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ft.magazine_vol18_INSTAX SQ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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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8 INSTAX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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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01. 박순렬 @4rest_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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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김세기 @dandan.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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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박영이 @maybe_san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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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김태홍 @2ivory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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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노애경 @ella__gert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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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김건아 @guna_il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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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oonyeol 박순렬 @4rest_graphy


박순렬 @4rest_graphy

INSTAX SQUARRE /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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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INSTAX SQUARRE /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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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INSTAX SQUARRE /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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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INSTAX SQUARRE /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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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11월 결혼을 했다.

어릴때는 언제나 혼자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사 회 생활을 하면서 주변에 항상 사람이 많았고 언제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항상 서로를 생각하고 살았다. 그렇게 여러사람들과 함께 지냈지만 온전히 나의 나 만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더욱 더 사람을 찾고 함께하고 싶었던 것같 다. 그 문제의 해결책은 결혼일까? 라며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었다.

나는 걱정이 별로 없는 사람인줄로만 알고 살았다. 살 다보니 그냥 철이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나이를 이만큼 먹었어도 결혼이라는게 아 직은 조금은 더 먼 미래의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 다. 그런 나에게 나름 적당한 시기에 나를 구제해준 이제는 나의 유일한 벗이자 연인이 생겼다.

모든 것을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그런 사이가 될 사 람인것 같아서 좋았다. 언제나 행복하고 언제나 즐거 울 수 없겠지만 함께 힘들고 함께 나누면 행복이 되 고 즐거움이 되겠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되 도록 노력하고 싶다.

INSTAX SQUARRE /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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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INSTAX SQUARRE /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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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렬 @4rest_graphy

INSTAX SQUARRE /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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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i m s e g i 김세기 @dandan.foto


김세기 @dandan_foto

INSTAX SQUARE /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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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INSTAX SQUARE /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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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INSTAX SQUARE /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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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날이 차다. 집을 나서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매서운 바람은 몸을 절로 부르르하고 떨게 만든다. 바람을 등 지고 걷는 것으로 추위를 피해보려 해보지만 이내 바 람은 방향을 바꿔 얼굴을 할퀸다. 차디찬 바람에 고 통을 느끼지만, 또 행복함도 느낀다. 날카로운 바람이 얼굴이 겹겹이 쌓인 세상의 무게와 얼룩을 씻어내는 듯해서. 또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차가운 공기에 정신 은 번쩍 들고 상쾌하게 만든다. 트렌디한 음악이 옅게 깔리는 카페로 들어와 뜨거운 커피 한 모금 넘기면 이 내 노곤한 느낌이 나를 땅으로 빨아 당기는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겨울은 가장 따뜻한 계절이다. 일을 마 치고 집에 들어와 뜨거운 물을 맞으며 멍 때리고, 김 이 폴폴 나는 칼국수 한 그릇은 속 깊은 곳을 데운다. 등유 냄새가 지끈한 난로 발을 녹이고, 주머니 속 아 내의 손을 꼼지락거리면 따뜻함을 찾는다. 웅크리고 종종걸음으로 걷다 붕어빵 아주머니를 만나면 그렇 게 반가울 수 없다. 또 함박 눈이 내리는 날이면 왠 지 모를 따뜻함을 느낀다. 생업을 떠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을 정한다면 아마 겨울이 절반쯤 되는 곳 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일 년 내내 겨울인 곳은 싫다. 아무리 좋은 것도 끝남이 있고, 새로 시작함이 있어 야 지속될 수 있다. ‘끝남이 있는 겨울’이야말로 소중 하기 그지없다.

겨울 깊은 자락 가운데 있는 요즘 매일 노곤함과 상쾌 함 사이 어딘가에서 지내고 있다. 아내에게 최선을 다 해 추위를 느끼고 싶다는 이상한 말을 뇌까린다. 그러 면서 오늘도 수면 잠옷 어딨지를 찾고 이불을 서로 뺏 으며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INSTAX SQUARE /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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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INSTAX SQUARE / 울산광역시 무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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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INSTAX SQUARE / 울산광역시 무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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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기 @dandan_foto

INSTAX SQUARE /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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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youngi 박영이 @maybe_sanso


박영이 @maybe_sanso

INSTAX SQUARE / 서울시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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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INSTAX SQUARE / 서울시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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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15년전쯤일까? 추억은 힘이 없다는 대사로 많고 많 은 헤어진 커플들을 울렸던 대사가 있었다. 어릴때의 나는 그래 맞아 지나간 감정은 힘이 없어 라고 공감 을 했었더랬고 그 후로도 한참을 현재가 아닌것들에 미련을 두지 않고 살았다.

나이가 들어버린것일까 아니면 기억해두고싶은 순간 들이 많아진걸까 알 수 없지만, 지금 내겐 추억이 아 주 큰 원동력이 되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겹겹이 쌓여있는 그것들을 꺼낼때면 아직도 요동치 는 심장들 나의 원앤온리였던 그것들에게는 힘을 발 휘하지 못할지라도 하나하나 가지가 무성한 그것들 에 관한 추억들은 내게 1초일지라도 미소를 짓게 만 들어주고 설레게 만들어주며 내인생이참으로 행복했 구나라며 위로를 건네준다.

사랑은 변하는거야 라며 사랑의 유효함을 일깨워준 영화의 대사도 사랑은 돌아오는거야 라며 일편단심 의 사랑을 믿게만든 드라마의 대사도 모두 내 마음속 소소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내게 원앤온리는 비록 사라질지라도 온리가 아니게 될지라도 아주 소중하다는걸 말하고 싶었다.

우연치않게 사랑의 유통기한이라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며

INSTAX SQUARE / 서울시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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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INSTAX SQUARE / 서울시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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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INSTAX SQUARE / 서울시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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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INSTAX SQUARE / 서울시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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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이 @maybe_sanso

INSTAX SQUARE / 서울시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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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teahong 김태홍 @2ivorybear


김태홍 @2ivorybear

INSTAX SQUARE / 전주 풍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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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INSTAX SQUARE / 전주 풍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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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INSTAX SQUARE / 전주 다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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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밤새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다. 시시콜콜한 주제들 부터 아무렇지 않게 늘어놓는 네 이야기까지. 한참이 나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문득 찬 기운이 은근히 치 밀어 오르는 날이면 여전히 그날의 이야기 속에 머물 고 만다. 좋았던 날의 기억은 그렇게나 사람을 짙게 얽어 놓는다. 설광에 눈먼 사람처럼 어둡지도 않은 세상을 더듬거리며 헤매어야 한다. 올지도 모를 언 젠가의 그날보다 네가 남기고 간 순간이 그토록 찬 란하고 지독해서.

잊어버리면 편할 일일까, 잊어버릴 수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은 밤이 오면 다 의미 없는 물음이 된다. 홀로 남은 시간을 무심히 이겨내기엔 너무나 무기력하기 만 하고 네 목소리는 아찔하게 달콤하기만 하다. 기 억에 남은 흔적만으로도 이렇게나 휘둘리고 마는 모 습을 네가 보았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 주었을까, 사 랑의 부질없음에 대해? 아니면 사람의 나약함에 대 해서? 이제는 기대할 수도 없을 대답들. 겨울의 밤은 길기만 하고 미련의 끝은 멀기만 하고.

날이 밝고 사람들 속에 섞이여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 지라도 결국에 찾아 머물 시간은 네 옆에 머물던 순간 인가 보다. 모든 것들이 잔잔하게 가라앉고 나면 그제 사 다가오는, 아주 깊은 곳에 처박히고 만 내 가장 소 중하고 유일했던 순간.

INSTAX SQUARE / 전주 다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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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INSTAX SQUARE / 대구 삼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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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INSTAX SQUARE / 대구 삼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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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2ivorybear

INSTAX SQUARE / 대구 삼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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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haekyung 노애경 @ella__gertrud


노애경 @ella__gertrud

INSTAX SQUARE / 인천광역시 을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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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INSTAX SQUARE / 인천광역시 을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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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INSTAX SQUARE / 인천광역시 을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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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내 일생 동안 망각을 무척 잘 활용해온 것 같다.

실제로 웬만한 것들은 참 쉽게 잊는 편이다. 어린 시 절도 기억이 가물가물해 떠오르는 것들이 없어서 부 모님이 찍어둔 사진들을 보며 떠오르지 않는 순간을 억지로 머릿속에 새긴다. 어느 정도 자란 이후도 썩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듯하다.

이제껏 많은 일들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을 텐데,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인 것 같다. 아마도 생각 하는 걸 꽤 귀찮아하는가 보다. 특별했던 순간이나 소중한 순간을 떠올리려 해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쉽게 망각하여 덮어두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며 하루 를 살아가는 방식에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장점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는 것, 기억에 얽매 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점은 과거로 인하여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꽤 적다는 것이다.

아마도 스트레스를 너무나 잘 받는 유약한 나 자신을 위한 방어기제로 망각을 택한 것 같다. 조금은 메마른 듯하지만 마음은 세상 편한 이대로가 좋다. 그저 매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는 데에 집중하며 살아가야지.

INSTAX SQUARE / 인천광역시 을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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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INSTAX SQUARE / 서울특별시 상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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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INSTAX SQUARE / 서울특별시 상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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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애경 @ella__gertrud

INSTAX SQUARE / 인천광역시 을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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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일러스트레이터의 한장


김건아 @guna_illist

한때 특별한 날, 기념하고 싶은날 설레이는 마음으로 찍었던 사진들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많다.

색감이 잘 담겨서 정말 ‘잘’ 나온 사진들보다 보다 즐거웠던 그 때의 기분과 감정을 압축해서 담 아놓은 듯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오는 감정들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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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기록


INTERVIEW

이번 달은 특별히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필름 으로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단 한장뿐인 폴라 로이드 사진이 주인공인 이번 달 매거진의 인 터뷰 주제는 ‘원앤온리’입니다 ‘원 앤 온리’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 나요? 가장 소중한 사람, 결코 잊지 못할 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언제나 나를 벅차게 만드는 음악 혹은 대체할 수 없는 사랑하는 장 소 등 어떤 것이건 좋으니 먼저 떠오른 무언가 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T

사 랑에 빠진 나를 알아차리는 그 순간이 가장 잊지 못할, 단 하나의 순간이 아닐 까 싶어요.

S

누 구에게나 선명한 기억 하나씩은 있습니 다. 저에게는 아버지와 목욕탕에 갔던 기억 입니다. 목욕탕 바닥의 찹찹함, 웅성웅성 울 리던 말소리 그리고 창가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햇살. 면도하시던 아버지 뒤 에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저에게는 ‘원 앤 온 리’입니다.

A

여 행지에서의 순간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평소와는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대 그리고 다른 도시나 심지어 타국에서 맞는 순간들이 저에게는 ‘원 앤 온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 릅니다. 이 질문에 답하며 새삼 깨닫게 되는 데, 저는 일상을 떠난 듯한 순간을 꽤 좋아 하는 것 같아요.

4

나 의 어머니?가 먼저 떠오르네요 아버지께 서 보시면 서운해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평생 동안 살면서 어머니께 받고 살아왔던 것을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항상 함께 존재 해

사진과 이 주제는 어쩌면 서로 떼어두기 어려 운 관계 같습니다. 사진이란 일종의 순간포착 이기도 하니까요. 지금껏 찍어온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원 앤 온리’로 꼽고 싶은 사 진이 있다면 그 사진에 담긴 순간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들려주세요. Y

해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T

봄 날 처음 같이 나간 꽃 구경에서 꽃 사이로 보이는 모습을 슬쩍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모든 사진이 그렇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절 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네요.

4

첫 번째 조카가 태어나고 조카의 첫돌이 되 었을때 부족한 실력이지만 돌사진을 찍으러 갔었어요.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그

질문자님 이번 호의 인터뷰는 왜 이렇게 어

설던 제게 그 기쁨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도 와줬던 그때의 그 일회용 사진인 것 같아요.

온리 라는 단어에서 무언의 소중함이 듬뿍

36컷을 다 찍고 한국으로 돌아와 현상과 스

느껴져서 질문의 답을 적는 것이 꽤나 오래

래도 그때 그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캔 그리고 출력물로까지 받아들어 두근두근

걸렸습니다. 소중한 무언을 한정지어보는

하며 황색의 종이봉투를 열었을때의 그때.

것이 좋을까했지만 역시나 우유부단한 저는

그리고 그 길로 저는 미놀타를 사러 카메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배낭을 메고 처

동네로 향했었죠. 그때의 사진이 멋지게 나

음 비행기에서 내려 꿈꾸던 나라의 땅에 발

와주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이 인터뷰를 적

을 딛었을때의 그때의 벅찬 기분을 반복되

고 있을 수 있을까요

어짐에도 두근거리는 그 순간을 원앤온리라

안될 원앤온리입니다

이에요. 바쁜 뉴욕의 아침이 제대로 담긴듯

던 그 필름사진, 혼자떠난여행 모든 것이 낯

저 생각나는 그런 존재.

간, 그 모든 것들이 제겐 인생에서 없어서는

리를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이 담긴 사진

없는 사진을 고르자면 제손에 처음 만져졌

니보단 엄마라고 부르는게 더 좋은 항상 먼

고 말하고싶습니다. 그러니까 여행의 첫 순

채 조금 불편해 보이는 구두를 신고 뉴욕 거

려운건가요? 그래도 가장 마음에서 지울 수

왔고, 이만큼 나이를 먹어서도 아직도 어머

Y

고, 한 손에는 커피를 무심히 들고 가방을 멘

A

이번에도 여행 이야기가 나올 듯해요. 저는 준비된 상황보다는 순간을 찍은 사진이 많 은 편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뉴욕에서 찍은 출근 중인 직장인의 뒷 모습입니다.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정장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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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아 이가 태어나던 순간을 찍었던 것이에요.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던 순간의 벅참 이 고스란히 생각이 나요. 그 사진을 보게 되 면 현장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번 호에 작업한 폴라로이드 필름은 순간을 포착해냄과 더불어 사진도 단 한 장뿐이에요.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작업하는데 어려웠던 점 이나 무척 좋았던 점이 있으셨나요? Y

T

안 상이 나올 때까지 혹시나 잘못 다뤄 망

라 몇 분의 로딩 시간이 필요하죠. 이 로딩 시

가질까 조심하는 부분이 어렵기도 했습니

간을 못 참아서 사진을 흔들어도 보고, 주머니

다. 다만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속에 넣었다가 뺏다가 하면서 소란을 떨어요.

좋더라구요.

이게 가장 어려웠던점 이었어

이드필름 작업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뤄보

폴 라로이드 필름 작업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특히 주변 사람들과 찍은 사진은 순간을 기

지 못한 카메라를 다뤄보는건 설레면서 두

념하기에 제격이더라고요. 특유의 빛이 바랜

고 단 한장뿐이라는 그 희귀함이 주는 맛

렵기도 하고 반반의 의혹과 함께 시작합니

듯한 느낌도 너무 좋았어요. 방금 찍은 사진

이랄까요?

다. 지금보는 장면의 빛을 그대로 담아내어

임에도 괜스레 향수에 젖게 하는 마성이 있

보고 바로바로 확인하는 순간, 필름과 디지

는 듯합니다. 이번에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털의 경계에서 즐거움을 맛보았습니다. 다

다중노출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만 모든 사진이 사각 프레임속에서 감성

아쉽게도 첫 번째 이미지를 촬영 후 꽤 빠른

을 발휘하는 덕분에 사진의 질을 객관적으

시간 이내에 다음 촬영을 하지 않으면 필름

로 판단할 수 가 없었다는게 단점아닌 단

이 톡 튀어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필름 몇 장

점이었네요

을 날리게 되었는데 아쉬웠어요.

우선, 너무너무 재밌다 였습니다. 폴라로

늘 쓰던 카메라가 아니라 그런지 타이밍 을 잡기가 어렵더라구요. 찍고 나서 한참동

A

S

결 과물을 빨리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 런데 또 디지털처럼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

4

역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아날로그 사진 이란점이 최대의 장점인거 같아요. 그리


INTERVIEW

필름 사진을 찍어온 시간을 통틀어 꼽을 수 있 을 ‘원 앤 온리’ 피사체가 있으신가요? 가장 의미 있는, 혹은 가장 사랑하는 피사체를 알 려주세요. T

가 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좋은 피사체가 아 닌가 싶습니다. 애정을 담아 보게 되는 피사 체는 그만큼 사진도 솔직하고 예쁘게 나오는 것 같아요.

S

누 군가의 뒷모습인 것 같아요. 한 사람의 가장 진실된 모습이지 않나 싶습니다. 앞모습은 표

정, 몸짓 등으로 꾸며낼 수 있지만, 뒷모습은

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것이 제가 사랑하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저에게 뒷모습은 많은

피사체입니다.

것을 알 수 있게 하지만, 또 아무것도 알 수 없 는 신비로움을 주어요. Y

4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는 제게 있어 사랑해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대부분

마지않는 피사체입니다. 바다속에 있는 인

의 고양이들은 저를 피하지만..

물들은 멋지게 감정을 표현해주고 변화하 는 바람과 파도는 한겹한겹 바다의 색을 변 화시켜주었습니다. 흑백의 바다도 사람들 의 물놀이 장소였던 바다도, 비가 몰아치 던 바다, 안개가 덮은 바다, 셀 수 없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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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이를 열심히 찍는거 같아요. 제가 고양 이를 키워서 그런지 몰라도 길에서 고양이들

A

동 물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호랑이, 사자, 곰, 물개, 양, 사슴, 개, 고양이, 파충류, 물고기 등등 많네요. 이제껏 찍은 사진 중 단 한 개의 피사체를 꼽으라고 한다면 동물 중


에서도 ‘말’ 이요. 멋진 실루엣과 질감을 가지 고 있으며, 역동적인 움직임과 다양한 표정

저 는 카메라의 성능, 렌즈의 선예도 등은 잘 모르는 무던한 성격에 가까워요. 오히려 카

도 갖춘 매력적인 피사체에요. 좋아해서인지

메라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 같은 사연에 집

시 저는 코닥골드200의 따뜻함 조합이

더욱 애정을 갖고 찍게 됩니다.

착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필름 카

참 좋습니다

S

Y

오랜시간 저와 함께 이곳저곳을 잔병치 레 하나 없이 다녀주는 미놀타. 그리고 역

메라를 접했던 조합인 니콘 fm2와 코닥 컬 러플러스 조합을 애정해요. T

이번 호의 주제와 연결하여 개인적으로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 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필름 카메라 기 종과 필름의 조합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4

라이카M6에 후지 C200필름으로 찍은 사진들 이 항상 좋았던것 같아요. 카메라가 주는 기계적

펜 탁스 MX에 Tudor 필름 조합이 생각납 니다. 좋았던 필름은 많았지만 그 때가 가

인 맛도 좋고 필름이 주는 산뜻한 이미지도 저에

장 즐겁고 행복하게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

같은 필름으로 교체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참

요. 그래서 그만큼 그 시절 사진이 많이 생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싶어요. 이러다 필름의 선

각이 납니다.

택지가 너무 좁아질 것 같아서 걱정도 됩니다.

게는 참 좋았는데 최근에 C200이 골드200과


INTERVIEW

A

가 장 좋아하는 필름 카메라는 단연 제가 사 용하고 있는 Nikon F3입니다.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게 해주는 좋은 카메라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작가를 한 명만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 면 알려주세요.

T

외젠 앗제의 골목길 사진들을 좋아합니다. 대학생 때 시간 보내러 들어간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그 사진들이 잊혀지질 않네요.

여기에 어떤 필름의 조합이 좋으냐 생각해 보니 Fuji Superia 400이 떠올라요. 색감

’ 앙드레 케르테즈’를 좋아합니다. 이 작가는 저널리즘과 미학적인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

이 매력적이었고 질감도 좋았어요. 개인적으

Pau Buscato라는 Street Photographer 를 좋아해요. 우연한 순간을 재치있게 담아내

로 석양이나 물빛, 아름다운 하늘빛이 특히

거든요.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故 전몽각 작

다. 사람과 사물, 시간과 빛을 담으면서 형태

잘 살아나는 조합 같습니다.

가님 사진을 정말 좋아합니다. ‘윤미네 집’은 너

와 질감의 아름다움을 포착했습니다. 그의

무 유명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저의 워너

작품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사물을

비이자, 저의 사진 생활의 마지막에는 ‘윤미네

가까이 담은 사진들과 도시를 높은 곳에서

집’과 같은 책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들을 좋아합니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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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4

가 장 좋아한다기 보다는 최근 몇년동안 봐왔 던 작가들 중에 심규동 작가님이 계신데 그 분의 고시텔이라는 작업을 참 좋아해요. 피

마지막 질문입니다. 첫 질문에서 여쭤봤던 ‘원 앤 온리’ 하면 떠오르는 무언가에게 하고픈 말, 남기고픈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다른 때 그 순간들이 내게 주는 느낌을 사랑 합니다. 최근 들어 코로나의 여파로 이러한 순간들을 전혀 마주할 수 없는 점이 매우 아 쉽네요. ‘나는 언제나 너를 기다리고 또 기대

사체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사진 자체의 결 과물이 정말 잘 어우러진듯한 느낌이에요.

Y

‘온리’ 라는 벅찬 감정이 평생토록 사그러

하고 있으니 얼른 다시 마주하자!’라는 말을

들지않게 끊임없이 다닐게 필름과 필름카

남기고 싶습니다.

메라와 함께 4

아 직 온리가 된 어떠한 것을 만나지 못했어 요. 나는 어떤게 너무 좋고 어떤것들에 대

S

였으면 좋겠습니다.

한 생각을 깊이 하고 그렇게 살지 못했어 서 그런가봐요. 이제 저도 나만의 어떤 것 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A

내 게 ‘원 앤 온리’인 여행지에서의 순간들. 그 중에서도 먹고 자고 놀며 익숙한 일을 함에 도 그 장소가 다르기에 생경한 때. 혹은 단순 히 내 앞에 놓인 모든 것들이 평소와 완벽히

매 순간은 항상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에 요. 모순된 말이지만 매 순간이 ‘원 앤 온리’

T

그 때부터 매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 유를 안 것만 같습니다.


출판일 2021.12 참여작가 박순렬 노애경 김세기 김태홍 박영이 일러스트 김건아 (instagram @guna_illust) 발행처 포레스트 스튜디오 디자인 및 편집 포레스트 스튜디오 (www.4rest.net, 010 4931 3298) E-book www.issuu.com/5ft.magazine E-mail 5ft.magazine@gmail.com instagram @5ft.magazine

모든 사진과 글은 각 작가에게 있으며 무단으로 복제 및 도용은 금지하며 사용을 원할 경우 반드시 작가와의 시전 협의가 필요합니다. Copyright 2020. 5ft.magazine All rights reserved.



노애경

김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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