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on Hee Kim - Korean Monthly Ceramic Art (월간 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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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WORLD

한인 도예가 김준희의

캐나다 크래프트 온타리오 갤러리 개인전

《The Shape of Life》

《The Shape of Life》

8. 17. ~9. 29. Craft Ontario Gallery

한국 출신의 자랑스러운 도예가 김준희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

주하여 도예를 접하고, 세계를 무대로 아티스트로서 뿌리내렸다.

작가는 인간이라는 정체성과 복잡함 그리고 각자가 지닌 고유성

을 도자기의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 경험과 감정을 교류함으로써

서로를 연결하고자 한다. 지난 8월 17일부터 9월 29일까지 캐나

다 온타리오주의 대표 공예 기관인 크래프트 온타리오Craft Ontario

갤러리에서 삶의 순간들을 모아 기록한 김준희 작가의 개인전

《The Shape of Life》가 열렸다. 특히 크래프트 온타리오는 김

준희 작가에게 있어 아티스트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영양분 을 주는 인큐베이터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취재를 통해 기관의

CEO인 제나 히엠스트라Jenna Hiemstra와 큐레이터 로빈 윌콕스Robyn Wilcox와도 이번 전시 및 캐나다 공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 었다.

「Build MY Life VII」 63×30×28cm | Glazed Porcelain, Gold Luster | 2020
《The Shape of Life》 전경

그래픽 디자인에서 제과로 그리고 도예로

한국에서 10년 이상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

던 김준희 작가는 캐나다로 이주하게 되면서 이

민자로서 자리 잡기 위하여 여러 시도를 통해 오

타와의 르 꼬르동 블루 스쿨Le Cordon Bleu School에 들

어가 요리 제과를 배웠다. 그러다 토론토 셰리던

칼리지Sheridan College 에서 우연한 기회에 스쿨 투

어를 참여하여 도자를 접하였고, 작가는 요리 예

술과 도예에 많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

다. 흙 반죽으로 하는 성형이 마치 빵 반죽과 비

슷하고, 과자 표면에 광택을 내는 글레이즈 역시

도자기 시유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용

하는 도구에서부터 불을 사용해서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작가는 이미 관련 기술을 습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당

시 평면에서 벗어나 입체 및 3D에 갈망했던 기

억과 제과를 배우며 습득한 기술, 이를 순수한

예술과 접목하여 도예에 열정을 찾게 되었다. 여

러 경험을 했지만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

지를 만들고 결국에는 하고 싶은 걸 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크래프트 온타리오와의 인연

크래프트 온타리오는 설립된 지 50년 가까이 된,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지원하고 홍보하기 위한 온타리오 주의 대표 기관이다.

CEO 제나는 기관에서 공예가들의 비즈니스 운영 지원과 대중과

의 연결을 돕고 있으며, 특히 예술가들이 더 큰 규모의 작품을 보

여줄 수 있는 갤러리와 작가들의 작품 홍보 및 판매를 위한 상점

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중에게 공예의 가치를 교육

하고 공예가 왜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리는 것이 크래프트

온타리오의 핵심 역할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제나는 크래프트 온

타리오가 2009년 캐나다 공예 연맹 및 주정부 공예협의회와 공동

으로 협력하여 한국 청주비엔날레에 캐나다 전시관을 기획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캐나다 예술가와 큐레이터들이 한국의 깊

은 공예 역사와 존경심, 제도적 역량에 대해 많은 영감을 받았다

고 밝혔다. 김준희 작가는 유난히 크래프트 온타리오와 인연이 깊

은데, 그는 제나가 셰리던 칼리지에서 가르치던 공예역사 수업의

학생이기도 했다. 작가 김준희는 셰리던 칼리지를 졸업함과 동시

에 크래프트 온타리오에서 작품을 처음 선보였으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크래프트 온타리오 어워드 프로그램에서 6년 연속

상을 받았다. 큐레이터 로빈에 따르면 크래프트 온타리오 갤러리

에서는 아티스트의 지원서를 받아 심사 후 1년에 오직 네다섯 팀

의 개인 혹은 2인조 전시 기회를 부여한다고 하는데, 올해 김준희

작가는 미드 커리어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점에 심사위원들에게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 소중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도자기의 언어로 삶을 다큐멘팅하다

작가 김준희 작품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여행이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온 이민자로서, 본인의 상황과 정체성에 대해 도

자 조형 작품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이번 전시 《The Shape of

Life》는 국제 입주작가로 활동하며 각기 다른 공간에서 만들었던

핵심 작품들을 한데 모아 놓은 작가의 삶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작가는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난 사람에게서 영감

을 받으며, 그들의 인상이나 표현을 모으고 그 지역의 흙을 쓰거

나 동전 혹은 단추를 수집한 후 캐스팅하여 작품에 넣는다. 다른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음으로써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자신의 새

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이 세상에 관해 변하는 자신의 시점을 작

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좀 더 대담해져서 한국의 전

통 요소와 헤리티지에 관해서 숨김없이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

어 한국적인 문양도 많이 넣고 있다고 한다. 한인 도예가로서 해

외에서 활동함에 따라 점점 자신이 소수 유색 인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찰하며, 고유성 및 다양성에 대한

1 「The Shape of Life」 앞 | 55×41×40cm | Glazed Ceramic, Gold Luster | 2023

2 「Build My Life Ⅲ」 97×47×45cm | Glazed Porcelain, Gold Luster | 2019

3 「Build My Life Ⅲ」 디테일 | 97×47×45cm | Glazed Porcelain, Gold Luster | 2019

른 사람들의 형태가 공존하고 상충되기도 하며 함께 어우러진다

고 표현하였다. 그는 작품의 요소들이 서로를 보완하며 아름다우

면서 또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캐나다 공예의 특징

우리가 김준희 작가를 주목해야 하는 여러 이유 중 그가 캐나다에

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한몫한다. 캐나다는 약 150년 정도 밖

에 되지 않은 신생 국가이며, 지리적으로 광활하면서도 인구는 많

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CEO 제나는 캐나다 공예의 차이점 중 하

나로 캐나다에서 공예 예술가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

해 언급하며, 캐나다에서 경력을 쌓고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슈

퍼스타라고 칭했다. 그는 당장 가까이 위치한 미국과 비교하더라

도 훨씬 많은 인구, 자산, 예술에 대한 후원 의식 등의 차이가 있

으며, 관객 접근

나다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자리를 잡고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주정부 보조금 제도 및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준희

작가는 크래프트 온타리오를 포함하여 캐나다 예술 위원회Canada

Council for the Arts, 온타리오 예술 위원회Ontario Art Council와 같은 정부 지

원 없이 입주작가 활동을 하거나 작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라 말한다. 한편 제나는 캐나다 내에서 지난 10년

동안 도자기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였음을 언급하며 ‘The Great

Canadian Pottery Throw Down’과 같은 TV 프로그램이나, 더

많은 사람들이 도예를 배우기 위해 로컬 도자기 공방을 찾는 것

등을 예로 들어 향후 수십 년 동안 캐나다 도자기 산업의 긍정적

전망을 예측하였다.

작가 김준희는 국제 교류 활동을 많이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

간은 집에서 혼자 작업하는 스스로를 고독한 도예 작가라고 칭한

다. 그럼에도 밖에 나가 전시를 하고 커뮤니티와 소통하다 보면

모두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견을 나눌 누군가를 찾고

있음을 느끼며, 이를 통해 “이 일이 나의 소명”이

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쁜 소식

은 올해 50주년을 맞은 캐나다 토론토 하버프론

트 센터Harbourfront Centre에서 작가의 또 다른 도자

전시 《The Colours’ Colour》가 9월 13일부터

12월 29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주제인 색감은

무드를 나타내는 도구를 넘어 작가에게 있어 정

체성이나 이민의 삶을 표현하는 이중적인 의미

를 가지고 있으며, 도예 조형물을 그래픽 요소와

연관 시켜 시각화하였다고 밝혔다. 작가의 작품

은 하버프론트의 ‘8 Vitrines’라는 특별한 전시

장소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글. 최윤지 캐나다 통신원 사진. 작가 제공

4 「I AM」 97×56×53cm | Glazed Ceramic, Gold Luster, Mother of Pearl | 2023

5 「Something Divine Ⅱ」 99×55×54cm | Glazed Ceramic, Gold Luster, Mother of Pearl | 2023

6 「Clown’s Gesture」 디테일 | 55×70×42cm | Glazed Porcelain, Gold Luster | 2022

7 「Clown’s Gesture」 55×70×42cm | Glazed Porcelain, Gold Luster | 2022

작가 김준희는 캐나다 셰리던 칼리지Sheridan College에서

도예 과정을 이수하였으며 영국 첼시 칼리지 오브

아츠Chelsea College of Arts에서 순수미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캐나다,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작품을

전시했으며 캐나다의 Clay & Glass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밴프 클레이 리바이벌 레지던시Banff Clay Revival Residency 이후 캐나다 공예비엔날레 6인의 예술가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일본 시가라키, 베를린 세라믹센터, 아치 브레이재단Archie Bray Foundation 등에서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캐나다의 권위 있는 공예상 Winifred Shantz를 포함한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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