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자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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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FOCUS ┃ 국내 정치세계

section sponsored by Rossiyskaya Gazeta, Russia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푸틴의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

국방장관국영기업 사장  비리 드러나면 가차없이 메스 밴 애리스 기자

공직자 부정부패로 러시아 정부는 한 해 수천억 달러씩 잃는 것 같아 보인다. 전 같으면 쏟아져 들어오는 오일달러 덕에 이런 걸 슬쩍 눈감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이런 손실을 용납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성 장이 둔화되며 상황이 달라졌기 때 문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긴 하지만 무역ㆍ재정 의 이중흑자라는 황금기는 앞으로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티토프 기업인권익보호 대통령특사는 부정부패의 원인은 밀려들어오는 막대한 현금”이라 주 장한다.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별부 패지수(CPI) 조사에서 80대 중간쯤 에 머물던 러시아의 부패도는 2010 년 182국가 중 154위로 급추락했다. 부정부패 첫 집중단속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취임한 2008 년부터 시작됐다. 그 결과 2011년 국 가투명도 순위에서 러시아는 143위, 이어 2012년 11월에는 133위로 향상 됨으로써 변화 움직임은 확실히 포 착됐다(물론 바뀐 집계방식 때문에 결과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지난해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 령은 취임 이후 반부패 캠페인의 강 도를 부쩍 높였다. 2012년 10월 말엔 배전공사(MRSK)의 드미트리 구드 조얀 사장이 리베이트 알선 혐의로

예산 떼먹은 공직자 구속 의원관리 재산 신고법 제정 투명성 154위서 133위로

해임됐다. 이 조사는 아르카디 드보 르코비치 부총리가 직접 지시를 내 려 시작됐다.   “드보르코비치 부총리는 조사 후 혐의가 사실로 판명되면 공사 차원 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모스크바 투자은행 르네 상스캐피탈의 유틸리티애널리스트 인 블라디미르 스킬라르는 말했다.   같은 시기에 옐레나 스크린니크 농무장관(여)도 2009년 국영 농기계 임대공사 ‘로스아르고리징’을 운영 하면서 13억 달러 규모의 사기사건 에 연루됐다는 TV다큐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해당 방송사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11월 러시아 GPS 위성항법 시스템 ‘글로나스’의 설계자이자 러 시아우주시스템 사장인 유리 우를 리치치가 2억 달러 횡령 혐의로 해 고됐다. 같은 달 국영 도로공사 ‘로 스아프토도르’ 사장이 국고 남용 혐 의로 해고되는가 하면 알렉산드르 프로보토로프 국영유선통신사 ‘로 스텔레콤’ 사장이 수뢰 혐의로 가택 수색을 받았다.   크렘린의 반부패 캠페인은 2012년 9700만 달러 규모의 국고 횡령 조사 과정에서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

방장관이 해임되면서 가속도가 붙었 다. 한 달 후인 2012년 9월 블라디보 스토크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준비기금 남용과 관련, 첫 번째 구속 자가 나타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억 달러 규모 최신식 현수교 건설 을 포함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에 러 시아 정부가 투입한 예산은 총 200억 달러가 넘는데 일부 공직자들이 뇌 물과 기타 사기 수법으로 수백만 달 러 돈잔치를 벌였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의 한 고참 은행가는 부 정부패 집중단속이 실질적 효과를 가 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은행가는 “이 모든 것이 지 방 언론이나 떠들어대는 소동으로 볼 일이 아니다. 관계자들이 해고되고 구속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으니 완전 히 헛소동은 아니다” 고 강조했다.   정부는 반부패 정책의 제도화 작 업에 착수했다. 1년 전 푸틴은 국영 전력회사들에 최종수익권자(UBO) 가 불투명한 기업에 하도급을 주는 것을 금지시켰다. 또 국회의원과 공 직자의 수입과 재산을 신고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국영 기업에 대해서도 유사한 내용의 법이 통과됐 다. 크렘린은 정부 투명성 증대를 위 한 일련의 법 제정을 통해 자신의 반 부패 캠페인의 강도를 올리고 있다. 2012년 6월 26일 메드베데프 총리(왼쪽 뒷모습), 모스크바주 세르게이 샤이구 주지사 (가운데) , 아나톨리 세르주코프 국방부 장관. 촬영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세르주

“건배는 이릅니다. 제가 말하려는 게 여러분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정부

코프는 이후 횡령 혐의로 해임되고 샤이구가 국방부 장관이 됐다. 총리가 뭔가 말하자

공직자, 대통령 비서실, 그리고 상하원 의원들의 활동은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세르주코프가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푸틴, 브릭스 힘 싣기  정치경제 협력기구로 자리매김 엘리자베타 레비츠카야 기자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공(왼쪽부터) 등 브릭스 정상들이 2012년 6월 18일 멕 시코 로스카보스에서 개최된 정상회담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East NEWS

러시아가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 는 브릭스(BRICS)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러시아 연방의 브릭스 참여 구상안’을 확정 했다.   26일부터남아프리카공화국 더 반에서 열린 제5차 브릭스 정상회 의를 며칠 앞두고 러시아는 대통령

실과 외무부 사이트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구상안은 “러시아는 브릭스가 동 서 또는 남북의 낡은 구분선을 뛰어 넘어 국제 관계의 새로운 모델로 글 로벌 체제 속에 자리매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대화 기구였던 브릭 스를 국제 정치와 경제 현안에 대해 전략적, 지속적 상호 협력을 도모하 는 총괄 기구로 전환하는 것이 러시 아의 가장 중요한 핵심 목표 중 하

나”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브릭스를 군사연합 체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브릭스를 통해 국제 안보도 강화할 수도 있 다”고 밝혔다.   구상안은 나아가 “브릭스의 등장 으로 세계의 주도권은 얼마 전까지 만 해도 변방이었던 지역으로 넘어 갔으며 이제는 이 지역이 세계에 대 안을 제시하고 서방과의 협력을 통 하거나 독자적으로 새로운 국제질

서의 기저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 명했다. 브릭스는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중 요한 대외 정책 활동 방향의 하나로 꼽는 외교 대상이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 차관은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세계 무대에서 브릭스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둘째, 러시아와 브릭스 국가 간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 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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