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회원 여러분과 방문자들로 붐비던 사무실이 한산해진 지 벌써 몇 달이 지났습니다. 모두 잘 계시지요? 코로나 19는 사무실의 풍경도 바꿔놓았고, 저희가 여러분을 만나는 방식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다소 부족했던 2월의 랜선 회원신년회를 지나, 6월을 맞이하는 지금은 화상회의도 온라인 생방송 송출도 제법 능숙해졌습니다. 직접 대면하는 일이 쉽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한국여성의전화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나가는 방식이 더욱 풍성해지고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해봅니다. 코로나 19로 대변되는 전염병과 재난이 가정폭력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대응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그 맥락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한산했던 사무실과 거리풍경과는 달리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전히 분주히 활동했습니다. 21대 총선을 맞아 성평등 실현과 여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정리하여 발표하고 후보들을 상대로 전국 지부와 함께 공약에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는 한편, ‘56년만의 미투’로 알려진 성폭력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 개시 활동, ‘N번 방’으로 알려진 온라인 성착취 사건에 대한 대응 활동, 그리고 오프라인의 ‘N번 방’이었던 김학의, 윤중천에 의한 성폭력 사건 대응 활동 등 우리 사회의 여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자립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고민도 꾸준히 깊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바꾼 풍경과 분주했던 2020년 상반기의 모습을 베틀 16호에 담아 전합니다. 새삼스레 언제나 어디에서나 든든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