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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좋은 집에 매달렸지만 모두 부질없는 거였죠”

시작한다. 최악의

경우는 치매처럼 기억을 잃어간

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에게 칸 영

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긴 영화‘아

무르’(2012)에서 80대 여주인공

안느는 반신마비에서 시작해 서

서히 몸 기능을 잃어간다. 움직임

을, 언어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생각을. 생각을 잃기 전 안느는

남편 조르주에게 말한다.“더는

계속하고 싶지 않다”고.“이제 삶

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난해 영면한 미국 작가 폴

회고록‘윈터

것을 말한다.

저자가 만난 90살 노인 켄도

조력 사망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비교적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

까다로운 조력 사망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망을 도와줄 의료진을 찾았고,

정신도 말짱한 데다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약은 썼다. 켄의 가족은 저자

에게“인생 최후의 맛이 그토록

지독할 수밖에 없느냐”며 안타까

존엄사와 안락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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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을 드러냈다. 켄은 독배를 마시기 전 잠시 삶을 회상했다. 그리고 조력 사망보다 나은 선택이 없 다는 결론을 얻었다. 처음에는 목 협착증이 찾아와 수술했고, 이어 대장암 진단을 받 아 또 수술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 박동기를 달았 다. 아흔이 되자 울혈성 심부전, 심장 판막 누출, 공격적 전립선암 이 잇달아 찾아왔다.

출처=수오서재 제공]

이제 그의 삶에 의미 있는 일 들은 전혀 없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앉아서 TV 보는 일이 었다. 경마, 권투경기, 골프 대회 를 시청했으나 누가 이기든 상관 없었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병마 가 여생의 즐거움을 모두 빼앗아 버렸기 때문이다. 자식들도 다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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