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vol 6,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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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 이일공오의 말레이시아 진출기 MALAYSIA KL AMPANG NEW TOWN DEVELOPMENT PROJECT <D’RAPPORT>

말레이시아 건축가 S. K. Tan과의 만남 S. K. Tan을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11월 말레이시아의 액마 사무실에서였다. 그날은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간 날이었고 액마라는 회사도 처음 방문하였다. 그때 액마의 담당자는 이미 이 일을 진행하고 있었던 S. K. Tan을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S. K. Tan 과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하던 본 프로젝트의 계획안을 볼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량을 진행하였고 내용도 재미있었다. S. K. Tan 계획안의 주요 아이디어는 2개 층의 로비를 오픈시켜서 ↑ S. K. Tan과의 만남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외기와 만나는 외피의 면적을 최대화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말레이시아의 고온 다습한 기후에 대비한 것이었다. 후일 우리도 이러한 방식을 건축물 설계에 반영하였다. 아무튼 S. K. Tan과 우리는 서로의 안에 대해 건축주에게 설명하고 우리가 계획과 기본 설계를 담당하고 S. K. Tan이 인허가와 공사용 도면을 작성하는 것으로 서로의 업무 범위를 정하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까 S. K. Tan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능력 있는 건축가였고 경험도 풍부하여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노하우가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기쇼 구로가와(黑川紀章)와 테리 파렐(Terry Farrell) 등과 협업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우리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친분을 쌓게 되었고 협의를 위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건축가와 한국의 건축가는 그 위상이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날 말레이시아의 시행사 대표가 S. K. Tan을 프로젝트의 PM으로 임명한다고 회의 시간 전에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다. 우리 나라의 경우로 비춰 보자면 프로젝트 PM은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건축주와의 관계를 조율하고 인허가 업무를 챙기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말레이시아는 달랐다. S. K. Tan은 그 다음의 회의부터 회의에 참석한 각 분야의 담당자들을 콘트롤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참석자 중에는 설계는 물론이고 마케팅과 분양 담당자, 건설 담당자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하여 각 분야의 담당자들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웬만한 사안은 그 자리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S. K. Tan은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나에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런 일은 건축가가 결정해야 하는데 왜 결정하지 못하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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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ISSUE 2 : 다른 땅에서 새로운 경작을 — 아틀리에 사무소의 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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