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조선 왕실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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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매일 먹는 일상음식

죽수라상

혜경궁 홍씨의 죽수라는 15그릇으로 원반에 죽(粥), 갱, 조치, 구이, 좌반, 해, 채,

침채, 담침채, 장 등을 은기(銀器)에 담아 올렸다. 별찬으로 증, 편육, 적, 전, 장과 등이 올랐다. 협반에는 탕, 적, 증, 전 등의 찬물이 차려졌다. 대전이나 군주의 경

(2)고종과 순종의 수라상 음식들 수라상의 찬품과 기명(器皿)

고종과 순종대의 평소의 수라상은 12첩 반상차림으로 수라와 탕 2가지씩과 기 본 찬품과 쟁첩에 담는 12가지 찬물들로 구성된다.

기본음식으로 수라는 백반(白飯)과 팥 삶은 물로 지은 찹쌀밥인 붉은빛의 홍반

우 7그릇으로 죽, 갱, 조치, 구이, 좌반, 증, 전, 침채, 장 등을 유기(鍮器)에 담아 올 렸다.

(紅飯) 두 가지를 수라기에 담고, 탕은 미역국(藿湯)과 곰탕 두 가지를 모두 탕기

반수라와 죽수라는 주식이 밥 또는 죽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고 찬품의 내용

에 담아 올리어 그날에 따라 좋아하시는 것을 골라서 드시도록 준비한다.

은 거의 유사하다. 원행 중 죽수라는 윤2월 11, 13, 14일에 올렸다. 모든 죽수라에

조치는 토장조치와 젓국조치 2가지를 준비하고 찜・전골・침채 3가지가 기본 음식

올린 죽(粥)은 백미죽(白米粥)으로 동일하며, 다른 찬품의 내용은 때에 따라 변

이다. 그리고 상 위에 놓이는 조미품으로 청장・초장・윤집(초고추장)・겨자집 등

화가 있었다.

을 종지에 담는다. 쟁첩에는 12가지 찬물을 다양한 재료로 조리법도 각기 달리하 여 만든다.

반과상

혜경궁 홍씨에게 올린 반과상에는 흑칠을 한 다리가 있는 상 위에 12~19그릇을

수라상은 큰 원반과 곁반인 작은 원반과 책상반의 3개 상에 차린다. 대원반은 붉

肉), 증(蒸), 회(膾), 다식(茶食), 각색당 (各色糖), 떡[餠], 유밀과(油密果), 강정(強

었다. 대원반은 중앙에 놓이며 왕과 왕비가 앉아서 드시는 상이다. 곁반으로 소원

은색의 주칠(朱漆)을 하고 중자개로 문양을 넣거나 다리에 용트림 장식이 조각되

올렸다. 면(麵), 만두(饅頭), 탕(湯), 적(炙), 전유화(煎油花), 어채(魚菜), 편육(片

精), 율란(栗卵) 및 조란(棗卵), 정과(正果), 생과(生果), 수정과(水正果), 청(淸: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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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醬) 등을 사기그릇에 담았는데, 국물이 없는 음식들은 3~5촌(9~15cm 정도)

반과 네모진 책상반이 쓰인다. 책상반 대신 때로는 둥근 소반이 쓰이기도 한다. 찬물을 담는 그릇은 철에 따라 달리 쓴다. 추운 철인 추석부터 다음 해의 단오

전까지는 은반상기(銀飯床器)를 쓰고, 더운 철인 단오에서 추석 전까지는 사기

으로 고여 상화(床花)로 장식하였다. 대전 및 군주의 반과상은 자궁상보다 7~11 그릇으로 적게 차리며, 고임의 높이도 2~5촌이었다. 대전의 반과상에는 고임음

(砂器)반상기를 쓴다. 수저는 연중 내내 은수저가 쓰였다. 조선조 말에 쓰이던 수

식에 상화가 없었고, 군주의 경우 상화는 있지만 혜경궁 홍씨의 반과상보다는 적

라상과 은반상기・칠보반상기 등이 창덕궁 전시실에 보존되어 있다.

었다.

수라는 주발 모양의 수라기에 담는다. 수라기는 모양이 주발 또는 바리 또는 합처

임의 높이가 4촌~1척(12~30cm정도)인 것으로 보아 다른 반과상보다 규모가 큰

다. 조치는 갱기보다 한 둘레 작은 그릇인데 하나는 토장찌개, 또 하나는 젓국찌

상차림이라 볼 수 있다. 반과상 중 주다소반과, 만다소반과의 일부 상차림에 죽

개를 담는다. 수라상에 올리는 기명은 거의 은기나 사기만인데 예외로 토장조치

었다. 죽수라를 대신하여 올린 반과상인 조다소반과의 찬품에는 죽이 기록되지

뚜껑이 있는 대접)에 담고, 김치류는 쟁첩보다 큰 보시기에 담는다.

럼 생긴 것도 있다. 탕은 수라기와 같은 모양인데 크기가 작은 갱기(羹器)에 담는

윤2월 10일에 혜경궁 홍씨에게 올린 주다별반과(晝茶別飯果)는 25그릇이며, 고

는 작은 뚝배기에 올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찜은 대개 조반기(朝飯器:꼭지가 달린

(粥)이 등장한다. 백자죽(柏子粥:잣죽), 두죽(豆粥:콩죽), 백감죽(白甘粥) 등이 있 1 왕에게 바치는 일상음식

않았다.

12가지 찬품은 쟁첩(錚鐷)이라는 뚜껑이 덮인 납작한 그릇에 담고, 청장・초장・

젓국・초고추장 등은 종지(鍾子)에 담는다. 차수는 숭늉도 쓰지만 대개 곡차를 다

관(茶罐:차주전자)에 담고, 찻종보다 큰 대접에 담고 쟁반을 받쳐서 곁반에 올린 다. 곡차는 보리・흰콩・강냉이를 볶아서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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