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vol 53,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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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SIONS

이미지의 분포된 곡면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곡면 스티로폼 블록

거푸집D,E 을 만들었다. 이는 세계 최초였다. 목수가 기존의

방식으로 이 정도의 곡면을 표현하기 위해 거푸집을 짜는 것에 비해 경제적인 방법이었다. 물론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이라는 기치에 비해 현장에서는 여전히 손과 감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이즈음에 이르러서는 세상과 건축가의 비전이

어느 정도 합의와 절충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컴포넌트라는 초기의 핵심 주제는 잠시 지워졌고 산업 재료는 부수적이거나 포장 역할에 머물렀지만,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산업이라는 핵심 주제는 기술과

재료의 혁신 과정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었고, 클라이언트 및 사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감성적 주제 또한 산업 디자인과

ARCHITECT KIM CHAN JOONG

같은, 산업적 이미지를 통해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클라이언트 아이덴티티로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건축가 아이덴티티이기도 했다.

건축가들은 흔히 자신을 ‘코디네이터coordinator’

라고 하면서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정, 종합,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말들 하지만, 어쩌면 그 과정은 단순한 조정과 종합의 역할 이전에 고객과 성과 측면에서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기울어진 여건들을 건축적 입장에서 바로잡아 프로젝트의 질을 원하는 곳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획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건축에서는 고객과 소비자 요구 충족 조건을 생산의 문제와 연결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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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다양한 방식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김찬중이 주목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현대의 소비–시장과 산업–생산을 연결할 수 있는 개념이다. 업무 해결의 주도권이 기획으로 넘어가면서 코디네이터는 보다 감성적인 영역을 주도적으로 다룰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이 생산의 질, 개성 등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의 종합적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코디네이터라는 말을 쓰지만, 오늘의 건축가는 그 말을 좀 더 적극적인 의미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문화+서울>, <행복이 가득한 집>, < BOB>, < CASA>,

<INTERIORS>, < JUNGLE>, < PLUS>, <SURE> 등 2009년 5월

한 달 동안 여덟 군데 잡지에서 연희동 갤러리를 다뤘다. 어찌 보면 이 시점부터 건축가 김찬중에 대한 대중적인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매체에 소개되는 프로젝트들은 전문 매체에서부터 일간지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다뤄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건물에 붙여진 ‘냉장고’나 ‘이빨’, ‘마시멜로우’ 같은 별명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별명에 쉽게 수긍할 수 있는

결과물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과 사용자 감성의 상관 관계에

대한 그의 고민이 어느 정도 세상에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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