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수요일
이렇게 서로 머리를 맞대면 좋은 질문들이 생기겠지요. 그리고 서로 마음을 모으면 좋은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Let's dream a dream. and let's make a dream come true ‘TOGETHER’.” 제 speech를 이렇게 마무리 했습니다.
12월 2일 목요일 오후
1. 비행기 안에서 미로 안에서는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열심히 달리는 것 뿐입니다. 옅은 기억력과 운에 자신을 맡기고 말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다 봐야 그 동안 얼마나 어리석게 뱅뱅 돌고 있었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운이 좋으면 미로를 벗어날 출구까지 가는 길도 보일 수 있겠지요. ‘낯설게 보기’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가끔씩은 다른 곳에서 자기를 바라 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많이가 아니라 지혜롭게, 제대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산골 마을로 갑니다. 낯선 곳에 서면 그 동안 잊고 있던, 미루고 있던 질문들이 스믈스믈 저를 찾아 오겠지요. 아마도 이 녀석들과 마주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바틱 명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천연 재료를 이용하여 정말 문양 하나 하나를 밀랍으로 그리고 염색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작품이 나온다고 합니다. 어떤 제품은 넉 달 걸렸다고 합니다. 정말 맘에 드는 작품을 골랐더니 1년 걸렸답니다. 2.5m×1.5m 크기입니다. 가격이 자그마치 250만 원이나 한답니다. 유럽에서 작품으로 사간 다네요.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전통 바틱의 미래가 암울하답니다. 공업적으로 프린팅 한 제품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공업용 제품은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 나라의 전통기술인 바틱이 이제 없어져 버릴 위기라면 안타까워합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어린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 인도네시아 이야기 같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도 상업주의 때문에 잃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요
“언제나 지금 해야 하는 질문은, 지금 하지 않은 질문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빼 놓은 질문, 너무나 쉽거나 원론적이거나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서 건너 뛰었던 질문들이 결국 나의 한계를, 나의 운명을 결정할 것 이기 때문이다.” - 안규철,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2014) 중에서
함께 간 큐레이터, 아티스트, 패션 디자이너, 컬럼리스트, 영화감독, 미디어아티스트, 사진작가 등과 함께 도착한 〈아트 드림 캠프 인도네시아 (Arts Dream Camp Indinesia)〉환영식…. 지자체장부터 주요 인사들이 모여 분에 넘치는 환대를…. 특히 한복까지 곱게 차려입고 큰절까지 하는 이벤트를…. 모두 몸 둘 바를 몰라했습니다. 오후부터 시작되는 워크숍에서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 기술인 바틱으로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합니다.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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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