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이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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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카이브 북성로의 기술자분들께서는 어깨너머로 배워가며 일했고, 그대로 살아오며 흉터가 많았어요. 이것을 보고 이분들의 생애사를 기술에 방점을 두고 최대한 압축해 비주얼이미지로 잡지에 담았어요. 또 이분들이 쓰시는 용어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것은 일본말도 아니고 네덜란드말도 아니고 러시아어도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술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나타내는 거였고 단순히 일제의 잔재라고 볼 수 없는 말들도 많았었죠. 어쩌면 이것이 기술의 원시성, 물건을 만드는 조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고, 이분들을 8

브리꼴레르 라고 생각했습니다. 손쉽게 기계로 대체되지 않는 손기술들을 많이 찾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기존의 독점화되어있는 원리가 아닌 기술을 공유하는 과정이 기술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곳의 기술자분들은 그 물건이 진짜 잘 쓰일 수 있는지, 정말 잘 작동하는지 더 좋게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하시고 이분들 같은 경우는 그 경지에 오르신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자기가 만든 기계에 자부심이 있으십니다. 카페로 만들기 위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모습은 공구들이

연결고리를 시사점으로 던져주는 곳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제조업의 쇠퇴로 사라져가는 북성로를 관찰할수록

그대로 고물상처럼 남아있었어요. 이 안에는 1950년대

그리고 공구박물관 북성로를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우리가 계승해야 할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고 손기술을

한국전쟁 이후부터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만들었죠. 플랫폼을 만들기 전엔 어떻게 해석을 해야

보며 다음 미래 세대들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정도로 다 남아있었죠. 그래서 여기 있는 것들을 버리지

할까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생각합니다. 지금도 오픈팩토리라는 이름으로 투어를

않고 기증을 받아 공구박물관을 시작하게 됩니다.

원형을 살려 작업을 진행했고, 북성로 공구박물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문법과는 또 다른 문법으로

오픈하기 전 메인 전시를 준비하게 되는데 북성로가

우리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보여주는 것이 자원성과 관련이

잘나갈 때는 탱크도 만들었다는 소리를 주민들께 많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죠. 저는 공부를 하는 사람,

근대 건축물 자체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처음엔

들었었죠.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기획하는 사람, 이런 것에 경계를 둘 필요 없이 살면서

적산(가옥)으로 불렀습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와

조사해 보니 한국 전쟁 때 미군의 탱크가 여기 내려

재미를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에 영감을 주는 원천으로써

한 공간 속에 있다는 하이브리드 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관련 부품이 계속 들어와 정말 역사적으로 가능한

지역이 존재하고 그 안에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자산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남겨진 기록물들이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탱크를 제작해 첫 메인

같이 이야기를 펼쳐 나가기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공데이터가 되었고, 건축계에서 주민들을 설득해 도면을

전시를 했어요. 지금은 다른 전시를 준비 중이라 탱크를 볼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대구 중구를 연구해 근대건축물

수는 없네요. 이다음 북성로라는 거점 공간이 생기다 보니

궤적의 스토리텔링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판매뿐만 아닌

여러 가지 협업을 진행하기 수월 했습니다. 학생들과도

기술이 뒷받침되어 기술적 문제가 생기면 북성로 안에서

작업했는데 책자 작업과 전시를 통해 지역사회의

다 해결될 만큼 원스톱 기술들이 담겨있었죠. 처음 그렸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죠. 시각디자인 친구들과도

지도에서 더 발전시켜 북성로부터 달성공원까지 1KM까지

작업했는데 공구상 사장님의 집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조사를 해 주민들의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전시했습니다. 집안 자체에 공구상 사장님의 이야기를

북성로의 모습을 개척했다고 생각되는 주민들을 만나고,

담아 냈었죠. 이후 기술생태계에 더 집중하면서 여러

경북대학교와 협업을 통해 목록화 작업을 진행하고,

기술자분들과 만남을 통해 신체, 일과, 애착품 등 물리적인

북성로가 가지고 있는 기술생태계를 완결하고 생태계,

것과 비물리적인 것 모두 접근해보았습니다.

두 번째, 스토리텔링

청년 ― 장인 메이커즈 매칭 프로젝트 B M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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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원래 뜻은 프랑스어 ‘bricoleur’ 수공일[목공일]하는 사람이나, 현재는 주어진 상황에서 활용가능한 도구 및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임기응변력을 발휘하는 사람, 미래의 인재상의 의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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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밍업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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