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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웠거든--. 그때 당신은 딸들에게 회초리를 주고 때려달라고 바지를 내렸으니까. (노래한다.) 그때 별안간 그들은 기뻐서 울었고 그러나 나는 슬퍼서 노래했네 임금님은 술래잡기하며 멍청이 패거리 틈에 끼었어라 아저씨, 당신의 광대에게 거짓말을 가르쳐 줄 선생님을 하나 붙여 줘요. 난 거짓말을 배우고 싶어 죽을 지경이로소이다. 리어: 거짓말을 하면 매질하겠다. 광대: 당신하고 당신 딸들은 정말 피붙인가요? 딸들은 내가 진실을 말한다고 매질하려 대들고.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하면 매질한다고 으름장을 놓거든요. 그런가 하면 말을 안하면 안한다고 매맞을 테지? 그러니 이젠 무슨 짓을 해먹든 광대바보는 면해야겠어. 그렇다고 아저씨, 당신 꼴이 되기는 싫어요. 아저씨는 지혜의 양쪽 끝을 저며 버려 가운데는 텅 비었거든. 저기 저민 부스럭지가 오네. 거너릴 등장. 리어: 어인 일인가, 내 딸아! 왜 그렇게 이맛살을 찌푸리지? 요새 늘 얼굴을 찡그리는 것 같다. 광대: 딸이 얼굴을 찡그려도 신경을 쓰지 않을 때는 당신이 참 멋진 사람이었는데. 이젠 숫자 없는 영점이 됐구먼. 지금은 당신보다 내 팔자가 상팔자요. 나는 고아대지만 당신은 빈털터린 걸. (거너릴에게)예, 입을 봉하고 있죠, 말씀은 아니 하셔도 얼굴빛으로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 (음송한다.) 쉿 쉿 세상만사가 싫다고 빵껍질 빵부스러기 다 버린 사람도 배고프면 먹어야 해 (리어를 가리키며) 저 양반은 알맹이 뺀 콩깍지야. 거너릴: 어버님,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는 이 광대뿐만 아니라 아버님께서 데리고 계신 오만불손한 시종들도 걸핏하면 트집잡고 싸우고 야단법석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님께 이 작태에 대해 말씀을 드려서 차제에 뿌리뽑을 방법을 세워야겠다고 생각 중이었는데 요즘 아버님의 언행을 보면 그러한 행동을 감쌀 뿐 아니라, 오히려 선동하시는 것 같아 실려가 됩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아버님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며 또한 저희들로서도 눈감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나라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는데 그렇게 하면 아버님의 노여움을 사게 되겠지요. 그러나 다른 경우 같으면 저에게 욕이 될런지 모르나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세상사람들도 저희들의 처사를 인정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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