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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館)이나 벨기에 영사관 등이 당시에 지어 졌던 외교공관 건축물 중에서 현존하는 예이다.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건물들은 그들이 서양건축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서 양의 역사주의 건축양식을 모방하는 건축 이 주를 이루었다. 구 대한의원본관(舊 大韓醫院本館), 구 공업전습소 본관(舊 명동성당

工業傳習所 本館) 등이 당시에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현존하는 건축물의 예로서 구 공업전습소 본관은 목조로 서양건축을 모방하여 건축되었다는 점에서 서양건축의 동아시아적 변용의 예가 된다. 세 번째는 1897년 수립된 대한제국(大 韓帝國) 정부와 민간에서 지은 서양식 건 축물이다. 대한제국 정부는 근대국가건설 을 지향하며, 적극적으로 서양건축을 도 입하려고 하였다. 이에 따라, 덕수궁을 중건하는 과정에서 서구건축을 적극 도입 하였는데, 정관헌(靜觀軒)과 석조전(石造 덕수궁 석조전

殿) 등이 대한제국 정부에서 지은 대표적

인 서양식 궁궐 건축물이다. 이러한 대한제국의 입장은 민간차원에서 추진한 독립 문(獨立門) 건설을 적극 지원한 예에서도 볼 수 있다. 중국을 비롯한 외세에의 독 립과 계몽운동을 위한 민간단체였던 독립협회(獨立協會, 1896∼1899)에서 주도하여 건설한 독립문은 그 건설과정에서 한국인 목수 심의석(沈宜碩, 1854∼1924)이 실질 적인 실무 책임자로서 참여하였다. 심의석은 덕수궁의 석조전 공사를 감독하기도 하였으며 전통 목수로서 서양 건축기술을 배운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다양하게 전개되던 한국 건축에서의 변화는 1910년 일본의 한국병합으로 서양건 축의 다양한 영향이 사라지고 일본에 의한 일방적인 영향으로 진행되었다. 1945년 한국이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될 때까지 일본인에 의해 많은 관공서와 은행, 학교, 상업 건축물이 지어졌다. 식민지 지배 전반기는 식민지배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관 공서 건축인 조선총독부 청사(朝鮮總督府 廳舍)를 비롯하여 조선은행(朝鮮銀行), 경성정차장(京城停車場), 경성부청(京城府廳) 등이 서양의 역사주의 양식 건축 중 고전주의 양식 건축으로 지어졌다. 식민지배가 안정기에 접어든 1920년대 후반부터 한국건축에서 서양의 모더니즘 건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930년대 에 들어서는 이러한 건축경향이 철근콘크리트의 보급과 함께 모더니즘 경향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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