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EEK VOL.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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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클 리 이 슈 • N E W S

제44호•2012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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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테두리에도 속하지 않는 무소속 정체성을

핵심 인사들이 빠지자, 캠프 실무가 사실상 제대

한동안 유지했다. 야권 단일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로 작동하기 힘든 상황으로 흘렀다. 출마 당시 20

한국의 대선에서 지금까지 무소속 또는 제3후

강조하긴 했지만, 민주통합당 입당이나 신당 창당

여명으로 시작한 캠프 인원은 자원봉사자까지 합

보가 승리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무소속 안

을 두고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긍정보다는 오

해 한 달여 만에 200명 규모로 늘긴 했으나, 거대

철수 전 후보도 이 길을 그대로 걸었다. 1년여 동안

히려 부정하는 쪽에 가까워 ‘무소속 대통령’ 논란

정당에 맞서 대선을 치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

5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누린 ‘안철수 현상’

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의 무소속 행보는 사

이다. 후보 개인의 기량과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

을 바탕으로 새 정치 구현에 나섰지만 제3후보의

실상 여기까지였다. 무소속 대통령론이 민주당 지

하는 제3후보의 한계는 이런 측면에서 안 전 후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 사례만 추가했다.

도부로부터 맹공당하면서 그의 지지층이 양분되

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이다.

하지만 이전 무소속 후보들과는 다

기 시작했다. 정치쇄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하지만 공약 제시 등에서는 기존 정당 후보에 못

른 의미있는 족적을 남김으

지지자들은 무소속 대통령론에 지지 의사를 보냈

지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비록 다른 유력 후보에

로써 제3후보 한계론을 뛰

지만, 정권교체를 지상 과제로 보는 야권의 전통

비해 공약 제시가 늦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다

어넘을 토대를 쌓았다는 평

적 지지층은 흔들렸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른 후보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 전

가도 있다.

“무소속 대통령이 가능하냐”고 문제제기에 나선

후보 캠프 정책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은

정치 신인인 그가 대선에

것은 정권교체를 중요하게 보는 지지층에게 불안

150억~160억원의 정책개발비를 받지만, 우리는

출마하고 지지를 얻

감을 주는 전략적 공격으로 작동했다. 안 전 후보

자발적인 포럼으로 국고보조금 한 푼 안 쓰고 거의

어나가는 과정에

캠프 한 핵심 관계자는 “단일후보로 정권교체를

전 분야에 걸친 정책집을 내놨다”며 “정치사에 없

서 무소속은 그

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했음에도 상당 기간 정권교

던 성과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의 ‘정체성’을

체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을 애태우면서 피로감을

과거 제3후보들은 선거가 끝나면 무대에서 사

상징했다. 기성

줬다”며 “결국 후반부에 가서는 ‘무소속’이 장점

라지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경우는

정치를 향한 불

대신 불안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기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신이 팽배한 상

성 정당의 주장에 필적하거나 제압하는 탄탄한 대

26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전 후보는 사퇴

황에서 그의 이

응 논리를 제시하지 못한 게 실패의 한 원인이 됐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기 때문에 그

름을 딴 ‘안철수

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정당의 당원 등에 비해 제3

힘이 안 전 후보의 새로운 출발 원동력이 될 것 같

현상’은 곧 정치

후보의 주장에 열광하는 지지층의 충성도가 상대

다”며 “오히려 대선 이후 정국의 중심이 될 가능성

쇄신으로 읽혔

적으로 떨어지는 면도 이런 결과를 낳게 했다는 분

이 높다”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다. 그를 지지하

석이다.

장도 “기존의 제3후보들은 자신의 정치적 야심에

제3세력 도전 한계… 새 정치 원동력 가능성확인

는 층의 상당수는

이 같은 제3후보로서의 현실적 한계는 안 전 후

주목하거나 개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에만 집중했

어떤 정당도 지지하

보가 새 정치 구현에 대한 드라이브 대신 단일화

지만, 안 전 후보는 자신을 향한 지지를 정치쇄신

지 않는 무당파였다.

협상 테이블로 서둘러 가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

이라는 아젠다(의제)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열기

출마 후에도 그는 어느

다. 그리고 민주당과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면서

위해 노력한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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