, 평정팀과 감수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최적의 자료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동의할 때까지 합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평정팀의 판단을 검수하고 집단 사고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명의 감수자를 두었고, 영역코딩과 교차 분석 과정을 포함하였다는 점에서 CQR의 필수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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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 역시 연구참여자들이 겪고 있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개방형 질문을 이용한 집단 인터뷰를 진행한 후 축어록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재분석하였다. 이후 연구참여자들이 다시 모여 결론을 도출하는 귀납적 접근 방식을 취했다. 연구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연구하기 때문에 주관적 의견과 기대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만 연구참여자가 발달장애 성인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당사자이고, 의사소통이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점에서 발달 장애 성인과 가장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연구참여자들의 반응을 탐색하여 발달 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표현 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사회적 의사소통의 과정을 이해하고 파악 하는데 도움이 된다.

(2) 연구 참여자 연구 참여자들은 너른마당 활동가 6인이다. 학령기 이후 장애 성인이 지속적으로 공부 하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평생교육과 공동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협력자이기도 하다. 연구참여자들이 모두 한 기관에서 발달장애 성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발달장애 성인 과의 의사소통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들의 기본 정보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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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나이

근무 기간

A

여

39

4년

B

여

33

2년 4개월

C

여

29

1년 4개월

D

여

50

6개월

E

남

29

6개월

F

여

27

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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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절차 장애인 평생교육기관 활동가들이 겪는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의 어려움 사례를 4 회에 걸쳐 나누었다. 1차는 주제를 정하지 않은 자유로운 사례 나누기를 진행했다. 1차 논의에서 나온 사례에서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의 층위가 발달장애 성인과 발달장애 성인, 발달장애 성인과 장애인평생교육기관 활동가, 발달장애 성인과 활동지원사, 발달장애 성인과 가족 등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층위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 사례를 모두 다루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을 모아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가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 표현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후 2, 3차 회의에서는 각각 의사소통 방법을 주제로 잡아 사례를 나누었다. 연구참여자들은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표현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조력자로 활동지원사를 꼽고 4차 회의에서는 활동 지원사가 의사소통할 때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사례를 나누었으나 활동지원사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이번 연구 논의에서는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4번의 사례 나누기를 통해 발달장애인과 의사소통을 할 때 어려웠던 경험 중 발달장애 성인이 자주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을 선정한 뒤 좀 더 면밀히 의사소통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번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한 의사소통 표현 방법은 다음의 5가지이다. 첫 번째는 특별한 용건이 없는 빈번한 전화통화이다. 두 번째는 무조건 ‘네’나 ‘싫다’고 하는 반응이다. 세 번째는 아프다는 표현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자신을 때리거나 타인을 때리는 행동이다. 다섯 번째는 공적 공간에서 자주 옷을 벗는 행동이다. 활동가들이 어려워하는 5가지 표현 방법에서 발달장애 성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욕구를 파악 하면서 동시에 발달장애 성인이 선택한 표현 방법에서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상호작용 경험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 이후 한 차례 더 논의 과정을 거치며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에 담긴 의미와 의사소통 욕구, 그에 대한 활동가들의 이해 및 반응, 발달장애 성인이 쌓아온 상호작용 경험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며 적절한 상호작용 경험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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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례분석

3. 사례 분석

(1) “특별한 용건이 없는데도 계속 전화를 해요.” 발달장애 성인과 활동하러 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발달장애인에게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지 말라는 것이다. 발달장애 성인은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걸며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집착한다는 것이다. 활동가들이 일하고 있는 너른마당 에서는 업무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 휴대전화로 발달장애 성인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고 전화통화에 대응에 대한 업무 안내는 따로 없었다. 활동가들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발달장애 성인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 내용은 주로 자신의 활동이나 일정을 묻고 확인하고, 자신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상대방의 일상을 묻고 타인에 대해 보고하거나 질문하는 내용이었다. “저는 전화 통화를 할 때 사적인 관계를 원한다. 좀 개인적으로 뭔가 이야기를 더 나누 고 싶어하는 그런 감정? 이런 것들을 좀 느끼는데 그 방법을 잘 모르니까 (전화해서) 맨날 다른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하고.” “집 안에 있어도 외로움을 좀 많이 느끼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제 더 전화하고, 자기가 생각할 때 자기 얘기를 좀 잘 들어주고 그리고 좀 오래 생활하는 선생님들한테 전화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그런 외로움을 좀 없애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과의 통화에서 발달장애 성인 모두 외로움과 같은 감정을 없애고 관계를 맺고 형성하려는 노력을 느꼈다. 직접적 교류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협력자로 인식한 활동가들을 통해 관심과 호기심이 있는 타인에 대한 정보를 묻거나 활동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해서 다른 사람에게 정보의 제공자가 되고 싶은 욕구도 느꼈다.” “코로나 때문에 계속 (수업 참여 인원을) 제한을 하고 있잖아요.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되고 새로운 사람을 좀 많이 (못 보고), 교류가 솔직히 거의 없었잖아요. 그러니까 궁금증은 쌓여가는데 만날 수는 없고 물어볼 사람이 우리밖에 없는 거죠. 우리를 통해서라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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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고 싶은데, 그게 솔직히 어렵잖아요.” 발달장애 성인은 의사소통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전화통화를 통해 계속 시도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이러한 의사소통 욕구를 쉽게 해결해줄 수 있는 도구이자 수단이다.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과 통화를 하며 전화 내용에 맞게 감정에 공감하고 일상을 나누었고 일정에 대해 충분히 전달하고 어떤 일이 먼저인지 일의 우선 순위를 같이 만들거나 급한 일이 아니라면 만나서 대화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전화 횟수가 많다고 생각할 때는 전화를 하는 시간과 횟수를 함께 약속하여 조율하고 있었다. 타인에 대한 질문에는 타인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직접 질문하도록 권유하고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주말에는 한 번만 통화합시다, 약속을 했어요. 토요일에 1시부터 3시까지 연극이니까 연극 끝나고 전화를 할게요. 통화 했는데 일요일에 전화가... (중략) 다음 주에는 한 번만 해요. 그러고 다음 주에 또 일요일에 전화가 와서 그러면 다시 정하자.” ”나는 몇 시에 왜 전화를 안 받을 거고 이런 얘기할 거면 안 할 거예요. (중략) 저는 어쨌든 약속을 딱 안 지켰을 때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에게) 싫어요(라고 표현을 해요.)” “다른 사람 얘기 물어보잖아요. 나는 그 사람이 아닌데? 나한테 전화한 거 아니에요? 나한테 집중해요.“ ”전화로 통화하고 이야기하는 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직접 와서 이야기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리기도 하고.”

활동가들은 같은 내용이 반복된 통화에서 전화통화의 내용보다 전화통화를 하는 행위에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활동가들은 대부분 고정된 시간에 발달장애 성인과 전화통화를 했다. 발달장애 성인은 전화통화에서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주로 일정을 공유하거나 확인하고 물었다. 이러한 과정은 일정을 놓치지 위해 오랫동안 쌓아온 습관이자 노력이기도 하다. 또한, 발달장애 성인은 반복적 전화통화 행위를 자신의 규칙적 활동으로 삼고 안정감을 찾고 있었다. 일상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제한된 활동만 하는 발달장애 성인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활동이 ‘전화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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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이기 때문에 전화통화 행위가 중요한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주말에도 딱 (전화가) 오는 시간대가 있어요.” “약간 의무적으로 11시에 맞춰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저 밥 먹었어요. 이제 일어났어요. 좋은 아침이에요. 이거를 뭔가 루틴처럼 본인이 그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가지고.”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통화를 많이 시도하는 분들은 자신의 생활에서 굉장히 안정감을 찾는 어떤 규칙적인 활동 이런 활동 중의 하나가 전화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전화를 한 번 받으면 전화가 안 와요. 한 번 통화하면 되는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자가격리 때도, 그런 것 때문에 (활동의) 선택지가 없어져서 그 루틴만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게 되네요.” “이제 일을 안 나가면서 전화의 빈도가 엄청나게 높아졌거든요. 어떤 시간에 규칙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되는 사람인데 그것이 붕 떠버리니까 전화로 계속 그 다음에 있는 일정들을 확인하는 전화로 (활동을 정하고) 이렇게 오는 거죠.” “전화라는 것이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중에 중요한 활동이 돼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러니까 사람은 우리가 다양한 활동을 할 수가 있는데 이 활동에 대한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전화라는 활동을 하는 것이죠. (중략) 좀 제약적이다 보니까 전화라는 가장 직관적인 아는 사람과의 통화, 이런 것들이 (규칙적 활동으로) 자리 잡은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활동가들 모두 발달장애 성인의 전화를 계속 받는 것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었다. 전화를 받을수록 전화통화 횟수가 늘고 전화통화 행위가 약속된 활동으로 인식되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에 관한 책임을 묻기도 했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전화통화 시도를 많이 하거 나, 자신이 궁금한 것만 묻는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특별한 용건이 없거나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전화통화는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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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전화를) 받으면 줄어들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전화 시간이 늘어나는 그런 느낌. (중략) 계속 받고 있는데 이게 오히려 끊고 나서 다른 선생님 들한테 또 하는 것 같더라고요. 결국 끝이 없는 문제였구나. 내가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 었구나. 이게 좀 많이 와 닿더라고요.” “이것을 계속해서 내가 받아들이면, 이것을 조절하지 않을 거야. 그러면 사람들한테 나중에 너무 괴롭게 될 거야. 막 이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닌 경우가 더 많잖아요 사실. 그러니까 통화하는 행위 자체를 지금 즐기는 거지. 너무 많은 걸 물어보는데 이거를 이렇게까지 얘기를 해야 하나, 이런 게 어느 선까지 얘기를 들어줘야 하지? (중략) 다 알려주는 게 맞는 건지 어느 정도 걸러서 얘기하는 게 맞는 건지. 그런 게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어쨌든 이게 관계를 계속 원하는 거긴 한데. 그런 관계는 개인과 개인이 쌓아가야 하는 부분이고 충족이 안 될 수가 있죠.”

조직 차원에서 전화 통화 업무 대응 방법을 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활동가들이 있었다. 반대로 그 기준은 개인이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발달장애 성인의 전화 통화 욕구가 관계 형성에 있고, 활동가들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일도 주 업무이기 때문에 업무와 관계 형성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매뉴얼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합의점은 찾지 못했지만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 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상대방의 성향을 알고 배려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이들의 삶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학생도 나의 삶에 얼마만큼 허용될 것인가. (중략) 내가 개인으로서 공개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인지. 근데 그거는 기관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의 입장으로 스스로 정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실제로 전화를 잘 안 받거든요. 퇴근하고 나서는 그냥 누가 전화와도 학생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전화도 잘 안 받는 사람이라서 좀 자연스럽게 나의 성향에 따라서 그런 게 결정이 되는 것도 같아서”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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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람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불편해하는지 이제 좀 알고 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저랑 통화할 때 다른 사람에 대해서 많이 묻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할 얘기를 미리 얘기해요. (중략) 시간을 쌓아가면서 느끼는 거는 지금은 일방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 순간 나를 봐주고 있을 때도 있어요. 나라는 사람을 이해해줄 때가 있어요.”

전화통화는 발달장애 성인이 사회적 관계를 경험하며 상대방을 알아가는 중요한 사회적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과의 전화 통화가 업무인지 관계 형성인지 여전히 합의하지 못했다.

(2) “무조건 ‘네’라고 하거나 ‘싫다’고만 해요.” 활동가들이 활동을 제안했을 때 발달장애 성인은 ‘네’, ‘좋아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막상 활동을 시작하면 표정이 어두워지며 활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한다. 두 가지 음식 중 한 가지를 먼저 물어보며 괜찮냐고 물었을 때 ‘네’라는 대답을 들었지만 발달장애 성인의 눈은 다른 음식으로 계속 향한다. 발달장애 성인의 ‘네’라는 반응은 때로는 언어적 의미를 그대로 뜻하지 않았다.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네’ 이지만 비언어적 행동이 일치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이 있고 당신에게 내가 반응하고 있어요. 약간 이런 느낌으로 (중략) 일단은 나는 당신 에게 반응하고 있다는 목적은 띄고 있지만 ‘네’라는 메시지 자체는 없는 거죠.”

정반대의 ‘아니요’나 ‘싫어요’라는 반응 역시 언어적 의미를 그대로 뜻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낯선 활동을 두려워하고 변화에 익숙지 않아서 혹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다음 활동으로의 전환이 어려운 발달장애 성인일 경우 제안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싫다는 표현을 했다.

“새로운 거를 같이 하거나 내가 잘못할 수도 있는 거를 같이 시도해보려고 할 때 ‘아니야. 싫어.’ 이렇게 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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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에 참여하자고 제안했을 때) 거부를 하셨잖아요. 그럼 알았다 하고, 이걸 막 파악하고 있는데 되게 표정이 안 좋은 거예요. 뭔가 저 사람들이 나 빼고 재미있는 거를 하고 있는데, 화가 나고 (중략)”

활동가들은 이 반응들이 반사적이라고 느낄 정도였는데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는 혼란 스러운 질문이거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늘 대답을 요구 받았 거나 대답하려고 노력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반대로 어떤 활동인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설명이 되지 않은 채 활동 참여를 계속 권유받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수용 언어를 표현하는 ‘네’라고만 계속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어떻게 보면 그것이 주변에서 오는 많은 자극을 사라지게 하려고 획득한 방법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라고) 이렇게 표현함으로써 주변이 이렇게 이 주변의 말이라든가 어떤 다른 것들이 이제 줄어들게 되니까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많은 것들이 받아들여질 수 없을 때에 통제하기 위한 자기만의 어떤 전략으로서 그런 것들이 반복적으로 쌓여온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네’ 나 ‘싫어요’라는 반응을 반복하는 것을 통해 그동안 발달장애 성인이 의사소통이나 자기 결정의 과정에서 ‘좋아요’ 혹은 ‘싫어요’ ‘네’ 혹은 ‘아니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의사 소통 과정을 반복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언어적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언어적 의미의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 성인에게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질문의 내용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질문의 의도와 활동 과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선택지를 제한하여 빠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만 제시 되었다. 그렇기에 언어적 표현은 ‘네’ 이지만 그 이면에 선뜻 말하지 못하는 욕구가 느껴 졌다. 그리고 발달장애 성인이 스스로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무조건 ‘네’라는 반응 을 사용하기도 했다.

“말, 단어 뜻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서 나오는 이유와 그런 것들이 더 중요했던 게 아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오랜 시간 요구받아온 단어나 이런 것들 이면에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찾아가는 것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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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라는 대답)가 이제 그만 말하라는 뜻도 분명히 포함돼 있거든요. 대답했는데, 조용히 하라고. 내가 ‘네’ 했잖아. 그러니까 이제 조용히 해. 근데 제가 계속 다른 대답을 요구 하니까 짜증을 내시기 시작하거든요.” “저는 이런 개인의 선택과 어떤 일을 같이하려고 하는 제안이 부딪히거나 할 때 최근에 많이 드는 생각이 선택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충분히 드렸는가. 이야기하는 과정이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충분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욕구를 드러내어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수정해나갔다. ‘네’라는 반응을 먼저 보이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질문의 내용이 달라지지 않는 선에서 질문을 조금씩 바꿔보거나 비언어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재질문을 하여 여러 차례 질문을 반복해서 반응을 여러 번 확인하였다. 질문의 내용에서 핵심이 되는 단어를 천천히 강조해서 다시 질문하였다. 싫다는 반응을 먼저 보이는 발달장애 성인에게는 활동의 단계를 세분화해서 작은 행동부터 먼저 해보라고 요청하거나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있어 하고 익숙한 활동을 연결해 어떤 활동인지 명확 하게 보여주었다. 활동의 순서를 조정해 같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처음 해보는 활동은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단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에 저는 우리랑 함께하는 게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우리랑 하면 재밌어 좋아. 이런 느낌? 잠깐 관심을 보일 때 엄청나게 감탄을 해요. ‘최고야. 좋아.’ 이렇게 표현을 많이 하고.” “사과 좋아요? 사과 싫어요? 라고 물어보고, 사과 사진을 보여주기도 해요. 좋아요? 라고 질문할 때는 엄지를 함께 들기도 하고, 더 밝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몸을 떠는 동작을 함께하며 추워요? 라고 반복해서 물어본다든가”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네’ 이지만 비언어적 행동이 일치하지 않게 느껴지는 그런 순간들이 많이 있고. ‘네’ 라고 똑같이 이야기를 하더라도 눈을 마주치고 어떤 의도를 담고 말하는 ‘네’ 와는 구분이 좀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 전후 상황을 생각을 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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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면서 다른 식으로 물어보기도 하고.”

그럼에도 활동가들은 이러한 의사소통 과정을 통한 대답이 발달장애 성인의 요구가 반영된 반응인지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가끔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자신이 익숙한 활동을 이어가려고만 했다. 언어적 의미가 다르다고 느껴져서 질문을 계속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재차 요청하는 것이 강요가 될까봐 조심스러워지기도 했다. ‘네’와 ‘싫어’ 라는 반응을 언어적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자기 결정이 아니라는 생각에 시도하고 있는 의사소통 과정 역시 명확한 의미 전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시 선택지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기도 했다.

(3) “매일 아프다고 하며 대화를 시도해요.” 사람들은 누가 아프다고 하면 부드러운 말투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관심을 보인다. 발달장애 성인의 아프다는 표현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아프다는 표현을 놓쳐 큰 병이 될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다는 표현을 한 발달장애 성인에게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서 좀 더 집중을 하게 된다. 활동가들은 이러한 상호작용의 경험이 쌓이면서 발달장애 성인이 아프다는 표현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자신 에게 집중을 요구한다고 느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활동을 꼭 수용해달라는 의미로 아프다는 표현 뒤에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기도 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활동을 제지 하거 나 방해받는다고 느낄 때 아프다는 표현으로 거부하기도 했다.

“ ’아파요’ 하고 자기 아픔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다른 사람 쪽을) 볼때. (중략) 약간 눈치를 어떤 반응을 살피는 거.” “’아파요’ 라는 표현이 가끔 모방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가 아파요, 했을 때 저희가 관심을 갖는 걸 보면 다른 학생도 갑자기 아파요, 저도 아파요. 배가 아파요. 이렇게 모방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아프다는 표현이 다음에 원하는 것들을 언급을 할 때. 예를 들어서 아프니까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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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해. 아프니까 나가야 해. 아프니까 해야 돼. 이런 식으로 표현 하실 때. 이제 다음 단계를 구체적으로 요구를 하실 때 (아프다는) 이 표현이 (다른 활동) 이것을 하고 싶다고 표현을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그냥 아파.’ 일부러 약간 그러시잖아요. 근데 그게 의미가 이제 그냥 나한테 뭐라고 하지마. 이런 느낌인 것 같거든요. 근데 어떤 날은 정말 좀 뭔가 불편해서 ‘아파.’ 이렇게 소리를 지른 걸 수도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발달장애 성인은 아픔을 표현한 후 자신의 욕구를 드러냈을 때 그 욕구가 수용되는 경험을 오랫동안 쌓아왔다. 문제는 아프다는 언어적 의미를 오랫동안 다른 의사소통 표현으로 사용하면서 주변인들이 발달장애 성인의 아프다는 표현을 다른 의미로 받아 들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 아픔을 표현할 때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의 아프다는 표현을 언어적 의미로 계속 받아들이면서 구체적 정보를 확인해야 할지 다른 욕구의 표현으로 생각하고 어떤 욕구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는지 대화 흐름의 방향을 잡는 것이 어렵다고 느꼈다.

“활동지원사 선생님은 그거는 엄살이다, 이렇게 말씀을 주셔서. 이게 또 속으로 이것은 진짜 통증이다. 아니다. 이것은 가짜 통증이다, 이런 식으로 휩싸이기도 하고.” “저는 아차 싶었던 게 제가 되게 간과했거든요. 그렇게 (아프지 않는데 관심 받으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것들이 진짜 병원을 다녀오시고 아프셨다고 하니까.” “제가 물어봤을 때 아프다고 하셔서. 그래서 병원을 가야 한다고 했는데, 병원은 거부 하셨어요. 그리고 다른 선생님께 가서 아프다고 했는데, 다른 선생님이 (귀를 들여다보며) 여기 괜찮아요. 하니까 괜찮아지시는 느낌인 거에요. (중략) 결과적으로는 병원에 다녀오셨다고 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통증이 맞았던 것 같긴 해요. 근데 이게 나한테 이야기를 할 때랑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를 할 때 달라지기도 하고 그래서 그 심리와 감정을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없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귀, 이렇게 하면은 귀가 어떻다는 거에요? 모르겠어요. 귀가 아파요? 이런 식으로 가고 있는데, 이거를 의미를 연결을 하는 게. 아프다는 표현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제가 모르니까 이게 연결이 안되는 거에요. 저한테 의미 전달이 잘 안 되니까. 그런 부분이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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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요구하고 뭔가 나를 표현하는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거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기가 하고 있는 표현과 연결이 되지 않을 때는 자기도 엄청 답답하고 상대방도 엄청 답답하고 그런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는게 아닌가.”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이 아프다고 했을 때 활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가야할지를 알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아픈 신체 부위가 어디인지, 어떻게 아픈지 구체적으로 질문해서 일관적인 대답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활동가도 있었고, 위약 효과를 통해 통증을 확인하는 활동가도 있었다.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 절차를 자세히 이야기해주고 통증이 계속 있다면 활동을 중단하자고 제안한 후 발달장애 성인의 반응을 확인하는 활동가도 있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배가 아파요? 어느 쪽이 아파요? 생리중이에요? 화장실을 못 갔어요? 대변은 언제 보셨어요? 방구가 나와요? 콕콕 찔러요? 부글부글하는 거 같아요? 이렇게 계속 물어보면 진짜 아플 때는 비슷한 표현을 하시는 것 같아요.” “배가 아프다고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이나 사탕을 드렸어요. (중략) 저는 바로 드리는 게 아니라 항상 30분에서 1시간 있다가, 쉬는 시간에 드리겠다. 그때까지 아프면 정말 아픈 거니까 드리겠다. 어쩔 때는 다시 아프다고 오실 때도 있고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그냥 그렇게 지나가실 때도 있고.” “통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진짜 아픈지 안 아픈지에 대해서 물으면 물을수록 (헷갈려 하시니까) 그것이 진짜입니까, 아닙니까? 보다는 다른 쪽으로 그것을 확인하려고 해요. 저는 이제 일단, 물 한잔을 마십시다. 아프면 오늘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가서 어머니랑 병원을 가야 돼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상황을 살펴 보는 편인 것 같아요.”

방법은 다르지만 활동가들은 걱정과 관심의 표현은 적게 하면서 아픔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확인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다른 욕구가 확실히 느껴질 때도 이를 확인한 후 발달장애 성인이 드러내는 욕구를 수용해주고 있었다. 활동가들은 아프다는 표현을 다른 의미로 대체해서 쓰면 진짜 아픔을 표현할 때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는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아프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 발달장애 성인은 실제로 자주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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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가 더 어려운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통증을 자기 일상이랑 같이 갈 수 있는 부분들을 만들어 나가는 거. 관심으로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불편하더라도 일상을 꾸려갈 수 있도록 뭔가 할 수 있고 스트레칭 막 하고 그렇게 기분에 따라서 몸 상태의 집중이나 이런 것도 다르니까. 기본적으로 통증이 있고 아프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증을 0으로는 만들 수 없고 이거를 갖고 같이 갈 수 있는 것들을 이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거를 어떻게 안고 갈 것인가. 그런 것들을 고민 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플 때 누구에게 아파라고 얘기하는 것도 맞지만 내가 스스로 이렇게 해야 돼. 이런 거를 스스로 알고 계시면은 저희가 얘기할 때 또 안심이 되잖아요.”

사람의 몸은 날씨나 기분, 감정 상태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를 아프다고 느끼기도 한다. 몸은 감정 상태를 반영하기도 하고 몸의 상태가 감정을 지배하기 때문에 아프다는 표현은 실제로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에 아프다는 표현의 진위 여부를 가리고 병원을 안내하는 것보다 자기가 느끼는 신체 반응과 통증을 어떻게 조율하며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소리를 지르며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자기를 때려요.”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어려운 방법이 바로 자해와 타해이다. 자해나 타해는 화가 나거나 정말 싫을 때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강력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자해와 타해는 언어적 의사소통이 익숙지 않은 발달장애 성인에게 자주 나타났다. 큰 소리와 함께 자해나 타해가 있을 때는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알리며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의미이거나 상대방의 요청을 거부하는 의미이다. 하지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정반대의 의사표현일 때도 있다고 느꼈고 정확한 이유를 모를 때도 많았다. 게다가 화가 난 당사자에게 직접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의사소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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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하는 사람이나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을 때리는 경우도 있었다.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의 이러한 표현이 강력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느꼈으나 무조건 부정의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고 구체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상황 맥락을 고려해야한다고 판단 했다. “이게 때리거나 뭔가 이렇게 했을 때 그게 정말 그 사람이 싫어서 때렸을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막 싫고 그래서 때린 게 아니라 어떤 자극에 의해서 다른 것 때문에 때린 걸 수도 있잖아요. 그거를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주목 받아왔던 행동으로 자해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게 싫다는 표현이 아니라 내 차례. 내 차례. 나도 하고 싶어. 이런 의미일 때도 있었어요. 달고나를 만들고 있었는데, (중략) 나 빨리 안 줘. 내 차례인데 이런 느낌으로 (자해를) 하는 경우도 많다는 생각이 들고, 심리운동 때도 다른 사람들이 먼저 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자해를) 해서 그동안 너무 싫어서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활동을 수행했을 때 기분이 이만큼 올라가는 경우들이 있었거든요.” “활동지원 선생님께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는 거니까 그런 맥락에서 (중략) 다른 사람이나 어떤 부분에 대해서 화가 나고 거부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그걸 의사소통을 지원 하는 사람에게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이죠.”

자신을 때리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는 방식의 의사 표현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를 의사 표현으로 이해하려는 이유는 발달장애 성인이 그동안 쌓아온 상호작용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은 자해나 타해 이전에 다른 표현 방법을 사용했지만 그 표현이 수용되지 않자 자해나 타해의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다고 느꼈다. 그동안 다른 방식의 자기 표현이 수용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자신에게 주목하며 요구를 들어주는 표현 방법이 자해나 타해이고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 표현을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해나 타해의 표현이 고착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희한테 몇 번의 알아챌 기회를 주고 그래도 못 알아채면 이제 가장 강력하고 쉬운 방법 (중략) 가장 이제 본인이 잘 표현되기 쉬운 방법이고 집중되기 쉬운 방법이니까 자주 사용을 하시는데 1순위지만 2,3순위가 없다는 생각은 안 들거든요. (타해) 이것만 딱 하나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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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같이 계속 활동을 해보면서 이 순위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먼저 하고 싶어, 나 빨리 하고 싶다는 타해 부분은 표현의 우선 순위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발달장애 성인이 자해나 타해를 했을 때는 대부분 활동이 중단되고 자해나 타해의 상황 해결이 최우선이 된다. 활동가들은 자해의 경우 진정할 수 있도록 한 뒤 그런 표현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물이나 자기 자신을 때릴 때도 아프다는 감정을 표정과 함께 음성 언어로 표현하였고 그 행동에 대한 반응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아프고 부정적임을 표현했다. 다른 사람을 때린 경우에는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 하며 사과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발달장애 성인의 요구가 계속 있었음을 알고 있지만 바로 제공할 수 없던 이유(순서, 수업 내용,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 등)를 설명하며 다른 표현방법(손을 원하는 방향으로 내밀거나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직접 이동 등)으로 요구할 수 있도록 알려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사소통 과정이 매번 충분히 이뤄지지는 않았다. 특히 외부활동을 진행할 때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동이 일어났을 경우 상대방이 의사소통을 거부하고 가버렸고 활동가가 발달장애 성인이 상황을 살피고 느끼기 전에 상황을 미리 정리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의사소통의 협력자인 활동가들이 오히려 발달장애 성인이 직접 소통하고 겪어야 할 과정을 사과로 빨리 마무리하며 방해한 것이다.

“사과를 받기도 전에 사과하라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 와중에 그냥 받지 않고 가버리시는 분들도 꽤 많고.” “(가버리는 분들은) 그냥 그 상황 자체가 힘들어서 피해버리는 걸 수도 있고.” “저는 제가 의식적으로 사과를 안 하려고 하고 사과를 그래도 드려야 된다. 본인이 안 되면 목례라도 해야 한다. 이렇게 좀 의식적으로 하거든요. (중략)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이 때린) 이 사람이 화가 났다든가 아니면 나를 피하려고 해. 불쾌해 해. 이 정도의 관찰하는 시간을 드릴 수 있는데 (중략) 관찰의 시간은 저도 안 갖고 학생분도 안 갖고 그냥 빨리 사과만 해(라고 말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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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분의 어떤 감정 변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상대방의 반응이 또 자극이 돼서 학생분이 더 크게 감정적으로 올라올까봐.” “제가 그냥 멋대로 단정지어서 더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 빨리 덮어버리자 이렇게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는 것 같고 ‘얼른 사과하세요 기분이 나빠요.’ 이런 식으로만 대처를 하는 것 같아요.”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의 표현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는지 좀 더 시간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을 때리거나 다른 사람을 때릴 때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편하고 아픈지 혹은 기분이 나쁜지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해나 자해가 의사소통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지만 아직 이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고민을 이어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어적 의사소통을 하지 않더라도 감정에 대한 공감은 가능하기 때문에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발달장애 성인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속도가 너무 빠를까요? 지금 얘기를 나눠보면서 우리가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 같고 우리가 생각하는 속도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런 것들의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에 대한) 정리가 확실히 필요할 것 같기는 해요.”

발달장애 성인의 긍정적 의사소통 경험이 쌓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표현 방법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 과정을 전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려운 행동으로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갈등이 생기더라도 그 과정을 발달장애 성인이 스스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가들 역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해결사 역할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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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자꾸 옷을 벗어요.”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 감각이다. 발달장애인의 감각은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많은 발달장애인들은 소리나 냄새, 빛, 촉감, 맛, 균형, 움직임 등의 감각정보 처리와 통합에 어려움을 겪는다. 입력되는 감각이 너무나 과도하고 혹은 너무 부족해서 감각을 회피하거나 자극을 추구하는 데만 집중 하기도 한다. 공적 공간에서의 탈의 역시 기본적으로는 감각 문제라고 활동가들은 의견을 모았다.

“감각 과잉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남들은 그냥 바람 부는 건데 바람 부는 거에도 찢어지는 고통 너무 간지러운 느낌 우리는 그냥 머리카락이 살짝 스쳤을 뿐인데 그분들은 이게 견딜 수 없는 거죠. 이 감각들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또는 남들은 그냥 무던하게 그냥 지나가는 감각들이 과잉적으로 다가온 거죠. (중략) 그 감각들을 바꾸기 위해서 다른 행동들을 하다가 그게 고착화되고.” “탈의를 할 때 가림막으로 가려줬었잖아요. 근데 나중에 점심시간이나 이럴 때 혼자 가림막을 펴고 탈의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정말 불편해서 (탈의를) 하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이를 감각 문제만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활동가들은 적절한 의사 소통과 상호작용 경험이 없어서 사회 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동이 지속된다고 생각했다. 또한 감각에서 시작된 행동이 감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사소통 표현방법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느꼈다.

“이런 감각에 대한 어떤 과잉이나 이런 불편함이나 이런 것들이 올 때 주위의 시선이나 어떤 부분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즉각적으로 뭔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그 감각이 너무나 커서라고만 볼 것인지, 그 감각에 대한 이해와 소통에서 전혀 소통을 주고받음이 없었기 때문에 혼자 해결하려는 걸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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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체 변화를 어떻게 본인이 해결해야 되는지 모르니까 그렇게 옷을 벗는 걸로 해결을 하시려나.” “(탈의를 했을 때) 화장실로 가라고 하니까 가죠. 근데 그때 그 사람은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수업에서 좀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그런 부분이 있었으니까.” “반복적인 탈의 같은 부분도 어떻게 보면 이 활동에 대한 지루함의 표현이라고 해야 하나요? 탈의를 하는 과정과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일상을 채워나가는 활동으로 되어 버린 것 같아요.” “계단을 올라가셨다가 내려가셨다가 하고 계셨어요. 근데 그 계단에서 벗으셨으면 몰랐 을텐데 그 계단을 다 내려와서 그 사람들이 활동하는 테이블 앞쪽에서 벗으시더라고요. 뭔가 그런 방해의 목적, 나도 좀 신경을 써줘 같은 그런게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게 정말 불편했으면 그 계단 위에서 그 자리에서 벗으셨을텐데. 다 내려와서 벗으셨다는 게.”

공적 공간에서 누군가 옷을 벗는다면 모두 놀라고 당황스러워한다.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이 탈의를 했을 경우 감각에 대한 불편으로 이해하고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 화장실로 가서 정리할 것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발달장애 성인이 혼자 있고 싶거나 거부의 의사표현을 할 때 탈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발달장애 성인이 옷을 벗었을 때 다른 구성원들이 자신을 쳐다보거나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신체가 계속 노출되지 않도록 활동가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주목받는다고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서 옷을 벗는 경우도 있었다. 옷을 벗으면 아무도 자신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고 다른 구성원들은 자신이 다른 행동을 취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분위기나 상황을 자신이 주도할 수 있기 때문에 탈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큰 소리로 (탈의를 하는 학생을) 부르게 되고 다른 학생들도 완전히 자기한테 집중을 하게 되니까, 그런 반응을 원하는 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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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에게 집중이 되는 어떤 부분으로 내 감정이 좀 전달이 된다, 전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일 수도 있고요.” “주목받으려는 하나의 과정, 주목을 받으면서 나 다 보고 있지, 날 관찰하고 있지, 나는 지금 이런 기분이야. 이렇게 표현하는 하나의 중간 단계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옷을 벗는 행동으로) 나 이게 불만이 있어. (표현하면 활동가가) 그러면 안되죠라고 하면서 집중이 되면, (행동을 한 사람은) 불만을 표현했는데 여러분들이 반응을 해줬구나.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라는 거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니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 상대방의 행동을 일단 정지 혹은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나 화났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상호작용을 계속 받을 수도 있겠다.”

감각 문제 때문에 탈의 한다 하더라도 공적 공간에서 탈의는 본인 인권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며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사람에게 성폭력이 되기에 변화가 필요하다. 적절한 감각을 제공하는 환경적 변화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는지 공적 공간에서의 탈의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끊임없는 소통 이 필요하다. 활동가들은 옷을 벗는 발달장애 성인의 감각이 견디기 힘들고 불편할 수 있다고 공감한 후 옷을 벗는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는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강하고 단호하게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옷을 벗는 곳이 아니며, 노출된 신체를 보고 싶지 않고 아주 불편하다고 전달했다. 다른 구성원에게 옷을 벗는 사람한테 불편하다는 표현을 해달라고 했다. 이러한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탈의의 횟수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감각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행동 자체의 변화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옷을 벗는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할 때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해 다른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을 제시하지 못했고 감정을 표현 하는 비언어적 소통에 대한 상호작용 경험을 쌓지 못했다. 무엇보다 다른 구성원들이 옷을 벗는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 살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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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바꾸는 과정) 이거를 현실적으로 저희 너른 마당 안에서만 하기는 어렵죠. 24 시간. 그리고 이제 그런 장소에 따른 구별이 어려운 거죠. 집에서는 되는데 왜 안되지? 그런 미묘한 상황들 변화 이런 것도 좀 전달하거나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설명을 한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말 이해하고 납득하고. 이는 계속 더디어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언어적인 소통에 집중을 하다 보니까 비언어적인 소통을 확장해 가는 걸 안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비언어적인 소통은) 하기에 쉬운 방법이잖아요. 만약에 화가나. 그럼 가슴을 이렇게 친다든지. 옷을 벗는 게 아니라 가슴을 쳐본다든지 아니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쥐며) 잡아본다든지. 저희가 그런 (비언어적) 소통 표현 방법을 크게 요구하지도 않고 뭔가 같이 하지도 않아서 그랬던 건 아닌가.” ”학생들의 비언어적 소통 방식이 다른 학생한테는 어떻게 다가가는지 그런걸 잘 모르겠는 부분이에요.”

감각 문제에서 시작된 공적공간에서의 탈의를 당장 바꿀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은 발달장애 성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반응이다.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경험도 중요하지만 지금 너른 마당에서 쌓고 있는 상호작용 경험도 중요하다. 발달장애 성인의 반복된 탈의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발달장애 성인의 고의성, 의도와는 별개로 활동가들에게도 몸이나 감정에 각인되고 있을 것이다. 다른 구성원 들과의 소통도 필요하지만 활동가들도 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전달하는 표현이 필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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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례 분석 합의

4. 사례 분석 합의 이 연구에서는 너른마당 활동가들이 발달장애 성인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발달장애 성인이 자주 사용하는 의사소통 표현방법 중 5가지 사례를 분석하여 표현 방법에 담긴 의미와 욕구, 그동안 쌓아온 상호작용 경험, 어려운 점을 중심으로 살펴 보았다. 첫 번째 사례는 특별한 용건이 없는 빈번한 전화통화였다. 발달장애 성인은 ‘전화통화’를 일상을 채우는 규칙적인 활동으로 삼고 있으며 전화 통화를 통해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자 했다. 자신의 일정을 늘 확인해야 하는 발달장애 성인에게 전화통화가 가장 익숙한 의사소통 방법이었다. 사회적 활동이나 여가 활동 등 선택하고 지지받을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발달장애 성인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이 전화 통화이고 일대일 소통으로 집중된 전화통화 대화의 경험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발달장애 성인의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에 ‘전화통화’가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자 활동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발달장애 성인과 자유롭게 전화 통화를 하며 상대방을 배려하기를 요청했지만 과도한 전화 횟수,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 발달장애 성인이 전화통화 행위를 통해 쌓고 있는 사회적 관계와 그 상호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화를 주고 받는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활동가의 소진이 걱정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전화통화 업무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두 번째 사례는 무조건 ‘네’ 나 ‘싫다’는 반응의 대답이었다. 발달장애 성인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을 드러내지 못하고 ‘네’ 나 ‘싫다’는 반응으로 자신이 겪고 있는 이해하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받지 못한 채 ‘네’ , ‘아니요’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자기 결정을 반복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질문을 수정하고 구체화하여 발달장애 성인이 질문을 이해하고 자기 의사와 욕구를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하지만 언어적 의미 전달이 어려울 때 상징이나 비언어적 소통에 대한 활동가들의 표현 방법이 다양하지 않아 발달장애 성인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세 번째 사례는 아프다는 표현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발달장애 성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아프다는 표현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나 감정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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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를 표현한다. 아픈 사람에게 좀 더 관심과 집중을 주고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발달장애 성인 역시 이러한 상호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에 쉬고 싶거나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아프다는 표현을 자주 하고 있었다. 활동가들은 진짜 아픈지 아프지 않은지 확인 하는 것보다 아프다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의 신체 반응과 통증을 이해하고 이를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하고 설명하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네 번째 사례는 자해나 타해의 행동이었다. 언어적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 성인이 가장 쉽고 빠르게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요구를 수용해달라는 표현 이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언어적 의사소통에서 계속 소외된 채 발달장애 성인의 비언 어적 표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자신을 때리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는 방식은 의사소통이 아니며 이때 발달장애 성인이 요청하는 활동은 거부 하며 다르게 표현해주기를 요청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전달하였다. 하지만 갈등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발달장애 성인이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전에 활동가들이 개입을 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상호작용 경험을 쌓아오지 못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을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려운 일이다. 활동가들은 감정을 전달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 방법에 대한 경험이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구체적 방법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섯 번째 사례는 공적 공간에서 옷을 벗는 행동이었다. 감각 문제에서 시작된 탈의가 ‘지루하고 심심하다, 화가 났다, 나에게 주목해달라’ 등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으로 전환되고 있었다. 발달장애 성인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활동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렇기에 개인 공간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던 탈의가 공적 공간에서 왜 문제가 되는지 소통의 경험이 없고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할 수 없는 활동의 구별에 대한 경험 역시 부족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발달장애 성인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서 당황하고 놀라는 반응을 통해 오히려 주목을 끌거나 놀이로, 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활동가들은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구별할 수 있도록 옷을 벗는 발달장애 성인에게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의 반응이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임을 계속 설명했다. 하지만 감각 문제에서 시작된 행동 이기 때문에 공적 공간에서도 모두가 편안할 수 있는 다른 행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나 발달장애 성인과 이를 어떻게 소통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자해나 타해를 하는 발달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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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과의 의사소통처럼 옷을 벗는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에서도 역시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에서 어려운 지점을 논의하며 활동가가 이해한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에 담긴 의미와 욕구를 나누는 과정에서 발달장애 성인이 자신의 의사와 욕구를 전달하기 위해 몇 가지 표현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발달장애 성인은 모두가 집중하는 자신만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옷을 벗거나 자신을 때리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혹은 아프다는 표현으로 주목을 끌고 집중을 요구했는데,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드러내는 다양한 표현 방법을 주고받는 상호작용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경험한 확실한 전달인 큰 소리와 동작 다른 사람들이 당황해하는 행동을 하며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활동가들은 발달장애 성인과의 의사소통에서 비언어적 표현 방법이 중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자신에게 익숙한 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을 주로 사용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회 활동을 어렵게 하는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의 변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상호작용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발달장애 성인과 함께 주고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 방법에 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언어적인 소통에 조금 집중을 하다 보니까 비언어적인 소통을 확장해 가는 걸 안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비언어적 소통은) 되게 하기 쉬운 방법이잖아요. 저희가 그런 소통 표현 방법은 크게 요구하지도 않고 뭔가 같이 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랬던 건 아닌가.” “언어적 소통의 학습적인 표현도 중요하지만 이제 주고받음을 좀 생각했을 때 언어적으로 내가 이야기했을 때보다 내가 비언어적으로 상대방에게 이야기했을 때 상대방이 내 의사를 내 메시지를 좀 읽는구나, 이런 경험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가장 적극적으로 비언어적 의사소통하는 활동가는 눈맞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눈맞 춤은 인간의 소통에서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혹은 집중해 달라는 의미로 구체적이고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지 않더라도 서로를 살피며 알아가고 있다는 신호이다. 언어적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발달장애 성인에게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으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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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맞춤을 한 후 언어적 표현과 함께 대화를 시작할 때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저는 어떤 상황이든 무조건 눈부터 마주치려고 해요. 그러니까 말도 행동도 아니고 딱 했을 때 눈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말을 하든가 또는 나의 이제 비언어적 제스처를 보여드리는 것 같아요. 눈을 마주치지 않는 상태에서는 좀 전달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약간 이해가 안 될 때, 도대체 뭐지? 이럴 때도 계속 그냥 눈 계속 보고 있어요. 그냥 말 많이 안 해도 그냥 그렇게 하고 있는 편인 것 같아요.” ”내 얘기를 꼭 들어줘요 이런 제스처로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꼭 이라는 의미가 추가된 듯한 느낌이 있어요.” “목소리와 함께 모습이 같이 보일 때 나한테 말을 거네, 자기랑 무언가 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는 거 같아요. (중략) 말로만 하면 안 되고 시선 안에서 몸을 낮춰서 (중략)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는데 시선 안에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생각은 들어요.”

언어적 표현을 하지 않는 발달장애 성인에게 AAC(보완대체의사소통)나 그림, 이미지 등으로 상징적 의사소통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는 활동가는 발달장애 성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자기 표현을 끌어내는 것조차 어려울 때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경험한 사진이나 이미지를 사용할 때 소통이 확장 된다고 느꼈고 함께 경험한 활동을 담은 사진에 대한 집중, 이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발달 장애 성인의 감정을 알고 발달장애 성인의 취향을 알아갈 수 있었다.

“AAC를 가지고 할 때는 소리와 이미지의 연결을 해서 의미를 전달하려고 한다는 부분들을 수용하시는 것 같아요. 이 소리가 이미지를 가리키고 이 의미야, 라는 맥락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내가 직접 보고 경험한 것. 사진으로 찍은 것과 이런 걸 선택을 하는 거면은 조금 더 의미가 전달이 잘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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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좀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뭔가 같이 이해할 수 있는 뭔가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같이 경험한 사진 이런 것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활동가들은 함께 표현할 수 있는 비언어적 표현 방법과 상징적 표현 방법의 수를 늘려 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며 발달장애 성인이 자주 사용하고 있는 비언어적 표현 방법 중 사회활동을 어렵게 하는 표현을 다른 대체 표현으로 전환하고 이를 수용해주는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동시에 발달장애 성인의 언어적 발화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언어적 발화의 의미와 감정을 알 수 있도록 적절한 언어적 표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언어적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비언어적 방법을 이제 가지 수를 늘리는 게 훨씬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언어적 표현을 하는 부분이 자기가 언어적 표현을 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의사소통을 하는 상대방들이 하는 언어 소통에 대한 이해, 내가 의사소통 언어적인 메시지를 발화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상대방이 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부분들에서는 좀 필요하지 않나.” “당사자의 발화에만 집중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의사소통은 잘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잘 듣고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발달 장애 성인의 표현 방법뿐만 아니라 발달장애 성인과 소통하고 있는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들이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을 어떻게 이해하고 듣고 있는지 살펴보는 연구가 더욱 필요 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연구는 너른마당 활동가 6인이 모여 나눈 논의이기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후 다른 기관의 활동가들의 의견과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에 관여하는 가족이나 활동지원사 등 다양한 협력자들의 상호작용 경험을 다루는 연구가 더해진다면 발달장애 성인이 쌓아 온 사회적 상호경험을 더욱 심층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발달장애 성인은 의사소통이 서툴다는 이유로 자기 표현을 할 기회를 계속해서 갖지 못하고 있다. 의사소통 관계망 안에서 당사자가 되지 못하는 경험이 발달장애 성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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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의사소통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을 드러내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 사회적으로 약속한 언어적 의미를 사용한다 하더 라도 개인의 경험과 문화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전달되고 해석될 것이 다. 그렇기에 발달장애 성인과의 대화에서 필요한 것은 의사소통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반응을 발달장애 성인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 끊임없이 살피며 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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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가며

5. 나가며 연구를 통해 활동가들은 스스로 발달장애 성인에게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이를 발달 장애 성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발달장애 성인은 나에게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나는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관찰하고 살펴보는 과정이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노력임을 알게 되었다. 덧붙여 활동가들이 어려워하는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표현 방법이 오랫동안 고착된 표현도 있지만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의사소통 상황에서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다. 너른마당에서의 활동도 발달장애 성인에게 중요한 사회적 상호작용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마무리하고 보니 왜 평등한 의사소통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을까. 한 것이 이해가 됐어요. 내가 안 돼요, 라는 말을 해야 할 때, 내가 멈춰서 나 아니면 상대방이 어떻게 그 말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관찰해보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옷 벗는 거 싫어요, 라고 이야기할 때 선생님께서 (고개를 흔들며) 싫어요, 이렇게 하면 이게 거절이구나. 나한테 거절하는 의미라는 걸 알게 되신 것 같아요. 이 상황에서 싫을 때 이렇게 표현을 하네 그러면 나도 싫다는 표현을 이렇게 하면은 어, 봤네. 이해해주네. 생각해주네. 이렇게 서로 모방해가면서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저는 아까 사회적인 그런 환경이나 경험이 너른마당에 오기 전에 사전에 경험한것들 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너른마당 안에서 겪는 사회적인 경험이라는 것이 저희가 되게 중요하게 이야기나눈 부분인 것 같네요.” “사생활적인 질문의 수위와 표현들이 부담으로 다가와서 계속 반복해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설명하고 규칙을 함께 만들었어요. 저는 이런 것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껴요.”

특히 발달장애 성인의 비언어적 표현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종종 해왔지만, 활동가들이 이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였는지 어떤 소통 과정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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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지 못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발달장애 성인의 표현뿐만 아니라 활동가들의 표현 방법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너른마당이 직면한 의사소통 문제는 발달장애 성인만의 어려움이 아닌 우리의 어려움이었다. 그동안 의사소통과 관련한 내부 회의에서 활동가들은 해결사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관찰하고 파악해서 해결하려고만 했는데 연구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누구보다 우리가 의사소통 당사자임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의사소통이 관계 맺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 고민의 중심에는 장애특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있었다.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소통에도 문제가 있지만 모든 것을 장애특성으로 이해 하는것 역시 차별이기 때문에 활동가들은 장애 특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발달장에 성인과 활동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자신의 역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장애가 가진 한계가 있잖아요. 시소가 기운 것처럼 그거를 맞추려면 어쨌든 우리가 더 다가와야지 이게 다시 균형이 맞춰지잖아요. 저는 돈에 대한 공부를 하면 화가 많이 났었어요. 분명히 본인이 막 울면서 돈계산 잘하고 싶어요. 이렇게 했는데 같이 공부를 하다보면 백원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천원을 얘기하고 나중에 백원을 모른다고 하시는 거에요. 몰라요. 천 원이요. 만 원이요. 어쩔 때는 되게 잘 대답하시고 어쩔 때는 계속 모른다고 하시니까. 그래서 논문을 찾아보고 하니까, 이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 특성이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니까 저도 마음이 편하고 이해할 수 있고 다음 활동 계획을 할 수 있었어요.” ”장애인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문제인 거잖아요. 근데 그런 문제에 있어서도 뭔가 다른 해답을 내가 갖고 있어야돼, 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좀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니면 이런 생각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가, 아니면 다른 해답을 갖고 있는 것이 여전히 필요한가.” “부모님들이나 활동지원사 선생님들이 갖는 불안감을 제가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은 거에요. 그래서 내가 발달장애 성인을 이해하는 거에서 어떤 장애라는 영역을 계속 생각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너른마당 안에서의 활동을 불안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가끔 들었던 것 같아요.”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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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학생분들이 이렇게 조금 더 이렇게 살아가기 위해서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 나의 어떤 생각, 가치관, 여기에서 시작이 되고 그래서 (발달장애 성인의) 이 요구를 내가 수용이 아니라 밀당을 하듯이 하는 과정들이 생기게 되니까, 그럼 또 내가 이 사람의 삶에 도대체 어디까지.” “내가 이 사람 인생에 개입하는 느낌, 내가 평생 같이 해줄 것도 아니면서, 어중간하게 흐틀어놓는 느낌이잖아요. 그리고 만약에 그렇게 됐다가도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내가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그래서 (중략)” “어쨌든 저희가 지금 공간 안에서 학생분들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역할은 분명히 하고 있잖아요. 근데 그거는 어떤 가치관이나 어떤 철학,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어떤 선택지를 내놓느냐는 굉장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만큼 되게 무게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했었던 것 같은데. 또 너무 많은 의미 부여를 했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좀 생각이 많아지네요.”

이번 연구에서는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표현을 이해하고 활동가들이 어떤 상호 작용을 하는지 알아보는 과정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의사소통 맥락에서 발달장애 성인과 활동가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면밀히 살피지 못했기에 활동가들이 고민하는 역할의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표현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연구이지만 연구 과정에서 결국 의사소통 문제는 다양한 맥락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문제를 표현 문제와 함께 발달장애 성인을 둘러싼 사회 환경과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논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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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참고 문헌> - 강옥화 (2018). 발달장애 학생과 특수교사의 상호작용 행동에 관한 연구:온화한 교수의 관점에서. 정서·행동장애연구, 34(3), 135-163 - 김미옥, 강희설, 지석연 (2019). 『발달장애인도전적행동지원가이드』. 서울특별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 김민영, 홍성두 (2016). 발달장애 고교 졸업생의 성인생활에 관한 질적 연구. 평생학습사회, 12(4), 79-100 - 김지은, 연석정(2020). 발달장애인 의사소통 지원을 위한 언어재활사의 경험과 요구 탐색. 특수교육, 19(1), 165-188 - 박현, 이명순 (2019). 위계적 일상생활 의사소통 프로그램이 발달장애 청소년의 사회적 의사소통에 미치는 효과. 언어치료연구, 28(2), 211-218 - 배복주, 정은자 (2014). 『장애인 시설종사자를 위한 장애인 성폭력 예방교육 매뉴얼』. 여성가족부 - 양다혜, 소라엘, 김동민 (2021). 초보 예술치료사의 자기돌봄과 성장경험에 대한 합의적 질적 연구. 한국음악치료학회지, 23(1), 107-132 - 유하얀, 김미옥(2017). 장애인거주시설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복지사의 지원 경험. 한국사회복지질적연구, 11(3), 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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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복, 신혜진, 김민선, 임명호 (2021). 초등학교 학교 상담자가 경험하는 윤리적 갈등과 대처에 대한 합의적 질적연구:충남지역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상담학연구, 22(2), 57-83 - 이명순, 박현(2021). 발달장애 사회적 의사소통 교육 정책 제안을 위한 사회적 의사소통 관련 중재에 대한 체계적 고찰. 언어치료연구, 30(3), 105-116 - 정은혜 (2020). 장애인의 가족 및 지역사회자본이 의사소통 능력에 미치는 영향 –심리적 자본의 매개 효과 -.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35-64 - 채수정, 박경옥 (2019). 비구어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지원에 대한 평생교육기관 교강사의 인식. 보완대체의사소통연구, 7(2), 51-73 - 천정민, 김화수 (2016). 사회적 의사소통 중재가 발달장애 성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에 미치는 효과. 한국언어치료학회 학술발표대회논문집, 417-420 - 최진혁, 박재국, 김지훈, 김대용, 김민영, 김은라, 김일수, 박진수, 송은숙, 황지원, 박단아 (2020).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중재 매뉴얼』. 국립특수교육원(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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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북권 NPO지원센터의 「작은 연구지원」은 지역사회의 의제 발굴 및 해결방안을 현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풀뿌리 연구모임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진의 견해로서 서울시 동북권 NPO지원센터의 정책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 성인과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한 작은 대화 연 구 자 너른마당사회적협동조합(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연구자) 한국호, 한수임, 김하은, 송석근, 이주연, 이진주 발 행 일 2021년 12월 28일 발 행 처 서울시동북권NPO지원센터 주

소 (01414) 서울특별시 도봉구 마들로13길 84 아우르네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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