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필름카메라로 추억을 한 장 한 장 찍고 있는 부산 사는 꿈 많은 이창민이라고 합니다.
Q. 인스타그램 아이디에 특별한 뜻이 있나요? 아이디는 @depaysement_portrait입니다.
프랑스어 이며 데페이스망이라는 우리에게는 초현실주의 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기법 에서 따 왔습니다. 평소에 르네 마그리트 그림을 좋아해 그 그림들 대해 연구하다가 데페

이즈망에 매료되었으며, 남다른 느낌을 주는 사진을 찍자는 의미로 이 아이디 쓰고 있습 니다.
▲ 부산 송도에서 찍은 사진, 먹이를 먹으려 많은 갈매기들이 모여 역동적 아고 생명이 가득한 사진을 촬영 해 뿌뜻했습니다. 한동안 가장 애정한 사진이다.


Q. 필름


사진을
취미로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생 때 필름사진을 보다 뚜렷한 이유 없이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나도 꼭 필름카메라
로 피사체를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성인이 된 이후 니콘 FE를 구매하여 필름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부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광안리. 촬영한 필름사진 중 가장 필름 다운 사진이랄까? 필름 감성이 많이 느껴지는 사진으로 구름이 아파트 에 걸린 느낌이 재밌는 사진인거 같다.
과정에서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활동
Q. 꼭 필름 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필름을 고수하는 이유는 과정에서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필름카메라는 와인딩, 초점, 조리개 등 손으로 직접 해야 할 것이 많아 그 자체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들어도 되지만 굳이 콘서트 현장에 가는 것처럼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필름을 찍는 이유입니다.
▼ 22살 때 혼자 서울에 올라가 한강 근처에서 찍은 비행운 사진. 무언가 날아간다는 건 보고 있으면 정말 부럽고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을 주는 기분 좋은 사진이다.


▼ 감만항에서 찍은 사진. 시간에 지남에 따라 색이 바뀌는 다리이며, 어두 운 밤이라 빛이 부족해 많이 흔들려 여러 번 찍은 끝에 얻은 사진이다.
친구가 보고 마음에 들어 해 배경화면 사진하는 걸 보고 많이 뿌듯한 기억이 있는 사진이다.
Q. 좋아하는 필름은 무었인가요?
저는 영화용 씨네스틸 800T를 가장 좋아합니다. 색 대비가 강한 파란 계열 배경에 하얀

빛이 빨간 불빛으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며,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이미지를 선사
합니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도 보통 좋고 대중적인 필름이라 제가 더 애용하는 필름입니다. 그리고 흑백필름도 많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흑백은 색을 빼고 실루엣만으로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매력을 가졌기에 좋은 구도 표현을 할 수 있어 선호합니다.
Q. 자주 찍는 피사체가 있나요?

일부러 자주 찾아 찍는 피사체는 없지만 카메라를 들고 나가 피사체를 찾을 때는 우리가
놓치기 쉽거나 보기 흔치 않은, 특정 장소에 가야 볼 수 있는 피사체를 찾으려고 보통 많이 노력합니다.

예시로 버려진 물건이라던지, 노인분들을 특히나 많이 찾아 찍습니다. 이유는 보고 있노
라면 알 수 없는 사연과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에요.
▼ 일본 대마도에서 찍은 사진이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이 다. 뭐랄까 강물에 혼자 흘러가는데 부서져 혼자 버러 진 하얀 우산이 애상적이라고 할까? 그런 감정이 많이 드는 사진이다.
Q. 특별히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가 있나요?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보통 골든타임이라고 많이들 하는 일출, 일몰 직후인 빛이 잘 스며 드는 시간대를 가장 선호하고, 일상 사진을 찍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낮에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물을 찍을 때 좋아하는 장소는 그 공간만으로도 분위기를 가지면서
인물의 의상과도 맞는 곳을 좋아합니다. 일상 사진을 찍을 때는 옛것들을 마주할 수 있는
오래되고 허름한 동네를 찾아가곤 합니다
◀ 베트남 다낭에서 찍은 사진. 내가 생각하는 가장 베트남 다운 사진인 것 같다. 해 질 시간 붉은 노을녘, 머리에 전통모자 쓰고 자전거 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Q. 사진 촬영 하면서 하는 생각이 있나요?

처음에 사진을 찍었을 때는 사람들이 보통 선호하는, 색감 좋고 이쁜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지금은 깊이가 있고 재밌는 구도를 가진 사진을 찍자는 마음이 큽니다.

이런 마음 때문에 제 사진을 보는 분들이 사색에 잠기게 되는, 그런 사진들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어찌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며 카메라를 듭니다. Q. 사진생활 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나요?
저는 처음 카메라를 든 순간부터 쭉 개인 전시회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기록들을 혼자서 보기보다는 전시회를 열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
Q. 사진 촬영 하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은 음악 추천해주세요.
저는 주로 가사 없는, 특히나 클래식 같은 음악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가사가 몰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크게 자극이 덜한 음악을 사진 찍을 때 틀으면 더 좋은 사진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사가 있는 노래를 찾는다면 개인적으로 검정치마 같은 인디밴드 음악이 영감을 많이
주는 편인 것 같아 추천드립니다.
▲ 부산 송정에서 찍은 구름 로모 레드스케일로 찍은 사진이며, 오렌지색


필름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 오렌지색이 좋아해서 더 즐겁게 찍
은 기억이 난다.

▼ 부산 송정은 파도가 좋아 서핑을 많이 하는 곳이다. 추운 날씨에도 열정 으로 추위를 녹이고 서핑하는 사람들이 참 멋져 보였다. 사람 실루엣만 나온 장면이 마치 외국 같은 느낌을 주며 인상적인 사진이 되었다.
Q. 사진 외에 관심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 주세요.

보통 사진 외에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영화, 그림, 조각, 노래 등 입니다. 같은 분야인 사진으로 영감을 받을 경우 나도 모르게 따라 하는 경우가 있어요(물론
좋은 사진을 따라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진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 다른 분야의 창작물에 내 아이디어를 합쳐 또 다른 창작물을 만드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것에서도 충분히 흥미를 크게 느낄 수 있어 즐거워요
Q. 사진 외에 평상시에 자주 하는 생각이 있나요? “인생이란 무엇일까? 행복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 ” 하는 추상적이고 심오하며 가장 어려운 질문을 항상 저에게 많이 던지곤 합니다. 저는 인생에 있어 저만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살아가는 원동력입니다.
짧게 제가 내린 정의에 대해 얘기하자면, 인생은 자아를 실현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산다는 건 결국은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 아닐까요?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란
“없다” 행복한 순간만 있을 뿐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드는 것만이 행복한 사람에 가까 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FSC를 보는 분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요즘은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기 힘든 바쁜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본인을 표현
하는 사진이든 춤이든 그 무엇이던 자신만의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며(생김새, 성격, 환경이 다 다른 것처럼),이 행위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 합니다.
나만의 표현을 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꼭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평소에 질문을 받고 저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 하는데, 막상 살아가다 보면 이런 기회가 흔치 않아요. 저에게 이런 기회가 생겨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 부산 산복도로를 지나다 할아버지께서 손자랑 통화해야 하는데 어려
움을 겪으셔서 도움을 드리며 촬영 허랄을 받은 후 뒷모습을 찍었다.
하염없이 길을 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마음을 울리며, 지인분

께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