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nda

월간 아젠다 2014년 3·4월호 (통권 10호)

특집 사회적경제의 오늘과 내일 : 서울시편 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인터뷰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이슈&아젠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지상 중계 지역재단 한일공동 심포지엄 ‘지방자치와 지역발전’ 협동조합 탐방 가평군관광협동조합, 복정고 복스쿱스, 맑은손공동체협동조합

값 10,000원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혁신가 활동 모습

3·4

March.April

2

1

인사의 말씀

협동과 자치는 우리의 시대정신이며 푯대입니다

먼저, 지난 3월호를 보내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세상, 경쟁에서 협동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

“지방중심시대, 자치와 협동”을 모토로 지난 해 6월

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님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아젠

창간된 <월간 아젠다>가 이번 2014년 3·4월호(통권 10 호)를 합본 발간하면서, 다시 한번 산고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다>의 창간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원순 : 기본적으로 한 사회의 파워는 그 시대와 그 사회의 ‘아젠다’를 잡는 사람에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창간호를 내면서 함께 만든 분들의 편집후기를 다시 읽어 봅니다.

생각이 듭니다. 제 경우를 보면요, 저는 돈도 없고 조직 도 없고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인데, 그래도 제가 조금이 나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던 것은 제가 ‘아젠

“수많은 협동조합들이 사월의 새싹처럼, 오월의 연두

다’를 통찰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잡지의 제목이

처럼 움터 자라나고 있다. 열매를 맺기까진 비바람과 뙤

참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치와 협동’이라는 것이 지

약볕, 해충까지 이겨내야 한다. 협동조합 매거진 <아젠

금 이 시대의 과제이며 화두입니다. 잘하신 것 같습니

다>가 그 길에 건강한 동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다. 내용을 얼마나 치열하게 현장 속에서 잡아내고, 그

“<아젠다>의 창간호를 준비하며 우리 사회의 희망과

림을 그리고,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주느냐가 중

밝은 미래를 보았다. 자치와 협동을 통해 상생의 시대

요할 겁니다. 자치와 협동이 우리 시대의 트렌드가 되고

로! 더할수록 불어나는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

있습니다. 아직 사회의 보편적 언어로 해석되고 있지 않

가는 데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기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개척자

“두보는 때를 알고 내리는 비가 좋은 비라고 했다. <아

로서 보람과 삶이 있지 않겠습니까. 저도 서울시장 일이

젠다>가 때를 알아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협동과 우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신나고

애의 온기로 적시는 ‘좋은 비’가 되기를 소망한다.”

재미있는 것입니다. ‘자치와 협동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월간 아젠다> 창간호 후기에서

함께 만들어 봅시다.”

-<월간 아젠다> 창간 대담에서

그리고 창간호 대담 성사 확률 1%라 했던, 박원순 서 울시장을 창간 특별대담 하면서 마지막 했던 질문이 기 억납니다. “양홍관 : 자치와 협동을 지향하고 새로운 모델, 새로운

2

이처럼 <월간 아젠다> 창간할 때의 마음과 의미를 돌 아보는 것은 지금 시련과 난관을 맞이했기 때문이며, 남 다른 애정과 기쁨으로 읽어주신 독자와 지역에서 자치

와 협동을 위해 애쓰시는 많은 시민들께 한 약속을 천금

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앞으로는 내용과 형식을 일치시

같이 간직하기 때문입니다.

켜 <월간 자치와협동>이라는 제호로 변경하고, 경향 각 지에서 우리 사회를 ‘자치와 협동’의 사회로 일구고 계

<월간 아젠다> 3월호를 못 내고 3·4호 합본을 내게 되 는 안타까움을 독자님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는 분들의 뜻과 생각을 모으고 나누는 매거진 공동체 가 되겠습니다.

먼저, 재정상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시작할 때에 아무 리 어려워도 3년은 하자라는 마음으로 재정 준비와 기

앞으로 <월간 자치와협동>은 ‘자치와 협동’ 참여자들

획 준비를 했지만 특히 재정에서 초기 어려움을 극복해

의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자치와 협동’에 참

줄 조합원 출자의 부족이 결정적 어려움이었습니다.

여하는 현장의 개인이나 소모임과 포럼, 협동조합과 공

다음의 어려움은 예상한 것보다 독자가 많지 않았기

동체, 사회적경제 기업과 중간지원조직, 지역에서 주민

때문입니다. 우리 책을 보신 독자들은 참 좋은 책이고

참여와 주민자치활동을 하는 참여자들이 <월간 자치와

잘 만든다고 평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매거진 시장은

협동>을 통해 서로 접속하고 성숙하는 협동 생태장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되겠습니다.

이제 독자님들께 반성과 각오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

협동조합 4천 개 시대가 됐습니다.

니다. 먼저, <월간 아젠다>는 명실상부하게 다중의 독자

경쟁에서 협동의 시대로 전환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가 함께 만들고 함께 소유하는 매거진으로 거듭나겠습니

생활현장과 생산현장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는 자치의

다. 협동조합 출판사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서 소정의

시대입니다. ‘협동과 자치’는 우리의 시대정신이며 푯대

금액을 출자하고 우리의 뜻에 함께하는 많은 분들께 조

입니다.

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합을 개방하고 공개 운영

<월간 아젠다, 자치와 협동>과 함께해 주십시오!

하겠습니다. 조합원 모두가 시민기자가 될 수 있도록 하

고맙습니다!

여 다중이 소유하고 만드는 대중 매거진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월간 아젠다>의 기치와 성격을 ‘자치와 협

양홍관(본지 기획주간) 올림

동’의 매거진으로 보다 분명히 하겠습니다. 그간 <월간 • 2014. 3,4

아젠다>라는 제호와 내용을 따로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

3

산벚나무 꽃 피면 ●

김봉준 작, 유화10, 15호 연작, 2014년.

4

시커먼 고목나무에서 저리도 화사한 빛깔로 여린 생명이 태어나다니! 봄은 봄이로구나. 봄은 감짝 놀랄 생명의 부활이구나.

- 김봉준

• 2014. 3,4

산벚나무 꽃 피면 매년 새삼 놀란다. 산벚나무는 꽃 필 나무같지 않아 겨우내 쳐다도 안 보던 나무였다.

5

CONTENTS monthly magazine

2 8

2014. March-April. vol.10

인사의 말씀 _ 양홍관 만드는 사람들

아젠다 포커스 10 사회적경제 정책 공약, 6. 4 지방선거 달군다

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특집

광주 광산구

사회적경제의 오늘과 내일 - 서울시편

14 ➊ 대담 : “자치가 진보입니다”

36 40 44 48 52

–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_ 양홍관

22 ➋ 더 이상 뒷방 늙은이 취급 말라 –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자치1번지

26 ➌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다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선두

30 ➎ 마을안전지도, 주민들이 직접 만든다 – 광산구 GIS 행정지도

32 ➏ 일자리 늘어나니 덩달아 인구 증가 – 일자리가 곧 복지

지속가능성을 품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되려면 _ 황세원 지역경제와 사회적 경제의 ‘흥하는’ 만남 _ 김이준수 도시문제의 해결사, 사회적 경제 _ 송소연 대담 : 사회적경제가 서울시민의 일상이 되기를 꿈꿉니다 - 이은애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 광산구의 특별한 복지서비스 ‘투게더광산’

28 ➍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바로 인권 존중

협동조합 도시 서울 1년, 협동조합 안녕하신가요? _ 주수원

기획 민선 5기 광역지자체 평가와 전망 : 충청편

60 민선 5기 충남도정의 평가 _ 김득응 64 민선 5기 충북도정의 평가 _ 이광희

이슈&아젠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69 동아시아 신질서와 한반도 통일의 과제 _ 손학규 72 통일, ‘소박’이 쌓여야 ‘대박’ 된다 - 한반도 문제의 동북아 콘텍스트 _ 김영희

78 라운드 테이블 : 장영달, 송민순, 천영우, 전성홍, 손학규

6

협동조합 탐방 88 가평에서 즐기는 국제 카니발 – 가평군관광협동조합 _ 남성운

92 전통예술 극단, 협동조합으로 전환 – 광대패 모두골 협동조합 _ 남성운

96 학교 매점도 협동조합 – 복정고 ‘복스쿱스’ _ 남성운

100 마음이 통하는 특별한 안마, 받아 보실래요?

- 맑은손공동체협동조합 _ 황세원

지상 중계 지역재단 한일공동 심포지엄 ‘지방자치와 지역발전’

사회적경제 통신 88 최대의 농업 컨설팅 업체를 향해 –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 _ 김종안

108 17년의 역사로 사람과 사람을 잇다

118 6. 4 지방선거와 지방분권형 체제개혁의 과제 _ 이재은

124 정부 개입을 배제하고 내발적 지역발전을 개척하다 _ 카와세 미츠요시

–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_ 윤경선

지상 강좌 마을이 세계다

원주 무위당학교

114 지역에서 배워 학교에서 실천한다 – 공주 봉현마을 _ 우성희

130 무위당 장일순의 생명협동사상과 시민사회의 발전 _ 김용우

문화 마당 4

4월의 그림 _ 김봉준

136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종로취회와 대동놀이 _ 남성운 140 상처 속에서 피어나는 꽃, 서사치유 연극 <상처꽃> _ 김유진 144 협동조합 소식 : 여행생활협동조합, 지식순환협동조합, 룰루랄라음악협동조합,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 숲과들협동조합 149 지역 소식 : 제주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서울 • 2014. 3,4

monthly magazine

발행인

이수영

고문

주명덕 박종렬 정동익 제정호

자문위원

이강하 임진택 정우량

편집인

박철원

기획위원

양홍관 손훈모 박금히 박태순 신광철 신호창 이성수

편집위원

김인수 남성운

편집디자인

배경희

출력

아이디피아

용지

한솔제지

인쇄

(주)중앙이엔피

제본

대일제본

2014. March-April. vol.10

정간물 신고번호 서대문-라-00090 ISSN

2288-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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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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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과 관심을 보내주신 많은 독자분들과 응모자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리며, 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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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련되는 대로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

※ <월간 아젠다, 자치와협동>에 실린 글과 사진은 본지의 허락을 받아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습니다. 감사합니다.

※ <월간 아젠다, 자치와협동>에 실린 글은 필자의 견해이며, 본지와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8

- <월간 아젠다>

9

아젠다 포커스

사회적경제 정책 공약, 6. 4 지방선거 달군다 -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창립 글, 사진 편집부,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창립 기념촬영

10

이번 6. 4 지방선거에서는 여야를 막론하여 사회적 경 제의 발전과 각 지역의 사회적 경제 정책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들이 이전 선거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 사 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에는 전국의 여야 국 회의원, 자치단체장, 기초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새 누리당에서 이이재 의원(당내 사회적경제 특위 통괄간 사)과 이종훈 의원이 첨석했고, 민주당에서는 신계륜 의 원(당내 사회적경제 정책협의회 위원장, 국회 사회적경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송경용 이사장

제 연구포럼 대표)과 김성주 의원, 그리고 정의당에서 박 원석 의원(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자치단체장으로서 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윤식 경기 시흥시장을 비롯, 문

라매라 해서 열 몇 살부터 그렇게 했는데, 환갑이 넘은 지

석진(서울 서대문구), 김영배(서울 성북구), 김성환(서울

금까지도 계속 졸라매기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들을 하

노원구), 차성수(서울 금천구), 김우영(서울 은평구), 박

고 있다. 이제는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해

우섭(인천 남구), 배진교(인천 남동구), 홍미영(인천 부

외 어느 나라는 적게 노동하고도 행복하게 사는데 왜 우

평구) 구청장 등이 참석했고, 김종욱(서울시), 김선갑(서

리는 그렇지 못한가’라는 의문도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울시) 의원과 최웅수(경기 오산시) 의장 등도 보였다.

문제상황을 언급한 뒤, “사회적 경제는 풀뿌리의 자율적

그밖에도 임정엽(전 전북 완주군수, 전국 사회연대경

경제체제 에너지 기반으로 확산돼야 한다. 민과 관이, 시

제 지방정부협의회장), 김정열(사단법인 한국사회적기

민과 공공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발전 한계가 분명하다.

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 임정빈(서울지역 협동조합협

민간은 바닥 현장에서 땀 흘리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대

의회 상임대표), 백해영(사단법인 마을 이사장), 유영우

화와 경청, 협력 과정을 통해 정책을 잘 발전시켰으면 한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공동대표), 이종수(한국사

다. 정치를 ‘당신들의 천국’으로 만들지 말고 ‘인간적 경

회투자 대표), 유병선(사단법인 씨즈 이사장), 이회수(사

제’가 실현되도록 창조적 협업관계를 만들어 가자”라고

회적기업희망재단 대표), 조영복(사회적기업연구원장),

말했다.

정원각(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 대표), 이미영(서울 사 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등, 다양한 사회적 경제계 대

이 땅의 ​약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기를

표 들이 모임에 함께 했다. 종교계에서 정념스님(조계종

이이재 의원은 이날 모임에 참석한 구청장 기초의원들

종책특보단장), 임용환 신부(천주교 빈민사목위원장) 등

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인 점을 환기시키며 “다음에는 (새

도 참석했다.

누리당)사회적경제 특위가 노력해서 새누리당 구청장 및

송경용 (사)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실천협

의원들이 더 많이 오도록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의회를 창립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전국의 많은 사람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이 초안을 썼다는 「전국 사회적경

을 만났는데 많은 이들이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간

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가 국민께 드리는 약속」의 의

절한 꿈을 가지고 있는 데 깜짝 놀랐다. 자녀들을 위해

미를 설명하면서 “대한민국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들이

미래를 위해 수십 년 동안 정부가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억울하지 않고, 생존 공존 공생할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을 많은 이들이 가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국회 사회적경제 연구 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신계륜

• 2014. 3,4

고 있다. ‘정치권이 늘 위기이고 과도기라며 허리띠를 졸

11

의원도 “포럼을 결성한 뒤 공부하고 토론하고 견학을 해 왔으며 국회 내에 ‘사회적경제 특별위원회’를 만들 계획” 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독과점의 강력한 힘에 내몰리는 이 땅의 수많은 중소 영세 상공인과 비정규 노동자에 사 회적 경제가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원석 의원은 “진보 정당이 먼저 나서야 할 일인데 많 이 늦었다”고 말하면서 “6. 4 지방선거 전에 사회적 경제 당내 기구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시장 실패, 정

창립대회가 열린 프레스센터 회의장

책 실패가 일상화ㆍ만성화된 사회에서 치유와 대안의 영 역이 사회적 경제에 있다”면서 박 의원은 “모든 지방선거 후보자가 사회적 경제 관련 공약 내놓고 실천할 수 있도

주요 참석자들이 함께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다. 이 선언

록 같이 노력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은 △ 6. 4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사회적경제 관련 공약 채택 지원 △ 6. 4 지방선거 당선자들의 사회적경제 관련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업무협약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천협의회 창립을 축하하면서

제 구축 △ 사회적경제 주체의 자기혁신 △ 사회적 경제

“사회적 경제에 대해 서울시에 더 바랄 것 없으시죠?”라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의 정비 △ 사회적 경제 발전을 위

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이어 “더 열심

한 초당적 협력 등을 담았다.

히 하겠다”고 짧게 의지를 전했다. 사회적 경제계를 대표해 발언을 한 김정열 상임대표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많은 분들이 사회적 경제 활성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제시한 사회적경제 공약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모니터링하기 위한, 한국 매니페스 토 실천본부와 업무협약식도 이어졌다.

공약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매니페스토를 실천해서 지

전국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협동사무처

역 사회를 실제로 변화시키기를 바란다”면서 “사회적 경

김영식 사무국장은 “실천협의회는 이후 지방 선거를 통

제계도 미력하나마 여야를 떠나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

해 지역 단위 경제와 풀뿌리 사회적경제 현황을 반영한

했다.

정책이 수립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쳐

이어서 「국민께 드리는 약속」을 협의회 상임대표단과

참석자들이 사회적경제 메니페스토 구호를 적은 띠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2

공약실천 지원 △ 고용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지역순환경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국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가 국민께 드리는 약속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고속성장의 이면에는 양극화라는 그늘이 있었습니

들이 모여서 사회적 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공동의 노력을 약속하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다. 성장이 둔화되고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양극 화는 더 심해졌습니다. 양극화는 감내할 수 없을 만큼 심각

실천협의회는 오늘 국민에게 다음과 같은 약속을 드립

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양극화로 인하여 대한

니다.

민국이라는 공동체는 내부로부터 붕괴되고 있습니다. 공

●

동체의 붕괴를 막는 것은 이 시대의 과제입니다. 역사적 소 명의식을 갖고 한국경제의 체제를 개혁해야 합니다. 국가

우리는 6. 4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사회적경제의 발전

을 중요한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우리는 6. 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 및 기초 단체장

가 추진하는 복지는 더욱 확대되어야 하며 건강한 시장경

들과 의원들이 사회적경제 관련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국가와 시장만으로 건강한 공동

노력하겠습니다.

체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자본주의와 시장경

●

우리는 한국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건강한 변화

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공통적인 경험입니다. 한국 경제도

라는 역사적 관점에서 사회적경제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

예외가 아닙니다.

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가치들에

●

우리는 사회적경제가 지역에 기반한 풀뿌리 경제임을

주목합니다. 빈곤을 해소하는 복지, 따뜻한 일자리, 사람

확인하고,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여 고용과 복

과 노동의 가치, 협력과 연대의 가치, 지역공동체의 복원,

지가 선순환하는 지역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선한 정신 등은

습니다.

소중한 사회적 가치들입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와 경제

●

우리는 사회적경제의 발전에 있어서 시민사회의 자발

의 결합입니다. 돈만 추구하는 경제도 아니고, 경제의 생리

적인 참여와 역할이 중요함을 확인하고, 사회적경제를 구

를 외면하는 공상도 아닙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

성하는 여러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건강한 성장과 자기혁신

를 추구하는 경제’입니다. 사회적경제는 ‘경제로 사회적 문

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사회적경제가 건강한 공 동체를 만들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는 한국경제 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보수와 진

●

우리는 사회적경제의 통합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법제도의 정비에 노력하겠습니다. ●

우리는 사회적경제의 활성화와 건전한 네트워크 구축

보,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대립을 넘어서 사회적경

을 위하여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정파적, 이념적 이해를

제의 지속적 확산을 추구합니다.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초월하며, 사회적경제 주체, 시민사회, 중앙정부와 지방정

마을기업, 자활센터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지속

부, 국회와 지방의회 등이 함께 협력하고 연대하는 진정한

가능한 성공모델로 발전해야 사회적경제가 뿌리를 내릴 것

협치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

2014년 3월 6일

협의회’는 여와 야, 시민사회와 사회적 경제의 다양한 주체

전국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일동 • 201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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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 ➊대담

“자치가 진보입니다” -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대담 양홍관(본지 기획주간) 사진 남성운 일시 2014년 2월 17일 오전 8시 장소 광산구청장 집무실

약력 · 전남대학교 및 동 대학원 사회학과 졸업(사회학 박사) · 더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이사 · 전남일보 기자, 논설위원 · 조선대 겸임부교수, 전남대 연구교수 · 참여정부 인사관리행정관, 사회조정비서관 · 저서 : 『자치가 진보다』 외 다수 · facebook.com/minhyungba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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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틀을 잡아 나가기 위해, 모델 을 만들기 위해서 더 깊이 있게 고심하 는 그런 과정이죠. 너무 칭찬하면 쑥스 러워집니다.(웃음) 양홍관 : ‘자주가 곧 진보다’라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아무튼 ‘자치가 곧 진보다’라는 것은 상당히 새로운 패 러다임을 제안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광산구청

민형배 : 제 딴에는 그렇게 해보려는 것 인데,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는 잘 모르 광주는 80년 5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자치해방 공

겠군요.

동체의 실천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민주 성지이며 진보 와 정의의 이정표로서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양홍관 : 책에 보니까 “진보라는 것은 민초들의 생활을

온몸으로 싸워왔으나 생활의 공간인 지역에서 자주·자

담고 생활을 전진시키는 것이다. 생활의 주체인 주민에

치·자립의 협동공동체를 구축하는 데는 부족했다고 평

의해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자치가 이뤄져야 비로소

가한다. 광주 광산구는 ‘자치가 진보이고, 참여가 민주

진보라고 하는 것이 생활이 되고 진보가 이루어진다”고

주의다’라는 자치해방공동체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

하셨습니다. 이 말을 약간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키고 있는 지역이다. 민형배 : 자주가 진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명제는 양홍관 : 광산구에 오면서 지역자치의 모델, 주민참여의

여전히 중요하죠. 민족이 주체적으로 특정한 영역에서

모델 등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니까, 청장께서 명확한 철

자기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외세로부

학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자치가 곧 진보다’라

터 자주적인 국가공

고 하는 철학적 근거들을 구체적인 형태로, 주민참여 형

동체를 만들어 갈 것

태로 보여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자치해방공동체

인가라는 그런 과제

광주 광산구에서 자치와 협동의 희망꽃을 함께 찾아보

는 지금도 중요하다고

겠습니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치가 진보다라는 생 각을 하게 된 것은 결

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제가 쓴 『자치가 진보다』를 보고

론으로 관계로서의 사

지인들에게 그 책을 권하셨다는 내용입니다. 이제 막 시

회, 이런 사회를 복원

작이죠. 어떤 구체적인 모델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나왔

하고 확장하고 심화하

다기보다는 이런 시도 저런 시도를 해 보면서 그 안에서

기 위한 것입니다. 『자치가 진보다』 민형배 구청장 저서

• 2014. 3,4

민형배 : 근래에 제가 페이스북에 자랑을 썼습니다. 곽노

15

런 상황이 계속 진행되다 보니 사람들이 경제 성장의 한 계와 사회적 성숙의 한계에 봉착하게 됐습니다. 다시 사 회적 관계의 복원, 공공성에 대한 관심의 필요가 대두됐 습니다. 양홍관 : 국가가 커지고 개인은 파편화되면서 마을 공동 체의 회복과 확장이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 다. 이 과정에서 사회(공동체)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광산구 노인복지관 ‘더불어락’ 2014 대동제 중 만민공동회

것은 무엇인가요? 민형배 : 바로 참여와 자치, 그리고 공동체 회복이죠. 저 는 이것을 두 가지 영역으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가장 미시적으로는 개개인의 주체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는 자기 생활을 자기가 주도하는 삶, 즉 자기 스스로 자기 삶에 대해 의사 결정을 하는 자유의 확대이고요, 또 하 나는 이런 개인들이 혼자 살 수 없으니까 모여서 살고 그 관계에 있어서 사람들이 사회적인 장에서 만나는 것, 이

조합의 주체 어르신께 자문을 구하고 있는 더불어락 실무자

것이 사회이고, 그 내용적 규정이 바로 자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개인적 자유의 확대와 어울려 사는 삶, 더 나은 생활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자치의 가치죠. 이를 좀

참여와 자치, 그리고 공동체의 복원

더 쉽게 표현하면 ‘일상이 자유롭고 서로 도우며 넉넉하 고 편안해서 지금보다 생활이 더 향상되는 것’입니다.

양홍관 : 여기서 사회라 함은 공동체를 말하는 것인가요?

사실 진보 진영이 그동안 생활의 영역보다 국가적 아젠 다에 초점을 맞춰왔죠. 그래서 진보라는 것이 계속해서

16

민형배 :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과잉 국가’라

이념의 공방으로 이어졌어요. 그런데 이게 온당한가요?

고 할 만큼 국가 영역이 상당히 커졌죠. 반면에 개인은

국가적 아젠다가 필요없다고 무시하는 게 아니고, 그것

개별화ㆍ분산화됐고요. 원래 사회라고 하는 것은 사람

만으로 진보를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의 복

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이고 이게 바로 공공성 내

원하고 개개인의 자유를 확장하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지는 공동체성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런 특성이 파괴된

것이 진보의 새로운 영역 혹은 더 본질적인 영역에 다가

것입니다. 급격한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고도화될수록

서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자본은 극대화된 반면 개인은 파편화됐다, 이렇

2012년 초 동네 돌아다니면서 ‘자치가 진보입니다. 참

게 봅니다.

여가 민주주의입니다’라고 진보라는 말을 쉽게 설명하

예전에는 이 말을 ‘생활의 사회학’이라고 했습니다. 마

려고 애썼죠. 진보를 한자로 하면 나아갈 진(進)에 걸음

을공동체가 파괴되고 관계가 단절되고 분절화하는 그

보(步)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이웃이 내 삶에

서 소중해지고, 지금보다 내 생활이 좀 편리해지고, 지

민형배 : 통상 복지 부분에서는 밖의 성금을 받아다가 자

금보다 내가 조금 자유로울 수 있고, 이런 것이 여러 영

기 것을 나눠주는 것처럼 배분합니다. 그런데 복지 사각

역에서 가능하다면 그런 자치가 바로 진보입니다.

지대는 해소되지 않죠. 그래서 서로 돕고 사는 공동체를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스스로 자기 결정을 할 수 있

복원하기 위해 우리 광산구는 ‘투게더 광산’이라고 하는

는 참여를 통해 가능합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출발입

복지지원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민관이 협력

니다. 제가 “그동안 다 맡겨 놨던 것을 우리 스스로 가져

해서 ‘투게더 광산’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민이 주도해서

옵시다. 그래서 동네 살림을 우리 스스로 합시다”라고

할 수 있도록 재단법인으로 거듭났죠. ‘투게더 광산’을

했을 때 처음에는 생뚱맞았죠. ‘자치가 진보다. 참여가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민주주의다’라고 설명하니 강의하러 다니냐고 비아냥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익활동 지원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지원센터 는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의 기초단위를

양홍관 : 그래도 광주라고 하는 곳이 한국 진보의 현대

지원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이 참여하는 플랫폼 공간, 즉

사를 만든 지역이죠. 민 청장께서 성찰적 진보의 화두를

커뮤니티 공간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복

던진 것은 아닌가요? 청장의 철학이 행정을 통해 구현

지는 ‘투게더 광산’에서 풀고 공동체는 ‘공익활동 지원

됐을 텐데, 중심을 어디에 두고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센터’에서 풀지만, 이게 따로 있는 건 아닙니다. 또 여기 에 ‘자원봉사 센터’를 엮어서 같이 가고 있죠.

주민 중심의 행정

민선 5기 들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광산구가 작은 도서 관을 제일 많이 만들었습니다. 작은 도서관을 103개 만

민형배 : 민선 5기 행정에 들어와서 보니 공무원들 태도

들었어요. 예전에는 구청에 “작은 도서관 하나 지어주

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시민들과 갑과 을

세요” 이런 요청이 많았지만, 지금은 주민들 스스로 바

의 관계였죠. 그리고 공무원과 지자체장과의 관계는 지

자회를 열고 모금도 해서 작은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고

시하고 지시를 받는 그런 피동적인 관계였습니다. 주민

있습니다. 또 신도시 수완지구에 도시형 플랫폼이 있고,

들의 태도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죠. 주민들은 관으로

농촌지역인 건양동에도 플랫폼이 있으며, 시장통에는

부터 무엇을 가져다가 쓸 것인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

‘아름다운 송정씨’라는 협동조합이 운용하는 시장형 플

관이 무엇을 해 주겠지 이런 태도였지요. 민주주의와는

랫폼이 있습니다. 플랫폼에는 북카페와 작은 도서관이

거리가 먼 행태인 것은 물론 지방자치하고도 거리가 멀

설치돼 있는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생활

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주인인 주민들에게 최선을 다해

방식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자치를 돌려주고자 했습니다. 먼저, 인사를 행정 조직에 돌려주고, 둘째, ‘주민 여러분

양홍관 : 새로운 길에는 저항과 난관이 있었을 터인데 어

이 직접 참여해서 하십시오’라고 주민들에게 자치권을

떻게 극복했는지요?

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관은 이를 열심히 뒷받침 하는 것이었죠.

민형배 : 이런 공동체 사업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 은 아니죠. ‘공익활동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패러다 임이 다른 참여행정을 펼칠 때 이런저런 저항이 많았죠.

니다.

하지만 작년 가을에 있었던 광주시 마을공동체사업 아

• 2014. 3,4

양홍관 : 사례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 성과를 듣고 싶습

17

이디어 컨퍼런스에서 광산구가 전체 32팀 가운데 1위

죠. 문제가 생기면 자기 이해와 상관없이 공공의 이익에

부터 16위까지 한 마디로 싹 쓸었죠. 그 정도로 많은 변

부합되도록 주민들이 참여해 풀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

화가 있었습니다.

문했습니다. 많은 영역에서 이 원칙을 적용하라고 강조

광산은 젊고 역동적인 도시죠. 아시는 대로 대한민국 지

했죠. 특히 정치하듯이 하라는 말은, 갈등이 생기면 이

자체 중 광산구가 평균 연령이 가장 낮아요. 15세 미만

에 대한 자원을 조정하고 배분하는 것이 정치인데 그런

유소년 인구 비율이 제일 높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

정치적 조절 능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한 것이죠. 그리고

주자 비율이 제일 높습니다. 여기에 젊은 주부들의 에너

공무원이라는 말보다 공무활동가라는 표현을 쓰자고

지가 있어요. 예를 들면 힐링 전문가 과정과 방과후 학

제안했습니다. 수동적인 자세보다 능동적인 주체로 거

습지도 과정 등 주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

듭날 것을 주문한 것이죠.

련해 젊은 여성들의 참여를 독려했는데, 당초 각 과정 120명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과정 신청자가 훨씬 많을

양홍관 : 그것을 강압한 것은 아닌가요? 공무원 스스로

것으로 예상해 정원을 240명으로 배나 늘렸지만 이 예

그렇게 했다는 말인가요?

상도 빗나갔죠. 어떤 과정은 240명 모집에 무려 천 명이 넘게 와 4.3대 1의 경쟁률이 되기도 했습니다. 주부들이

민형배 : 그것도 지시가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않았습

참여할 수 있는 이런 과정들은 그림책교육지도사, 창의

니다. 『광주일보』의 한 기자가 「광산구청의 ‘화난 원숭

사고력지도사, 자기주도학습지도사 등 일단 참여자 가

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여기에 다른 지자체 공

정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서 광산구가 추진하고 있는 각

무원들하고는 일하고 싶지 않지만 광산구 공무원들과는

종 주민참여 프로그램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더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광산구에는 공무원 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동아리 ‘화난 원숭이’가 있어요.

민선 6기를 향하여

‘화난 원숭이’의 활동을 조명한 칼럼인데, 광산구 공무 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홍관 : ‘자치가 진보다’라는 구청장의 철학이 주민이

둘째는 공무원 청렴도가 올라갔습니다. 제가 왔을 때 4

스스로 참여하는 자치 광산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등급이던 청렴도가 3등급으로 오라더니 지금은 2등급

것 같습니다. 민선 4기와 민선 5기의 근본적 차이점을

으로 올랐습니다. 광주광역시 자치구의 다른 곳은 떨어

알고 싶습니다. 더불어 민선 5기 들어 펼친 행정이 민선

지는 경향이 있지만 광산구는 오히려 올랐어요. 광산구

6기에도 지속가능한지 그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가 광주 자치구 중 1등이고요. 아직도 지시하는 부분이 남아 있을 테고 공무원들은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부분

민형배 : 지속가능 전망이 쉽지 않아요. 제가 구청장 재

이 있겠지만, 민선 5기 들어 변화된 부분은 긍정적인 면

선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지속가능성 때

이 분명히 있습니다.

문입니다. 민선 5기 들어 크게 3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째, 조

양홍관 :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참여와 주인의식의

직의 변화를 꼽을 수 있죠. 저는 관리자였던 직원에게

변화일 텐데 이런 변화에 대해 확신하시는지요?

공무활동가가 되라고 주문했습니다. 관리자 역할은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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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1만 하고 3분의 1은 시민운동 하듯이 하라고 주문했

민형배 : 이제 싹이 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씨앗이

습니다. 또 나머지 3분의 1은 정치하듯이 하라고 말했

막 뿌려졌죠. 지금은 뿌려진 씨앗에 옥토가 필요한 시점

입니다. 또 바람과 햇살도 필요하죠. 거름도 줘야 합니 다. 현재의 변화를 지속가능 하도록 해야 하는데 누가 와서 하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 다. 아직 문화로 생활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자치행정이 이뤄지고 있 는 환경의 변화입니다. 즉 시스템을 변화시켰습니다. 모 든 행정에서 주민 참여를 최우선으로 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은 광산구가 자치모델을 정립하고 있 는 시작 단계입니다. 역설적으로 말씀드리면 민선 6기에 새로운 것을 해 볼 생각이 없습니다. 현재 뿌린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화예술과 마을공

광산구 공직자 동아리 ‘화난원숭이’ 2012년 배움여행

동체 영역, 그리고 복지와 환경 영역 등에서 변화가 시 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 학습 영역과 여가와 레저 분야에서도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민선 5기에서 설정한

최근 광주 자동차 정비 ‘그린협동조합’ 총회에 다녀왔지

틀을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 더 구체적 모델을 만들고

요. 작년 초에 생겼는데 어제 창립총회를 했습니다. 쉽

체계를 세울 것입니다. 참여자치가 문화로, 생활로 자리

게 말씀드리면 카센터 협동조합입니다. 부품 조달을 공

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민선 6기의 과

동으로 하기 위해 새로 조합을 만든 것이죠. 이것을 보

제라고 생각합니다.

면서 유통 쪽에서 시작해서 점점 제조 등의 영역으로 확 대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대안 경

사회적 경제의 희망

제가 재벌과 기업 중심의 경제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했 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리

양홍관 : <월간 자치와협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이 사회적 경제 분야입니다. 사회적 경제는 경제든, 생

그렇지만 저의 지향점은 분명 사회적 경제에 두고 있습

활에서든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고 화

니다. 적은 사람이 모여 반찬가게도 하고 과실 가공공장

두입니다. 광산구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철학과 역할을

도 차리고 해서 자꾸 공동체를 만들고, 또 이들이 연대

듣고 싶습니다.

하는 것을 통해 공동체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개개인 의 이익보다 모두의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적 경제를 지

민형배 : 그동안 신자유주의 체제는 경쟁을 통해 경제의

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

성장과 사회적 성숙을 가져다 줄 것처럼 말했지요. 하지

적 경제 즉 공동체 민주주의를 최대한 확대하는 것이 저

만 이미 임계치를 지났고 한계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이

의 과제입니다.

러한 부분을 극복하는 것이 사회적 경제의 과제라 생각 양홍관 : 협동조합 상호간 연대하는 것, 그 중에서 생산

은 난관이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주변화될

영역 및 유통영역에서의 연대도 중요하지만 소비연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 2014. 3,4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대안으로 잡기까지는 상당히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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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적으로 실현하시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민형배 : 소비자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 연대를 구 축하는 것은 비교적 쉽고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소비

민형배 : 유통자본주의라는 말이 있죠. 소비가 생산을 오

영역에서 연대를 결성한 뒤 생산영역으로 외연을 넓혀

히려 지배하고 관리하는 거죠. 이것이 특정 자본이나 특

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주거와 소비 생활 영역인

정 개인이나 기업으로 가는 게 아니고, 소비자 집단으로

아파트 공동체에서 공동구매를 시작으로 나중에는 가

가 있으면 이게 바로 경제 민주주의가 시작되는 것이죠.

구나 의류 등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필요 물품을 생산

사실 경제 민주주의 하는데 재벌 것을 갖다 나눠주자는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견해가 있죠. 하지만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소비자 주권 시대를 앞당기는 길은 소

양홍관 : 한쪽에서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들이 주체가

비자 공동체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돼서 소비자 연대를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생산자협

이것은 제 얘기가 아니고 참여정부 시절에 이미 많이 나

동조합들이 생산자 연대를 만들어 결국 큰 틀로 수렴되

왔던 내용이죠. ‘만국의 소비자여 단결하라’는 구호가

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있지 않았나요.

민형배 : 구 단위에서 큰 틀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요. 그

양홍관 : 그런 점에서 중앙 단위 중앙중심적 소비자 생협

렇지만 광산구는 민선 6기가 시작되면 아파트 공동체를

이 소비자 연대를 펼쳐지는 것 보다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아파트공동체 지원단을 만들려고 합니다. 여

한 지역단위에서 소비자 협동조합을 만들어 이들이 연

기서 아파트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주민들이 자발적

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으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죠. 법률은 물론, 주거 수리부터 시작해서 삶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주민

사회적 경제와 자치

이 주체가 되는 그런 공동체를 만들고 그런 환경을 만드 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민형배 : 맞습니다. 그것이 자치 방식이고 풀뿌리 방식이

광산구는 83.6%가 아파트 사는 사람들이고 지금도 단

고 공동체민주주의 방식이죠. 핵심은 마을입니다. 마을

지 별로 자치회가 있죠. 여기에 소비자 생협을 꾸리고

공동체가 튼튼하게 꾸려져야 사회적 경제 시스템이 조

단지와 단지가 연대하면 나중에는 자동차 수리 분야 등

금 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영역도 가능하죠. 이렇듯 역량과 필요에 의해 생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사회적 경제가 가능한

산영역도 컨트롤하거나 조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

단위, 즉 민주주의가 가장 조응할 수 있는 단위는 기초

부터 생산 영역에서 협동조합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자체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회적 경제를 광역이나 정

폐업 하는 생산업체를 인수 재편하는 방법이 있는데 생

부가 대부분 컨트롤하고 있어요. 자치가 제대로 돼야 사

산영역에서 협동조합은 이렇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회적 경제가 확산될 수 있고 공동체 민주주의가 가능해 지고요. 그래야 진보도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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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관 : 소비자 공동체를 네트워크로 구축하면 소비가

‘자치가 진보다’라는 명제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죠. 국

생산을 재조직 재창조합니다. 이것이 사회적 경제의 성

가의 재구조화로서의 자치와 주민들의 주체성의 회복

공방향으로 맞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

이라는 의미의 자치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후자만

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민선 6기에 사회적 경제를 더 구

얘기했죠. 그러나 이제는 국가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권

력과 권한을 배분할 수 있는 재구조화가 필요합니다. 자

방자치 시대의 공동체 민주주의입니다. 우리 사회가 안

치가 가능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재구조화가 되어야

타까운 것은 유럽은 국가가 주민들에게 어떻게 자치를

하는 것입니다.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뒷받침해주는 체제이고, 그런 체제 를 통해 사회적 경제가 활발한데 우리는 정반대 입니다.

양홍관 : 광주는 해방 및 자유의 공동체로 80년대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이후 광주는 ‘피해지역’으로

양홍관 :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중앙중심주이고, 국가

인식돼 반대급부인 시혜를 받는 지역으로 오인돼 왔지

와 자본이 결탁하여 자치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요. 광주가 실제 자치공동체 등 새 시대를 열어야 하는 데, 가능할까요?

민형배 : 그래서 자치가 싹틀 여지가 없고 오히려 자치단 체 영역을 중앙이 지배ㆍ관리하려합니다. 진보세력조

민형배 : 광주는 공동체 민주주의 혹은 자치공동체 역사

차 국가와 개인, 자본과 개인, 자본과 노동 사이에서 공

입니다. 광주 사람들은 이미 그 이전부터 그렇게 했습니

공성을 확장시켜주고 연대성을 강조하는 국가적 아젠

다. 다만 80년 광주혁명을 통하여 일시적으로 발현했다

다에 치우쳐 있죠. 이러니 생활 진보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 국가적인 폭력과 억압에 확대 심화되지 못하고 다시

낳았습니다. 현재 국가는 행정 조직의 구성이나 공무원

눌려서 30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지방자치 시대에 들

수와 인건비까지 관여하고 있고, 또 공무원을 징계할 경

어서면서 자치해방 공동체가 조금씩 다시 싹이 트고 있

우 중징계는 광역을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지방자치를

습니다.

할 수 없도록 규제와 억압이 만연합니다. 반면 독일은 3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에서 광주의 5월 정신을 찾아야

천 명에서 3백만 명까지 수천 개의 지자체로 구성된 국

합니다. ‘더불어락’은 5월의 공동체 민주주의 정신이 살

가죠. 그런데 태생과 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자체가

아 있는 자치 공동체죠. 국가의 불필요한 억압이나 규제

생성된 독일과 달리 우리는 국가가 지자체를 획일적으

나 제도적 규정이 필요 없이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 지

로 구획했죠. 물론 유럽은 봉건제가 기초가 되었지만 마 을단위부터 시작해서 큰 커뮤니티가 되고 결국 국가가 된 것이죠. 국가의 재구조화란 국가의 구성 구조를 자치 라는 관점에서 재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홍관 : 자치 분권이 연방수준에 이르는 것까지 가는 자 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민형배 : 기본적으로 연방이어야 하는 것이죠. 자치단체 들 간에, 동네 간에 연대와 연대가 국가로 나타나야 하 는 것이죠. 양홍관 : 긴 시간 고맙습니다. 자치 사상가와 대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광산구가 한국의 새로운 진보의 이정 • 2014. 3,4

표를 제시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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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 ➋

더불어락 2013 대동제 만민공동회

더불어락을 만든 주역

더 이상 뒷방 늙은이 취급 말라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자치 1번지 글 남성운 | 사진 남성운, 광산구청

“광산구 어르신들은 더 이상 뒷방 늙은이가 아닙니

광산구 노인들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광산

다.” 광산구 노인복지관(관장 강위원) 김광란 사무국장

구 노인복지관도 여느 노인복지관처럼 이런저런 다툼이

의 말이다.

잦았다. 광산구(민형배 구청장)는 민간에게 위탁을 주던 복지관 운영을 2011년 직영으로 전환했다. 다만 복지관

주체적 삶이 곧 노인복지 광산구 노인들의 활동은 주체적이기로 유명하다. 스 스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복지관 1층에 북카페 ‘더불어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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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민 구청장의 적소적재(適所適材) 인사 철학 즉 업무 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사람을 기용하는 원칙에 따라 민 간에서 최적의 인물을 뽑아 자율운영을 맡겼다.

(락)’을 만들었고 두부공장과 밭죽가게도 열어 수익을 올

변화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 강 관장은 노인을 단

리고 있다. 또 1년에 한번 마을 주민들이 흥겹게 즐기며

지 국가 복지재정의 소비자로 여기는 사회인식이 문제

단합할 수 있는 대동제를 여는데 일반 대동제와 달리 민

라고 판단했다. 한국전쟁을 통해 내핍이 체화된 노인들

주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만민공동회를 개최해 마을

이 축적된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1960~70년대 마을공

안건을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

동체 대소사를 치리하던 그런 마을어른의 위상으로 회복

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노인복지요 노인인권을 회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옛날 노인은 마을의 어른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의 노인들은 퇴물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스스 로 그런 취급을 불러온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사실 원인 은 나쁜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노인 유권자 99%가 표가 되니 노인들의 요구를 공공선 따지지 않고 정치인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김광란 사무국장

들이 들어줬습니다. 법에 맞지 않아서 일선공무원이 1년 동안 반대한 것을 지역 정치인이 하루 만에 들어준 경우 도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와 공무원도 한 몫 거들었습니 다. 떼쓰는 노인들의 민원을 우선 들어줬습니다. 이러자 노인들이 떼를 써도 되는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국가 재정을 한 없이 쏟아 붓는 것이 노인을 대우하는 것이 아 닙니다.” 김 사무국장의 진단이다. 광산구 노인복지관 현관에는 ‘마을에서 어르신 한 분 을 잃는 것은 큰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베르나

더불어락 협동조합 두부판매 사업

르 베르베르의 글귀가 걸려있다. 강 원장과 김 사무국장 은 복지관 노인들에게 “어떤 사람이 한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20년을 일하면 달인 소 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30년이 넘으면 인간문화재라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했다.

불립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이런저런 분야에서 족히

“노인에게 있어서 진정한 복지는 돈이 전부가 아닙니

수십 년을 일하셨으니 모두 달인이요 인간문화재인데 왜

다. 아이들이 어른을 공경하고 어른들이 아이를 돌보고

달라고만 하십니까? 손주들에게 자녀들에게 이웃들에게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고 비장애인이 장애인과

동료들에게 나누고 베풀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진정한

말했다.

복지입니다. 이런 마을공동체를 스스로 완성하는 것이

복지관 노인들은 이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손뼉도

곧 자치요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김 사무국장은 광산구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노인들은 젊은 관장과 사무국장

어르신들처럼 자신도 당당한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

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간 사회적 경험을 통해

한다. 더불어락은 2013년 11월 안전행정부가 주최하는 ‘지

로 주체가 되어 마을 대동제를 기획하고 재능과 돈을 모

역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안전행정부장

아 복지관 1층에 작은 카페와 도서관도 만들었다. 또 인

관상을 수상했다. 또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와 한국지역

문학 강좌 등을 개설해 손주세대와 자녀세대 그리고 어

사회복지학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지역복지개발평가

르신세대가 소통하는 복지관으로 변모시켰다. 광산구는

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2013 대한민국 지역사회복지

협동조합지원조례를 통해 카페 공간을 무상으로 설치할

대상’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더불어락 사

• 2014. 3,4

얻은 경륜과 지혜를 광산구에 쏟아 붓기 시작했다.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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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최초 공공청소 노동자협동조합 ‘클린광산’ 작업 모습

례는 또한 교과서에도 내용이 실리게 됐다. 2013년 10

스로 나서서 계획해야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기

월 광주시교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더불어락은 2014년

서 공익활동지원센터는 어떤 행정조직도 보여주지 못한

발행되는 초등학교 4학년 사회과 교과서에 탑재된다.

아주 유연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친다. 이 또한 민 구청 장의 ‘자치가 곧 진보다’라는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왕도는 없다 광산구의 마을공동체 노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2012

하다보면 부족한 면도 발생한다. 하지만 제도의 문제 나 기타 수많은 복병은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

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지 1년 만에 사회적 협동조합 포함 무려 69개의 협동조합을 설립됐다. 이것 은 단지 양적 성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광산구는 협 동조합이든 커뮤니티 공간이든 마을가꾸기든 자치 공동 체라고 간주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커뮤니티를 지원하 기 위해 지난해 4월 공익활동지원센터를 설치했다. 공익활동지원센터(센터장 윤난실)는 말하자면 모든 형태의 마을공동체를 지원하는 별동대다. 센터의 지원 원칙은 자치다. 기존 센터의 개념이 이런저런 프로그램 을 마련해 주민들이 누리는 것이었다면 광산구의 공익활 동지원센터는 아예 성격이 다르다. 매사에 주민들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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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클린광산 협동조합 사무실 개소식 모습

다. “제도나 뭐나 모든 것을 다 갖춰 놓고 일하긴 쉽지 않 습니다. 특히 마을 만들기 할 때는 과정이 곧 방법입니 다. 때론 담을 넘기도 하고 때론 이런저런 방법을 거치면 서 목적지로 향합니다. 주체적인 조건에 따라 다양한 과 정과 방식이 도출되는 것입니다. 배우면서 가는 것이지 요.” 윤난실 센터장의 말이다. “돈을 주는 지원이 아니라 생태계를 만들어 줘야합니 다. 그저 돈을 주는 것은 농약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죽을 것 같으니까 살려줄게 하고 비료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 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유기적 퇴비로 성장할 수 있게 생 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는 센터에서 실무를 총괄하 고 있는 박필순 사무국장이 자립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하지만 굳센 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이 높아 보 일 때가 있다. 어떤 조직체건 처음 생겼을 때 자립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며, 제품 생 산이 시작되면 판로 확보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된다. 광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에 들어선 도시형 주민참여플랫폼 ‘원당숲 어울마루’

산구는 지역의 광주어룡신용협동조합과 협력해 협동조 합에 대출하는 조건을 완화했고 이자율 또한 3.5%로 낮 췄다.

이 소통하고 참여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곳은 서로

이렇게 해서 도움을 받은 곳이 ‘클린광산 협동조합’이

얼굴만 알고 이름은 잘 모르는 동네 주민들이 모여 차를

다. 클린광산은 광산구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던 업체

마시면서 가까워질 수 있는 자리이며, 자라나는 아이들

가 폐업하자 소속 근로자들이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 육아문제와 교육문제 등 삶의 소소한 일상들을 이웃

결성한 협동조합으로, 지난해 4월 광주어룡신용협동조

과 함께 나누며 소통하는 자리인 것이다.

합으로부터 협동조합 운영자금 5천만 원을 저리로 융자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광산구는 3세대 간 소통에 초점이 맞춰진 더불 어락 커뮤니티와 시장통, 동네 커뮤니티, 송정시장카페, 그리고 환경미화 근로자들이 만든 클린광산 등 각양각색

광산구 행정은 ‘자립과 자치’에 초점 광산구의 행정은 모두 자립과 자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지원하고 있는 주민참여플랫

의 협동조합이 저마다의 특성에 따라 자립과 자치의 길을 걷고 있으며, 올해 1월 어룡신협 2층에 설치된 ‘협동조합 의 집’을 통해 협동조합 간 연대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폼 세 곳은 가운데 ‘협동조합 아름다운 송정씨’가 운영하

광산구가 꿈꾸는 지방자치는 시민들 스스로 주인이 되

고 있는 송정시장카페는 지난해 4월 문을 연지 1년 만에

어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또 이런 마을들이 모여 광산구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카페 활동가 4명의 인건비를 벌

하나 가득 들꽃이 핀 것처럼 마을공동체가 환하게 만개

수 있는 자립의 길을 걷게 됐다.

하는 것이다. 오늘도 광산구는 작은 씨알 하나 뿌려진 마

농촌형 플랫폼 ‘더하기센터’와 도시형 플랫폼 ‘원당숲

자랄 수 있도록 희망의 비료를 주고 있다.

• 2014. 3,4

어울마루’ 그리고 시장형 ‘송정시장카페’는 모두 시민들

을공동체부터 키 작은 마을공동체까지 자치가 무럭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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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 ➌

투게더광산의 성금 기탁

복지 사각 지대 발굴 긴급회의

광산구 희망복지지원단 복지연계팀 나성숙 주무관

복지 사각지대 제로 광산구의 특별한 복지서비스 ‘투게더광산’ 글 남성운 | 사진 광산구청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선 광산구 “아기가 울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키울지 걱 정이에요. 우리 부부 모두 말을 할 수 없는데 아이를 어 떻게 키울까요? 그래도 우리가 품에 안고 키우고 싶어 요!” 광산구에 살고 있는 청각장애인 김소정(26.가명) 씨의 안타까운 하소연이다.

김 씨의 남편은 왜소증을 앓아 사회생활이 여의치 않았 다. 근로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에게 선뜻 일자리를 주는 사람은 없었다. 남편이 그나마 조금씩 아끼고 아껴가며 모아 논 돈도 지인들에게 모두 사기당해 무일푼이나 다 름없는 처지였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출산예정일 보다 1달 빠르게 여자

제도권 내 복지 프로그램은 이미 이들에게 도움이 되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아이는 2.09kg 저 체중으로 인

지 못했다. 하루하루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던 이들에

큐베이터 신세를 져야했다. 기쁨도 잠시 기초수급에 의

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민관복지협의체 ‘투게더광

존하며 겨우 생활을 이어가던 김 씨 부부는 늘어나는 입

산’이었다. 투게더광산은 시급히 병원비 마련에 나섰다.

원비에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병원비 모금에 나서는

김 씨 부부의 장애는 청각장애에서 그치지 않았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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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는 양쪽다리 모두 사용이 불편해서 보행조차 어려웠고

가 하면 김 씨의 육아를 돕기 위해 수화통역사를 지원하

기로 했다. 투게더광산은 기존 복지제도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 을 찾아 신속 정확하게 복지 수혜를 제공하는 광산구(민

역자활센터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자활참여자의 취업률과 자활사업단의 매출 그리고 지역일자리 연계· 특화사업 등에서 실적을 낸 것이 평점에 반영됐다.

형배 구청장)만의 특별한 복지서비스다. 민 구청장은 국

광산구의 남다른 복지정책은 실효에 초점이 맞춰져 있

가주도의 복지모델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광산구

다. 2013년 상반기에만도 1,014곳의 위기가정에 7억

구민에 꼭 필요한 광산구만의 맞춤형 복지 시스템을 만

1,600만원을 쏟아 부었다. 광산구는 대상자 선정부터

들어보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몸을 사리지 않았다. 사회취약계층 일제조사와 더불어

민관 복지기구로 출범한 투게더광산은 활동의 폭을 지 역공동체사업까지 확대했다. 재능장터, 문화공연, 다문

일선 동의 통장과 사회복지시설, 병원, 학교, 투게더광산 등에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화가족 어울림행사 등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각종 행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도 광산구는 전향적인 자세를 취

사를 기획, 추진한 것이다. 광산구는 수혜를 받는 복지

했다. 경직된 행정의 태도로 긴급지원 대상자를 판단하

대상이 또 하나의 계층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단지 주고

지 않고 기준을 준수하되 최대한 대상자의 어려운 처지

받는 관계에 그치지 않고 함께 나누고 누려야 한다는 마

에 서보려고 노력했다. 결과는 긴급지원 실적으로 나타

을공동체 철학이 그런 판단을 가능하게 했다.

났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는 광산구를 2013년 상반 기 긴급복지지원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했다.

광산구의 꼼꼼한 복지정책 광산구의 꼼꼼한 복지정책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보건

광산구 복지의 비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과 복지, 주거 등과 관련이 있는 관내 95개 기관 단체가

광산구의 이 같은 성과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

참여하는 ‘광산구 휴먼서비스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민선 5기 들어 복지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예전

이들은 다리 밑 하천에서 가건물을 짓고 위태롭게 살아

에는 지원 요청이 오면 더러 성가시다는 생각을 하기도

가는 가족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등 투게더광산과 함

했고 아무래도 공무원의 시각으로 보는 일이 많았습니

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구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제공

다. 하지만 민선 5기 들어 마련된 ‘광산복지학당’ 강의를

하고 있다.

듣고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가슴으로 보지 못하고

투게더광산 나눔재단 양동호 이사장은 “투게더광산이

일로써만 봤던 지난 시절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광산

있는 광산구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복지공동체 모델의 전

구 희망복지지원단 복지연계팀 나성숙 주무관의 말이다.

국적인 순례지가 되고 있다”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

나 주무관은 이제 광산구 복지의 최 일선에 서서 누구

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다 헌신적으로 복지 업무에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이렇

지난해 광산구는 보건복지부 주최 ‘희망복지지원단 우

게 광산구 복지의 핵심은 변화다. 구청장이 마음을 먹었

수지자체 공모’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법 규정이

고 공무원이 변화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고스란히 시

나 예산 한계 때문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구민들에게 투

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혜택으로 돌아갔다.

게더광산과 광산구 휴먼서비스 네트워크가 실질적 혜택 을 준 부분이 높게 평가됐다. 광산구는 지역자활 분야에서도 정부의 높은 점수를 받 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012년도 지역자활센터 사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광산구가 힘이 되어드리겠습니 다!” 힘주어 말 하는 나 주무관의 열정이 곧 광산구의 복 지 열정으로 느껴졌다.

• 2014. 3,4

업실적 평가’를 통해 광산구의 민간위탁기관인 광산지

“사랑은 나눔입니다. 나눔이 희망입니다. 세상에 나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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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 ➍

광주광역시4개구와 광주전남자치단체상용직노동조합 임금협약식

광산구 민간부문 비정규직 개선방안 토론회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인권 존중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선두 글 남성운 | 사진 광산구청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자체 첫 사례 전국 최초 공무원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 한 지자체가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구청장 민형배)가 그 주인공이다. 광산구는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 이미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직 으로 전환하는 규칙을 제정 공포했다. 중앙정부 정책 발 표보다 9개월 앞선 시점이었다.

2011년 3월 기간제근로자 무기계약직 전환 규칙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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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에 해당하는 청소대행업체 근로자는 고용안정을 위해 수탁업체와 고용안전 협약까지 채결했다. 이와 같은 광산구의 노력은 민간고용 부분에 까지 영 향을 미쳤다. 2013년 7월 광산구는 여론조사 기관 폴인 사이트를 통해 광산구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의 민 간부분 영향을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놀라웠다. 광산지 역 민간업체 100곳 가운데 69곳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으로 전환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공포한 이후 광산구는 공공부문 상시고용 근로자 74

광산구는 2013년 7월부터 4개월간 지역 내 고용인력

명을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했다. 또한 2013년 1월에

40~300명의 제조업체 184곳, 의료인 10인 이상의 병

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34명을 상시근로로 전환

원 33곳, 대형마트 5곳, 경비원이 있는 아파트 203곳 등

하거나 무기근로로 전환했다. 공공부문 간접고용 종사

425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고용 실태를 조사했다. 이

가운데 362개(제조 134곳, 병원 33곳, 마트 4곳, 아파트 191곳)의 업체가 조사에 응답했다.

하지만 광산구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력은 결실을 보이고 있다. 2011년 3월 광산구가 전국 최초로 공공부

조사에 응한 업체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고용된

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같은 해 11월

곳(아파트 제외)은 100곳(제조업체 82곳, 병원 14곳, 대

서울시가 산하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2,800여명을 단계

형마트 4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44곳이 비정규직 근로

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또 성남시도

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25곳

2012년 4월 산하 비정규직 근로자 143명을 정규직으로

은 현재 경제적인 한계 때문에 어렵지만 국가지원 등 지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비정규직 정규

원 대책이 마련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직 전환 사례는 국회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2013년 3월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비정규직 근로자 105명 전원을 정규직화

업체들은 구체적으로 비정규직 전환 지원금(68%)과

하기로 결정했다.

4대 보험료 지원(64%), 근로환경 개선(50%), 세제혜택

광산구는 중앙정부가 정책을 입안하고 그것이 결정되

(48%), 고용우수기업 인증(41%), 신용보증재단의 우수

면 지방정부가 따른다는 도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

기업 보증(41%), 근로자 교육훈련(41%) 등 현실적인 국

다. 지자체가 앞장서 정책을 개발하면 한국의 대표 정책

가지원을 희망했다. 여건만 마련되면 비정규직 근로자

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광산구는 광

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판

산구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정부의

단하고 있는 것이다.

표준 모델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 광산구는 민선5기 들어 ‘참여와 혁신’을 집중과제로

아파트와 마트 비정규직 비율 높아

선정하고 제도 개혁에 앞장섰다. 또한 ‘공정과 투명’을

문제는 아파트와 대형마트 쪽이다. 유독 비정규직 비

행정업무 수행의 지침으로 삼아 공정한 행정 구현에 최

율이 높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없어 보인다. 광산구 203

선을 다했다. 전국 최초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이번 조사에 응한 191개 아파트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 비정규직 비율은 75.9%에 달했다. 아파트 전체 고용

광산구는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비정

인원 2,284명 가운데 약 1,700명이 비정규직으로 분류

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신속히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됐다. 광산구 내 4개 대형마트 비정규직 종사 비율도 아

노동자가 정당한 노동을 했을 때 정당한 대접을 받는 것

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형마트 근로자 804명 가

이야말로 인권이 존중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사회 구성

운데 508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 간 반목이 줄어들면서 사회가 안정된다는 것을 광산

민간분야 비정규직 종사자는 동일 노동조건에서 상대

구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열악한 복리후생으로 신음하고 있

광산구는 평균연령 33.8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

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형태는 일반적으로 용역이

시다. 패기 넘치는 젊음이 때론 앞서는 의욕 때문에 낭패

나 파견 등 상용직 비정규 근로자가 대부분이며, 근로 일

를 보는 일이 있지만, 젊은 광산구는 패기에 더해 정의감

자에 제한이 있는 한시적 근무형태가 상당수를 차지한

과 공공철학이 행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광산구의 혁신정책들이 민간분야 일자리 영역에

구가 앞장서고 있지만 아파트나 마트 분야에서 비정규직

까지 영향을 미치면 노동자가 가장 살기 좋은 광산구 또

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높지 않은 까닭은 관이 민간 고용

한 요원한 일만은 아니다. 현재 광산구의 공공부문 비정

형태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전국에 귀감이 되고 있다.

• 2014. 3,4

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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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 ➎

ANIS 국제포럼 발표 후 질의응답

ANIS 국제포럼 발표중인 민형배 광산구청장

주민참여 안전지도 만들기 커뮤니티 맵핑 설명회

마을안전지도 주민들이 직접 만든다 광산구 GIS 행정지도 글 남성운 | 사진 광산구청

전국최초 GIS행정지도 제작 각종 공공데이터를 분석해서 획기적인 행정지도를 만 든 지자체 사례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 광산 구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에 접목시켜 여러 종류의 행 정지도를 만들어 냈다.

CCTV설치 분포 상황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범죄 대책 과 재난방지 대책, 도심 불법 주정차 해소 방안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수립에 GIS행정지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실제 광산구는 이용자 분석을 통해 관내 시내버스 노

광산구는 먼저 공공데이터를 분석, 복지와 문화, 안전,

선 증편을 광주시에 건의했고, 재난발생 지도를 만들어

방재, 교통, 보건, 교육, 건설 등 8개 분야로 분류했다. 그

상황별 재해를 예측하는데 공공데이터 분석결과를 활용

리고 분류한 데이터에 GIS를 결합해 교통, 범죄, 동선 등

했다. 또 범죄지도를 작성해 CCTV 우선 설치 지역을 선

정보가 담긴 GIS정책지도를 완성했다.

정했으며,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을 조종하기 위해 데이

광산구는 시각화된 GIS행정지도를 행정수요를 예측 하는 객관적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일테면 GIS행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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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참고로 버스노선을 조정할 수 있고, 치안·방범을 위해

터 분석 결과를 적용했다. 이런 광산구의 사례는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체의 관심

을 끌고 있다. 통계청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서울시 성

의 약속은 바로 지켜졌다. 지난해 11월 광산구는 안전지

북구·관악구·금천구·도봉구, 경북 구미시가 광산구에

도 제작에 주민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자를 모집할 때

관련 특강을 요청했으며 GIS행정지도를 개발한 부서에

광산구 주민 일부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나타냈다. 해당

는 문의전화가 끊일 새 없다.

마을의 여러 문제점을 취합해 구청에 제공하면 마을에

광산구의 행정지도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지자

대한 인식이 나빠져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

체 혁신행정 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형배 구청장

문이었다. 하지만 광산구는 구민들을 설득하는데 노력

은 2013년 8월 광산구의 공공데이터 행정 적용 사례를

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설사 오해 사는 부분이 있을

발표하기 위해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제4회 아시아 엔지

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마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오 이노베이션 서미트(ANSI)에 참석해 인도와 호주, 말

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레이시아 등 아시아 20개국의 정부 관계자와 NGO활동

는 점을 강조했다.

가, 기업관계자 백여 명에게 광산구의 ‘빅데이터’ 활용을 소개했다.

참가한 주민들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커뮤니티 맵핑 (Community Mapping)’의 가치와 효과를 배웠다. 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거대한 데이터로, 기존 데이터

뮤니티 맵핑은 특정 정보를 수집해서 웹상의 지도에 표

처리방법으로 수집, 저장, 검색, 분석, 시각화 등이 어려

시하는 작업으로 우선 광산구 동쪽 끝 첨단지구와 비아

운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 세트를 의미한다. 광물로 치

지구 주민들이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여러 시설을 찾아

자면 원석에 해당되는 이 데이터를 광산구는 8개 분야 2

직접 거리로 나섰다. 주민들은 움푹 파인 도로나 으슥한

백70여 개 주제로 분류·분석해 2012년 8월 전국에서 최

곳 또는 보행에 불편을 주는 훼손된 보도블록을 찍어 스

초로 GIS정책지도를 발간한 것이다. 이는 실생활에 적용

마트폰 앱 ‘맘(Mom마음)편한 광산’에 올렸다. 광산구는

하기에 너무 정보 규모가 크고 복잡한 거대 데이터를 잘

이번 주민참여 행정안전지도 구축사업의 결과를 올 상반

게 쪼개고 대조해 실제 써 먹을 수 있는 맞춤형 소형 데이

기 내 발표할 예정이다.

터로 가공한 것이다.

안행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활안전지도

광산구의 GIS행정지도는 중앙정부의 각종 공모사업

서비스 구축’ 사업은 재난·범죄·교통·생활안전 4개 분

에 선정됐고 행정혁신 사례로 상도 받았다. 안전행정부

야이며 내년에는 설·산업·식품 등 6개 분야를 추가해 생

는 GIS행정지도를 ‘지방정부 3.0’ 선도과제로 선정했고

활안전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안전지도에는 교통사고

통계청은 지방통계활성화 우수사례로 광산구의 행정지

가 잦은 곳, 범죄 다발 지역, 침수·붕괴 상습적 재난 발생

도를 꼽았다. 또 안전행정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2011

지역, CCTV 현황 정보, 안전시설 관련 기관 현황, 안전

년 도입한 ‘2013년 생산성 대상’에서 광산구는 광주시

시설물 등 생활안전에 필요한 세부정보가 모두 담길 전

자치구 중 유일하게 일반행정 분야 ‘으뜸행정상’을 수상

망이다.

했다. 민형배 구청장은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던

광산구의 GIS행정지도는 전국 최초사례다. 지자체 한

공공데이터를 분석해 GIS정책지도를 만들었는데 이것

곳의 행정개혁이 중앙정부를 거쳐 전국 지자체로 확산되

이 행정수요 예측에 도움이 됐다”며 “향후 정책지도 제

는 실례를 광산구가 만들어낸 것이다. 지방자치 시대가

작에 주민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시작된 이래 각 지자체는 저마다 혁신 행정을 펼치기 위 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광산구처럼 여러 분야에 걸쳐

주민참여로 안전지도 제작

• 2014. 3,4

정책지도 개발에 주민참여를 도입하겠다는 민 구청장

눈에 띄는 모델을 만들어 낸 예는 그리 많지 않다.

31

[지역에서 희망꽃을 찾다] 광주 광산구 - ➏

평동공단 금형센타 기공식

광산구 우리밀 제품(위) 및 전국 우리밀 축제 (아래)

일자리 늘어나니 덩달아 인구 증가 일자리가 곧 복지 글 남성운 | 사진 광산구청

광주시 공단 가운데 80% 광산구 집중 광산구는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 가운데 산업단지가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광주시의 대표 산업단지로 꼽히 는 하남산업단지와 평동1·2차 산업단지, 소촌산업단지, 평동일반산업단지, 평동외국인전용산업단지 등 광주시 전체 산단 가운데 80%가 광산구에 집중 돼 있다.

32

광산구의 산단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시는 1976년 6월 광산구 장덕ㆍ오선ㆍ안청ㆍ도천 동 일대에 산단을 설치하기로 하고 1981년 1월에 착공, 1983년 12월 산단을 준공했다. 광주시는 이어 1985년 9월 2차 공단을 추가하기 위해 대상 부지를 공업지역으 로 용도 변경하고 1989년 7월 2차 공단 설치를 마무리

호남의 전통기업 금호타이어와 삼성전자 광주공장,

했다. 광주시는 바로 3차 공단 설치에 착수했다. 1991년

2013년 2월 동부그룹이 인수해 그해 4월 동부대우전자

1월 마침내 3차 공단이 준공되면서 광주시는 광산구에

로 사명을 변경한 대우일렉트로닉스 광주모터공장, LG

호남 최대의 산단을 갖게 됐다.

이노텍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하남산단 설치를 위해 광주시가 첫 삽을 뜬 해, 광산구

것은 물론 부국철강, 세방전지, 한국알프스 등 탄탄한 중

도 자체 산단 건설에 들어갔다. 소촌ㆍ운수동 일대에 들

견기업도 다수 입주해 있다.

어선 소촌일반산업단지는 1981년 12월 착공, 1983년 5

월에 준공됐다. 소촌지역에는 농공단지도 건설됐다. 광

다. 광주시 다른 자치구는 인구가 유출되거나 정체상태

주시와 광산구가 1987년 12월 착공한 소촌농공단지는

에 있는데 반해, 광산구는 산단 증가로 인해 유입 인구가

1년 만에 준공돼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증가하고 있다고 한국고용지원협회는 분석했다. 이렇게

기여했다.

산단 활성화로 인한 유입인구 증가는 자연스럽게 택지

평동ㆍ월전ㆍ옥동ㆍ용동 일대에 설치된 평동일반산

개발 사업으로 이어졌다. 광산구는 2015년 12월 준공을

업단지와 장록동 일원에 설치된 평동외국인기업전용단

목표로 하남·흑석·장덕동 일원 61만1천m2 부지에 하

지는 하남산단처럼 광주시가 사업을 설계했다. 1993년

남3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월 착공한 두 단지는 2005년 2월 2차 준공을 마치고 공

광주시는 추가 산단 설치 계획도 갖고 있다. 진곡·고

장입주 공고를 냈다. 2013년 9월 기준 평동일반산업단

룡·오선·하남동 일원 191만㎡ 부지에 조성되고 있는 진

지와 평동외국인기업단지에 입주한 사업체는 각각 458

곡산업단지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이지만, 기아자동차 62

개 업체와 64개 업체에 달한다.

만대 증설계획에 맞춰 부품생산 라인을 확보해야 하는

이렇게 광주시와 광산구가 자체 산단을 설치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국가를 주체로 한 산단 개발도 시작됐다. 정

기업들을 위해 2013년 8월 29만8000㎡ 면적을 조기 완 공해 먼저 분양했다.

부는 북구 대촌동과 광산구 비아동 일대에 첨단산업생산

광산구는 산단 조성뿐만 아니라 투자유치에도 팔을 걷

단지와 연구개발단지를 포함한 대규모 과학산단을 2단

어붙이고 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지난해 9월 중소

계에 걸쳐 2003년과 2012년에 각각 준공했다. 일명 광

기업인 9명과 함께 중국 충칭시 ‘주룽포구’를 방문해 양

주과학산업단지로도 불리는 첨단과학산단은 동북아 진

국 기업의 상대국 진출과 지속적 교류 및 투자유치를 적

출기지의 배후도시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극 제안하고 돌아왔다. 한편 광주시는 수도권 이전기업

당초 광산구는 산림지대와 농업지대가 많은 도농 복합

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5년간 100% 면제하고 이후

도시로 광산구 동쪽 면에 흐르는 극락강 유역의 시설채

2년간 50% 감면하는 공장유치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소 및 과실류 생산지역과 약 3천6백만 제곱미터에 이르

광산구는 공업부문 1차 산업과 2차 제조업뿐만 아니

는 벼 생산 농지가 광산구 산업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

라 농업분야 혁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우리

하고 있었다. 특히 광산구는 벼 재배면적이 광주시 전체

밀 재배면적의 20%(500ha)를 차지하고 있는 광산구는

논벼 생산지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한다.

2011년 정부로부터 국내 최초 우리밀 특구로 지정됐으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광주시의 산업화 의지는 광산

며, 국산 밀로는 최초로 ‘광산우리밀’을 지리적표시 단

구를 산업도시로 변모시켰다. 생산지표와 고용지표 등

체표장등록(특허청·2011년)했다. 또한 2013년에는 광

대부분 분야에서 지수가 상승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산구 우리밀 자체 ‘밀아리(Mirari)’가 특허청 우수상표

2012년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산구 5개 산단에

권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아 특허청에서 인증하는 ‘2013

입주한 사업체는 1,449개이고 산단에서 고용한 인력만

Best Trademark Right’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도 43,810명에 이르렀다. 한 사람의 노동인력이 4인 가

광산구는 민선 5기 들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

족을 부양한다는 전제하에 계산해 보면 약 17만 명에 달

다. 구민이 참여하는 지방자치 활성화뿐만 아니라, 공공

하는 광산구 구민이 산단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부문개혁, 행정혁신,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협동조 합 육성, 치밀한 복지, 자치구 산업 보호, 공연문화 활성

산업발달로 유입인구 증가

• 2014. 3,4

광산구 인구는 2014년 1월 기준 약 39만 명이 되었

화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표를 쓰고 있다.

33

協 [특집] 사회적 경제의 오늘과 내일 - 서울시편 앞으로 <월간 자치와협동> 특집은 전국 광역 자치단체별로 사회적 경제의 현황 과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호는 서울시편으로 구성하였다.

34

주수원(한국협동조합연구소 팀장)

협동조합 도시 서울 1년, 협동조합 안녕하신가요? 황세원(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홍보팀장)

지속가능성을 품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되려면 김이준수(적정기업 Ep coop 팀장)

지역경제와 사회적경제의 ‘흥하는’ 만남 송소연(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매니저)

도시문제의 해결사, 사회적 경제 대담 이은애(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사회적경제가 서울시민의 일상이 되기를 꿈꿉니다

• 2014. 3,4

35

사회적경제의 오늘과 내일 - 서울특별시

협동조합 도시 서울 1년, 협동조합 안녕하신가요? 글, 사진 주수원(한국협동조합연구소 팀장)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도 벌써 16개월이 흘

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공공성이 강한 공동육

렀다. 4천여 개 가까운 협동조합들이 설립되면서 이제

아ㆍ돌봄ㆍ보건의료ㆍ주택ㆍ전통상인ㆍ소상공인ㆍ베

는 협동조합이 법인격 설립에 있어 하나의 보편적인 선

이비부머ㆍ비정규직을 7대 전략분야로 선정해 집중지

택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비단 양적인 성장만이 아닌,

원, 성공모델을 가시화한다는 내용이었다. 국제적으로

작년 11월 15일 발표한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협동조

도 연대를 강화하여 2013년 11월에는 국제기구와 세계

합당 평균 신규 피고용인수가 3.1명이어서, 만 2천여 명

적 협동조합 도시가 대대적으로 참여한 ‘국제 사회적경

의 신규 고용이 창출된 것으로 보인다.

제 포럼(Global Social Economy Forum 2013: GSEF

이 중에서도 서울시는 13개월 만인 1월 20일 1,000

2013)’을 개최했고, 지난 3월 19일에는 11월 17일부

번째 설립신고필증을 발급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터 사흘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사회적경제 협의체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분에서

(GSEA) 창립총회’ 준비를 위한 조직위원회도 발족했다.

도 서울시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2012년 7월에 ‘협동조 합도시 서울’ 선언을 했고, 지자체에서는 최초로 2012 년 11월에 협동조합 상담센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먼저 2월말 기준으로 설립된 전국 일반협동조합

2013년 2월에는 협동

3,816개 중 서울의 협동조합이 1,104개(28.9%)로 설

조합 도시 서울비전 실

립된 협동조합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 다음으

현을 위한 종합계획을

로 경기도(573개, 15.0%), 광주(326개, 8.5%) 순이며,

내놓았다. 향후 10년간

상위 3개 지역이 절반을 넘어 지역적 편중이 보인다.

협동조합 수를 8,000

서울시 내부적으로 봤을 때는 1월말 통계자료를 기초

개까지 확대하고 경제

로 강남구(111개, 10.7%), 서초구(83개, 8.0%), 마포

규모를 지역내 총생산

구(68개, 6.6%), 영등포구(66개, 6.4%), 종로구(64개,

(GRDP) 5% 규모인

6.2%) 순으로 나왔다. 강남ㆍ서초ㆍ송파 이렇게 강남

14조 3,700여억 원까

3구에 설립된 협동조합이 23.7%를 차지한다. 상대적

주수원 팀장

36

통계를 통해 들여다보기

으로 고소득자가 많고,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지역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데 이는 협동조합이 성공적인 기업모델로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경영 및 사업운영 경험 이 많은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프리미엄 소비시장과도 연결된 강남 3구에 협동조합 역시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또 주목할 만한 부분이 마포구ㆍ영등포구ㆍ종 로구의 경우에도 높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역 내의 NGO나 적극적인 중간지원조직이 활성화된 곳으로 사

협동조합 포럼

회적경제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 협동조합 역시 많이 설 립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합원(개인/법인)당 평균출자금으로는 세종(4,695

합에 대한 안내와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천 원), 제주(3,696천 원), 울산(2,690천 원), 전남 (2,594천 원), 전북(2,535천 원)이었으며, 서울은

서울시 지원 정책 돌아보기

1,798천 원으로 전국 평균 1,952천 원보다 낮아 다른

협동조합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지원정책이

지역보다 출자금 규모에서는 영세하다는 점을 알 수 있

무엇인지 물어본다. 특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5명 이

었다. 반면 설립동의자수 측면에서 보면 세종시(27.1

상이면 쉽게 만드는 협동조합 서울시가 모든 절차를 돕

명), 전북(16.9명), 서울(15.8명), 인천(15.8명), 제주

겠습니다’란 서울시 광고로 인해 서울시에 협동조합을

(14.7명)으로 전국 평균인 12.5명보다 높았다. 즉, 협동

설립하면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

조합을 설립함에 있어서는 타 지역에 비해 쉽게 설립동

다. 더불어 일부 언론에서 ‘서울시가 협동조합 뒷돈을

의자를 모을 수 있는 여건인데, 이는 상대적으로 협동조

대준다’, ‘협동조합의 정치조직화’ 등의 제목과 내용의 협동조합 설립 수 지역

협동조합 설립수

일반 협동조합

지역

일반협동조합

서울

1,104

대전

140

경기

573

경남

138

광주

326

충남

129

부산

223

충북

113

전북

223

인천

100

대구

177

울산

65

강원

149

제주

54

경북

145

세종

14

전남

143

총합계

3,816 • 2014. 3,4

37

월부터는 ‘협동조합 상담 지원센터’를 은평구 녹번동의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내 전용공간으로 일원화하 고, 맞춤형 경영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협동조합 상 담 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했다. 2014년 서울시가 밝 힌 협동조합 정책의 기본방향은 ‘협동조합의 지속가능 성 제고와 운영내실화 지원’이다. 판로개척 등 수요자 대상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며 세무ㆍ회계ㆍ노무ㆍ인 사ㆍ마케팅ㆍ홍보 등 기업운영에 필요한 전문컨설팅을 하고, 교육용 콘텐츠를 만들어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이 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상담지원센터와 함께 서울시 사회적경제지 원센터를 통한 다양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기반 정 광화문 사회적 경제 장터

책도 주목해야 한다. 지역 내 사회적경제조직 정보 교류 활성화를 위해 서울사회적경제지도(www.mapplerk. com/semap)가 운영 중이며, 4월 오픈을 목표로 서울

기사를 내보내 협동조합 지원 정책에 대한 오해가 있기

시 사회적경제 포털 사이트가 준비 중이다. 더불어 판

도 했다.

로개척 및 상호거래 활성화를 위해 현재의 서울지역 사

서울시 협동조합 정책의 기본방향은 협동조합의 기

회적기업 쇼핑몰 사파이어몰을(http://www.482a.

본이념(자주ㆍ자립ㆍ자치) 구현을 위해 간접지원을 원

co.kr) 함께누리로 이름을 바꾸고 4월 중순에 오픈할

칙으로 하고 있으며, 협동조합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

예정이며, 광화문사회적경제장터(www.facebook.

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서울시는

com/semarket) 가 3월 23일 부터 11월 9일까지 매주

2012년 11월부터 전국 최초로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에 열린다. 또 격주로 서울

를 운영하며, 시민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

사회적경제 뉴스레터 『세모편지』가 발송되어 3월 13일

했다. 동북권-사회투자지원재단(노원구), 서북권-한살

까지 13호가 발송되었다.

림서울생협(중구), 동남권-한국협동조합연구소(서초

마지막으로 강북ㆍ은평ㆍ노원ㆍ성북ㆍ도봉ㆍ성동ㆍ금

구), 서남권-아이쿱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영등포)

천ㆍ구로ㆍ관악ㆍ강동ㆍ서대문ㆍ동대문ㆍ마포 등 13개

등 4개소로 나눠 시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쉽게 방문

의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사업단이 있다. 2012년

할 수 있도록 했다. 4개 상담지원센터는 협동조합 기초

7월부터 진행된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자치구내 활성화

교육, 방문ㆍ전화상담 등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정책의 실행 단위로 구 단위의 지역별 특성을 보여주는

를 돕고, 「협동조합기본법」과 표준정관에 다 나오지 않

사회적경제 지원 특화사업을 해왔다. 지난 2월 13일에

은 협동조합 운영의 방식 등에 대한 실질적인 안내자 역

는 ‘서울의 사회적경제 봄, 바람’이란 제목으로 각 사업

할을 수행했다.

단의 성과보고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러한 자치구별 특

이러한 4개 상담지원센터의 성과를 이어받아 올해 2

38

화사업단을 통하여 지역의 사회적경제 자원이 조사되

고, 지역주민의 공동의 필요에 따른 협동조합 모델이 발

회 설립을 지원하고, 신규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지역네

굴되고 있다.

트워크를 안내ㆍ활성화하며 지역네트워크의 애로사항 을 취합하여 공동의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자치적인 흐름

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동작ㆍ성북ㆍ서대

서울시에 이러한 중간지원조직들만 있는 것은 아니

문ㆍ양천ㆍ동북3구(도봉ㆍ노원ㆍ강북)ㆍ영등포ㆍ은

다.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당사자 조직들의 모임 역시

평 등 7개 자치구에서 자치구별 협동조합 협의회가 구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들의 교류의 중

성되었거나 준비 중이다. 또 위와 별도로 협동조합 포

심으로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가 있다. 협의회는 개

럼, 오픈테이블 형태의 협동조합 간 모임 등 다양한 자

별 단위 협동조합이 할 수 없는 사업을 통하여 서울지역

치적인 협동조합 모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의 협동조합 간의 협동과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다만 협동조합 간 협동을 하기 위해서도 우선 각 협동

목적 하에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전인 2012년 9월

조합들이 어느 정도 자립을 할 수 있어야 하기에 아직

에 소비자생협을 중심으로 ‘서울시 협동조합 정책을 고

스타트업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협동조합들이 태반인

민하는 모임’을 결성하며 시작되었다. 2013년 6월 27

상황에서 협동조합 간 공동 사업 모색은 어려운 부분이

일 출범식을 가졌고, 서울지역신협협의회, 한살림서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협동조합들 간의 경험 공유와

울,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 등 18개 단체로 구성하여

서로에 대한 지지대 역할이 더 중요한 때이다. 앞서 협

2013년 11월 5일 사단법인으로서 창립대회를 가졌다.

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경험한 시행착오가 전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는 각 자치구별 협의회와 연합

수되지 못하고, 뒤따라 만드신 분들이 그대로 겪게 되기 때문이다. 간략하게나마 서울시의 협동조합 모습을 들여다보 았다. 더디지만 유의미한 흐름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으 며, 지난 1년 간 차곡차곡 준비해온 모습들이 이제 성과 로서 나올 예정이다. 대나무 중에 최고로 치는 ‘모죽’은 씨를 뿌린 후 5년 동안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한 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어느 날 손가락만한 죽순이 돋아 나 주성장기인 4월이 되면 갑자기 하루에 80cm씩 쑥 쑥 자라기 시작해 30m까지 자란다고 한다. 5년 동안 대나무의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10리가 넘도록 땅 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협동조합 역시 작년 한해 설립과 운영을 위한 기반을 탄탄히 다져 가며, 올해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가고 있다. 협 동조합 도시 서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협동조합 포스터 • 2014. 3,4

39

지속가능성을 품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되려면 글, 사진 황세원(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홍보팀장)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앞선 20세기, 기업을 지

선 이유다.

배하는 패러다임이 ‘성장(growth)’이었다면, 21세기는 지속가능성으로 바뀌었다. 경제성장 그 이상의 지점이 필요하다는 문제인식에 기반을 둔 흐름이었다. 기업이

‘정부나 공공기관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납품할 수 있

경제적ㆍ사회적ㆍ환경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

다면…’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많다. 그만

자와 협력과 합의,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생존과 성장도

큼 공공기관의 구매력은 규모나 지속성 면에서 일반 소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것은 일반 기업이든 사

비시장보다 훨씬 크다. 기실 사회적경제 기업의 상품을

회적경제 영역의 기업 모두에게 적용되는 흐름이었다.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한 매출 이상의 가치가 있다. 사회

그렇다고 제품 품질이나 가격정책, 마케팅 전략을 통

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울시가 ‘사회적

한 수익 창출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소홀하게 대한 것

경제 우선구매 제도’를 둔 이유다. 지난 2013년 서울시

은 아니었다. 제품과 서비스 판매가 바탕이 돼야 지속가

는 506억 목표에 581억을 달성, 115%의 초과 실적을

능성 역시 담보할 수 있는 것. 따라서 어느 하나 버리지

거뒀다. 서울시가 목표를 초과달성했지만, 서울시의 전

않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21세기

체 구매 액 가운데 1%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구매 의지

기업의 화두다.

와 별도로 개별 사회적경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

그러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

구되는 부분이다. 대부분 사회적경제 기업은 공공조달

제 기업들에겐 한계가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일반

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이를 어렵게 생각해 참여할

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라도 기존 시장 구조를 비집고 들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갈 틈이 좁다. 소비자나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이에 서울시는 올해 8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

일반 기업에 비해 부족한 것. 이에 활로를 뚫을 수 있는

적경제 기업에 그만큼 많은 기회가 열리는 동시에 서울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업 혼자만의 노력으

시의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

로는 부친다.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

목이다.

하 사경센터)가 사회적경제 기업의 활로 개척에 함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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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의 활로를 열다

래 사례발표회’를 가지기도 했다. 생협의 경우, 2010년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개정 되면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취급할 수 있도록 사 업범위가 넓어졌다. 생협들도 기존의 식료품 공급 외에 생활용품, 서비스 분야의 사업개발을 고민하는 찰나, 다 양한 사회적경제 기업과의 접점을 추구하고 있다. 사례도 차츰 나오고 있다. 아이쿱생협이 전국 130여 개 자연드림 매장과 홈페이지(www.icoop.or.kr)를 통 2013 서울시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 ‘WIKI서울’

해 공급하고 있는 ‘르소메(LESOMMET, 프랑스어로 최 소·정상)’라는 구두도 한 사례다. 2011년부터 성수동의

사경센터는 이에 더해 ‘사회적경제 시장지원조성단’

수제화 생산자들과 만나 직거래 가능성을 타진해 왔던

을 운영한다. 사회적경제의 유통 채널 확대를 꾀함과 동

아이쿱생협은 2012년 구두 공동체(리차드 인터내셔날)

시에 공공구매 시장 등 사회적경제에 우호적인 시장을

와 손잡고 300여 켤레 수제화를 시범 공급했다. 반응이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사업은 사회적경제 기업

좋았다. 조합원들도 좋은 수제화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들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수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이후 자체 브랜드 개발과 판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매가 이어졌고 2013년 3월 본격 판매가 시작됐다. 이후

지원단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60%가 공익적인 사회

로 매달 175켤레가 공급되고 있다.

서비스 시장에서 활동하는 것에 착안하고 있다. 이에 따

물론 아직 넘어야 할 벽은 많다. 생협과 직거래를 하

라 사회적경제를 통한 공공서비스의 혁신을 도모하고,

고자 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은 많다. 그러나 제품 품질이

새로운 공공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모델을 개발하는

나 성과로 조합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다. 업종·지역별 공공 시장 진입을 위해 사회적경제 기업들과 함께 발로 뛰겠다는 것이 지원단 의 취지다. 더불어 지원단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생력을 자라게 하는데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에 기대기보다 사회적경제 기업 상호 간에 자조와 협력의 기조 아래 상호거래를 확대하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이미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4대 소비자생활협동 조합 등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 을 연결해 상호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거래를 활성화 하기 위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경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상호거래 활성화를 위한 공동사업’ 등 이 그것이다. 이에 몇 차례 ‘사회적 경제 조직의 상호거

아이쿱생협의 수제구두브랜드 ‘르소메’를 만드는 경력 40년의 장인 • 2014. 3,4

41

회적경제 조직들의 제품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고 주민 들과 만나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돼 한 달에 한 번 마을북카페 ‘행복한 이야기’에서 사회적경제 제품들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사경센터는 이 같은 시도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추 진하고 있다. 소비자생협의 주부 조합원들을 취재단으 로 구성, 사회적경제 인터넷카페와 제품 등에 대한 후기 를 작성하도록 해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일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로고

사회적경제 장터를 상설화하다 특히 식품류는 생협의 물품 취급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

올해 서울시와 사경센터, 서울시설공단 등은 서울시

하는 예가 아직 많다. 또 안정적 생산과 공급도 장담할

곳곳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대안 장터를 운영한다. 광

수 없는 경우도 문제다. 생협도 과거에 비해 성장했다

화문 희망나눔장터, 서울혁신파크 장터(은평), 자치구

고는 하지만 다양한 분야 사업을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적경제 장터 등 사회적경제 기업의 새로운 판로 확

규모는 못 되는 게 현실이다. 서로의 문제가 긴밀히 연

보를 위한 시민 장터를 상설화한다. 이미 지난 3월23일

결돼 있고, 신뢰를 쌓으며 오랜 시간 함께 문제를 해결

광화문 장터가 문을 열었으며, 오는 11월까지 다음과

하겠다는 공감대가 없이는 진정한 협업, 상호거래는 어

같이 상설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렵다. 그런 면에서 ‘협동의 수제화’ 르소메는 좋은 모델

지난해 사회적경제 장터의 가능성은 확인된 바 있기

이다.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힘을 모으고 신뢰를

에 올해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을 비

쌓음으로 해서 해결돼 갈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롯한 6개소에서 8회에 걸쳐 시범적으로 장터를 운영,

도봉구의 ‘행복한 프리마켓’도 생협과 지역 사회적경

총 264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참여해 1억3000만 원

제 기업들의 행복한 손잡기가 이뤄진 경우다. 지역 사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것. 시민들도 좋은 사회적경제 제

사회적경제 장터를 상설화 계획 구분

운영장소

운영부스

광화문광장

10~18개 부스 (20~36개기업)

혁신파크(불광동)

30부스 이상 (60개 기업)

자치구 확보장소

20개 부스 내외 (40개 기업)

광역형

지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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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일시

매주 일요일 (10시~일몰전)

운영방법

- 사회적경제기업 대상 신청기업 공모 선정 - 1개월마다 기업 교체

운영기관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자치구 여건에 따라 - 자치구 지역특화사업단 등 중간지원조직과 연계 추진 자치구 및 주1회, 또는 월1회 - 자치구 사회적경제기업 우선 입점 지역특화 사업단

수 있도록 한다. 또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온라인 쇼핑몰 ‘사파이어몰(www.482a.com)’을 개편한 ‘함께누리’ 와 연계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사파이 어몰은 ‘공공구매’, 즉 정부 및 산하 기관들의 구매를 위 한 전용 쇼핑몰 성격이었으나 함께누리는 일반 소비자 및 기업들의 구매 성향까지 고려해 홍보와 판매 기획 등 을 강화한다. 이에 소비자를 일반 시민이나 기업들로 확 대, 함께누리에 입점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보다 다양 뚝섬아름다운나눔장터 copyright by flickr ‘LGEPR’

한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 파이어몰이 상품 정보만 올릴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함께 누리는 서비스 정보도 올릴 수 있게 된다. 함께누리는 B2B 플랫폼 기능도 추가, 사회책임경영 (CSR) 등의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제품과 서비스를 구 매할 의향을 가진 일반 기업들이 사회적경제 기업 및 제 품 정보와 구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함 께누리는 기업구매 활성화에도 비중을 둘 계획이다. 이 같은 상호거래가 활발해 지면 사회적경제계가 더 탄탄 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쿱생협의 공정무역 캠패인

판매 관련해서도 입점업체들의 이점이 있다. 온라인 PG(Payment Gateway, 전자결제대행) 수수료와 택배 비용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함께누리 고객센터가

품을 만났다는 점에서 호응을 보였고, 사회적경제의 확

통합 운영되므로 고객 응대 인력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산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올해는 연매출 12억

이를 위해 입점 업체는 △상품 정보 제공 △상품 배송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연 최소화 △불량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사후관리 △

사경센터는 이밖에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파워블로 거 초청 판매전 △소규모 기업들의 제품을 한데 모아 공

상품 가격 현실화 △쇼핑몰 신뢰성 확보를 위한 사업자 정보 및 업종 변경, 폐업 시 통보 등을 제공해야 한다.

급하는 ‘도시형 꾸러미’ 사업 △판로 촉진을 위한 전략

사회적경제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사회적경제 생태계

상품 및 비즈니스모델 개발 △소셜마케터 육성을 위한

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사회적가치의 확보만큼이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나 다양한 판로와 활로 개척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하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온라인을 통한 제품과 서비스

는 이유다. 이것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다.

홍보와 판매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사경센터는 서

공공기관의 다양한 지원 방안에 귀를 기울이면서 시민

울사회적경제 포털(www.sehub.net)을 통해 개별 기

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강화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

업 정보와 스토리,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쉽게 찾아볼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

• 2014. 3,4

43

지역 경제와 사회적경제의 ‘흥하는’ 만남 글, 사진 김이준수(적정기업 Ep coop 팀장)

미국 최대 온라인 신발사이트 자포스(Zappos)의 창

그는 말한다. “세상을 뒤집는 혁신은 사람들이 같은

업자이자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가 최근 벌이

생활공간에서 마주치고 부대끼고 나누고 협업하는 가

는 사업은 ‘다운타운 프로젝트(Downtown Project)’

운데 절로 나오는 것이다.” 다운타운 프로젝트의 모토

다. 그는 2009년 회사를 아마존에 매각한 대금 12억 달

가 ‘마주치고(collision), 협업하며(collaboration), 공

러(약 1조4000억 원) 중 3억5000만 달러(약 4000억

유하라(sharing)’에 있는 이유다. 이런 과정에서 서로

원)로 라스베이거스의 낙후된 지역을 사들였다. 자포스

배우고 연결되면 혁신은 저절로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사옥을 이 지역으로 옮겼으며 거리를 단장하고, 공원과

있다. 지역 경제와 사회적경제가 다른 영역의 것이 아님

공연장ㆍ학교ㆍ카페ㆍ아이스크림가게 등을 만들었다.

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또 스타트업 기업을 위해 사업 밑천 투자는 물론 일하고 생활할 공간도 지원하고 있다.

44

지역 경제를 살리는 사회적경제

재미있는 것은 5000만 달러를 지역의 자영업자들에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국 사회적경제 매

게 투자한다는 것. 조건이 있다. 지역 주민이 주인이어

니페스토 실천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다가오는 6.4

야 하고, 직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공동체에 도움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적경제의 공약과 실천을 확약

되는 사업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독특하거

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영식 전국사회적경

나 처음이거나 최고인 사업이어야 한다. 이에 식당ㆍ카

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은 “실천협의회는 이

페ㆍ옷가게ㆍ자전거 공유서비스 등의 지역사업자가 활

후 지방 선거를 통해 지역 단위 경제와 풀뿌리 사회적경

동을 하고 있다. 토니 셰이의 관점은 분명하다. 기업은

제 현황을 반영한 정책이 수립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다

지역공동체와 격리돼서는 안 된다는 것. 이를 통해 그는

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국 사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것을 권하고 있다. 지역

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협의회가 국민에게 드리는 약

주민에게는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지역에 새로 발을

속」에서도 “우리는 사회적경제가 지역에 기반한 풀뿌리

디딘 창업가들은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 삶의 공동체를

경제임을 확인하고,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여

만들도록 지원한다.

고용과 복지가 선순환 하는 지역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

해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자리 잡고 있다. 지역(마을)과 사회적경제가 밀착해야 한다는 ‘당위’ 는 일찌감치 공감대를 얻었다. 지역과 떨어진 사회적경 제 생태계는 상상할 수 없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 터(이하 사경센터)에서도 이를 위해 자치구 단위의 ‘사 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는 2012년 7월부터 진행된 서울시의 사회적경제의 자 치구내 활성화 정책의 실행 단위다. 즉, 구 단위의 사 회적경제 지원 기관으로 현재 강동ㆍ강북ㆍ관악ㆍ구 로ㆍ금천ㆍ은평ㆍ노원ㆍ성북ㆍ도봉ㆍ성동ㆍ서대 문ㆍ동대문ㆍ마포 등 13개 구에 설립돼 있다. 각 구 단 위 사회적경제 특화사업과 사경센터를 주축으로 한 협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식 모습

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각 지역 마을기업ㆍ협동조합ㆍ사회적기 업ㆍ자활기업은 물론 골목상권 상인회 등과도 힘을 모 아 지역 경제를 살리는 공동의 사업 개발에 힘쓰고 있

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학교협동조합, 의료복지사회

다. 올해 4개 사업단을 추가 선정(5월 중 공모), 총 17개

적협동조합, 청소년전용공간 조성 등 자치구별로 진행

의 자치구 사회적경제 특화사업단이 활동하게 된다. ‘서

되고 있는 지역 혁신의 우수 사례를 발굴·공유했다. 특

울시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 조성사업단’의 홍보물을

히 외부 자원의 결합을 통해 사회가치 창출을 강화하고

보면 아래와 같은 말로 이들의 목표가 잘 나와 있다.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알리는 자리였다. 아

“지역에서 인재들이 성장해갑니다. 동네 생협과 자활 기업이 상호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구청에서 공공구매

울러 지역 단위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 안도 쏟아졌다.

를 늘렸더니 사회적기업 제품 품질이 더 좋아졌습니다. 마을공동체가 협동조합의 든든한 시장이 되어줍니다.

지역에서 사회적경제가 섞이는 방법

마을에 기금이 조성되어 기업 활동에 숨통이 트였습니

성동협동사회경제추진단은 성동구에서 지역민들과

다. 우리 동네가 협동조합하기 좋은 지역이 되어갑니다.

함께 치과의료사회적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점점 더 많은 주민들이 사회적경제의 주인공으로 등장

해 가을, “어떻게 함께 사는 경제가 가능할 수 있을까”라

합니다.”

는 고민에서 치과협동조합은 시작됐다. 처음 반응은 폭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마을과 같은 작은

발적이었다. 발기인 회의가 거의 매일, 10여 차례 연달

지역 단위가 기반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지역 경제와

아 열렸고 마침내 2013년 12월 8일 ‘건강한치과(가칭)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지난 2월 서울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가 열렸다. 준비한

청에서는 ‘서울의 사회적경제 봄, 바람’이라는 제목으

3개월 동안 1억 원 이상의 출자금, 조합원 512명이 모

로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역생태계조성사업 성과보고회

였다. 놀라운 반응이었다.

• 2014. 3,4

45

조합원으로 가입한 주민들의 반응은 95% 이상이 다

삼각산고등학교 교복공동구매위원장 등 학교 쪽 주체

음 두 가지로 모였다. “병원 언제 생겨요?” “정말 꼭 필

들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교복 생산과 완제품 판매까지

요했어요!” 의료비 편차에 피해를 보지 않는 치과, 환자

전 분야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신뢰할 수 있는 치과를 간절히 원

약령시(한방약재시장) 상인회와 지역협동조합, 사회

한 주민들이 그만큼 많았음을 방증했다. 이런 주민들

적기업이 함께 외국인 약재 시장 관광 투어 상품을 개발

의 필요와 요구에 치과 전문의 그룹이 함께했다. 사회적

한 동대문구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역시 지역의 역

협동조합 설립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이에 올 하반

사와 경제 등을 감안한 움직임이 있다. 제기동에 해당

기에 치과병원을 설립하고 진료를 시작하겠다는 목표

하는 제기골은 역사적으로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는 백

를 세웠다. 조합원은 계속 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성들에게 의술과 탕약을 베풀어 새 삶과 희망을 줬던 구

2015년 장애인 공공병원을 위탁 운영하겠다는 포부도

휼(救恤)기관, 보제원이 있었다. 서울약령시는 보제원

갖고 있다.

이 있었던 곳에 생겨난 한약재 특화 시장으로 1990년

신만수 성동추진단 대표는 “지역특화라는 이름에 걸 맞은, 지역의 요구와 특색이 반영된 사례를 만들어 갈

2000년대 이후로는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수 있을 듯하다”며 “이번 일을 진행해 보니 지역특화사

이에 동대문구 사회적경제 특화사업단이 나섰다. 사

업단과 같은 중간지원기관이 정말 필요하더라. 행정이

업단은 서울약령시의 문화관광 자원의 가능성에 초점

직접 해서는 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의견을 중간

을 두고 지역주민과 상인들 그리고 청년들을 연계한 ‘역

에서 전달하기 위한 체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민간의 주

사문화·한방의료 투어’를 개발했다. 시장 상인들로 구

체를 더 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성된 서울약령시협의회,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참여한

강북에도 주목할 만한 사례가 있다. 강북구사회적경제지원단은 지난해 8월 ‘강북구 교복 지역생산 공동구매 추진 단’(이하 교복추진단)을 발족, 교복 공 동구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교복 공동 구매를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략을 꾀하겠다는 것. 이는 강북의 지역 경제 와도 관련이 있다. 강북구는 지역 제조 업 중 봉제의류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 비중이 70.6%에 달한다. 교복추진단 은 대기업 계열 교복보다 저렴한 지역 생산 교복을 공동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학부모, 학생들을 공략해 교복 완제품 을 생산하고자 한다. 특징적인 것은 화 계중학교 박의동 교감, 장영아 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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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우리나라 한약재 유통의 70%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강북구교복추진단

했다. 이때부터 고객과의 접점을 넓 히기 위해 ‘100원 쿠폰’과 상품권 등 을 발행하고, 지속가능한 시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취지로 시장 자체 공동 브랜드 ‘아리청정’을 만들어 전문 인 터넷 쇼핑몰(http://aricj.co.kr)도 구축했다. 이 협동조합의 중장기 과제는 시장 건물을 공동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다. 협동조합의 노력으로 상권이 살아 나자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 값이 뛰 었고 대부분 세입자인 조합원들은 다

동대문 약령시 외국인 투어

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됨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011년 설립한 자회사 격의 협동조합은 2억 원 정도 허브그린협동조합이 사업 주체로, 사업단은 개발 과정

의 출자금을 모았고, 올 하반기 4~5평 점포를 분양받는

을 컨설팅하는 형태로 결합했다.

것을 시작으로 자산 형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 문화분야 사회적기업 ㈜코리아헤리티지센터(고용

박태신 이사장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각각 장사

노동부 인증)가 문화·관광 컨설턴트 자격으로 참여, 전

만 하다간 재개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처할 수가 없

문성과 차별성을 갖춘 투어 프로그램을 내놨다. 지난 3

다”면서 “10년을 바라보고 자본을 형성해 자산을 만들

월 첫 번째 투어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주한 외국인 그

어 가면 재개발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시장다운 시장을

룹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 투어 무료 체험 행사는 4월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 계속된다. 동대문사업단은 참여 단위를 계속 모집 중 이다.

이런 사례들에서 중요한 지점은 지역 경제 주체와의 협력이다. 사회적경제가 지역 경제에 자연스레 뿌리내

광진구 중곡동에는 지역 경제 주체 스스로 사회적경

리게 만들어야 한다. 지역 영세소상공인과의 상생 협력

제 방식으로 위기를 탈출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중대형

체계의 구축을 통해 사회적경제가 일상과 생활에서도

마트 6개가 둘러싼 악조건 속에서도 지역 주민의 사랑

숨 쉬게 만드는 것, 그것이 경제민주화의 지역버전이 아

을 한 몸에 받는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이 그런 사례다.

닐까. 경제민주화는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1970년부터 형성된 중곡제일시장은 IMF 사태 직후 고

주민들이 사회적경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 상태에 이르렀다. 상인들은 머리를 맞대 봤지만 뾰족

경험과 체험을 하고, 그것이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조

한 수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서울시와 광진구청 등

직으로 발전해야 한다. 잊지 말 것. 서울시사회적경제

이 보조하는 ‘아케이드 공사비 지원’을 받으면서 2003

지원센터와 사회적경제 지역특화사업단이 그것을 지원

년 비영리법인 형태로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을 설립

하고 있다.

• 2014. 3,4

47

도시 문제의 해결사, 사회적경제 글, 사진 송소연(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매니저)

“좋은 도시는 가난한 자까지도 차를 몰고 다니는 곳이 아 니라, 오히려 부자까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곳이다.”

환경, 주거 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도시는 숨 쉬지 못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냥 놔둘 수 없었다. 도시와 사회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의 시장을 역임한 엔리케 페

혁신이 언급됐다. 도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

날로사(Enrique Penalosa)의 말이다. 이 말은 ‘도시(사

가 날로 커졌고, 사회적경제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

회) 혁신’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하나의 단초를 제

다. 당연한 것이었다. 사회적경제가 지역(마을)과 떼려

공한다. 기존의 관습처럼 박힌 사고의 전환, 즉 ‘사고습

야 뗄 수 없듯이, 도시와도 자연스레 관계를 맺었다. 사

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차를 몰고 다니던 사

회적경제는 도시 생태계의 일환이었고, 도시는 사회적

람들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만드는 혁신의 기제, 그것

경제를 통해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지점을 찾게 됐다.

이 사회적경제가 될 수 있다. 이는 사회적경제가 지닌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사경센터)의 존재

사회적 가치의 창출과 맥이 닿는다. 도시 혁신은 작은

이유도 그러했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습관을 바꾸는 것에서도 가능하다. 미국의 독립혁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서울 사회

명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이전과는

적경제 아이디어대회(위키서울)’도 그래서 나왔다. 위

다른 생각의 변화에서 비롯됐듯이 말이다.

키서울은 서울을 살기 좋게 만드는 아이디어들이 사회

사회적경제의 가치는 비단 일자리 창출에만 있는 게

적경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민 개개

아니다. 그것은 과거의 인식이었다. 사회적경제를 거듭

인의 아이디어가 숙성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컨설팅, 워

이야기하고 찾는 이유엔 ‘도시 문제’가 있다. 복잡하게

크숍 등 다양한 자원들이 아이디어를 풍성하게 한다. 위

얽혀 답을 찾지 못하는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

키서울을 통해 선발된 아이디어는 씨앗자금과 지속적

사회적경제에도 있다. 과거 성장 위주의 패러다임은 숱

인 전문가 멘토링, 서울시 네트워크 및 자원연계 등을

한 도시 문제를 낳았다. 그러나 그것은 성장에 가려 부

지원받는다.

각되지 못했다. 이후 시대가 달라졌다. 도시는 과포화 상태가 된 것은 물론 임계점에 도달했다. 노동과 고용을 비롯해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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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함께 꾸면 현실이 됩니다! “서울을 살기 좋게 만드는 아이디어, 제가 내 볼게요!”

위키서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시민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여럿이 함께 하는 사회적경

한 주최 측의 노력이었다.

제 방식으로 생활 속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

특히 지난 1월에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및 청

어 대회, ‘2013 서울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이하 위

년허브에서 사회적 탐험가들의 사회적 미션 발굴과 네

키서울)’가 지난해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진행됐

트워킹을 돕는 ‘소셜 하이커스(Social-hikers)’캠프가

다. 2012년 시작된 위키서울은 지난해 2회를 맞아, ‘서

열리기도 했다. 이 캠프는 위키서울 참가자와 ‘더 살기

울을 변화시킬 100가지 아이디어’라는 모토를 내세웠

좋은 서울’을 꿈꾸는 시민 50여명이 함께 서울의 미래

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9개 분야 (IT/기

를 상상해보고 사회혁신을 즐겁게 고민하는 장으로 마

술, 교육, 나눔기부, 돌봄복지, 문화예술, 의료건강, 일

련됐다. 이어 2월 22일, 위키서울 성과공유회를 가지면

자리, 제조, 환경)로 나눠 홈페이지(wikiseoul.com)에

서 지금의 서울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등록했다. 열기는 뜨거웠다. 석 달 간의 대장정을 통해

올해도 서울을 좀 더 나은 도시로 변화시키기 위한 사

서울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됐

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는 계속된다. 당장 내 주변을 둘

다. 대회 기간 중 총 3기에 걸쳐 46개 팀의 아이디어가

러보고 사소한 것이라도 해결하고픈 문제와 이에 대한

선정됐고, 전문 기관과의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생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

통해 창업 등의 과정을 거친다.

위키서울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다. 올해 3회 위키서울

위키서울의 장점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끝나지 않

은 연중 진행된다. 순차적으로 아이디어 팀을 발굴, 발

았다는 것. 대회 중간 워크숍, 특강, 캠프 등 다양한 프

전시키는 형태로 진화할 예정이다. 도시 문제는 바로 지

로그램으로 아이디어 제안팀은 물론 일반 시민이 서울

금-여기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함께 꿈을 꾸면

을 함께 고민하고 사유하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아이디

서 그것이 현실로 바뀌는 과정을 위키서울은 지원할 것

어 대회들과 다른 점이라면 아이디어 창안자뿐 아니라,

이다.

일반 시민들 역시 자유롭게 홈페이지에서 소통하며, 다 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추천하고 의견을 덧붙일 수 있다. ‘집단지성’의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

‘모임’에서 비롯되는 도시 문제의 해법 사경센터는 도시나 사회 문제 등을 사회적경제 방식 • 2014. 3,4

49

으로 풀기를 고민하는 학습동아리도 지원한다. ‘모임’ 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서울이 품고 있는 격차, 청년 주 거, 임대아파트 소외 등의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발 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모임은 어렵지 않다. 이름 그대로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모여서 사회 문제를 공유하고 공부한다. 지난해 29개 동아리 247명 의 회원들이 세 달여 동안 각자의 테마를 갖고 공부했 다. 지난 1월에는 이것에 대한 결과보고회를 가졌다. 모임은 다양했다. 사회적경제, 디자인, 음악, 언론, 복 지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사회적경제 및 관련분야 책을 읽고 공유하는 북리뷰 모임 ‘남녀필독오거서’, 마 포에서 사회적기업 실무자양성과정을 수강하며 의기투 합한 6명의 여성이 사회적경제 현장을 방문하고 비즈니 스 모델을 찾는 ‘소셜마마’, 사회적금융의 현실과 대안 모색을 위해 모인 ‘협동조합 화폐 학습동아리’ 등 사회적 경제를 더 즐겁고 생생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이 뭉쳤다. 올해도 사회적경제 학습동아리 ‘모임’은 계속된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 한 활동가가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기술혁신 LAB을 아시나요? 은평구에 자리한 서울사회혁신파크. 사경센터가 있 는 이곳의 유휴 공간에 올 상반기 중 사회적경제 기술

환경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이나 소셜벤처 등에게 돌파 구를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혁신 LAB이 설치된다. 이 LAB을 활용할 수 있는 대상

LAB에서는 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대안교

은 △제조/디자인 기반의 사회적경제 기업을 창업했거

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술자, 디자이너, 교육자, 사

나 창업을 희망하는 팀 △신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려

회적기업가가 협업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제품’을

는 소셜벤처 △사회적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진 디자인/

디자인할 수 있도록 공통의 기술교육/창작 워크숍 프로

IT 분야 청년 등이다. 이곳에서 레이저 커터, 3D 프린

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터, CNC 조각기 등 디지털 제작 장비들을 활용한 창의

교육과정으로, 기존의 기술 창작 프로그램과 차별된다.

적 아이디어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LAB을 만든 취지는 기술기반 시설에 대한 접근성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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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소셜벤처의 요람, ‘희망살롱’

춰주기 위함이다. 소셜벤처, 사회적경제 조직은 투자

청년 문제는 지금 도시가 품고 있는 가장 크고 어려운

여력이 많지 않다. 따라서 기술기반 기설에 대한 접근도

문제 중의 하나다. 사회적경제계에서도 청년 문제를 손

가 떨어진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설비 투자 여력이

놓고 있지 않다.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청년 문제 해결을

없어서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위해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해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도시의 다른 문제와도 복잡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죽은 사회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당장 오늘의 문제로 귀결된다. 사경센터는 50팀 규모의 청년 소셜벤처 커뮤니티 ‘희 망살롱’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 흥원의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및 인큐베이팅센터 등 을 통해 배출되는 청년 소셜벤처들을 네트워킹하고 협 력을 촉진, 그들이 도시와 사회의 혁신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미나 △소 규모 네트워크활동 지원 △공동 이벤트 기획 및 실행 △ 청년 소셜벤처 간 협력 사업 발굴 개발 등에 나선다. 청 년들에게 부족한 협력과 협동의 경험 등을 제공하는 한

한신대 장종익 교수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협동조합 강의를 하고 있다.

편 소셜벤처 간 자생적인 교류 활동과 자발적 네트워크 구축이 희망살롱의 중요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도시 혁신을 추동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경

업에 대해 기존의 관성으로 접근한다면 이전과 다름없

제 정책이 개인주의와 익명성, 파편화로 대변되는 도시

는 관 주도의 ‘쇼’로 그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

의 익숙한 풍경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

다. 민-관의 관계에 대한 사고습관을 완전히 뜯어 고쳐

용은 《서울은 깊다》를 통해 “서울은 한번 빨아들인 것

야 도시 혁신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보고타의 도시 혁신

은 사람이든 물질이든 되뱉지 않았다. 급기야는 스스로

은 엔리크 페날로사 전 시장만의 것이 아니었다. 인간적

자신의 중력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빅뱅’을 기

도시를 위한 정책적 제안을 끊임없이 했던 시민들이 있

다리는 처지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제 서울이라는

었기에 가능했다. 시민과 시민단체 등의 민간 주체들이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말은 ‘사회적경

호응과 함께 적극적으로 개입한 덕분이었다. 정책은 이

제’다. ‘혼자 하기’보다 ‘관계(성)’와 ‘협동’이 더 필요함

를 지원했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보고타의 풍경을

을 서서히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잊고 있던 ‘함께하

바꿨다.

는 재미’도 찾고 있다. ‘여럿이 함께’가 흥하는 조건임

혁신이 지나치게 오염된 단어가 된 지금, ‘진짜’ 혁신

도 깨닫고 있다. 지난 30~40년 간 세상을 지배한 신자

은 새로운 민주적 사고를 요구한다. 특정 정치인이나 힘

유주의가 불러온 폐해에 대한 반발도 커진다. 다른 모든

에 기댈 것이 아니다. 우리를 통해 ‘진짜’의 정의, 공정

가치를 집어삼킨 ‘경제(자본)’과 경쟁·성장의 가치 독주

함, 자유, 평등, 인간의 존엄성 등의 가치가 언급되고,

에 시민들의 삶은 되레 퇴행했음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

혈맥을 따라 흐르도록 해야 한다. 사회 혁신, 도시 혁신

이다. 관계성(사회성) 회복을 통한 도시의 되살림이다.

은 거기서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응답하라, 시민이여.

중요한 지점이 있다. 이런 도시 혁신을 위한 움직임에

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

대처하는 시민들의 자세. 관계와 연결의 주체는 시민이

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

다. 관이나 행정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다양한 혁신 사

리가 먼저 답해야 할 것들.

• 201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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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의 오늘과 내일 - 대담

“사회적경제가 서울시민의 일상이 되기를 꿈꿉니다” 이은애(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일시 2014년 3월 24일 장소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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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사진

양홍관(본지 기획주간, 생명살림연구소장) 남성운(본지 기자)

센터는 사회적경제의 매개자 촉진자 는 난관과 어려움이 있었겠지요? 양홍관 : 2013년 1월 23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가 문을 열었는데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1년이 조

이은애 : 의제 설정은 명확했지만 정작 사업을 하다 보

금 넘었지만 열심히 활동하셔서 그런지 더 긴 시간 활동

니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하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회적경제라는 말이 처음 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그동안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

왔을 때 사회적기업을 지칭하는지 아니면 공동체경제

동하던 단체들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혁신

를 지칭하는지, 아니면 사회경제로 해야 하는지 개념 정

적 주체 즉 의식 있는 활동가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따랐

리가 안 돼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의제 설

습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정이 쉽지 않았는데요. 이은애 센터장님은 이 부분에 대

시민활동가를 꾸준히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 어떻게 개념 정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

세부적인 사업 영역으로 들어가 보면 사회적경제 프로

합니다.

그램은 대부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매칭펀드로 사업 비를 조성합니다. 이 때문에 독자적인 영역에 대한 프로

이은애 : 오히려 저희는 의제 설정에 대해 큰 어려움이

그램 개발이 쉽지 않은데요. 서울시는 현장의 수요에 따

없었습니다. 2012년 초부터 민민 또는 민관 간의 거버

라 맞춤형 지원으로 최대한 가보자고 윤곽을 잡았습니

넌스 구조인 사회적경제 정책기획단을 만들었고, 최근

다. 이 부분에 대해 서울시 사회적경제 주체 간 합의가

에는 사회적경제 민간협의회를 만들어서 공동 의제를

있었습니다.

개발하고 합의를 했습니다. 거기서 얻어진 결과를 개별 주체의 역할로 설계를 했기 때문에 개념으로 인한 혼선

양홍관 : 2014년 사업은 어느 부분에 집중할 것인지 그

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의제를 설정하는 부분에 있어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서는 저희가 강점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중앙정부가 설정한 사회적기업 이나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이라는 구분을 뛰어 넘어 협동사회경제의 기반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기관의 경 우 관의 재정이 투입되는데 저희는 되도록 공공에 의한 일방적 부담, 즉 공공재정에 의존하는 것을 탈피하면서 민간들끼리 자조적인 경제 기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 단체가 뜻을 모았고, 센터는 매개자 의 역할 또는 촉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 다고 판단했습니다. 양홍관 : 준비 기간을 1년 정도하시면서 의제설정과 기 본 활동방향을 공유하셨군요. 그렇다하더라도 부딪히

이은애 센터장 • 201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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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중앙정부가 설정한 사회적기업 이나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이라는 구분을 뛰어 넘어 협동사회경제의 기반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기관의 경 우 관의 재정이 투입되는데 저희는 되도록 공공에 의한 일방적 부담, 즉 공공재정에 의존하는 것을 탈피하면서 민간들끼리 자조적인 경제 기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 단체가 뜻을 모았고, 센터는 매개자 의 역할 또는 촉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 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설치된 사회적 경제 흐름도

양홍관 : 준비 기간을 1년 정도하시면서 의제설정과 기 본 활동방향을 공유하셨군요. 그렇다하더라도 부딪히 센터는 사회적경제의 매개자 촉진자

는 난관과 어려움이 있었겠지요?

양홍관 : 2013년 1월 23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가 문을 열었는데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1년이 조

이은애 : 의제 설정은 명확했지만 정작 사업을 하다 보

금 넘었지만 열심히 활동하셔서 그런지 더 긴 시간 활동

니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하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회적경제라는 말이 처음 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그동안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활

왔을 때 사회적기업을 지칭하는지 아니면 공동체경제

동하던 단체들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혁신

를 지칭하는지, 아니면 사회경제로 해야 하는지 개념 정

적 주체 즉 의식 있는 활동가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따랐

리가 안 돼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의제 설

습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정이 쉽지 않았는데요. 이은애 센터장님은 이 부분에 대

시민활동가를 꾸준히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 어떻게 개념 정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

세부적인 사업 영역으로 들어가 보면 사회적경제 프로

합니다.

그램은 대부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매칭펀드로 사업 비를 조성합니다. 이 때문에 독자적인 영역에 대한 프로

이은애 : 오히려 저희는 의제 설정에 대해 큰 어려움이

그램 개발이 쉽지 않은데요. 서울시는 현장의 수요에 따

없었습니다. 2012년 초부터 민민 또는 민관 간의 거버

라 맞춤형 지원으로 최대한 가보자고 윤곽을 잡았습니

넌스 구조인 사회적경제 정책기획단을 만들었고, 최근

다. 이 부분에 대해 서울시 사회적경제 주체 간 합의가

에는 사회적경제 민간협의회를 만들어서 공동 의제를

있었습니다.

개발하고 합의를 했습니다. 거기서 얻어진 결과를 개별 주체의 역할로 설계를 했기 때문에 개념으로 인한 혼선

양홍관 : 2014년 사업은 어느 부분에 집중할 것인지 그

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의제를 설정하는 부분에 있어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서는 저희가 강점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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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 센터는 올해 사회적경제 관련 단체와 공동으로

거버넌스, 네트워크 연대가 답

추진하는 사업에 집중할 것입니다. 또한 각종 민관협의

양홍관 : 올 한 해 역점을 두시는 부분에 대해 잘 들었습

체의 지속가능성에도 무게를 둘 예정인데 이렇게 하면

니다. 2013년 사업에 대하여 평가해 봤으면 합니다. 목

신뢰에 기초한 사회적경제 주체 간 네트워크가 활성화

표와 시행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정마다

될 것입니다.

단계가 있을 텐데 목표 대비 시행은 어느 정도로 가늠하

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사회적경제 분야에 시민활동

는지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에피

가가 현저히 부족합니다. 올해는 이 부분에도 역점을 둘

소드도 듣고 싶습니다.

것입니다. 인재양성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를 재분석하 고 로드맵을 만들어서 훌륭한 시민활동가를 양성하는

이은애 :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2012년 오세훈 시장 때

교과 과정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단위 강사

서울시가 조례상에 광역 단위 사회적기업개발센터를

들을 모아서 3개월 단위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한된 범

둔다고 했었는데 시의회에서 3번 부결된 끝에 1년 만에

위에서 했다면, 올해는 대상별 또는 수준별 교육을 실시

통과됐습니다. 그래서 2012년 말에서야 저희가 위탁체

하고 있습니다.

로 선정됐고 2013년 1월에서야 정식 계약하게 되었습

다음으로,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단체의 조직화 비율을

니다. 시기도 늦은데다 초기 운영에 있어서도 역시 인력

높일 예정입니다. 센터가 지난해 조직화 비율을 조사했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민간지원

는데 8%에 그쳤습니다. 노동운동의 사례를 보면 조직

조직과 전문연구자 등이 참여하기로 했는데 그게 잘 안

화 비율은 적어도 40%에서 50%는 돼야 합니다. 이래야

됐고, 현장에 필요한 중간간부급 인력도 부족해서 어려

만 자조경제도 만들어 낼 수 있고 협동경제도 만들어 낼

움을 겪었습니다.

수 있습니다. 양적 목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협의체의

1월에 준비하고 4월에 입주해서 개소식을 했습니다. 정

안정성을 위해 조직화 비율은 중요합니다. 센터는 이를

작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사업과 예산이 맞아떨

위해 센터 내에 공동사무실을 제공한다든지, 협력프로

어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업 초기 9대 과업

그램을 만들어서 간사 등 조직 인력을 확보한다든지, 협

과 18개 세부사업 그리고 추가 위임 사업까지 23개 업

의체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를 추진했는데 이 일을 17명의 실무자가 다 했습니

다음으로, 맞춤형 경영 부문에 있어서는 이미 다양한 간

다. 인력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예산이 8~9월에 나와서

접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간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상반기 때는 예

접지원 프로그램이 워낙 다양한 단위사업들을 포괄하

산이 없어서 힘들었고 하반기에는 넘쳐서 저희도 행정

고 있어서 실험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어떤

도 난감했습니다. 이 때문에 연초에 세웠던 사업 목표는

데이터에 의해 정책도 만들어지고 평가도 받아야 하는

135%로 초과달성 한 반면 예산 집행은 90%에 그쳤습

데 사회적경제 관련 서울시 통계는 형성이 안 되고 있었

니다.

습니다. 저희는 일단 연구를 통해 증거만들기(데이터) 를 구축했고, 올해에는 시민의 수요를 읽어낼 수 있도록

양홍관 :제도 등 구조적인 문제인가요. 아니면 거버넌스

현장 분석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등 협력적 문화와 역량 문제인가요?

• 2014. 3,4

55

이은애 : 2년 전인가, 민간위탁 조례가 강화돼서 예산 집

재하거나 단절된 상태에서 신생 협동조합을 묶는 (협동

행이 늦어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사업은 개시됐는데

조합)협의회가 결성되면 자칫 기재부 또는 서울시 등 자

예산 심의를 4~5개월씩 더 받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올

원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수 있습니

해에는 사업을 연장시켜서 지난 2월까지 했고, 올 6월

다. 그래서 업종으로 간다든지, 다시 조직화를 한달지

까지의 실적을 가지고 9~10월에 재위탁 심사를 받습니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다. 벌써 3월 하반인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민간 대 민간이 연대하는 민민 거버넌스 부분에도 문제

노동통합, 시민서비스, 지역재생

가 노출됐습니다. 광역단위 협의체 구조 말고도 업종별 협의 모임, 자치구 단위, 자치구 아래 부문별 협의 등이

양홍관 : 사회적경제 각각의 단위마다 생성되고 소멸되

있는데 자치구 단위에서 다시 묶으려고 하니 피로도가

고 그러면서 성장하는데요. 성장 과정에서 보면 성장

쌓이는 것 같습니다. 각 부문에 대한 이해와 욕구가 다

을 감내할 수 없는 과잉성장이 있을 수도 있고, 준비되

르고 단체별 역사도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지 않은 외형적 성장, 계량적 성장들이 일어나면서 요구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런 연대구조와 관련한 문제가 이

들에 대응도 못하고, 틀은 잡혀가는데 내용의 균형이 안

슈가 됐습니다. 각각이 구분되면서 집중도를 더 찾아야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어떤지요?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광역 단위에서는 각각의 부문협 의회가 있지만, 사업 전략에서는 업종 네트워크와 협의

이은애 : 서울시는 2012년 7월 ‘협동조합도시’를 선언

체가 주도성을 발휘하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

했는데요. ‘협동도시’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

아지고 있습니다.

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협동조합 정신이 시민 들 안에서 충분히 체화되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었는데

양홍관 : 산별(노조)과 지역(노조) 같은 개념인가요?

도 협동조합이라는 하나의 제도로 동일시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양적 성장은 있지만 내실에 대해서 회의적

이은애 : 산별이 업종 개념이라면, 자치구 단위에서 사회

인 시각이 일기도 했습니다. 일테면 협동조합 간 협동의

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은 부문이고 이게 사회적

기반이 없는데 어떻게 자주적이고 자조적인 경제 기반

경제라는 큰 틀로 묶이는 거죠. 부문에 방점이 있다기보

이 가능하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죠.

다는 사회적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봐야지요.

저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 이 네 개 부문에 대해 좀 더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봐

양홍관 : 그 구도대로 진행이 잘 되어 가고 있는지요?

요. 서울시가 부문을 뛰어넘는 연대라는 의견을 내부에 서 모아 왔으니까 사회적경제 4개 부문에 대해 육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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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 ‘잘’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해도는 높아지

조와 재정구조를 과감하게 흔들어서 필요에 의한 설계

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신협이나 생협이 지역화 이슈를

가 되게 하고, 운영에서는 협동조합이 사회적기업처럼

가지고 지역별 구심을 형성하면 지역 협의회도 의미 있

경영컨설팅도 받고 역으로 다른 것도 이뤄지는 그런 형

게 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초 단위 조직의 역할이 부

태가 됐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 ‘노동통합’과 ‘시민

광화문 희망장터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

광화문 희망장터를 홍보하고 있는 활동가

서비스’, ‘지역재생’ 등 미션유형별로 지원재정과 접근

제 쪽과 갈등이 좀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투자는 어렵고

방법을 달리하면 어떨까 서울시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융자 쪽이 맞다는 판단이었지요. 당초에 투자기금이 기 존 금융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당사자 기여에 따라

양홍관 :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각각 4개 영역에서 협

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등 제반 문제에 대해 세세한

력과 성숙, 성장의 한계가 있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큰 틀에서 합의만 하고 출발하다

떤 어려움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보니 그런 괴리들이 생겼죠. 자조기반 형성을 목표로 장 기 플랜을 짜서 당사자들이 연대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이은애 : 제일 핵심은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경제적 연대

보일 것 같습니다.

를 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것 입이다.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 했다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사회

나는 사회적경제에서 물건을 산다

적경제가 확대됐을 때 사회적 자본을 증대시키는 공유 시스템을 못 만들었습니다. 민간의 자조적 자립기반을

양홍관 : 사회적경제를 밑받침하는 시민사회의 부족이

함께 만들자고 했지만 물적 토대를 전혀 만들지 못한 것

나 허약함, 이 부분에 대한 성장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

이죠. 이 부분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성장

런지요? 그런 여력이 없는 것인지?

기에 있는 사회적기업과 생협 그리고 신협 등의 조직들 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이은애 : 사실 여력 발휘는 잘 못하고 있습니다. NPO센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재정문제는 빼 놓을 수 없는 부분

터와 청년허브, 마을공동체 센터 등 저희와 파트너십을

인데요. 서울시가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할 때 사회적경

맺고 공동의제를 만들 단위는 나타났지만 힘 있게 하지 • 2014. 3,4

57

는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시민사 회를 어렵게 하고 위축시켰던 정치·사회적 환경이 있었습니다. 지난 80~90년대에는 좋 은 가치로 도전하는 사람들이 시민사회의 혁 신주체 즉 활동가로 나서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닙니다. 그래서 또 말 씀드리는데 그런 혁신주체의 양성이 바로 시 민사회의 공동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 질적으로는 시민사회로부터 활동가들이 많 아 나와야 하고, 역으로 사회적경제가 성장 하면서 만들어 내는 과실이 시민사회를 튼튼 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기업가 정신도 아

지역특화사업단 2013 공동워크숍

니고 복지적이고 자선적인 재투자 논리도 아 닙니다. 커뮤니티는 공동자산이기 때문에 사 회적경제가 튼튼하게 키워야합니다. 시민사 회와 노동계, 사회적경제 등 큰 주체들의 과제라고 할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주거와 노인돌봄, 공동

수 있습니다.

아동양육, 소상공인, 청소년학교협동조합 등 몇 개의 키 워드를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협동조합과 의료

양홍관 : 짧은 시간이지만 알찬 대담이었습니다. 끝으로

생협과는 다른 보건의료협동조합이라든가 소비생활을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년차를 준비해야 하는데,

재조직화 해 내는 과정들을 향후 몇 년 동안 범시민사회

현재 과제들을 안고 새로운 얘기를 해야 하는데, 어떤

계와 함께 한다는 전략도 수립했습니다.

비전과 희망이 있는지 들려주시지요.

하여튼 4~5년 후에는, 시민들이 ‘사회적경제 들어봤어? 일하고 싶어!’ 이 정도가 아니라, ‘나는 사회적경제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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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 현장 조직 하나하나는 운영상의 과제라든가 난

터 재화를 쓰면서 윤리적, 공정한 소비자로서 살면서 삶

제들이 있기는 합니다. 2년차는 공공으로부터 지원을 받

이 건강해졌어! 그리고 생활의 부족함이 해결됐어!’ 이런

도록 교섭하는 주체가 아니라 공공과 함께 정말로 시민

말이 나오도록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생활에 변화를 만드는 공동 책임 이행자로 자리매김하고

또 한 가지가 지역재생입니다. 마을단위, 자치구단위에

싶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사회

서 종합적인 재생계획을 세워서 그 안에서 창업이나 모

적경제 조직이 창업됐는데 앞으로는 시민들 요구에 부응

든 것들이 일어나면, 시민들의 삶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하는 조직이 만들어져야하고 지역별, 의제별로 중복이

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회적경제특구를 만

나 누락은 없는지 이런 것들을 챙겨나가야 합니다.

드는 것도 사회적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중요한 방편이

지난 연말부터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과 사회적경제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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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민선 5기 광역지자체 평가와 전망 - 충청편

평가를 시작하며 2013년 충청남도는 내포 시대를 성공적으로 개막하

[충남]

민선 5기 충남도정의 평가 글 김득응(충남도의원)

고, 충남의 새로운 100년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놓았다. 충남도가 민선 5기에 중점 추진했던 시책은 ▲도청 이전 사업 마무리와 내포 신도시 건설 ▲농촌의 위기를 3농혁신으로 극복 ▲저출산ㆍ고령화 시대 대비 ▲수도 권 규제완화 대응 ▲사회 양극화와 동서간 불균형 발전 문제 해소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사회 인프 라 구축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만드는 자치분권과 행 정혁신 등이었다. 이제 도정 분야별로 민선 5기 동안의 세부추진 성과를 검토해본다. 농수산 분야 : 농어촌에 희망주는 ‘3농혁신’ 추진 안희정 지사의 핵심 공약이었던 3농혁신의 첫 번째 과 제는 친환경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여 먹거리 안전을 지키고 농ㆍ어업인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었다. 세부 추진 실적을 살펴보면 무농약 이상 친환경 농산 물 재배면적은 2010년에 비해 88.3%가 증가하였고, 광 역지자체 최초로 벼 재배농가에 「경영안정 직불금 지 원 조례」가 제정되었다. 지역 4대 명품 수산물 바지락 (12%↑), 갯벌참굴(14%↑), 김(45%↑), 해삼(300%↑) 모두 생산성이 높아졌고,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 준) 컨설팅도 401.7% 증가하였다. 이로써 3농혁신 추진 이후 농가소득은 13.8% 증가하였고, 농가부채는 26.9% 감소되었으며, 농수산식품 수출은 41.4% 늘었다. 두 번째 과제는 지역순환 식품체계를 구축하여 농산 물의 수급은 안정시키고, 유통단계를 최소화하는 것이 었다. 이에 전국 최초로 충남도는 물류기지형(지역학교 식재료 일괄공급)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ㆍ운영하 고, 초ㆍ중학교의 전체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며 지 역 친환경농업을 지원하였다. 또 농어업 6차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3년 간 70개소에 1,001억 원의 투자를 추진하였으며, 보 령ㆍ홍성의 돼지카페, 청양 알프스마을, 서천 달고개 마 을은 농식품부의 전국적 모델사업으로 지정되어 국비

60

충남도청 내포 신청사

를 지원받았다. 세 번째 과제는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살기 좋은 희망

농혁신대학 입교식

니 소외되는 소규모, 여성 및 고령 농민들에 대한 더 많 은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충남도는 4,279개 마을의 자원 조사 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으며, 연차별 마을발

행정 분야 : 직무성과평가제 도입, 충남형 주민자치

전 계획을 수립하고,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전문 농업인

충남도는 자기주도적 책임행정문화를 조성하고자

을 지역리더로 양성하였다. 특히 많은 성원을 받은 3농

‘직무성과 평가제’를 올해부터 도입하여 직무별로 구체

혁신대학은 21개 과정에 총 2,766명이 참여하였다.

적인 추진과제와 성과목표 및 실행계획을 실ㆍ과장까지

앞으로 충남도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3

도지사와 직접 인터뷰 후 계약을 체결하였다.

농혁신 2030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친환경 고품질

또 도정 각 분야별로 주요지표를 전수조사하여 총

농축산물 생산품목을 쌀 중심에서 채소류까지 확대하

686건의 관리지표를 설정하여, 도정 전략수립과 추진

고, 농산물 유통선진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전략에 대한 목표달성 정도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도

3농혁신에 대해 충남도는 ‘농어촌주민이 주체가 돼

정발전의 지침서로 활용하였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향토문화를 전승하면서 도농상

안 지사는 현재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내 ‘지방분권특

생교류를 통해 더불어 잘사는 농어촌 공동체 사회를 실

위’ 위원장으로서 지방분권과제를 발굴하고, 전국적인

현하자는 것’이라 정의한다. 안 지사가 매주 직접 추진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가장 앞장서고 있다. 국가는 국가

상황을 점검하고, 매월 보고회를 정례적으로 여는 등 역

의 책무를 다하고, 도는 도답게, 시군은 시군답게 역할

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비판적인 분위기도

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치분권을 이루는 것이 그의 목

엿볼 수 있다. 올해까지 5개 중점과제, 27개 전략사업,

표라고 한다. 충남형 주민자치로 근린생활자치를 활성화하고자 도

정되는데, 기존 정책과 사실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고,

민이 예산투자우선순위를 직접 결정하는 도민참여예산

도와 시ㆍ군의 예산매칭 비율이 3대 7로 실제 도는 뒷짐

제의 공약 시행을 비롯하여, 현장전문가 중심의 정책자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또 친환경농업

문위원회, 갈등관리심의위원회, 도정평가단, 도민감사

특성상 젊고 자생능력이 있는 농민들이 중심이 되다보

관제 등을 적극적으로 운영하였으며, 주민자치아카데

• 2014. 3,4

347개 단위사업으로 소요예산만 4조3090억 원으로 추

61

미는 총 3,110명이 수료하였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행정수요는 갈수록 복잡ㆍ다양 화되고 주민의 기대와 요구수준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

사회(14% 이상)에 진입하였고, 이제 8년 후 2022년에 는 초고령사회(20% 이상)에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보다 4년 여 앞선다.

다. 도민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고 투명하고 효율적

저출산고령화로 예견되는 경제ㆍ사회적 파장의 완

인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2년 8월 안 지사는 정보

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셋째아에 대한 무상보육을 시행

공개는 100%, 민원 누락은 0으로 하자는 ‘Zero-100

(2011년 7월)하였고, 어르신들이 생활하기 좋은 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지난해 6월부터는 전국 지자

을 조성하기 위해 독거노인 공동생활제를 확대하고, 행

체 가운데 처음으로 누리집에 자금 운용 현황을 날마다

복경로당을 조성하고 있다.

공개하였는데, 정부 3.0 계획과 연계되어 정보공개 시

행복경로당의 이용 어르신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참

스템 구축 예산 30억 원도 절감하고 사업 기간도 1년 줄

여와 무료 경로식당을 선호하고 있으며, 작년 이용자 조

였다.

사 결과 92.5%에 달하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3월부터는 대국민 공개 문서를 ‘대한민국 정보공개

또 민선5기의 공약이었던 충남복지재단과 충남사회

포털’에 원문 그대로 공개하였는데, 2011년부터 도에

복지공제회를 설립하였다. 앞으로 복지재단은 다양한

서 만든 행정문서 181만여 건 가운데 무려 80% 가량이 공개되었다. 지자체마다 정보공개 편차가 매우 큰데, 이 는 인근 대전, 세종시와 원문정보 목록 공개량을 비교해 볼 때 5배 이상의 높은 수치다. 도에서는 행정문서 원문 공개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공개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해마다 혁신 관리담당관실 주관으로 하는 부서 혁신평가 평가지표 에 부서별 원문 공개율을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을 선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자체에 특성화된 맞춤 개선책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리고 공약이었던 충 청남도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였지만 발전하는 충남도 행정과는 엇갈린 명암으로 안전행정부 발표 지 방자치단체 합동평가와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 도평가에서 지속적으로 매우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 청렴도 최하위의 수모를 겪은 충남도는 청렴도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고 10개 세부계획을 발표 하는 등 금품ㆍ향응 수수행위 등 부패를 척결하고, 내부 청렴도를 끌어올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 : 충남복지재단, 충남사회복지공제회, 행복경로당 충남은 1988년 고령화사회(7% 이상), 2007년 고령

62

농혁신대학 입교식

복지 분야를 전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 할을 하며 복지정책의 싱크탱크로서 서비스를 개발하 며 공공과 민간 연계로 복지총량을 확대할 것이다.

정리하며 충남도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결과 민선 5 기 3년 내내 공약이행도에서 전국 최고 평가 등급 SA를

그 외 안 지사의 복지공약이었던 정보화사업의 확대,

획득하였다. 지방자치단체의 법적ㆍ제도적ㆍ재정적 한

이동목욕탕 및 빨래차 운영,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

계는 분명 있었지만,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내포 시대

스, 지방의료원 시설확충, 보건소와 지소확충 및 우리마

를 개막하였으며, 환황해권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을 주치의제도 역시 모범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

수 있도록 서해안의 체계적 관리와 내륙연결 물류ㆍ교

를 받고 있다.

통체계 구축 등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였다. 내포신도시의 기반시설 공사, 행정타운 조성, 기

건설교통 분야 : 당진항 육성,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추진 안 지사의 건설교통 분야 공약은 크게 환황해권 시대 경제영토 확장을 위한 당진항의 종합항만 육성, 항만물

관ㆍ단체 이전은 계획대로 추진되었지만 아직 마트와 병원이 한 곳도 없는 등 정주여건이 미흡하고, 인근 축 사의 악취로 인한 민원 또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류 전담부서 설치, 3S(Safe, Slow, Small)가치가 살아

2014년 충남도에는 도청이전특별법 개정, 내포신도

있는 도로관리, 제2경부고속도로와 평택과 부여를 잇는

시 기관유치, 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조성, 황해경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 추진, 화성과 홍성을 연결하는

제자유구역 개발 지연, 수도권규제 완화 확대로 인한 이

서해선 복선전철 등이 있다.

주기업의 급감, 지역 위상 제고 등 절실한 과제들이 남

당진항은 2017년까지 민간개발이 추진되어 1590억

아 있다.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제2서해안고속도로도 많은 우여

허베이스피치트호 유류사고 피해보상도 지속적으로

곡절을 겪었지만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및 기본설계비

추진되어야 하며, 3농혁신도 이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 국회에 통과되며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사업성과가 더 가시화되어야 한다. 올해 출범하는 충남

서해선 복선전철은 여객ㆍ물류의 수송과 환황해 경제

문화재단도 내포문화권과 백제문화권의 훌륭한 컨텐츠

권 발전을 촉진하고 대중국 교역의 교두보로 서해안 산

들을 재조명하고, 문화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지역 문화

업벨트를 이끌어 갈 수 있어, 경기도와 충청남도 양 지

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성실한 준비가 밑받침되어 있

사는 지난 3월 중순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힘을 끌어 모

어야 할 것이다.

으고 있다.

현재 충남에서 새누리당 정당지지도는 50%를 넘길

3S의 가치가 살아 있는 도로관리는 포괄적 인간중심

만큼 압도적이고 민주당 지지도는 10% 후반대에 머물

의 도로개념 정립을 기본으로 한다. 생활주변 쌈지공원

러 있지만, 민주당 출신 안희정 지사는 지지도에서 모든

등에 생활체육시설이 설치되고, 인간중심의 녹색환경

여권주자들보다 앞서며, 민주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을 지향하여, 느리고 안전하고 작은 길로 누구나 걷고

지지도를 보인다.

싶은 길을 모토로 한다. 이를 위해 마을 및 학교인접 지

차기 대권주자로도 거론되며 재선에 도전하는 안희정

방도에 교통사고위험을 낮추도록 구조를 개선하고, 과

지사에게 충남도민들이 다시한번 신뢰를 보내 중임을

속방지턱과 CCTV 설치 등 어린이안심구역을 재정비하

맡기고 민선 6기가 시작될지 흥미로운 시점이다.

였다.

• 2014. 3,4

63

[기획] 민선 5기 광역지자체 평가와 전망 - 충청편

민선5기 출범의 의미 지방자치가 부활된 후 충청북도에서는 처음으로 민주

[충북]

당 출신 도지사와 도의원의 민주당 다수 도의회가 출범

민선 5기 충북도정 평가와 미래

했다. 그 후 4년이 되어 간다. 민주당이 처음으로 운영

글 이광희(충북도의원)

한 충청북도정에 대한 대략적 평가와 이후 대안은 무엇 이어야 할까? 처음 민선 5기 이시종 호가 출범할 당시 슬로건은 ‘태 양과 생명의 땅 충북’이었다. 경제에 기반한 슬로건임 을 한번에 알아보았다. 당시 충북의 중부지역에서는 태 양광 산업이 붐을 이루고 있었고, 그동안 추진되던 오송 바이오산업이 동시에 연상되었다. 이것은 민선 4기의 슬로건인 ‘경제특별도 충북’과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애초 시작 당시 충북의 경제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이끌 고 가겠다는 의도는 시작부터 시민단체의 반발에 직면 했다. 충북의 환경단체들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에 대한 충북도에서의 세부 실행사업에 대해 도지사의 입장을 요구하였고, 만족할 만한 타협점이 만들어지지 못하자 160만 배 절을 이어가는 투쟁에 돌입했다. ‘태 양과 생명’이라는 단어는 경제 용어일 뿐 근본적인 환경 및 생태적 접근과는 무관한 슬로건일 뿐이었음을 상징 적으로 보여주는 민선 5기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민선 5기의 공약사업이었던 초중학생들의 무 상급식이 이듬해 2011년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되면 서 본격적인 보편적 복지의 시동을 걸게 되었고, 이어 ‘함께하는 충북’이라는 도정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시 작했다. 당시 민선 5기의 출범은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승리에 이은 충북 최초의 민주당으로의 지방권력 교체 가 이루어진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당시 이시종 후보는 ‘서민 도지사, 세종시 반대, 무상급식 실시’를 대표공약 으로 내세우며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 4대강 정책, 세종시 반대정책,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민선 5기 이시종 호의 출범이 갖는 의미로 첫 번째는 이명박 정부 심판에 대한 견제를 담아내야 하는 과제였 다. 특히 충북에서는 세종시 백지화에 대한 충북도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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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건물

도청의 담장을 허물고 대신 나무를 심은 모습

의 반대를 현실화 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와 친기업 정책

한 시민사회의 참여행정은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민선

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또 노무현 정부의 균형

5기는 이러한 소통과 화합이라는 열린 행정을 구현함으

발전 전략을 충북에서도 실현시켜 내야 하는 과제가 대

로써 참여행정을 위해 문호를 개방하고 도민참여의 기

두되었다.

회를 넓혀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었다.

둘째, 지방권력 교체에 대한 대안 형성이 중요했다. 처음으로 도정의 권력이 뒤바뀐 상황에서 지역 기득권

민선 5기의 도정목표와 운용방향

을 가지고 있던 기존 지방권력의 반발은 최대의 과제라

민선 5기 충청북도의 도정목표는 ‘함께하는 충북’의

고 볼 수 있었다. 정치권력이 변했을지라도 기존의 경제

실현이었다. 5개 분야 도정방침으로는 첫째, 찾아가는

및 언론 권력 등은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변화된

평생복지 실현이다. 사회적 약자 계층의 집중적 지원정

정치권력과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요구하고 있었다.

책을 통해서 함께하는 충북의 도정목표를 실현하자는

세 번째는 행정 중심 구조의 시민참여에 대한 갈증의

것이다. 장애인ㆍ농민ㆍ서민ㆍ노인ㆍ여성ㆍ청소년에

해소였다. 그동안 충북 도정이 공무원들과 기존 지방권

대한 적극적 배려와 지원정책 또한 함께하는 충북의 정

력과의 공조로 운영이 되어 왔었기에 시민단체를 비롯

책기조에 걸맞은 정책임에 틀림없다. 둘째, 살맛나는 서민경제의 실현이다. 다분히 친기업 중심의 충북도정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 화, 농업기반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선회가 필 요하다. 특히 대기업, 대규모 유통센터 중심의 지원 정 책에서 중소기업ㆍ골목시장ㆍ전통시장의 지원과 일자 리창출 정책 강화로 서민의 생활기반 확충도 함께하는 충북의 정책목표 달성에 필연이다. 셋째,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의 균형발전 실천이다. 청 주권만의 발전이 아니고 충청북도를 구성하고 있는 다 른 시군과의 발전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역대 도지사 나 충북도정부가 출범 때마다 청주ㆍ청원과 기타 시군

• 2014. 3,4

이시종 충북도지사

65

의 균형발전을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실제 정책운용과

밸리, MRO 단지 지정, 내륙 첨단산업 벨트, 신발전지

정을 보면 청주권 집중 투자와 발전을 견인해 왔음은 부

역(보은ㆍ옥천ㆍ영동ㆍ괴산ㆍ증평) 종합발전구역 지정

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시종 정부는 충청북도

등 많은 일들을 해왔다고 자평했다.

의 균형발전 정책을 통해 ‘함께하는 충북’의 정책목표 달성에 부응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첫째, 조직재편 및 운용에 대해 개 방형 공모제의 미흡, 조직개편 과정의 전문가 참여가 부

넷째, 창의적인 문화예술 달성이다. 창조적인 충북, 창의적인 도민, 지역간 문화적 균형실현, 생명력 넘치는 웰빙 관광, 함께 즐기는 체육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다섯째, 참여하는 열린 도정의 실천이다. 관료 중심의 도정운영은 도민들로 하여금 주요정책과정에 참여정신 을 훼손케 하고, 무관심을 증대시켜 주민참여를 저조케 한다. 주요정책에 도민 참여 부족은 관료중심의 형식적 이고 의뢰적인 행정으로 일반화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정책 과정에 주민참여를 확대하고, 거버넌스 체제를 가 동하는 도정 운영시스템을 지향한다. 또 충북도정에 도 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도정 운

KTX 오송역 개통식 모습

영의 기본 틀이 구축되어 도민 만족 행정 시스템이 정착 되어야 하고, 행정정보 공유, 이해당사자의 다양한 참여 와 네트워크, 사회적 자본의 축적 등에 의한 충청북도정 의 체질 변화를 통해서 도민과 공무원, 시민단체와 기업 의 거버넌스 체제에 의한 참여, 소통, 공유의 틀로 거듭 나야 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도정목표가 ‘함께하는 충 북’이다(남기헌, 『민선 5기 충북도정의 기본방향』, 충북 개발연구원, 2010 참조) 우진 테크노밸리 기공식 모습

민선 5기의 평가 충북도지사 공약사업 평가자문위원회는 민선 5기가 청주ㆍ청원 통합, 세종시설치법 국회통과, 전국 최초 무 상급식실시, 도지사 관사 개방, 도청 담장 개방, 북부남 부 출장소 개소, 무상급식관련 법 제정촉구, 화장품ㆍ뷰 티산업 선점과 주요 국제행사 유치 및 시행, 지역균형발 전을 위한 SOC사업 추진ㆍ달성(도로망, KTX 오송역 개통, 공항활성화, 심야버스 운행 등), 경제자유구역 유 치, 미래 성장동력 기반구축을 위한 바이오밸리, 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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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뷰티 박람회 모습

족한 점. 둘째, 도와 시ㆍ군간의 인사 교류가 다분히 형식적이고 관례적인 측면이 있으며, 중앙정부 중심의 인 사교류는 지방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 할 것이다. 또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개방형 공무원제 활용을 못함으로써 정무기능의 약화를 초래한 점. 셋째, 충북 도정정책 자문단 설치 및 운용 과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 등 개혁적 인 위원회의 설치는 도민 의사를 도 정에 반영하여 충북도 살림을 꾸려 가겠다는 의지로 매우 진일보한 사업 이었음에도 형식적 운영에 치우쳐 주

초등학교 무상급식 모습

민의사 반영정도가 낮았던 점. 넷째, 공무원 중심 행정서비스 수행방식으로 권위주의적이고

나 2년차를 기점으로 뒤늦게 시작함으로써 좀더 빨리

불친절하다는 평가. 다섯째, 충북도의 홍보 기능이 떨어

확장시키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국가 경제와 시장경

진다는 평가. 무상급식과 청주ㆍ청원 통합이 민선 5기

제의 틈새를 매우는 사회적 경제 시스템의 정착은 공공

의 가장 크고 상징적인 사업인데도 홍보와 후속대응의

서비스의 질을 높여내고 건전한 일자리를 만들어 공동

미흡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여섯째, 민선 5기 공약사업

체적 경제기반을 운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 경제의 핵심

의 도민 체감도가 낮은 편. 이는 당초 공약수립과 시행

이 될 것이다. 둘째, 사회적 자본의 양적ㆍ질적 확대와

당시 주민 합의와 공동실천이 미흡한 결과로 판단된다.

거버넌스 체계 도입이 미흡했다. 의회와 시민사회 그리 고 기업 및 민간차원의 사회자본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충북 민선 5기가 넘어서야 할 과제

의 노력을 모색해야 했다. 여기에 개방형공모제를 활용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선 5기 이시종 호는 ‘영충호 시

한 시민사회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도정전반에 참여와

대의 개막’이라는 슬로건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도

소통으로 도민과 함께하는 충북의 구현을 실현해야 할

정 역사상 처음으로 160만을 넘겼다는 자부심을 기반

과제를 이후로 넘기게 되었다. 셋째, 탄소경제의 대안

으로 KTX 오송역, 세종시의 인접 도시로서의 확장, 통

을 모색하는 생태환경적 에너지 문제와 지속가능한 발

합청주시 출범, 오송 바이오산업과 충청권 과학벨트 비

전 및 친환경 농업을 위한 폭넓은 고민이 더 필요한 단계

전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이고

가 되었다. 민주당이 운영한 충청북도 민선5기는 그 어

지표적인 성장 중심의 성과로는 새롭게 맞이하는 시대

느 때보다 많은 도전과 일을 해왔다. 그러나 더 근본적

의 변화를 넘어서기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긍정

인 문제 해결의 노력과 정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적인 요소들은 산재해 있다.

보편적 복지의 확장과 열린 도정을 위한 노력이 정착되

민선 6기를 바라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첫째 사회적 경제 분야의 확장이었다. 충북의 민선 5기가 시작되면

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 2014. 3,4

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으

기 위한 물리적 시간과 더 많은 노력도 요구된다. 평가

67

이

슈

&

아

젠

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 이번 호 <이슈&아젠다>에서는 지난 2월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토론회 ‘한반도 통일 과 동아시아의 미래’의 내용을 발췌, 소개한 다.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 된 이날 토론회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인사말과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의 기 조발제, 그리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그리고 전 성흥 서강대 교수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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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동아시아 신질서와 한반도 통일의 과제(손학규) 기조발제 통일, ‘소박’이 쌓여야 ‘대박’ 된다(김영희) 토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콘텍스트

[이슈&아젠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토론회 - 인사말

동아시아 신질서와 한반도 통일의 과제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안녕하십니까? 오늘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원탁 토론의 화두를 던져주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님과 진행을 맡아주실 장달중 교수님, 토론 에 참여해 주실 송민순 장관님, 천영우 수 석님, 전성흥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해 주신 동아시 아미래재단의 송태호 이사장님과 『프레시 안』의 박인규 대표님, 그리고 준비에 노고 를 아끼지 않으신 김영철 대표이사, 동아 시아미래연구소의 최영찬 소장, 박순성 교 수를 비롯한 여러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

인사 말하는 손학규 전 대표

니다. 세계 질서가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미 국과 중국의 G2 체제의 등장과 함께 동북아의 국제 질서

문제에서 분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 및 군사적 도발, 그리고 내부적 불안

국은 신형대국관계를 공식 선언하였고, 미국은 이에 대

은 이러한 동북아 신질서에서 핵심적 불안 요소입니다.

응하여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 재균형 정책을 표방하고

미ㆍ중 갈등, 중ㆍ일 충돌, 한ㆍ일 갈등 속에 한반도 문제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본은 평화헌법의 재해석과 함께

가 동북아 변화의 핵심 요소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

군사대국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주변국과 영토 및 역사

고 있습니다.

• 2014. 3,4

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중화주의의 재현 속에 중

69

한반도는 이러한 새로운 국제질서의 전환 과정에서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나, ‘민간 전문가

미ㆍ중 대결의 희생양이 되어 분쟁의 장이 될 것인가? 아

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서 ‘한반도 통일의

니면 이 대결구도를 기회로 전환시켜 평화와 통일의 계

청사진’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야 말로 통일부 본연의 업

기로 만들 것인가?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하겠습니다.

무이고 역할인 것입니다.

한반도의 정세 변화는 신년 들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 습니다. 우선 통일논의의 급진전입니다. 대통령이 새해 기자 회견에서 던진 ‘통일 대박론’은 한국 사회를 통일 논의의

신설해서 실효성의 증대도 없이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 는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염려됩니다. 통일이 정치상품화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용돌이로 몰아넣었습니다. 한 주요 언론의 ‘통일이 미

급변 사태가 오건 오지 않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

래다’ 하는 캠페인까지 가세하여 마치 통일이 눈앞에 다

명하고 간단합니다. 대화의 문을 더욱 활짝 열고, 교류의

가온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폭을 대폭 늘리고, 협력의 수준을 높이는 일입니다. 이를

대통령이 취임 1주년 담화를 통해서 대통령 직속의 통일

통해서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하면 그것이 통일을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겠다고 선언해서 분위기를 더욱

위한 최선의 준비가 될 것입니다.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은 세 당사자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을

남북관계도 새로운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때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과 주변 관

김정은 제1비서가 새해 들어 남북대화를 적극 제의하고

계국과 대한민국 국민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합

박근혜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더니 급기야 고

니다. 북한 정권이 안심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위급회담을 열어 일괄 타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명

하고, 한반도 통일이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수

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실로 6년 만의 해빙기류입니다.

있고 당사국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 주

이러한 진전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어야 합니다. 통일 논의가 국민간의 분열과 갈등을 조성

대통령이 앞장 선 통일 대박론은 통일 논의에 대한 금

해서는 논의 자체가 진전이 안 됩니다.

기를 풀고 논의를 활성화시킨다는 데 커다란 의미가 있

그래서 통일은 과정이고, 통일 프로세스는 평화 프로

습니다. 다만 우리의 통일 논의가 다분히 북한의 급변 사

세스인 것입니다. 신뢰 프로세스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

태와 급작스런 붕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

으로 할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려스럽습니다.

포용 정책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오기 위한 환

장성택 처형으로 부각된 북한 사회 내부의 불안 요소

경을 조성하는 일입니다. 독일 통일의 기본 정신이라고

는 능히 급변 사태를 예견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핵무기

할 수 있는 ‘접촉을 통한 변화’가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

개발로 인한 국제 사회로부터의 고립, 특히 중국과의 관

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계 악화는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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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의 정부 부처에서 할 일을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여기서 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포용정책의

그러나 급변 사태가 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

핵심으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야

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냉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로 동북아 평화와 북핵문제의 해결, 그리고 한반도 통

물론, 비상 상황에 대처할 준비는 해야 합니다. 소위 ‘컨

일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입니다. 그러나 그것

북한은 전후 미국이 국교관계를 가진 일이 없는 유

이 통일준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겠다고 요

일한 국가입니다. 통일 전 독일의 경우, 서독과 소련은

란을 떨 일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1955년, 미국과 동독은 1975년에 국교를 맺었습니다.

비상대비책이 필요하면 통일부와 같이 기왕에 그런 목

냉전의 한가운데 시기였습니다. 대한민국은 1990년과

적으로 설립된 정부 부처에서 하면 됩니다. ‘체계적이고

1992년에 각각 소련 및 중국과 국교정상화를 이뤘습니

다. 무엇보다도, 1991년에 남북한이 동시에 UN에 가입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위해 오바마 정부에 클린턴 전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 북한과 국교정상화는커

대통령의 특사 파견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케네스 배

녕 양자 간 아무런 외교 채널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명 배준호)의 석방을 구실 삼아도 되고 그냥 가도

이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아무리 도발적이고 위험한

됩니다. 핵심은 미국과 대한민국이 높은 수준의 진정성

정권이라도 대화의 채널은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을 보이는 것입니다. 미국이 중국과 관계 정상화를 할 때

위험에 대비한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키신저를 앞세운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나 외교관계 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충분한 논리적 근거가 있습니

제스처야말로 북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압박수단이 될 것입니다.

다. 그러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공식적인 채널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노력과 함께 5. 24 조치를 해

이 필요한 것입니다. 핵무기를 포기해야 대화든 협상이

제하면서 과감하게 북한의 자세변화를 이끌어내는 노력

든 할 수 있다는 강경 입장이 지난 20년 동안 가져온 결

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화의 장을 다양하게 만들고,

과는 무엇이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인도적 지원과 민간 교류의 폭을 과감하게 늘려야 합니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6년간 견지해 온 압박과 봉쇄정

다. 동시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을 재개하고, 기업의

책의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통일 대박론의 핵심인 경

북한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의 궁극적

제적 잣대로만 따져도 봉쇄 정책의 결과는 북한에 대한

인 목적은 다름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이익을 취하면서

남한의 경제적 기회를 크게 놓친 동시에, 북한 경제의 대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이끌어내자는 것입니다.

중국 의존이 더욱 심화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압박과 봉쇄정책에도 북한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곧바로 북미 국교정상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미국이 중국과 국교정상화를 하

결국 대화체제(Dialogue Regime)의 정상화가 한반

는 데도 핑퐁외교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도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며 핵심입니다. 물론 6자회담이

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는 동시에 추진되어야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때문에 가동이 되지 않

합니다. 2005년 9. 19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이기도 합

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북ㆍ미 관계입니다. 북한이

니다. 특사 파견에서 연락사무소 설치, 대표부 설치 등을

느끼는 위협도 미국이 그 대상이고, 북한이 상대하고자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도

하는 것도 미국입니다. 미국이 나서야 합니다. 북ㆍ미 간

동시에 진행하면 됩니다.

에 정상적인 채널을 가동하고,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 니다.

이러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되면 자연스레 경제적 교류와 협력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세상 이치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됩니

가 다 그렇듯이, 통일도 그냥 단번에 대박이 되지 않는

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는 북한과의 국교 정상

법입니다.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법적 통일’(de jure

화에 나설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요청하고

unification)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통일’(de facto

앞장서야 합니다. 통미봉남의 자격지심은 버려야 합니

unification), 즉 과정으로서의 통일 속에서 경제적 대

다. 우리가 적극 나서서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면 우

박이 주어질 것입니다.

리가 주도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평화 프로세스를 통한 한반도 통일과정은 새로

대한민국의 적극적 역할에 의한 북미관계 정상화는 남

이 전개되고 있는 동아시아 신질서를 대결구조와 신 냉

북관계 개선을 촉진할 것이며, 아울러 자연스럽게 중국

전 질서가 아닌 동북아 평화와 안정으로 연결되고, 통일

을 포함한 4자회담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4

한국은 동북아 협력체제 구축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자회담은 핵문제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2014. 3,4

질적이고 효과적인 논의의 장이 될 것입니다.

71

[이슈&아젠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토론회 - 기조발제

통일, '소박'이 쌓여야 '대박' 된다 - 한반도 문제의 동북아 콘텍스트 김영희(중앙일보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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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 산신령들이신데요, 거기에 비하면, 오늘 발표문도 보

‘동아시아미래재단’과 『프레시안』이 공동 주최하는

면 저는 상당히 저널리스틱합니다. 저는 50년 넘도록 기

토론회에 역부족인 제가 감히 발제를 하게 된 것은 손학

자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제2의 천성이 되어 버

규 대표의 참 끈질긴 요청에, 제가 몇 번째까지는 사양을

렸어요. 실력 상으로도 그렇지만 체질상으로도 벗어날

했어요. 그런데 이 분의 고집을 못 꺾겠더라고요. 미국에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전제로 알아주시고, 제가 시간을

가 계신 중에도 전화를 하시고 그래서 정말 끌려 나오듯

한 약 20분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왔는데, 다행히 장달중 교수님은 제가 평소에 많이 배

제가 오늘 드리는 말씀에 대전제가 두 가지 있습니다.

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송민순 장관과 천영우 전 안보

우리나라 통일담론에서 두 가지 필수조건이 있는데, 하

수석은 현직에 계실 때에 제가 정말 자주 배우면서 똑똑

나는 통일담론이 동북아시아의 콘텍스트(Context)를

히 얘기를 듣고, 이 분들이 현직에 계실 때에는 제가 쓴

벗어날 수가 없다, 이것을 벗어나 우리 힘으로 우리끼리

글은 크게 방향을 틀려 본 적은 없어요. 왜냐하면, 말은

통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 통일이 될 수가 없다

인용하지는 않지만, 방향은 어디로 가고 있구나, 어디로

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통일이라는 것이 분단된 남북을

가는 거에 대해서 제가 의견만 얘기해주면 됐으니까요.

통일한다고 하는 건데, 우리 혼자만 하면 안 된다는 겁니

그런데, 요새는 조금 제가 그러지 못하고, 그래서 저는,

다. 통일은 북한이라는 현재 상대가 있어요. 우리가 통일

아까도 장달중 교수께서 제 위치설정을 해 주셨는데, 저

담론에서, 통일논의에서, 통일연구에서, 통일정책에서

는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면, 제가 의도하기에는 중도 우

북한을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어떻게 거론할 것이냐?

파에 제 포지션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케이스가 대통령 직속의 ‘통일준비위원회’, 약

그런데, 정부 정책이 원체 문호가 있기 때문에 제가 나

칭 ‘통준위’인데, 북한에 통준위의 카운터 파트가 없어

름대로는 중도 우파 입장에서 글을 쓴다고는 하지만, 중

도 ‘통준위’를 가지고 통일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할 수가

도 좌파 쪽으로 비치게 된다고요. 그래서 그 어떤 정부

있느냐? 그렇게 된다면, 통일부는 뭐 하는 데냐? 민주평

산하 위원회에서는 제가 밀려 나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

통은 뭐 하는 데냐? 이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리는 것은 이론에 강하신 분, 실무

에 동북아 콘텍스트, 상대의 존재를 떠나서는 슬로건 이

여기서 핵심은 미ㆍ중 경쟁인 데,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들어 선 후 중국은 G2, 즉 미국과 중국 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대북관계 로 사실상 동아시아를 공동관리 (Condominium)하자는 입장, 즉 지금까지 미국이 혼자 관리하 던 것을 따로 나눠서 관리하자는 입장입니다. 이런 동아시아 콘도 미니엄은 중국이 겉으로 내세우 는 명분이지만, 시진핑은 사실상 중화 질서의 회복을 지향하는 것 입니다. 이에 따라서 중국의 정책이 나

기조발제 중인 김영희 대기자

타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나타 난 중ㆍ일 간의 센카쿠 열도(尖角 列島,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상의 실질적인 실용적인 통일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이 두

분쟁이 그것이고, 그 유탄이 한국으로 튄 것이, 이어도까

가지 전제를 가지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 커버하는 중국의 항공식별권 확대 같은 것입니다. 그

오늘 드릴 말씀은 크게 세 파트입니다. 하나는 손학규

렇기 때문에 우리가 G2에 의한 공동 신(新)대국관계, 이

대표께서 잘 요약하여 말씀하셨는데, 지금 통일논의의

런 고상한 레토릭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정말 우

배경ㆍ외연이 되어 있는 동북아시아 정세, 힘의 역학관

리가 깊이 들어가 보고 경계해야 될 문제로 생각합니다.

계, 그 상징인 미ㆍ중 경쟁을 간단히 살펴보고, 그 다음

여기에다 미ㆍ중 경쟁에서, 미국 입장에서 보면, 중

에 통일논의 자체로 들어가서, 제가 어느 편이냐 하면 주

국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기 위해서는 미국은 안

로 비판적으로 통일논의가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지, ‘통

보 트라이앵글, 즉 한ㆍ미ㆍ일 3각 안보협력 체제를 구

일 대박론’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지 이런 차원으로 말

축해야 되는데, 아베 일본 총리 등장 이후로 일본 정부

하고, 다시 동북아 국제정세로 돌아와서 이것과 통일논

는 대국주의적ㆍ민족주의적 역사인식과 강대국(Strong

의하고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눠서

Japan) 노선 때문에 중국과 한국을 대단히 불편하게 하

말씀드리겠습니다.

고, 또 한ㆍ미ㆍ일 3각 공조에 심각한 2인 3각 관계가 일

오늘날 동북아시아 정치 지형은 미국과 일본을 한편으

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참 드물게도 일본에게

로 하고, 중국을 다른 편으로 하는 대결 속에서 진행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에 실망했다는 말을 하는 등 듣기

있는데, 여기에서 정말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와,

싫은 소리를 많이 합니다. 이렇게 미ㆍ중 대결로 집약되는 동북아의 정세가 우

스트 안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미국과 중국

리한테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심각한 도전이기도 합

은, 특히 미국은, 지금 한반도 문제, 특히 비핵화 문제는

니다. 도전이라는 것은 강대국들이 우리의 운명을 요리

일차적으로 밀리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게 제가 보는 오

한 얄타 체제가 부활하는 게 아니냐, 부활할 수도 있다고

늘의 현실입니다.

하는 것이고, 기회라는 것은 미ㆍ중 간의 경쟁이 치열하

• 2014. 3,4

우리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고, 어떻게 하든지 이 콘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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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냐? 중국한테 장성택이 어떤 존재냐 하면, 등소 평이 1978년에 개혁ㆍ개방을 선언합니다. 그런데 1년 이 되어도 성과가 안 나요. 그래서 등소평이 시중쉰(習仲 勳, 시진핑의 부친)이라는 간부를 불러 광둥성의 제1서 기로 내려 보내 ‘화교 자본’ 유치의 임무를 부여합니다. 시중쉰은 전세계의 화교 갑부들을 불러들여 중국의 등소 평 노선을 설명하면서 “당신들이 등소평 자신을 믿지 못 해서 투자를 못한다면 나를 보라, 그리고, 이 체제를 보 ⓒ Al Jazeera English 센카쿠 열도를 순찰하는 일본 해상보안청 요원

라”고 설득해 화교 자본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그때 비로 소 등소평 노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 런데 그 당시 등소평에게 시중쉰의 존재가, 중국이 볼 때 는 장성택은 김정일ㆍ김정은의 시중쉰이라고 보고 있었

면 치열할수록 한국의 몸값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그렇

는데, 북한의 시중쉰이 날아가 버리니, 그러니까 중국이

다면 우리에게 조건이 있어요. 남북한이 힘을 합쳐서 하

그동안 북한에 대해 각종 경제협력 프로그램을 많이 추

나 된 코리아(United Korea)의 힘을 가지고 비로소 이

진했다가 말하자면, 북한의 등소평은 남아 있지만, 시중

체제, 즉, 미국은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고 중국은 현상을

쉰이 없어졌단 말이에요. 오늘 현재까지도 중국은 북한

타파하여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의 장성택이 누구냐, 장성택이 없는 북한을 뭘 보고 경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잘 모르는 그 결과를

적으로 협력하고 도와줄 것인지를 저는 아직 중국이 결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남북한이 힘을

정을 못했다고 봅니다.

합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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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것은 문제가 됩니다. 왜냐? 장성택을 처형

힘을 합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물론 요즘 논리대로 통

했으면 경제를 일으켜 줘야, 즉 백성들이 먹고 살게 만들

일입니다. 그러나 법적 통일 이전에라도 남북한이 평화

어 줘야 장성택 처형이 우선 내부적으로 정당화되고, 또

공조를 하고, 협력을 하고 안정이 되어서 남북한이 힘을

중국을 상대로 해서는 장성택이 처형돼도 중국이 투자하

합쳐 대외적으로 한 목소리를 낸다면, 새로 구축되는 동

는 경제개발 계획은 아무 지장이 없다는 메시지를 줘야

북아 질서를 얼마든지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할 수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장성택 처형을 전후로 해서 그때

있다는 의미에서 큰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부터 북한은 경제개발 계획을 강조하고, 13개 경제특구

이런 문제들이 배경이 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

를 선포합니다. 그리고 한국에게는 계속 잇단 대화 제의

박론’이 나왔는데, ‘통일 대박론’이 나온 직접적인 배경

를 하고, 그 피크가 1월 6일 김정은의 신년사입니다. 거기

은 김정은의 신년사(“남북한이 잘 해보자”)입니다. 그러

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호응을 했

면 김정은은 왜 그랬는가? 그것은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단 말이에요. 마침내 고위급 회담까지 했는데, 정부에서

일련의 북한의 사정이 직접 연관되었다고 보는데요, 김

는 줄기차게 고위급 회담을 고위급 접촉이라고 말합니다.

정은이 태어난 게 장성택이 마흔 살 때입니다. 그래 김정

이는 회담으로 격상시키지 않겠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은이 아무리 잘 하고, 스물여덟 살, 스물아홉 살이 되어

아무튼 제가 말하는 고위급 회담(정부가 말하는 고위

권좌에 앉아도 장성택이 보면 애입니다. 그러니까 자연

급 접촉)을 통해서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이 됐습니다. 그

히 김정은이 심각하게 연설할 때에도 뒷짐 쥐고 있고, 박

전에 개성공단이 정상화되어 있고, 지금은 ‘국제화’라는

수도 건성건성 치고 그러죠. 그래서 장성택은 걸림돌입

과제가 남아 있는데요, 이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입니

니다. 치워야 하는데, 중국이 걸립니다.

다. 이런 배경에서, 이를 집약하여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

게 가장 잘 어필하겠냐, 한 마디로 국민들이 느낄 수 있

있고, 통일될 때까지 60개 이상의 동서독 도시들이 자매

겠느냐? 이렇게 해서 나온 대답이 ‘통일 대박론’인 것입

결연을 맺었어요. 그러니까 지방자치단체들도 통일 과

니다. 대통령에 입에 의해 ‘통일 대박론’이 나오니까, 이

정에 참여한 겁니다.

제 정부 정책이 전부 거기에 맞춰지는 거예요.

이런 풀뿌리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탄탄한 하부구조

그런데 통일 대박론이 결정적인 모순이 있었는데, 어

를 만들어 통일 기반을 닦았는데, 이를 그들은 모세관 방

제 개념적인 구상이 나왔어요. 어제 이전의 통일 대박론

식, ‘모세관 모델’(Capillary model)이라고 이름 붙였어

은, A신문에서 쓰고 있는 것도 그렇습니다만, 통일이 되

요. 이게 제가 말하는 ‘소박’입니다. 이 소박이 모이면 포

어 있는 상태에서 (통일이) 얼마나 좋은 것이냐, 경제적

위해서 ‘중박’이 되고, ‘중박’이 모이면 절로 ‘대박’이 되

으로 블루오션, 뭐가 평화적으로 어떻고 하는데요. 그러

는데, 지금의 ‘통일 대박론’은 소박ㆍ중박이 다 빠지고

나 대통령이 얘기한 통일 대박론은 통일된 상태(통일되

대박만 불쑥 내민 거란 말입니다.

고 난 뒤의 한국의 모습)을 말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

어제 보면 소박에 해당되는 구상이 나왔어요. 박근혜

떤 통일을 말하느냐, 전쟁을 통한 통일도 있고, 북한의

대통령도 신년 기자 회견에서 북한의 농업과 축산을 도

내부붕괴에 의한 통일도 있는데, 전자라면 『파이낸셜 타

와주자고 얘기했는데, 이것은 대단히 좋은 겁니다. 왜

임스』 보도에 의하면 50만~100만의 인명 피해가 난다,

냐하면, 이것도 풀뿌리 교류가 되는 거예요. 소박ㆍ중박

산업시설 대부분이 파괴된다는 통일이라면, 여러분은

이 모이려면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하는데, 바로 최근

그런 통일에 동의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통일 대박

에 박원순 서울시장한테 권했어요. 평양하고 자매결연

론은 비약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통일 대박론이 그렇게

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이

인기 있는 거라면, 저는 이렇게 수정하고 싶어요. “통일 대박이 되려면, 통일 ‘소박’들이 모여야 된다, 통일 ‘중 박’들이 모여야 된다”라고 말입니다. 통일을 바다에 비 유하면 개울물이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통일 대박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국 간 합의로 이뤄지는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정상화, 금 강산 관광, 경제협력 프로젝트 같은 구체적인 대북정책 의 ‘중박’들이 모여야 하고, 또, 그 안에 풀뿌리 민간 접촉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게 독일 통일의 교 훈이에요.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스피치에서 말하기를, 독일 통 일에서 좋은 경험을 얻었는데, 동독의 마지막 지도자 로 타어 드 메지에르(Lothar de Maiziere)하고 대화를 해 보니, 통일 당시 어려웠던 점은 통일 전에 서독이 동독을 잘 안다고 여겼는데 너무 몰랐더라, 그래서 그가 ‘인포메 이션, 인포메이션, 인포메이션’ 하고 세 번을 얘기하더라 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을 잘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 것도 물론 중요한 독일통일의 교훈입니다. 그러나 그보 다도 더 중요한 교훈은 풀뿌리 교류입니다. 쭉 침투를 해 1998년 10월 고 정주영 회장이 소 501마리를 트럭에 태워 방북하고 있다.

• 2014. 3,4

서 몇 십만 명씩 청년 학생 교류가 있고, 스포츠 교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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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 그래서 경평 축구도 하고, 평양시향과 서울시향이 교

을 쌓기 시작하는데, 독일은 그렇지 않았어요. 통일 정책

류공연도 하며, 어느 시점에서는 북한 주민을 초청해 홈

의 지속성, 그러니까, ‘통준위’를 만들어서 통일을 준비

스테이(Home stay) 시키면서 기술 지원도 하고, 우리도

한다면, 야당으로 정권이 넘어 가더라도 10년, 20년이

평양에 가는 것이 뿌리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

지나도 그 반석과 토대 위에서 진행될 수 있는 정책을 만

듯 모세혈관식으로 풀뿌리 교류가 잘 되어 있으면, (당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 접촉, 남북관계는 북한 국내정세에 민감해서 언제 어

또 하나 손학규 대표께서도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과

떻게 될지 모르고, 도전세력이 나타나면 김정은이 권력

정으로서의 통일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김대중ㆍ노

유지를 위해 제2의 연평도 사태 등을 야기하며 강경노선

무현 정부에서 너무 자주 써 먹어서 요새는 기피하는 경

으로 언제 유턴할지 모르는데, 이때 그간의 화해정책은

향이 있는데, 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절대로 생략할

무화(無化)로 되지만) 모세혈관적 교류가 충분히 축적되

수 없습니다. 사실상의 통일(이게 나중에 법적 통일, 정

어 있고, 소박들이 산지사방에서 양쪽을 묶고 있으면, 남

치적 통일이 되는 건데)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무어냐?

북관계의 기본은 바로 제자리를 잡으리라 봅니다.

『중앙일보』가 평양에 지국을 두고, 평양에서 서울에 지

독일 통일의 교훈을 얻자면 바로 이러한 건데, 또 하나

국을 두고, 서로 대표부 교환하고, 서울대 학생들하고 김

의 독일 통일의 중요한 교훈이 (로마가 하루 아침에 건설

일성종합대 학생들이 서로 왔다갔다 하며 학점 교류하

되지 않았다는 말처럼) 1949년 아데나워(K. Adenauer)

고, 이쪽의 포항공대나 카이스트에서 저쪽의 김책공대

총리의 서독 정부가 출발할 때부터 통일의 청사진을 마

와 왔다갔다 하는 게 전부 과정으로서의 통일이에요. 또

련해 놓았어요. 그런데, 놀라운 것이, 정말 경이로운 것

김정은이 13개 경제특구를 연다고 하는데, 거기에 다 들

이 아데나워 이후부터 통일될 때의 6대 콜(H. Kohl) 총

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개성공단 같은 것이 10개 생기

리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기민당ㆍ사민당ㆍ자민당으로

고, 20개 생겨 보십시오. 그게 다 과정으로서의 통일입

왔다 갔다 했어도 그 기본노선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

니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안보경쟁이 생략되고 편안하

리나라는 정권이 바뀌면 전부 제로로 돌려놓고 다시 성

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서두에서 말했듯이 하나 된 한국의 하나된 목소리의 힘으로 역내에서 경쟁하는 미ㆍ중 사이의 결과를 우리 쪽으로 유리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W. Wilson)이 1차 세계대전 때 참전 요구 연설을 하면서 질문을 던졌 습니다.“이 전쟁은 정의롭고 확고 한 평화를 위한 전쟁인가, 아니면 새로운 세력균형을 구축하기 위 한 전쟁인가?” 똑 같은 질문을, 현 재 동북아시아에서 진행중인 미 국과 중국의 경쟁을 보며, 미ㆍ중 경쟁이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무엇 을 위한 경쟁인지를 물을 수 있습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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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중국의 부상을 반영한 새로

라이나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놔야 소위 그들 이 말하는 NATO의, EU의 동방 확대가 완성 됩니다. 그래서 러시아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는데, 지정학적 전략으로도 대단한 요충지 이고, 우크라이나가 어느 쪽으로 포지션을 정 하느냐에 따라서 러시아의 정책, 러시아의 위 상, 미국과 EU의 위상이 좌우되는 것이거든 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것을 주시하면서, 그렇 다면 통일 한국은 포지션을 어떻게 잡아야 하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주석 베이징 회담

나? 통일 한국도 지금처럼 미국과의 안보 튼 운 세력균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말 진정

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경제적인 실리만 취할

으로 아시아의 정의롭고 확실한(justice and secure) 평

수 있는가? 지금과 같은 한미동맹 체제를 유지하는 상황

화를 위한 경쟁인가를 한번 물어 보는 겁니다. 답은 자명

에서 중국이 그 통일에 동의해 줄 수 있겠는가? 그런데,

합니다. 저는 현재로서는 새로운 세력균형을 위한 것이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통일은 어려워요. 왜냐하면, 통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심각하게 논의하면

일 대박론의 문제점 중 하나가 (말로는 그렇게 하지는 않

서 ‘통일 대박론’을 진행시켜야 합니다.

지만) 사실상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다는 인상을 받아

마침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졌는데, 우리에게 시사하

요. 수동적으로 북한 붕괴를 기다리는 듯한데, 또 남재준

는 바가 매우 큽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우크라이

국정원장을 비롯한 안보 3인방이 주도하는 대북 정책 전

나의 EU’는 대략(roughly) ‘한국의 미국’입니다. ‘우크

략은 북한 붕괴 유도론을 반영하는 인상을 주는데, 이는

라이나의 러시아’를 ‘한국의 중국’이라고 생각할 때에 우

대단히 위험합니다.

크라이나가 어디에 포지션을 잡을 것인가? 러시아는 절

북한이 내부에서 붕괴했을 때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뭐

대로 우크라이나를 놓을 수가 없어요. EU와 미국도 우크

냐? 그것은 핵의 통제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누가 기술적으로 북한에 빨리 들어가서 핵이 적대세력으로 넘 어가기 전에 핵을 통제할 수 있느냐? 그것 역시 중국의 협조 없이는 안 됩니다. 이 점은 미국도 양해하는 사항이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UN이 올 때에도 시차가 있고, 미 국이 올 때에도 시차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의 협조 와 협력이 필요불가결한데, 한미동맹을 지금 체제로 유 지하면서 통일의 마지막 단계, 통일의 마지막까지 갈 수 있느냐의 문제를 심각하고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통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통일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이 이런 고민까지 하면서 수립하 고 있느냐? 이에 대해서 저는 아직까지는 자신이 없는 상 태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상 저의 기조발제를 마치겠습니다.

• 201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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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아젠다]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 라운드 테이블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사회자 장달중(서울대학교 명예 교수) 참석자 송민순(전 외교통상부 장관), 천영우(전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 전성홍(서강대 교수),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장달중 : 김영희 대기자의 기조발제, 잘 들었습니다. 현재 통일에 대한 여론은 세 갈래 정도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단테의 『신곡』에 보면 지옥문에 “여기로 들 어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고 씌어 있다는데, 그

두 번째 입장은 “악마에게도 동정을 가져라”는 진보 진 영의 입장인데, 북한도 뭔가 제대로 해보려고 하지만 자 기도 모르게 자꾸 나쁜 짓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까 동정을 갖고 끌어들여 보자는 얘기들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말처럼 “북한과 대화할 때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고 얘

세 번째 입장은 저처럼 현실적ㆍ중도적인 입장인데,

기하는 보수 진영입니다. 북한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는

남북관계라는 게 우리나라 동서관계와 마찬가지로 상시

경우입니다.

적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사는 것이다, 따라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이니 너무 일희 일비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 세 가지 여 론 이외에 다른 어떤 여론을 오늘 토론회에 서 형성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 니다. 송민순 장관은 원래 독어독문학을 전공하 시고 독일에서 근무하시기도 했습니다. 손 대표께서도 독일에 갔다 오시고, 요새 우리 나라에서는 독일 모델이 정치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통일 모델은 더 말할 필요가 없 죠. 독일이 통일을 이루고 정치경제적으로 세계적인 모델이 됐습니다. 송민순 전 장관

장달중(서울대학교 명예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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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 그런 경험과 지식을 청해 듣겠습니다.

송민순 : 제가 외교 현장에서 만났던 외국 대사들 얘기 가 생각납니다. 그들이 하는 얘기가, 한국에 올 때 ‘조용 한 아침의 나라(the country of morning calm)’라고 소개받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그게 아니다, 오히려 ‘깜 짝 놀람의 나라(the country of surprise)’인 것 같다고 합니다. 깜짝깜짝 놀랄 일이 많은 나라라는 겁니다. 얘를 들면 이런 거죠. 요새 며칠 뉴스를 보면 지금 통일 의 기운을 실은 열차가 서울을 떠나 평양으로 가고 있다 는 느낌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 한국 사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통일 열차가 서울을 떠나 평양으 로 가고 있다고 본국 정부에 보고할 수 있을 만큼 상당히 깜짝 놀랄 일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현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북정책은 사실 지난 10년 전에 보던 정책과 비슷합니 다. 과거 정부가 지향하던 정책이라고 느낄 겁니다. 그 점에서 사실은 좋은 현상이라고 보고, 앞으로도 지금 방 향대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민순(전 외교통상부 장관)

특히 현 정권이 출발할 때에도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만, 보수의 기반을 가지고 진보의 의제를 추진해야 대북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 북한도 설득할

민들의 의사나 여론을 모아내는 사회적 응집 역량이 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지지도 받을 수 있거든요. 국내

요합니다.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외정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는 그 역량에 기초해서 남북 간에 화합할 수

이 점은 세계 어느 나라나 다 같습니다. 독일도 동방정

있는 ‘남북 화합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김대중ㆍ노무

책(Ostpolitik)의 국내 지지를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현 정부 때는 여기에 치중했습니다만, 화합 역량을 키우

했지요. 현 정부의 정책을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있지 않

려면 앞서 김 대기자께서 말씀하셨듯이 일방적으로 화합

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통일준비위원회’의 핵심은

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모세혈관 접촉(Capillary

‘국론통일준비위원회’로 봐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approach)을 통해 이루어야 합니다만, 남북 관계에서

김 대기자의 발제 내용에 대해서 제가 특별히 보탤 것

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북한 위정자들이 정권 유

은 없습니다만, 아까 끝 부분에 중국 얘기 하시고 주변

지를 위해 모세혈관 접촉을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 않

정세 얘기하신 것에 이어서 토론을 하는 걸로 제 생각을

는데, 이들이 그런 접촉을 거부하지 않을 만큼 우리가 유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가 통일을 하기 위해 키워야

혹을 해야 합니다.

할 역량이 네 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얘기를 하나 더 드리자면, 제가 1977년에 독일의 본 대학에서 공부를 했는데, 자동차를 몰고 하노버에서

다. 지금 박 대통령이 말하는 ‘통일은 대박’이라고 하는

베를린으로 간 일이 있습니다. 하노버~베를린 구간은 동

‘통일이 필요하다, 통일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것에 대한

독 지역인데, 콘크리트 포장을 아스팔트 포장으로 바꾸

통일의 가치를 부여하는 역량, 통일의 방법론에 대한 국

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외교관이라 궁금하여 물었더

• 2014. 3,4

하나는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사회적 응집 역량’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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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서독은 비용만 대고 공사는 모두 동독인들이 한다는

을 무조건 제외시킨다고 하면 안 되고, 흡수통일만이 주

겁니다. 물론 하노버~베를린 구간은 동독 사람들도 사

어진 선택이라면 그것을 할 준비를 해야죠. 그런데 흡수

용하는 도로죠. 그런데 우리 같았으면 과연 어떻게 했을

통일이든 화합을 통한 점진적 통일이든 우리가 주변국들

까요? 남쪽에서 돈을 대니 남쪽 기업이 북한 사람들을 고

과 국제적 공조를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 고민해 볼

용해서 공사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야 더 많

필요가 있고, 깊이 토론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 부

이 접촉하고, 북한 사람들로 하여금 남한이 돈을 대고 있

분이 통일에 대해서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냉혹하고, 불

다는 것을 알게 할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독일은 그

편한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퍼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결론부터 얘기를 하면,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꾸준히 일관성 있는 태도로 임했습니다. 우리도 이런 역

한국 주도의 통일을 중국이 받아들이겠습니까? 또, 흡수

량이 필요합니다.

든 뭐든 통일이 가능할 때 미군은 도저히 한반도에 둘 수

세 번째는 어떤 형태로 통일이 되든 간에 현재 남북한

가 없고 철수를 해야 되고,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력 아

간의 격차를 생각하면 지금이든 10년 20년 후든 그 차이

래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한반도 통일

가 어느 정도 되든 간에 ‘경제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역

을 미국은 과연 받아들이겠습니까? 이것은 냉혹한 질문

량’을 갖춰야 합니다. 이 경제적 수용 역량은 과거에 해

이거든요. 그에 대해 아무도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아

왔던 남북간 교류협력을 계속해서 격차가 좀 줄어들면

까 김 대기자와 장달중 교수도 말씀하셨지만, 그러면 우

그만큼 비용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 하는 접근이 하나 있

리 국민들이 중립화된 통일을 원하나? 수천 년 역사를 보

고, 또 이 문제는 조금 다른 시각이 필요한데, 돈이 없어

면, 한반도 중립화는 중국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는 것인

서 통일을 못하는 일은 아닐 겁니다. 지금 사실은 아시아

데, 우리 국민들이 미국은 없고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개발은행(AD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등 전 세계의

바로 이루어지는 통일을 원할 것인가? 이런 냉혹한 진실

금융기구들이 한반도가 통일되면, 한반도의 인프라 투자

에 대해 대응을 해야 될 것입니다.

에 굉장한 돈을 넣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래서 우리가 통일되면 나라 망한다, 빚진다고 하는 생각

장달중 : 천영우 수석님, 현실적인 문제로 더 들어가 보죠.

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시간을

첫 번째, 우리가 통일을 얘기할 때 흔히 나오는 얘기가

두고 일종의 남북간 경제공동체 같은 것을 만드는 과정을

‘북한이 갑자기 붕괴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

통해서 비용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너무 비용에

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통일 대박론’을 봐도 북한이

대한 강박관념을 갖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곧 무너질지 모른다, 심지어 어떤

마지막으로 김 대기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제적 공조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 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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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정책당국자는 북한의 붕괴 시점을 2015년이라고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량은 우리의 식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데, 국제적

두 번째, 장성택 처형이 우리 국민한테는 북한이 불량

공조 역량은 다른 문제입니다. 과연 우리가 점진적 방법

국가(Evil state)라는 인식이 깊게 심어지는 계기가 되지

을 통해서 통일로 가든, 점진적 방법으로 가서 통일하다

않았나 하는 겁니다. 불량국가니까 없어져야 한다는 인

보면, 북한이 그 접근 방법을 제대로 삼키지 못할 때는

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불량국

붕괴될 겁니다. 붕괴되면 그것도 하나의 현실로 흡수해

가하고 과연 서로 합의하고 지켜나가는 정책합리성을 공

서 통일하는 방법도 선택의 여지로 남겨 둬야 합니다. 얼

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마 전 민주당의 당대표가 흡수통일은 안 된다고 못을 박

냉전시대에는 미국이 핵 억지력을 가지면 중국의 모택

아 얘기했는데, 그것은 얘기가 안 되죠. 흡수통일밖에 방

동이 절대 한국전에 개입하지 않을 거라는, 모택동도 정

법이 없을 때는 흡수통일을 해야 되는 겁니다. 흡수통일

책을 합리적으로 생각할 거로 여겼단 말이죠. 그런데, 모

택동은 미국의 핵 억지력을 한국전에 개입하는 유인책

들을 2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충성심 있는 인물들로

(inducement)으로 생각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완전히 갈아 치웠습니다. 이것은 보통 정치기술로 할 일

우리가 확장된 핵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가

이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

지면 가질수록, 북한은 도발하지 않으면 죽겠구나 생각

다. 또 집권하자마자 군의 큰 이권 사업을 다 내각으로

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많다, 뭐 이런 얘

넘겨서 선군(先軍) 정치의 물질적 기반을 완전히 박탈했

기가 상당히 있는 것 같습니다.

습니다. 그리고 당 정치국,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해 군

마지막으로, 천영우 수석께서 조금 얘기해 주실 것 같

을 통제하는 문민통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당 정치

은데, 아까 모세혈관 모델이 얘기되었습니다만, 지금 남

국에서 군 인사를 장악하고, 군 총정치국장에 민간인 최

북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는 양쪽 국가가 너무 강해요. 북

룡해를 앉혀서 군을 꼼짝달싹 못하게 통제하는 일은 간

한도 국가가 너무 강하고 남한도 국가가 너무 강합니다.

단하게 볼 일이 아닙니다.

국가의 힘을 좀 줄여야 합니다. 국가의 힘을 약화시키는

김정은은 립 서비스로 선군정치 얘기는 계속 하고 있

방법은 뭔가? 북한이나 남한이나 국가 건설은 잘 되어 있

지만, 핵무기와 미사일을 좋은 것 만든다고 해도 민생 개

는데 통합, 즉 국민 건설은 잘 안 되어 있단 말이죠. 심리

선, 경제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공화국의 장래가 어렵다

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일체감을 느끼는 건설이 안 되어

는 이치를 집권하자마자 깨달은 것 같습니다. 경제 회

있습니다.

복을 어떻게 할지 그 방법을 몰라서 스키장과 물놀이장 을 건설하는 등 비현실적인 사업도 벌이지만, 그의 경

천영우 : 이 자리에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ㆍ핵 병진 노선은 선군정치라기보다는 선경(先經) 정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봅

치라는 인상이 듭니다.

니다. 좋은 면은, 통일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는 이유로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 지 않은데 그런 통일 회의론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주 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을 앞으 로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가 통일인데, 그동안 무관심하 게 통일을 늦게 하면 좋다거나 우리가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거나 하는 인식을 바꿔놓은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또 한 가지는, 장성택 처형 이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프 로세스 때문에 북한이 곧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걱 정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저는 장성택 처형으로 과 연 북한 붕괴가 더 가까워졌느냐, 북한 체제가 더 불안정 해졌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좀 성 급한 판단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김정은을 만만하게 보고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정은이 나이가 어리고 경험도 없고 천방지축이라고 여겨지고, 장성택 처 형을 보고 무슨 사고를 칠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김정은은 과소평가할 사람이 아 닙니다. 장성택 한 사람만 숙청한 게 아니고, 충성심이 천영우(전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

• 2014. 3,4

부족한 많은 사람들, 김정일도 함부로 못했던 군의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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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 Jazeera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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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공동경비구역에서 북한 초병이 남한 쪽을 살피고 있다

1989년 11월 동독과 서독 간 자유 왕래가 허용 직후 베를린 장벽

장성택 숙청은 김정은의 유일 영도체제를 구축하는 마

수백만이 대량 학살당할 수도 있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

지막 큰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의미이므로 단기적으로는

하여 식량 창고 등이 다 약탈당하고, 행정은 우왕좌왕 하

김정은의 권력체제가 안정화되고 강해졌다고 보는 것이

는 등의 패닉 상태에 빠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빨리 망하기를 바라는

흡수통일이냐 평화통일이냐의 논쟁은 무익합니다. 흡

시각을 갖고 북한 상황을 판단할 때는 그에 부합하는 정

수통일은 정책 목표가 될 수 없고, 평화통일은 할 수가

보가 크게 보여 금방 망할 거라 생각되겠지만, 북한 상황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대체 세력인 후속 정부와 협상

은 객관적으로 정확히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희망적

해서라도 우리가 통일하든지 평화적 공존을 하든지 할

사고(wishful thinking)’로 우리의 판단을 좌우해서는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부터 해야지, 북한 상황을 더

안 되고, 판단이 정확해야 그에 기초해서 정확한 정책을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옵션이 남아 있는데, 우리가 흡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통일 한다고 북한에 핵무장하고 들어갈 일은 없는 겁

북한이 붕괴하면 바로 통일 될 거라는 환상을 갖고 있

니다. 흡수통일은 모든 옵션이 다 소진되었을 때나 아무

는데, 김정은 체제가 무너진다고 바로 통일되는 게 아니

런 방법이 없을 때 송 장관의 말씀처럼 이것만이라도 안

고, 물론 대체 세력이 들어서겠지만, 문제는 대체 세력이

하면 북한의 수백만 동족이 대량 학살당하고, 대량 기아

상황안정을 못 시키고, 무법천지가 되어 더 엉망이 될 수

가 발생해서 2,500만의 동족이 굶어 죽게 되는데, 우리

도 있습니다. 그동안 꽉 눌려 있던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

가 그냥 팽개쳐 둘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때 누가 들

하면, 후속 정부가 들어서든 군부가 들어서든 상황을 장

어가서 상황을 장악하고 치안을 확보하고 행정력을 회복

악하고 안정시키며 치안을 확보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시킬 것이냐? 이런 문제에 대해 중국의 현직 고위인사들

게 아닐 겁니다. 후속 정부가 들어서서 수습하는 과정에

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한국 말고 누가 하겠느냐? 중

서 성공할 가능성도 있고 실패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하

국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액

루아침에 당장 망해서 무법천지가 된다기보다는 수습 과

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만, 그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을 거치면서 뭔가 도저히 안 돼서 상황이 점차 악화되

중국이 자기의 전략적 이익을 어떻게 방어하느냐에 달려

어 완전히 무법천지가 되고, 핵을 어디서 누가 컨트롤하

있습니다. 중국을 현재 움직이는 고위직 사람들은 북한

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고, 치안 통제 불능으로 수십만

을 무슨 보물처럼 생각하지는 않고, 오히려 덤터기 쓴다

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중국이 들어간다고 중국 땅이 되

가 바뀔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을 달리해 보

는 것도 아니고, 점령국으로서 국제법적 의무를 다해야

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하고, 먹여 살려야 하고, 상황이 안정되면 철수해야 하

현재 중국의 대북정책이 바뀌었다, 바뀌고 있다고 생각

고, 그 사이에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나 티베트 자치

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구에서 일이 발생하면, 북한에 매여 있어 속수무책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 전 김 대기자의 기조발제에서 풀뿌리 교류인 ‘소 박’과 당국간 합의로 이루어지는 교류인 ‘중박’이 쌓여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어차피 대세가 결정되는 상황인

통일 ‘대박’이 된다는 말씀은 다 좋은데, 한 가지 그것들

데, 통일한국하고 척을 져서 괜히 두고두고 한국민들 가

을 제약하는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핵입니다. 북

슴에 못 박고 수십 년 동안 그 여파를 버티고 갈 수 있겠

한이 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못할 게 없고 모든

느냐는 걱정도 안하지는 않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

교류를 다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핵은 남북간 교류협력

도 한반도 통일이 대박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적으로는

을 하는 범위를 제약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개성

양면이 있습니다.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옛날과 달라서

공단 등 남북간 교류 협력을 하더라도, 문제는 북한이 비

중국의 완충지대로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핵화 압력을 버틸 체력을 키워 주는 일입니다. 물론 비핵

한다는 논의가 중국 내 학계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화 정책을 포기하면 모를까, 비핵화가 대북정책의 중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중국의 대북정책이 바뀌

한 목표로 정해지는 한 우리가 북한이 비핵화 압력을 버

었다고 속단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

틸 체력을 키워 주는 일을 하거나 북한의 핵ㆍ경제 병진

평가해야 한다는 근거는 북한이 존속하는 한 핵을 포기

정책에 자금줄 역할을 한다면, 국제 공조 사회에서 우리

안하고 계속 도발할 터인데, 이는 결국 미국의 대중 포위

가 버텨나가기는 상당히 힘든 일이라 생각합니다.

망을 강화시키고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역할을 강

그런 점을 감안하여, 우리가 비핵화를 목표로 해서 할

화시키는 데 이용당할 뿐이라는 판단입니다. 결국 북한

수 있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풀뿌리 교류는 할 수 있

이 완충지대로서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측

고요. 북한에 가고 싶은 사람은 수십 만이든 수백 만이

면보다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도와주는 일이 더 많다

든 이산가족이든, 북을 낭만주의ㆍ신비주의로 보는 진

는 것입니다. 통일 될 때까지는, 북한이 없어질 때까지는

보ㆍ종북세력이든 북한만 받아 주면 다 보내도 됩니다.

중국의 조언을 들을 가능성이 없고, 북한의 행동과 태도

같은 민족이 어떻게 서로 다른 사회체제와 정치체제를 받아들여 이렇게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려 있는가를 현장 에서 봐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제일 우선 하는 사안은 비방ㆍ중상 중단 합의 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가치체계를 잘 모르는데,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쌀ㆍ비료ㆍ현금 등이 필요한 것보다 는 비방ㆍ중상 중단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북한은 비 방ㆍ중상의 항목에 북한 체제에 대한 진실, 외부세계에 대한 진실 같은 정보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들 정보가 북한에 들어와서 북한을 지탱하는 사상체계와 종교체계 를 무너뜨려서 북한이 망하지, 배고파서 망하는 것이 아 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키 리졸브 한ㆍ미 연합훈련은 북한이 상호 비방ㆍ중상 중단 합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 회였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카드와 맞바꾼 겁니

• 2014. 3,4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토론회 모습

83

다. 이번 합의로 북으로서는 외부의 적을 소탕하는 데 큰

의 생각 같습니다.

성과를 얻은 셈이고, 남한으로부터 오는 바이러스를 막

그런 점에서 대북정책이든 대중국정책이든 우리가 갖

는 프레임 워크를 만든 것입니다. 북한은 5. 24 조치 해

고 있는 문제들을 세 가지로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 비방ㆍ중상 중단 합의를 가

하나는 인식의 문제인데, 조금 전 송 장관께서 몇 가지

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죠. 김정은 체제가

얘기 하신 것 중 첫 번째로 꼽은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단기적으로는 안정됐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사회 내부의 의견 불일치입니다. 사실은 우리가 분단의

는 북한으로 들어오는 외부 정보를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고통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우리 스스로 가중시키고 있는

따라 사활이 걸려 있다고 봅니다.

데, 첫째 고통 부담은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옵니다. 우리가 군사적으로 대비해야 하고, 거기에 경제적으로

장달중 : 천영우 수석께서 북한체제를 와해시키는 외부

많은 부담을 져야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것입니

정보, 남한에서 북한으로 가는 정보의 역할과 그 중요성

다. 또, 북한으로부터 오지 않는 분단의 고통이 있는데,

을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요즘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 내부의 분열입니다. 사실은 남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있습니다. 중국 전문가이신 전

사회가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과 통일하겠다고 하

성홍 교수로부터 말씀을 듣겠습니다.

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어쩌면 우리의 재앙일 수 있습니 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우리 내부의 분

전성홍 : 감사합니다. 여기에서 논의된 사항에 대한 제

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거고, 문제의 근원은 밖에 있는

의견과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말

것이 아니라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송 장관께

씀드릴까 합니다.

서 ‘통일준비위원회’를 ‘국론통일준비위원회’라고 부르

사실 통일 논의가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통일은 추구 해야 될 목표가 아니고 대비해야 할 상황ㆍ과제라는 데

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남한통일추진위원회’가 먼저 있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북한 전문가도 아니고 통일

또 하나, 인식의 문제는 우리가 북한을 잘 안다고 하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전후

는 편견입니다. 전쟁도 했고, 북한에 갔다 왔거나 사셨던

이후 세대의 의견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통일이 당위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 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통일을 추구하 는 것이 아니라 분단의 고통과 기회비용을 얼마나 최소할 수 있느냐, 회수할 수 있느냐 의 문제라는 겁니다. 통일은 여러 가지 대안 중에 고통분담을 최소화해 주는 여러 대안 들을 추진한 결과로서 얻어지는 결과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의지로써, 노력해서 이루 어야 되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통 일이 형식이나 과정을 불문하고 만병통치 인 명약 같은 것으로 얘기한다면, 매우 우려 되는 현실이라고 여기는 것이 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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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홍(서강대 교수)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라운드 테이블 모습

분도 계시고, 많은 탈북자분들도 계시고, 여러 정보기관

본에 있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문제가 누구의 잘못이냐

에서 북한을 예의 주시하는데, 우리는 과연 북한을 얼마

고 따지기 이전에 한일관계가 나빠지면, 가령 일본 수상

나 알까? 제가 북한전문가가 아니므로 중국을 예로 들어

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 우리가 교류를 끊고, 국회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굉장히 발전했고 우

초청을 보이코트 하고,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하면 욕하

수한 나라로 생각하지만, 중국인들을 아주 우습게 여기

고, 다시 사과하고 진정성을 보이는 척하면 다시 교류하

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저분하고 더럽고 짝퉁이 많고 저

겠죠. 이런 상황이면 한일관계의 주도권은 우리가 아니

질 상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혹은 이웃이 일상적

라 일본에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유 여하, 원인 소재

으로 전파하는 중국인에 관한 보도들이 그렇고, 중국 관

를 불문하고 누구한테 손해이겠습니까? 일본도 손해를

광 등을 통해 얻은 단편적인 지식과 과거의 기억들이 합

보지만 그것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고, 문제는 우리가

쳐져서 만들어지는 편견과 선입견입니다. 이외에도 다

손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

양하고 많은 정보들을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 또, 북한 문제나 중국 문제를 이런 식으로 다루고 있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기존의 생각이나

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재고해봐야 하겠습니다.

지식이 과연 정확한지, 단편적인 것은 아닌지, 어떤 편견

두 번째 토론 주제인 북한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해 말

이나 선입견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냉정히 살펴봐야

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중국의 정책 변화를 생각할 때

합니다. 이것이 개인 차원이라면 괜찮은데, 국가 차원이

우리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정책이

라면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바뀌지만, 중국은 정책이 바뀌지 않습니다. 정책을 바꿔야 할 상황이면, 정책을 고도로 추상화시킵니다. 공

느냐, 혹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산당은 통일된 어떤 사고와 행동을 요구하죠. 중앙에 정

이 취해야 할 입장, 정책의 전략적인 포지션은 무엇이냐

책이 있으면 중앙에 맞춰 집행합니다. 지방의 상황과 조

는 질문들을 많이 하죠. 그런데 전략의 문제에서 자주 바

건은 다 다르기 때문에 중앙은 원칙과 방침만 정하고, 지

뀐다, 단기적이다, 임기응변이다라고 하는데, 더 큰 문제

방은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재해석해서 정책을 집행합니

는 바로 감정이나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 그렇게 되면 정책이 고도로 추상화되고 일반화됩니

오늘 논의가 적게 다뤄진 부분이 한일관계죠. 지금 한일

다. 그런데, 서로 다른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

관계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물론 우리는 그 근원이 일

냐? 우리는 정책 A와 정책 B가 충돌할 때는 하나를 선택

• 2014. 3,4

두 번째는 전략의 문제입니다. 흔히 대북한 전략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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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은 합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서로 합의하여

와 몰락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평화와 안보에 손

처리합니다. 또, 정책 운용에서 장기적으로 정책이 변하

실을 주기 때문이죠. 북한이 전략적으로 중국의 완충지

지 않습니다. 정책이 바뀐다는 것은 기존 정책이 잘못되

대로서 중요하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서 계속 지지하는

었다는 얘기고, 그 잘못한 주체는 당 지도부가 되기 때문

겁니다. UN이 북한을 제제하려고 할 때 중국이 동의하

입니다. 우리는 새 정권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책

지 않는 이유도 모순된 정책 운영에 있습니다. 중국의 이

을 바꾸는 반면, 중국은 이런 모순관계 때문에 정책을 바

두 가지 모순된 정책, 핵무기를 없애라고 압박하는 것과

꿀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서로 모순된 두 개의 정

북한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지지해 주는 것을 한국 사

책을 동시에 추진합니다. 예를 들면, ‘개혁ㆍ개방’과 ‘4항

람들이 볼 때는 헷갈리는 데, 둘 다 맞는 정책입니다. 다

기본원칙’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데, ‘개혁ㆍ개방’은 낙

만, 최근에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한반도 평화와 안정’

후한 현재의 사회주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경제

정책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를 표방한 경제방침이고, ‘4항 기본원칙’이란 중국공산당

그러면, 모순된 정책을 그때그때 꺼내서 사용하면, 중

의 영도, 마르크스-레닌주의 모택동 사상의 견지, 인민민

국의 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나? 아니, 변합니다. 다만, 그

주독재, 사회주의노선 견지 등 현 사회주의 체제 수호를

과정은 아주 장기적입니다. 중국은 정책이 변하기 전에

겨냥한 정치 원칙입니다. 서로 모순된 정책이죠.

행동이 변합니다. 그래서 중국이 뭐라고 말하는지를 보

한반도 정책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반도 정책의 3대

지 말고 중국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 행

원칙이 있는데,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

동들이 쌓여서 모든 사람들이 정책이 바뀌었다고 인지할

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입니다. 한반도 통일(분단문

때 비로소 중국의 정책이 바뀌었다고 얘기합니다. 한반

제의 해결)에 대해 중국은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려고

도 정책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A라는 정책에서 B라는

하며 6자 회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반도 비

정책으로 옮겨 가는 것이 아니라 A 정책이 A'로 계속 진

핵화인데, 남한의 주한 미군의 전술 핵무기도 포함하지

화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중국에

만, 실제로 당면한 문제는 북한의 핵무기죠. 중국은 북

대한 생각을 가져야 될 것 같고,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

한의 핵무기를 없애는 데 동의하고 지지합니다. 그러면

해야 좋은지를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 문제에서는 북한체제의 붕괴 장달중 : 감사합니다. 정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손 대표님께서 코멘트 하 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시죠. 손학규 : 오늘 나온 얘기 중에 박 대통령 이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전적 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기대가 큽니다. 박 대통령 때 남북관계의 진전이 많이 있었으 면 좋겠습니다. 사실 530만 표 차이라는 막 강한 승리를 한 이명박 대통령 때도 그런 기 대를 했었는데, 이번 박 대통령도 유리한 여 건을 활용해서 남북관계 개선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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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통일 대박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

고, 다만 ‘통일 대박론’의 위험성 등을 재검토(review)하 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미국 갔을 때 오늘 말씀드린 내용으로 기조강연 을 하고 라운드 테이블에서 비공식적인 토론을 하는데, 미국의 대북관계에 깊이 있게 관여하는 사람들이 북한 얘기를 하지도 말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손을 흔 드는 지경이었습니다. 아까 불량국가(Evil state)라고 말 씀하셨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아주 괴물을 보는 듯한 식 으로, 아예 북한과 상종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죠. 지금 박 대통령의 ‘통일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미래 주최 및 참석자 기념촬영

대박론’이 나온 것도 우리의 필요성에 의해서 통일을 해 야겠다는 거고, 우리의 필요성에 의해서 남북교류를 해 야겠다는 건데, 그 얘기는 무엇이냐? 미국이 고개를 절 레절레 흔들어도 미국을 우리가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되

닙니다), 최소한 겉에서 보는 북한문제가 일각에서 흔히

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 사람들 하는 얘기가 대북 관

얘기하는 것처럼 급변사태나 급격한 붕괴를 가져 올 것

계 개선을 한다거나 제가 제의한 북미 국교정상화는 하

같지 않다는 얘기라 참고로 소개했습니다.

지 않는 답니다. 하려면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적극

아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김영희 대기자님께서 강

요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 정부의 역할이 중

조하셨는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제가 경기도지사를

요합니다.

할 때 ‘북한 농촌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북 벼농사

‘통일 대박론’이 상당한 부분 북한의 급변 사태를 상정

지원사업을 대규모로 진행하고 북한으로부터 상당히 긍

하고, 그에 기초한 것이 아니냐? 북한이 붕괴하는 것에

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문제는 어느 선을 지나가

대비해서 비상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

면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이

들이 많이 있는데, 제가 어제 이메일을 한 통 받았어요.

대북지원사업도,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나 ‘우리민족서

지난 10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하고 북한을

로돕기운동’을 비롯한 일부 민간단체들의 남북교류협력

방문한 사람 중 저와 친한 분이 보내 왔는데, 참고로 잠

사업도 2008년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 관계가 악화되

깐 읽어 드리겠습니다.

면서 전면 중단됐습니다. 역시 중앙정부의 입장이 중요

“3년 반 만에 방문한 북한은 경제 제재 아래서도 경기

합니다.

활성화가 눈에 띄게 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새로운 건

왜 천영우 대사님을 강경파라고 말씀하셨는지 모르겠

물뿐만 아니라 교통량의 뚜렷한 증가, 휴대전화 사용자

습니다. 천영우 대사님이 말씀하신 게 모세관 활동을 적

수 증가, 옷차림, 허름한 식당의 손님 수, 내국인 손님 분

극(장려하는 내용인데), ‘북에 가고 싶은 사람들은 다 보

포, 전에 비해 월등히 나아진 음식 맛, 세련된 종업원들

내 주라’는 게 바로 서로 접촉을 통한 변화를 얘기하는

의 손님 접대 방식들…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이 많은 일

거니까요.

들을 해냈을까 생각하게 합니다. 만났던 관리들도 자신

남한 사람들이 북한에 가면, 북한의 참상을 보기도 하

감에 차 있어 신문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바와는 많은 차

지만, 서로 만나다 보면 북한 동포들이 초코파이 맛을 보

이가 있었습니다.”

고 달라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내용이 물론 북한 사회의 일부 표면적인 모습만 보

• 2014. 3,4

고 한 얘기이겠지만(이 분은 선전하는 사람이 절대로 아

이하 토론내용은 지면관계상 줄입니다. - 편집자주

87

협

동

조

합

탐

방

가평에서 즐기는 국제 카니발 가평군관광협동조합 글 남성운 기자 / 사진 남성운, 가평군관광협동조합

가평군관광노동조합은 펜션과 마트를 오가는 무료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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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도 리오 카니발 같은 축제

관광만이 살길이다

형 퍼레이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가평군 관

하지만 정부의 수도권 규제는 국가의 균형 발전을 요

광협동조합(이사장 박경수) 장석철 상임이사는 이미 세

구하는 비수도권의 반발로 인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가평 국제재즈페스티벌에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가평군 관광협동조합은 주

국제 수준의 카니발이 접목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어진 여건에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까 고민했다. 먼저 장 이사는 가평군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

천혜의 관광지, 가평

학이나 직장으로 떠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평군 출

가평군은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물 맑고 산세 수려한

신에 대한 자부심은 어떤지 조사했다. 결과는 썩 만족스

청정 관광지다. 4계절 인기 만점인 ‘아침고요수목원’과

럽지 못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가평군 출신인 것을 자

천연 야생화가 만개하는 들꽃의 보고 ‘꽃무지풀무지’ 그

랑스럽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았다.

리고 가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맑은 계곡에 북한강변에

장 이사는 문제의 해법을 문화 콘텐츠에서 찾았다. 이

서 즐기는 짜릿한 수상레저 스포츠까지, 가평은 산과 들

렇다 할 스타가 없다면 문화 관광 인프라를 내로라하는

과 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관광지다.

수준으로 발전시켜 가평군민으로서의 정주의식 함양은

장 이사는 가평군 재정 자립도가 지난해 24%에서 올 해 18%로 낮아졌는데 그 중 5~6%가 펜션 운영 수입을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키운 것 이다.

통해 거둬들인 세수라고 말한다. 여기에 각종 축제 등 행사를 통해 거둬들인 수입까지 더하면 가평군 재정은 관광에 의존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펜션과 지역 마트가 윈-윈 “프랑스 고속철 떼제베(TGV) 노선 주위에는 해당 지 역을 운행하는 무료 관광버스가 있습니다. 가평군에

수도권 중복규제에 발목이 잡혀서

서도 그런 인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

기실 가평군민들의 바람은 개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장 이사는 가평군 소재 5인실 이하 민박을 포함한

선택의 폭이 좁은 상태에서 그나마 천혜의 환경이 받쳐

1,724개 숙박시설과 가평투어 무료관광버스가 연계하

줬기 때문에 관광수입에 의존한 경우지, 사실 규제만 풀

는 방안을 고심했다. 이내 정답은 아니지만 실천해 볼

리면 가평군은 개발을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가평군을 포함한 경기북부권의 경우 수도권이라는

장 이사는 먼저 지역의 마트 운영자를 찾아가서 마트

허울만 가지고 있을 뿐 지난 수십 년간 중첩된 규제 때문

와 펜션을 무료로 오가는 승합차 제공을 요청했다. 마트

에 개인의 재산권 행사는 물론 지역개발도 할 수 없어서

경영자의 처음 반응은 싸늘했다. 하지만 펜션과 마트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가평군청 에코피아추진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 지역경제에도 일조할

단 노용호 박사가 기고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을 열었다. 펜션은 대중교통편을 이

노 박사는 “성장관리권역과 과밀억제권역, 자연보전 권역, 개발규제한 수질오염총량규제를 의무시행, 상수 원 보호구역, 수변구역, 특별대책권역(Ⅰ,Ⅱ) 지정 등 수 도권 중복 규제로 인해 지자체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산지전용과 형질변경 등의 소규모 점적개발 허용으로 오히려 북한강 난개발을 초래하고 있다”며 엇 박자 행정이 수질오염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관광협동조합 포토존에서 장석철 상임이사

• 2014. 3,4

했다.

89

콘텐츠개발 위해 한국카쉐어링과 MOU 체결

용해 가평군에 와도 펜션까지 손쉽게 올 수 있다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홍보했다. 단지 장은 지정 마트에서 봤으 면 좋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장석철 상임이사

다.” 장 이사의 말이다. 장 이사는 올해 3월 기존 사업에 참여 했던 특정 마트 를 아예 새로운 협동조합으로 분리했다. 너나 할 것 없

관광협동조합이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대박을 쳤다.

이 지역 경제의 주체로 참여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오해

협동조합에 가입한 펜션과 마트가 수익이 올라갔다. 인

가 발생한다면 지역 주체 간 연대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터넷으로 가평 관광을 예약한 사람들은 지정 마트에서

는 판단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마트협동조합과 펜션협

장을 본다는 것에 대해 일말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하

동조합은 올해 초 창립을 통해 관광협동조합과 분리 수

지만 특별한 물품을 강매하거나 펜션까지 무료서비스

순을 밝고 있다. 분리과정에서 필요한 정관작성과 사업

를 제공한 대가로 제품가격이 인근 마트에 비해 높은 것

계획서 등 제반 도움은 모두 관광조합으로부터 받았다.

이 아니기 때문에 관광객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관광조합이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수행한 것이다. 관광

이렇게 지역 경제의 주체를 연계하겠다는 관광협동조

조합의 인큐베이터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장애

합의 발상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특정 마트와

를 갖고 있는 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평군일자리

의 연계가 구설수에 올랐고 지역 경제의 또 다른 주체는

센터협동조합까지 만들고 있다.

이를 비판했다. 장 이사는 지역의 대중교통 종사자와 다 른 마트 업자들의 시각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오해를 불 식시키기 위해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가평군 협동조합 연합회 4월 창립 가평군 1호 협동조합으로서 가평군 협동조합 부문을 견인하고 있는 관광협동조합은 이제 4월 초 가평군협동

조합이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불모지와 다름없는 분야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 어려

90

조합연합회 창립을 앞두고 있다. 처음부터 늘 염두에 뒀 었던 협동조합 간 연대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움이 많았습니다. 사업이 안 될 줄 알았는데 나중에 관

초기에는 관광협동조합이 산파 역할을 해서 만들어진

광버스가 15대 이상으로 늘어나자 저를 경계하는 시각

마트협동조합, 펜션협동조합, 일자리센터협동조합이

이 있었습니다. 한정된 지역 상권에서 저희가 상권을 독

연합회에 참여하지만, 협동조합을 만든 주체와 상관없

점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우려가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

이 가평군의 모든 협동조합이 지역경제와 소외된 계층

의 사회 참여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연대하고 머리를 맞

저 관광조합은 가평군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

대야 한다는 게 장 이사 철학이다.

관광·숙박·음식 등 가평군의 모든 콘텐츠를 스마트폰

“가평군에는 6개의 읍면이 있는데 현재 각 지역에서 도 협동조합 만들기에 분주합니다. 저희가 도움을 드려

앱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운송 및 결재 시스템을 ‘한국카쉐어링’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서 만들어지는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른 분들

관광조합은 또 수도권 16개 대학과 연계해 가평군에

이 만든 협동조합도 함께 연대해서 가평군의 미래를 설

면해 있는 북한강에서 수상레저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

계했으면 좋겠습니다.” 장 이사는 앞으로 각 지역에서

며, 특히 의료 관광은 국제적 규모의 의료시설이 있는

만들어지는 지역펜션협동조합까지 합쳐지면, 10개 이

통일교 재단과 협력해 다국어 홈페이지를 만들어 국·내

상의 협동조합이 연합회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에 널리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가평군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1천7백여 개 펜션에 서 우리나라의 주요 포털에 내는 광고료가 어마어마합

관광조합은 문화콘텐츠 개발에 전력 관광협동조합이 진행하는 사업 분야는 펜션과 지역상

니다. 지역의 각 주체가 협동조합을 구성해 공동 광고를

권의 연계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에까지 광범위하다. 먼

한달지 다각적인 방법으로 돈을 절약하면 그 돈으로 가 평군 내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가평군에서 장년층 인구 가운데 직업이 없는 분들이 7천명에 달합 니다. 이분들에게 수입이 생기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창출에 쓸 수 있습니다. 또 일자리를 통해 얻은 돈으로 지역 경제를 돌릴 수 있기 때문에 협동조합은 1석 3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장 이사의 지론은 일관돼 보인다. 장 이사는 옛 가평역에서 현재 경춘선 가평역까지 행진 하는 퍼레이드형 카니발을 구상하고 있다. 한 손에는 가 평 특산품인 ‘잣·밤과자’를 들고 한 손에는 가평에서 만든 와인이나 하우스 맥주를 들고 전 세계인이 가평 거리에서 환호하며 행진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박명수

콘텐츠개발을 위해 연구소설립(우측 박명수 이사장)

이사장님이 매회 모임 때 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 시지 않았다면 이 자리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협 동조합의 본래 목적에 맞게 협동해서 자립할 수 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서는 가평군 경제가 협동조합을 통해 전국에서 가장 풍요로운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 평군 관광협동조합은 가평군 대안경제의 얼굴이다. 그 열매를 기대해 보자. 가평군관광협동조합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오리나무길 41-8 https://www.가평투어.com 전화 : 031-581-6800

• 2014. 3,4

창립총회에서 박명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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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

동

조

합

탐

방

전통예술 극단, 협동조합으로 전환 광대패 모두골 협동조합 글 ·사진 남성운기자

신상의 조합원의 대금 연주 모습

92

이일규(경기도 이천 「아트&엔트」 단원) 조합원의 민요메들리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효된 이후 설립 된 협동조합은 사회적협동조합을 포함해 올해 2월 기준

공연을 즐기는 풍류마을 협동조합 조합원들

게 되면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이 함양된다는 지성철 씨의 설명이다.

이미 4천 개를 넘어섰다. 실로 다양한 협동조합이 법 발 효 이후 만들어지고 있는 것인데, 올해 3월에는 20년간

전통예술 공연의 현주소

한국 전통공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한 전통예술 극단이

전통예술이 무대 공연예술로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창립총회를 갖고 협동조합으로 첫발을 내디뎌 관심을

사실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거대한 자본에 의해 만들어

모으고 있다.

진 화려한 외래종 공연들이 이미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 를 내리고 있는 마당에 열악하기 그지없는 재정 상태에

1993년 ‘문화기획실 모두골’로 첫 발 협동조합의 메카로 불리는 강원도 원주에 연고를 두

대부분 직면해 있는 한국 전통예술단의 처지는 실로 암 담한 상황이다.

고 있는 ‘광대패 모두골’은 1993년 7월 ‘문화기획실 모

모두골도 결성 초기 실패를 맛봤다. 당초 원주 부근에

두골’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서 공연 활동을 시작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자 현재 둥

모두골이 관객들에게 보여준 우리 옛 공연의 종류는 헤

지를 틀고 있는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로 들어오게 됐다.

아릴 수 없는데 모든 공연은 전통 문무기예에 바탕을 둔

부론면으로 들어와 마을 주민들과 시작한 산머루 와인

전통예술의 걸작들이다.

같은 농산물 가공식품 판매 사업은 판로가 열리지 않아

‘기천선무’라고도 불리는 기천무는 모두골 공연에서

고전했다. 또 농사를 짓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빠질 수 없는 장엄하고 숙연한 한국의 전통 기예다. 협

하지만 모두골은 그 숱한 고비를 넘기고 이제 협동조

동조합의 일원인 지성철 기천무 계승자는 민족선도를

합으로 거듭나게 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그마치 20

계승한 기천무를 통해 우주적 생명과 상생질서 그리고

년 동안이나 한국의 전통 예술을 굳건히 지키고 더 나아

생명과 평화의 기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가서 이를 계승, 발전시킨 저력이 바로 질긴 한국예술의

“기천무를 다른 말로 기천문선검무라고도 합니다. 기

생명력을 닮았다고 하면 과장일까.

천선무검무는 정신을 수양하고 심신을 연마하는 풍류 도와 맥이 닿아 있는데 기천무를 하게 되면 몸이 건강해

풍류마을협동조합 전용극장 ‘이달의 꿈’ ‘풍류마을협동조합’ 총회가 열린 부론면에는 모두골

소양이 생기게 됩니다.” 기천무를 생활 가운데 실천하

의 전용극장 ‘이달의 극장’이 있다. 허균과 허난설헌의

• 2014. 3,4

지고 사회적으로는 민주와 자유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93

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요 해야 할 바가 아닌가? 이제 손 곡리 마을 주민들이 우리에게 주신 이 공간에서 손곡 이 달의 꿈을 소리로, 춤으로, 음악으로 그리고 극으로 표 현해 이달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 광대들 의 시대적 몫이다.” 원주문화재단 게시판에 모두골이 공연소개 차 써 놓은 글이다. 공연이 포함된 흥겨운 총회 3월 15일 총회에 모인 조합원은 60여 명에 달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 참석한 사람은 물론 원거리에 해당 하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총회 현장으로 모인 조합원 도 있었다. 정족수 확인으로 시작된 총회는 정관과 규약 을 확정하고 사업계획과 예산을 승인한 뒤 곧 바로 임원 선거에 들어가 9명의 이사를 선출하고 이사 가운데 상 지영서대학 전 서양학과 교수 김진열 씨를 만장일치로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김 이사장은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사회가 많이 각박 해 졌지만 광대패 모두골의 문화예술 공연 같은 노력을 통해 인간의 순수함이 되돌려질 수 있다. 부족하지만 서 기천무 계승자 지성철 씨

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조합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며 당선의 변을 대신했다. 이날 총회는 역시 공연 단체의 총회답게 각종 공연이

스승이었던 조선 중기 문인 이달(李達) 선생을 기려 극

곁들여 졌으며 해학 넘치는 경매도 함께 진행돼 재미를

장 이름을 그리 지었다 한다. 하긴 모두골이 뿌리 내린

더했다. 조합원으로 참여한 원주 우리가정의원 신상의

손곡리라는 지명이 바로 이달 선생의 호 ‘손곡’에서 유

원장의 대금연주와 이천의 ‘아트&엔트’ 수석단원인 이

래했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처럼 보인다.

일규 씨의 민요 메들리가 큰 호응을 얻었는데 이들도 역

하지만 모두골이 상설공연을 펼치는 극장의 이름을

시 모두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모두골 예술극장으로 정하지 않고 ‘이달의 극장’이라고 한데는 더 깊은 뜻이 있는 것 같다. 제자 허균이 쓴 ‘홍길

94

다양한 사업 펼칠 예정

동전’은 그의 스승 이달을 주인공으로 해서 지어진 소설

이날 이사로 선출된 모두골 ‘멍석지기’ 정대호 이사에

이다. 소설에서 길동은 같이 생활하던 도적들과 농부들

게 조합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리고 거지와 버림받은 자들을 이끌고 미지의 세계로

정 이사는 정관이나 약관 등 서류준비에 어려운 부분이

떠난다.

있었지만 서울에서 조합원으로 참여한 마포의 성미산

“그 세계는 어떠한 세계였을까? 아마도 억압과 소외

공동체의 도움이 컸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협동조합

로부터 해방된, 공동체 생활을 이루는 낙원이었을 것이

을 하면 기존 극단을 운영하는 것과 무엇이 가장 다른 점

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에도 그의 꿈은 여

인지 묻는 질문에는, “극단방식으로 운영할 때 관객은

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땅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단지 문화공연을 소비하는 피동적인 소비계층에 한정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모심과 살림으로 공동체를 꾸리

돼 있었지만, 협동조합으로 운영을 하게 되면 관객도 협

총회 모습

선출된 초대 이사들

모두골 리더 정대호 씨

동조합의 주체인 조합원으로 참여해 공연을 창작하거

는 기존 모두골의 상임단원들은 모두 독보적인 특기를

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차이

하나씩 가지고 있다. 시사만담으로 좌중을 포복절토케

점을 설명했다.

하는 또랑광대의 원조 기지개 씨는 가히 전통 개그의 한

모두골은 이번 협동조합 창립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

획을 긋는 입담으로 폭풍 웃음을 선사한다. 여기에 모두

한다는 방침이다. 협동조합으로 외연이 넓어진 만큼 전

골의 리더 정대호 씨는 판소리와 민요 부문에서 수준 높

용극장의 대관을 활성화해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협동

은 공연을 펼칠 수 있고 특히 그가 개발한 춘향전 영어 판

조합 재정에도 보탬이 되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외

소리는 해학 넘치는 대사로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

풍류마을이 기획한 다양한 사업에도 이런 경제적 자립

고 있다. 또한 수많은 춤사위를 창의적으로 안무해 내는

을 전제로 한 프로그램을 반영해 협동조합의 가장 중요

진도북춤의 달인 신애자 씨도 모두골의 핵심 단원이다.

한 목적 가운데 하나인 자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그동안 재미를 더해 만든 공연은 셀 수 없을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각종 캠프와 여행을 접목한

정도다. 심청가 중 곽씨부인 이야기를 독특하게 각색한

풍류기행 그리고 경조사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경조사

‘판 SHOW 異’,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 내려오는 전설을

프로그램은 풍류굿을 바탕으로 통과의례 의식을 새롭

창극으로 꾸민 ‘은혜 갚은 꿩 이야기’, 요절 복통 부부들

게 개발해 행사 성격에 맞는 수준 높은 공연을 펼친다는

의 기기묘묘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퓨전 판소리 마당극

계획이다.

‘부부가’ 등. 이와 같이 모두골 공연의 가장 큰 강점은 전통의 맥

실력파 예술인들이 모인 곳 ‘모두골’ 풍류마을 협동조합에 예술인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

을 이으면서도 유연하게 시대에 맞게 공연을 각색한다 는 점이다. 20년 만에 협동조합이라는 새 옷을 입은 모 두골이 이번에는 어떤 변신으로 참여한 조합원과 시민 들께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지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2014년 3월 첫 날개짓을 한 협동조합 모두골이 협곡을 날고 산을 넘어 태양 가까이 비상하는 순간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풍류마을협동조합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후로 423 http://cafe.naver.com/modoogoal 전화 : 033-732-7323

• 2014. 3,4

김진열 초대 이사장

95

협

동

조

합

탐

방

학교 매점도 협동조합 복정고 ‘복스쿱스’ 글·사진 남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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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자라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학교 매점은 자

구역을 식품안전보호구역(그린푸드존, Green Food

유와 휴식의 공간이다. 늘 ‘정숙’을 염두에 둬야 하는 교

Zone)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실효가 있는지는 미지수

실과 달리 매점은 어찌 보면 친구들과 마음껏 웃고 떠들

다. 초등학교 주변 스쿨존이나 그린스쿨존에 대한 것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배고픈 성장기

대부분 알고 있지만 중·고등하교 주변도 신품안전보호

학생들에게 일용할 간식을 제공해 주는 매점은 건빵에

구역에 해당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들어 있는 별사탕처럼 학교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특 별한 즐거움이다.

원칙대로 하자면 학교나 학교 주변 200m 이내에서 는 비만이나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건강저해식 품이나 불량식품을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사정이 어디

학교매점 음식 대부분 인스턴트

그런가. 심지어 학교 매점에서도 버젓이 인스턴트 음식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 되면 매점으로

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공개

튀어가기 일쑤다. 한 손에 빵을 들고 한 손에는 음료를

입찰을 통해 들어온 업체가 합법적으로 이윤을 추구하

쥐고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드는 모습은 매점의 흔한 풍

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고, 이런 상황에서 학

경이다. 빵,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자, 컵라면, 각종 음

부모는 잠시 속만 끓이다 문제 해결을 미루기 십상이다.

료수. 화려한 포장지에 담긴 다양한 먹거리들은 이렇게 매점 판매대에서 학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성남시 복정고, 친환경 매점 의기투합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매점에서 구매하는 식품은 대부

하지만 학교와 학부모가 의기투합해 학교 매점을 친

분 인스턴트 음식들이다. 낮에 학교매점에서 인스턴트

환경 식품 판매점으로 개설한 곳이 있다. 성남시 복정동

음식을 먹은 학생이 방과 후 학원 근처에서 길거리 음식

에 위치한 복정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복정고도 일

을 먹거나 편의점에 들러 또 인스턴트 음식을 섭취하는

반학교와 마찬가지로 학교주변에 자동판매기가 즐비했

경우, 또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하루 중 여러

다. 학교 후문 앞에는 햄버거를 판매하는 자판기도 있었

번 매점에 들러 허기를 때우는 경우 등 인스턴트 음식은

다. 학부모들은 삼삼오오 모여 아이들 건강을 걱정하기

이미 청소년 먹거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작했고, 이를 바라본 교사들도 어떻게 하면 학교 안에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인 편이 다. 음식 본연의 다양한 유익보다 다만 이윤을 위해 생

서 양질의 간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산된 공산품에 불과하다는 선입견이 짙게 깔려 있기 때

때마침 기회가 찾아 왔다. 2013년 초 복정고는 학교

문이다. 근래 양질의 인스턴트 음식이 고가에 팔려나가

사회적협동조합(학교매점) 시범운영 학교로 선정됐다.

는 현상도 영양 공급 등 음식 본래 목적보다 부가가치가

경기도교육청은 학교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학교시설

높은 상품을 통해 이윤을 얻기 위한 마케팅 기법에 불과

사용허가는 물론 행정지원과 더불어 재정지원을 담당

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대부분이다. 개방형 온라인 백과

했다. 이렇게 시설 마련을 위한 물리적 지원은 주로 교

사전 위키백과에 따르면 높은 열량을 갖고 있지만 낮은

육청에서 했지만 나머지 법인 설립을 위한 행정지원과

영양가에 온갖 첨가물이 범벅된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

매점 운영을 위한 물류체계 구축 등 운영전반에 대한 지

트 음식을 정크푸드(Junk Food, 쓰레기 음식)로 분류하

원은 성남시에서 도맡았다.

고 있다.

2013년 6월 창립총회를 마친 복정고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은 그해 10월 교내에 친환경 학교 매점

중·고등학교 주변도 ‘그린푸드존’ 이런 학교 주변 부실음식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

‘복스쿱스(Bok's Coops)’를 오픈했다. 매점 앞에는 학 생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복덕방(福德房)도 문을 열었다.

일이 아니다. 정부도 나서 2008년 3월 ‘어린이 식생활 • 2014. 3,4

안전관리 특별법’을 제정하고 초·중·고교 주변 2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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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쿱스의 휴식 공간(왼쪽)과 친환경 식품(오른쪽)

‘협동조합이 뭐예요?’ 복정고는 처음부터 협동조합 운영주체로 학생들 참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

여를 적극 독려했다. 창립총회 전 전교생 700명 가운데

다. 일단 학생들은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

350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학생 참여도가 높

으며,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또 매점을

았다. 창립 후 매점 오픈은 4개월 만에 이뤄졌지만 매점

운영하는 주체가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학생들이 되어

명칭에 대해 운영 주체 간 이견도 있었다. 학생들이 작

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 교사들과 학

명한 복스쿱스에 대해 교사들은 발음이 쉽지 않다고 고

부모들은 학생들 교육에 나섰다.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개를 저었다. 학생 조합원들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복

수 있는 여러 가지 협동조합의 예를 들어 학생들의 인식

정고 협동조합이 선택한 해법은 놀랍게도 전교생 직접

을 개선해 나갔다.

투표였다. 학생들은 안건이 부착된 패널에 동그란 스티

이들은 스페인의 명문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가

커로 자신의 선택을 표시했다.

바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설

투표 결과 학생들의 뜻대로 매점 이름이 확정됐다. 학

명했다. 또 축구팬인 조합원이 직접 FC 바르셀로나를

생들은 이와 같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민주적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너도나도 축구를 좋

소양을 키워나갔다. 복정고 협동조합은 올해 3월 치러

아하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귀가 솔깃해졌다.

지는 총회에서도 신규 임원을 조합원 직접 투표로 선출

여학생들의 마음을 노크한 것은 선키스트 판매협동조

한다. 복정고의 이와 같은 노력은 그동안 대의 민주제가

합이다. 오렌지 브랜드의 대명사인 선키스트(Sunkist)

보여준 민주주체 소외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소를 극

가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난생 처음 들은 학생들은 협동

복하기 위한 적극적 의지로 해석된다.

조합에 대해 더욱 호기심을 나타냈다. 선키스트 협동조 합은 6천여 명의 농민과 8개의 협동조합이 중간상인의 독과점 횡포에 맞서 결성한 판매협동조합이다. 조합원 직접 투표로 매점 이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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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재정확보가 관건 복정고 협동조합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매점사업 은 아직 안착단계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0

월 매점을 연지 2개월 만에 겨울 방학에 들어갔고 올해 3월 개학과 동시에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에 실제 영업 일수가 많지 않다. 매점에서 학생들에게 식품과 문구류 등 생활재를 판매하는 한 활동가는 “방학과 무관하게 꼬 박꼬박 나가야 하는 임차료가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올 한 해 이와 같은 재정상의 문제를 극복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조합이 우선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공동구매 쪽이다. 교과 이외 부교재로 사용하는 참고서나 기타 도서류를 공동 구매 할 예정이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교복 복스쿱스를 이용하는 아이들

과 체육복, 각종 용품도 공동구매로 매입할 계획이다. 공동구매는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해 공 동구매 구성원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데 목 적이 있다. 그렇지만 구속력이 있는 조직체가 아니고선 임의 판단에 따라 이런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복정고 협동조합은 공동구매 대상 품목을 결정하는 전 과정에서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거칠 것으로 보여 민주적 결정이 기대된다. 이 조합의 이사회는 학부모이 사 4명과 교사이사 4명 그리고 학생이사 7명으로 구성 돼 있는데 학생이사는 전교생 직선투표로 선출된다. 협동조합 성공여부 지역관심에 달려

쉬는 시간 복스쿱스에 몰려드는 아이들

복스쿱스는 마을 주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복 스쿱스를 운영하는 복정고 협동조합이 다중이해관계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학교 매점이 마을공동체의 중 심에 서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전례를 찾아보

조합의 자립을 지원하고, 지역사회는 마을공동체 중심

기 드믄 이런 복정고 사례는 그 성공여부에 대해 지역사

에 우뚝 서 있는 조합을 마을의 일원으로 인정하면서 지

회와 교육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할 때 복정고 협동조합의 미래는 밝다. 무엇이든지 첫

복스쿱스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국내 친환경 식품유통

발이 제일 힘들다. 전국 최초의 학교협동조합인 ‘복정고

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한살림’이나 ‘우리밀’ 등을 통

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의 성공을 기원해 본

해 공급받고 있다. 복정고 1학년 조민서 학생은 “가격이

다.

조금 비싸지만 유기농이고 맛있다”라며 “실제 편의점과 비교해 보면 가격이 비슷하거나 몇 백 원 차이가 나지 않

복정고교육경제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는다.”고 환하게 웃는다. 복정고 협동조합의 성공 전망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안골로 35(복정동)

을 밝게 해 주는 기분 좋은 평가가 아닐 수 없다.

복정고등학교 내 복스쿱스

이게 갓 시작한 복정고 협동조합의 성패는 지역사회

070-4910-7585

• 2014. 3,4

와 교육계의 지지와 후원에 달려 있다. 행정은 다각도로

https://www.bokjeong.h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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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

동

조

합

탐

방

마음이 통하는 특별한 안마, 받아 보실래요? 맑은손공동체 협동조합 글 황세원(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홍보팀장) | 사진 이우기

맑은손 협동조합원들(앞줄)과 인앤터스 서울대 지부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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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나이, 양쪽 시력이 1.2였던 그는 한 번도 눈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사업으로 바빠 연일 야근을 하던 중 문득 눈이 침침해지기에 ‘더 나빠지면 라식 수 술 받지 뭘’ 한 적이 있을 뿐이었다. 그 날도 평범하고 바쁜 하루였다. “쾅!” 벼락같은 충격 이 온 것은 운전을 하다가 앞 차를 들이받았기 때문이었 다. 아무래도 눈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병원에 갔다. 의사 는 당뇨 합병증이 눈으로 왔다며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도 수술을 받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 갈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맑은손 공동체협동조합 장승연 이사

1.2 시력 완전히 잃기까지 단 2년​ 첫 수술을 받고 길에 나서니 버스 노선 번호가 안 보였

더 갖추고 싶어 전공과 3년 과정까지 밟았다. 방과후 교

다. 두 번째 수술을 하자 버스가 찌그러져 보였다. 세 번

사로 혼자 생계를 부담하는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아내

째에는 버스가 반밖에 안 보였다. 그렇게 2년여 간 7차

도 “기왕이면 제대로 배우라”고 격려했다.

례의 수술을 받았다. 마지막 수술 후 눈을 뜨니 천장에

그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안마사로서 돈을

형광등이 켜 있다는데도 희뿌연 불빛조차도 감지되지

벌게 됐을 때, “이제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구나”, “다시

않았다.

사회인이 됐구나” 하는 기쁨이 클 줄 알았지만 실상은

“완전히 눈이 멀었구나.”

그렇지 않았다.

그제야 후회가 됐다. 2년이라는 시간을 그렇게 쓰지

일할 수 있는 곳이 성매매업과 결탁한 안마시술소밖

말고 시각장애인이 될 준비, 즉 점자라든지 보행 기술

에 없었기 때문이다.맹학교 시절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익히기에 썼어야 했는데. 후회해도 소용은 없었다.

맞닥뜨린 현실은 훨씬 비참했다. 총 5년에 걸쳐 배운 전 문지식은 성매매에만 관심을 둔, 주로 만취한 상태의 손

​5년 공부해도 일할 곳은 성매매업소 뿐

님들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중도실명자들은 절망감과 위축감 때 문에 다시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보통 5년 이상이 걸린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다른 길, '안마사 협동조합'

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럴 수가 없었다. 가정주부로

그 때 한 줄기 빛이 다가왔다. “우리끼리 협동조합을

만 살아 온 아내, 사춘기 두 아들 외에도 25개월 된 늦둥

만들어서 안마원을 차립시다!” 맹학교 후배가 찾아와

이 딸까지 둔 가장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제안했을 때, 협동조합이 뭔지도 몰랐지만 ‘다른

거의 유일한 선택지를 받아들였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보호된 직업인 ‘안마사’가 되기 위해 서울맹학교에 입학한 것이다. 재활과 학생으로 2년간 안마ㆍ마사지ㆍ지압 지식과 기술은 물론 해부생리, 병리, 보건, 한방, 침구 지식까지

그로부터 1년여 후인 2013년 8월, 시각장애인 안마 사 조합원들로 구성된 ‘맑은손공동체협동조합’이 탄생 했다. 그리고 그 해 말 서울 사당동에 ‘맑은손지압힐링 센터’가 문을 열었다. 기적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2014년 3월 7일. 건물 3층에 위치한 ‘맑은손지압힐

• 2014. 3,4

공부한 끝에 국가공인 안마사 자격증을 땄고, 전문성을

길’이 있다는 자체가 기적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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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센터’에 찾아갔을 때, 의외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방

이를 몰았고, 이후 공공기관에 들어가 일하기도 했다.

의 창으로 넉넉히 드는 햇빛과, 녹색과 나무색이 주를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 정안인(시각장애인이 아닌 사

이룬 인테리어로 예상보다 훨씬 밝고 산뜻한 분위기였

람)으로 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서울맹학교에 들어간

던 것이다.

것은 작은 지압 침술원을 차리고 싶은 꿈 때문이었는데,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일하는 곳이라고 하면 주로 벌건 네온사인 간판이 달린 안마시술소를 떠올리는 것 이 일반적이라고는 하나, 그런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왔는데도 그 느낌의 차이가 놀랄 정도로 컸다. 센터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위 이야기의 주인공인 맑은손공동체협동조합 장승연(51) 이사가 들어섰다. 카

2년여간 선후배 동료와 함께하면서 그 꿈은 크게 선회 하게 됐다. “필경사(글씨를 전문으로 쓰는 사람) 한 명은 필요하 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이 시험을 볼 때 필경사가 구술을 받아 적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도움을 주는 역할을 누군가 하나는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운터에 앉아있던 고현숙(50) 실장이 얼른 다가가 손을

법적으로 안마사 국가 공인 자격증이 시각장애인에

팔등에 얹게 하고는 탈의실로 안내한다. 이어서 장 이사

게만 허용된 이상 정안인이 종사하는 안마, 스포츠 마사

의 맹학교 후배이자 조합 설립 과정을 도맡아 진행해 온

지, 태국 마사지 등 업소들은 모두 불법인데도 이런 곳

정경연(58) 이사장도 문을 열고 들어오며 “벌써 오셨군

은 건전하고 건강한 업소로 인식되고 시각장애인이 일

요!” 인사를 건넨다.

하는 곳은 불법 퇴폐 업소로 인식되는 모순된 실태, 이

이 광경에도 의외인 점이 몇 가지나 있었다. 고 실장 이 보기 드문 미인이라는 점도 그렇고, 정 이사장의 시 각장애인 같지 않게 자유로워 보이는 움직임도 그랬다.

에 대한 분노가 정 이사장을 팔 걷어붙이고 나서도록 한 원인이기도 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안마원을 설립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 봤던 정 이사장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에게만 안마

불법은 건전하고 합법은 불건전해 보인다?

원 개설을 허용하는 법적 제한 때문에 한 차례 좌절을 맛

알고 보니 정 이사장은 한쪽 눈은 완전히 실명했지만

봤다. 정안인의 대형 자본에 시각장애인들이 예속되지

다른 눈에는 시력이 남은 상태라고 했다. 1988년 인천에

않게 보호하려는 법률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정

서 일간지 배달지국을 운영하며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가

이사장은 “결과적으로 성산업 자본이 침투하는 것은 막

교통사고로 눈을 다쳤지만 그 후로도 한동안 더 오토바

지 못 했고 여기 예속된 시각장애인들은 명목상의 대표 일 뿐이므로 이 규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대 '인액터스'와의 기적같은 만남 다음으로 알아본 것은 협동조합과 마을기업이었다.

10여명의 서울맹학교 출신 안마사들과 함께 협동조합 을 설립하고, 서울시 마을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 1억 원의 공간임대보증금과 50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 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아무래도 도움이 더 필요했다. 안마 원들이 개업 한 달도 안 돼 폐업한 경우를 수없이 봤기 때문에 무작정 시작할 수는 없었다. 사방으로 재능기부자를 찾던 정 이사장의 노력은 ‘기 업가 정신 실천을 통한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 생 국제 비영리단체인 ‘인액터스’의 서울대 지부 학생들

맑은손지압힐링센터에서 마사지하는 모습

102

을 찾아냈다.

이날 센터에는 임병현(24·경영학과 4), 정유정(21· 경제학부 2), 박경택(24·생명과학부 4) 등 세 명의 서울 대 인액터스 회원들이 와 있었다. 인액터스는 지난해 7월, 협동조합이 지원받은 보증금

띄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세무서가 '협동조합은 법인격'이라는 이유로 안마원으로의 신고를 받아주지 않고 있어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을 못 받는 점도 풀어야 할 문제다.

과 지원금으로 안마원 장소를 찾는 시점부터 함께했는 데 이에 대해 임씨는 “보통 도울 대상을 선정하는 데 몇 달이 걸리지만 이 일은 취지와 필요성이 확실해서 바로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눈을 떴다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함"​ 그럼에도 장 이사는 밝은 표정으로 “우리는 이미 성공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안마원 장소를 찾는 과정은 보통 험난하지 않았다. 예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맹학교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을

산이 빠듯하기도 했지만, 안마원은커녕 시각장애인이

위해서라도 우리는 꼭 성공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잘

드나드는 자체를 싫어하는 건물주들 때문에 성사 단계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에서 무산된 계약만 세 건이었다.

시력을 잃었을 때 25개월이었던 늦둥이 딸이 올해 중 학교에 입학했으니 그리 긴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다.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라

그럼에도 장 이사의 삶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진촬영

어려움 끝에 현재의 장소를 정한 후에도 고려할 부분

을 위해 인액터스 회원 한 명을 눕혀놓고 안마를 해주면

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기존 이미지를 탈피한 밝고

서 장 이사는 “제가 손도 작고 본래 체력도 강한 편이 아

건강한 분위기의 이름과 디자인, 인테리어, 그리고 거품

니어서, 만일 눈을 뜨고 있었다면 이렇게 안마를 할 수

을 빼면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는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수없는 회의와 조사 과정을 거쳐야 했다. 조사를 위해 마사지와 지압도 숱하게 받아봤다는 임 씨는 “가장 좋은 서비스는 자기에게 맞는 안마사를 찾아

“눈을 잃지 않았다면 맹학교에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가족들이 그렇게 고마운 존재인 지도 몰랐겠죠.”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라며 “여러 안마사들이 모인 협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사진촬영을 마치겠다고 하는데

동조합, 그리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마을기업이 최고

도 장 이사는 안마를 멈추지 않았다. “아, 하던 건 마저

의 형태”라는 의견을 전했다.

해야죠. 한쪽만 안마해서 몸이 짝짝이 되면 어쩌누?” 이

찜질, 족용 등을 포함한 30분 프로그램(안마 20분) 1 만9000원, 60분 프로그램(안마 40분) 2만9000원, 90

말에 한꺼번에 터진 웃음들이 안마실을 가득 채웠다. 창 으로 비쳐드는 햇빛만큼 밝고 따뜻한 웃음이었다.

분 프로그램(안마 70분) 4만9000원인 이 곳 가격은 시

그런데 잠깐, 보기 드문 미인인 고 실장은 대체 누구일

세보다 확실히 싼 편인데, 그 결정 과정에 조합원들 간

까? 바로 인액터스 서울대 지부 회원 중 한 명의 어머니

의 갈등도 있었다. 너무 저렴해서 손익분기를 맞추지 못

다. 좋은 일인데 상근자를 못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선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뜻 나섰다고. “아들 서울대 보내놓고 집에서 편히 쉴 만

실제로 개원 후 3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 매출은 손

도 한데 어찌 여기서 밥 해 주고 빨래 해 주며 고생인지

익분기점에 이르지 못 하고 있다. 가격을 올리지 않더라

몰라.” 애정 어린 농담을 건네는 조합원에게 마음으로만

도 상근 안마사들이 있는 시간에만 예약이 차면 승산이

보일 환한 미소로 화답하는 고 실장이 있어서 더 훈훈한

있겠는데 아직은 비어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맑은손공동체협동조합, 맑은손지압힐링센터였다.

기업에 출장 안마 제안서를 써 내고, 기업 사회공헌 콘테스트에 응모하고, 대학 커뮤니티에 홍보글을 올리

맑은손지압힐링센터 http://www.malgunson.com

고, 파워블로거들에게 연락하는 등 홍보를 위해 인액터

예약 문의 1600-3175 • 2014. 3,4

스 회원들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아직은 효과가 눈에

103

사 회 적

경 제

통 신

최대의 농업 컨설팅 업체를 향해 - ‘지역농업네트워크’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 정리 김종안(지역농업네트워크 경기제주지사장)

1998년 개인회사로 시작된 지역농업네트워크는

러던 중 대학교 창업보육업체로 선정되었다. 이에 대학

2001~2013년까지 주식회사 체계를 유지하다가 2014

원생들과 고학년 학부생들이 우리나라 농업에 대해 연

년부터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전환, 운영된다. 지역농업

구하고 공부하던 자치 공간의 일부를 사무실로 제공받

네트워크가 개인회사, 주식회사, 협동조합으로 전환되

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창립 멤버 6명이

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적 가치를 지키며 조직을 운영하

각각 100만 원씩 출자하여 활동비를 조달했다. 매출이

려고 노력했는지, 앞으로 지역농업네트워크가 해결해

거의 없었으니 당연히 월급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야 할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당시 농업분야에 ‘컨설팅’이라는 명칭 자체가 생소하 여 다들 부동산 컨설팅이냐고 묻기 일쑤였다. 컨설팅이

지역농업네트워크 첫 10년(1998~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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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용어를 설명하는데 전체 미팅시간의 절반 이상을 보

지역농업네트워크는 1998년 농업분야 경영컨설팅

내기가 다반사였던 때였다. 다행히 1994년 안성 고삼

전문회사인 개인회사로 설립했다. 설립 시기에는 재정

농협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등 농업·농촌의 현장과

이 어려워 별도의 사무공간을 마련하기도 어려웠다. 그

함께했던 노력과 1년 동안 적극적인 제안 활동이 결실

을 보아 회사 설립 1년이 되는 시점, 안성지역의 6개 지 역농협의 공동으로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안성사업연 합’이라는 이름으로 ‘농업인-농협-행정’이 함께 지역의 농업을 고민하고 협동조합의 사업으로 풀어가는 새로 운 방식의 컨설팅이었다. 우리나라 농업협동조합의 역 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이 컨설팅이 실질적인 지 역농업네트워크의 시작이었다.

2000년에는 농가에 대한 농업 경영 컨설팅, 농협과 농업법인 등을 대상으로 한 산지 유통 활성화 컨설팅 등 이 시작되면서 컨설팅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2001년, 경영 면에서 아직 어려움이 많았지만, 경제적

컨설팅 모습

자립기반 및 대외적 공신력 확보를 위해 학교를 떠나 별 도의 사무실을 얻고 모든 직원이 주주로 참여하는 주식 회사로 전환했다. 당시 회사 구성원들은 협동조합 가치 를 일정 정도 이해하고 있었고 특히 창립멤버이자 대표 를 맡고 있던 박영범 대표는 석사 논문으로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와 협동조합 운동의 방향」(1993)을 쓸 만큼 평소에도 협동조합적 가치의 실천에 대한 관심이 많았 다. 당시에는 농협과 같은 특별법에 의한 협동조합이나 생협 이외의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이 어려웠으므로 주 식회사로 설립했다. 조직 형태는 주식회사지만 협동조 합적 가치 실현을 위해 회사를 전 직원이 공동으로 소유

창립총회 모습

하고 공동으로 운영하고 공동으로 책임지는 방식으로 설립·운영하기로 했다. 이 원칙은 이후에도 계속 유지 되었다.

지역농업네트워크 두 번째 10년(2008~현재)

지역농업네트워크는 어느 자산가나 외부기관의 도움

2008년 지역농업네트워크 창립 10주년이 되던 2008

으로 운영된 것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의 헌신과 노력으

년에는 3가지 큰 결정 했다. 먼저 창립 10주년 기념 심포

로 성장해 왔다. 사업적으로 농업현장에서의 헌신뿐만

지엄(지역과 농업의 네트워킹)에서 그동안의 컨설팅 성

아니라 자본금 확충 및 운영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적극

과를 바탕으로 이론적으로만 논의되었던 시장교섭력 제

적인 노력을 추진해 왔다. 2013년 12월 창립총회 당시

고와 농산물 가격안정 등 농업인 실익증진을 위한 선진

전체 42명 직원 가운데 30명(주주가 아닌 직원은 대부

농업시스템인 ‘품목연합과 마케팅 보드’, 고령화 등 농촌

분 1~2년 차 직원)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었으며 간부회

의 변화와 지역농협의 역할재편을 위한 ‘지역종합센터

의 및 이사회 결과, 경영성과 등 운영 과정을 최대한 투

구상’을 새로운 10년의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해 왔다. 주요한 의

두 번째는 2000년대 이후 침체되었던 (사)한국협동조

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주주총회 및 워크샵 등을 통해

합연구소의 재개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사)

전체 직원의 의사를 물어 결정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는 협동조합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 2014. 3,4

불어넣고자 1990년대 한국협동조합 운동에서 싱크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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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이후 활동이 거

근 입사한 신입직원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으로 20년

의 중단되어 있었다. 이를 위해 지역농업네트워크 간부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난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설립 당

와 직원의 일부가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로 이동했다.

시와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어서 설립 당시의 문제

세 번째는 지역농업네트워크가 농업현장에 조금 더

의식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다른 한편으로 간부들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결정이었다. 컨설팅에서 형식적

변화하는 환경을 사전에 충분히 인식하고, 새로운 돌파

인 제안이 아닌 현장 밀착형 컨설팅을 위해 권역별 ‘지

구를 제시하지 못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사체계’를 도입했다. 즉, 지역과 자주 교감하면서 선진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면서 2013년부

정보와 제도를 결합하여 컨설팅 제안을 하게 됨으로써

터 5인 이상이면 누구나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졌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충청지사

2014년 말까지 주식회사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경우

를 선두로 2010년에 호남지사, 영남지사, 강원지사, 경

한시적으로 상법 적용을 유예하는 조항도 생겨났다. 이

기제주지사를 개소했다. 2012년에 호남지사는 다시 전

러한 상황에서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는 조직, 권리와 책

남지사, 전북지사로 분화되었다. 본사-6 지사 체계, 이

임을 동시에 갖는 자치조직, 설립 초기부터 추구해왔

것이 현재 지역농업네트워크의 모습이 되었다.

던 공동소유 및 민주적 운영 원칙의 제도화 필요성에 대

경영의 어려움 속에 협동조합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

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협동조합 전환에 대한 내부논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1998~2008년까지가 1기로

의와 교육을 시작했다. 2012년에 전 직원이 『기업은 누

지역농업네트워크가 하나의 사회적 실체로 농업계에

구의 것인가』, 『협동조합으로 지역 개발하라』라는 읽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었다. 2009~2013년까지는 2기

대표 주관으로 지사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스페인

로 자리 잡은 잔뿌리들이 더 튼튼하고 강한 뿌리로 성장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의 사례를 통해 협동조합에

해가는 과정이었다. 이 시기에는 잔뿌리가 튼튼한 뿌리

서의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협동조합으로 지역 개

로 지역에 안착하는 과정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발하라』는 협동조합을 경영한다는 것이 ‘모두가 주인이

가장 큰 어려움은 사업적이 면이었다. 현장밀착을 강

니까 누구도 상처받지 않도록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인

조하다 보니 실행중심 컨설팅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고,

식을 바꾸는데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오히려 협동조

이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량은 증가한데 비해 수익성은

합일수록 경영의 관점이 효율적으로 접목되어야만 자

떨어졌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지사별 체계로 사무공간

본주의 사회에서 협동조합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이 분리되고 신입직원이 늘어나면서 직원 간 소통과 교

강조하고 있었다.

감이 약화되어 내부적 갈등이 증가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시기에 역량 있고 좋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또

106

협동조합 설립 과정

한 간부들과 직원들 간 소통도 과거보다는 어려움이 많

이런 준비과정을 거쳐 2013년 2월 전환총회를 개최

았다. 설립 당시 35살이었던 대표가 올해 51살이다. 최

하여 협동조합 전환을 결정하고 협동조합설립 준비위

원회를 구성했고 창립 15주년에 맞춰 창립총회를 개최

다양하게 논의되었던 협동조합의 미래상에 대한 논의

했다. 전환총회 결정에 따라 협동조합설립 준비위원회

를 진행하기 위해 비전위원회를 설립했다. 또한, 워크샵

는 소통소위원회와 정관소위원회로 나눠 약 10개월 동

과 같은 각종 행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

안 활동했다. 소통소위는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하고 있다.

의 비전과 사업방향을 마련하고 정관소위는 정관 등 설

아직 이런 모습이 낯설고 ‘이건 뭐지’라는 생각과 함

립 실무를 담당했다. 2개의 소위원회와 2012년 설립된

께 혼란스럽기도 하다. 업무처리가 일부 지연되고 시행

사원협의회를 중심으로 지역농업네트워크의 현재와 미

착오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지역농업네트

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

워크협동조합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으로 거듭

었다. 특히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의 미래에 대해

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한 발 빼고 비판하는 것이 아

많은 고민과 토론, 의사소통 강화 등 운영방식 개선에

니라 내가 주인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서로의 다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논의 과정을 통해 전

른 생각들을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롭게 융화시켜

직원이 24개월 이상 근무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협동조

나가는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스타일도 다르고 표현

합을 설립하는 데 동의했으며 출자금도 1인당 1천만원

도 다르다. 하지만 책임과 권한의 균형, 민주적 운영과

이상으로 결정했다. 현장사업 진행 등으로 애초 일정보

경영의 조화, 사업과 성과의 공유를 새롭게 만드는 과제

다 2개월 정도 늦은 2013년 12월 20일 창립총회를 개

속에 우리 스스로를 던졌다. 지금은 과거의 관행과 새로

최하고 정관 및 임원 선임을 마쳤다. 현재는 그동안 진

운 기대가 교차하고, 실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상태다.

행하던 사업에 대한 정리 및 승계, 협동조합 설립신고

앞으로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은 지사를 협동조

및 등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4월부터는 지역

합으로 전환하여 협동조합 연합회 체계를 형성하고 나

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가서 다양한 협력업체와의 연대를 통해 협동조합 복 합체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를 위해 2016년에 10여 개

현재 모습과 앞으로의 비전

의 농업 관련 단체들이 연대하여 세종시 인근으로 집단

올해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은 설립자본금 12억

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많은 이견과 차이가

원, 매출규모 40억원, 조합원 33명, 직원수 42명으로

존재하리라. 아마도 갈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협동

운영된다. 본사-6 지사체계도 그대로 유지된다.

조합은 상상력이다’라는 어떤 이의 말처럼, 지난 15년

현재 협동조합체계에 맞추어 직제 및 직급체계, 급여

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상상하며 현실 속에서 하나하나

체계, 성과평가체계 등 운영 전반에 대한 검토 및 개정

만들어가고자 노력 중이다.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 직원이 참여하는 규약·

은 앞으로도 협동의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는 협동조합

규정 제정 및 개정을 위한 분과위원회를 운영하여 조합

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2014. 3,4

원과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협동조합 설립과정에

107

사 회 적

경 제

통 신

17년의 역사로 사람과 사람을 잇다 -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글·사진 윤경선(해피브릿지 팀장)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해피브릿지의

“우리가 원했던 기업의 옷, 우리의 전략과 문화를 담을

사례는] 기적 같은 일이군요. 그렇게 잘되는 주식회사가

그릇은 주식회사라는 형태의 그릇보다는 협동조합이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다니! 이탈리아에서도 주식회사에

는 그릇이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서 협동조합으로 바뀌는 일은 있었지만, 다들 망해가는 기업 혹은 망한 기업이었어요.”(스테파노 자마니 교수 의 말, 『산타와 그 적들』에서 인용)

1999년 봄, 1997년부터 서울에서 양곡 유통 사업을

2013년 3월 21일 연매출 300억 원의 해피브릿지는

하던 젊은이들과 대전에서 식품 제조 및 식자재 유통 사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선포하고 조합원들이 만든 정관

업을 하던 젊은이들이 만났다. 이들은 직원이 함께 만들

이 통과가 되었다. 이를 두고 국내외에서는 유망 중소기

어가는 기업, 사회를 위한 기업을 바랐고, ‘다르게 벌어

업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을 두고 적지 않은 놀라움

다르게 살자’고 다짐했다. 보리식품영농조합법인을 인

을 표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수하면서 전국으로 유통망을 넓혔고, 외식 컨설팅 ‘보리

그리고 많은 분들이 질문한다. “왜 전환하게 되었습 니까?” 그러면 송인창 이사장은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108

‘행복한 다리’, 사람과 사람을 잇다

푸드&컨설팅’을 설립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4년 서울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화평동 왕

냉면’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가맹점 수가 100여 개를

해피브릿지의 핵심가치

넘었다. 2006년에는 또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 ‘국수나 무’를 론칭했다. 2007년 4월, 두 그룹은 1999년 결의 이후 8년 만에 통합법인 ㈜푸드코아를 설립하고 본격적 인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했다. 기업 미션은 ‘참식 (食)’과 ‘대안기업’으로, 식품기업으로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뜻과 주주 및 자본 대신 사람 을 중심에 놓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리고 직원들은 주주 로 회사의 주인이 되었다. 화평동 왕냉면에 이어 국수나무 역시 빠르며 꾸준하 게 가맹점 수를 늘려가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0 년 1월, 푸드코아에서 해피브릿지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이름에는 가맹점주, 직원과 함께 행복한 최고의 세상 을 만들어가겠다는 뜻, 사람과 사람을 잇는 행복 메신저 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해피브릿지는 중견 외식 프

창립 멤버들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협동조합을 만났

랜차이즈기업으로 성장했다. 새로운 브랜드도 선보임

다. 조합원들이 자율적ㆍ민주적ㆍ경제적으로 참여하여

과 동시에 온라인 유통 및 쇼핑몰 사업체로 ㈜화평동,

함께 운영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이야말

식품유통사업체로 ㈜해피브릿지C&C, 직영점 운영사

로 해피브릿지에 적합한 그릇이라고 확신했고, 곧바로

업체로 ㈜엠씨에프씨를 설립했다.

정관 검토 특위를 구성했다.

한편,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직원들도 늘어나면서 주

2011년 12월, 국회에서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

주 직원들의 비율이 줄어들었다. 신입직원들은 ‘사람과

자 ‘협동조합 전환 검토 특위’로 변경해 본격적으로 협

직원이 중심’이라는 회사의 미션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동조합 전환을 준비했다. 해외의 유수 협동조합을 탐방

해피브릿지에게 자본과 경쟁만을 요구하는 주식회사는

하고 한국협동조합연구소와 협력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어울리지 않는 그릇이었다. 이러한 고민 중에 2011년

협동조합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협동조합 전환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2012 년 11월, 전 직원들이 함께 ‘직 원과 고객의 경제적 만족과 자 아실현을 추구하는 지속가능 한 협동조합 기업’이라는 비전 을 도출했다. 이러한 준비기간 을 거쳐 2013년 2월 21일, ‘해 피브릿지 협동조합’으로 거듭 났다. 협동조합으로 사람 꽃을 피우다 협동조합의 가치가 아무리 훌륭해도 지속가능한 경영기 반이 없다면 그저 이상일 뿐일

• 2014. 3,4

더파이브 명일역점 오픈식

109

것이다. 주식회사와 다른 형태이지만 협동조합도 기본 적으로 경제적 행위를 수행하는 조직이고, 수익이 없다 면 조직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체계에서 현실화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해피브릿지는 현재 조합원총회가 최상위 조직으로서 그 아래에 이사회ㆍ이사장ㆍ경영진으로 이어지는 조직

이러한 지속가능 경영 측면에서도 해피브릿지가 협동

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위원회를 두어 운영에 조합원

조합으로 전환한 것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해

들의 참여경영을 독려하고 평의회를 구성해 근로자들의

피브릿지는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생산성과 경쟁력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었다. 이사회의록

을 향상시키는 데 제일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 그래서

등 중요한 모든 결정이 조합원에 공개되고 조직의 현황

직원들에게 조합원으로서 진정한 주인의식을 높이고

을 세세히 브리핑 받는 간담회, 그리고 조합원이 직접 참

안정감을 주어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

여하는 각종 인사 및 보상제도 등이 그 주요 예들이다.

리라고 확신한 것이다.

또 매월 ‘해피꼽 강연’이라는 월례강연을 통해 인문학

모두가 주인인 협동조합으로 주식회사에서 소유주의

강의 및 협동조합 강의 등을 들었고, 직원의 사회적 연

독단과 단기적 수익 전략, 소수 대주주에게 집중된 리더

대와 동기부여 함양을 위해 필리핀 나보타스로 ‘해피버

십 등의 위험요소일 수 있는 것들이 배제되고 근로자조

드’를 떠나 현지인들의 자립을 돕는 농장 건축, 빈민촌

합원이 임원진을 선출하고, 임원진은 경영진을 선임하

에서의 홈스테이 등의 활동 및 지원을 했다. 이렇게 국

며, 경영진을 노무를 관리하는 3권 분립의 민주주의 시

내 협동조합 원년인 2013년은 협동조합이라는 단어가

스템과 비슷한 운영방식을 갖게 되었다. 창립 정신이 조

아닌 듣고 나누고 직접 참여하며 체험하는 해였다.

2014년은 협동조합적 혁신을 위한 첫해 2013년은 주식회사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여러 변화 들이 있었던 한 해였다. 2014년 제2차 정기총회에서 결 산 및 내년 사업계획을 조합원이 직접 심의하는 총회를 마치고 자율 토론 및 잉여금을 나누는 과정까지 거치면서 협동조합전환이 가져온 변화를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도 ‘우리 회사는 정말 지속 가 능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내가 이 회사를 평생 동반자 로 삼아도 되는 것일까’ 등의 다소간의 혼란함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슴 한편에 존재하는 것 역시 사 실일 것이다. 협동전환으로 전환한 것은 잘한 일인가? 회사에서는 치열함을 곧잘 표현하는 편이다. 회사의 오랜 경험 속에서 일에 대한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를 함께 터득한 덕분이다. 일상의 일도 그러할진대 회사 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일이 조직 전체가 배수진을 친다는 각오 없이 성공 가능한 것일까? 바로 협동조합 전환의 성공은 조합원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확신을 높 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 기에 있다.

2014년은 협동조합을 확신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 그

해피꼽 4월 강연 포스터

110

것이 진정 해피브릿지 협동조합의 미래를 위해 초석을

쌓는 일이 될 것이다. 2014년 전략 슬로건인 ‘협동조합 적 혁신’은 이러한 우리의 고민이 반영되어 탄생한 것이 다. 협동조합적 혁신으로 사업의 성장을 가져오고 협동 조합적 혁신으로 조직의 운영이 변화될 때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을 신뢰하고 그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될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업혁신, 협동으로 사업기회 발굴 안정적인 직장이면서 꾸준히 근로자를 늘려가는 노동 자협동조합은 인사 적체라는 불만과 새로운 환경에 맞 는 인재를 등용할 수 있는 기회를 협소하게 하여 조직의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이런 고민의

해피버드에서 아이들과 함께

대안 중의 하나가 사업다각화 전략이다. 하지만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여 자리를 잡는다는 것 이 얼마나 어렵운가. 그래서 이런 고민을 협동조합적 방 식으로 풀어보자는 제안이 바로 ‘협동조합적 사업혁신’ 이다. 협동조합적 사업혁신은 열린 경영이라는 표현으로 요 약할 수 있다. 열린 경영이란 앞으로 다양한 외부 파트 너들, 특히 다른 협동조합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제 6 원칙에 의거해 상호 협력하여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이 미 유전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일자리의 공유, 자원 의 공동 활용,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등 협동조합 그 자 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원칙 때문에 더 폭넓은 분야에

더파이브 명일역점 오픈식

서 협력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협동조합이 2차 협동조합을 자유롭게 만들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 록 법적으로 제도화해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우선 그 동안 외식 분야에서 쌓아온 우리의 노

는 지역식당협동조합(지식협) 프로젝트는 이런 의미에 서 하나의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몬드라곤 대학 및 주요 파트너들과 HBM 협동조합경영

고민할 것이다. 그러한 협력은 자연스럽게 사업의 외연

연구소(Happybridge in Cooperation with Mondragon

을 확장하고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

innovation and Knowledge Center)를 설립하고 해외

이다. 또 외부의 전문그룹이나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유수한 외식관련 협동조합들과의 협력을 도모하는 것

협력하여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개발해야 하는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향후 급

일 역시 우리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최근 사회투

식시장이나 요리학원 사업 등 우리가 독자적으로 진행

자재단과 협력하여 식당을 협동조합으로 인큐베이팅하

하기 쉽지 않은 외식관련 영역들을 협동을 통해 진출할

고 더 나아가 지역별로 식당협동조합연합회를 만든다

계획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 2014. 3,4

하우와 경험을 협동조합 파트너들과 나누는 것을 적극

111

비전캠프에서 팀별로 정리한 비전

비전캠프에서 팀별로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분야에서 열린 경영 관점으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

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은 조합원들 스스로

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확장하는 데 노

의 참여를 높여 제도에 대한 합의는 물론 조직에 대한 신

력을 기울일 것이다. 해피브릿지가 조직의 형식을 단위

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협동조합들이 상호 협동하는 협동조합 그룹으로 발전

2014년 마지막 운영혁신과 관련된 과제는 조합원의

해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 역시 이를 위한 준비와 실험으

생활 안정을 위한 제도와 기금의 설계다. 사업의 성장이

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멈추거나 후퇴하는 시기에 모든 조합원이 힘을 모아 위 기를 넘겨야 하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조합원의 고

운영혁신, 협동조합에 대한 확고한 신념

용 및 생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협동조합이 조합원

노동자협동조합이 주식회사와 가장 크게 비교되는 것

의 생활 안전망과 관련한 관심을 표명할 때 조합원들은

중의 하나는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있는 노동이 아니라

조직을 자기 삶의 든든한 동반자로 인정 할 수 있을 것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하는 노동인 만큼 당연히 조직의 생

기 때문이다. 비록 이는 매우 장기적인 계획에 속하기는

산성이 높아져야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조합원

하지만 2014년은 이러한 논의를 시작하는 첫 해가 될

이 협동조합에 대한 신념이 있고, 스스로 주인이라는 자

것이다.

각을 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성립되는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협동조합은 주인 없는 무책임한 직원들 만 난무하는 생산성이 낮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기 때

혁신은 무엇인가를 기존의 패턴과 생각이 아니라 전

문이다. 2014년 운영혁신의 목표를 조합원들의 결사수

혀 다른 관점과 새로운 방법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준을 높이는 것에 두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식회사에서 익숙했던 생각이나 행동을 협동조합적

이를 위해서 첫째로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을 올바르

측면에서 뒤집어 보고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변화하

게 이해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에 대한 협동조합 관련 교

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협동조합적 혁신의 출발이다. 사

육이 2013년 조합원 평가를 반영되어 더욱 강화할 것이

업을 어떻게 협동조합적으로 혁신할 것인가? 조직이 협

다. 이는 협동조합의 가능성과 한계를 올바르게 이해하

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혁신되어

여 조직에 대한 신뢰와 업무 몰입을 높이기 위함이다.

야 하는가? 어찌 보면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근

두 번째로는 현 성과측정과 보상제도에 대한 재정비

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바로 해피브릿지 조합원 모

가 운영혁신과 관련한 중요한 2014년 과제로 떠올랐

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2014년은 그 해답을 찾기 위

다. 성과측정 및 보상제도는 제도 그 자체의 완성도가

한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람 꽃을 피우는 해피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 조합원이 이해하고 합의하는 과

브릿지가 되기 위해서.

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2013년 살림살이 TFT 운영

112

혁신은 익숙한 것에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113

[마을이 세계다]

지역에서 배워 학교에서 실천한다 - 공주 봉현마을 글, 사진 우성희(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연구원)

(사)충남교육연구소 2012년 9월 가을소퐁

114

충남교육연구소가 공주시 봉현리

겁니다. 연구소란 이름도 공부를 하

에 자리 잡은 지는 13년이 지났다.

면서 실력을 키우는 바탕이 되자고

이미 그 성과가 많이 알려져 있어 인

지었어요.” 연구소는 충남지역의 교

터넷을 조금만 뒤져도 연구소의 활

육에 대해 조사하고, 대안적인 교육

동과 성과에 대해서 충분한 자료를

방향을 연구하며, 학교교육에 제언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료를 볼수

도 하고 연구한 프로그램을 직접 실

록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떻게 교사

행하고 있다.

와 교수가 만나서 지역에서 민간 연 구소를 세울 생각을 했는지, 연구소

연구소가 설립되기까지

인데도 지역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연구소는 2000년 충남 지역에서

마을과 소통하고 있는지, 10년이 넘

지역에 기반한 교육 연구와 교사 연

도록 흔들림 없이 운영되는 이유는

수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던 교

무엇인지 그 동력이 궁금했다.

사와 교수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교

연구소는 폐교된 봉현분교를 리모

사들의 경우 실천을 위한 연구 확산

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이곳저곳 손

이 필요한데 그런 게 약하다고 했었

길을 많이 탄 건물과 소품이 정겨웠

고, 교수들의 경우에는 이론은 있지

다. 도착했을 때 전기공사가 한창이

만 현장성이 부족해서, 교수와 교사

었다. “폐교 공간이다 보니 해마다

가 같이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

보수비용이 많이 들어요. 교육청에

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다.

충남 공주시 봉현마을 폐교에 설립한 (사)충남교육연구소

(사)충남교육연구소 2009년 시골살이꿈꾸는교사연수

서 임대해서 쓰기 때문에 리모델링

당시 해직교사였던 이진철 부소장

도 마음대로 안 되고요. 지난 10년

과 조성희 사무국장 부부가 서울에서

동안 지원이 있을 때마다, 또 리모델

내려와 폐교를 고친 연구소 내 사택

링 승인이 날 때마다 조금씩 고쳐서

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본격적인 활

요구 사이에서 대안을 만들어나가기

교실 모양이 조금씩 다 달라요.” 드

동이 시작됐다. 폐교 반대운동에 참

위해 현장 교사의 경험과 교수들의

릴 소리를 뚫고 교실에서 웃음소리

여했던 일부 교사와 교수들이 연구소

이론을 합했다. 지금은 중앙정부의

가 새어나왔다. 교사 연수가 진행되

창립 멤버로 참여하였던 것이 계기가

정책이 된 혁신학교, 방과 후 학교,

고 있었다.

돼 폐교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돌봄 학교와 사업들이 이미 이곳에

이정로 소장과 조성희 사무국장은

연구소는 ‘연구소’라는 이름에 걸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삶의 교육, 상

맞게 지역의 교육에 관련한 조사연

특히 이곳은 농촌의 지역문화와 자

생의 교육’이라는 연구소의 모토를

구를 해 왔고, 교육프로그램은 실험

연을 소재로 한 교육활동을 활발하

강조했다. 교육이 삶과 동떨어져 있

을 거쳐 의미 있는 제도를 중앙에 제

게 펼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강사

는 문제를 지역에서 풀어보자는 문

안하기도 했다. 회원은 200~300명

로 활동하기도 하고, 이것을 일자리

제의식에서 연구소가 시작됐기 때

정도다. 회원 대부분이 교사이다 보

사업으로 연계시키기도 했다. 조 국

문이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열심히

니 지역 교육현안에 대한 조사도 활

장은 “처음부터 농촌교육에 방점을

하고는 있는데, 과연 참교육이 맞는

발히 이뤄지는 편이다. 관료적인 정

찍은 건 아닌데 지역에 농촌이 많으

건지 허망함을 극복하고 같이 모여

책개발원에서 만들어내는 연구정책

니까 자연스럽게 농촌교육이 핵심으

서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던

이나 지나치게 급진적인 교사들의

로 나왔고, 농촌교육의 핵심이 뭘까

서는 예전부터 실행해 오던 것이다.

• 2014. 3,4

115

고민하면서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

탈해 했어요. 그걸 해결해 줄 집단이

에서 배울 거리를 찾고 프로그램화

하게 됐다”고 했다. ‘농촌 교육’이라

여길 이용하자는 거죠.” 처음에 교

하는 작업을 통해 농촌교육문화공

는 당시에는 새로운 개념을 화두로

사중심 공동체를 만들자는 움직임

동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던진 것이다. 연구소는 농촌에 뿌리

은 있었지만, 주민 중심의 지역공동

내릴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고 농촌

체는 없었다. 그래서 학교를 지역주

교사로서 자각을 일깨우며, 교사의

민과 함께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기획력을 강화하도록 돕고 있다.

기 위해 이들이 잘 할 수 있는 ‘교육’

인 ‘역사문화만들기 사업’에 봉현

을 떠올렸다. 회원교사들의 자원봉

리가 ‘봉현농경문화마을’로 선정됐

“외지인 마다않고 품어주신 마을 주민

사로 초등학교 아이들의 방과 후 공

다. 연구소는 마을 지도자들과 사업

들과 한판 신나게 놀아보자!”

부방을 운영하다가, 학부모인 주민

의 기획과 운영을 도왔고, 전통문화

이곳은 ‘연구소’라는 간판을 달고

들의 요구에 부응해 풍물교실도 만

체험 프로그램을 지역 학교와 연대

있지만 마을과 동떨어져 연구만 하

들었다. ‘봉현 마을학교 ’가 된 것이다.

해서 운영할 수 있었다. 지역의 초등

지 않는다. 부설 청소년문화학교 ‘느

2002년 연구소와 인근 마을이 함

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모내기ㆍ김매

티나무’를 운영해 지역에 있는 아이

께 ‘은행나무 축제’를 열었다. 봉현

기ㆍ추수ㆍ타작에 참여했다. 이를

들이 방과후공부방, 주말학교 등의

분교를 중심으로 한 마을처럼 지내

발전시켜서 주말학교와 계절학교,

교육ㆍ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던 세 마을이 폐교가 된 후 점차 멀어

농촌문화체험학습 등 농촌형 프로

있다. 또 매년 인근 세 마을과 함께

져갔기 때문이다. 축제를 준비하면

그램을 만들고 마을 노인들이 이 프

은행나무축제를 열고 있고 ‘역사문

서 세 마을이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화마을 만들기’ 사업, ‘폐교를 활용

프로그램 기획 과정에선 마을 노인

그 해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사업

한 농촌 마을학교 및 문화 공동체 운

들이 전통 생활상과 경험에 대한 아

에 선정돼 교육인력 7명과 마을주민

영사업’ 등 공모사업을 마을과 공동

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아이

3명을 고용할 수 있었다.

으로 수행하면서 마을과 연구소가

들의 삶과 농촌을 떼어놓고 교육을

이러한 활동이 많아지면서 마을

긴밀해졌다.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

노인회와 관계도 가까워졌다. 노인

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 속

회에서 연구소 교육활동에 참여하

“폐교가 되니까 주민들이 아주 허

지역에서 배워 학교에서 실천한다 2003년 문화관광부의 공모사업

게 되면서 여타 청소년 프로그램과 차별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활동을 통한 자신감을 통해 마을 노인 회원 들은 봉현리 ‘5도 2촌 마을만들기 사업’ 등 마을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 록 영향을 주었다. 농촌교육 활동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연구 활동도 활 발해졌다. 교사로 구성된 연구소의 청소년문화연구팀은 농촌문화 프로 그램 개발과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2006년에는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농촌 청소년을 (사)충남교육연구소 건물

116

위한 문화학교 운영’ 사업으로 선정

돼, 3년간 10명의 인건비를 지원받

“13년이 흐르면서 갖추어진 지금의

다양한 층위의 네트워킹을 부지런

게 되었다. 기존의 마을학교를 확대

모습을 보고, 시작부터 이 모습대로

하게 맺었다. 이처럼 사람을 키우는

해 본격적으로 '농촌청소년문화학

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정부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 느티나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 기업 같은 곳에서 돈을 지원받아

앞으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2008년 봉현리가 ‘5도 2촌 시범

서 한 곳도 있고요. 이렇게 하면 성

젊은 사람들을 키워내는 일이라고

마을’에 선정되면서, 마을은 연구소

과는 처음에 낼 수 있지만 사람이 바

한다. 산골짜기 농촌에 있는 연구소

에 기획, 홍보, 운영 전반에 대한 지

뀌거나 정책이 바뀌면 오래 못 가거

지만, 20대 상근자들이 활동하고 있

원을 요청해왔다. 그동안 연구소가

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다. “공주대 실습 나왔다가 엮인 친

먼저 사업을 마을에 제안했던 것과

시행착오도 겪어가면서 단단해 질

구들도 있고, 공부방 음악 강사를 하

달리, 마을에서는 사업의 주체로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처음

다가 일하는 친구도 있어요. 여기서

정체성을 갖고 제안해 온 것이다. 마

부터 사업을 구상하고 들어온 것이

배우다가 대학 간 아이들이 이곳에

을에서는 농촌관련 마을교육 사례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잘 읽고 들

돌아와서 도우미 교사를 하기도 해

나 정보를 요청하기도 하고, 장기적

어와서 다른 곳보다 먼저 시작했을

요.” 하지만 젊은 상근자들이 활동

인 마을발전 계획에 의견을 묻기도

뿐이었다.

할 수 있는 경제적 전망을 보여줘야

했다.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사회적

권역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의 역

이 있기까지는 창립할 때의 마음가

기업 인증을 받은 것도 지속적인 경

량이 커졌지만, 한편으론 갈등이 생

짐을 가지고 연구소를 지지해 온 회

제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젊은 사

기기도 했다. “저희가 원래 마을이랑

원들과, 뚝심 있게 연구소를 지켜왔

람들 데려와서 키워놓으면 학교로

관계가 굉장히 좋았어요. 함께 축제

던 임원진과 일꾼들과 같은 사람 요

도 가고, 기관으로도 가고 그래서 심

도 해 왔고, 장학생도 만들어서 대학

인이 가장 클 것이다. “설문조사가

란하기도 했어요. 연구소가 지속성

도 보냈고요. 그런데 마을에 돈이 들

필요하다고 하면 회원인 교사들이

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근데

어왔을 때는 좋지만, 돈이 없어지면

쭉 돌려요. 이렇게 급할 때 마다 돕

워낙 중요한 건 전망을 갖게 해 줘야

그 사업들이 다 깨지거든요.” 예를

는 사람들, 그런 사람을 키우고 네트

죠.” 그래서 조 사무국장은 이러한

들어, 연구소에서 기획하고 운영해

워킹을 한 게 주효했죠.” 또 연구소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

왔던 은행나무축제를 봉현리에서

는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

한 것은 중간지원조직이던 농촌지

권역사업에 연계하기 위해 맡아 하

다. 연간 10여개의 공모사업에 신청

역조직이든 젊은 상근자를 위한 경

는 동안 항상 함께했던 나머지 두 마

하기도 했다. 후원금만으로 운영이

제적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을이 배제되게 되었다. 그런데 권역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필

인터뷰를 마치고, 충남교육연구

사업 지원금이 중단된 후부터는 마

요한 것이 있으면 열심히 찾아서 썼

소가 십여 년 동안 새로운 모델을 만

을에서 축제를 지속하지 못했다. 이

어요. 그러다가 지금은 우리만 독식

들어 갔던 이유에 대한 대답은 다름

처럼 마을사업에 돈이 들어오면서

하지 말고 다른 곳도 연계할 수 있도

아닌 ‘뚝심’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록 보다 넓게 생각하려 해요.” 지역

성과를 미리 예상하고 시작하지 않

의 영세한 단체들과 협업하면서 필

은 것, 문제의식에 대한 답을 지역에

젊은 활동가들이 남을 수 있는 환경을

요해 보이는 공모사업을 연계해주

서 찾으려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

조성해야

기도 하고, 기획서를 쓸 때 도움을

행하는 자세, 그리고 연구소를 지키

그간 연구소의 사례를 배우고자

주기도 한다. 방과 후 유관기관 협의

는 사람들. 이처럼 연구소를 지탱하

하는 곳이 많았다. 조 사무국장은

회, 농촌교육기관, 사회적 기업 등

는 동력은 뚝심이었다.

• 2014. 3,4

충남교육연구소가 지금의 모습

117

[지상중계] 지역재단 한일공동 심포지엄 ‘지방자치와 지역발전’

6. 4 지방선거와 지방분권형 체제개혁의 과제 글 이재은(경기대 명예교수)

* 여기 실린 글은 지역재단(www.krdf.or.kr)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20일 개최한 한일공동 심 포지엄 ‘지방자치와 지역발전-6. 4 지방선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 발표된 글이다. - [편집자 주]

민선 5기 지방정부의 의의 주민이 뽑은 대표가 주민의 의사를 바탕으로 주민의

론이 들끓던 이명박 정부 중간 시점에 출범하였다. 호남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 충남북ㆍ강원ㆍ경남ㆍ인천의 광역단체장, 그리고 수

지방자치다. 이러한 지방자치가 한국에서 본격 실시된

도권 지역의 광역의회와 기초자치단체를 대부분 야당이

것은 1991년부터다. 1950년대에 기형적인 자치가 실

장악한 민선 5기는 출범과 함께 성남시의 일종의 모라토

시되다가 4. 19 혁명 직후 민주당 정부에서 처음으로 기

리움 선언으로 충격을 받았다. 재정 여건이 가장 좋은 기

초-광역단체의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모두 주민직선으

초자치단체인 성남시의 사태는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유

로 선출되었으나 5. 16 군사쿠데타로 지방의회가 해산

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되면서 군사독재 30년 동안 주민직선 지방자치는 실종

서, 여타 단체장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단

되었었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고 1995년 단체장

체장은 재정 진단을 실시하고 이후 재정 운영의 건전화

과 지방의원이 동시에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면서 본격적

방안 마련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 결과 비록 이명박 정부

인 자치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의 잘못된 정책으로 지방 재정이 전반적으로 긴장 상태

그리고 이제 단체장 기준 민선 5기가 끝나가고 있다.

에 빠져들었지만, 오히려 일부 자치단체는 민선 5기 동

그런데 지난 4년 지방자치단체의 내적 측면에서는 많은

안에 채무를 상환하고 재정 건전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진전이 있었지만,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관계에서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지방자치가 퇴행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된다.

118

민선 5기는 한미 FTA와 대운하 문제 등으로 국민 여

주민 직선이 배제된 관선 시대와 달리 주민 직선이 부

활된 주민자치 시대에는 지방자치 단체의 행ㆍ재정은 자

소하게 된다. 이처럼 외생적 지역발전은 지역의 유지 가

율ㆍ참여ㆍ책임이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다시 말해 권한의 배분과 이를 구체적으로 집행하는 사

따라서 지역경제의 유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

무의 구분, 그리고 이를 물적으로 뒷받침하는 재원의 배

생적 지역발전 전략이 바람직하다. 내생적 발전은 주민

분이 조화를 이루도록 제도를 설정하고 주민이 의사결정

이 학습하고 실천하며 스스로 지역경제를 관리하여 풍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공공서비스의 양과 질을

로운 자연적ㆍ사회적 환경을 건설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

결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지방자치ㆍ지방재정이 구현될

이다. 따라서 지역경제의 내생적 발전을 뒷받침하는 구

수 있다.

체적인 지역정책은 주민ㆍ기업ㆍ지방자치단체가 주체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지방자치와 지방재정을 평가

가 되어 유연한 지방행정조직을 구축하고 지역주민이 지

해보면, 지방자치 부활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한국의 중

역문제의 소재와 지역경제의 구조를 학습하고 그것을 해

앙-지방정부 간 관계는 여전히 강고한 집권체제를 벗어

결하기 위한 지역의 전체적 발전방향을 지역개발계획으

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2014년도 여당 대표는 신년

로 수립하고 장기적인 기본구상과 단기적인 구체적 실시

기자회견에서 “새해를 지방정부 혁신 원년으로 삼고 지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방자치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과 쇄신을 이루고”, “100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각 지역생활권을 기

조 원이 넘는 지방정부 부채와 72조 원이 넘는 지방공기

준으로 주민과 공무원 그리고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기

업부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제 부채

본구상에서부터 구체적인 공간이용과 규제 그리고 지역

와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서 “지방재정 건전화를 강력

건설에 관한 합의를 형성하며 계획을 수립하고 이러한

추진하는 동시에 책임성을 높이는 지방파산제도 심도 있

생활권의 계획을 모아서 자치단체 전체의 계획을 수립

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대표의 회견내용 행간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의 사회적 공동소비수단인 교

서는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의 통제의 대상일 뿐 자율ㆍ참

육ㆍ의료ㆍ주택ㆍ사회복지 등 관련시설의 배치계획과

여ㆍ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분권형 사회의 틀이라는 인식

이에 소요되는 예산의 우선순위 등에 대하여 주민의 의

은 배제되어 있다. 강고한 집권체제를 유지하려는 의식

사를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개발계획에 주민참

의 발현이다.

가 기회가 많아지면 이와 관련한 주민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 주민참가에 기초한 지역계획

지역주권시대의 지역발전과 지방분권 경제개발 시대의 지역 정책은 지역 외부에서 자본과 자원을 투입하여 대규모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기업을 유 치하여 지역발전을 추진하는 외생적 발전방식이 주도했 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함께 고도화되면 지역경제구조 도 변모한다. 특히 세계화 시대에 자본은 한 나라 안에서 의 입지조건을 판단하지 않고 전세계를 상대로 최적의 입지조건을 결정한다. 따라서 자본의 유출입이 빈번해 지고 지역적 연관 효과가 크지 않은 산업은 쉽사리 다른 지역이나 나라로 이전하는 사례가 빈번해진다. 이렇게 대규모 장치성 산업에 의존하던 지역경제가 일거에 쇠퇴 후원의 밤에서 이재은 교수가 강연 하고 있다

• 2014. 3,4

지역으로 전락하고 실업이 증가하고 그러면 인구마저 감

119

지방자치단체의 주체적 역할에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지방재정은 지역경제의 생산기반과 생활기반을 형성하 는 사회자본시설을 공급하고 특정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보조금, 재정투융자, 조세감면 등 직접적인 지원조치를 제공하기도 하고 반대로 환경부하를 가져오는 생산ㆍ소 비활동에 대해서는 과징금이나 조세를 부과하여 억제할 수도 있다. 끝으로 주민참가형 분권체제는 다양한 주민참가제도 를 마련하고 주민운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불가결한 요건 이재은 교수

이다. 내생적 지역정책의 주체는 주민이기 때문이다. 주 민은 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할 권리가 있지만 이들이 지방 행·재정을 잘못 결정·집행할 경우 이 들을 소환할 권리도 있다. 또한 주민이 지역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안하고 중요한 결정에 그들의 의사를 반영할

120

수립이 정착되면 위로부터 중앙집권적인 지역정책의 구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주민소환제ㆍ주민투표제ㆍ주

조와 내용을 전환시키는 계기기 될 수도 있다.

민소송제 등은 주민참가의 중요한 기제가 된다. 주민이

이처럼 주민참가형 지역계획을 추진하려면 주민참가

지역계획과 각종 지역정책의 수립과정에 참가하고, 집

가 보장된 분권적 행ㆍ재정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

행을 감시하고 사후적 평가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지

를 위해서는 우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능(사

역의 주체적인 관리자로서 성장할 수 있다.

무)을 보충성의 원칙에 맞게 전면적으로 재배분하고 이

따라서 주민참가와 주민운동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

와 함께 인력과 재원도 재배분해야 한다. 기능의 재배분

다. 주민운동이 없는 주민참가는 껍데기에 불과하며 자

은 단순히 국가사무의 지방이양 차원이 아니라 사회경제

칫 지역유력자에 의한 지방자치로 전락하기 쉽다. 새만

적 여건의 변화에 부응하여 정부의 역할에 관한 근본적

금 문제나 핵폐기장 건설 반대운동처럼 주민운동은 풀뿌

재편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사무의 재배분은 국가행정

리민주주의에 기초한 주민 참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과 지방행정의 재편성인 동시에 정부조직 전체의 재편성

있다. 주민참가에 바탕을 둔 분권형 체제를 구축해야만

을 전제로 검토해야 한다. 분권체제에서는 중앙정부와

내생적 지역발전은 실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관계가 종래의 지배ㆍ종속관계에서 대

그러면 한국의 지방자치는 내생적 발전을 추구할 수

등ㆍ협력관계로 재편되어야 한다. 대등ㆍ협력관계로 재

있는 분권체제를 갖추고 있는가? 한국의 지방자치는 중

편하려면 사무의 재배분만으로는 안 된다. 국가의 지방

앙집권적 분산체제라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민의

에 대한 통제의 기제를 개혁하여 지방의 자주성을 높이

자율적 참여와 책임이 구현되는 분권형 구조를 갖추고

는 것이 기본목표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ㆍ경찰

있지 못하다. 즉 한국의 지방자치는 아직도 지역문제에

등 지방자치의 기본적 기능을 제대로 정립하고 기관 위

관한 포괄적인 결정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며 다양한 중

임사무와 특별행정기관의 지방 이관을 통해 자치사무를

앙정부의 통제ㆍ유도ㆍ감시장치에 의해 중앙이 결정한

확대하고 국가의 지방에 대한 관여에는 법치주의와 적정

사무/사업을 지방에서 집행하는 권한에 머물러 있다는

절차의 원칙을 적용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재정 면에서 말하자면 세출의 자

다음으로 기능 재배분에 맞게 세원 이양을 포함한 지

치와 세입의 자치가 결여되어 있다는 말로 표현된다. 한

방재정의 자주성을 확충하는 것이 내생적 발전을 위한

국 사회에서 지방분권으로서 행정분권과 재정분권, 정

치분권과 주민분권을 요구해온 이유는 이러한 집권적 분

과 분권이 논의되고 타협적 관관분권이 추진되었다. 이

산체제를 분권체제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지역에서 유지

러한 위로부터의 개혁은 기득권의 유지를 전제로 한 통

가능한 내생적 지역발전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치방식(government)의 변형에 그쳤고, 따라서 진정 수 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

6. 4 지방선거의 의미와 지방분권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민중시형 협치(governance)의 틀 을 구축하는 주민분권운동이 필요하다.

6. 4 지방선거에서는 성년다운 지방자치의 모습을 확 립하는 민선 6기가 출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 형식적 분권에서 실질적 분권으로

러기 위해서는 자치행정의 패러다임도 바꾸어야 하고 지

지금까지의 분권은 주로 주민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역정책의 전략도 바꾸어야 한다. 지방분권 운동은 지방

의 선출에 참가할 기회를 부여하는 데 그쳤고, 중앙-지

분권을 사회개혁의 의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입법 활

방의 관계도 형식적인 집행권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

동을 추동하여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제주의에 휘

행되어 주민이 주체가 아니라 통치의 대상인 객체로 파

둘린 지역적 이해에 나머지 실질적인 민주적 지역발전의

악되었다. 내생적 발전을 위한 분권형 체제는 주민이 주

틀을 구축하는 자기성찰은 실종되었다. 기초의원 정당

체로 주민생활에 관련된 공공서비스의 질과 양을 결정하

공천제 폐지와 행정구역 단층화 개편 등 정치권에서 전

는 실질적 민주화를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행정이 주

개되는 반분권적 개혁을 저지하는 힘든 과제마저 등장하

체이고 주민이 외부에서 참가하는 주민참가(이 글에서

고 있다. 이제 지방분권 운동은 2014년 지방 총선거를

도 사용하고는 있지만)가 아니라 주민이 주체이고 행정

대비하며 새로운 과제와 운동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새

이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참가가 본래의 지향점이어야 한

로운 전략적 방향과 과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다. 이제 지역의 대지주나 유력자를 위한 지방자치가 아 니라 진정 다수의 생활자를 위한 자치로 전환시키는 실

● 단기전에서 장기전으로

질적 분권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당장의 분권제도개혁은 실질적으로 실현에 어려움 이 있다. 구호는 많았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의 정치ㆍ행

● 경쟁사회에서 협력사회로

정ㆍ사회ㆍ경제ㆍ문화적 조건을 고려한 바람직한 제도

IMF 경제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개혁은 신자유주의적

의 연구와 다양한 계층간 대화와 타협의 과정이 결여되어

개혁으로 일관하고 있고, 그 핵심논리는 자유시장 경쟁

있다. 그러다보니 개혁도 어렵고 이루어진 개혁도 졸속

원리다. 그러나 사회 전체는 1원 1표라는 경쟁의 논리가

한 형태를 취하게 된다. 또한 민주적 제도를 만들어도 그

관철되는 시장경제 영역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것을 실천하는 국민(주민), 정치인, 관료 등 구성주체들의

이 자유ㆍ평등한 1인 1표를 갖는 정치영역도 있고, 모두

실천적 행동이 담보되지 못하면 쓸모없다. 장기적으로 주

가 이웃으로 더불어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회영역도 있

민들의 민주적 참여의식과 실천의식을 배양하며 다양한

다. 협업 없는 분업이 불가능하듯이 협력 없는 경쟁은 불

제도들을 개혁하고 정착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는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 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social safety-net)를 필

● 위로부터의 개혁(관관분권)에서 아래로부터의 개 혁(관민분권)으로

요로 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는 구석구석을 다국적 자본의 무한한 이윤추구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경쟁사회 가 목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최소한 인간답게 살아가

에 대한 민주화의 틀로서 요구하고 또 제도를 도입하다

는 열린 복지사회이어야 하며, 그렇게 되려면 “남이 죽어

보니 주로 중앙-지방의 정치세력과 관료 사이에서 집권

야 내가 사는 경쟁사회가 아니라, 남이 살아야 나도 사는

• 2014. 3,4

지금까지의 자치분권은 일정한 정치세력이 군사독재

121

협력사회”를 지향하는 열린 복지사회 만들기 운동을 전

적 시민운동으로서의 분권운동은 지역의 토대에 대한 철

개해야 한다.

저한 조사와 연구에 바탕을 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정 책운동으로 전개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학습기회로 제공

● 소수 명망가형 분권운동에서 다수 풀뿌리시민형 분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권운동으로 이제까지 한국의 시민운동은 오랜 독재의 척박한 땅에

● 제도개혁운동에서 모든 주체의 실천운동으로

서 민주화의 꽃을 피우는 데 기여했고, 그러다보니 소수

지방자치는 대의정치에 의한 민의의 왜곡을 최소화하

의 명망가 중심의 여론 환기 정치투쟁에 치우친 측면이

고 가능하면 주민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직접민주주의에

없지 않다. 그러다보니 같은 시민단체라는 이름으로 동

가까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장치이지만, 중앙정부에 대

일한 인권문제나 환경문제에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기도

한 견제와 감시처럼 이론과 실천력을 갖춘 다양한 매스

했다. 아는 대로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시민의 의식과 참

미디어와 시민 감시 장치가 충분치 않은 지역사회는 소

여 수준이 낮으면 스스로 누리는 인권이나 민주질서, 자

수의 지역유력자에 의한 왜곡된 자치행정이 가능한 것이

유ㆍ평등 그리고 삶의 질도 낮아진다는 점을 인식한다

현실이다.

면, 분권과 혁신 등 지역사회 살리기의 핵심주제들에 대

따라서 아무리 좋은 분권형 제도를 구축해도 주민(시

한 시민학습기회를 확충하고 자율ㆍ참여ㆍ책임의 분권

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사회의 내생적 발전을

체제를 구축하여 인간성이 회복되는 내생적 발전을 추구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자기부담으

하기 위해 풀뿌리 시민형 분권운동을 발전시켜야 한다.

로 책임지는 실천이 없으면 오히려 현자(賢者)에 의한 시 혜적 통치가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편견이 개입하기 쉽다.

● 문제제기 구호 중심 운동에서 정책 대안 운동으로

그러나 어리석은 백성이라도 다수가 참여하여 학습하고

시민의 참여가 적다 보니 분권운동을 포함한 시민운동

토론하고 그리고 대화와 타협의 기회를 마련한다면 그

이 문제제기 구호중심운동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대중의

결과가 현자의 현답(賢答)과 괴리되어도 주민의 삶의 질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자극적 주제가 아니면 일상생활

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긍정한다면, 분권 운동도 주민

속에서의 인간문제에 대한 실천적 시민운동을 발전시키

참여를 이끌어내고 주민의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

기 어렵다. 그러다보면 시민운동의 결과도 ‘태산명동 서

적인 시민운동으로 상향되어야 할 것이다.

일필(泰山鳴動 鼠一匹, 무엇을 크게 떠벌리기만 하고 실

122

제로는 보잘것없음)’이라는 말처럼 얻는 것이 별로 없는

● 경제(생산자) 중심주의에서 복지(생활자) 중심주의로

경우도 많다. 지방분권 국민운동이 초기에 10대 의제를

지금까지 지방분권운동은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나름의 정책대안을 출간하기도 했지

지역 균형발전을 더 우선시 해온 것이 사실이며, 이는 침

만 여전히 논의가 구호 중심으로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으

체하는 지역경제에 대한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기 때

며, 그 저변에는 지식인들의 집권 지향성과 소극적 현실

문이지만, 동시에 그것이 오히려 주민의 삶을 시장에서

참여가 깔려 있기도 하지만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의 거대자본의 이윤대상으로 전락시킬 개연성도 커진다

노력에 미흡한 점도 없지 않다.

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재래시장의 현대화를 통한

특히 교육자치나 경찰자치, 특별지방행정기관 등 핵심

지역주민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적인 행정분권 과제나 지방소득세나 지방소비세와 같은

다국적 자본의 쇼핑몰을 유치하려 노력했던 일부 지역사

기간세목의 지방이양, 단체장의 정당공천문제 등 중요

회의 움직임이 이를 반증해주는 것으로, 내생적 지역발

한 문제들을 의제화하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했지만 구체

전은 국내총생산(GDP) 증가라는 경제중심주의가 아니

적 실행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장기

라 지역의 구성원들이 유지 가능한 조건 속에서 안전한

제5회 동시지방선거 경기도 의정부시 포스터

삶을 누리는 복지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복 지사회란 누진소득세에 의한 소득재분배나 고임금의 노

전라북도 무주군 지방선거 투표용지

●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지방 인력을 지방분권운동의 기간 세력으로 육성

동편향적 정책을 의미하는 복지국가가 아니라 모든 계층

아무리 우수한 인재가 수도권으로 집중된다고 해도 그

이 적어도 삶의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의미하며, 분권

것을 상대적인 문제일 뿐, 사람은 그 능력에 있어 선천적

운동은 이처럼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안전을 앞세우지

한계가 큰 것이 아니라 사후적 교육에 의해 그 능력이 점

않는 한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차 차등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에 정착하고 있는 젊

할 것이다.

은 인력을 체계적으로 학습시키고 이들이 정말 미래에 대한 전망과 지역사회 발전의 중심축으로서의 자부심을

● 광역 중심에서 기초 시군구 중심으로

갖도록 만든다면 내생적 지역발전의 가능성은 열려 있

지금까지 지방분권운동은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활

다. 따라서 지방분권운동은 전국의 각 지역에서 젊은 인

발하게 전개되어 왔고 그것이 분권개혁의 추동력이 된

력에 대한 교육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며, 여기에는 지역

것은 사실이며, 특히 지역혁신을 앞세우다보니 광역단

사회의 중심축이었던 중장년층 전문연구자들의 자발적

체 중심, 그것도 대도시중심으로 치우친 측면이 있다. 지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자발

방분권은 주민생활에 가까운 권한과 사무는 주민과 가장

적인 지역봉사의 차원에서 젊은 인력을 지역살리기 운동

가까운 기초자치단체에 배분한다는 보완성의 원칙을 전

으로 끌어 들이고 이들이 개발주의나 화폐 중심주의에

제로 하는데, 이제까지 진행되어온 개혁의 내용을 보면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인간 중심의 내생적 발전논리를

광역단체 특히 대도시지역에 유리한 개혁이 추진된 것은

체득시켜야 한다.

아닌지 의문이다. 따라서 내생적 발전이 가장 절실한 지 역인 도 단위의 중소도시와 농산어촌지역을 시야에 넣고

끝으로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

시ㆍ군ㆍ구 단위의 분권개혁을 이끌어내려면 동시에 이 러한 지역의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앞

그동안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 지방분권형 개헌론을 제

으로 장기적인 분권운동의 성공은 도시지역만이 아니라

기해왔고 이제 전국적 추진단체가 결성되어 논의를 확산

농산어촌지역에서도 주민참여형 분권체제를 이끌어낼

시키고 있으므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지방분권운

수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는 과거 후진국 시절의 농촌

동도 좀더 구체적인 지방분권형 헌법구조의 연구와 이를

계몽운동과 유사하게 사회경제적 변화와 삶의 방식에 대

의제화하고 실천 동력을 모으는 데 힘을 주력해야 할 것

한 주민학습과 계몽이 필요할 것이다.

이다.

• 2014. 3,4

123

[지상중계] 지역재단 한일공동 심포지엄 ‘지방자치와 지역발전’

정부개입을 배제하고 내발적 지역발전을 개척하다 글 카와세 미츠요시(교토부립대학 교수)

* 여기 실린 글은 지역재단(www.krdf.or.kr)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20일 개최한 한일공동 심 포지엄 ‘지방자치와 지역발전-6. 4 지방선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 발표된 글이다. - [편집자 주]

오늘 공동심포지엄은 이번 6월에 있을 한국의 지방선

다. 1952년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 발효에 의

거를 앞두고 지역발전 방식을 어떻게 전망할 것인지에

해서 일본이 ‘독립’을 회복한 뒤에도 일본 본토와는 달리

대해 한국과 일본의 경험을 교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美) 군정 하에 놓이고, 주민의 동의 없이 많은 미군 기

그래서 오늘은 최근 일본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전국

지가 건설되었다. 1972년에는 일본 주권 하로 돌아왔지

적인 주목을 받았던 오키나와현 나고(名護) 시장 선거를

만, 일본 정부의 차별정책으로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는

소개함으로써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없어지지 않았고, 오늘날 일본 전체 면적의 0.6%밖에 되 지 않는 오키나와에 전국 미군 전용시설의 74%가 집중

오키나와현 나고 시장 선거가 시사하는 것

되어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기지반환 요구가 강력해짐에 따

● 나고(名護)시의 개요

라, 오키나와에 있는 수많은 미군기지 중에서도 시내 한

먼저 오키나와현 나고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복판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후텐마(普

오키나와현은 일본 최남단에 있는 도서(島嶼)현이다.

天間) 비행장 반환에 일본과 미국정부가 1966년 합의했

예전에는 유구(류큐) 왕국이라고 하는 주권국가였지만,

다. 다만 오키나와현 내의 다른 곳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 정부의 의해 주권을 빼앗

하는 조건이 붙었다. 새로운 신기지 건설의 대상지는 후

기고 오키나와현이 되었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텐마 비행장에서 북동쪽으로 50km 정도 떨어져 있는 나

는 처참한 지상전의 무대가 되어, 많은 현민이 희생되었

124

고시(名護市, 인구 약 6만 명)의 헤노코(辺野古)라고 하

는 마을의 해역이었다. 해당 해역은 멸종 위기종인 듀공 (dugong, 海牛目 듀공과의 포유류)의 서식지역의 북(北) 한계지로, 세계 유산에 필적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참고 로 듀공 서식지역의 남쪽 한계지는 세계 유산인 호주의 대보초(大堡礁)다. 호주 정부는 보호구역을 설정해 듀공 보호에 힘쓰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 정부는 이 서식지를 매립하여 군사기지로 만든다고 한다. 다만,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미군기지 건설을 강행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미리 시장과 의회의 동의를 얻 으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경우, 일본 정부의 상투적 수단 은 돈을 건네는 것이다. 물론 돈을 건넨다고 해도 시장과

카와세 미츠요시 교수

의원에게 직접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뇌물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지역에는 주로 공공 사업 등의 명목으로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게 된다. 그 렇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파격적인 예산 편성이 가능

설을 용인하는 후보자가 당선된 배경에는 앞서 말한 것

해지게 된다.

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지를 받아들

나고시를 비롯한 오키나와 본섬 북부지역은, 나고시의

여서 일반적으로 얻을 수 없는 정부 지원금을 획득하고

중심부를 제외하면 과소지역이 많다. 현청 소재지인 나

싶어 하는 사정이 있었다. 그러나 주민의 비폭력에 의한

하(那覇) 주변에 평지가 많은 중남부 지역은 자연스럽게

저항과 계획 자체의 재검토 등으로 오늘날까지도 신기지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인구도 정체

건설을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상태로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말하자 면 이러한 ‘약점’을 이용해 지역에서 ‘신기지 건설’을 받

● 보조금에 의한 공공사업에 익숙해진 나고시

아들인다면, 지역발전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하겠다

그런데 10년 남짓 사이에, 나고시에서는 정부 재정지

고 약속하고 시장이나 의회의 동의를 구했다.

출에 의존해 153개 사업, 총액 468억 엔의 공공사업이

실은, 이 새로운 기지를 받아들일까 말까에 대해 나고

전개되었다. 나고시의 2011년 세출 총액은 약 300억

시민은,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1997년 12월에 주민투표

엔, 표준 재정규모는 150억 엔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얼

를 실시했다. 당시의 집권당은 지금과 같은 자민당이었

마나 많은 정부 자금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

는데, 신기지를 받아들이면 거액의 자금을 제공하겠다

<그림 1>은 나고시 일반회계의 주된 항목별 세출의 추

고 약속하고, 주민 다수의 찬성을 얻어내기 위해 전면적

이를 나타낸 것이다. 1972년 일본 정부로 복귀 후 한동

인 홍보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의견이 절반을 넘었

안은 인건비와 보조사업비가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존중하는 국가라면, 이 시점

1978년도에 보조사업비가 인건비를 웃돌기 시작하며 이

에서 신기지 계획은 철회해야만 했다.

후에는 계속해서 보조사업비가 인건비를 상회하였는데,

그런데 주민투표 후 바로 1998년 2월에 열린 시장선 거에서는 주민투표에서 제시된 민의(民意)의 실현을 공

특히 신기지 계획을 추진하려고 한 1998년 무렵부터는 보조사업비의 증가가 현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재정정책은 ‘구조개혁’ 등으로 세출

선거에서는 조건부로 새로운 기지를 받아들이는 것을 공

삭감정책이 장려되고, 그 중에서도 공공사업 예산이 크게

약한 후보자가 모두 당선되었다. 조건부지만 신기지 건

줄었다. 오키나와현 내의 공공사업 예산도 3,000억 엔에

• 2014. 3,4

약한 후보자가 패했다. 그 후 2002년, 2006년 두 번의

125

<그림 1>. 나고시 주된 항목별 세출 추이

서 2,000억 엔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전국의 상황 과 비교하면, 나고시 재정 팽창의 특이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나고시를 비롯한 오키나와 본섬 북부 지역 자 치단체가 막대한 정부자금을 얻어 공공사업 등을 실시 해도, 북부지역의 경제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한 예로서 각 시정촌의 순생산을 보겠다. 순생산은 시 지 역 내에서 생산활동에 의해 초래된 부가가치액에서 건

<표 1>. 시정촌별 순생산의 추이 (단위 : 백만 엔)

물ㆍ기계설비 등의 감소치나 생산ㆍ수입품에 부과되는

2001년도

2010년도

증감

세금을 제외한 것이다. 따라서 순생산은 해당 지자체 내

나고시(名護市)

121,330

111,368

△ 9,962

생산활동을 나타내는 유력한 지표의 하나다. <표 1>은

쿠니가미촌(国頭村)

10,587

9,787

△ 800

오키미촌(大宜味村)

6,813

4,881

△ 1,932

2001년도와 2010년도의 순생산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

히가시촌(東村)

3,746

3,922

176

나키진촌(今帰仁村)

13,488

13,007

△ 481

서 2,422억 엔으로 10%나 감소했다. 현 내의 다른 지역

모토부정(本部町)

26,664

21,792

△ 4,872

에서 감소하고 있는 곳은 본 섬에서 수백 km 떨어진 미

온나촌(恩納村)

31,504

29,273

△ 2,231

야코(宮古) 지역뿐인데, 그 감소율은 2% 정도에 불과했

기노자촌(宜野座村)

9,718

11,575

1,857

긴정(金武町)

18,674

20,292

1,618

이에촌(伊江村)

9,352

9,673

321

이헤야촌(伊平屋村)

5,844

2,719

△ 3,125

이제나촌(伊是名村)

4,044

3,936

△ 108

북부(北部)

261,764

242,225

△ 19,539

중부(中部)

935,116

951,166

16,050

남부(南部)

331,552

348,725

17,173

생산이 증가한 것은 5회이고, 현 전체 증가율을 넘어선

나하(那覇)

822,579

840,203

17,624

것은 6회뿐이었다. 게다가 2010년 국세 조사 취업자 수

미야코(宮古)

108,796

108,541

△ 255

의 동향을 보면, 나고시의 실업률은 11.2%와 2005년

야에야마(八重山)

105,549

106,113

564

12.5%로 약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취업자

주) 오키나와현 기획부통계과 『시정촌민소득의 개요』

126

이다. 이 기간의 북부지역 전체 순생산은 2,617억 엔에

다. 또 전년도 대비 증가율을 보면 2008년도까지 감소가 지속되다가 2009년도에 가까스로 0.9% 증가, 2010년 도에 0.5% 증가했을 뿐이었다. 또 나고시만의 순생산에 대해 1997년도부터 2010년 도까지 전년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이 사이 나고시의 순

수는 2만 4,142명으로 2005년의 2만 4,263명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자세한 내역을 보면 건설업이 2,629명에 서 2,015명으로 제조업도 1,432명에서 1,206명으로 제 2차 산업의 감소가 두드러진 것이다. 이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지 역경제력 향상으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 고 있다. 또 일시적이고 비정상적인 사업비 투입에 의한 반작용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유 력 건설회사의 파탄이 잇따르는 사태도 일어났다. 이렇게 보면 많은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가 개선되었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 로, 4년 전 2010년 시장선거에서는 신기지 건설 반대를

한일공동심포지엄 종합토론 모습

공약한 이나미네 스스무(稲嶺進) 후보가 1만7,950표 대 1만6,363표로 1,500표 차이로 당선되었다.

그리고 4년 후 2014년 1월 19일에 열린 오키나와 나 고 시장선거에서는 미군기지 신설을 추진하자는 일본 정

과거 일본의 재정은 ‘토건 국가’라고 할 정도로 국

부ㆍ자민당이 스에마츠 분신(末松文信) 후보를 전면적으

가ㆍ지방 모두 공공사업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

로 응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지 신설에 반대하는 이나미

다. 지방자치단체를 공공사업으로 유도하는 데 큰 역할

네 스스무 후보가 1만9,839표 대 1만5,684표로 4년 전

을 한 것이 국가에 의한 보조금 등의 재정 정책이다. 특

보다 더 많은 표차로 승리했다.

히 제1차 산업의 쇠퇴가 현저하고, 세수가 적은 조건 불

이 선거의 최대 쟁점은, 국가가 추진하는 미군기지 신

리 지역에 있는 자치단체가 이러한 혜택을 활용해 공공

설계획을 받아들이는 것의 대가로 정부 자금을 얻어 공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래서 이런 지역에서는 제1차 산

공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재정운영 방식이 바람직한

업보다 건설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선거에서 패

그러나 이 정책은 지역경제에 지속적인 효과를 주는

배한 스에마츠 후보는 신기지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국가

것이 아니라 결국 재정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었다. 그 전

로부터 761억 엔의 재원을 얻고, 공공사업 등을 추진, 지

형이 나고시였다. 또 앞서 말한 대로 2000년 이후, 일본

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그 홍보물 중 하

전체적으로는 공공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기 때문

나는 후보자가 아닌 아베 총리의 얼굴사진을 실어, 정부

에 모든 지자체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향을 모색할 수밖

가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것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이

에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오키나와만은 미군 기지를 이

에 대해 이나미네 후보는 4년간의 실적을 근거로 신기지

후에도 집중 입지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뜻이 있었기 때

수용과 중앙정부의 자금지원 없이도 필요한 사업은 실시

문에 비교적 많은 공공사업 예산이 확보되었다. 오키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1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

와에서도 특히 많은 공공사업예산이 계상되어 있는 곳이

역진흥(정책) 공약이 그것이다.

나고시였다.

이번 나고 시장선거에서 일본 정부는 새로운 기지를 받아들이면 지난 10여 년간 투자한 금액보다 더 많은 자

다소 복잡하고 길지만 나고시의 사례를 소개한 것은

금을 지원하겠다고 하는, 말하자면 일종의 ‘거래’를 나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영, 지역경제정책을 둘러싼 쟁점

시민에게 제의했다고 할 수 있다. “돈을 줄 테니 나라의

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책에 따르라”고 말하려는 듯하는 일본 정부의 구태의

• 2014. 3,4

● 나고시가 목표하는 방향

127

연한 자세에 너무 놀랐다. 그러나 나고 시민은 이러한 공 갈 비슷한 ‘거래’를 거부한 것이다.

고가 될 수 있는 논점을 3가지 소개하겠다. 첫째, 농림어업을 기간산업으로 하고, 그 산물을 가공 하는 2차 산업, 그 제품을 판매하는 3차 산업을 연계시

어떤 지역 정책이 요구되고 있는가

128

키려는 시도다. 일본에서는 이것을 1×2×3=6으로 ‘6차

그럼 나고시는 향후 어떤 방향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산업화’라 부르며, 각지에서 다양한 대응이 진행되고 있

여기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이나미네 후보가 1973년

다. 시마네현 오키노시마(隱岐の島)에 있는 아마초(海士

에 발표된 「나고시 종합계획, 기본구상」으로 되돌아가

町, 인구 약 2,500명)는 지나친 공공사업으로 10년 전에

지역만들기를 추진하자고 주장했던 것이 주목된다.

는 재정 파탄 직전의 상태였다. 재정 재건의 일환으로 인

나고시는 중심 시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농지나 산

건비 등을 줄이고 그것에 의해 남는 자금을 활용해 산업

림으로 이루어져 있는 자연환경이 풍부한 곳이다. 또 어

진흥에 착수했다. 신선한 어패류를 대소비지에 보낼 수

업 자원도 풍부하다. 「기본 구상」에서는, 일본으로 복귀

있게 신기술을 도입하고, 양질의 방목소인 ‘오키소(隠岐

할 당시 오키나와 현민의 소득이 전국 최하위라는 ‘소득

牛)’의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이것에 의해 젊은 사람들의

격차론’에 따라 일본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제성

고용이 확보되고 인구도 늘어났다.

장을 목표로 공업 우선의 개발정책이 오키나와에서도 필

오키나와현 요미탄무라(読谷村)는 과거에는 마을(면

요하다고 했던 주장을 비판하고, 자연환경의 풍요로움

적)의 대부분을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었다. 조금씩 그

에 주목해 ‘역 격차론’이라는 사고에 입각한 지역만들기

영역들을 반환하면서 그 철거지에는 그동안 마을에서 추

를 제안하고 있다. 이 구상을 작성한 멤버의 한 사람인

구해 온 제1차 산업진흥의 일환으로 농업적 토지이용을

지이아키오(地井昭夫)에 따르면 그것은 “오키나와 현민

추진하고 있다.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과자인 “자색고구

의 유동(flow) 경제로서 명목소득에는 확실히 큰 격차가

마 타르트”라는 상품은, 요미탄무라에서 생산된 자색고

있지만, 농어업과 갖가지 전통에 의지해 온 고정(stock)

구마를 활용한 상품으로 요미탄촌에 본사가 있는 히트

부문(자급적 경제)을 포함한 생활이나 커뮤니티의 내실

상품이다. 요미탄무라는 나하(那覇) 공항에서 버스로 1

은 반대로 상당히 풍부하다. 따라서 그 삶과 지역의 구

시간 정도 걸려 교통편이 그리 좋지 않지만, 인구는 순조

조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오키나와 진흥의 기초다”

롭게 늘어 4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 풍부함은 낮은 실지출로 가능한 삶이며, 높은 영양

둘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에너지

섭취량과 흉악 범죄가 적은 사회의 안전성이고, 일본에

정책을 크게 전환하고자 하는 상황을 근거로, 재생가능

서 상위권을 다투는 장수지역 등이다”라는 구상이다. 이

에너지를 지역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지역발전 시

러한 사고에 입각한 이 구상에서는 “오키나와의 자립경

도다. 나가노현 이이다시(飯田市, 인구 약 10만 명)는 일

제 사회 건설의 전략적 과제는 농림어업이나 지역 특색

찍이 태양광 발전과 소수력 발전에 주목한 시민의 자주

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적 노력을 지원해 왔다. 그 집대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구상이 발표될 당시 일본은, 이른바 고도 경제성장

2013년 3월에 제정된 「재생가능에너지 도입에 의한 지

시대가 최고조였기 때문에 오키나와를 포함한 일본의 지

속가능한 지역만들기에 관한 조례」에서, 이이다시 시민

역정책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나고시

에게는‘자연환경과 지역주민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방

가 정부 보조금 등에 의한 공공사업에 의존하는 것이 아

식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자원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이용

닌 40년 전에 주장한 지역 고유자원에 주목해 내발적 발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조화로운 생활환경 하에 생존할

전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것에서 나타나듯

수 있는 권리’인 ‘지역 환경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시

이, 일본 각지에서는 이 시대에 적합한 선구적인 지역만

민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기술

들기를 추진하는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참

면이나 자금 면에서의 지원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호카이도 시모카와초(下川町, 인구 약 3,700명)는 면

모’를 말한다. 이에 대해 마에다 촌장은 경제학에서 말하

적의 9할 가까이가 산림이다. 그 지역 자원인 삼림을 활

는 ‘규모의 경제’에 의거한 ‘경제 우선, 합리화 우선’이라

용한 임업진흥에 착수하여, 임업 관련 일자리 창출에 성

고 비판하면서 ‘큰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내용이 소중’하

공하고 있다. 또, 공공시설에서 바이오매스 활용을 적극

며, ‘주민의 소리가 들리고, 주민의 모습이 보이는 범위

적으로 권유해 이미 공공시설의 열 에너지의 4할이 목질

가 진정한 자지체의 적정 규모다’라고 주장했다. 부연하

바이오매스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2018년도 말까지 에

자면, 아야초는 농산물 유기재배에 선구적으로 나서고 있

너지 100% 자급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또, 연료비 절감

는 자치단체다. 오늘날 ‘아야의 야채’는 전국적으로 통용

분을 기금화하여 급식비를 인하하거나 초등학생까지였

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던 의료비 무료화 조치를 중학생까지 확대하는 비용 등

위에서 소개한 아마초(海士町)의 야마우치 미치오(山内

에 충당할 계획이다. 이 두 지자체가 독자적인 에너지 계

道雄) 촌장도 ‘2,500명의 마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있

획을 내걸고 있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여기서 다시 강조

다. 작은 것이야 말로, 세세한 곳까지 손이 미치고, 임기

해 둘 것은 이러한 재생에너지 사업과 제1차 산업은 그

응변으로 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 개개인의 얼

지역의 자연이나 인간, 풍토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

굴이 보인다. 마음만 먹으면 전원의 의견을 묻고 다닐 수

업이기 때문에 고갈 위험이 거의 없어 지속가능한 지역

있다. 이 이상 민주적인 마을이 있을까’라고 말한다.

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합병

셋째, 이러한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지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자치단체의 대부분은 조건불리지역에 위치함에도 합병

국은 1960년대에 시ㆍ군이 기초자치단체로 시군이 된

을 선택하지 않고, 자주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이후, 자치단체의 규모가 일본과 비교해도 상당히 크다고

다. 일본에서는 1995년 「합병특례법」 개정을 계기로 시

생각된다. 그것을 더욱 크게 하는 것이 좋은 정책일까?

정촌(市町村) 합병정책이 추진되었다. 국가는 3,200여 개의 시정촌(한국의 시읍면 정도)을 1,000개로 줄일 것

마무리하며

을 목표로 하였다. 특히 지방 교부세의 비중이 높은 인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중앙정부 보조금 등을 활용한 공

구 1만 명 이하의 지자체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공사업을 시행함으로써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정책이 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는 합병을 거부하는 지자체

해져 왔다. 특히, 조건불리지역에 있는 자치단체가 그랬

에는 지방 교부세를 삭감하는 한편, 합병을 선택한 자치

다. 현재도 일본 정부는 공공사업 예산을 늘리는 등 여전

체에는 교부세를 증액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정력이 약

히 그런 방향을 견지하려고 한다. 그것이 미군을 위해 신

한 지자체가 합병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

기지 건설을 강행하려는 오키나와현 나고시에서 가장 극

래도 적지 않은 지자체가 합병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

단적으로 나타났다.

에 1,000개로 줄이자는 국가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고,

그러나 그러한 정책은 결국 지역경제의 쇠퇴로 이어

2012년 3월 31일 현재 시정촌의 수는 1,766개 그 중 정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인식으

촌 수는 932개에 달한다.

로 굳어지고 있다. 지역 고유의 자원과 에너지를 발굴해

합병을 선택하지 않았던 인구가 적은 지자체의 모임인

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주민이나 기업, NPO 등과 함께

‘작지만 빛나는 지자체 포럼’ 회장인 미야자키현 아야초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해 가는, 바로 여기에 앞으로의

(綾町)의 마에다 미노루(前田穣) 촌장은, 각각 고유한 역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의 열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를 갖고 있는 지차체의 ‘자치권’ 상실을 의미하는 합병 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합병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 2014. 3,4

있다. 합병정책을 추진하는 논거의 하나로 흔히 ‘적정규

129

[지상 강좌 ] 원주 무위당학교

무위당 장일순의 생명협동사상과 시민사회의 발전

김용우(무위당 만인회 기획위원장)

* <월간 아젠다>에서는 원주 무위당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강좌를 발췌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강좌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원주 무위당 학교(전화 033-747-4579)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편집자주]

무위당의 생명협동사상 따라잡기 ● 세상을 보는 눈 ‘나락 한 알 속의 우주’와 삶의 태도

같은 존재요, 우주성을 담고 있는 신령스러운 존재다. 그

무위당의 생명사상이란 생명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탐

것은 137억 년 우주 역사와 현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구와 삶의 성찰을 통해 나를 비롯한 모든 생명존재가 우

존재요,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존

주적 존재이고 거룩한 존재임을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재다. 본질에서 보면 하나이지만 현상에서 보면 둘이기

“옛 말씀에 하늘과 땅은 나와 한 뿌리요, 세상 만물은

도 한 불일불이(不一不二)인 것이 생명이다. 생명의 이러

나와 한 몸이라고 했습니다. 일체의 현상을 유기적 관계

한 우주성과 신령스러움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

속에서 보면,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은 하나이면서

니라 일체 만물이 동일하며,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인간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라

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깨달아 거듭나야 한

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

다고 무위당은 말한다. 특히 무위당은 그것을 생명의 절

악하게 됩니다. 그러므

대지속 요건인 밥을 통해 깨우치게 하고 있으며, 밥 한 그

로 세상 만민은 다 예수

릇을 통해 우주적 각성과 삶의 전환을 이루어낼 것을 제

님 말씀대로 한 형제요,

시한다.

1976년 자택 복사꽃 아래에서 무위당

130

세상은 자연과 나, 나와 이웃이 분리되는 존재가 아니라

온 우주 자연은 나의 몸

“동학의 2대 교주이신 해월선생은 ‘밥 한 사발을 알면

과 한 몸이나 다를 바 없

세상만사를 다 안다’고 하셨어요. 의암 손병희 선생도

습니다.”(「너를 보고 나

‘밥 한 사발은 백부소생(百夫所生)’, 즉 많은 농민들이 땀

는 부끄러웠네」, 『공동체

흘려서 만든 거라고 그러셨어요. 그런데 사실은 사람만

적 삶에 대하여』에서)

이 땀 흘려서 만든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과 일체가 앙상

생명의 자리에서 보면

블이 되어서, 하나로 움직여서 그 밥 한사발이 되는 거 아

니에요? 그러니까 그 밥 한 사발은 우주적인 만남으로

시대적 전환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한울을

되는 거지요.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해월 선생 말씀에

모시고 있는 생명, 신령스러운 생명을 일상의 삶에서 대

이천식천(以天食天)아라는 말씀이 있어요. 하늘이 하늘

하는 생활태도로 동학의 시천주(侍天主) 사상의 시(侍:

을 먹는다는 말이에요. 동학에서 일컫되 인내천(人乃天)

모심)에서 찾아 그 이치를 깨닫고 그러한 모심의 삶에

이라, 그리고 사람만이 하늘이 아니라 곡식 하나도 한울

창조적으로 참여 할 것을 말한다.

님이다 그래요. 돌 하나도 벌레 하나도 한울님이다 이

“오늘날 우리가 시(侍)의 문화가 되지 못하고 있는 이

말이에요.”(「세상 일체가 하나의 관계」, 『너를 보고 나

유는 무엇이냐. 생산활동도 돈을 벌기만 하면 되게 되어

는 부끄러웠네』에서)

있단 말이에요. 돈 벌기 위한 생산만을 하고 있다는 말

“예수께서 「마태복음」 26장 26~28절에서 ‘그들이 음

이거든요. 그렇게 되니까 공업이 중점적으로 되는 생산

식을 먹을 때에 예수께서는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

이 되어 버렸단 말이에요. 농업은 경제활동 자체에서 사

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받아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다’

장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농민회에서 쌀값 보장해 달

하시고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고 그들에게

라고 해도 그것이 인정이 안 되는 거라. 그런데 공업이

돌리시며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시라. 이것은 나

라는 것은 원료 자체가 살아 있지 않아도 되지요. 그렇

의 피이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

게 해서 계산만 맞추면 돼. 그런데 농업이란 것은 어떻

가 흘리는 계약의 피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

게 되어 있나. 씨알 자체에서부터 살아 있어야 돼. 사람

서 우리는 세상의 참 양식이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바

의 입에 들어갈 때까지도 그것은 살아있는 것이어야 돼

로 빵과 포도주가 그때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 양

요. 그러니까 오늘날의 경제는 협의의 경제라고요. 생

식입니다. 예수께서 세상의 밥으로 오신 것을 말해주십

명을 모시는 경제가 아니라고요. 바로 썩지 않도록 방부

니다. 하느님으로서의 밥, 생명으로서의 밥을 선포하십

제를 치고 한 것 가지고 돈만 벌면 된다구요. 그러니까

니다.”(「생태적 관점에서 본 예수 탄생」, 『나락 한 알속

시장경제라고 하는 것은 돈을 모시는 경제지 생명을 모

의 우주』에서)

시는 경제가 아니다, 이 말씀이야. 그러니까 문제는 농

그리하여 생명이 혼자서 존재하지 않고 뭇 생명과 유

민들이 스스로 오늘날의 공산품 틀 속에 들어가서 문제

기적인 상관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살아가듯이 인간이

를 해결하려 하니까 본원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거

자연과 더불어 이웃과 더불어 협동과 공생의 삶을 살아

라.”(「시(侍)에 대하여」, 『나락 한 알속의 우주』, p. 58)

• 2014. 3,4

밥 사람은

131

● 협동 운동과 한살림

문에 폐기물을 가급적이면 적게 내고 폐기물을 재활용

이 속에서 민초들이 개인적인 수양과 모심(侍)의 삶의

하는 시민운동 내지 주민운동이 시작되어야 해요. 생활

태도만 가지고는 현실을 변혁시킬 수 없다. 이에 무위당

의 변화 내지는 실천이 점차적으로 시도되지 않고는 방

은 생명의 존재원리인 공생과 협동의 원리를 가지고 새

법이 없다고 봅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직접 실천하고 직

로운 운동으로 일상의 삶의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접 요구하는 자유 속에서 서로 같은 뜻을 지향하는 무리

말한다. 특히 운동의 주체가 일상의 삶의 주인공인 모든

들끼리 연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듭

사람들이며 이들이 삶의 일상과 이웃에서 드러나는 다

니다.”(「새로운 문화와 공동체운동」, 『나락 한 알속의

국적기업을 비롯한 시장경제체제의 모순과 질곡을 시

우주』, p. 130)

민운동과 주민운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제시한다.

특히 시민운동과 주민운동이 단순한 외침과 주창의

“생명이라는 것은 혼자는 아닙니다. 일체가 유기적

운동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적 원리인 협동의 원리에 입

인 상관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일체가 협동하고 공생하

각해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고 인간과 인간이 더불어

는 시대로 전환해야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다국적 기

사는 공동체적 사회체제의 구현을 통해 남북의 통일까

업 같은 것은 공룡처럼 제가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 치

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웁니다. 그런 건 안 됩니다. 협동하고 공생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하지요. 그것은 우리 부엌에서부터, 농촌에서

“여운현 : 선생님의 지론은 모두 협동운동으로 귀착되 는 것 같습니다.

부터 일어나야 한다고 봤거든요. 사람은 먹지 않고는 못

무위당 : 맞습니다. 우주의 모든 생태가 다 그렇게 되

살고 일용품을 쓰지 않으면 못 살잖아요. 농촌에서는 유

어 있어요. 갈라놓을 수 없고, 갈라놓고 지배하는 형태

기농 내지는 자연농이 되어야 하고, 또 그것만 가지고는

가 아니라.... 남북의 분단도 그렇지 않습니까. 갈라놓고

안 되지요. 오늘날 이렇게 많은 인간들이 살고 있기 때

지배당하고, 지배하는 쪽에 붙어먹는 패거리들이 있습 니다. 적어도 하나의 생명 단위로 태양과 지구가 있고,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협동적으로 존재할 때만이 생명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런 안목에서 문제를 풀어가 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전부 내 소유로 하겠다고 갈라 가졌어요. 그러니 자연히 이상이 맞지 않아 함께 할 수 없었던 거지요.”(「겨레의 가능성은 대중 속에」, 『나락 한 알속의 우주』, p. 126) 특히 이제까지 근대적인 산업사회가 생산력중심의 성 장주의 경제체제에 조응하여 경쟁과 이윤 추구로 왜곡 되어 버린 현실과 그간에 펼쳤던 협동조합운동과 반독 재 운동을 넘어서 생명과 농업ㆍ농촌을 중심에 놓고, 개 체도 살고 전체(우주)도 크게 살리는 새로운 공동체 운동 (한살림 운동)으로 나가야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은 1977년 이전까지의 사회운동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며 방법론에서도 대결적인 운동이 아니라 조화를 중심에 둔 운동임을 분명히 한다. 조화를

1990년경 정원에서

중심에 둔 운동은 70년대 반독재운동 또한 간디와 비노 베 바베의 비폭력 저항운동의 정신을 구현했듯이, 무위

132

당의 삶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정신이 승화된 것이다. “한살림 운동은 몇십 년 동 안 생각해 왔던 것이고, 또 하 나는 70년대 소비자협동조합 운동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또 반독재 운동을 계속 하다 보니 까 종전의 마르크스 패러다임 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 가지고는 문 제의 해결은 물론이고 악순환 이 계속 되겠더란 말입니다.

1988년 4월경 서울 전시회를 위한 사진

농약ㆍ비료를 마구 뿌리고 도 시 산업화를 꾀하는 걸 보니 이 강토 전체가 황폐화되겠더 라구요. 환경도 살고, 우리도 살자는 방향으로 가지 않

생명운동은 이제 한살림 생협을 비롯한 도농공동체 회

으면 안 되겠더군요. 6. 3 사태 이후에 원주에서 농촌운

원이 약 60만여 명 정도로 늘어났으며 영역도 의료생협

동을 하려고 한 박재일 씨와 1977년부터 ‘기본적으로

운동, 노인생협 등의 협동운동과 귀농운동, 대안교육운

살아가는 데 공동체 내지는 농토를 살리고 먹을거리를

동, 농촌공동체운동 등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사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겠는가’하고 이야기 했어

회적 협동기업운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생명사상이나

요.”(『나락 한 알 속의 우주』, p. 123)

생명운동이란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새로운 국

“정현경 :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운동이라는 개념은

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것은 생명운동이 전통적인 사회

갈등이론에 근거한 운동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운동의 영역과는 다른 사회운동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

선생님에게 운동이란 무엇입니까?

축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며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

장일순 : 다릅니다. 전체가 다 공생하자는 애기죠. 운

화와 전환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동이라는 것이 뭐냐 했을 때 으레 투쟁이 기본이냐 아니 면 조화가 기본이냐로 갈리죠. 나는 조화가 기본이라고

생명협동운동과 지역공동체운동 및 시민사회 발전

보죠. 전부 떼어내 버리면 생명이 존재하는 거냐. 통일 문제를 보더라도 김일성이가 공산당 했다고 해서 바다

● 생명ㆍ협동공동체 운동

속에 집어넣어 버릴 거냐 이겁니다. 그렇게 해가지고는

무위당의 생명ㆍ협동운동은 단순히 사상적 전환뿐만

통일이 안 되거든요. 가지고 있는 걸 살리고 극복을 해

아니라 70년대 말까지 진행된 농촌과 광산을 중심으로

야죠. 상대를 없애버리는 해결은 해결이 아니라고 보는

전개한 신용협동조합운동과 소비조합운동에 대한 성찰

거죠. 저것이 있는 것은 이것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과 전환까지도 포괄한다.

이지, 없애 버리면 해결이 있을 수 없죠. 과제는 무엇이

“본래 유럽으로부터 온 소비조합이나 신용조합, 생산

냐 하면 제3의 지평이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새로운

조합이란 압정에 시달림을 받아오던 사람들이 산업혁

문화와 공동체운동」, 『나락 한 알속의 우주』, p. 133)

명 이후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것입니다만, 지금은 대기업의 하청업과 같은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구가

• 2014. 3,4

무위당이 가신 지 17년, 도농 직거래를 중심으로 한

133

무의당의 작품 <시천주(侍天主)>

위험해지는 상황에서 ‘신용’도 ‘협동’도 다른 개념이 되

발전에 기여하지만, 근대국가 통제 체제의 고도화와 정

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이냐는 정해

보통신 및 교통의 발달, 물질문명의 증대로 인한 선진국

진 답이 없습니다. 무엇이나 그 답이 나와 있는 듯이 생

의 여유시간 증대, 자유주의의 확대 등은 1인 1표 중심

각하고 있은 사람은 행복합니다만, 그것은 환각에 지나

의 근대민주주의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생명운

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창조적 진화가 요구되고 있는

동 진영은 그동안 생명민회의 시민의회운동, 네트워크

것입니다.”(「풀 한 포기도 공경으로」, 『나락 한 알 속의

민주주의론, 참여와 소통의 민주주의 등 다양한 새로운

우주』)

민주주의 담론과 실험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구 협동조합운동은 산업혁명 이후 폭압적인 시장경 제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민초들의 자구적인 협동운동

필자는 이 말씀을 이제까지 지배적 소유관계인 ‘사적

으로 출발했지만, 성장하면서 시장 안에서 기업과 경쟁

소유와 국가적 소유’를 넘어 공동체적 소유 내지는 호혜

하고 국가 권력에 의해 제도화되면서 협동조합 본래의

적 소유의 확대와, 국가와 기업에 의한 자연과 인간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진화 또는 진보의 역할을 제

대립적인 노동과 생산을 넘어서 민초들의 자율적인 협

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다. 특히 규모와 효율 및 조합원

동적인(또는 호혜적인) 노동과 생산, 이윤추구와 욕망

의 이익을 핑계로 일반 자본과 똑같이 성장과 이윤추구

추구적인 시장거래를 넘어선 협동적 교환 내지는 호혜

의 담론에 빠져버림으로서 민주주의적 가치가 소홀히 다

적 거래관계의 재구축까지 담아내는 희망의 메시지라

루어지고 있으며, 생명과 환경문제 및 국제적인 평화문

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호혜적(협동적) 공동체운

제에 소극적 대응을 해왔다. 다만 1980년 국제협동조합

동은 운동의 특질상 전국적 차원에서 진행되기보다는

연맹(ICA) 모스크바 총회에서 발표된 레이드로 보고서

민초들의 일상의 삶이 자연과 만나고 이웃과 만나면서

이후 협동조합의 위기에 대한 성찰이 있었으며, 1995년

도 신자유주의와 근대국가 체제의 모순이 삶속에서 드

맨체스터 ICA 대회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정의와 원칙을

러나는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것

현대에 맞게 개정하여 새로운 협동운동으로 나아가고 있

은 결국 시장과 국가의 지배아래 있는 지역사회를 생명

다. 특히 최근 10여년 사이에 생태주의의 확산과 환경문

협동의 지역공동체로 바꾸는 과정이기에 생명협동사상

제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조응하여 전세계 협동조합

에 기초한 지역공동체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의 환경 문제에의 대응이 늘어나고 있다.

134

에는 이러한 논의가 소강상태에 빠진 느낌이다.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지방자치체라든가 한

민주주의 문제에서 서구 협동조합은 전통적인 1인1

지역의 조그만 진실의 운동이, 자연과 상호관계를 할 수

표에 입각한 일반민주주의 원리를 통해 근대민주주의

있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 놓은 그것이, 겉으

로 볼 적에 아주 소그룹이지만 그것이 전 우주와 함께 한

이러한 공동체운동은 그 자체로 고립되어서는 존재할

다고 하는, 우주와 통일한다고 하는 그런 것이다. 그러

수 없다. 지역 내에서 다양한 공동체운동이 서로 소통을

한 안목에서 문제를 다시 정립시키고 확대해가야 되지

통해 지역공동체를 자치하고, 각 공동체들이 서로 소통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뭐냐면 소그룹들이 자기네 지역

함으로 전체적으로 생명공동체운동을 진전시킴은 물론

에서 제각기 다양하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겁니다.

새로운 문제의식과 새로운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그것

그러한 노력이 앞으로 계속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은 전반적인 시민사회의 발전과 진화로 이어질 것이다.

생각을 합니다.”(「민주의 길에서 생명의 길로」, 『너를 보고 나는 부끄러웠네』, p. 127)

맺음말 무위당은 원주 사람이지만 원주만의 사람이 아니다.

● 자율자립자치의 지역공동체운동과 시민발전

무위당의 사상과 삶 역시 원주를 중심으로 꽃피웠지만

생명운동은 인간이 천지만물 중의 하나인 인간이, 자

원주에 가두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동심원을 그리

연 또한 우리의 같은 뿌리를 가진 우주적 존재임을 각성

며 전국과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생명사상에 기초한

하고 더불어 사는 방향으로 삶의 태도를 바꾸어 나가는

지역공동체운동도 마찬가지다. 원주에서 다양한 실험

운동이다. 그것은 자연과 이웃을 모시는 삶이다. 그 구

과 실천을 해왔지만 이미 원주를 넘어서 전국으로 퍼지

체적인 실천방향은 민초들이 자율성을 신장시키며, 민

고 있다.

초들의 협동적 자립경제체제를 구축하며, 민초들에 의

그러나 내면을 돌아보면 우리의 삶과 운동은 무위당

해 자치적으로 운영되는 지역공동체 운동에서 시작한

의 정신과 삶에 충실한지 바로 판단되지 않는다. 아직은

다. 유기농운동, 로컬푸드 운동, 협동운동, 사회적 경제

넘어야 될, 또는 해야 될,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우리 내

운동, 마을공동체 운동 등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먼

면에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 실천하고 생명의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때 지역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비롯한 가시적인 재앙과 세계적

시민사회는 발전하며 신자유주의와 국가권력의 횡포에

인 식량위기와 같은 미시적이고 전개가 불안한 것들, 석

맞선 자립적인 지역공동체경제와 자율적인 시민사회에

유를 비롯한 자연자원의 한계와 재생 에너지와 같은 대

의해 공동체적 자치가 이루어지는 사회로 나갈 수 있다.

안의 빈곤과 같은 문제, 구제역사태나 신종플루 등에서

그것은 개체 생명이 일상적으로 관계 맺고 소통하는 생

보이는 대책의 난망함을 보여주는 문제들, 고용의 지속

명은 바로 이웃하는 지역의 생명이며 이들 이웃하는 지

적인 하락과 청년실업의 증가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

역과 마을의 생명관계 속에서 우주에 대한 각성 및 평화

제들 앞에 서면 우리는 검약과 생태적인 삶으로의 즉각

는 바로 그 지역사회를 생명평화로 이끌기 때문이다.

적인 전환과 지역사회를 향한 공동체적인 실천과 노력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지역사회를 생명공동체사회

이 아니고는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운동들은 협

로 만들 것인가? 그것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동조합 운동 등의 공동체운동을 통한 시민의식의 성장을

비롯해, 서울의 마포 성미산공동체 운동, 괴산지역의 공

통해 다양한 지역들에서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동체운동, 남원 산내의 공동체운동, 홍성 홍동의 풀무학

“지금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천지자

교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운동에서 보듯이 지역사회에

연의 원칙대로 그 돌아감을 깨닫고 이해하면서 그것에

다양하면서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작으면서도 자율적인

맞춰서 생활에 동참하는 것, 그 속에서 일을 처리해 나

소공동체들이 무수히 만들어지고 경제적으로 자립해

갈 때 어떻게 되느냐, 그때 자기의 본의든 본의가 아니

나갈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며, 이들이 따로 움직이는

든 시(侍)의 틀 속에서 자기도 생활하고 나아간단 말이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연관을 갖는 네트워크 체계를 통

지요.”(「시(侍)에 대하여」,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 2014. 3,4

해 지역공동체의 자치가 가능할 것이다.

135

[문화마당]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종로취회와 대동놀이 글, 사진 남성운 기자

청계광장까지 길놀이

136

수운회관 천도교중앙대교당 앞마당에서 열림굿 모습

2014년 갑자년 정월대보름 날에 동학농민혁명의 깃

서 조정의 미움을 살 수밖에 없었다. 최제우는 포교 3년

발이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펄럭였다. 보국안민(輔國安

만에 지금으로 치자면 반정부인사로 몰려 1863년(철종

民), 광제창생(廣濟蒼生), 사인여천(事人如天), 제폭구민

14)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죄로 처형당하고 말았다.

(除暴救民).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한지 꼭 120년 만의 일 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학은 혁명의 맹아를 보이지 않았 다. 그러나 1894년 3월 관군과 농민군이 전면전을 펼치

이날 행사를 주최한 (사)동학민족통일회(상임의장 고

는 혁명전쟁으로 비화했다. 1892년 음력 2월 고부군수

윤지)는 한국의 현재 상황이 동학농민혁명 당시보다 조

조병갑의 탐학에 진저리 치던 농민들이 고작 쟁기와 낫

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규정했다. 제국주의 열강이 호

으로 무장해 시위를 벌였던 그 갈등이 결국 해소되지 못

시탐탐 국권과 국익을 노리던 또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

하고 폭발한 것이다.

때문에 백성이 신음하던 당시와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인 것이다.

혁명의 불꽃이 타오르다

처음 동학은 혁명을 목적으로 조직되지 않았다. 조선

혁명은 들불처럼 전국을 휩쓸었다. 탐관오리의 탐학

말 피폐한 백성의 삶에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자 민족고

과 학정에 견디다 못한 농민들과 선비들, 스님들이 들고

유 종교의 성격을 띠었다. 경주 출신 최제우는 농민혁명

일어났다. 당시 정국은 어느 때 보다 불안정했다. 1882

이 발발하기 34년 전 제세구민(濟世救民)의 뜻을 품고

년 구식 군대 폐지와 관련 임오군란이 일어난데 이어

인내천(人乃天)과 천심즉인심(天心卽人心) 사상을 전파

1884년에는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이 일어나 정국

하기 시작했다.

을 더욱 혼란에 빠뜨렸다. 임오군란은 청의 군대에 의해 진압됐고 갑신정변은

도인 적서제도(嫡庶制度)를 결과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어

일본의 후원을 받아 일어났다. 이렇게 청나라와 일본이

• 2014. 3,4

하지만 최제우의 만인평등 사상은 당시 조선의 신분제

137

정화수 드리는 모습

정화수 의례굿 모습

조선을 유린하고 있을 때 동학은 교조 신원(伸寃) 운동

서울시 종로구 천도교 대교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에 그치지 않고, 제폭구민(除暴救民)과 축멸왜이(逐滅倭

민주적 대중회의를 뜻하는 취회(聚會)를 시작으로 정월

夷), 진멸권귀(盡滅權貴), 제세안민(濟世安民) 등을 내세

대보름놀이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동학

우며 혁명적인 사회개혁운동을 전개했다.

혁명 120돌맞이 갑오년 종로취회’는 동학혁명 1년 전

이런 동학운동은 당시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반외세,

충북 보은에 동학교도 2만 3천명이 운집한 가운데 20

반봉건 기치를 들고 일어난 민란을 농민혁명전쟁으로

일간 열린 근대 최초의 민주적 대중집회인 ‘보은취회’를

이끌었다. 농민군은 한때 중부와 남부 전역은 물론 함경

기려 화백회의(모울도뷔 ) 방식으로 취회를 진행됐다.

1

남도와 평안남도까지 확대되었으며 한때 22만 명의 농

취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2013년 경

민군 규모를 이루기도 했다. 현재 한국군이 64만 명인

기도, 강원도, 경상도를 100일에 걸쳐 걸었는데 2014

것과 비교해 보면 실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년에는 충청도, 전라도를 150일 동안 걷자는 동학 2차

하지만 전봉준이 지휘하는 남접(南接) 소속 12만 명의

순례를 결의하자는 주장도 나왔고, 동학혁명의 정신을

농민군과 손병희가 지휘하는 북접(北接) 10만 명의 농

계승하는 길은 바로 생명·평화 사상을 통해 자치와 협동

민군은 근대적 무기와 화력을 앞세운 일본군과 관군의

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반격에 패배를 거듭하다, 공주(公州) 우금치전투에서 2 만 명의 농민군이 5천 명의 조선·일본 연합군에 의해 대 패하면서 혁명의 불꽃은 사그라졌다.

신명나는 대동놀이 진지한 토론을 마친 각계의 인사들과 시민들은 천도 교 대교당 마당에 모여 광대패 모두골이 선사하는 한국

세계 4대 시민혁명 ‘동학’

전통의 문화를 만끽했다. 정월대보름놀이는 백의민족

동학농민혁명은 인도의 세포이 항쟁, 중국의 태평천

선녀의 모습으로 치장한 무녀가 쑥을 태우며 나쁜 기운

국의 난과 함께 근대 아시아 3대 민중 혁명으로 꼽힌다.

을 쫓는 정화의식으로부터 시작됐고 대구에서 길러온

또한 프랑스 시민혁명과 독일 농민혁명 등 세계 4대 근

용담수를 하늘에 바치며 참석자 누구나 치성을 드리는

대 시민혁명에도 동학농민혁명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

그런 순서도 마련됐다.

장이 제기되고 있다. 파리를 중심으로 일어난 프랑스 시 민혁명보다 전국의 농민이 참여한 동학농민혁명 위상 이 더 크다는 시각인 것이다.

또한 대보름놀이에서 빠질 수 없는 지신밟기 등 풍물 1 ‘모울’ 은 한없이 열려 있는 어울림의 공동체를 뜻하고 ‘도뷔’ 는 자유와 평등과 밝음을 실천하는 큰 선비를 뜻한다. 이 말은 고조선 시대부터 사용해온 우리 옛 말로 후에 ‘모 울’ 은 ‘화(和)’로 훈차 됐고 ‘도뷔’는 ‘백白’으로 음차 됐다.

138

놀이와 지경다지기는 물론 전통놀이 제기차기도 참석 자들이 함께 즐겼다. 마당에서 시작된 유쾌한 대보름놀 이는 인사동 길을 따라 청계광장으로 이어졌다. 대나무 에 세로로 길게 늘어뜨린 보국안민(輔國安民), 광제창생 (廣濟蒼生), 사인여천(事人如天), 제폭구민(除暴救民) 깃 발이 선두에 섰다.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국민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 는 한국의 심장부 서울 거리를 120년 전 동학혁명의 깃 발이 하늘을 찌를듯한 위용으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풍 물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깃발을 따르던 참여자들 은 지친 기색도 없이 이내 광화문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달맞이 공연이 시작될 터였다. 누가 공연자고 누가 관중인지 구분되는 서양 공연과

지경 다지는 모습

는 달리 모두가 참여하는 그런 공연이 시작됐다. 지나가 던 시민들과 외국인들은 요란한 풍물놀이에 발을 멈췄 다가 흥겨웠는지 달맞이 놀이에 함께 참여해 파안대소 하고 즐거워했다. 허리에 허리를 이어 잡는 인간 줄다리 기 놀이를 하면서 신기해했고 다양한 원을 빙빙 그리며 도는 강강술래를 하면서 아이처럼 좋아했다. 한참을 흥겹게 놀다보니 보름달이 둥실 떠올랐다. 누 군가 달이 떴다고 외치자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다시 고조된 풍물에 따라 모두 다시 원을 그리며 돌았다. 그 리고 달을 향해 큰절을 하고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었 다. 대동놀이는 이렇게 끝났다. 농민들이 단체로 즐기던 대동놀이는 차전놀이, 고싸 움, 줄다리기, 기세배(旗歲拜), 지게놀이, 놋다리밟기, 지신밟기, 횃불싸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으로 유

강강술래 모습

례가 깊은 전통놀이다. 이날 길을 가다 참여한 서울 시 민과 외국인들은 신명나는 놀이가 기억에 남을 것이며

지만 여전히 동학의 정신이 면면이 이어져 내려옴을 느

취회부터 참석한 사람들은 동학혁명의 더불어 사는 세

낄 수 있는 대목이다.

상을 꿈꾸는 정신이 가슴에 남을 것이다.

국민은 단지 배곯지 않고 추위와 비를 피할 수 있는 그 런 삶을 바랐다. 지금도 세계 모든 나라의 대부분 국민

접주를 모집합니다!

들도 그런 세상을 꿈꾸지 않을까. 생명으로 태어나 그

보은 지역의 동학 계승자들은 2012년 4월 동학의 도

가치를 존엄하게 지키며 뭇 생명과도 공존하는 동학의

화선이 된 보은취회를 기려 접주를 모집한 바 있고 올해

정신이 동학농민혁명 2주갑이 되는 해 서울 한 복판에

에도 동학 102주년을 맞아 120명의 접주를 추가로 모

서 보름달 아래 찬연히 빛나고 있었다.

• 2014. 3,4

집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0년이 지났

139

[문화마당]

상처 속에서 피어나는 꽃!

- 서사치유 연극 <상처꽃>

김유진(문예전문 자유기고가)

임진택 예술감독(왼쪽)과 김수진 연출자

140

4월 3일은 우리 현대사에서 두 가지의 치명적인 상처

권은 1974년 1월 8일 헌법을 반대하거나 헌법의 개폐

로 기억된다. 하나는 1948년 단독정부 수립을 둘러싸

를 주장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는 긴급조치 1호를

고 엄청난 학살이 벌어졌던 제주 4. 3 항쟁이고, 또 하나

선포했고, 확산되는 유신반대 민심을 막기 위해 중앙정

는 1974년 유신독재정권이 이른바 민청학련 사건을 조

보부ㆍ경찰ㆍ보안사ㆍ검찰ㆍ법원 등 모든 권력을 동원

작 발표하며 긴급조치 4호를 선포했던 날이다.

했다. 특히 대규모 공안사건이나 간첩사건 발표를 통해

올해는 1974년의 긴급조치 4호 민청학련 사건이 일 어난 지 40년이 되는 해. 그런데 민청학련 40주년을 기

유신반대운동을 ‘용공ㆍ친북’으로 매도하여 잠재우고 자 하였다.

념하는 2014년 4월 3일, 서울의 대학로(혜화동)에 있는

유신정권은 ‘울릉도 사건’으로도 학생들의 유신반대

‘눈빛극장’에서 <상처꽃 - 울룽도 1974>라는 연극이 공

시위를 잠재울 수 없게 되자 연이어 4월 3일 ‘민청학련

연된다. 대체 ‘상처꽃’은 어떤 꽃이고, 1974년 울릉도에

사건’을 조작 발표하고, 거기에 빨간 덧칠을 하기 위해 4

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월 25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추가 조작 발표하였다. 그리하여 다음해인 1975년 4월 8일 대법원은 인혁당재

고문에 의해 조작된 간첩단 사건

건위 사건 관련자 8명의 사형을 오전에 확정했고, ‘울릉

1974년 3월 15일, 중앙정보부장 신직수는 “지난 10

도 사건’ 관련자 3명도 같은 날 오후에 사형을 확정했다.

여 년 동안 적발된 간첩단 사건 중 가장 큰 사건”을 적발

유신정권은 인혁당재건위 관련 사형판결 확정된 8명

하였다면서 성대한 기자회견을 하였다. 당시 주요일간

에 대하여 바로 다음날인 4월 9일 사형을 집행하는 대한

지들은 1면 머리기사와 사회면 해설기사로 이 사건을

민국 사법사상 초유의 ‘사법 살인’을 저질렀고, 1977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12월 5일에는 ‘울릉도 사건’으로 사형판결 확정된 3명

울릉도 사건 발표 시기는 1973년 말부터 거세게 일어

에 대해서도 사형을 집행했다.

난 반유신 투쟁과 개헌청원 운동을 막기 위해 박정희 유 신정권이 긴급조치 1호를 선포한 직후였다. 박정희 정

진실 규명과 상처 치유 2006년 7월, 울릉도 사건으로 17년을 복역한 이성희 선생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원회)에 진실규명을 처음 신청하였다. 2010년 6월30일 진실화해위원회는 이성희 선생에 대한 불법구금, 가혹 행위 등 ‘진실 규명’을 결정하였다.

2010년 10월부터 울릉도 사건 당사자들 중 이성희 (17년 복역), 최규식(17년 복역), 김영권(17년 복역), 이 사영(15년 복역), 전국술(5년 복역) 등 5명이 인권의학 연구소의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였 다. 이 분들을 만나보니, 조작과 고문으로 하여 이들 당 사자와 가족들이 입은 상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것이었다. 한편 2012년 12월 『울릉도 1974』(도서출판 뿌리와 이파리)가 단행본으로 츨간됐다. 인권의학연구소의 이 사로서 치유프로그램에 동참하였던 최창남 목사가 울 릉도 사건 피해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과 가족들의 목

• 2014. 3,4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울릉도 간첩단 사건이 발표된 1974년 3월 15일자 신문

141

인권의학연구소에서 행해진 울릉도 사건 생존자 집단치유 프로그램

2014년 1월 10일 서울고법에서 울릉도사건 13명이 무죄선고를 받았다

소리를 엮어서 펴냈다.

으로부터 『울릉도 1974』 라는 책을 전달받았다. 알고

2013년 11월 22일, 서울고법은 이성희 선생의 재심

보니 『울릉도 1974』라는 책의 지은이는 최창남 목사였

선고공판에서 간첩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리

는데, 임진택과 최창남은 90년대 초 민예총(한국민족예

고 2014년 1월 10일 서울고법은 13명의 재심 선고공판

술인총연합)에서 민예총 사무처장과 민음협(민족음악

에서 모두에게 간첩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어

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함께 일한 가까운 동지였다. 『울

2월 12일 서울지법은 김용희ㆍ전성술ㆍ전연순ㆍ故전

릉도 1974』 책을 받자마자 임진택은 단숨에 이 책을 읽

경술ㆍ故이한식 5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하였다.

어나갔다. 자신이 40년 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ㆍ수

울릉도 사건 관련자들이 40년 만의 재심에서 전원 무

감 되었으면서도 동시대에 일어난 울릉도 조작간첩 사

죄판결 받음으로써 이 사건은 명백한 ‘고문조작 사건’이

건을 이제야 알게 된 자책감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이

자 ‘사법 살인’이었음이 밝혀졌다.

분들의 피눈물 나는 사연을 접하면서 이를 연극작품으 로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과 예술적 욕구가 솟았기 때

40년 만의 만남 - 민청학련 사건과 울릉도 사건

문이다.

2013년 서울형사고등법원 법정에서 ‘울릉도 간첩단 사건’ 재심 공판이 열린 때, 방청석에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 몇 사람이 모습을 보였다. 민청학련 사건은 이미

임진택은 곧바로 『울릉도 1974』를 연극으로 만들기

재심에서 무죄 판결과 법적 배상이 완료된 바 있어, 이

위해 극작가인 양정순(극단 길라잡이 대표)을 김근태기

들은 민청학련-인혁당 사건 직전에 발표된 ‘울릉도 간

념치유센터로 보내어 극본 집필을 시작할 수 있는 기초

첩단 사건’이 오랜 세월 아무런 사회적 연대와 지지 없

작업에 착수했다. 작가이자 기획자인 양정순은 이후 매

이 힘겹게 재심까지 오게 된 과정을 알고 공판정에 참석

주 몇 번씩 치유센터에 가서 피해자 선생님들을 만나 집

한 것이다. 그 날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청학련 관

필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마친 후 집필에 들어갔다.

련자들과 울릉도 사건 생존자들은 따뜻한 위로와 격려 의 인사를 나누었다.

142

서사치유 연극 <상처꽃>을 기획하다

임진택은 이 작품의 연출자로 재일동포 연출가 김수 진 선생을 지목하고 섭외했다. 연출가인 임진택이 스스

40년의 세월을 격해 그 때 청ㆍ장년들이 백발이 되어

로 예술감독을 자임하면서 이 작품의 연출자로 김수진

다시 해후한 그날 이후, 민청학련 관련자로 연극연출가

을 선택한 이유는 김수진이 이미 다른 작품에서 민족 분

이자 소리꾼인 임진택은 인권의학연구소 이화영 소장

단의 문제와 재일동포의 뿌리 뽑힌 삶, 조작간첩 피해

를 입은 재일동포 유학생 문제를 다룬 바 있을 뿐 아니라, 작품 형상화에 있어 고문 받은 피해자의 내적 상흔을 가장 처절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임 진택은 이 작품이 서사연극이면서 ‘치 유 연극’이 되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 추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이 극장공연 이후 언젠가는 서대문형무소 빈터에서 공연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텐트극단 ‘신주쿠양산박’의 대표 김수 진을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임진택은 한국 민화에 바탕한 ‘두렁

8명의 배우들

패’ 그림의 창시자로 ‘치유미술’을 깊이 연구해온 김봉준 화백을 미술감독으로 섭외하고, 운동권 가요를 뛰어넘는 ‘치유음악’을 찾아낼

이 연극은 4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혜화동)

사람으로 작곡가 최정배를 음악감독으로 섭외함으로써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60회나 되는 공연 내내 매회

제작 스탭의 진용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이들이 만나 작

다른 인사들이 카메오 출연하는 것도 이 연극이 시도하

품의 전체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난제

는 초유의 기획이다. 함세웅 외 다수의 정의구현사제단

가 ‘작품의 제목을 무엇으로 하느냐’ 하는 문제였다고

신부들, 이석태 외 다수의 민권 변호사들, 이부영 외 다

한다. 긴 시간 토론 끝에 작품의 제목을 <상처꽃>으로

수의 민주화 운동 출신 정치인들, 유홍준 외 다수의 문

하고 ‘울릉도 1974’를 부제로 하는 안에 합의한 바, 이

화 예술인들, 문성근 외 다수의 유명 배우들, 유동우 외

연극은 ‘서사치유 연극’이며, 이 연극으로 영혼이 파괴

다수의 노동운동가들이 깜짝 출연하여 이 작품을 지지

되는 상처를 이겨내며 피어나는 처절하리만큼 아름다운

하고 격려한다.

<상처꽃>을 형상화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었다. 서사치유 연극 <상처꽃 - 울릉도 1974>은 임진택(예 술감독)과 김수진(연출)이 만나 빚어내는 ‘치유의 미 학’을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동시에, ‘고문조작 간 첩’이라고 하는 가장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 리는 피해자들을 예술로서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 들까지도 함께 치유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김수진의 섬 세하면서도 역동적인 무대와 임진택의 통쾌한 풍자와 해학이 교직되는, 무대와 마당의 절묘한 조합, 그리고 1970년대 초에 태어난 40대 초반의 배우 8명이 만들어 내는 치유의 하모니와, 40세부터 80세까지 40년의 세 월을 넘나들며 표현해내는 깊은 연기를 관객들은 볼 수

김봉준 화백의 상처꽃 상징그림

• 2014. 3,4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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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소식 ● 정리 배경희

여행자를 위한 여행자의집과 홈스테이 사업 추진 <여행생활협동조합>

여행생활협동조합(이하 여생)이 홈스테이와 여행자의집(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여생은 지난 15일 서울시민청 지하 워크숍룸에서 창립 1주년을 맞아 제2차 정기총회를 하고 임원보선 및 2014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여생은 여행협동조합 위상에 걸맞은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게스트하우스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여생은 사업을 위한 출자 금으로 1백만원 출자자 1백명을 모아 1억원을 모을 것을 제안했다. 종자돈 1억원을 모은 뒤 여생은 게스트하우스 ‘여행자의 집’은 협 동조합이 직영하는 숙소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다문화 융합 등을 고려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여생은 게스트하우스 운영으로 협동 조합의 수익 창출과 조합원의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대상지로는 서울 서촌이나 북촌, 또는 부암동 등 전통문화를 간직하며 다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건축물, 또는 수원·양평· 인천 등 수도권 중소도시나 그도 아니면 전국 어디든 괜찮은 시설을 임대해 활용할 계획이다. 여생은 게스트하우스와 함께 홈스테이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조합원의 빈집 또는 빈방을 활용해 전국의 주요 도시와 농어산촌을 연결 하고 협동조합 취지에 걸맞은 여행을 활성화할 홈스테이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여생은 홈스테이를 통해 조합원간의 소통, 도농 교류, 지역문화 배우기 등 부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여행생활협동조합은 2011년 봄, 여행을 테마로 “공정·생태·평화여행을 하고 여행자와 현지인이 함께 협력. 상생하는 협동조합을 운 영해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해보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여행생활협동조합 http://cafe.daum.net/t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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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소식 ●

4월, 첫 번째 대중강좌 개최 <지식순환협동조합>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대안대학 설립을 추진 중인 <지식순환협동조 합>에서 첫 번째 정규 대중강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4월 대중강좌 프로그램의 주제는 <혼돈과 전망 : 이행기의 혼돈에서 전망을 탐색 하다>이다. ‘혼돈’의 의미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혼돈스러 운 상황에서 오히려 새로운 전망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지 금 현재 필요한 것은 혼돈 그 자체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새로운 전 망을 찾기이다. 이러한 맥락 아래 총 12개의 강좌 프로그램이 기획 되었다.

12개 강좌의 주제는 앞으로 지식순환협동조합에서 펼칠 내용을 중 심으로 편성했다. 우선 다양한 사상의 흐름들을 특별한 관점을 바탕 으로 종합하는 강좌가 눈길을 끈다. 혼란스러운 신자유주의 이행기 를 극복할 전망을 ‘마음의 정치학’을 통해 바라보는 심광현(한국예 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의 강의,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을 교차하며 인류의 위기와 대안을 살펴보는 이도흠(한양대 국문과 교수)의 강의 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어린 왕자』 속에 숨겨진 보편 종교성을 통 해 인류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박규현(아이쿱 인문문화팀,『내 안의 구도자』 저자)의 강의도 주목할 만 하다. 자연과학을 다루는 시선 역시 예사롭지 않다. 물리학의 관점으로 생 명을 분석하는 물리학자 유상균(온배움터)의 강의와, 인지과학이 불러온 앎에 대한 혁명적 변화를 다루는 이득재(대구가톨릭대 러시 아어과 교수)의 강의는 과학을 이해하는 입문 강의로서 제격이다. 또한, 여성학의 관점에서 성과 사랑을 재해석해보는 박이은실(한신 서도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한 임승수(경희대 후마니타스

는 최진석(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의 강좌, 10대와 20대의 위기 상

칼리지 강사)의 강좌도 마련됐다. 이렇듯 이번에 마련된 12개의 강

황에 대한 사회학을 다루는 김성윤(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오찬

좌는 이론과 실천, 삶의 실천과 역사적 전망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호(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의 강좌, 영화를 신체와 정치의 관계를

구성되어 있다. 강의는 하루 당 1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되었다(6

통해 읽어내는 이창우(영화평론가)의 강좌 등, 독특한 관점으로 다

강은 6만원, 8강은 8만원). 강연 신청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할 경우

양한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바라보는 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7월에 열릴 대중강좌는 조합원 50% 할인가격이 적용된다.

민중들을 재현한 작품을 감상 및 분석하며 육성과 민중성의 의미에

4월 대중강좌 신청은 www.freeuniv.net을 통해 가능하다.

대해 살피는 이명원(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의 강의도 주목

기타 문의 kcunion2013@gmail.com

할 만하다. 또한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의 편집위원들

트위터 @kcunion

의 현재 한국사회의 혼돈과 전망을 살펴보는 강좌를 마련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facebook.com/kcunion2013

마지막으로 『자본론』을 비롯한 마르크스의 사상들을 알기 쉬우면

문의 전화 010-4721-5757(사무국장 강정석)

• 2014. 3,4

대 연구교수)의 강좌, 러시아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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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소식 ●

지속적인 생산과 꿈꾸는 세상을 연주한다 <룰루랄라음악협동조합>

룰루랄라음악협동조합은 지난 3월 두 장의 협업음반을 발매했다. 조합원 전원이 녹음, 믹싱, 기획의 역할을 분담하여 제작한 협동조합 최초의 협업 음반으로 19살 송인효의 〈사랑니〉, 20살 여유의 〈걱정하지 마〉이다. 룰루랄라음악협동조합은 자신의 음악만 있으면 음반제작과 공연활동에 대한 다양한 일들을 함께 해결하고 개선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목표로 2013년 설립되었다. 협동조합과 협업관계에 있는 녹음스튜디오와 기획팀을 구성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조 합원은 음반제작과 공연활동에 대한 비용과 음악 외적인 부담에서 벗어나 작업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조합원의 자격 및 의무는 창작자/연주자로서 일 년에 한 장 이상 자신의 음반을 발매하 고, 다른 조합원의 음반에 참여하며, 협동조합의 음반에 함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올해 발매 예정인 음반은 총 7개 음반이며, 상반기 현재 2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현재는 조합원 모두가 참여하는 〈착한CD착한어린이은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생명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착한CD’ 제작 수익금 전액으로 착한어린이은행을 설립한다는 취지지로 마련되었다. 착한어린 이은행은 어린이들에게 용돈을 빌려주고 착한 행동으로 상환받는 재미있는 은행이다. 예술가의 사회적 소통에 대한 자존적인 노력과, 사람 들에게 꿈을 묻지 않는 현실에 대하여 어린이들과 예술가의 마음이 함께하는 꿈 공장 프로젝트이다. 룰루랄라 음악협동조합 010-7728-6559, https://www.facebook.com/roollooralla, http://cafe.daum.net/roolloor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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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소식 ●

협동조합 동물병원이 설립된다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이하 우리동생)'은 올해 9월 동물병원

문에 사람 병원 수준에 맞춰 시작하려한다고 말했다.

설립을 추진한다. 우리동생은 반려동물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정보

이 조합은 '사람 조합원' 외에 독특하게 700마리의 '동물 조합원'도

를 공유하고 반려동물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1월 서울

두고 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해야 한다'는 조합의 설립 목표를 잘

마포구 주민 8명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현재에는 취지에 공감한 전

드러내는 대목이다.

국 각지의 애견ㆍ애묘인 350여명이 가입돼 있다. 예정대로 동물병

우리동생 김현주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반려견을 키우던 주민들끼

원을 개원하면 협동조합이 설립한 첫 번째 동물병원이 된다.

리 정보를 주고받으려고 모였지만 일부 수의사들만 정보를 쥔 상황

우리동생의 목표는 조합원인 수의사가 진료하고 일반 조합원 모두

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순식간에 조합원이 불

가 재정운영에 참여해 반려동물에 대한 불필요한 진료를 줄이고 적

어났다"고 설명했다.

정한 진료비를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동물병원 진료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면 결국은 버려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는 특별한 기준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인 실정

지는 동물들도 많아지게 된다"며 "무조건 저가 진료를 원한다기보다

이다. 조합은 3월 22일 정기총회를 열어 병원 위치 선정과 설립 예

는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체계가 조성됐으면 좋겠

산 책정 등을 논의하였다. 수의사법은 일반협동조합이 동물병원을

다"고 말했다.

열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동생은 비영리법인으로

'우리동생'은 4월까지 조합원 500명과 출자금 약정 1억원을 달성하

동물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

고, 6월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인가 신청과 동시

람을 진료하는 병원의 사회적 협동조합의 전환 기준은 5만원 이상

에 수의사 모집과 조합원 토론회, 추가 재원 마련 등 본격적인 동물

출자금을 낸 조합원 500명과 자본금 1억원 모금 등인데 반해 동물

병원 개설 추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병원에 대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기준은 따로 없다. 우리동생의 정경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 02-335-3333

섭 대표는 동물병원에 대한 사회적 협동조합의 기준이 따로 없기 때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53-16 윤재빌딩 3층 민중의 집

• 2014. 3,4

147

● 협동조합 소식 ●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만들기 <숲과들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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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

말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

한 협동조합이 지난 3월 10일 출범식을 가졌다.

든 유아대상 프로그램이다. 숲체험, 숲놀이, 오감교육, 생태동화, 자

‘숲과들’은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이다. 생태환경교육 강사로 활동

연물로 만들기, 텃밭교육 등 정기수업과 캠프, 부모참여수업, 소풍,

하던 사람들이 그동안 자연학교나 비영리단체, 개인으로 활동하면

부모교육, 교사연수 프로그램 등 시기별 상황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서 겪은 제약과 한계를 벗어나 더 다양하고 폭넓은 생태환경교육을

있다.

펼치고자 만들었다. 숲과들이 꿈꾸는 세상은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라온하제’는 즐거운 내일을 뜻하는 우리말로,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그를 위해 자연생태, 숲체험, 기후변

들이 즐거운 내일을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청소년 대상 프

화, 에너지절약, EM(유용한 미생물군)교육, 녹색소비, 친환경생활

로그램이다. 방과후, 동아리 및 영재반, 환경교육, 생태탐사, 숲놀이,

등에 대한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텃밭교육, 환경캠페인, 학부모교육, 학교숲 생태자료집 제작 및 교사

뜻을 모을 계획이다.

연수, 소풍, 캠프 등 생태적인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한다.

숲과들은 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 및 교구 개발, 지역의 생태자원을 활

‘아름드리’는 한 아름이 넘는 큰 나무를 뜻하는 우리말로, 행복한 어

용한 교육, 마을 생태환경자원 모니터링과 마을숲 교육, 도농연계사

른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우리고장 생태탐사, 기업직원 연수,

업, 교육위탁사업, 역사와 숲 탐방 등 다양한 생태환경교육사업을 계

직원가족캠프, 성인힐링 숲체험, 공공기관 연수 및 연계사업 등을 추

획하고 있다. 또한 도담도담, 라온하제, 아름드리 등 대상에 따라 특화

진한다.

된 주제로 생태환경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진행한다.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010-6464-7234

‘도담도담’은 어린 아이들이 별탈없이 잘 자라는 모습을 뜻하는 우리

http://cafe.daum.net/ecocoopsnd(다음카페 ‘숲과들’)

지역소식 - 제주도 에디터 배경희

제주도 올해 말부터 돼지고기 이력제 시행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말부터는 돼 지 및 돼지고기에 대한 이력제도가 본 격적으로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이력제는 지난 해 12월 ‘소 및 쇠고 기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이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로 변 경돼 돼지 및 돼지고기에도 이력관리 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제 주양돈농협의 ‘제주도니’가 2012년 10월부터 전국 16개 브랜드경영체 를 대상으로한 시범사업 추진에 참여 제2회 금상수상 | 임채환 주장절리

해 있다. 지난해에는 돼지 사육단계 이력관리

서귀포시, 아름다운 서귀포 사진 공모전 개최

시범사업에 광역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304곳 모든 양돈농가가 참여

서귀포시는 성산에서 대정까지 서귀포시를 주제로 촬영한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해 본격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또 도축

이번 공모전은 서귀포시만의 독특한 매력과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널리 홍보하기 위한 것으

단계에서는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이

로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공모주제는 한라산을 비롯한 서귀포시 지역의 숨겨진 비

참여하고 있다.

경 및 자연풍광, 축제 등을 촬영한 작품 중 미발표작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1인 4작품까지

전국적으로 돼지사육농장 5,918개

출품할 수 있다.

소에서 22.5%인 1,335곳이 시범사

접수기간은 오는 6월 1일부터 20일까지이며 접수된 작품은 오는 6월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시상은 금상 1점 150만원, 은상 2점 각 50만원, 동상

참여업체 지정은 한돈농가·도축장·

3점 각 30만원, 입선36점 각 10만원 등 총42점에 700만원이 주어진다.

포장처리업소 및 판매업소 등에서 축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서귀포시 홈페이지(http://www.seogwipo.go.kr)를 참고하거나 공보

산물품질평가원으로 참여를 신청하

실(760-2034)로 문의하면 된다.

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해 준다.

문의 : 서귀포시 공보실(064-760-2034)

제주시, 3월부터 다문화가정 부부 종합 건강검진 실시 제주특별자치도는 경제적, 시간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올해 다문화가정 종합검진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부 종합 건강검진은 부부 300쌍을 대상으로 3월부터 실시된다. 검진 비용은 1인당 비용이 40만원, 부부인 경우 80만원으로 총 비용 2억 4000 만원으로 도 50%, 한국건강관리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 50%를 지원한다. 검진은 초음파·위암검사·간장질환·신장질환·심장질환 등 65개 항목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문의 : 여성가족정책과 다문화가족담당(064-710-2886)

• 2014. 3,4

대상자는 도서지역 및 어려운 가구 등을 우선 선정·지원하게 되며 건강관리협회에서는 검진 후 질환자 등에 대해서는 사후관리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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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 경상도

김해 가야문화축제 4월11일부터 5일간 개최 경남 김해지역의 대표 축제인 제 38회 가야문화축제가 4월 11일부터 5일간 개최된다. 김해시는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원한 사랑의 길’을 주제로 제38회 가야문화축제를 수릉원 일대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10억원 의 예산을 들여 한반도 최초의 국제결혼인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혼레와 신행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한 수로왕행차는 단순한 거리행렬이 아닌 다양한 퍼포먼스와 결합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가야복식 패션쇼, 테마콘스트 좋은날, 쇼 유랑극단, 아시아공연예술 한마당, 허황후 뱃길체험 등 40여개 프로그램을 대성동고분군 특 설무대와 수릉원 무대에서 선보인다. 테마콘스트 좋은날은 4월 13일 특설무대에서 트로트 및 7080 가수 20여명이 공연한다. 행사기간 일 본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들의 아시아공연예술 한마당이 이어진다.

부산시, 마을활동가 양성 프로그램 실시 부산시는 주민주도형 마을공동체 형성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상생의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2014년 상반기 마을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부산광역시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에서 주관하며, 마을활동가 양성 및 역량강화를 위해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구분해 4월 3일부터 6월 28일까지 단계별로 실시할 예정이다. 단계별 교육 수료에 따라 마을활동가 인증서가 교부되며, 부산시 마을활동가 모집 시 인센티브 부여, 각종 교육 및 워크숍, 답사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 진다. 또한 양성된 마을활동가는 마을현장에 투입돼 행정과 주민 간 매개역할을 담당하며 주민협의회 구성·운영, 지역의제 발굴, 마을기업 설립 등 다 양한 마을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교육생 모집은 3월 14일부터 3월 28일까지이며, 모집규모는 기초과정 40명, 심화과정 90명 등 총 130명이다. 문의 : 마을만들기 지원센터(www.busanmaeul.or.kr), (070-7094-3200~3)

상주박물관, 어린이체험실 리모델링 개장 경북 상주박물관이 누에고치 형상의 어린이체험실을 새롭게 단장하고 3월 14일부터 시민과 관광객을 맞고 있다. 상주박물관은 기존 눈으로 보는 전시에서 문화재 복제품을 직접 만져보 고, 듣고, 그려보는 다양한 체험공간으로 어린이체험실을 꾸몄다. 어린이체험실은 3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발굴실습장, 건식 및 습식 탁본, 찰흙으로 무늬찍기, 토기제작, 어린이극 장, 별자리 체험 등 기존 프로그램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정기룡 장군과 공검지를 일 반그림에 3D 첨단기법을 적용해 이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할 경우 현장감과 입체감이 돋보 이게 하는 미술분야인 ‘트릭아트’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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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 전라도

전북도, 문화사각지역을 누비는 '신나는 예술버스' 본격 시동 전북도는 ‘신나는 예술버스’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신나는 예술버스는 2007년부터 시작 되어 전북지역 전통시장과 오지마을 등 문화 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전라 북도만의 특수시책사업이다. 신나는 예술버스는 전통시장이나 오지지역 등 문화적 소외지역으로 버스를 타고 직접 찾 아가서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신나는 예술버스는 총 75회 공연을 실시했고, 무려 5만 8 천여명의 주민들이 관람했다.

정읍, 봄 향기 가득한 '우리꽃 자생화 전시회' 전북 정읍시에서 우리꽃 자생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시는 4월 10일부 터 13일까지 정읍시 농경문화체험교육관에서 ‘제11회 우리꽃 자생화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주제로 열리 는 이번 전시회는 정읍자생식물연구회(회장 이 용환)의 회원들이 자생화를 활용해 만든 목부

전북도는 올해 예술버스 사업을 위해 2월 공연단체 공모를 실시해 국악과 무용, 음악, 마

작과 석부작 분경을 비롯 백두산 만병초 등 정읍

술 등 도내 20개 공연단체를 선정했다. 올해에는 김제시 죽산면을 시작으로 ‘신나는 예술

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희귀식물도 다수 선보일

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예정이다. 또 자생화를 담은 사진과 자생화를

신나는 예술버스는 1회 공연에 4개의 공연팀이 출연하며 국악, 무용, 미술, 가요 등의 다

주제로 한 시 등 50여점도 전시되며 특히 정읍

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시작 이후 꾸준하게 지역 주민들의

특산물인 자생차를 맛볼 수 있는 시음공간도 마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어 군지역, 장애인, 여성시설, 다문화가족, 노인관련 행사 등에 우선

련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전시회를 통

공연 원칙을 적용하여 공연일정이 배정된다고 한다.

해 우리꽃 자생화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 정 읍자생화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농업인의 소득 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전남도, 장애인주택 개보수 사업 지원한다 전라남도가 노후되고 편의시설이 부족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주택에 대해 개보수 사업비를 지원한다. 장애인주택 개조사업은 생활이 어 려운 저소득 재가장애인의 주택 개수·보수비 지원을 통해 가정 내에서 생활 및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주거용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택을 소유하고 해당 주택에서 거주하는 장애인 및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으로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 120%에 해당하는 등록 장애인이면 신청 가능하다. 단, 이미 지원을 받고 도시지역은 5년, 농어촌지역은 3년이 경과하지 않았거나, 금융기관 등에 주택 개보수 비용 융자 추 천으로 이미 개보수 지원을 받은 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는 도시지역 25가구, 농어촌지역 162가구 등 총 187가구에 대해 1가구 당 최대 38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내용은 화장실 개조, 문턱 낮추기, 의 개보수도 가능하다.

• 2014. 3,4

싱크대 높이 조절, 경사로 설치 등 편의시설 개보수이다. 그 외에도 안전이나 거주 곤란의 문제로 긴급히 수리를 요하는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지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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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 강원도

양양공항 전세기 취항 ‘중국 여행사’ 초청 팸투어

원주시, 저소득층 신생아 청각선별검사 쿠폰 지원

강원도의료관광지원센터는 중국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초청 팸투어를 진행했다.

강원 원주시 보건소는 선천성 난청의 조기발견

지원센터는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양양국제공항 전세기 취항 도시(선양, 스자좡, 타

과 치료를 위해 의료수급권자 및 최저 생계비

이위안, 시안, 난징 등)의 주요 여행사 담당자 30여명을 강원도로 초청해 속초의료원, 설

200% 이하 가정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청각선

악산, 남이섬 등 청정 자연환경과 의료시설 등을 소개했다.

별검사 무료 쿠폰을 지원한다.

이번 팸투어는 양양국제공항과 중국간의 국제선 운항으로 지리적 접근성 개선과 중국 현

선천성 난청은 출생 직후 기기를 활용한 선별검

지의 한류열풍 및 선진화된 의료 서비스 등 강원헬스케어의 우수함을 알리고 헬스케어 관

사로 확인 가능하며 출생 직후 조기에 발견해 보

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됐다.

청기 착용, 인공와우이식 등 재활치료를 하면 정

강원도의료관광지원센터에서는 타깃시장 개척, 헬스케어 상품개발, 홍보·마케팅, 관련기업

상에 가까운 언어와 사회성 발달을 기대할 수 있

지원사업 등 강원헬스케어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 신청기간은 출산예정일 3개월 전부터 출생 후 2~3일 이내 발급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4 인 가족 직장 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 본인 부 담금이 9만7856원 이하인 경우 신청 가능하다. 대상자는 등본, 건강보험카드, 이전 달 건강보 험료 납입증명서, 산모수첩 등을 준비해 보건소 에 신청하면 청각검사 지정 의료기관에서 사용 할 수 있는 무료 검사 쿠폰을 발급 받을 수 있다.

강원도청 말로거는 전화서비스 시작

강원도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추진

강원도청은 3월 5일(수)부터 음성인식 전화연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해당기관의 전화번호를 몰라도 해당기관명만 알고 있으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이다. 사람이 안내해주는 비슷한 서비스(KT 114)와 달리 1636 전화연결 후 시스템에서 음성 인식을 통해 해당기관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로 정보이용료가 발생하지 않아 민원인의 부담을 경 감시키는 서비스이다.

강원도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설현대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도내 12개 시·군 23개 시장에 총 162 억 6000만원을 투입해 전통시장 고객편의시 설, 안전시설 등 취약 분야에 대한 개·보수하는

민원인들은 전국 어디서나 1636 전화연결 후 “강원도청”을 말하면 강원도청 콜센터(2542011)로 자동 연결되어 용무를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강원도청에서는 앞으로 강원도청 음성인식 시스템을 개선하여 사람의 안내없이 담당자에게 신 속하게 연결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민원인들과 더욱 쉽게 소통하는 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다.

등 고객 서비스도 강화해 나간다. 우선 평창올림픽시장 물류창고, 속초에는 영북 권 중소유통공동도매 물류센터를 건립, 전통시 장 내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 설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또 중국·러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과 정부의 관 광활성화 추진에 대비해 주문진 건어물시장에

이용방법

고객편의시설 확충 사업인 대형주차 타워를 조 성하고 도계스위치백리조트 조성 완공에 대비

1636 다이얼

▶ ▶ 음성으로 “강원도청”

▶ ▶

강원도청 콜센터 연결

해 도계 전두시장 주차장 확보 사업 등 공동마케 팅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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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 충청도

'홀로 여성' 안전, 충남이 지킨다

음성 청소년문화의집,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참가 접수

충남도와 충남지방경찰청이 도내 홀로 사는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첨단방법시스템을 구

음성 청소년문화의집은 관내 고등학생을 대상

축한다. 도와 충남지방경찰청는 스마트폰과 ‘근거리 무선 통신기술(NFC·Near Field

으로 2014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브로드웨이

Cummunication)’ 등을 접목, 전국 최초로 ‘에스에스-폴(SS-P, Smart Spider Police)

뮤지컬! 영어는 노래를 타고'를 운영한다.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영어는 노래를 타고'는 음 성 청소년문화의 집과 극단 해보마의 업무협약

이 시스템은 여성 단독 거주자 등이 주변에 자신의 위급 상황을 쉽고 빠르게 알릴 수 있는

을 통해 마련됐으며 영어 뮤지컬 수업을 통해 브

첨단 방범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와 연락처 등의 정보를 담은 NFC 스티커를 거

로드웨이의 유명한 곡들을 영어로 접하며 직접

주지 내 부착하고, 스마트폰에

학생들이 노래와 춤으로 무대 위의 배우연기를

에스에스-폴 앱을 내려 받은 뒤,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범죄 등 위기 상황 시 스마트폰을 NFC 스티커에 접촉하면 가족이

참가대상은 관내 고등학교 1·2학년으로 선착

나 친구 등 지정 연락처로 위험

순 20명을 모집하며 3월15일부터 6월28일까

신호 및 주소가 문자로 전송되는

지 매주 토요일 전액 무료로 운영된다. 참가 희

방식이다.

망자는 음성청소년문화의집(esyouth.es21. go.kr)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받아 이메일

최근 도경찰청이 당진 지역에서

(kdy01324@hanmail.net)또는 팩스(043-

편의점과 금은방 등 194개소를

873-4580)로 신청하면 된다.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시범운영 한 결과, 업주들의 심리적 안정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 충북

감이 향상되는 등 호응도가 큰 것

도, 충북문화재단이 함께 주말 초·중·고등학생

으로 분석됐다.

과 가족에게 문화예술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가

이번 시스템 구축은 이달부터 본

족·또래 간 소통을 위한 사업이다.

격 추진되며, 대상은 도내 원룸

문의 : 음성 청소년문화의집(043-873-4579)

등에서 홀로 거주하는 여성 1만 8353명이다.

충남도, 소외계층 노후 LP가스시설 무료개선 충남도는 올해 독거노인·한부모가정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가스시설개선사업을 추진 한다. 도는 11월까지 국비와 지방비 총 10억 원을 들여 도내 독거노인과 한부모 가정 등 4567 세대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취약계승에 대한 가스안전 확보를 위한 것으로 노후가스시설인 고무호스를 금속 배관으로 교체하고 퓨즈코크와 용기보호함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현행 액화석유 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따르면 주택에서 사용하는 가스시설은 오는 2015년까지 고무호스 무료 교체대상 가구는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 2014. 3,4

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고 퓨즈 코크 등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독거노인과 한부모 가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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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 경기도

경기도 길거리 쓰레기통 19년만에 '부활' 경기도에 쓰레종량제 시행과 함께 사라졌던 길거리 쓰레기통이 19년만에 부활한다. 경기도는 7월 부터 상가밀집 지역과 버스승강장 주변 등 거리 투기가 극심한 1~2개 시·군을 선정해 길거리 쓰레

경기도, 저공해 천연가스버스 보급률 75%로 끌어올린다

기통을 시범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쓰레기통은 지난 1995년 쓰레기종량제 도입 이후 지자체들이 없앴다. 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과

경기도는 천연가스버스 보급을 위해

편의점은 최근 5년 새 4~8배가 증가했지만 쓰레기통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거리투기의 원인이

총 145억 원을 지원한다.

되고 있다"며 설명했다. 도는 또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는 6월5

천연가스버스는 청정연료인 천연가스

일 '제19회 환경의 날'에 경기지방경찰청과 공동으로 담배꽁초 무단 투기 등 기초질서 위반행위를

를 사용해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고,

집중 단속한다. 담배꽁초는 지난 2년(2012~2013년)간 도내 쓰레기 관련 민원(3000여건)의 51

질소산화물 등 오존 유발물질도 경유

％(1530건)를 차지한 골칫덩이다.

자동차에 비해 70% 이상 줄일 수 있어

도는 아울러 외국인이 많이 사는 안산시 원곡동 등 도내 10개 시·군 13개 지역에서 쓰레기종량제,

도심 대기질 개선에 효과적인 저공해

분리수거 등에 대해 교육을 하기로 했다.

자동차다. 체감소음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도는 올해 14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경기도 파주시, 국내 최초 음악도서관인 ‘가람도서관’ 개관

도심 운행 빈도와 오염비중이 높은 시 내버스 운수회사 등을 대상으로 천연 가스버스를 구입할 경우 1대당 1,850 만 원을 지원, 총 796대를 도입할 계획

국내 최초의 음악 공공도서관인 ‘가람도서관’

이다. 2013년 말 현재 도내 전체버스

이 3월 12일 경기도 파주시에 문을 열었다.

1만2,505대 중 68%인 8,607대가 천

파주시 운정동에 위치한 가람도서관은 연면

연가스버스이며 올해 796대가 도입되

적 3862㎥ 규모(지하 1층, 지상 2층)로 음악

면 보급률은 75%로 높아질 전망이다.

당,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문화강연실

한편, 도내 미세먼지는 2004년 67㎍/㎥

등을 갖추고 있으며, 총 4600여 점의 음악자

에서 2013년 54㎍/㎥로 19.4%, 질소

료와 1만6900여 권의 도서자료를 구비하고

산화물은 0.032ppm에서 0.029ppm

있다. 특히 도서관 내 음악당인 ‘솔가람 아트

으로 9.3% 개선됐다. 자동차 등록대수

홀’은 3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공연장으로

가 꾸준히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천연

고른 시야를 확보한 객석과 실내악, 독주 및

가스버스 보급이 대기질 개선에 기여

합창에 적합한 최상의 건축음향을 갖춰 연주

했다는 분석이다.

자들이 최상의 상태로 연주할 수 있도록 설계 됐다. 파주시는 도서관 개관을 기념해 솔가람 아트 홀에서 3월 15일부터 4월 5일까지 ‘Master series in Paju’라는 주제로 클래식 공연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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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 서울

서울시, ‘외국인 창업대학’ 운영 서울시 재정여건 개선을 위한 시민 아이디어 공모 서울시는 창업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3월 말부터 ‘외국인 창업대학’을 운영한다.

서울시가 점점 어려워지는 재정여건 개선을 위해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은다.

창업대학은 직장 또는 학업을 병행하면서 서울에서

시는 오는 17일부터 5월16일까지 '서울시 수입증대 및 예산 절감 방안'을 주제로 시

의 창업을 계획중인 외국인을 위해 평일 야간에 2시

민 아이디어 공모대회를 진행한다.

간씩(19시~21시) 운영되며, 4주간 총 10회에 걸쳐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번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시 홈페이지 천만상상 오아시스

서울글로벌센터 교육장에서 진행된다. 신청자 접수

(http://oasis.seoul.go.kr)의 테마제안 코너에서 응모할 수 있고, 방문·우편 접수

는 3월 26일까지 받는다.교육과정은 ▲회사설립

도 가능하다.

인·허가 ▲노무 ▲은행시스템 ▲마케팅 ▲상표 및

공모 주제는 서울시 수입증대 및 예산 절감 방안으로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광고수입

특허 출원·등록 등 실제 창업에 필요한 전문 과정으

증대 방안, 지역자원을 활용한 세입증대 방안, 해외사례를 접목한 수입증대 방안, 탈

로 구성된다. 교재는 무료로 제공되며, 수강인원은

루·은닉세원 발굴 방안, 예산 절감 방안 등이다. 단, 특별한 근거나 사유없이 단순히

25명 내외로 운영된다.수강생은 수업기간은 물론,

요금이나 요율 인상을 통해 시민에게 부담을 주는 내용은 제외된다.

종료 후에도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제공하는 세무,

접수된 아이디어는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인지, 중복되는 아이디어인지 자체적으로 검

회계 등 전문상담과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을

토하게 되는데 올해는 아이디어 제외기준을 명문화하여 표절이나 중복제출 문제에

수 있고, 센터에서 연중 개최되는 각종 교육 및 세미

대한 제도를 보완했다. 자체검토 후 제출내용에 따라 담당부서가 법령 저촉 여부, 실

나에도 참가 가능하다.

행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담당부서를 통과한 아이디어는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 회

문의 : 서울글로벌센터 (global.seoul.go.kr, 02-2075-4105)

의를 통해 우수 아이디어로 최종 선정된다. 상금은 시민과 직원 부문으로 나눠 각 최 우수상(1건)은 150만원, 우수상(2건) 100만원, 장려상(3건) 50만원을 시상한다. 문의: 서울시 재무국 재정사업단 (02-2133-3429)

서울시, 버려지는 바이오가스로 도시가스 생산 서울시는 버려지던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도시가스 생산한다. 서울시는 중랑물재생센터 하수처리과정에서 매일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2만6000㎥를 활용해 매년 528만㎥의 도시가스를 생산해 일반가정 약 7000세대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 6일 (주)예스코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예스코는 사업비 78억원을 전액투자해 오는 10월까지 성동구 사업부지에 도시가스 제조시설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약 15억원 이상의 수익은 물론 연간 석유환산 5000톤 는 적극 개발·활용해 에너지 위기와 지구온난화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14. 3,4

의 화석연료 수입대체 효과와 1만2000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기대한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화석연료 사용은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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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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