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은 시기에, 페이스북의 주커버그가 VR 시연을 보인
건축 전문가가 가진 감각은, 지속적으로 훈련되는 과정
가상의 공간에서 직접 집을 체험해보면서 설계를 정하는
시대에 계산으로 추출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이며,
적이 있다. 그걸 보면서 이제 건축도 건축가와 건축주가
SCALE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건축은 분리된 가상의 인간이 전부 경험해 본 공간환경을 지어나가는 과정의 의미 정도로 축소될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스케일 같은, 너무 오래 돼서 쉽게 잊어버리는 이런 감각이 필요할까? 가상의 자신이 직접 겪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치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그게 참 그렇다. 소수의 건축가들이 도전하는 과정[건축]보다 현실의 집장사들이 지은 결과[건물]로 뒤덮인 세상인 것처럼, 건축주의
취향에만 맞출 수 있다면, 그 맞추는 과정에서 스케일의 문제
ARCHITECT SEUNG H-SANG
정도는 해결될 것처럼 전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케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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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개발되는 것이다. 그것은 미美의 기준이 사라진
더 나아가 건축 작업에 대해 건축가만이 보유할 수 있는 도덕성이자 신뢰의 상징이다.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사람과 사람, 건물과 건물, 그리고 그 ‘사이’들을 통해 균형
잡게하는 장기적 전망의 공공성을 다루는 일이다. 기술을
통한 극복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스케일 감각은 여전히
건축가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