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련기사 1면 14일 오후 뉴욕에서는 비 내리
는 날씨 속에 수만 명이 맨해튼 5
애브뉴를 따라 남쪽으로 행진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반
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많은 시민은 손에“1776년 이후
(미국에) 왕은 없다”(No Kings
Since 1776)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1776년은 미국이
영국 왕정으로부터 독립한 해다.
이날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 생
일이자 수도 워싱턴의 미 육군 창
설 250주년 열병식 행사에 맞서 반 (反)트럼프 목소리를 부각해 대비
시키고자 미국 전국 각지에서 계
획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이
기도 한 뉴욕은 필라델피아, 시카
고 등 주요 도시와 더불어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곳 중 하나였다. 뉴
욕 맨해튼의 경우 지난해 대선에
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80% 넘는 득표율을 올릴 정도로 민주당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이 다. 시 당국이 연방 정부의 미등록 이민자(불법 이민자) 단속에 협조 하지 않는 대표적인‘피난처 도 시’이다 보니 불법 이민자 비중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비 때문에 집 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생각 했던 예상은 지하철에서부터 빗나 갔다. 토요일인 이날 오후 노 킹스 집회 집결지인‘브라이언트 파크’ 로 향하는 열차는 출근길처럼 만 원이었고, 많은 사람의 손에 피켓
이 들려 있었다. 집회 예정 시간보
다 30분 앞서 도착한 브라이언트 파크 일대는 이미 시위 인파로 차 도와 인도 할 것 없이 북적였다.
시위대 중에는 50대 이상의 중
장년층이 꽤 많았고 지팡이를 쥔
고령층도 적지 않았다. 유모차에



비닐 커버를 씌우고 행렬에 참가 한 가족도 눈에 띄었다. 참석자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 주로 등장하는 성 조기를 든 사람들도 많았다. 이는 집회 주최 측에서 요청했기 때문 이었다. 노 킹스 집회 주최 측은 “성조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라며 성조기
를 갖고 집회에 참가할 것을 권장 했다. 일부 참가자는 정치적 저항 의 의미를 담아 거꾸로 된 성조기 를 들기도 했다. 뒤집힌 성조기는
앞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트
럼프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 과를 부정한다는 의미를 담아 사 용해왔다.
참가자들은‘잔혹함에 맞서 일
어서라’‘과두정치(Oligarchy) 반대’,‘민주주의는 중요하다’ (Democracy Matters) 등 집에서

34번가를 지나 뉴욕
명물 중 하나인 플랫아이언 빌 딩이 보이는 26번가에 도달하면서 순차적으로 해산했다. 집회 주최측은 이날 시위가 경 찰과 충돌없이 평화롭게 진행되도 록 하기 위해 자원봉사 안전요원 들을 행진이 진행되는 거리에 배 치하기도 했다. 행진 대열 선두가 1시간쯤 걸 려 26번가에 도착하자 안전요원들 이 확성기로“행진이 끝났으니 양 옆 거리로 빠져나가 달라”라고 주 문했다. 한 안전요원에게 추가로 모이는 집회 장소가 있느냐고 묻


자“다른 장소는 없다. 공식 집회 는 끝났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 부 참석자들은 아쉽다는 듯 주변 인도에 서서 팻말을 들고 선전전 을 지속했고, 선두가 해산 지점에 도착한 뒤로도 행진 행렬은 오후 5 시 무렵까지 2시간 더 이어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빗속에서 진 행된 이날 뉴욕 집회는 주최 측 의 도대로 경찰과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뉴욕경찰은 이날 뉴욕 시위에 약 5만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이날 만난 행진 대열 속 시위대 는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보고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 석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 모두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의 법치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분노했 다. 리 스튜어트 씨는 캘리포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