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FOCUS March Issue

Page 1

이 섹션은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i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섹션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제14982호

해외보다 국내가 좋다 러시아 청년 사업가 84% 선택 >> R3

한러 연내 비자 면제되면 한국 의료관광 2~3배 늘 듯 아르촘 산지예프 기자

서울 의료 수준 높고 저렴  극동시베리아 지역서 인기  30일 이내 단기 체류 대상

리아 노보스티

지난 3월 초 열린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 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러시아 귀화 2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 인터뷰

힘든 것 다 잊고 내년 올림픽에 집중 김 엘레나 러시아 FOCUS에디터

빅토르 안 또는 안현수. 러시아 국가 대표 쇼트트랙 선수이자 2011년 러 시아로 망명한 한국 대표 쇼트트랙 선수다. 그의 러시아 생활이 2년이 돼 간다. 운동을 위해 국적을 바꾼 안현수 선수. 그를 오래 만나지 못했 던 한국 독자를 위해 러시아 Focus 가 17일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 크 빙상훈련캠프에서 안 선수를 만 났다.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주 로 물었다. 그는 많이 편해지고 익숙 해져 이젠 러시아가 집 같다는 생각 이 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현수라는 이름을 안 쓰지요.   “성은 그대로 둬야 했고, 이름은 부르거나 기억하기도 쉬울 뿐만 아 니라 승리(Victory)하자는 의미에 서 빅토르를 골랐어요. 러시아에 오기 전엔 빅토르 초이라는 유명한 고려인 가수가 있는 것도 몰랐습니 다. 그 이름을 알고 나니 나도 쇼트 트랙의 최고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러시아 생활이 2년이 돼가는데

훈련 양 적어 처음엔 걱정 효율 중시하는 것 알게 돼 메달 색 따지지 않고 축하 1등 강박증 털어내니 편안

2013년 3월 10일 데브레첸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2위를 차지 한 러시아 대표팀. 왼쪽에서 둘째가 안현 수 선수.

리아 노보스티

어려운 게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니까 당연 히 불편한 게 있죠. 내가 잘 어울리 거나 하는 성격도 아닌 데다 언어 장 벽도 있어 걱정을 많이 했지요. 특히 러시아 말이 잘 안 돼 혼자 일을 처 리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 데 러시아 선수들이 먼저 말을 걸어 주고 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리나(통역)의 도움을 받으며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습 니다. 제가 영어도 잘하는 편도 아니 어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 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케 이트를 탈 때는 어려움이 전혀 없어 요. 프랑스인 감독과도 간단한 의사 소통은 영어로 합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고, 긴 대화나 의논을 할 경 우에는 마리나를 통해 합니다.”   -그러면 한국이 그립겠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처음엔 사람 들에 대한 외로움이 가장 컸어요. 그러다 여기에서 선수들과 생활하 며 지내다 보니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 외로움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초기엔 몸이 아플 때 한국에 몇 번

다녀가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별일 없으면 굳이 한국에 가지 않아 요. 여기서 적응도 해야 하지 않겠 습니까.” -훈련 스타일은 어떤가요. 한국과 러시아를 비교하면.   “한국 훈련 스타일의 가장 큰 특 징은 확실한 선후배 관계입니다. 한 달 차이라도 힘든 경우가 간혹 있는 데 여기서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나이가 적든 많든 어울려 운동합니 다. 운동 양도 한국이 훨씬 많았습 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 정도만 운 동해서 되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 였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니 양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걸 알게 됐어요.

한국과 러시아 간에 연내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관광업계가 들뜨고 있다. 양 국을 오가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 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무비자 협 정 체결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러· 한 양국 정부가 올해 안에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한다는 방침은 이미 여 러 차례 발표됐지만 체결은 미뤄져 왔다. 2012년 9월 한국과 러시아 언 론의 지면에 ‘2013년 1월 1일부터 무 비자 방문이 실행될 것’이란 성급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 당국자는 현재 협 정 체결과 관련해 “러시아 외교부는 2012년 하반기 한국 측의 협정안을 전 달받고 세부 검토를 마친 뒤 러시아 측 협정안을 마련했고, 가까운 시일 내 한국 외교부에 전달할 예정”이라 며 “협정이 체결되면 일반 여권을 가 진 양국 국민이 여행ㆍ사업ㆍ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상대국을 단기 방문하 는 경우에는 비자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유학이나 취업이 목적일 경우 에는 여전히 꼭 비자 수속을 밟아야 된 다”고 말했다.

▶ 8면에 계속

협정이 체결되면 30일 이내의 한 국인 단기 러시아 여행자는 비자가 필요 없게 된다. 한국인들은 자유롭 게 러시아를 여행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의 풍요로운 문화 예술을 감 상하고 싶으면 인천공항으로 달려 가 비행기에 몸을 싣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가면 된 다. 광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 지려면 비행기나 속초발 카페리호 로 극동으로 향할 수 있다. 현재 사 할린 섬엔 하루 한 편, 블라디보스 토크에선 하루 두 편의 항공기가 서 울로 운항하고 있으나 수요가 급증 해 조만간 편수를 늘릴 것으로 알려 졌다. 또 2013~2015년으로 계획된 ‘한·러 상호 방문의 해’와 관련해 양 국 간에 인적 교류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관광업계도 기 대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 관광산 업협회의 이리나 튜리나 공보실장 은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보 통 관광객이 30% 증가한다. 그 때문 에 우리는 러시아를 찾는 한국인 관 광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국 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9만여 명으로 2011년보다 23% 늘었다. 가 장 인기 있는 여행 상품은 서울ㆍ부 산ㆍ경주ㆍ제주도 여름 여행 패키지 다. 지난해 러시아 관광객이 한국에 특히 몰린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로 일본 여행을 포기한 러시아인들 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2면에 계속

R7 >> 전통 명절 마슬레니차의 멋과 맛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 russiafocus.co.kr 에서 확인하세요

<러시아 FOCUS>에서 오늘의 러시아를 만나세요 이제 모바일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봄은 먼 곳에 모스크바에 폭설이 계속 내리고 있다. 지난 15~17일엔 하루만에 45㎜가 내려 130년만의 최대 폭설 기록을 갈아치웠 다. 폭설 속에 한 젊은 여성이 우산속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로이터


R2

러시아 FOCUS ┃ 사회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러시아, 강력한 금연법 6월 시행

한러 연내 비자 면제되면

담뱃값 4배로 올리고 공공장소 금연 박 알료나 기자

한 갑 15루블서 60루블로 담배 시장, 중국 이어 2위 성인 40%가 상습 흡연자 아르촘 산지예프 기자

러시아행 한국 관광객도 20~30% 늘 것으로 기대 불법체류자 문제가 걸림돌 ▶ 1면에서 계속

일반적인 가족 패키지 외에도 비즈 니스 패키지, 회사 단체 패키지, 한 국 아이돌 그룹에 대한 러시아 극 성팬용 패키지도 있다고 튜리나 공 보실장은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전 역에서 문의가 들어온다. 러시아 젊 은이들 사이에 한국 팝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란타투어 여행사 예브게니야 르 자코바 전무는 “비자 면제가 여행 객수가 늘어나는 데 기여한다. 단 기 비자가 면제되면 온라인 관광 상품이 활성화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여 행사의 류드밀라 푸치코바 대표 는 “한국을 찾는 러시아 관광객이 20~30%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012년 러시아를 방문 한 한국인은 4만8000명이었는데 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이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의료관광도 활성화될 것 으로 보인다. 서울에 본부를 둔 US Korea 여행사의 루슬란 마슬로프 모스크바 지사장은 “극동 지역엔 치료를 위해 모스크바로 가는 것 보다 서울이 낫고 비용도 훨씬 싸 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극동ㆍ시베리아에서 한국으로 의 료관광을 가는 사람이 200~300%

Graphic News

늘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러시아 의 유럽 지역에서는 30% 정도 는 다고 보는데 이스라엘ㆍ리투아니 아ㆍ라트비아 같은 경쟁국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극동연구소의 빅토 리야 삼소노바 선임연구원은 “간 소화된 출입국 절차에 따라 인구 이동이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경 제 접촉도 용이해지긴 하지만 러시 아 극동 지역으로부터 한국으로의 불법 체류 노동자 유입이 늘어난 다는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어 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아직 분명 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적별 외국인 불법 체류자 순위에서 러 시아는 10위권 밖이기 때문에 한 국 정부는 심각한 우려는 하지 않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출 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 르면 한국 내 러시아 국적 불법체 류자 수는 2011년 기준 952명이다. 한편 중국 국적 불법체류자 수는 6 만7000명 이상, 미국 국적 불법체 류자 수는 7500명 정도다.   불법체류자 문제는 2012년 가을 콘스탄틴 로모다놉스키 러시아 연 방 이민국장과 이창세 법무부 출 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의 회담에 서 논의됐었다. 당시 러시아 측은 불법체류자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단일 기준 마련을 위해 실무 전문 가를 모스크바로 파견해 줄 것을 한국 측에 제안했었다. 한국 내 불 법체류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측은 관련 문 제 해결을 위한 믿을 만한 방안을 이미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흡연의 왕국 러시아가 금연의 나라 로 변신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 령이 강력한 국민 건강 지킴이를 자 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11년 7월 7일 밤 11시 이후 알코 올 도수가 높은 보드카·위스키·코 냑, 심지어 포도주까지 ‘고도주’의 판매를 금지해 온 러시아 하원의 법 안은 지난 1월 1일을 기해 맥주·칵 테일 유와 같은 ‘저도주’를 포함하 는 전 주류를 대상으로 범위가 확대 됐다. 그 뒤를 이어 국민 건강을 지 키기 위해 나온 규제조치가 이른바 ‘금연법’이다. ‘주변 담배 연기의 영 향과 흡연의 폐해로부터 국민의 건 강을 보호하는 연방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지난 2월 말 상·하원을 통과 해 대통령의 인준을 받았으며, 6월 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금연법 제정 배경은 러시아의 담 배 가격이 싸서 어디서든 쉽게 구입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담배 한 갑의 가격은 15루블 (약 550원 정도)부터 시작된다. 러 시아 성인의 40%가 상습 흡연자며 러시아 담배 시장은 중국에 이어 세 계 2위 규모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매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3만6000~4만 명이지만 흡연 사망자는 40만 명”이라고 지적하기 도 했다.   금연법은 담배류 판매의 전면 금 지가 아니라 판매 요건 강화에 초점 을 맞춘다. 최저 담배 가격을 60루블 로 최소 4배 인상하고 담배 진열대에 담배 전시를 금지하며 가격표만 보 고 사도록 하는 담배 판매 허가제(면 적이 50㎡ 이상 매장만 허용) 등이 골자다. 노점과 사람이 많이 모이는

러시아의 여성 흡연율은 21.7%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남자는 그보다 3배나 높은 60.2%다.

리아 노보스티

러시아 사람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나

장소에서는 담배류 판매를 금지한 다. 자기 집, 아파트, 흡연실에선 피 울 수 있다.   이에 대해 담배 제조사들은 이 조 치가 상대적으로 가뜩이나 높은 국 내 실업률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고, 소상점· 술집·카페 주인들은 “금연법이 시행 되면 줄도산은 시간문제”라고 주장 하며 줄줄이 민원을 내고 있다.   흡연자들은 금연법이 ‘헌법상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약한다’고 주장 한다. ‘자유 라디오’ 방송의 바르바 라 바비츠카야 기자는 금연법 제정 에 동의하지 않는다.   “남자 친구는 담배 연기가 싫다며 내가 어디서도 담배를 못 피우게 한 다. 그러나 나는 자동차 매연 때문에 고통스럽다. 승용차의 모스크바 시 내 진입을 막고 법적으로 전기자동차 나 전차,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했으 면 한다. 걸어다니며 담배 연기를 내 뱉는 나와 시내에 지독한 교통체증을 유발하며 유해한 배기가스를 배출하 는 내 남자 친구, 진정 누가 더 대기오 염의 주범인가”라고 항변한다.   일부 애연가들 사이에선 조직적 반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 이 젭스크에서 금연법 제정에 항의하 는 집회가 열렸다. ‘러시아 애연가 권리 찾기 운동 본부’의 이젭스크 지부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겨울이 긴 러시아에서 공공장소 실내 흡연 금지로 인해 애연가를 거리로 내몰 면 감기 같은 각종 질환 환자가 늘어 날 뿐만 아니라 애연가와 비흡연가 간에 또 다른 사회적 갈등과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며 금연법의 전면 재 검토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러시아 연방헌법

레지온 미디어

42조 ‘모든 국민은 쾌적한 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조항에 따라 비 흡연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조 치가 불가피하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지하철 출구나 식당, 술 집, 열차 승강대, 아파트 입구 등 어디 서든 담배 연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 던 비흡연자들은 물론 금연법 도입 을 환영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카 페를 운영하고 있는 다리야는 “이제 비흡연자가 담배 피우는 사람 옆에서 인내할 의무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익숙해지고, 당연하게 여겨 다 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환영한다.   하지만 흡연자들의 편의를 위한 흡연실 설치가 아직 미비한 것이 문 제다. 바깥 온도가 영하 20도로 떨어 지는 겨울에 카페에 앉아 있다가 담 배를 피우려고 길거리로 나선다는 데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래서 술 집이나 식당 업주들이 흡연자 시설 을 마련해야 한다. 금연법에 따라 러 시아 식당들에선 2014년부터 흡연이 전면 금지된다.   이와 관련한 업주들의 반응은 다 양하다. 어떤 이는 흡연 공간을 마련 하느라 돈이 든다고 불만이지만 다 른 이는 실내 흡연이 금지돼 환풍 시 스템 구비 비용이 절약된다고 계산 한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2%나 금연법 제정을 지지하는 것 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애연가들조 차 이 법안을 지지한다. “단 한 번도 금연을 시도해 보지 않은 애연가는 세상에 없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 럼 애연가 본인도 담배라는 나쁜 습 관으로 고통받기는 마찬가지며 이제 국가적 차원의 ‘지원’에 기대를 걸 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러시아인은 가장 큰 국가 위험으로 경제위기를 꼽고 있다. 전러시아여론조사센터 발레리 표도로프 소장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일반 대중은 여전히 경제 및 정치 혼란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 년 동안 러시아인들에겐 여러 차례 경제위기를 맞은 경험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고, 따라서 국가 안정을 희구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일반 대중이 다양한 정보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점도 사회불안 심리가 커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 부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응답자도 2001년 1%에 비해 11%로 상당히 늘었다. 표도로 프 소장은 “11%는 절대적으로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나탈리아 미하일랜코


러시아 FOCUS ┃ 경제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R3

하이테크 투자 타깃으로 떠오른 러시아

유례없이 어마어마한 벤처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서방국보다 러시아 미래 밝다

안드리엔 헨니 기자

러시아가 미국 벤처캐피털의 차세대 타깃으로 부상할 것인가. 러시아 정 부의 강력한 경제 현대화 정책으로 현재 급성장 중인 러시아 스타트업 (신생기업)과 창업 인큐베이터들을 겨냥한 세계 유수의 외국 첨단기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러시아 신세대 기업인들은 일정 한 틀에 갇힌 조직에 답답해한다. 디 자인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인 알렉 산드르 작스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작스는 아침 9시 출근, 저녁 6시 퇴 근이라는 도식을 거부한다. 필요하 다면 종일 일할 수 있지만 대신 창의 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 영감을 주는 작업환경이 중요한 이 유다. 이색적이며 안락한 분위기에 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호 지원 할 수 있는 ‘협업 사무공간’이 늘어 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스타트업 의 성장을 보여주는 한 예다. 또 다른 예는 뉴 욕 소재 국제 투자 매니지먼트 기업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가 위키마트 (wikimart.ru)와 애니웨이애니데이 (anywayanyday.ru) 같은 러시아 스 타트업에 22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타이거는 2011년 5월 나스 닥에 상장된 러시아 최대 검색포털 얀덱스(Yandex.ru)의 주식도 보유 하고 있다. 또 징가(Zynga)의 설립자 마크 핀커스, 초기 페이스북 투자자 피터 티엘, 스카이프 설립자 니컬러 스 젠스트롬 같은 서방의 에인절 투 자가들은 ‘부킹닷컴’의 러시아판인 오스트로보크(Ostrovok.ru)의 성장 을 위해 1360만 달러를 투자했다. 러시아 스타트업의 약진은 혁신주 도적인 시장의 급속 성장 때문에 가 능해졌다. 1990년대 후반까지 러 시 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아주 낮았지 만 지금은 러시아인 두 명 중 한 명 이 인터넷 사용자이며 지금도 빠르 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러시 아는 인터넷 사용자 수에서 독일을 제치고 유럽 1위에 올랐다. 트루브리지 캐피털 파트너스의 투자분석가인 맥 앨라탭은 “미국 펀

청년 사업가 84%가 국내 선호 아샤 파노얀 기자

돈보다 자기만족 우선시 해외 교육 받고 싶다 73% 맞춤형 멘토 원한다 82%

이색적이며 안락한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신사업을 지원하는 청년창업가의 ‘협업사무공간’

컴퓨터재료 공학 초일류 고급 인력 인건비도 낮아 미 벤처 캐피털 잇단 투자 톰스크 경제특구 입주 붐

᪻ᤪᶥ

나탈리아 미하일렌코

드들은 한 지역에서 성공한 온라인 상거래와 소셜 네트워킹 기업의 성 공 사례를 다른 곳으로 이식하는 데 관심이 많다. 종전에는 중국이 타깃 이었지만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관 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 기술 산업에서 러시아가 가진 명성 도 도움이 된다. 미국 최대 벤처 펀 드인 개러지 테크놀로지 벤처스의 빌 라이하트 전무는 “러시아의 컴퓨 터공학과 재료공학은 세계 최고 수 준”이라고 지적한다. 낮은 인건비도 또 다른 이유다. 모스크바 스타트업 직원의 연봉은 높지만 주민 네 명 중 한 명꼴로 대 학생, 연구원, 대학 강사, 러시아 과 학아카데미 직원인 시베리아의 톰 스크 같은 도시에서는 월 2500달러 나 그 이하로도 최고급 인재를 영입 할 수 있다. 사모펀드 투자를 러시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점도 1990~2000년대 초 의 러시아와 현재 러시아를 구분하 는 요인이다. 국책사업으로 대대적 인 물량 공세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 다. 러시아 정부가 연방과 지방 차원 에서 수백억 달러를 혁신 사업에 투 자하고 있다. 완공 단계에 이른 모스크바 외곽 의 대규모 테크허브 스콜코보는 혁

게티이미지/포토뱅크

신 사업에 대한 대규모의 국가 보조 금과 감세 혜택을 등에 업고 수십 개 의 국제 벤처펀드와 하이테크기업들 에 러브콜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예 는 동유럽 최대 규모인 카잔 인근의 IT파크다. 톰스크 경제특구(SEZ)는 국내 기업들뿐 아니라 노키아 지멘 스 네트웍스, 한국의 다림 인터내셔 널, 미국에 본사를 둔 몬순 멀티미디 어와 로비 코퍼레이션 같은 해외의 유수 첨단기술 기업 등을 유치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3년 전 러시아에서 실제 운용되는 펀드는 20여 개에 불과했지만 지금 은 풍부한 자금이 모스크바로 몰려 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전문가인 스 티브 블랭크 교수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거대 자금이 몰 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도 많다. 그중 하나가 스타트업이 주도면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기업가정신을 물려받지 못 한 러시아의 신생 기업인들은 종종 설익은 프로젝트를 들이댄다. 샌프 란시스코와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벤처펀드 BV 캐피털의 마리나 쿠즈 네초바는 “합리적인 비즈니스 모델 이나 계획이 부족하고 경험과 자질 도 모자라는 신생 스타트업을 종종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러시아 청년 사업가들은 해외보다 국내 사업이 훨씬 더 전망이 높다 고 생각한다. 해외를 선호하는 청 년 사업가는 전체의 6분의 1에 불 과하다. 청년창업컨설팅회사인 ‘비즈니 스 몰로도스트(젊은이)’가 민간 리서치기업 ‘레바다 센터’와 함께 실시한 지난 2월의 여론조사 결과 를 보면 대다수 청년 사업가들이 러시아 국내에서 자신의 사업이 성 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4% 가 기업활동 면에서 여타 서방 국 가들보다 러시아가 훨씬 미래가 밝 다고 확신하고 있다. 덧붙여 응답 자의 56%는 해외이민 계획이 없다 고 대답했다. 그러나 73%는 해외 에서 교육을 받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한 이러한 낙관론의 배경에는 변화한 청년 사업가상이 자리 잡고 있다 고 진단한다. 청년 사업가의 기류는 기업 경 영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아 온다. 1990년대 초 사업가들은 자 본을 축적하고 지키는 데 전력을 다했지만 지금은 우선순위가 바 뀌었다. 자기만족을 위한 창업이 늘었다. ‘비즈니스 몰로도스트’의 공동 설립자인 표트르 오시포프는 “최 근 새로운 기업가상이 등장했으며 이는 새 트렌드를 반영한다. 신세 대 사업가들의 사업 목표는 자본

리아 노보스티

축적이 아니라 자기만족의 실현” 이라고 말한다. 이런 신세대 기업인들은 세제혜 택과 행정규제 완화 외에 실무경험 이 풍부한 지도자의 필요성을 절 실히 느낀다. 그래서 청년 창업가 의 82%가 자신의 사업을 위한 개 별 맞춤형 멘토를 찾아나서는 것 으로 조사되고 있다. ‘오포라 러시아’(중소기업인협 회)의 임원인 예브게니 야쿠봅스 키는 “이제 러시아에서 기업가란 ‘전통적 의미’의 비즈니스맨에 훨 씬 더 가까워졌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의 청년창업 열풍은 좋은 징 조라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러 시아 경제발전 상황을 우려하기 도 한다. 러시아 생산업연합 ‘비즈 니스 러시아’의 안톤 다닐로프-다 닐리안 부회장은 “전에는 원료 및 1차 산업 수출 비중이 63~65%였 지만 지금은 85%에 육박한다”며 “화학, 통신, 기술 분야 같은 큰 잠 재력을 가진 부문들을 발전시키려 면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사업가들은 서비스 분야, 특히 도 소매업을 선호하며 실물경제의 기 초가 되는 제조업은 ‘가장 선호하 지 않는’ 업종이다.

러시아 원전 세계 스트레스 테스트서 최고 안전 꼽혀 러중 합작 톈완 발전소 중국서 가장 안전

포토 익스프레스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이 원자력 에너지의 새로운 중심지

후 톈완 발전소를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원자력발전

로 부상하고 있다. 아태지역 국가 중 러시아의 주요 파

소로 공식 발표한 바 있다고 알렉산드르 우바로프 원

트너 국가는 한국이다.

자력 전문가는 밝혔다.

최근에는 핵 안전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사

로스아톰이 건설한 인도의 쿠단쿨람 원자력발전소는

실상 이 분야의 독보적인 국가로, 로스아톰이 한국의

현재 동일본 대지진 사태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 마련한 모든 안전기준 및 요구사항에 부합한다. 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 세계 각국에서는 스

단쿨람 원전에는 비행기가 추락해도 안전한 이중 차

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여러 자연재해

폐벽이 설치됐으며, 수소 재결합기를 활용해 후쿠시마

및 인재(人災)에 대한 안전시스템의 신뢰성과 효율성이

사태와 같은 내부 폭발을 방지하고 피동 잔열 제거 계

확인됐다. 2012년 말까지 대부분 나라에서 테스트가

통을 채택해 외부 전력이 차단된 상태에서도 원자로

완료됐고 일부 나라에선 아직 진행 중이다.

냉각이 가능하다.

유럽에서는 체코·불가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핀란드

또한 멜트트랩(Melt-trap)이라는 노심용융물 격리시

등 여러 국가에서 운용 중인 러시아형 원자로에 대한

설이 가상 사고 시에도 방사능 누출을 차단한다. 이와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러시아형 원자로가 극

같은 시스템을 통해 쿠단쿨람 발전소는 유례없이 높

단적인 천재지변에도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은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유럽보다 지진·해일 같은 자연재해의 위

로스아톰의 이런 경험은 원전 강국으로 도약하는 한

험이 높은 아태지역 국가의 원전 건설사업에 큰 시사

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한국은 23기의 원전

점을 던져 준다. 2007년 중국 톈완(田灣) 발전소에 건

을 가동하고 있고 2030년까지 이를 39기로 확대할 전

설돼 운용 중인 2개의 VVER-1000형 원전은 아시아

망이어서 한·러 양국은 이 분야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

에 건설된 안전한 발전소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

고 폭넓은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히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스트레스 테스트 이

안드레이 레즈니첸코 기자

리아 노보스티


R4

러시아 FOCUS ┃ 국내 정치세계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푸틴의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

국방장관국영기업 사장  비리 드러나면 가차없이 메스 밴 애리스 기자

공직자 부정부패로 러시아 정부는 한 해 수천억 달러씩 잃는 것 같아 보인다. 전 같으면 쏟아져 들어오는 오일달러 덕에 이런 걸 슬쩍 눈감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이런 손실을 용납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성 장이 둔화되며 상황이 달라졌기 때 문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긴 하지만 무역ㆍ재정 의 이중흑자라는 황금기는 앞으로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티토프 기업인권익보호 대통령특사는 부정부패의 원인은 밀려들어오는 막대한 현금”이라 주 장한다.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별부 패지수(CPI) 조사에서 80대 중간쯤 에 머물던 러시아의 부패도는 2010 년 182국가 중 154위로 급추락했다. 부정부패 첫 집중단속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취임한 2008 년부터 시작됐다. 그 결과 2011년 국 가투명도 순위에서 러시아는 143위, 이어 2012년 11월에는 133위로 향상 됨으로써 변화 움직임은 확실히 포 착됐다(물론 바뀐 집계방식 때문에 결과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지난해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 령은 취임 이후 반부패 캠페인의 강 도를 부쩍 높였다. 2012년 10월 말엔 배전공사(MRSK)의 드미트리 구드 조얀 사장이 리베이트 알선 혐의로

예산 떼먹은 공직자 구속 의원관리 재산 신고법 제정 투명성 154위서 133위로

해임됐다. 이 조사는 아르카디 드보 르코비치 부총리가 직접 지시를 내 려 시작됐다.   “드보르코비치 부총리는 조사 후 혐의가 사실로 판명되면 공사 차원 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모스크바 투자은행 르네 상스캐피탈의 유틸리티애널리스트 인 블라디미르 스킬라르는 말했다.   같은 시기에 옐레나 스크린니크 농무장관(여)도 2009년 국영 농기계 임대공사 ‘로스아르고리징’을 운영 하면서 13억 달러 규모의 사기사건 에 연루됐다는 TV다큐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해당 방송사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11월 러시아 GPS 위성항법 시스템 ‘글로나스’의 설계자이자 러 시아우주시스템 사장인 유리 우를 리치치가 2억 달러 횡령 혐의로 해 고됐다. 같은 달 국영 도로공사 ‘로 스아프토도르’ 사장이 국고 남용 혐 의로 해고되는가 하면 알렉산드르 프로보토로프 국영유선통신사 ‘로 스텔레콤’ 사장이 수뢰 혐의로 가택 수색을 받았다.   크렘린의 반부패 캠페인은 2012년 9700만 달러 규모의 국고 횡령 조사 과정에서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

방장관이 해임되면서 가속도가 붙었 다. 한 달 후인 2012년 9월 블라디보 스토크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준비기금 남용과 관련, 첫 번째 구속 자가 나타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억 달러 규모 최신식 현수교 건설 을 포함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에 러 시아 정부가 투입한 예산은 총 200억 달러가 넘는데 일부 공직자들이 뇌 물과 기타 사기 수법으로 수백만 달 러 돈잔치를 벌였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의 한 고참 은행가는 부 정부패 집중단속이 실질적 효과를 가 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은행가는 “이 모든 것이 지 방 언론이나 떠들어대는 소동으로 볼 일이 아니다. 관계자들이 해고되고 구속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으니 완전 히 헛소동은 아니다” 고 강조했다.   정부는 반부패 정책의 제도화 작 업에 착수했다. 1년 전 푸틴은 국영 전력회사들에 최종수익권자(UBO) 가 불투명한 기업에 하도급을 주는 것을 금지시켰다. 또 국회의원과 공 직자의 수입과 재산을 신고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국영 기업에 대해서도 유사한 내용의 법이 통과됐 다. 크렘린은 정부 투명성 증대를 위 한 일련의 법 제정을 통해 자신의 반 부패 캠페인의 강도를 올리고 있다. 2012년 6월 26일 메드베데프 총리(왼쪽 뒷모습), 모스크바주 세르게이 샤이구 주지사 (가운데) , 아나톨리 세르주코프 국방부 장관. 촬영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세르주

“건배는 이릅니다. 제가 말하려는 게 여러분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정부

코프는 이후 횡령 혐의로 해임되고 샤이구가 국방부 장관이 됐다. 총리가 뭔가 말하자

공직자, 대통령 비서실, 그리고 상하원 의원들의 활동은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세르주코프가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푸틴, 브릭스 힘 싣기  정치경제 협력기구로 자리매김 엘리자베타 레비츠카야 기자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공(왼쪽부터) 등 브릭스 정상들이 2012년 6월 18일 멕 시코 로스카보스에서 개최된 정상회담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East NEWS

러시아가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 는 브릭스(BRICS)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러시아 연방의 브릭스 참여 구상안’을 확정 했다.   26일부터남아프리카공화국 더 반에서 열린 제5차 브릭스 정상회 의를 며칠 앞두고 러시아는 대통령

실과 외무부 사이트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구상안은 “러시아는 브릭스가 동 서 또는 남북의 낡은 구분선을 뛰어 넘어 국제 관계의 새로운 모델로 글 로벌 체제 속에 자리매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대화 기구였던 브릭 스를 국제 정치와 경제 현안에 대해 전략적, 지속적 상호 협력을 도모하 는 총괄 기구로 전환하는 것이 러시 아의 가장 중요한 핵심 목표 중 하

나”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브릭스를 군사연합 체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브릭스를 통해 국제 안보도 강화할 수도 있 다”고 밝혔다.   구상안은 나아가 “브릭스의 등장 으로 세계의 주도권은 얼마 전까지 만 해도 변방이었던 지역으로 넘어 갔으며 이제는 이 지역이 세계에 대 안을 제시하고 서방과의 협력을 통 하거나 독자적으로 새로운 국제질

서의 기저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 명했다. 브릭스는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중 요한 대외 정책 활동 방향의 하나로 꼽는 외교 대상이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 차관은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세계 무대에서 브릭스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둘째, 러시아와 브릭스 국가 간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 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FOCUS ┃ 오피니언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R5

박근혜 시대 한러 관계 발전하려면

러, 한국의 미 정책 추종에 불만 새 대통령이 균형 잡아주길 기대

한국, 친미반러 이분법 벗어나고 러시아, 북한 개방 위해 노력해야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 과학아카데미 산하 한국프로그램센터 소장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보다 다소 유연하겠지만 여전히 기존 외 교 정책 노선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 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처한 국내 외 정세 특히 북한 문제를 둘러싼 정 세는 복잡하고 험하다.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대결 노선을 지양하 고 평양과의 대화와 협력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북 한은 오히려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남북 대화의 창을 사실상 폐 쇄했다.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 고 대화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대화 가 남북 대화의 창구를 열어 줄 것 으로 기대하며 대북 강경 발언과 행 동을 자제한 채 화해의 손길을 꾸 준히 내미는 것 외에 달리 대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수 지지층 과 도발을 응징하라는 여론의 압력 으로 이런 화해 제스처조차 유지하 기 힘들게 됐다. 핵 문제 해결과 새 로운 한반도 평화안보 체제 구축이 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위상과 영향 력은 전보다 약화됐다. 6자 회담 재 개가 한국에 유익할 수 있지만 한 국 보수 지지층에는 6자 회담에 대 한 부정적 편견이 여전히 강하다. 이전 정부가 남긴 유산 때문에 한 국의 주변 4강들과 관계 전망도 그 리 낙관적이지 않다. 박 대통령은 전임자보다 더욱 긴밀한 대미 관계 를 구축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 서 한ㆍ미 간 실질 현안을 타개하는 게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ㆍ중국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미 국은 한국에 최대한의 지지를 요구 할 것이다. 대일 관계도 빠른 결실을 거두기 어 렵고 대중 관계 개선도 만만치 않다. 단기간 내 한ㆍ중 간 무역 마찰이 해소 되기 어려우며 북한을 둘러싼 한ㆍ중 간 대립 양상도 유지될 것이다. 주변 4 강 중 대러 관계가 그중 가장 무난하 며 박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임기 동 안 관계가 개선될 여지는 많다. 러시아는 한반도 긴장 완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북 화해 행보를 할 경우 지지를 받 을 것이며 러시아는 남북 대화 구축 에 기여할 것이다. 러시아는 6자 회담 재개, 보다 정확히는 비핵화뿐 아니

라 새로운 한반도 안보 체제 구축을 의제로 6자 간에 새로운 협상을 추진 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협 상은 한국 정부에도 유익하다는 점 을 박근혜 정부가 가능한 한 빠르게 올바로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러시아 국민은 한국이 미국 정책 을 추종하는 데에 불만을 품고 있 다. 러시아의 공공 혹은 민간기구 내 한국 관련 전문가들은 신임 대통령 이 균형 잡힌 정책을 펼 것이란 기 대감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 및 한·러 관계 현안에서 강경 노선을 취 하는 것에 다분히 피로감을 표출해 왔다. 서울의 대러 정책 기본 목표가 러ㆍ북 갈등 유발이라는 의구심까지 갖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정상 회담을 했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 할 만한 협정이 체결된 바 없으며, 러시아의 ‘러ㆍ북ㆍ남 삼자 협력 사 업 제안’도 침묵의 벽에 부닥쳤다. 박 대통령이 개인적 결단을 내린다 면 양국 관계의 무기력함을 극복하 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상트페테 르부르크에서 박 대통령과 러시아 정상이 첫 회동을 하면 여러 측면에 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두 정상이 북한의 김정일과 만나 본 공 통 기억도 있어 안보 분야에서 공통 분모를 찾는 데 성공한다면 양국 관 계는 새로운 도약 국면으로 진입하 게 될 것이다. 러시아에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ㆍ남ㆍ북 협력사업으로 한반 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철도를 연결 하고, 남북 종단 가스관 부설 사업에 착수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부 와 재계를 다독여 만연한 회의주의를 극복하고 임기 내 실현 가능하도록 정 치적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 이는 남 북 관계를 개선하며 러시아는 북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지원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의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 확대, 무역장벽의 제거 도 중요한 현안이다. 아직 한·러 자유 무역체제 구축은 논의되진 않지만, 러 시아는 분명 한ㆍ중ㆍ일 삼국 간 자유 무역지대 창설에 참여하는 데 흥미를 가질 것이며 한국의 관련 제안이 있 다면 의미 있을 것이다.

홍완석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장

박근혜의 어려운 선택.

니야즈 카리모브

남북러 철도 연결 사업

영토분쟁역사갈등 없고

박 대통령이 결단 내려야

경제 구조도 상호보완적

안보 분야 공통점 찾으면

한미 동맹 유연하게 해석

한층 긴밀한 관계로 진입

4강과 전략적 관계 맺어야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외무성 산하 러시아국립국제 관계대학교 동양학과 교수

홍완석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박근혜 대통령의 신정부가 대외적 좌표를 어떻게 설정할지 한반도 주 변국들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 가운 데 한·러 관계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양국이 추구하 는 국익 구조가 상호 보완적이어서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근거 몇 가지 를 제시해 보면 이렇다.   우선 한·러 간에는 우호 협력의 확 대를 제한하는 영토분쟁, 민족갈등, 역사 불신이 없다. 북핵 문제의 평화 적 해결을 포함해 한반도 비핵화, 한 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다자안 보협력체 창설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인식도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과학 기술 협력을 위한 최적의 동반자이 며 경제 구조도 상호보완적이다. 철 도, 에너지, 식량, 신규 시장 개척 등 점차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이해관 계가 커가고 있다는 점도 관계 발전 의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러 수교 이후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성장과 발전을 지속해온 것 만큼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체로 전 문가들은 양국이 지닌 상호 협력 가 능성과 잠재력에 비해 실질 성과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지정학 적 협력의 밀도나 지경(地經)학적 상 호 작용 수준 면에서 미ㆍ중ㆍ일ㆍ러 로 대표되는 주변 4강 가운데 한·러 관계가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떨어 지고 무역 규모도 가장 낮다.   2008년 9월 양국 관계가 전략적 관계로 격상됐지만 외교적 수사(修 辭)와 실질적인 협력 사이에 적지 않 은 괴리가 있다.   박근혜 신정부 시대 한·러 관계가 명실상부한 전략적 관계로 진입하려 면 발전을 구조적으로 제약하고 있 는 두 가지 요인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북한 요인이다. 그동안 북 한은 한·러 관계 발전을 가로막았고, 여전히 막고 있는 상시적 장애물이 다. 한ㆍ러 사이의 지경학적 연계성을 강화해주는 일련의 경협 프로젝트 들, 예컨대 시베리아횡단철도(TSR)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남-북러 전력망 및 가스관 부설 등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북한에 가로막 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

니라 북한의 군사 도발과 핵 개발은 동북아 역내 불안정을 심화시키면서 한·러 관계 증진에도 부정적으로 작 용해왔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 북한 세습정권 유지에 일정 수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러시아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특히 중 국과는 별개로 북한체제의 평화적인 개혁·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보다 실 효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 요한 시점이다.   두 번째 요인은 한국 외교의 미 국 중심성이다. 2008년 2월 굳건한 한ㆍ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출범한 이 명박 정부가 그해 9월 새삼 러시아 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 축한 이유는 중국의 부상, 러시아 의 부활, 일본의 보수 우경화, 미국 의 상대적 쇠퇴, 그리고 철도의 연결 과 에너지 파이프라인의 부설이 엮 어내는 동북아 신질서의 태동을 염 두에 둔 것이다. 또 한국의 독자적인 국익 확대와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외교·안보 전략의 기본 틀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문제는 현 한·미 동맹 구조하에서 한국 외교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데 있다. 한국 외교가 미국 프레임에 갇 혀 있는 한 대러 정책의 자율성은 제 한받는다. 한국이 한·미 동맹을 경 직되게 수용하고 그 틀 속에서만 움 직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는 러 시아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전략적 인 ‘관계 맺기’를 이루기 어렵다. 한· 미 동맹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를 유연하게 해석하는 창조성 위에 서 러시아를 포함한 주변 4강과의 ‘전략적 관계 맺기’가 시작될 수 있 는데, 사자성어로 연미화로(聯美和 露) 또는 연미연로(聯美聯露)로 표 현할 수 있다.   21세기 한국이 한반도의 안보와 핵심적인 국가이익을 주도적으로 확 보하려면 친미, 반러, 반미, 친러 등 과 같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동맹 및 우방들과의 관계를 소중하 게 발전시키는 가운데 체제와 가치 를 달리하는 주변 국가들과도 협력 의 틀을 확대해 나가는 중층적이고 선순환적인 대외전략이 필요한 시점 이다.

알림

러시아 자원과 기술 활용 방안 세미나 엽니다 내달 3일 서울 롯데호텔  전경련 주최, 정부재계금융계 대표들 참석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월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의 특별 패널 토론 ‘동북아 시대 원자재, 기술의 미래-러시아 자원 활용 방안’을 주최한다. 행사에는 러시아ㆍ한국ㆍ동북아 국 가의 재계ㆍ금융계ㆍ정부 대표들이 참석한다. 회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 동북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모델 모색 - 아시아 자원 시장에서 러시아의 비중 확대 가능성 - 동북아의 자본시장과 대러 직접 투자가 러시아 지역 발전에서 갖는 의미 - 새로운 교역ㆍ투자 모델 모색, 역내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한 인프라 관련 주요 과제 - 신기술과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 - 글로벌 공급망에서 러시아의 역할 확대 가능성 - 리스크 완화, 경제발전에서 국가와 국부펀드의 역할

서예가 무각 김종칠이 러시아 FOCUS 3호의 발간을 축하하며 행운 휘호를 보내왔다. 그는 한·러 교류의 가교 역할을

- 러시아가 G20 의장국으로서 제시한 우선 과제들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3월 모스크바에서 서예 전시회를 열었다. 2009년 이후 네 번째다.

독자 투고, 객원 칼럼, 만평 등 ‘오피니언’란 의 기고나 만평은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고자 선정됐으며, 러시아 FOCUS나 러시스카야 가 제타 편집부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투 고는 편집부 메일 editor@russiafocus.co.kr 로 보내주십시오.

발행인 예브게니 아보프

※러시아 FOCUS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iyskaya Gazeta)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러시아 FOCUS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주필 콘스탄틴 페츠

게스트 에디터 안승환(한국) 서브에디터 안성규(한국)

ⓒ Copyright 2013, FSFI Rossiyskaya Gazeta. All rights reserved. 모든 저작권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이사장 알렉산드르 고르벤코 대표이사 파벨 네고이차 편집장 블라디슬라프 프로닌)에게 있습 니다. 러시아 FOCUS 지면의 내용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의 서면동의 없이 개인적인 용도나 기타 목적으로 무단 복사, 배포, 재인용할 수 없습니다.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사용이나 복사에 대해 서는 아래 연락처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문의는 율리야 골리코바 광고PR국장(golikova@rg.ru) 혹은 마르크 자바츠키(editor@russiafocus.co.kr)에게 하시기 바랍니다.

사진국장 안드레이 자이체프 인쇄국장 밀라 도모가츠카야

홈페이지 http://russiafocus.co.kr E-메일 editor@russiafocus.co.kr 전화 +7 (495) 775 3114 팩스: +7 (495) 988 9213 주소: 24 Pravdy STR, bldg 4, Floor 12, Moscow, Russia, 125 993

편집인 엘레나 김 부편집인 엘리자베타 레비츠카야


러시아 FOCUS ┃ 여행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R7

슬라브족 봄맞이 명절 마슬레니차

러시아식 팬케이크 먹으며 동장군의 퇴각 자축 러시아 전통 음식 블린 만들기

올가 리피치 기자

▶초간단 블린

즐겁게 놀고 배불리 먹는 날

재료(20장 분량)

밀반죽 구워 갖가지 고명 얹어

달걀 2개

누가 블린 크게 굽나 시합도

버터 1큰술

설탕 1큰술

식용유 1큰술 중력분 1/2컵

‘마슬레니차’ 혹은 ‘팬케이크 축제 주간’ 은 고대 루시(러시아의 옛 이름)가 기독교 를 받아들이기 이전인 이교 시대에 탄생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슬라브족의 봄 맞이 명절이다. 겪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러시아의 겨울은 혹독하다. 그러고는 봄이 ‘휘리릭’ 하며 성큼 다가온다. 갑자기 세진 햇빛이 얼음과 눈을 녹여 순식간에 천지가 질퍽해지고 물을 흠뻑 들이켠 풀은 훌쩍 웃 자란다. 이 황금 같은 순간을 기념하는 명 절이 바로 이 마슬레니차다.   얼어붙은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줘야 한다. 당연히 먹는 게 중심이다. 이 축제가 이어지 는 1주일 동안 1년 중 가장 즐겁게 놀며 배 불리 먹는다. 올해 마슬레니차 주간은 3월 셋째 주다. 마슬레니차에서 먹는 음식의 대 명사는 러시아의 전통 팬케이크 ‘블린’. 적 당하게 번역할 말이 없다. 서양에선 팬케이 크로 번역되지만 그것과도 다르고, 한국의 밀가루 지짐을 닮았지만 역시 다르다. 어쩌 면 두께만 보면 한국 쪽과 더 비슷할지 모 른다.   블린 만들기는 오랜 이교 전통에서 비롯 되었지만 러시아 정교회 신앙에 깊숙이 뿌 리박고 있다. 이교 전통이라고 한 것은 슬 라브 민족의 신화에서 봄을 상징하는 신 혹은 태양의 신인 ‘야릴로’가 겨울의 암흑 을 몰아내면 이를 기념해 따뜻한 태양을 상징하는 노랗고 둥근 블린을 구워 먹는 것 이다. 고대 슬라브인들은 봄을 ‘야르’라고 했는데, 이 단어가 ‘야릴로’의 어원이라는 설이 있다. 그래서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

우유 2와1/2컵 소금 1/3작은술 조리법 1. 달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뒤 노른자를 설 탕과 섞는다. 2. 작은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다. 3. 오목한 그릇에 밀가루, 소금, 버터, 식용유, 달걀 노른자를 섞어 반죽이 되도록 열심히 젓는다. 4. 반죽이 약간 묽어지게 우유를 넣는다. 5. 거품을 낸 달걀 흰자를 반죽에 넣고 다시 젓 는다. 6. 반죽이 완성되면 예열한 프라이팬에 지름이 슬라브 민족의 봄맞이 명절인 마슬레니차 축제. 전통복 차림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각종 놀이를 즐기고 있다.

AFP/East NEWS

3~4인치가 넘지 않도록 작게 올려준다. 약중불 로 밑면이 노릇하게 될 때까지 살짝 익힌다. 뒤

마슬레니차 대표 음식 블린을 들고 있는 소녀.

작되는 기간에 축제가 자연스럽게 시작되 는 것이다.   이 명절을 앞둔 러시아 전역에서는 일가 친척이 모여 ‘수천t’의 블린을 만들어 먹으 며 사순절 금식과 봄의 도래를 준비한다. 마슬레니차 주간이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블린을 만들지만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집중적으로 먹는다.   블린 요리의 핵심은 뭘 넣느냐에 있다. 한국인이 더 편하게 이해하려 한다면 커다 랗고 얇은 만두피를 프라이팬에 지진다고 상상하면 된다. 다만 만두와 달리 속을 ‘넣 지 않고’ 찌거나 삶지도 않는다. 블린은 지 져낸 다음 즉석에서 ‘고명을 얹은 뒤 말아 서’ 먹는다.   러시아인들이 얹는 고명은 ‘가장 비싼 음식’이라는 캐비어, 절인 버섯, 야생 딸기

같은 과일의 잼, 꿀, 약간 시큼하고 김치처 럼 러시아인의 밥상에서 분리할 수 없는 스 메타니 크림, 버터를 얹는다. 이외에 뭘 얹 어 먹어도 상관없다. 아무도 안 말린다.   매년 블린 대회도 러시아의 많은 도시에 서 열린다. 누가 제일 큰 블린을 굽는지를 경쟁한다. 피자 대회인 셈이다. 올해는 시베 리아의 블린 애호가들이 지름 3m 크기의 거대한 블린을 구울 계획이라고 한다.   마슬레니차 기간에 물론 블린만 만들어 먹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놀이가 있다. 남 자들은 ‘전통적’인 주먹 싸움을 벌이고 나 란히 묶인 세 마리 말이 끄는 ‘트로이카’나 썰매를 타고 용맹함을 뽐내기도 한다. 여성 들을 잡아 끄는 것은 아무래도 거리에서 벌 어지는 다양한 공연이다. 밤에는 횃불놀이 와 모닥불 축제가 이어진다.

집어서 타지 않도록 주의하며 노릇하게 부친다. 7. 기 호에 맞게 크림, 과일잼, 꿀 등을 곁들인다. 8. 맛있게 먹는다. ▶맥주 블린 대중적인 레시피는 아니지만 맛이 독특하다. 재료 우유 2컵, 맥주 2컵(라거 또는 단맛이 강한 흑맥 주), 체 친 통밀가루 2컵 또는 통밀가루 1과1/2컵 또는 호밀가루 1/2컵, 달걀 1~2개, 식용유 또는 녹 인 버터 2큰술, 설탕 또는 꿀 1큰술, 소금 1작은술, 베이킹소다 1/2작은술, 감자 1/2 개 조리법 반죽이나 구워내는 법은 전통 블린 방식을 따 르면 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고속철화 시동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구간  완료 땐 최고 시속 400㎞로 운행 다리야 곤살레스 기자

러시아 경제 개발부는 최근 시베리아횡단 철도의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구간을 고속철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속철 도화 구간은 점차 동쪽으로 옴스크, 노보 시비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이르는 구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총연장 1615㎞ 의 철도가 부설될 경우 지금보다 4배 이상 빠른 최대 시속 400㎞까지 열차운행이 가 능해진다. 철도가 완성되면 현재 30시간 이 상 걸리는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구 간을 4시간만에 주파 완전히 일일생활권이 된다.   또 현재 6일 정도 걸리는 모스크바~블라 디보스토크 구간도 대폭 운행 시간이 줄어 들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또 이런 사업

러시아 경제개발부 계획 발표 동쪽으로 구간 확대할 예정 러 철도 주식 5% 팔아 자금 마련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3 년 말까지 국영독점회사인 러시아철도사의 주식 가운데 5%를 매각할 계획이다.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그 길이와 철 도가 지나는 역의 수, 그리고 부설속도 면에 서 세계 최고로 기네스 북에 등재되어 있다. 20세기 초반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러시아 유럽 영역과 아시아 영역을 이을 운송로 역 할을 했다. 현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연간 1억t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많은 승객을 운 송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단계별로 총 6개 구 간으로 나뉘어 건설됐는데 그중에서도 가 장 공을 들인 곳은 중부 시베리아 철도 구간 이다. 험준한 지형을 관통해야 했기 때문이 다. 당시 철도부설기술자들은 영구동토와 같은 당시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자연

시베리아횡단철도 중 1908년 완공된 바이칼환상철도(총연장 260㎞). 횡단 구간 중 공사가 가장 어려웠던 구간이다.

현상과 최초로 부딪치게 됐다.   연장 260㎞에 다다르는 바이칼 환상철 도 부설 계획은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됐다. 1900년 바이칼 호를 지나는 연장 73㎞ 노선 이 개통됐고 5년간 영국제 쇄빙선 ‘바이칼’ 과 ‘앙가라’호가 호수의 동서를 연결하며 열차를 실어 날랐다. 1903~1904년 겨울 호 수 얼음 위로 열차와 증기 기관차를 운행하 는 길이 45㎞의 철로가 놓였었다. 하지만 러 일전쟁 당시 이런 방식이 효율적이지 못하 다는 지적이 대두됐고 러시아 제국 정부는 바이칼 환상 철도 부설 작업에 착수했다. 바 이칼항과 쿨툭항을 잇는 바이칼 둔치 81㎞ 구간은 수면 위 400m 높이이며 경비·규모· 난이도 면에서 바이칼 환상철도 부설은 당 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국책사업이 었다. 이처럼 험난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바

이칼 철도는 2년 만에 완공됐으며 당초 계 획된 것보다 1년 앞당겨진 시기에 개통됐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2173㎞에 달하는 아무 르 철도가 개통됨으로써 제1차 세계대전 당 시인 1916년에 공식적으로 완공됐다.   현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바이칼·모스 크바와 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인근 ‘황 금고리’와 함께 러시아의 주요 관광지로 부 상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지나가 는 대도시로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 스크, 이르쿠츠크, 예카테린부르크, 니즈니 노브고로드, 모스크바가 있으며 관광객들 은 새로 도입된 매표 시스템을 통해 기차로 도시와 도시 사이를 여행하는 홉온-홉오프 (Hop on-Hop off)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시 베리아 횡단철도는 2003년 1월 1일부로 전 구간이 전철화됐다.

프로시나 엘레나


R8

러시아 FOCUS ┃ 스포츠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빅토르 안으로 제2 인생, 안현수

러시아, 살아 보니 따뜻한 나라 이젠 정말 내 집 같아 은퇴해도 여기서 계속 공부할 계획

김 엘레나 에디터

국적 바꿀 때 격려해 준 팬들 큰 힘

▶ 1면에서 계속

경기 끝나면 한국 선수들과 잘 지내 러시아 미녀 많지만 내 짝은 아직

인터뷰하는 안현수.

훈련 결과는 선수 각자가 얼마나 운동을 소화 하고 얼마나 자신에게 잘 적용하느냐가 더 중요 하다고 봐요. 이제 저는 적응했고, 이곳 스타일이 좋아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한국에 적응했었기 때문에 그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어떻습니까.   “처음에는 굉장히 이상했지요. 항상 같이 운동 하던 선수들과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기 때문입 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선수들끼리 선의의 경쟁 을 했고, 여기 와서도 상황은 똑같다고 생각합니 다. 단지 나라와 유니폼이 바뀌었을 뿐인 거죠. 얼 음판 밖에선 한국 선수들과 잘 어울립니다.”   -그래도 국적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어쨌든 제가 국적을 바꾼다는 게 한국에선 큰 이슈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역할이 러시아에 서 아주 중요하고, 내가 잘하면 한국 후배들에게 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제가 이곳으 로 옴으로써 러시아팀이 발전하는 모습도 보여주 고 싶고요. 지금은 힘든 거 다 잊고 1년이 채 남지 않은 올림픽 하나만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이라 1등에 대한 강 박관념도 많았습니다. 메달을 따면 다른 나라 선 수들은 굉장히 좋아해도 한국 선수들은 실망하 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러시아에서는 메달 색에 관계없이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좋아하고 축 하해 주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제가 부상을 많이 당하니까 부모님께서는 편 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를 바라셨어요. 러시아로 온 것도 부모님이 여러 곳을 알아보고 알려주셨기 때문이고, 저도 고민 후에 러시아로 오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제가 원하는 곳에서 운 동을 시작한 것인 만큼 열심히 하고 또 국제대회 에 나가니까 부모님은 기뻐하십니다. 지금은 동 생들도 있고 해서 부모님이 한국에 계시고 아버 지만 몇 번 러시아에 오셨어요. 제가 여기서 자리 를 잘 잡으면 부모님들은 이리로 오고 싶은 생각 도 있다고 하셔요.”   -훈련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   “아침 7~8시 사이에 일어나 식사를 한 뒤 2~3 시간 훈련하고 점심 먹고 씻고 쉬었다가 오후에 다시 훈련을 합니다. 거의 이런 식이에요. 자유시 간이 비교적 많아 개인훈련은 이 시간을 이용하 는 편입니다.”   -쉬는 시간엔 뭘 하나요.   “저녁 6시면 일정이 대개 끝나기 때문에 마리 나와 러시아어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쉽 니다. 운동만큼 휴식도 중요하기 때문이고 다음날 훈련에 지 장이 없으려면 그 렇게 하는 게 맞다 고 생각합니다. 일 정이 있으면 휴식 시간이 있어도 잘 나가지 않고, 휴일 이 며칠 계속될 때 는 외출을 합니다.

모스크바 지하철도 많이 탔고, 가볼 만한 데는 거의 다 가본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는 상트페테 르부르크도 갔었습니다. 생각보다 잘 돌아다닙 니다. 딱히 필요한 게 없으니까 그냥 혼자 돌아다 닙니다. 숙소에 틀어박혀 있는 것보다 바람을 쐬 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음식은 어떻습니까. 한국 사람에게 러시아 음식은 힘들다고 하던데.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음식을 가리 는 타입이 아니라 잘 먹기는 했지만 항상 같은 음 식만 먹게 되고, 한국 식습관도 있다 보니 약간 의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팀이 한국 음식 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서 먹고 싶으면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보통 블린 (러시아 팬케이크)에 꿀을 발라 먹기도 하고 아 무튼 여러 가지 다 잘 먹습니다. 밥도 꼭 챙겨 먹 습니다. 그리고 스태프들의 추천이나 훈련에 필요한 열량이 있기 때문에 고기 위주로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운동선수 생활을 끝내면 어떻게 할 겁니까.   “다시 한국으로 갈 생각은 아직 없습 니다. 제가 할 일이 있다면 여기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고… 내 미래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 습니다. 운동을 그만둔 후에도 언어 실력 을 늘리고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남으려고 해 요. 스포츠 관련 분야 공부를 했 으면 좋겠습니다. 트레이너같이 선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했 으면 좋겠어요.”   -러시아 여자 친구가 있나요. 러시아엔 미녀가 많잖아요.   “다니면서 러시아 여성들을 많 이 보게 되는데, 한국 사람들보다 이 목구비가 뚜렷하고 키가 크잖아요. 다 리도 길고. 그래서 다 예쁘게 보이는 것 같아요. 동양 사람도 예쁜 여성이 많지만 그런 점에서 비교가 되니까 전체적으론 인 식이 다른 것 같아요. 아무튼 아직은 누구를 만난다거나 이런 것은 없어요.”   -한국 팬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제가 여기 올 때 많이 응원해 주셨지만 걱정 도 많이 해주시고, 또 그만큼 격려를 많이 해주 셨기 때문에 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적응하기 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또 많은 비난도 있 었습니다. 국적을 바꿔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했 을 때 많은 분이 안 좋은 말도 많이 하셨어요. 그 와중에도 많은 팬이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열심 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국제무대에 섰을 때 누구보다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 그 팬들이었 기 때문에 너무 기뻤습니다. 그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선수로서 메달에 상관없이 계속해 전 진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나의 마 지막 무대가 될지 모를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모 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 끝 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러시아를 얼마나 알았습니까. 편견은 없었나요.   “여기 올 때까지 잘 몰랐습니다. 한국 사람들

에게 러시아는 아직 약간 무서운 나라로 여겨지 고 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와 보니 그렇지도 않 았고, 오히려 운동하는 데는 더 편했습니다. 다 만 자유롭게 사람을 만나 얘기를 할 수 없는 것 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겠지요. 시간이 지나 러 시아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 그런 문제는 해결되 겠지요. 그래서 한국 친구에겐 늘 좋은 이야기들 만 해줍니다. 제가 여기서 잘 생활하고 있다는 것 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처음 생각과 달리 편해지고 익숙해지는 것을 보니 잘 왔다는 생각 이 들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춥지도 않고. 그리고 가끔 한국에 들어가는데, 갈 때는 ‘이걸 하고 저 걸 해야지’ 그러는데 막상 가 있으면 빨리 러시아 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러시아 로 오기 전엔 ‘추운 나라’였지만 사람들을 겪고 조금 생활하고 나니 ‘따뜻한 나 라’가 된 거죠. 사람들이 저를 따스하게 대하 는 것에 대해 고마 움을 느끼는 것 같 아요.” 정리=안승환 게스트 에디터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

“빅토르는 러시아팀엔 특별 보너스 같은 선물” 아나톨리 사모흐발로브 기자

안현수 선수가 한국에서처럼 러시아 빙상에 기여하고 있는 지 러시아 빙상연맹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을 만나봤다.   -빅토르 안의 역할은 어떤가.   “빅토르의 공헌을 인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지 만,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은 흥미롭고 전도가 밝은 팀이며 독창성을 가진 다양한 선수들로 구 성돼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팀이 받은 엑스트라-보너스(특별상여금)

라 할 수 있다. 빅토르는 단독으로 승리를 거둘 능력도 있고 팀의 계주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했디. 데르레첸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시 리즈 라운드별 대회의 계주 분야에서 지금의 러 시아 대표팀이 세계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 며 경쟁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다면 대회 결과 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   -팀에 대한 기여는.   “빅토르의 역할은 위에서 말한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전설적인 선수이며 러시아 선수들 에겐 천상의 인물이다. 전 세계가 빅토르를 ‘쇼트 트랙의 신’이라고 불렀다. 러시아 선수들은 바로 곁에 서 있는 빅토르와 함께 훈련하면서, 그 역시

지치고 부상을 입고 고통도 참아내는 자신과 다 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그리고 빅 토르의 기술과 경주 전략도 배우는데 이런 것은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억나는 점이 있나.   “개인적으로는 빅토르 안이 오랜 공백 끝에 다시 빙상 경기에 출전한 모스크바 월드컵대회 를 기억한다. 미국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이 빅토르와 함께 사진을 찍고 트위터에 올리면 서 ‘신의 귀환’이란 제목을 달았다. 우리 선수들 은 훈련을 하면서 ‘신’과 같이 달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것은 심리 훈련에 큰 도움 을 준다.” 1

2

3

4

5

6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