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artguide 20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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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s Review 미술평론가가 평가한 3월의 전시

우주새, 2010

오경환

이재삼

3.9 - 4.6 OCI미술관

3.9 - 4.3 아트사이드갤러리

투명하고 짙은 블루로 덮힌 심연의 공간에 별이 가득하고 낯선 우주새 가 너울거린다. 아득한 우주공간으 로 돌변한 화면에서 펼쳐지는 이 ‘마 술’은 별과 우주를 보면 여전히 가슴 뛰는 인문주의화가의 낭만적 사유와 원숙한 몸짓이 빚어낸 매력으로 빛 난다. 늙음이 깊음으로, 깊음이 무한 으로 나간다. 그게 선배고 원로다.

목탄을 사용하여 검정색 단색으로 대나무 숲 을 그려온 이재삼이 이번에는 소나무로 소재 를 바꿔 소나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전 국의 유명한 소나무를 직접 발로 뛰어 사진 촬영과 아울러 드로잉을 한 후 작업실에서 예 의 목탄만을 사용, 정밀하게 재현한다. 그러나 그의 소나무는 말 그대로의 재현이 아니라 감 정이 이입된 재현이라는 점에서 소나무를 그 린 다른 작품들과 차별된다. 달빛 심중월(心中月), 2011

Constellation 3(Sagittarius), 2010

노상균

이상국

3.18 - 4.17 갤러리시몬

3.11 - 4.3 가나아트센터

캔버스 피부는 시퀸(Sequin)에 의해 색다른 껍질로, 또 다른 표면으로, 기 이한 물성으로 돌변했다. 나는 서사 를 동반한 ‘별자리’ 보다는 짙은 블 루로만 단호하게 마감된 거대한 화 면이 좋다. 눈이 시리게 푸른, 파랗게 질린 이 청색의 물질은 눈과 마음을 ‘슬로우모션’으로 흡입한다. 묘한 조 응과 상호긴장이 파생한다. 근원적인 슬픔 그리고 고독과 ‘찬란하게’ 독대 하는 것이다.

이상국은 인간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온 작 가다. 우리의 주변에 있는 서 민들의 모습을 애정을 가지 고 진솔하고 표현한다. 서민 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그림 의 분위기는 그 특유의 운필 홍은동에서, 2010 에서 온다. 굵고 투박하게 그 은 선묘와 정감어린 토속적인 색채, 이상국의 이번 전시는 70년대 이후 화풍의 변천 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전시다.

박영택│미술평론가 wabhak@hanmail.net

윤진섭│미술평론가 yoonjs0537@hanmail.net

김태수

신소영

3.16 - 3.21 인사아트센터

3.2 - 3.15 이화익갤러리

유기적인 형태는 부드럽고 우아 한 감정을 일으키는 동시에 생 명력을 상기시킨다. 반짝이는 스틸 위에서 융기하는 사선의 조합은 강렬한 색채로 소용돌이 친다. 차가운 금속과 규칙적이 면서도 강하게 솟아오른 부드러 SproutBlossomⅡ 운 형태들, 흔들리는 선들이 부 각되는 부조는 자연의 에너지를 형태로 고착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익숙한 조형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색상과 구성, 형태 속 공간에 대한 탐구가 일천한 지금의 조각들 속 에서 새삼스레 눈길이 간다.

어린아이의 사실적인 모습과 이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배 경을 조합하여 되돌릴 수 없 는 어린 시절에 대한 아쉬운 시선을 표현한 작품들의 전시 였다. 작가 스스로 언급하는 것처럼 ‘어른이 되고 싶지 않 그때서야, 2011 고, 어른이 아닌 아이의 모습 과 시선으로 세상 속에 있고 싶고, 세상을 보고 싶은’ 우리들의 심정을 진지하게 공들 여 표현한 인상적인 전시였다.

이은숙

강소영

3.17 - 4.7 갤러리마노

3.16 - 4.20 갤러리조선

6.25전쟁으로 이산을 겪은 아버지에 서 시작하여 홀로코스트에 이르는 엄청난 역사적 무게를 감당하는 그 의 작품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낭만적인 풍경의 소파와 의자, 조명 에서 발견하는 이름자들은 기억해 야 할 사람들, 함께해야만 했던 사람 FAMILY, 2011 들의 부재를 확인시켜 준다. 역사적 상흔이나 정치, 거대담론을 동원하지 않고도 그 편안한 일상처럼 보이는 기물들에서 부재의 일상, 공기처럼 존재해서 미처 인지 못했던 현실의 이별과 분단을 확인한다.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 최남 단의 섬 마라도, 동쪽 끝에 있 는 섬 독도, 그리고 서해의 백 령도 등 외딴 곳에 위치한 섬 들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대만의 금문도와 남극의 킹 조 지 섬까지 우리들 일상의 시야 검은파도, 2011 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 자체로 서 갈등과 치유의 흔적을 간직한 현장에 대한 잔잔한 기록을 전해주는 영상과 애니메 이션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조은정│미술평론가 arthistorian21@hanmail.net

하계훈│단국대 주임교수 khha@yahoo.com

많은 전시회가 열립니다. 미술평론가를통해 좋았던 전시를 다시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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