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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니어스, 로즌크랜츠, 길든스턴 등장. 어떡해 되었소, 폴로니어스경? 폐하께서 연극을 보실 건가요? 폴로니어스: 예, 왕비 전하도 함께 곧 납실 겁니다. 햄릿: 배우들보고 서두르라고 하시오. (폴로니어스 절을 하고 퇴장) 자네들도 가서 도와주게나. 로즈크랜츠: 예, 알겠나이다, 전하. (로즌크랜츠와 길든스턴, 폴로니어스의 뒤를 따라 퇴장) 햄릿: 거기 있나! 호레이쇼! 호레이쇼 등장 호레이쇼: 부르셨습니까, 전하? 햄릿: 호레이쇼, 내가 사귄 사람 가운데 자네같이 마음이 곧고 성실한 사람은 없어. 호레이쇼: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전하.... 햄릿: 아니, 꿀 바른 말이 아닐세. 먹고 입고하는 밑천이라고는 아름다운 성품밖에 없는 자네에게 아첨한들 무슨 잇속이 있다고 그르겠는가. 가난뱅이에게 누가 아부하나? 아닐세, 달콤한 말만 하는 혓바닥을 가진 놈에겐 우둔한 세도가나 핥게 하고,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무릎을 가진 놈은 아첨으로 이득이 생기는 데 가서 무릎을 굽실거리라지... 알아듣겠나? 내 마음이 철들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사람의 품성을 분간할 수 있게 된 뒤부터 난 자넬 진정한 마음의 벗으로 생각해 왔네. 자넨 갖은 인생의 고생을 감내하면서도 아무 고통을 받지 않는 삶인 것처럼 운명이 주는 고통이나 은총을 한결같이 고맙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네, 가정과 이성이 의좋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운명의 여신의 손끝에 놀아난 우둔한 음색을 울려 주는 패거리들하고는 본바탕부터 다르니 참으로 부럽기 한량없네. 감정의 노예가 아닌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면 내 이 가슴 속 깊숙이 간직하고 싶단 말일세. 그런 사람이 바로 자넬세. 내가 너무 너스레를 떨었군... 그건 그렇고 어전에서 오늘밤 연극이 공연되네 그 가운데 한 장면은 언젠가 자네에게 얘기했던 선친의 살해 장면과 비슷하다네. 연극이 시작되거든 신경을 바싹 곤두세워 숙부의 일거일동을 지켜봐 주게... 숙부가 숨겨놓은 죄가 어느 대목에서도 드러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봤던 망령은 잡귀가 분명하고 내 상상력도 불의 신 벌컨의 대장간처럼 녹이 슬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네. 숙부의 표정을 주의 깊게 뜯어봐 주게. 나도 물론 내 이 두눈을 그 얼굴에 못박고 있을 거네만. 연극이 끝난 후에 두 사람의 의견을 모아 그의 태도를 판단해보세. 호레이쇼: 알았습니다, 전하. 연극 도중에 잠시일지라도 한눈을 파는 일이 있다면 그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안에서 트럼펫과 큰북소리) 햄릿: 드디어 연극 보러 나타나시는군. 미친 척해야겠다. 자네도 자리에 앉지. 왕과 왕비 등장. 폴로니어스, 오필리어, 로즌크랜츠, 길든스턴, 그 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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