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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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박시윤

코바, 김밥을 챙겨주시기도 해요. 음식이나

“정규직 전환 투쟁을 하면서 몸으로 습득한

음료를 받아도 부스 안에서 먹을 순 없어요.

게 있어요. 사소한 두루마리 휴지 하나도 쟁

하지만 함께 건네주는 손길에 담긴 그 마음

취하려 노력하지 않고선 우리에게 당연히

과 표정, 눈인사에 힘들었던 몸이 확 가벼워

주어지는 게 없다는 거예요. 저희가 소수노

지고 보람을 느끼곤 하죠.”

조이다 보니, 어용인 대표노조에 의지해 나 가야 하는 현실이 불만족스럽고 빛이 보이

노동조합의 길을 선택한 까닭

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

정규직 전환 이전에 용역으로 관리되고 있

길이 맞는 거라고, 바른길로 가고 있다고 서

을 당시 현장 관리소장의 지나친 갑질과 비리

로 위로하며 쉬지 않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가 있었다. 심한 횡포를 견디다 못한 직원들이 말 그대로 폭발하기 직전이었을 때, 현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부산일반노조 공무직지부 시설공 단지회’가 설립됐다. 당시 조합원들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던 용역회사의 회장을 부산으로 불러내, 단체협약을 맺고 임금체계를 잡아가는 등 시설공단의 잘못된 용역 수주 비리와 싸웠 다. 장장 3년간의 치열한 투쟁 끝에 2020년 4 월,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고 마침내 문제 많던 소장과도 끝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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