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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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무 국감’ F학점도 아깝다

원로·전문가들이 본 2025 국감

① 송곳 질문하는 국감 스타 없고

② 상대당에 최소한의 존중 없고

③ 문제 해결할 정책 토론도 없어 SM

“여기가 장터입니까?

국감장이지. 국민이 다

지켜보십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21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충돌하

며 언성을 높이자 이렇게 소리쳤다. 하

지만 추 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대법원

국감에 조희대 대법원장을 참고인으

로 앉혀놓고 질의응답을 강행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처럼 국회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 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

의를 위해 22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대통

령실과 산업부는 21일 밤 긴급 공지를 통

해 김 실장과 김 장관의 내일 출국 사실

을 전했다. 둘은 지난 16일 미국에서 하

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상을 벌이

고 각각 19~20일 귀국했는데, 다시 미국

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다. 아시아태평 양경제협력체(APEC) 때 있을 한·미 정

상회담에서 낼 합의문을 위해 막판 조율 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김원 기자 윤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 4면 관세협상으로 계속

13일부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

감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대 최악의

국감”이란 혹평을 받고 있다. 헌법이

입법부에 부여한 행정부 감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민이 보기

에 낯 뜨거운 장면이 수도 없이 연출되

고 있기 때문이다.

법사위에선 최소한의 존중이 사라

진 풍경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

일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국민의힘 나

경원 의원의 배우자 김재호 춘천지방

법원장을 증언대로 불러 “김건희의

계부, 최은순의 내연남 김충식을 아느

냐”고 물었다. 김 법원장이 “모른다”고

하자 최 의원은 “김충식의 내연녀를

나 의원 언니가 소개했다”고 몰아세웠

다. 하지만 김 법원장은 황당하다는 듯 “나 의원은 언니가 없다”는 대답을 반 복했다. 나 의원 부부를 공격하려다 있 지도 않은 ‘나경원 언니’ 논란을 일으 킨 것이다. 최 의원은 13일엔 일본식 상

투를 튼 모습에 조희대 대법원장 얼굴 을 합성한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

을 담은 패널을 들어 보여 망신주기 논 란을 일으켰다.

올해는 유독 ‘국감 스타’도 자취를 감췄다. 역대 국감은 스타 정치인의 산 파 역할을 했다. 2018년 민주당 초선

박용진 의원은 사립유치원의 회계 비

리 문제를 처음 공론화해 전국구 스타 가 됐다. 같은 해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도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고용 세

습 문제를 처음 폭로해 국정조사로까 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선 강성 지지층 을 의식한 ‘억지 스타’만 양산되고 있 는 실정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의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지 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국민 찌질이 박살 내는 박정훈’이란 제목의 쇼츠(Shorts) 영상을 올렸다. 자신과 욕설까지 주고받으며 싸웠던 민주당 김우영 의원을 겨냥한 영상이었는데, 영상 화면엔 “니네 아빠 병역 브로커 라매”라는 자막도 붙었다. 김규태·양수민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사나 에 자민당 총재가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한 이래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다.

<카카오 창업자> 범수 1심 무죄

김“주가조작 그늘 벗을 계기되길”

카카오 창업자 김범 수(사진) 미래이니셔 티브센터장이 SM엔 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 사건 1심에서 무 죄를 선고받았다. 지 난해 8월 서울남부지검이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한 지 439일 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부장 양환 승)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증거로는

높게 고정하기 위해 고가 매수, 물량 소진 방식으로 시세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해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하 는 증거들만으로는 시세조종 공모에 관 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 단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에서 했던 매수 주 문은 시간적 간격과 매수 방식 등을 살 펴봤을 때 시세조종성 주문과도 상당한

“시세에

조작 을 가해 정상적 시장가격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법원 “별건수사로 피의자 압박, 진술 얻어”

검찰이 낸 핵심 증거에 “허위 진술”

“별건수사 이젠 지양됐으면” 직격

검찰 “판결문 분석, 항소여부 검토”

내부선“별건수사 압박? 수긍 어려워”

양환승 재판장은 선고 이후 “사건과 관

련성이 없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해

피의자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진술을

얻어내는 수사 방식은 이 사건처럼 진실

을 왜곡하는 부당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검찰의 별건수사 폐해를 강

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 주체

가 어디가 되든 이제는 지양됐으면 한

다”고도 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출한 ‘카카오

가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

했다’는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

략부문장의 진술을 “상식, 객관적 증거

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 진술”이라고 배

척한 이유를 부연하면서다.

양 재판장은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있지

도, 일부 피고인은 구속되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전 부문장은 이

번 사건은 물론 또 다른 사건의 수사 과

정에서 극심한 압박을 받아 사실과 다

른 허위 진술을 했고, 그것이 이 같은 결

과에 이르렀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양

재판장이 지적한 별건은 카카오엔터의

‘바람픽처스 고가 인수 의혹’ 사건이다.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 전 부

문장은 지난달 30일 관련 혐의(배임)에

대해서도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그는 선고 중에도 “이 전 부문장은 별

건으로 조사받으며 두 차례 구속영장

이 청구됐고, 압수수색과 배우자에 대

한 수사 압박 등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며 “별건 압수수색 이후 이

전 진술을 번복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

다. 이어 “진술 번복 후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도)를 신청했고, 그 결과

이 사건에선 기소되지 않았다”며 “수사·

재판에서 벗어나고자 허위로 진술할 동

기·이유가 명확하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또 다른 증거인 배 전 대

표와 강 전 실장 사이의 통화 녹취록

에 대한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

다.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 기간

인 2023년 2월 15일 녹취록에는 ‘평화

적으로 가져오라. 이게 무슨 소리야, 골

치 아프다’ 등이 언급됐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반드시 인수하라고 지시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양 재판장은 “실제 발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하이브와 의

카카오그룹이 수년간 지고 온 사법리스

크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법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

된 김범수 창업자에 대해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하면서다. 인공지능(AI)·스

테이블코인 등 카카오의 신사업이 탄력

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카카오 법인 등

에 대해 전부 무죄 판결했다. 검찰은 김

창업자 등이 2023년 2월 카카오가 SM

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공개

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경

쟁사인 하이브를 방해했다며 기소했다.

체가 흔들리는 위기 수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카카오 브레인·엔터프라이즈

등 AI 관련 자회사를 통폐합하는 등 여 러 시도를 했지만, 결과물은 좋지 않았 다. 카카오는 이날 “2년8개월간 이어진

3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리스크로 카 카오는 신사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 다. 미래 먹거리 마련보다 당장 그룹 전

수사와 재판으로 카카오그룹은 여러 어 려움을 겪었다. 특히 급격한 시장 변화 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었던 점은 뼈 아프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리스크 부담이 덜어지면서 카 카오는 AI, 스테이블코인 등 그간 추진 해 온 신사업 확장에 전력을 다할 전망 이다. 카카오는 최근 오픈AI와의 전략 적 제휴를 통해 카카오톡 채팅 탭에 챗 GPT를 탑재하고, 카카오톡 온디바이 스(내장) AI 제품인 ‘카나나 인 카카오 톡’ 등을 선보이는 등 대대적인 AI 서비 스 확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부터 그 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힘

가족 뒤

편으로 코린트식 기둥과 웅장한 돔으로

장식한 ‘코콩 리조트’가 위용을 뽐낸다.

이 리조트는 캄보디아의 실권자 훈센 (73) 상원의장의 측근인 리용팟(67) 상

원의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호텔·카지

노·관광사업 등 리용팟 그룹을 운영하

며 막대한 부를 쌓은 리용팟은 현지에서

‘코콩의 왕’으로 불리는 거물이다. 지난

해 9월엔 리용팟 그룹과 함께 미국 재무

부 금융제재 대상에 지정됐다. 코콩 리

조트, 오스마흐 리조트, 가든시티 호텔,

아 정부가 연일 범죄단지를 급습하고 있 지만 현지에선 ‘보여주기식’ 단속이란 회

미국 제재에도 리용팟의 집권당 내

입지는 굳건했다. 캄보디아인민당은

“당은 리용팟이 미국이 고발한 인신매

매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력히 믿고

있다”며 “리용팟에 대한 제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었다.

실제 지난 19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코

프놈펜 호텔 등 4곳도 제재 리스트에 올 랐다. 사이버 스캠(사기), 인신매매, 고문 등 각종 범죄가 벌어졌다는 게 이유였다.

콩 리조트는 제재를 비웃듯 성업 중이었 다. 카지노는 낮시간에도 손님이 절반쯤 찼다. 무장 경비원이 막고 있는 범죄단지 (웬치·园区)와 달리 입구도 활짝 열려 있 었다. 리조트 직원에게 ‘하룻밤 묵을 수 있는지’를 묻자 “예약이 꽉 찼다”는 답이 돌아왔다. 현지 교민은 “태국과 전쟁을 하는 바람에 손님이 예전 같진 않을 텐 데 빈방이 하나도 없다는 건 이상하다” 며 “외부인을 경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리조트와 연결된 범죄단지 입구로 의 심되는 콘크리트 통로는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감시가 삼엄하고, 문신을 새긴 청년들이 수시로 걸어 나왔 다. 싱가포르 최대 일간지 ‘스트레이트 타임스’도 최근 코콩 리조트 구인광고를 알선한 싱가포르 기업에 대해 경찰이 수 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국제사회 이목이 쏠리자 캄보디

기자, 이아미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국내 송환된 64명 중 59명 구속 현지서 50대 한국남성 숨진채 발견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당한 후 살

해된 대학생 박모(22)씨의 유해가 21일

오전 국내로 돌아왔다. 지난 8월 8일 박

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된 지 74일 만이

다. 숨진 박씨는 지난 7월 가족에게 “취

업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캄보

당시 멍 자국과 상처 등 고문 흔적이 있 었다. 전날 현지에서 진행된 공동 부검 결과 장기 등 시신 훼손은 없었다. 송환

전까지 박씨 시신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

펜 소재 턱틀라 사원에 안치돼 있었다.

박씨 유골함은 이날 낮 12시46분쯤

경북경찰청에서 유족에게 전달했다. 경

찰은 박씨 부친과 형이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

디아로 출국했다가 8월 8일 캄폿주 보코 산 일대 차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날 부검 과정에서 채취한 샘플로 국내 에서 조직검사와 약·독물검사 등을 추 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씨 유해가 송환된 이날에도 현지에 선 한국인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20일 오후 8시쯤(현지시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 객실에서 50대 후반 한국인 남성 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외교부는 전했 다. 현장에서는 사망자의 여권,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휴대전화 등이 발견됐

다. 우리 당국은 이 남성과 범죄단지의 관련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캄보디아 송환 피의 자

정부, 내년부터 7개군 대상 시범실시

2년간 지방비만 5589억원 들어

청양군 “이거라도 해야 인구 늘어”

충남도 “다른 현안은 어쩌란 건가”

정부가 추진하는 농어촌기본소득 사업

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살림살

이가 빠듯한데 지역 주민 모두에게 골

고루 돈을 나눠주는 게 적절하냐는 것

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방자치

단체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대상

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을 실

시한다.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에 현금성

지원으로 활력을 불어넣자는 게 기본

취지다. 이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가

운데 하나다. 기본소득 시범사업공모에

49개 시·군이 응모했고 7곳이 선정됐다.

이 사업은 내년 초부터 2027년 말까

지 2년간 진행된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

는 모든 주민에게 매달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소득·연령 제한이 없어 4인 가구는 매

달 60만원을 받는다. 1인당 연간 18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사업에 2

년간 약 8867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

다. 이 가운데 국비는 3278억원, 지방비 는 5589억원이다.

충남 청양군의 경우 이 사업에 2년간

총 108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432억원은 국

비이고, 나머지 60%(648억원)는 청양군

과 충남도가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청

양군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건

물 공사를 늦추고, 각종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청

양군 인구가 3만명 이하로 줄어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라며 “‘이거라도 해야겠

다’는 심정으로 사업에 응모했으며, 이

리 돈 주면 인구가 늘 것 같다”고 말했다.

1960년대 10만명이 넘었던 청양군 인구 는 현재 2만9000여명으로 줄었다. 청양

군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파격적인 출

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출산 장려금은 첫째 500만

원, 둘째 1000만원, 셋째 1500만원, 넷째

2000만원, 다섯째 이상 3000만원이다.

하지만 충남도는 난색을 보인다. 김태

흠 충남지사는 지난 20일 청양군을 방

문해 주민과 대화 중 “2~3살 어린아이

까지 15만원을 주는 건 사회주의 방식”

이라며 “청양군이 1년간 쓸 수 있는 가

용예산이 300억원 수준인데 기본소득

사업에 돈을 쓰면 나머지 현안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청양이 시범지역에 선정돼 기쁘지만,

충남과 국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일 도청에서 열

린 기자회견에서도 “농어촌 기본소득

은 포퓰리즘으로 볼 수 있다”며 “소득

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똑같이 지원하면

정작 필요한 소외계층에 촘촘한 지원이

어렵고 지방에 부채만 늘어난다”고 반

대 의사를 밝혔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최근 농어촌기본

소득 시범 사업 관련, “이럴 거면 정부

가 경남도 예산을 다 가져가 국가에서

직접 사업을 하면 되지 않나. 지방재정

거덜 나고 지방자치 하는 의미가 없다”

고 말했다. 경남도는 “자치단체 재정 여

건이 열악하다”며 “정부 분담률을 최대

80%까지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고

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

는 지역이 있긴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 지 심도있는 논의

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5만원 농어촌기본소득 논란

<지역사랑상품권>

해킹당한 5개사

이종호 “특검, 구명로비 진술 협박”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21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채 상병 사망 824일 만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 서 “업무상 과실치사, 군형법상 명령 위 반 혐의를 적용해 서울중앙지법에 임 전 사단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채 상병 사망 당시 “허리 아래까지 들어

가라”며 수색을 지시한 최진규 전 해병 대 포병 11대대장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

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폭우 피해를 본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 전 도중 사망한 채 상병의 상급 부대장이 다. 사건 당시 해병대원들에게 수변에 내 려가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고 지시했 다. 당시 채 상병은 급류에 휩쓸려 실종 됐다가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해 경북경찰청은 채 상병이 속했 던 7포병대대 본부 중대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임 전 사단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정 특검보는 “사건 당시 해병 1사단에 복무한 장병과 지휘관 80여 명을 조사

했다”며 “수색 작전에 관한 임 전 사단 장의 언행, 부하들에게 내린 지침 등 특 검 수사 이전엔 밝혀지지

차세현의

글로벌 이슈 진단

논설위원

역시 남미의 맹주 브라질은 만만치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러시아 원유 수입 중단을 거부한

인도와 함께 50%의 고율 관세를 때

린 브라질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난 7월 쿠데타 모의, 무장 범

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브

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판을 “마녀사냥”이라

고 비난하면서 50% 고율 관세를 매

긴 지 약 석 달 만이다.

트럼프가 브라질에 화해의 손을

내민 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의 영향

도 있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을 중단하면서 대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대폭 늘렸다. ‘강대국에 휘

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를

둬야 한다’는 브라질 특유의 외교정

책(autonomy from distance)이 서

서히 빛을 발하는 흐름이다.

미국·브라질, “곧 정상회담 개최”

최근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

교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마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룰

라 브라질 대통령(왼쪽). [AFP=연합뉴스]

친미 전 대통령 기소에 50% 관세

룰라 “브라질에 대한 오만 안 돼”

중국, 브라질 대두 수입 대폭 늘려

전문가 “미국, 신뢰만 잃었다”

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나 정상회

담 개최를 위한 의견 교환을 했다.

비에이라 장관은 “생산적인 분위기

에서 협상 의제를 정리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

선 “조만간”이라고 밝혔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

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6일 트

럼프와 통화했다. 통화 직후 룰라

대통령은 “저는 80세가 됐고, 트럼

프 대통령 역시 8개월 뒤 80세가 되

니 8개월 더 늙은 제가 허물없이 호

칭하면서 대화하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도 초연한 룰라의 여유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룰라는 지난 18일 한 행

사에선 “다른 나라의 어떤 지도자

라도 감히 브라질에 대해 오만하게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그것은 인간 존엄과 인성에 관한

문제”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이런 ‘여유’는 경제적 요

인과 국제정치적 요인이 동시에 작

용한 결과다. 우선 지난 15년간 브라

질의 대미 무역 적자액은 4000억 헤

알(약 99조원)을 훌쩍 넘겼다. 브라

질은 현재 새로 제정된 경제 상호주

의법에 따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 한 보복 절차에 돌입했는데 현실화

될 경우 손해를 보는 쪽은 오히려 미

국일 수 있다.  또 브라질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12% 수준(2024년 기준)이다. 멕시

지난 9월 수확된 미 국산 대두. 중국은 지난달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AP=연합뉴스]

코(80%)와 비교하면 대미 의존도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미국이 기침하면 멕시코는 폐렴에 걸리지 만, 브라질은 가벼운 감기 정도만 앓

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

다. 미국이 커피, 설탕, 오렌지 주스, 철강 등 브라질의 주요 대미 수출 품 목에 관세를 부과하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소비자를 직 격할 수 있다.

국제정치적으로 2억1000만명의

인구 대국 브라질은 남미 대륙의 리

더 역할을 해왔다. 현재 남미 경제공

동체인 메르코수르(MERCOSUR)

를 주도하고 있다. 동시에 브릭스 (BRICS)의 창립 멤버이자,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와의 협

력에 적극적이다.

중국, 9월 미국산 대두 수입 ‘0’

주목할 대목은 브라질과의 화해 흐름이 미·중 무역 전쟁의 와중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와 함께 미 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한 뒤

나왔다는 점이다. 대두는 중국인의

소울 푸드인 돼지의 사료로 사용된

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세계 최 대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을 구매

했고, 수입액은 126억 달러(약 17조 8000억원)였다.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올 해 들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서서히 줄여온 중국은 지난달 아예 수입을 중단했다. 중국 판로가 막히자 가 을 수확철을 맞아 지난해 부셸(약 21.21㎏)당 13달러였던 대두 가격은 최근 10달러 선까지 폭락했다. 대신 중국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중

남미 국가로 수입국을 대체했다. 중 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올 해 브라질산 대두의 79% 이상을 수 입하고 있다고 브라질 곡물수출협

회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두 수입에서 브라 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4% 에서 지난해 22%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급한 건 트

럼프였다. 내년 중간선거의 최대 승 부처인 스윙 스테이트의 농심(農心)

이 흔들리자 트럼프는 전 세계를 상 대로 대두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위 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미 정부, 북 <APEC

·미정상 회담 논의” 김정은에 공 넘긴 트럼프

트럼프, 김정은에 계속 대화 타진

CNN “진지한 회담 계획은 안세워”

김정은‘핵능력 보유국’입장 고수

미국 정부 내에서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논의

가 이뤄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 CNN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

음 달 아시아를 방문할 때 트럼프 대통

령과 김정은 간의 회담을 마련할 방안

을 미 정부 내에서 비공개로 논의했다”

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달 말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다만 소식통은 CNN에 “실제 회담의

진행에 필요한 진지한 계획은 전혀 세우

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미 간 소통조

차 없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북한에 대화를 계속 타진

하지만, 북한이 불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트럼프는 수차례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부

르며 김정은에게 연락하겠다고 했다. 특

히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APEC

때>

계기에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해보자

는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는 긍

정적 반응을 보이며 “올해 안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2019년에는 트럼프가 방한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이(트윗)

를 본다면 DMZ에서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뒤 실제 판문점

북·미 회동이 성사되기도 했다.

다만 2019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는 지적이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하라

는 것은 우리더러 위헌 행위를 하라는

것”(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이라며 비

핵화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김정은

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으로 확

보,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하며 전략적

몸값을 올리는 중이다. 당분간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지나 제재 일부

완화 등 대화의 문턱을 높이며 버틸 것

이란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북·미 대화가 다시 시작돼도 실효성

있는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운 ‘사진 찍

기’용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

기된다. 김정은이 대남 단절 기조를 유

지하는 이상 ‘코리아 패싱’이 이뤄질 수 도 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중국 4중전회 개막 내수 회복책 나온다 군 통수권 조정도 핵심 의제 20일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 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조셉 윤 후임 케빈 김 부차관보 거론 두 번째 대사대리 임명, 극히 이례적

미국이

다만 이번에도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가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보가 거론된다. 김 부차관보는 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1월 10일 부임한 윤 대사대리 는 오는 26일까지 서 울에서 근무할 예정 이다. 후임자는 트럼 프 2기 행정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 해온 한국계 케빈 김 (사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

부가 출범한 지 9개월이 넘어가는 시점

에서 한국에 정식 대사가 아닌 두 번째

대사대리가 임명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

상황으로 평가된다.

사대리를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대사 대리는 의회 인준이 필요하지 않아 곧 바로 부임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

김 부차관보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 (공화당·테네시)의 보좌관 출신으로, 트럼프 1기 때인 2018~2020년 스티븐 비 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체제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미국의 대북 외교에 실무적으로 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때도 주 한대사를 취임 1년 개월만에 임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9개월째 주한대 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스타링크

위성이 곧 1만 기를 넘어설 전망이

다. 이미 9900기 이상이 지구 저궤

도에 올랐으며 수명이 다했거나 이

상 작동으로 궤도 이탈시킨 위성 수

만 1300여 기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모든 위성의 70~80%가

스페이스X 소유다. 말 그대로, ‘우

주의 지배자’가 되어가고 있다. 2019

년 첫 위성 발사 후, 스페이스X는 무

서운 속도로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있다. 2020년 말부터 북미 일부 지역

에서 인터넷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

다. 초기 v1.0 위성은 270㎏의 소형

으로 한 번에 60기씩 발사됐다. 현재

는 800㎏급 v2.0 미니 위성을 한 번

에 20여 기씩 쏘아 올리며 네트워크

의 성능과 용량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단순히 빠르기만

한 인터넷 서비스가 아니다. 아프리

카의 외딴 마을, 아마존 밀림 속 작

은 학교 같은 인터넷 소외 지역을 현

대 문명과 연결하며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획기적인 우주 기술이다.

위성 인터넷의 제왕으로 독주하는 스타링크

상식 파괴하는 스타링크의 기술 혁신

스타링크의 핵심 경쟁력은 기존

의 통신위성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기술 혁신에 있다고 본다. 첫째, 소형

이지만 고성능 위성이다. 1세대 위

성은 1기당 20~30Gbps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었지만, 2세대인 v2.0

미니 위성은 더 높은 주파수 대역을

추가로 사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100Gbps로 향상됐다. 향후 스타십

우주선으로 발사될 2t급 v2.0 위성

은 1기당 1Tbps속도까지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세대 위성은

건물 등에 가려져도 자동으로 다른

위성으로 신호를 바꾸는 ‘빔 스위

칭’ 기능이 있어 통신이 끊기지 않는 다. 게다가 신호 지연 시간도 0.025

초 정도로, 정지궤도 위성의 0.6~0.8

초보다 훨씬 빠르다.

둘째, 혁신적인 위성 형상과 분리

방식이다. 스타링크 위성은 한 번 발

사에 여러 대를 탑재할 수 있도록 얇

은 평판 형태로 설계되었다. 얇은 위

성을 책상 서랍처럼 쌓아 발사체 적

재 공간을 최대로 활용한다. 연결막

대(tension bar)로 묶인 여러 기의 위

성들은 궤도에 진입한 뒤, 2단 추진체

스타링크 위성 수 1만 기 육박 저가 제작비, 통신 보안성 강점

가 360도 회전하며 원심력을 만들어 내면, 연결막대가 풀리면서 위성들 이 한꺼번에 분리된다. 얇은 판 모양 의 위성들은 회전하면서 생긴 미세 한 힘의 차이로 서로 간격을 벌리며 일렬로 나아간다. 이렇게 줄지은 위

성들에 태양 빛이 반사되면, 지상에 서 ‘위성 열차’처럼 보이기도 한다.  셋째, 레이저를 이용한 위성 간 통

신기술이다. 수천 개의 위성이 레이

저 빔으로 서로 직접 연결돼, 우주 공간에 그물망처럼 얽힌 통신망을

형성한다. 덕분에 지상국을 거치지

않고도 사용자 간 데이터 전송이 가

능하며, 신호 가로채기나 간섭이 어

려워져 데이터 통신의 보안성을 획

기적으로 높여준다. 넷째, 스타링크

위성에는 ‘홀 효과(Hall Effect) 플

라스마 추력기’라는 작은 엔진이 달

려 있다. 이 엔진은 예전에는 크세논 가스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더 저렴

하고 구하기 쉬운 크립톤 가스를 사 용한다. 스타링크 위성은 분리된 후

1~3개월에 걸쳐 추력기에 의해 설정

된 궤도에 안착한다. 궤도 조정과 위 치 유지, 제거 후 대기권 소각에도

이 추력기가 사용된다. 다섯째, 초

저가의 위성 제작비이다. 초기 v1.0

은 20만 달러(약 2억7000만원) 정

도로 알려졌고, 현재의 v1.5 미니는

100만 달러(약 14억원) 정도다. 중형

저궤도 위성들이 1억~2억 달러인 것

에 비하면 경이로운 제작 단가다.

위성통신 기존 강자들 속수무책

위성통신 시장의 기존 강자들은

스타링크의 등장에 속수무책이다.

최근 룩셈부르크의 SES가 인텔샛

을 인수하며 120여 기의 위성을 보유 한 거대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총 통 신 용량과 지연 속도를 고려할 때 경 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정지궤도 통신회사들의 이러한 합종연횡은 저궤도 통신 시대의 필사적 몸부림 으로 보인다. 스타링크의 경쟁자로 불리는 원웹은 전송속도 7Gbps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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