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vol 18,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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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공간의 주된 포인트는 환경성 향상. 비어 있으나 비어있지 않는 마당을 구성한다. 비교적 작은 실들로 구성되는 병원의 성격상 큰 볼륨으로 인하여 적당한 채광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 이 방법은 매우 유효한 해결책이 된다. 마당은 다양한 기능을 담아낸다. 환자와 보 호자, 직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제공된다. 여기서 조경은 흔히 보는 정원의 구성 방법과 재료를 사용하며, 너무 개성적이거나 작가 적인 것이 아니라 가정주부가 자신의 발코니를 꾸민 듯 소박하고 익숙한 모습이다. 더불어 마당은 병원과 부속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 하며, 계절에 따른 수목의 변화는 외부로 노출되어 건물과 도시의 가로에 다양한 표정을 부여한다. 중정의 빛은 주위의 경관을 내부 공 간에 끌어들임과 동시에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그려 놓는 감성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Regionality 한편 다양한 실들이 요구되는 프로그램과 내부 공간은 정렬되지 않은 창들과 크기를 달리하는 개구부들을 이용한 입면을 구성한다. 굴 절되고 연속된 매스와 비어 있는 사이 공간. 이것이 외부로 드러나는 조형성의 핵심적인 디자인 이미지이며, 긴장과 갈등을 일으키며 성장하는 건축과 도시와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긴장감은 입면의 창 패턴에서도 표현된다. 창의 크기는 규칙적이지 않 다. 병원에서의 실은 기능에 따라 그 크기와 형태가 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창의 크기도 일정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며 그것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 건물의 입면이다. 이러한 외적 비움과 불규칙적 입면 구성 방법을 통해 병원의 브랜드와 부산의 지역성을 이미지화하고자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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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Depth report

흔히 부산의 모습을 보는 외지인의 시선은 무질서하고 세련되지 못한 곳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틀린 것은 아니다. 적당히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번잡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곳을 둘러보면 불협화음의 조화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서로 맞지 않는 듯하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부산의 모습은 마치 즉흥연주를 하는 재즈와 같은 느낌일 거다. 따라서 도시의 모습은 여러 가지 재료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내는 잡탕의 삶이 진화하면서 만들어진 풍경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오히려 활기가 있고 여유롭다. 생각에 따라서는 무질서가 아니 라 삶의 에너지가 된다. 부산 사람들의 기질은 도전적이고 직선적이다. 그래서 매끈하지 않고 투박하고 거칠다. 물론 부산의 지역성이 라는 것이 어떠해야 한다고 단순화해서 규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구체적인 요소를 들라 하면 솔직히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 지만 대체적으로 나의 건축에 나타나는 어떤 느낌이 부산의 기질을 닮아 있다고 주장한다면 쉽게 부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진 다.ⓦ 글 | 안용대(㈜가가건축 대표이사)

안용대는 부산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도시공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현재 동아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로 있다. 공간건축, 이로재건축에 서 실무 경력을 쌓았고, 1995년 부산에 가가건축을 설립하여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요산문학관, 덕천동 미래로여성병원, 진해예인여 성병원, 부산대 제2예술관, 디오센텀사옥, 새우리신경외과병원 등이 있으며 2006년, 2008년 부산다운건축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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