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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로부터는 도움을 받을 수 없나? 학교를 그만둔다는 건 현명한 생각 이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자네가 그런 위험상태에 빠지는 건 보고 싶지 않군." "가족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길이 없어서요." 아담은 아버지의 비타협적인 반응이나 장인, 장모의 간섭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제가 가진 유일한 희망은 학교로부터 돈을 대출받는 것뿐입니다. 그게 불 가능하다면, 휴학원서를 제출하겠습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자네는 학교가 허용하는 대출금을 모두 받아갔네. 학생 들을 위한 대출사업은 대단히 제한된 자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도움이 필요 한 학생들 모두가 혜택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선별적인 대출이 불가피하다 구. 미안하네." 아담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닥터 마르코비츠도 따라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좀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야. 자네가 우리 곁을 떠나는 건 원치 않네. 지금가지 자네는 대단히 뛰어난 성적을 보여왔으니까 말야. 아 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내 조언을 하번 더 고려해보았으면 하네." "아이는 태어나게 될 겁니다. 사실, 전 점점 기대가 돼요." "휴학은 언제부터 하게 되나?" "며칠 후면 내과학 실습을 마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끝나는 대로 일자리 를 찾아나서야겠지요." "휴학 기간이 길어지겠군. 무엇을 할 계획인가?" 아담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이곳 병원의 연구직을 알아봐 줄 수 있는데......" "제안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연구활동으로 제가 바라는 만큼의 돈을 모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군요. 봉급 수준이 적절한 자리를 찾아보아야 하겠습니 다. 뉴저지에 있는 큰 제약회사를 고려해볼까 합니다. 아롤렌 사에서 저희 들에게 의사용 가죽가방을 선물로 준 일이 있거든요. 한번 시도해볼 생각입 니다." 닥터 마르코비츠가 갑자기 한대 얻어맞기라도 한 것처럼 움찔거렸다. "돈을 벌려면 그런 곳이 낫겠지."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만 자네가 적에게 투항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군. 제약회 사들은 최근 들어와서 의학연구활동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고 있어. 나도 한 군데에 합법적으로 관계하고 있지." "그런 문제게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의대 3 학년 생에게 진지한 관심을 보여줄 곳은 제약회사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거기서 알이 잘 되지 않으면, 돌아와서 연구직 자리라도 들어가겠습니다." 닥터 마르코비츠가 문을 열어주었다. "도움을 줄 수 없어 유감이군. 행운을 빌겠네. 그리고 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되는 대로 연락 주기 바라네." 아담은 문을 나서며, 그날 오후 아롤렌에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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