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오잇봉
!
한병더
!
비 내리는 선셋비치를 뒤로하고 우리는 차를 타
들리는 곳이며 호텔과 상업시설들이 밀집돼 있
고 해안 도로에 진입했다. 오키나와는 낮은 인구
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 또한 나하의 명소가
밀도와 잘 정비된 도로를 갖추고 있어 차를 빌려
되고 있다. 나하의 한 전통 요릿집에서 접하게 된
드라이브 하기 좋은 지역이다. 일본은 주행차선
오키나와의 대표 음식인 참푸르는 고야(여주)에
이 우리와 반대인 좌측이라 처음에는 당황하기
고기, 달걀 등을 넣고 볶은 일본식 채소 요리인데
쉬우나 조금만 운전해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우
쌉싸래한 여주의 맛과 담백한 고기의 맛이 잘 어
리 부부는 스바루의 소형 해치백을 빌렸는데 대
울려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여비용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한국 스텝이 상주하고 있는 렌트카 업체들도 있으므로 일본
또, 참푸르와 오키나와의 전통주인 아오모리(あ
어를 모르더라도 쉽게 빌릴 수 있다. 일본은 주차
わもり)의 마리와쥬는 아주 훌륭해서 많이 먹어
와 교통규칙에 관해 단호한 편이라 잠깐이라도
도 물리는 법이 없었다. 아오모리는 우리의 소주
주차를 하려면 지정된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와 비슷한 맛과 향의 증류주인데 상당히 독하다.
좋다. 오키나와의 백화점이나 쇼핑몰 대부분은
술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주로 일본여행을 가
지하 주차장이나 주차타워를 가지고 있는데 재
면 일정한 시간 동안 무한대로 주류를 마시는 노
미있는 점은 주차장에 리프트 장치가 있어 차를
미호다이(のみ放題)를 선호하는데, 이 식당에서
주차하면 자동으로 차량 2대를 겹쳐놓아 주차 공
도 오사카 전통음식을 안주로 독한 아오모리를
간을 절약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쇼핑 후 주
끊임없이 주문하자 순박하게 생긴 오키나와 점
차장에 돌아왔는데 내 차가 천장에 매달려 있어
원이 아와모리를 병으로 내어 주었다. 한 홉들이
도 당황하지 말고 주차 요원에게 "오네가이시마
술병이 이내 바닥을 보이자 그는 "모오잇봉(한
스"라 부탁하면 된다.
병 더)?"이라고 물으며 활짝 웃는데 앞니가 두 개나 없어 나도 따라 웃음 짓게 만들었다. 노미
오키나와의 중심도시 나하(那覇)는 현청 소재지
호다이의 단점은 언제나 과음하게 된다는 것. 우
로 본래 류큐 왕국의 수도였던 슈리(首里)의 외
리는 호기롭게 "한 병 더"를 외치고 1차에서 만
항이었다가 류큐가 오키나와 현으로 편입되면
취되어, 기대했던 오키나와 첫날밤을 허무하게
서 정치의 중심지가 나하로 옮겨졌다. 나하 국제
마무리 짓고 말았다.
공항이 인근에 있어 많은 관광객이 한 번씩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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