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기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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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희망밥차는 유세차로도 맹활약했다. 2012년 총선 당시 청와대 앞 유세 모습. (사진: 박성훈)

희망버스 당시‘만두 납품차 코스프레’로 경찰 검문 뚫고 들어가 김진숙 지도위원의 85크레인 고공농성과 함께 희망버스들이 부산 영도로 몰려들었던 한진중공업 정 리해고 철폐투쟁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 박정민 당원과 함께 밥차에 만두를 가득 싣고 열 시간을 달려 부산에 도착했는데, 경찰이 영도 진입로를 다 막아놓은 것이다. 경찰 저지선을 어떻게 뚫을까 고민하 며 뺑뺑 돌다가 결국 영도다리에서 검문에 걸려버렸다.

3~4년을 부산에서 살았다는 박정민 당원이 사투리에 자신있다며 ‘현지인’ 흉내를 내기로 미리 합을 맞춰놓은 터. 그런데 경찰은 갑자기 운전석 쪽으로 다가와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어쩌겠는가,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살아본 내가 감쪽같은(?) 부산사투리로 “아아니, 만두 납품하러 왔는데 교통정리도 제대로 못하고 지금 뭐하는 거요? 뒤에 만두 잔뜩 실려있는데 다 쉬면 책임질거요?” 호통을 쳐서 경찰 검문을 무사히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만두며 조리기구며 짐이 잔뜩 실려있던 탓에 밥차가 언덕빼기에서 맥을 못추어 700m 가량을 줄줄 내려오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희망밥차가 전국을 누비고 다니면서 만들어낸 에피소드는 책 한 권을 써도 모자라다. 심장 철렁한 대 형사고도 있었다. 작년 울산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철탑농성장을 가던 중에 트럭 뒷바퀴 네 개 중 세 개가 다 터져버렸다. 갈지자로 휘청거리던 밥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가드레일에 부 딪치고서야 다행히 멈췄다. 사방으로 튕겨나간 짐들을 주우러 나왔더니 뒤에서는 덤프트럭들이 전 차 선을 메운 채 나란히 오고 있었다. 전복되었으면 모두 황천길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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