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
낙엽이 깨진다. 바스락, 이러는 게 아니다. 퍼석, 이런 소리가 터진다. 메말랐다. 그래서 발에 걸린 낙엽들
은 그렇게 비명을 지른다. 지난 19일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건 조한 바람이 휙 불자 흙먼지가 풀풀
날렸다.
“그날(지난 7일) 밤도 이렇게 마
르고 바람이 휙휙 불었어. 저기 송 전탑이 펑하고 터졌다지. 불이 팍 번
지고, 쳐내려왔어. 요 앞까지.” 주민
이분례(88)씨가 당시의 급박함을 생
생히 전했다. 문무대왕면 산불은 메
마름과 거센 바람을 업고 살기등등 했다. 불국사까지 덮칠 기세였다.
같은 날 경북 영덕군 축산면 경정
3리. 산불감시원 권영철(55)씨가 바 람이 몰고온 추위와 긴장에 몸을 움
츠리고 있었다. 지난해 3월 사상 최
악의 산불이 이곳을 덮쳤다. 그는 “10년 가까이 현장에서 경험한 바 로는 다시 큰 산불 나기 ‘딱 좋은 날’
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산불 위험 안전재난문자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주의’와 ‘경계’를 넘 어 실제 발생 건수도 올 들어 이미
156건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56 건의 세 배에 육박한다. 통상 3~4월 봄철에 빈발하는 대형 산불(피해 면적 100㏊ 이상, 24시간 이상 지속) 도 이미 영남을 들쑤셨다. 낮은 습도와 적은 강수량, 그리고 높은 풍속까지. 권씨가 말한 ‘대형 산불 나기 딱 좋은 날’을 만드는 요 인들이 심상찮다. 중앙SUNDAY 는 기상청 기후 요소와 산림청 산불 피해대장을 분석하고 실제 대형 산 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산불 피해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가 된 컨테이 너를 방문하고 방금 진화를 마친 산 에 직접 들어가 보기도 했다. 자연 은 이미 ‘대형 산불 초비상’이란 위 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2~26일>
머니랩
초등생 아들 “나만 없어, 삼전”
월 18만9000원부터 넣어줘라
코스피 폭풍질주가 초등 교실까지 흔들
고 있습니다. 마치 옛날 애들 ‘딱지 자
랑’하듯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
스 주식을 갖고 있다고 뻐긴다죠. 경제
공부면서 절세 증여이기도 합니다.
이철재의 밀담
“아파치는 퇴물” 우크라전 교훈?
그런데 이스라엘은 왜 5조 샀나
러시아판 ‘아파치’ 공격헬기가 우크라
이나 드론 공격에 박살이 났습니다. 가
용 기종 거의 절반을 잃었습니다. 그런
데 실전의 고수, 이스라엘은 되레 아파
재무장에 나섰습니다. 왜일까요?
더,마음
“광대뼈 톡톡 두드렸더니…”
그 갱년기 부부, 다시 연애한다
김호정의 더클래식 in 유럽
하루새 200P 넘게 올라 6307.27
엔비디아 훈풍에 반도체 투톱 7%
삼성전자, 한국 첫 시총 1조 달러
불장 속 외인 7거래일 연속 순매도
서학개미는 국장으로 유턴 움직임
코스피가 사상 첫 6300선을 밟으며 ‘불
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나고 있다. 외국인 수급
은 향후 코스피 추가 상승의 핵심 변수
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6일
전 거래일 대비 223.41포인트(3.67%) 오
른 6307.27에 거래를 마쳤다. 6000선을 돌
파한 지 하루 만에 200포인트 넘게 키를
키웠다. 개장 전 공개된 미국 기업 엔비디
아의 깜짝 실적 영향으로 삼성전자·SK
하이닉스가 각각 7% 넘게 급등하
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
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
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
했다. 시총 1조 달러를 넘어
선 기업은 세계적으로 13곳
뿐인데, 이날 월마트·일라이릴
리를 제치고 12위로 올라섰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가 조용히
발을 빼기 시작했다. 지난 13일부
터 7거래일 연속 ‘팔자’(순매도)다. 이날
도 외국인은 2조1077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2~26일) 코스피 시
장에서 13조4020억원을 팔았다. 삼성전
자를 10조원 이상, SK하이닉스는 5조
원 이상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대부분이 반
도체와 자동차에 몰린 점을 감안하면
연초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강
하다”고 진단했다.
가파른 상승세에 외국인 매도세가 더
해지며 일각에서는 고점에 임박한 것 아
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외
국인의 전면 이탈로 보긴 이르
다는 분석이 앞선다. 미국 증시에
2월 코스피, 외인‘팔자’개인·기관‘사자’
단위: 원, 2월 2~26일 기준 자료: 한국거래소 4조8050억 6조3330억
>> 1면 집값에서 계속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
남 3구와 용산구는 가격 선도 지역이
자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라며 “하락
이 계속되면 인접 지역부터 차례로 가
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강남 3구와 함께 동남권으로 묶인 강동
상장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 1~2월 누적으로 33억 달러가 유입됐 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유입액 (18억 달러)의 2배 가까 이 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리서치부장은 “외국인 이 주가가 많이 올랐던 반도체주를 팔고, 다 른 제조업·하드웨어를
구는 주간 상승률이 0.03%까지 낮아졌 고, 서초구에 인접한 동작구도 0.05%로
오름세가 축소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13조4020억
오름세도 계속 둔화하고 있다. 이번 조 사에서 0.11% 올라 지난해 9월 둘째 주 (0.09%) 이후 23주 만에 가장 낮은 상승 률을 기록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 되는 5월 9일 전까지 급매물이 쌓이면 서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 이 나온다. 다만 아직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갭이 커 실제 거래량은 많지 않 은 분위기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84㎡ 의 경우 전 고점(지난달 2일, 31억4000 만원) 대비 3억~4억원 낮은 27억~28억 원대에 호가가 형성됐지만, 매물이 쌓 이고만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는 많이 오는데, 25억원 정도는 돼 야 사겠다는 분위기”라며 “매도자 입 장에선 전 고점 대비 6억원 넘게 깎아야 하는 금액이라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 고 했다. 박원갑
금리인하 당분간 없다 한은,
한은 “물가 상승률 안정적 흐름”
올해 성장률 전망 1.8 � 2% 올려
6개월 뒤 전망도 “동결” 압도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
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지난해 7, 8, 10, 11월과 올해 1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약 11개월간 금리가
2.5%에 묶였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조건부 금리 전
망(점도표)에서도 총 21개 점 가운데 16
개가 동결(2.5%)에 찍혔다. 2.25% 인하
가능성이 4개였지만, 2.75% 인상 가능
성(1개)도 나왔다. 금리 인하 압박이 압
도적이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
기다. 이날 한은이 처음 공개한 점도표
는 금통위원 7명이 각각 3개씩 6개월 뒤
금리 전망치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금리를 내리기에는 환율과 집값
이 불안하고, 올리기에는 물가가 안정적
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8%에서
2%로 0.2%포인트 올렸는데, 금통위로서
는 경기 부양 차원에서 뚜렷한 금리 인하
명분을 찾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
고,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
면의 리스크도 지속하고 있는 만큼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을 점검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린 배경
으로는 반도체 경기 호조(0.2%포인트),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0.05%포인트), 반도체·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 이연 효 과(0.05%포인트), 정부의 소비·투자 지
원책(0.1%포인트) 등이 꼽힌다. 다만 건
설 경기 회복 지연(-0.2%포인트) 정도
만 하방 요인이었다. 특히 1분기(1~3월)
성장률은 0.9%로 당초 예상(0.3%)을 크
일각 “연말께 인상요인 있을수도” “성장세 양호하지만 양극화 심화 환율은
이창용 한은 총재 일문일답
“증시, 저평가 벗어난 건 긍정적
다만 상승속도 유례 없이 빨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한국 경
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지
만, ‘K자 성장’ 등 부문별 양극화가 심
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한은 금
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
유를 밝히면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 회복 이면에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지적이 있다.
“정보기술(IT) 중심의 경제성장을 하
면서 비(非)IT 부문 성장률은 잠재성장
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간극은
앞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로
는 지금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가는데
우리 주식 상당 부분은 고소득자와 기
관이 소유하고 있다. 주가 상승의 혜택
정도가 소득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게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전 분기 역성
장(-0.3%)의 기저효과와 연초 반도체
수출 강세가 맞물린 결과다.
한은이 제시한 반도체 등 정보기술
(IT)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올해 0.7%포
인트, 내년은 0.5%포인트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9%
에서 1.8%로 낮췄다. 성장의 상당 부분
을 반도체가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업
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경우 전
체 성장 경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낙관 시 올해 2.2%(내년 2.1%)까지 성장이 가능하지만, 인공지능 (AI) 관련 거품이 꺼질 경우 1.8%(내년 1.5%)로 낮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1월 소비자물가와 근 원물가는 각각 2%를 기록했다. 다만 연
간 전망치는 2.2%, 2.1%로 소폭 상향됐 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기기 일부 품목의 비용 상승 압력을 반영한 결 과다.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로 내려 오며(원화 가치 상승) 다소 진정됐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 클(주기)’이 종료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K자형(양극화) 성장세 가 나타나는 가운데, 재정 확장으로 경 기 부진 요인이 더 완화된다면 금리 인 하 필요성은 계속 작아질 것”이라며 “인 하 사이클은 끝났고, 올해 내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 거 인하에서 인상으로 전환하는 데 평균
적으로 1년6개월 정도 걸렸다. 경기 회복
속도로 볼 때 올해 연말께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원 기자
인한 격차다. 재정정책이나 구조조정 정 책 등을 통해 양극화에 대비해야 한다.”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부담은 덜었나.
“최근 환율이 내려가고 있지만 안심 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 내 AI 주식에 대
한 우려, 관세 정책에 대한 미 대법원 판
결 영향, 일본 재정정책 등에 따라 변동 성이 크다.”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저평가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상승 속도
가 전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르다. 대내
외 충격 발생 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많
이 늘어나게 되면 변동성에 취약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부동산 대출로 가계대출이 너무 늘
어나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다. 이를 줄여야 한다는 게 한은의 견
해다.
판검사 법왜곡 땐 최대 10년형 IMF때 음식 훔친 주부 ‘기소유예’
이제는 예외없이 재판에 넘겨야 판례 변경 시도땐 수사 받을수도
법왜곡죄 도입으로 형사사법의 전반적
인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일
고 있다.
우선 판사와 검사, 경찰을 상대로 한
끝나지 않는 고소·고발전이다. 수사나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이 있는 범죄자
등이 판사와 검사, 경찰을 괴롭히기 위
해 법왜곡죄를 걸면 되기 때문이다. 법
왜곡죄로 고소·고발하고, 법왜곡죄 수
사가 불기소로 끝나면 이를 또다시 법왜
곡죄로 걸어 괴롭히는 무한 고소·고발
이 가능하다.
법왜곡죄의 구성 요건이 모호하다 보
니 고소·고발을 남발하더라도 무고죄를
적용하기 어렵다. 법원행정처 역시 법안
검토 의견서에서 “동일한 사건에 대해
수사와 재판이 되풀이돼 수사기관의 직
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
려했다. 판사나 검사를 비롯해 공무원
을 대상으로 하는 직권남용 고발 건수
는 2023년 기준 2만7985건으로, 2018년
(1만3738건)보다 2배가량으로 늘어났
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사
실상 마음에 안 드는 판검사 괴롭히기
처럼 악용되고, 엄청난 비효율을 초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범죄 혐의를 발견한 후 기소하지
않았다가는 법왜곡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소년범이나 생계 곤란
범죄 등에 대해 재량권을 활용하기 어
려워진다. 지난해 12월 법무부 업무보고
에서 ‘초코파이 절도 사건’에 대해 “이
런 걸 왜 기소했느냐”던 이재명 대통령
의 지적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판례에 반하는 공소 제기나 하급심
판결도 나오기 어려워진다. 법무부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판례 변경
은 검사가 적극적으로 공소를 제기하고
상소를 해야 가능한데, 이는 법률 적용
의 왜곡이 될 수 있다”며 “법이 수사기
관의 방어적·소극적 직무수행을 조장 할 것”이라는 법안 의견서를 냈다. 법원 도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한 전향적 판
결의 등장이나 소수자에 대한 인권 보
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증거를 조작·인
멸하는 등의 중대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증거인멸 등 기존 형법 조항을 통해 처벌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법왜곡죄를 도입하
는 배경을 두고 “여당과 결이 다른 판사
와 검사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있다”(부
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과 변호사들마저 법왜곡죄 반대
의견을 내놓는 실정이다. 경찰청은 “경
찰관을 상대로 무분별한 고소·고발 남
용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역시 “입법부와
행정부는 사법부의 독립적 판단을 존중 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부도 당도
법왜곡죄 통과 배경·과정은
이 대통령 선거법 파기환송 뒤 탄력
“표현 불명확”“급하지 않아”제동에도
강경파 추미애·김용민, 법 밀어붙여
위헌 논란에 휩싸였지만 26일 더불어민
주당의 강행 처리로 국회 본회의 문턱
을 넘은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의 기원
은 2024년 7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이건태 의원이 당시 처음 발의한 법안
은 2024년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논의에 진전이 없다가 10개
월 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
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지난해 5월 1일)
으로 탄력이 붙었다. 이튿날 나온 민형
배 의원 안을 포함해 네 개의 법안이 추
가로 발의됐다.
이 의원 안은 처벌 대상을 ‘검사’로 한
정했지만 이때 쏟아진 법안들엔 ‘법관’
이 추가됐다. 야당에선 “이 대통령 사건
을 파기환송한 법원을 겨냥한 법안”(조
배숙 의원)이란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당선 직후 “나의 신상과 관
련된 법안은 무리해서 처리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뒤 관련 논의는 중단되다시피 했다.
그런 법왜곡죄를 다시 꺼내든 것은 정
청래 대표였다. 정 대표는 내란전담재판
부법을 시작으로 여당발 ‘사법개혁’에
발동이 걸린 지난해 10월 24일 “법사위
에 계류된 법왜곡죄를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최고위원회의)고 강조했다. 당시
만 해도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
보에 “주목을 못 받는 것 같아서 대표가
한번 짚어줬을 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
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사위 강경파들이 가속 페
달을 밟았다. 정 대표 발언 한 달 뒤인
지난해 11월 20일 법안소위에 상정된
법안들은 두 차례 소위 심사를 거친 뒤
12월 3일 전체회의로 직행했다. 이 과
눈물’ 사라진다
정에서 “왜곡이라는 표현 자체의 불명 확성”(정환철 수석전문위원), “불리한 결과에 대한 고소·고발 남발 우려”(천
대엽 당시 법원행정처장) 등의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용민 법안소위원장은 아랑 곳하지 않았고, 법안을 넘겨받은 추미 애 법사위원장도 법안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직후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금
은 급한 법이 많아 법왜곡죄가 우선순
위는 아니다”고 제동을 걸었다. 같은 달 9일 이 대통령이 정 대표, 김병기 당시 원내대표와의 만찬에서 “개혁입법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처리되면 좋겠다”
고 한 게 지도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 석이 나왔다. 그러다 법사위 강경파는 다시 드라이 브를 걸었고, 지난 9일 윤석열 전 대통 령의 내란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가 나 오며 속도가 붙었다. 민주당 지도부 핵 심 관계자는 “사형을 주장하는 강성 지 지자들 여론 속에 법왜곡죄 자제론을 펴기 힘든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결국 민주당은 법왜곡죄 처리를 향해 내달렸고, 본회의 상정 직전인 지난 25 일 가까스로 수정안이 만들어진 끝에 26일 법왜곡죄가 탄생했다. 김나한·강보현 기자
<국힘 공천관리위원장>
지지율 17%인데 국힘 내홍 확산
이 공관위장 “정치, 내려놓을때 완성”
일각 “각 세우는 오세훈 날리겠단 것”
중진 “장, 당 망하게 해줘서 고맙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26일 17%를 기록했
다. 장동혁 대표 취임 후 최저다. 텃밭인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더불어
민주당에 밀렸고, 대구·경북에서도 민
주당과 동률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장 대표에게 고맙다”며
“당이 폭삭 망하고 다시 시작해야 살아
날 수 있는데, 장 대표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고, 재선인 엄태영 의원은
“당 지지율이 바닥이 아니라 지하로 내
려간 느낌”이라고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
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
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 사(NBS)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 주당 45%, 국민의힘 1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8월 3주 차(19%) 이
후 줄곧 20%대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10%대로 곤두박질쳤다(※자세한 내용
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
이지 참조).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기징
역 선고를 “참담하다”고 했지만, 같은 조
사에서 ‘무기징역 선고가 잘못됐다’고 응
답한 사람은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이
번 조사는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1
심 선고를 “확신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
한 20일 기자회견 이후 진행됐다.
이날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의 리더십
을 둘러싼 파열음이 종일 이어졌다. 오전
장 대표와 회동한 4선 이상 중진들은 장
대표에게 노선 변화를 촉구했다. 한 의원
은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 라. 그리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자고
주장하는 세력과 절연하겠다’는 발언은
취소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제
발 중진과 소통하라”고 했다. 윤상현 의
원은 이날 회동 직후 “늪에서 빨리 빠져
나와 변화하는 결의를 보여야 한다”고 했
다. 장 대표는 이날 중진들과의 정례 모임
인 최고중진회의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오후엔 재선 의원들이 모여 당 내부 현안
을 정리하는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끝장
토론을 벌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기의식은 지도부 내부로도 번졌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26일 BBS 라디오에
나와 “(중진들은) 쓴소리를 하셔야 하
고, 장 대표는 서운하게 생각하셔도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가 내부 의
견을 거리낌 없이 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또 다른 지도부는 “장 대표가 외연을 확
장할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친 결과가 참
으로 충격적이다”며 “이제라도 ‘아스팔
트 세력’을 걷어내고 당의 내홍을 봉합
해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장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 원외당협위원장
들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대구
방문에 동행하는 친한계 의원들을 윤리
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26일 “정치는
자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때 완성된다”며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
현역 지자체장 용퇴론을 꺼내들었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선거를 앞두고 당
이 절실하게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차
원”이라며 “오 시장을 포함해 특정인을
겨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위원장의 주장에 “오세훈 서
울시장을 포함해 현 지도부와 각을 세
우는 현직 지자체장은 모두 날리고 장
동혁 체제에 순응하는 이들만 남기겠다
는 것이냐”며 “장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
보다 ‘측근 정치’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고 꼬집었다. 양수민·박준규·류효림 기자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650억
달러(약 92조원) 규모의 협력 사업을 추 진한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 격으로 1박3일간 UAE을 방문한 강훈
식(사진)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인천국
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은 방
산 분야에서 350억 달러, 투자 분야
에서 300억 달러의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대 성과는 통합방공무기, 첨단항공전력 등 구체적
인 방산 협력 사업을 확
정한 것이다. 지난해 11
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재명 대 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정부는 방산사업 규모를 ‘150억 달러 이상’이라 고 밝혔는데, 그 규모가 3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양국은 이런 내 용을 담은 ‘방산 협력 프레임워크 양해 각서(MOU)’도 체결했다. 양국의 300억 달러 규모 투자협력 개 편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방산, 인공 지능(AI), 원전, 문화 등을 전략협 력 분야로 설정한 데 따른 것이다. 원전 분야에선 핵연료 공급, 원전 정비 협력은 물론 제3국 공동 진출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3~4월 중 방한하는
“정원오가 누구냐?”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정원오(더불
어민주당) 성동구청장은 한동안 이 같
은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26일 중앙
일보 정치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
의도’에 초대 게스트로 출연한 정 구청
장은 “항간에는 유명하지 않아서 유명
한 사람, 그게 정원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정원오가 누군지 모르
는 서울 시민은 드물다. 지난해 12월 이
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
터)에 “정원오 구청장님이 (행정을) 잘
하기는 하나 봅니다. 저는 명함도 못 내
밀겠다”며 지원사격에 나선 뒤 정 구청
장은 일약 정치 스타로 떠올랐다. KBS
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일 발표(10~12일 전화면접조사)한 여론조
사에서 정 구청장(44%)은 오세훈 서울
시장(31%)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또한 SBS·입소스 조사(11~13일 전화면
접조사)에선 범여권 내 후보 선호도에
서 26%를 기록해 박주민 의원(7%),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6%), 전현희 의원 (2%), 김영배·박홍근 의원(1%)을 크게
따돌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
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지지율 상승
의 비결로 “선거라는 건 시대정신, 그 당
시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를 보는 것”이
라며 “오 시장은 본인을 위해 일하지만,
저는 시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당내 내로라하는 의원을
다 제치고 있는데.
“모두 굉장히 훌륭하신 분이다. 선거
라는 건 그 당시 어떤 사람이 필요하냐
는 거다. 그걸 보통 시대정신이라 하는
데, 지금 서울시장으로 시민들이 저를
떠올리는 것일 뿐이다.”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을 만들겠다
발전은 시민 덕분,
고 했는데.
“구청장을 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세금도, 표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12
년간 성동구 현장에서 일해 온 저는 시
민이 행정의 효능감을 느끼고 밀어 올려
주신 덕에 서울시장 후보까지 됐다.”
-현역 시장인 오세훈 시장을 평가한다면.
“오 시장을 보면 시민이 원하지 않는
일을, 반대가 많은 일을 본인의 의지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 한강 버스라든
지, 감사의 정원, 서울링 등등. 저는 시민
이 원하는 일을 하지만 오 시장은 본인
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 (서울시민의)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정 구청장 지역인 성수동이 지금 핫하 다. 성수동 성장에는 2000년대 초반 이명
박 서울시장의 서울숲 조성, 이후 오 시장
의 IT 진흥지구 지정 등이 작용했는데, 현직
인 정 구청장이 그 수혜만 고스란히 받아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이명박·오세훈 시장이 토대를
마련한 부분이 있다. 그걸 부인하지 않 는다. 하지만 성수동 발전의 주역은 시
야지, 어찌 대놓고 숟가락을 얹으시나.”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해 ‘무 기징역은 시민의 뜻’이라고 페이스북에 썼 다가 수정했다.
민과 기업, 로컬 크리에이터다. 난 그분 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를 통해 붉은 벽돌 지원사업, 소셜벤 처 지원사업,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사업 등을 시행했다. 결국 성수동을 만든 주 역은 시민 등이고, 행정은 조연이었다.”
-성수동 발전은 그럼 오세훈도, 정원오 도 아니고 성동구민이 한 것이란 말인가. “오 시장과 함께 도매금으로는 묶지 말아 달라(웃음). 행정의 패러다임이 바
뀌었다. 옛날식으로 계획을 다 짜서 일방 적으로 끌고 가는 행정은 끝났다. 시민 과 기업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하는 행정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청계천은 누구의 업적인가. MB 아닌가. 그런데 서 울시 공식 백서에 따르면 당시 노무현 대 통령 중앙정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청계 천 복원은 이룰 수 없었다고 돼 있다. 그 렇다고 노 전 대통령이 청계천에 자기 이 름을 내세우던가. 권한이 적은 구청장이 시민과 함께 (성수동 발전을) 만들어냈 으면 서울시장은 ‘고생했다’고 이야기해
김정은 “한국은 영원한 적” 훈련
북 당대회 폐막, 대남 적대 메시지
김정은
규정하고 “현 집
권 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
도는 서투른 기만극이자 졸작”이라고 밝혔다. 미국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북
한에 유화적인 손짓을 보내고 있는 이재
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김정은이 직
접 선을 그은 셈이다. 이에 따라 9·19 남
북 군사합의 복원 등 정부의 대북 정책
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커졌다.
2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은 20~21일 9차 당대회 ‘사업 총화 보
고’를 통해 강도 높은 대남 적대 메시
지를 발표했다. 김정은은 한국에 대해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
이라고 했다. 이어 “남부 국경 지역의
모든 연계통로와 공간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법률적·행정적
조치들을 연이어 강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적대적 두 국가’기조를 법제화했
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동영 “평화책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갈 것”
김정은은 또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
리의 안전 환경을 다(해)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우리는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수 있다”며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은 배제될수 없다”고 위협했다.
대남 선제 타격을 위한 법적 근거와 군
의 작전수행절차를 마련했다는 점을 강
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이런 대남 메시지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한·미 연합연습 실기동훈련 (FTX) 축소, 비행금지구역 복원 등 대
북 유화 드라이브에 대놓고 찬물을 끼
얹은 게 됐다. 특히 비행금지구역 복원
에 대해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
령관이 지난 18일 진영승 합참의장과의
김정은 “한국 완전붕괴 배제 못해”
공조 통화에서 “한·미의 대비태세를 제
약할 수 있다”며 한국 측에 우려를 표명
하기도 했다. 9·19 군사합의는 공중완충
구역(비행금지구역) 설정 조항을 통해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동부 지역
은 최대 40㎞, 서부지역은 20㎞까지 고
정익·회전익·무인기 등의 비행을 금지하
고 있다. 이 때문에 정찰 자산에서 북한
보다 월등히 앞선 한·미의 가드만 내리
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
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적대 감정을 순식간에 없앨 수는 없다”
며 “우리 옛말에 한술 밥에 배부르랴,
이런 얘기가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
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안타깝다”면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화·공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향해선 “만일 미국이 헌법에 명기된 우 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한다면 미국 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재 차 밝혔다. 이는 북한이 헌법에 명시한
핵보유국 지위를 트럼프 행정부가 인정 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열려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
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에서 당대회는 향후 5년간의 대 외 노선을 확정한다는 의미도 있는 만
큼 향후 김정은이 전향적으로 북·미 대 화를 타진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실제 김정은은 보고에서 “국가의 대외 활동 에 대한 당 중앙의 직접적 관여는 필수 적인 요구”라면서 정상외교 확대 가능 성을 내비쳤다. 김현욱 세종연구소 소장 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북 한이 원하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NPT(핵확산금지 조약) 체제의 즉각적인 신뢰 약화로 이 어지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회 메시지가 전 반적으로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 정 연설을 통해 밝힌 대미·대남 기조에 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 다. 군사 부문 역시 핵 증강 노선을 제외 하면 모호하게 표현됐다. 김정은이 “핵 무기 수를 늘리고 핵운용수단과 활용 공간들을 확장”할 것이라며 발표한 ‘새 로운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에는 지상·수중발사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인공지능(AI) 무인공격체 위성공격용 특수자산 적의 지휘중추
를 마비시키기 위한 강력한 전자전 무기 체계 진화한 정찰위성 등이 포함됐다. 북한 열병식, 무장장비는 빠져 다탄두(MIRV) 기반의 고체연료 ICBM 화성-20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 일(SLBM), 위성 요격 무기(ASAT), 전 자전 무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 다. 위성 요격 무기는 한국의 우주 감시, 정찰자산(ISR)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이를 무력화하는 무기를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남측을 겨냥한 “600㎜ 방사포와 신형
실전 배 치 계획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열병식에서 무장 장비는 식 별되지 않았는데, 북한에 대외 환경이 유 리하게
주애가 김정은과 함께 등장했다. 이유정·윤지원·심석용 기자
교육부, 생활복·체육복으로 대체
대통령 지적 뒤‘물가관리 1호’로
학생·학부모 “돈 덜 들고 편할 듯”
일각 “학교 전통·자부심 사라져”
정부가 중·고교의 정장형 교복을 폐지
하고 생활복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한다. 교복 가격과 공급업체를 모두 조
사해 가격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
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선 이런 내
용의 ‘교복 가격·학원비 개선 및 관리 강
화 방안’이 논의됐다. 학부모 사이에 높
은 가격과 낮은 실용성으로 비판받는
교복을 정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대
상 1호’로 정하면서 마련됐다. 앞서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본지 관련 보도(2월 12
일)를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시·도교육
청과 학교에 정장형 교복을 폐지하고 생
활복·체육복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할 예
정이다. 현재 대다수 학교는 셔츠, 조끼, 재킷, 정장 바지 또는 치마로 구성된 정
복과 티셔츠, 야구점퍼 등의 생활복·체
육복을 혼용한다. 정장형은 교육청 지
원금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실제 즐겨 입는 생활복·체육복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서 학부모들이 추가 구매
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 중·고교 712곳
중 74.4%(530개)가 생활복과 정장형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들이 구성원을 대상으
로 한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교복 형태
를 바꾸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교복 유
형 결정은 학교운영위원회 의결과 학칙
개정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내에 생활복·체육복을 포
함한 ‘품목별 상한가’를 정하기로 했다.
현재 교복 상한가(34만4530원)엔 생활
복·체육복이 제외돼 있다.
학생·학부모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
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홍모씨는 “아이 중학교 때 40만원 가 까이 들여 교복(정복)을 샀지만 3년 중 에 입학식, 졸업식, 졸업 사진 찍을 때 등 을 빼곤 입은 날이 그다지 없었다”며 “정 복이 폐지되면 그 지원금으로 생활복을 살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정복 대신 체육복, 후드집
업 등 생활복 형태의 교복으로 바꾼 경
기 김포 운양중은 1인당 지원금(40만
원) 내에서 동복, 하복, 체육복을 모두
해결했다. 강용수 교사는 “편의성, 가격
모두 기존 정복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훨
씬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사가 긴 일부 사립학교에선
불만도 나온다. 서울 강남권의 한 고교
교장은 “교복은 학교의 전통과 학생의
자부심을 상징한다”며 “이미 야구점퍼 나 후드로 된 편한 교복이 있는데도 아 예 정복을
대법원장 지명자가 선관위원장 맡아
미신고 옥외집회 처벌에 제동 걸어
헌법재판소가 옥외집회를 하기 전 미리
률적으로 처벌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은 “집회의 자유
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헌법불
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해당
조항을 위반했다고 본 대법원의 유죄 취
지 판단을 뒤집었다. 법원의 재판을 헌
재가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헌재는 26일 옥외집회 사전 미신고시
처벌 조항을 규정한 집시법 22조 2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9인 중
4인의 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헌법불합
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란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안정성을 위해 한시적으로 계속 이를 적
용하게 하는 것이다. 4인은 위헌, 1인은
합헌 의견을 제시했다. 헌재 위헌 결정
에는 6인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이번 결
정에서는 8인이 위헌성을 인정했다.
청구인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
폐연대 대표는 2021년 4월 옥외집회를
한 혐의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5년 2월 대법원에서 확정
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2021년 5월 대 법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 들은 위헌법률심판제정신청이 기각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사전신고 의무를
처벌을 하는 것은 헌 법상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규모 집회 개최까지 형
제재를
됐다. 다른 청구인 안모씨는 2016년 12 월 미신고 집회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
조희대 대법원장은 26일 법원행정처장 을 지낸 천대엽(사진) 대법관을 중앙선 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내정했다. 6년 의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3일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직 사퇴 의 사를 밝힘에 따라 후임을 지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조만간 국회에 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요청할 예정이다. 대법 원은 “천대엽 대법관은 해박한 법률지 식, 균형 감각, 높은 형사법 전문성 등 에 기초한 판결로 법원 내·외부로 부터 존경과 신망을 얻고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직 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적 임자”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 성된다. 이 중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 권을 가진다. 대법원장이 지명한 현직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천 내정자는 국회
쿠바 정부가 자국 영해에 진입한 미국
선적의 고속정과 교전을 벌여 4명을 사
살했다. 미국의 대(對)쿠바 압박이 지속
되는 가운데 유혈 사태가 발생하며 카
리브해 일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쿠바 내무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
을 통해 “오늘 오전 불법 고속정 1척이
우리 영해에 침범했다”며 “고속정에 탑
승하고 있던 사람들이 신원 확인을 위
해 수상정을 타고 접근한 5명의 국경수
비대원을 향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이
어 “국경수비대는 이에 맞대응했으며
교전 끝에 ‘외국 측’ 공격자 4명이 사살
됐다”고 덧붙였다. 고속정에 탑승한 이
들이 먼저 쿠바 국경수비대를 향해 총
을 쐈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망
자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쿠바 내무부는 해당 고속정에 대해
‘미국 플로리다주 등록번호 FL7726SH
선박’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승선자는
모두 10명으로 “미국 거주 쿠바인”이라
고 밝혔다. 교전 과정에서 사살된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선자 6명과 쿠바 국경
수비대 지휘관 1명은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쿠바, 미 고속정 타격해 4명 사살
쿠바 “영해침범 고속정, 먼저 총 쏴”
승선자 다수 전과범, 테러의도 의심
루비오 “교전 이례적” 조사 예고
미국 정부요원 관여엔 선 그어
25일(현지시간) 카리브공동체 회의 참석 차 세
인트키츠네비스를 방문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은 쿠바의 미 고속정 타격 관련 “자체 결론
을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AFP=연합뉴스]
쿠바 정부는 이들이 테러 의도를 지
니고 자국 영해로 접근했다고 의심한
다. 쿠바 내무부는 “승선자 대부분이 범
죄 및 폭력 전력이 있다”며 “탑승자 중
2명은 이미 테러 행위와 관련된 활동에
연루돼 쿠바에서 지명수배 상태였다”
고 전했다. 고속정에 선적된 소총, 권총, 화염병, 방탄조끼 등도 압수됐다.
“지금
중 민간기업, 미 수송기 등 위치 공개
이란 우회지원‘회색지대 전술’분석
공
개하고 있는 행보를 놓고 중국 정부가
새로운 대미 압박 전술을 꺼내든 것 아
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기업을 내
세워 미국의 군사 작전을 방해하고 이
란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고도의 회색
지대 전술일 수 있다는 의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는 25일(현지시간) “지난 2년간
소셜미디어에 미군 동향을 꾸준히 올린
중국 기업 미자르비전이 지난 한 달 동
안 게시물의 빈도와 세부 정보를 늘리
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요르단·그
리스·카타르 등지의 미군 전력을 들여
다보며 기지별로 전투기 기종과 수량,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까지 구체
적으로 적시하는 방식이다.
최근 공개는 25일 미 해군 최신예 항
쿠바 국경 수비대와 고속정이 근접했
던 지역은 쿠바 중부 비야클라라주 코
랄리요 소재 카요 팔코네스 섬 인근 해 상이다. 팔코네스 섬은 미국 플로리다주
에서 약 16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미국은 별도의 조사를 진행할 예
정이다. 이날 카리브공동체(카리콤· CARICOM) 정상회의 참석 차 카리브 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를 방문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쿠 바 측 발표에 근거해 판단하지 않고 정보 를 독립적으로 검증해 자체적으로 결론 을 도출할 것”이라며 “이런 교전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 요원이 관여한 사건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우스마이어 미 플로리 다주 법무부 장관도 X(옛 트위터)에 “쿠 바 정부를 신뢰할 수 없으며 우리는
공모함인 포드함이 그리스 크레타섬 수
다만 기지에 입항한 직후 이뤄졌다. 하 루 앞선 24일에는 “카타르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의 급유기와 수송기 수가 모 두 감소했지만,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시 스템은 여전히 배치돼있다”고 평가했고
22일에는 “미군 C-17 수송기 편대가 대
서양을 횡단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 양 중심부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미
공군 기지도 정밀 감시해 그 현황을 상 세히 전하고 있다. 미군의 중동 작전의
핵심 허브와 병참 동향을 실시간 생중 계 방식으로 노출시킨 것이다. 중국 민간 기업이 이처럼 민감한 정 보를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SCMP는 짚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 책임자는 “중국 당국이 민간 기업의 이런 활동을 허용한 목적이 무엇이냐”며 “마두로 축 출 작전을 탐지하지 못한 중국이 자신들 의 정보 능력을 이제야 입증하려는 것이 냐”고 지적했다. SCMP는 과거 사례를
제시하며 이 업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실제 연계돼있을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을 활 용해 정보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모 호하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미국을 압
소·돼지·닭 전염병 동시다발 확산 방역 초비상
경북 성주 등 49곳서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선남면 신부리 한
산란계 농장.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당
국 공무원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농장 입구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에는
‘농장통제초소’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통제초소 앞을 오가는 차량은 바퀴에 소
독제를 뿌린 뒤에야 출입할 수 있었다.
이 농장은 지난 23일 H5형 조류인플
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되고 다음날인
24일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
지침(SOP)’에 따라 이 농장에 초동대응
팀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사
육 중인 산란계 25만여 마리를 긴급 살
처분했다. 또 반경 10㎞ 내 사육농가 9개
농장 79만여 마리에 대해 예찰·정밀검
사를 실시하고 방역지역에 따른 이동통
제초소 설치, 차량·인력에 대한 통제와
소독을 강화했다.
같은 날 전북 김제시 공덕면 한 산란
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
인됐다. 이 농장에서도 사육 중인 산란
계 8만1000마리를 살처분하고 정밀 검
사와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2025~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AI 확
진 판정이 나온 전국 가금농장은 49곳
에 이른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고
병원성 AI 발생 건수가 감소하지 않은
데다 철새 또한 약 130만 마리가 국내에
서식하는 기간이어서 AI 추가 발생 위
험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27일부터 AI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방역당국 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농장 내 유 입 차단을 위해 3월 한 달간 전국 산란 계 농장에 출입하는
에 대해 불시 환경검사를 실시해 바이
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3일 경남 의령에서
ASF가 발생해 돼지 1만643마리를 살처
분하기로 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전국에 서 ASF가 20건 발생해 돼지 농가에 비 상이 걸렸다. AI와 ASF가 동시에 발생 한 경우도 있다. 지난 15일과 19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와 한탄강변, 양지 리 토교저수지 일대에서 발견된 야생조 류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이어 지난 20일엔 철원군 서면에 있는 양돈농장에서 ASF도 발생했다. 중앙사 고수습본부는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 학조사반을 파견해 출입을 통제하고 소
독과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구제역도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 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기도 고양
시에 위치한 한우 농장(133마리 사육) 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이 있다는 신고에 따라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구제역 발생을 확인했다. 지난달 30일 인천 강 화에 이어 두 번째 구제역 발생이다. 방역당국은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양
주시·김포시, 서울시 전체 우제류 농장 (1092호, 20만 마리)에 대해 긴급 예방접 종 및 임상검사를 실시하고, 전국 우제류 농장을 대상으로 추가로 전화예찰을 실 시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 15일까지 전국 소(8만1000호, 361만3000마리)와 염소 (1만6000호, 2만9000마리)를 대상으로 백신 일제 접종을 추진할 방침이다. 소·돼지·닭·오리 등 가축
산불 걱정을 한시름 던 경남도가 산간
마을의 나무 연료 보일러(화목보일러)
와 영농 부산물 소각 등 관리를 강화하
며 산불 차단에 고삐를 죈다.
26일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24일
부터 이틀간 경남 전역에 비가 20~40㎜
가량 내렸다. 지난 21일 대형산불이 발
생한 함양군엔 18.7㎜, 뒤이어 산불이
났던 밀양에도 19.9㎜의 비가 내렸다.
이 비 덕에 ‘산불 숨고르기’ 국면에 들
어간 경남도는 산불 원인 차단에 총력
을 기울인다.
산간마을 가구가 사용하는 화목(火
木) 보일러가 가장 주요한 관리 대상이
다. 나무에 불을 때 사용하는 보일러인
데, 연료로 쓰고 남은 재는 전용 처리함
에 넣고 날리지 않도록 뚜껑을 닫아둬
야 한다.
있다. 재의 불씨가 2, 3일까지도 살아남 아 바람에 날려가면 산불을 일으킬 위 험이 커서다.
경남도 관계자는 “화목보일러를 사
용하는 5704가구를 대상으로 보일러 연
식과 연통 구조, 타르·그을음 과다 축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처리함을 통한 올바른 재 처리를 집중 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농사짓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남도는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재 를 마당에 널어두는 가구를 단속하고
포대와 비닐 등 ‘영농 부산물’도 태우지 않고 파쇄하도록 18개 시·군에서 340대 의 파쇄기를 지원하고 있다. 강원도는 26일 산불 상황을 가정한 주민 대피 토의 훈련을 각 시·군과 영상
회의 방식으로 실시했다. 훈련은 대형
산불 발생 상황 때 즉시 대피(산불 도 달 5시간 이내) 사전 대피(5~8시간)
대피 준비(8시간 이후) 등 단계별로
구역을 설정해 이뤄졌다. 참가 기관은 비상 연락망, 이동 수단
확보, 취약계층 보호 대책, 대피소 지 정 현황, 재난정보 발송체계 등 주민 대 피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정보를
구미 라면축제,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 원주 만두축제, 김천 김밥축제.
분식 축제가 유행이다. 모두 코로나
시대에 시작했으니 길어봐야 5회차 수
준인 신생 축제에 속한다. 지난해 도전
장을 던진 후발주자도 있다. 오는 28일
부터 3월 2일까지 충북 제천시에서 열리
는 제2회 빨간오뎅축제다. 한국 어묵의
본산 부산도 아니고, 첩첩산중의 중부
내륙 도시 제천에서 오뎅축제라니. 청풍
호(충주호) 붕어로 어묵을 만드나? 왜
어묵이 아니고 오뎅일까? 몇 가지 궁금
증을 품고 제천을 찾았다.
어묵 아니고 오뎅 중앙시장 노점상이 원조
제천시는 2021년 특허청에 ‘제천빨간
오뎅’을 상표로 등록했다. 빨간오뎅의
원조가 제천이라는 걸 명토 박기 위해
서였다. 제천에는 어묵 공장이 없다. 그
러나 빨간오뎅을 전문으로 파는 분식집
은 스무 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열세 곳
이 제천 중심가의 큰 시장(중앙시장·내
토시장·동문시장)에 모여 있다. 진짜 원
조가 누구인지는 제천 사람도 모른다.
다만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장 먹자골목
노점상이 원조라고 입 모아 말한다.
누가 처음으로 빨간오뎅을 만들어 팔
았는지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제천 사
람이면 누구나 빨간오뎅을 즐겨 먹는다
는 사실이다. 중고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분식집 앞에 줄을 서 꼬챙이 들고 새빨간
오뎅을 먹는다. 오뎅이 외래어인 줄 알지 만, 추억 깊은 소울푸드여서 굳이 ‘빨간
어묵’이라 하지 않는다. 내토시장 김정문 (67) 상인회장의 설명이다.
“명절에 고향 찾아온 제천 사람은 가
장 먼저 분식집으로 달려가서 빨간오뎅
을 먹었습니다. 1980~90년대만 해도 제
천 밖에서는 빨간오뎅 파는 곳이 없었
거든요.”
외지인이 빨간오뎅 맛에 눈을 뜬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5년 시작한 ‘제
천국제음악영화제’도 기폭제 역할을 했 다.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제천 시내
에 몰렸고, 이들이 전국으로 빨간오뎅 을 소문냈다. 2015년 영화제에서 일했던
여행작가 백종민(45)씨는 “제천문화극 장(구 메가박스) 앞 분식집이 밤늦게까 지 영업해서 야식으로 빨간오뎅을 즐겼 다”고 말했다. 1개에 500원, 청양고추 듬뿍 넣은 소스도 시장을 순례하며 여러 종류의 어묵 을 먹어봤다. 가격은 다 같았다. 1개 500 원. 최소 결제액이 2000원인 집도 있는 데, 어묵이 작아서 한 사람이 서너 개는 거뜬히 먹는다. 안 매운 ‘물오뎅’이나 튀 김을 곁들이기도 한다. 빨간오뎅을 1만 원어치 포장해가는 사람도 많다. 주민 김영란(57)씨는 “시장 나올 일 있으면 꼭 오뎅을 사 가서 가족과 함께 먹는다” 고 말했다. 내토시장 안에 자리한 ‘외갓집’부터 가봤다. 서울식 ‘빨간어묵’과는 생김새 부터 달랐다. 서울은 얼큰한 국물에 어묵을 팔팔 끓여서 어묵국 처럼 내지만, 이 집은 달 랐다. 넓고 얕은 사각
팬에 국물을 자작할 정도만 깔고 가지런 히 정렬한 어묵에 매 콤한 소스를 발라놨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채 썬 대파를 어묵에 듬뿍 얹어 내준다.
주인장에게 왜 이리 맵냐고
빨간오뎅을 먹을
알 아두자. ‘외갓집’ ‘제천 원조 보금자리’ 등은 사장이 가게를 비울 수 없단다. “왜 이리 맵냐고? 제천이 워낙 춥잖아요” 제천까지 가서 500원짜리 분식만 먹 고 올 순 없겠다. 전통시장에는 어묵 말 고도 ‘제천의 맛’으로
맛은 한 마디로 강렬했다. 어묵이 불 지 않아서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고, 아삭아삭한 파 맛도 좋았다. 생긴 대로 매운맛이 진했다. 입이 얼얼하고 속이 후끈했다.
다른 분식집도 가봤다. 제천 사람은 소스 맛에 따라 선호하는 분식집이 다 르다는데 ‘맵찔이(매운 음식에 약한 사 람)’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안 느껴졌다.
청양고추를 많이 넣어서 매운맛이 훅 치
고 들어오는 집(제천명물 빨간오뎅)도 있고, 소스에 과일을 갈아 넣어서 단맛 이 도드라지는 집(동문시장 빨간오뎅)
도 있었다. 다 자극적인데, 묘하게 중독 적이었다.
두 가지가 놀라웠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옥전만두국 주변에 는 순댓국집도 많다. 가장
큰 ‘우성순대’에서 모 둠 순대(1만3000원)를 먹었는데 “역 시” 하고 탄성이 나왔다. 접시에 순대와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순대 마저 매콤했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순 대 소에 청양고추를 넣는단다. 매운 음식이 지친다면 제천역전한마
음시장 앞 ‘제천시락국’을 추천한다. 메 뉴는 일종의 세트 메뉴인 ‘시래기밥(1만 원)’ 딱 하나다. 제천시 백운면에서 생산 한 단무지용 무의 이파리만 말려서 시래 기로 쓴다. 가자미로 육수를 낸 시래기 국은 감칠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