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vol 57,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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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빈 곳’, 공간, 感

근데 지금 계속 ‘면'이라는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학생들한테 강의할 때도 그렇게 얘기해요. 우리가 설계하는 건 하나의 재료고 하나의 부재들이고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해내는 건 <빈 곳>이다. 건축가는 한 면을 만드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재료들이 만나서

“여기서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 여기서 주고 싶은 감이 뭔지 공간의 성격이 뭔지… 그 얘기가 중요해요.”

어우러내는 감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면이 어떻구요. 이 재료가 어떻구요라는 건 사실 그닥 중요한 게 아니고, 이 모든 것들이 어울려서 보여주는 이게 뭔지를 봐야 되고, 이거는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느꼈을 때 첫 번째, ‘좋아’, 그거는 기호에 맞아서 좋다는 게 아니고 일단 기호에 맞든 안 맞든 뭔가 좋은 거 같애, 근데 어떤 게 좋은 거 같애, 저 부재가 좋은 게 아니고, 저기는 좀 날카로운 느낌이야, 예를 들자면, 그걸 누군가, 누구든지 말할 수 있어야 돼. 그러고 그걸 듣는 건축가는 그 공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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