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8 by joymission

JOY - JESUS FIRST, OTHERS SECOND, YOU THIRD

07 08

The

Joy

다시 보는 마게도냐 환상

2019 July & August

● 김수억 대표

사도행전 16장을 보면 초기 기독교 선교 역사에서 획기적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나온다. 아시아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려고 했던 바울이 마게도냐로 시선을 돌리고 건너가서 빌립보에 교회를 세움으로 유럽 선교가 시작된 내용 이다. 이 사건은 복음이 단순히 지역적으로 더 멀리 확장되었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지리 적 장벽보다 더 넘기 힘든 문화의 장벽을 넘은 사건이기 때문이다. 바울의 2차 전도여행은 아시아에 세운 교회들을 살피기 위함이었다.(행15:36) 바나바와 갈등이 생겨 바울은 따로 팀을 꾸려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목적은 아시아에 세운 교회들에 있었다.(15:41-16:1) 그러나 어느 순간 사역의 길이 막히기 시작했고 풀리지 않았다. 성경은 성령이 막았고(16:6),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16:7)이라고 했다.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막으셨다는 것이다. 바울의 열심은 부족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아시아’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돌파구를 찾 으려 했다.(16:7,8) 이때 하나님은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시며 마게도냐인의 환상을 보게 하신다. 바울은 밤에 마 게도냐 사람 하나가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고 청하는 환상을 보았다.(16:9) 그제서야 바울은 하나님이 아 시아에서 사역을 막으셨던 이유를 알게 되고, ‘마게도냐’로의 새로운 부르심을 확인하게 된다.(16:10) 바울은 자신의 복음이 문화적 선진국인 마게도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은 기독교 가 이미 세계의 종교로 자리 잡아 예루살렘이나 안디옥 교회가 세계의 중심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당시 그곳은 로마제 국의 변두리요 무력한 소수민족 종교(유대교)의 한 분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복음에 대한 바울의 체험은 분명했고 확 신도 컸지만, 당시 일등 시민으로서 로마인의 자존심과 헬라인의 문화적 풍성함에 비하면 바울이 전하는 십자가 복음 은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하게 보였을 것이다. 예수의 복음이 유대인과 그 주변의 이방인들에게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 었을는지 모르지만 로마인과 헬라인들은 달랐다. 이들은 세계의 부와 힘과 지혜를 가진 다른 수준의 사람들이었다. 바 울은 이미 세상의 학문을 배웠고 로마의 시민권까지 있었기에 이 문화적인 격차를 더욱 선명하게 인식했을 것이다. ‘저 들은 우리보다 더 잘 살고, 더 월등한 문화와 문명을 가지고 있는데 과연 이 변방의 메시지에 관심이 있을까? 저들도 이 메시지가 필요할까?’ 이런 머뭇거림으로 아시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던 바울이 ‘마게도냐인의 환상’을 보게 된 것 이다. 바울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던 마게도냐 사람들에게도 ‘갈릴리 변방의 예수 복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십자가의 복음이 세상의 지혜를 넘어서는 메시지임을 확신하게 된다.(고전 1:18-25) 지난 5월 바울이 마게도냐 환상을 보고 건너갔던 그리스 북부 지역을 여행하면서 ‘오늘날 우리의 마게도냐는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스는 정교회 신자가 90%를 넘지만 개신교 신자는 매우 미미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 역사를 가진 그리스 교회가 500년 역사의 개신교 메시지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후기 기독교 사 회가 된 유럽의 기독교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적으로 이미 지나간 기독교 메시지에 그들이 다시 주목할 필 요가 있을까? 이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손 안에서 즐기고 누리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잡히지도 보이지도 않는 세계’에 대한 메시지가 가당키나 한 것일까? 디지털 족이라는 새로운 세대 앞에 우리는 넘을 수 없 는 한계를 느낀다. 바울은 어떻게 아시아를 넘어 마게도냐로 건너갈 수 있었는가? ‘마게도냐인의 환상’ 이다. 복음이 전혀 역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그 대상들에게도 여전히 복음이 유효하다 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세상은 복음에 대해 점차 닫혀가고 우리의 한계는 더 커져가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어떠한 상황에도 매이지 않는다는 것’과 여전히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 라’는 선교적 요청은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