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선학대학교 발행인 김주원 주간 이대진 편집국장 이호원 기자 배상덕 설영우 류현성 홍은명 한영훈 김도중 양평화 57026 전남 영광군 백수읍 성지로 1357 / 061-350-6065 / www.youngsan.ac.kr
YOUNGSAN UNIVERSITY OF SON STUDIES
109호 원기103년(2018,4351) 6월 14일
정신의 안택(安宅), 법식(法食), 덕의(德衣) 우리들의 책임 과학이 발달하면서 육신이 해야 할 일을 과학과 기계가 해주고 있습 니다. 요즘은 심지어 머리가 해야 할 일까지 해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과 학 문명과 물질이 매우 발달하면서 괴로운 것 또한 많이 생겨났습니다. 화려한 물질에 끌려 나오는 끝없는 욕심으로 괴로움이 더 생겨났습니 다. 그러므로 마음공부를 잘 시켜서 과학을 부려 쓸 수 있는 정신력을 기 르도록 해주는 일이 우리들의 일입 니다. 다른 종교와 달리 대종사님께 서는 물질문명이 극도로 발달하는 세상을 예견하시고, 물질을 선용하 는 정신의 능력을 키우도록 시대에 맞게 교법을 내주셨습니다. 따라서 이 교법을 세상에 전달하여 모든 사 람들이 정신의 자주력을 갖추고, 물 질을 잘 활용하여 낙원생활을 하도 록 하는 것이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정신의 의식주가 근본 대부분 사람들은 육신의 의식주를 구하는데 마음을 많이 쓰곤 합니다. 좋은 집에서 살고, 맛있는 음식을 먹 고, 좋은 옷을 입는 것. 이런 것을 많 이 생각하다보니 욕심이 끝이 없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밖으로 끝이 없이 구하다가는 결국에 죽습니다. 우리 육신에 의식주가 있듯이 정신 에도 의식주가 있습니다. 대종사님 께서는 정신의 의식주가 근본이라 고 하시며, 이것을 먼저 갖추어야 육 신의 의식주도 잘 구할 수 있고, 인 격도 원만해지며 참으로 낙 있는 생 활을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신의 안택(安宅) 우리는 좋은 집에서, 편안한 곳에 서 편히 쉬고, 잘 때 새 힘을 얻습니 다. 그렇듯이 ‘정신의 안택’, 정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그곳은 어디일까 생 각을 해봐야 합니다. 경계가 찾아 올 때, 내 마음이 거래(去來)를 중지하 고, 편안하게 조용히 머무를 수 있는 마음의 방(안택)이 필요합니다. 그 안택의 벽은 신심(信心)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대종사님의 법을 믿고, 법 신불전에 귀의하고, 교단에 귀의하 는 심성을 가지면 그것이 방파제가 되어서 밖에서 요란한 경계가 와도 일단 멈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가 서원을 굳게 세우면 그 서원 의 방파제가 나를 안택으로 모실 수
과정에서 반드시 지혜가 밝아집니 다.
예비교무들에게 법문하시며 미소 지으시는 경산 종법사
있습니다. 대체로 서원이 약해지면 마음이 요란해집니다. 한 걸음 더 들 어가서 잡념이 사라진 그런 무심 극 락의 세계가 있습니다. 내 마음속에 도 마음 달이 있어서, 잡념이나 욕심 이 사라지면 텅 비어있는 심월이 솟 습니다. 밖으로 신심과 서원 안택을 장만하고, 안으로 심월 안택을 찾아 서 거기에 주할 수 있으면 늘 극락 생활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렇 기에 신심과 서원을 키우고, 수행을 통해서 내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일이 참 중요합니다. 그전에 대산종 사님께서 양주에 가셔서 수도를 하 시는데 마을의 할아버지 한 분이 와 서 원불교를 시비하고 막 욕을 하였 다고 합니다. 대산종사님이 그때 그 마음을 발뒤꿈치에다 딱 두고만 있 었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한 나절 내내 욕하시더니 결국에는, ‘여 보시오, 뭐라고 좀 하시오.’ 그랬다 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시비하고 욕 할 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안택을 준비해 놓으 면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경계가 있더라도 극락을 수용합니다. 그 편 안한 마음이 되면 세상도 편안하고 좋아 보이고 불공도 잘 할 수 있습니 다. 그런데 내 마음이 뒤숭숭하면 세 상도 시끄럽고, 모든 것이 복잡해 보 입니다. 적공을 하여 마음의 안택이 만들어진 사람은 생사 대사도 해결 하여 죽을 때도 편안히 가고 올수 있 습니다. 정신의 법식(法食) 다음으로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 이 우리는 정신의 법식을 해야 합니
다. 음식을 먹고 위장이 소화를 시켜 서 에너지가 나야 몸도 튼튼해지고 잘 활동할 수 있듯이, 부처님 법문을 많이 봉독하고 생각하고 실천해보 고 글로 써보고 말로 하는 과정이 있 어야 법문의 지혜가 나의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법문을 재밌게 듣는 것 만 해도 좋은 일이지만, 그 법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생활 속에 실천을 해봐야 참으로 나의 지혜가 됩니다. 나의 지혜로 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성탑의 둥근 원석이 처 음에는 평범한 돌이었지만 수없는 마탁 속에 빛이 나듯이, 계속해서 법 문을 연마하고 실천하면 거기서 빛 이 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모두가 본래 지혜를 갖추고 있습니다. 본래 지혜는 학생들이나, 부처님이나, 범 부 중생이나 똑같이 갖추고 있습니 다. 그것을 근본 지혜라고 합니다. 자고나서 생각해보면 어제 해결 안 되는 문제가 해결된다든지, 또는 좌 선 끝날 때쯤 죽비를 치고 의두연마 하면, 이상하게 느껴지던 의문도 밝 아집니다. 평소에는 이 생각 저 생각 속에 근본 지혜가 흐려졌는데 자고 나면, 선을 하고 나면 근본지혜가 온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근본지혜 를 집중적으로 밝히기 위해서 의문 을 가져야 하는데 그것을 의두(疑 頭)라고 합니다. 의두, 의심이 없는 사람은 지혜가 밝아질 수 없습니다. 대종사님과 부처님과 예수님도 모 두 의두를 가지셔서 그렇게 되셨습 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해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법식을 많이 하고, 의두를 갖고 이해하고 실천하면 그
정신의 덕의(德衣) 마지막으로 우리가 활동하기 위해 서는 옷을 입어야 하듯이 우리 정신 에도 옷을 입어야 합니다. 먼저 계문 으로 정신의 옷을 입어야 합니다. 계 문을 철저히, 꿈에서라도 지키면 나 의 정신의 옷이 깨끗해집니다. 정신 의 옷을 깨끗이 한 후에는 마음을 훈 훈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위 사 람의 마음과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 람이 덕을 갖추고 도움을 많이 주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면, 존경심이 나고 배우고 싶을 것입니다. 어떤 이 름을 내걸지 않고도 존경 받으려면 계문을 잘 지키고, 누군가에게 은혜 를 많이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 다. 늘 무언가, 은혜를 끊임없이 주 고 있는 사람이 부처님입니다. 원수 에게도 은혜를 주고, 미운 사람에게 도 공정하게 은혜를 줄 수도 있고, 그래서 늘 은혜를 베풀고 있는 사람 이 자비로운 부처님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춘 추복과 그 때에 맞는 옷이 있듯이 사 람 사람에게 맞는 덕을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은 여러 방면으로 그 때와 상황을 따라 은혜를 베풀 수 있는 조화로운 분입니다. 그 사람을 보면 무엇을 줘야 좋을 것인지 알아 야 알맞게 줄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사불공이고 정신의 덕의(德 衣)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정신의 안택 속에 서 늘 편안하시고, 정신의 법식을 많 이 해서 부처님 같은 지혜를 얻으시 고, 정신의 덕의를 입으셔서 모든 중 생을 건지는 큰 부처님이 되기를 바 라며 이상 마치겠습니다. 이상은 지난 원기103년 9월5일에 경산종법사님께서 영산선학대학교 학생들에게 해주신 법문을 요약 정 리한 것입니다. /양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