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vol 23,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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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가 던지는 도시 건축의 메시지 인터뷰 | 승효상

마스터플랜이 아닌 마이너플랜 ⓦ 하지만 현재, 사회에서 공공 미술, 공공 건축이나 시설이 결과적으로 많은 폐해까지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 사실 공공 디자인은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말이다. 공공이 디자인한다는 것인지, 공 공을 디자인한다는 것인지, 뜻이 분명치 않다. 말이 분명치 않으니 행위가 확실치 않다. 영어식 표현으로 쓰는 퍼블릭 디자 인은, 위키피디어에서는 ‘Created by yourself’라고 설명한다. 퍼블릭이 디자인이 하는 것이 퍼블릭 디자인이다. 많은 사람 들이 얘기하는 것은 공공 시설의 디자인이었지, 공공 디자인은 아닌 것이다. 예쁜 가로등과 벤치로 도시가 디자인되겠는가. 공공 시설의 디자인으로는 도시를 디자인할 수가 없고 공공 디자인이라는 말은 오히려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도시의 본질, 도시 디자인의 본질은 공공 영역을 어떻게 조직하느냐에 있다. 도시를 디자인하고 싶다면 공공 영역 디자인이 바른, 본질적 인 말이다. 공공 영역 디자인을 해야 확실한 목표가 선다. 공공 영역이란 것이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도시민들이 모여 서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나타나는 것이고, 도로나 광장 그리고 도시의 빈틈들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 것인가를 합의해야 한 다. 규칙이나 법규가 필요하고 디자인이 그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지금의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일어 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광주에서의 실험을 일반화할 수 있는 가치들이 있을까. ⓦ 광주폴 리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방식의 문제’로 확장할 수 있다. 옛날엔 전체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한 개인이 중요하다. 개인 의 가치가 전체의 가치와 맞먹는 게 지금의 시대다. 마이너가 메이저와 같은 가치로 맞먹는 걸 인정해야 한다. 도시를 대하 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도시 계획을 할 때 뭉뚱그려서 평균치 인간이 아닌, 1부터 100분위까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 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어려우니 전제를 두고 2가 되는 것 하나씩만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영향을 주어 3이 되고 4가 된 다. 다른 시설물이 세워질 것이다. 이런 식이 도시 계획이 되고 재개발이 되어야 한다. 전 시대의 마스터 플랜이 필요한 것 이 아니고 마이너 플랜이 필요하다. 도시마다의 역사나 지리, 여러 가지 고유한 특성을 하나하나 보살피고 거기에 맞는 건 축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뭉뚱그려서 말할 시대는 이미 지났다. 광주폴리를 확대하면 그런 의미일 것이다. ⓦ

Wide AR no.23 : 09-10 2011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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