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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어치워라! 이놈이 내 발을 비웃어? 내가 광대라더냐? 이 거위 같은 놈아, 만약 새럼 벌판에서 널 만났다면 깩깩거리고 우는 네놈을 카멜로트까지 쫓았을 게다. 코온월: 아니, 이 늙은 놈이 실성을 했나? 글로스터: 왜 싸움을 하게 되었지? 그걸 말하게. 켄트: 아무리 앙숙이라도 나와 저 앙숙만큼의 앙숙은 없을 겁니다. 코온월: 왜 저 사람을 악한이라고 하느냐? 무엇을 잘못했단 말이냐? 켄트: 저놈의 상판대기가 제 마음에 안 듭니다. 코온월: 그렇다면 내 얼굴도, 저 사람의 얼굴도 내 집 사람의 얼굴도 네 마음에 안 들겠군 그래. 켄트: 공작각하,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제 직책입니다. 그래서 여쭙니다마는 예전에 잘난 얼굴을 본 일이 있죠. 그러니 이 순간 제 눈 앞에 보이는 어떤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얼굴도 마음둘 까닭이 없죠. 고온월: 이런 녀석이 있나? 솔직하다고 칭찬을 해주면 금세 말하는 푼수며 소행머리가 불손해지고 제 천성에 맞지 않게 어거지로 행짜를 하는 놈. 제깐에 정직하고 솔직해 아첨을 못한다! 사실을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고는 못 배긴다! 세상사람들이 받아주거나 말거나 곧이곧대로 말한다 이런 말이지. 이따위 악한은 나도 잘 안다. 솔직함을 코에 내걸고 뱃속에는 음흉한 계책을 꾸겨담고 있거든. 상전에게 굽실대며 오직 자기 직무에만 충실한 패거리가 20 명 한꺼번에 덤벼도 어림도 없는 놈이지. 켄트: (일부러 정중하게) 공작각하, 본심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을 다해 아룁니다. 빛나는 태양신의 이마 위에 출렁대는 찬란한 광채의 꽃다발 같은 세력을 가지신 존엄하신 공작님의 허락만 있으시다면--. 코온월: 이건 또 왜 이러는 거지? 켄트: 공작님의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아 그저 제 말투를 바꿔보았을 뿐입니다. 아다시피 저는 아첨을 할 줄 모릅니다. 솔직을 가장한 말투로 공작님을 속이는 놈은 그야말로 진짜 악한입니다. 저는 그런 놈은 될 수 없습니다. 설사 역정을 내시건 공작님께서 애원을 하시건 말입니다. 코온월: (오즈월드에게) 한데 저놈을 무엇 때문에 건드려 놨지? 오즈월드: 제 잘못은 조금도 없습니다. 지난번에 저놈이 모시고 있는 국왕께서 오해로 소인을 때리신 일이 있습니다. 그때 저자가 페하의 진노에 비위를 맞추려고 뒤에서 소인에게 딴죽을 걸었습니다. 소인이 나가자빠지자 신바람이 나서 소인에게 갖은 욕설을 퍼붓고 자기가 무슨 영웅이나 된 듯 우쭐해서 거들먹거리더군요. 폐하께서는 소인을 보기좋게 때려 눕혔다고 저자를 칭찬하셨습니다. 그런 장항 공명에 신명이 나서 다시 칼을 빼들고 제게 달려들지 뭡니까. 켄트: 비열한 놈, 이런 놈에게 비하면 에이잭스의 자랑도 무색할 지경이다. 코온월: 족쇄를 가져오너라! 이 고집쟁이 늙은 악한, 나잇살이나 처먹은 왈패를 버릇 좀 가르쳐 줘야겠다! 겐트: 이젠 너무 늙어서 배울 수도 없으니 족쇄는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국왕을 모시고 있는 시종입니다. 어명을 받고 여기 온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족쇄를 채운다면 무엄한 일이 될 뿐만 아니라 폐하의 맑고 크신 인덕을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로 불손한 악의를 보이시는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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