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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추가대책 낸다 공시가격 인상도 검토

‘패키지 대책’ 이르면 내주 발표

공정비율 60 � 80% 복구 가능성

세법개정 없이 보유세 강화 무게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가

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세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현실

화율을 높여 사실상 세 부담을 키우는

방안을 정책 ‘테이블’ 위에 올렸다. 9·7

공급 대책에 실망한 실수요자들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서며, 6·27 대출 규제가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

는 이르면 다음 주 투기과열지구 확대

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등까지

묶은 추가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내놓

을 예정이다. 일종의 ‘부동산 패키지 대

책’이다.

핵심은 세 부담 강화 카드를 꺼낼지

다. 정부는 세율이나 공제·과세표준 체

계를 손보는 직접적인 세법 개정이 아

닌,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비율을

높이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행

부동산 세제는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부

과되며, 이는 시가에 공시가격 현실화

율과 공정비율을 곱해 산정된다. 현재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대비 공시가격은

더 인터뷰 >> 8면

“지혜가 없는 보시는

상대를 망가뜨린다”

인도에서 온 주지스님

날씨 >> 16면, 구독배달 문의 1588-3600 Week& >> 20·21면, 스포츠 >> B6·B7면

약 69%, 공정비율은 60% 수준이다. 문 재인 정부에서 비율을 높였지만, 윤석 열 정부에서 이를 사실상 폐기해서다.

정부가 검토하는 안은 공정비율을 다 시 80% 수준으로 복원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다시 높이는 방 안이다. 만약 공정비율을 80%로 복원

하고, 공시가격을 90%까지 현실화한다

면 아파트 과세표준은 시세의 41%(시세

0.690.6)에서 72%로 뛰게 된다. 세

율을 조정하지 않더라도 세 부담을 크

게 늘릴 수 있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

한 고가 주택의 경우 세 부담 상한까지

보유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간 이재명 정부는 대선 전부터 “세

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집값이 좀처럼 안

정되지 않자 문 정부 때처럼 세 부담을

늘려 시장을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값 잡는 데 세금(규

제)을 쓰지 않는다는 건 오산”(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개인적인 생각으

로는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고 본다”(김

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 최근 정부 인

사들의 발언에서도 이런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다만 종합부동산세율을 올리는 식의

직접적인 보유세 강화에 대해 기획재

정부와 여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문 정

부에서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높이는

등 보유세를 강화했을 때 중산층을 중

심으로 여론이 악화한 ‘학습효과’로 풀

이된다.

부동산 패키지 대책에는 대출 한도

축소와 규제지역 확대 방안도 함께 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

스가 지난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

을 끝내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

통령 중재안에 전격 합의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은 발발 2년 만에

휴전의 실마리를 잡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

셜미디어(SNS)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가 우리의 평화 계획 1단계에 동의했다 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알린다”며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 력하고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향 한 첫 단계”라며 “모든 인질이 바로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까지 군 대를 철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 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13일 인 질들이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신의 도움으로 인질들을 모두 데려오게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의 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합의를 공식화했다.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 전 쟁 종식,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 인 도적 지원 허용, 포로 교환 등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합의안에 서명하면 72시 간 내에 생존한 이스라엘 인질 2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을 맞교환한 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 엘의 완전한 휴전 이행을 보장해야 한 다고 촉구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토되고 있다.   김연주·김남준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에게 돌아갔다.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 콜리 전쟁과 전쟁 등의 작품으로 인간의 고독과 절망적인 세계를 포착해 온 작가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소설에 대 해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켜 주는 강렬하고 비전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노벨문학상에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관계기사 16면 >> 5면 부동산 대책으로 계속 >> 3면 가자휴전으로 계속

명절에

이사

아침 묵상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The Korea Daily, Vancouver

“자신을 기쁨에 묶어둔 사람은 숭고한 삶을 망친다”

발행인·대표 김소영

2001년 8월 4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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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을 주는 것은 영속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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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다네. 세상 사람들이 흔하게 추구하는 부나 권력이나 명예 같은 욕구들은 일 시적인 기쁨을 줄 뿐. 구름이 쉼 없이 흘러가듯이 그런 기쁨은 덧없이 흘러가 버 리고 말 뿐. 한 수도자의 말처럼 신은 완전한 기쁨과 행복을 줄 어떠한 피조물도 지으시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기쁨에 자신을 묶어두는 집착에서 벗어 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오늘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리. 고진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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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일 같지 않은 프랑스 재정위기

우리가 추석 명절을 즐기던 지난 6일 프랑스에서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전격 사임했다. 취임 27일 만 이다. 최근 2년 새 사임한 다섯번째 총 리다. 재정 개혁을 추진하다 좌초한

전임 내각의 잔해를 수습하기엔 역부 족이었다. 이로써 감세와 재정 지출

삭감을 통해 경제 체질을 바꾸려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구상은 동

력을 잃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집권한 뒤

법인세와 소득세·부동산세를 줄였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매년 500억 유

로(82조원) 규모라고 추산했다. 하지

만 지출은 줄이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응에 1700억 유로(280조원),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에 따른 에너지 보조금

에 720억 유로(120조원)를 썼다. 지난 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 (GDP)의 5.8%, 국가부채는 113%에

달했다. 이를 바로잡으려는 긴축 정책 은 ‘총리 잡아먹는 수렁’이 됐다.  프랑스의 위기를 우리나라에 대입 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우 리나라의 국가부채는 GDP의 49% 다. 복지지출은 GDP의 15.5%로 프랑 스의 절반 수준이다. 세금은 GDP의 22%로 OECD 평균(35.6%)보다 한참

낮다. 프랑스가 고부담-고복지 체제

라면 우리는 저부담-저복지 체제다.

이재명 정부에서 “아직 여력이 있다”

며 재정 확대를 추진하는 바탕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괜찮을까. 한번 늘

어난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프랑스

에서 보듯이 정말 어렵다. 그러니 두

가지 방도가 남는다. 돈을 더 벌거나

빚을 내거나.

정부가 돈을 버는 방법은 증세다. 인기가 없기는 재정 긴축이나 마찬가 지다. 그러니 ‘일부 고소득자, 자산가’

에게만 부담이 는다고 설명한다. 이재 명 정부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

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부동산 시

장 안정이나 주거 복지에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이건 써야 한다”(9월 20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장관이

아닌 개인 입장으로는 보유세를 늘려

야 한다고 생각한다”(9월 29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는 말이 나온다.

통념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재산세 는 OECD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회

쓰기 좋아하는 민주당 정부

‘일부 있는 자들’에만 걷고 낸 빚은 미래 세대에 미루고 외면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

유세는 GDP의 1.2%로 OECD 평균 (1.1%)과 비슷하지만, 증여세·취득세 등 거래세를 포함한 전체 재산세는 4.5%에 달한다. 양도소득세까지 포 함하면 6.3%로 OECD 평균(2.1%)의 세배다. 매년 1%를 보유세로 매긴다 는 미국의 재산세는 GDP의 3% 수준 이다.  소득세는 근로자 열 명 중 세명이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소득 상위 1%가 42%를 부담한다. 법인세 역시 5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65개 기업이 전체 의 35.6%를 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선진국보다 외형적인 누진도만 높을 뿐 과세 기반이 넓지 않다”며 “세율 인상보다는 과세기반 확충을 통한 세 수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지만 정부가 ‘서민 주택’이나 ‘저임금

근로자’에게 세금을 물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남은 방법은 빚으로 돌려막기다. 민 주당 정부는 돈 쓰는 것을 너무 좋아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부채는 600 조원에서 1000조원으로 늘었다.

국을 막으려면 지출

불가피하 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국에서 항 의 시위가 벌어졌고, 결국 총리는 사 임했다. 머지않아 우리에게도 닥칠 미래다.

7만명 목숨 앗아간 가자전쟁 ‘트럼프의 힘’앞에

가자전쟁 2년, 휴전합의 배경은

트럼프, 무조건 이스라엘 편 안들어

이집트·카타르 등 아랍국 중재 참여

이·하마스 휴전합의 이행력 높여

2년간 약 7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

지구 전쟁에도 끝이 찾아올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

마스는 2023년 10월 가자전쟁 개시 이

후 두 차례나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구체적 실행 단계에 들어서면 안팎의 걸

림돌에 부딪치며 좌초하고, 합의문은

휴지 조각이 됐다. 2023년 11월 1차 휴

전 합의 때는 일시 휴전과 이스라엘 인

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에 양측이

뜻을 함께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병력 철

수 등은 협상 테이블에도 올리지 못하

고 양측은 바로 포탄을 교환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올해 1월에도 2

차 휴전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하마

스 내부의 혼란과 이스라엘 강경파의

휴전 반대로 공전을 거듭하다 지난 5월

부터 이스라엘군은 오히려 가자지구 점

령 작전에 들어가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8일(현지

시간) 합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

령의 중재안은 세 번째 합의문이다. 앞

선 합의와 달리 아랍 국가들이 중재자

로 폭넓게 참여했고, 인질 송환과 수감

자 석방을 둘러싼 ‘패키지 딜’은 이스라

엘·하마스 양 측 모두 수용할 만한 범위

에서 조율됐다.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이전과 달리 무조

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편만 들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에서 휴전회담에

참여한 하마스 인사를 암살 시도하자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에 사과토록

힘을 행사했다”(폴리티코)고 한다. 중재

과정에 카타르와 이집트, 튀르키예 등

을 대거 참여시켜 합의의 이행력을 높

였다. “가자지구뿐 아니라 중동 전체에

서 평화가 찾아올 것”(트럼프 대통령)이

라고 말한 데는 일정 부분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2단계 에 들어가면 하마스 무장 해제, 팔레스

타인 과도정부 수립, 이스라엘 완전 철

군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고

이행에 들어가야 한다. 하마스의 해체,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에 대해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쪽 모두 내부 반발이 있다.

‘팔레스타인 자결과 국가 지위로 가는

신뢰할 만한 경로’ 정도로 모호하게 표 현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엔 넘

을 수 없는 골이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

스타인 국가 수립을 반대한다.

중동의 새로운 역학관계를 앞으로

중동국들이 마주할지도 관건이다. 요

인 암살,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작전

등 과감한 전쟁 수행 능력을 통해 이스

라엘은 지역 패권국으로 다가선 반면,

이란과 그 지원을 받은 하마스·헤즈볼

라 등 역내 무장 세력은 힘을 상실했 다. 이스라엘 언론인 예루살렘포스트 는 “가자는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라며

“이스라엘은 역내 안보를 형성하는 행

위자가 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

이라고 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가자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 지상군 진입 4월 13일 이란, 사상 첫 이스라엘 본토 타격 5~7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 하마스 수장 하니예가 테헤란서 피살

9월 17일 레바논서 헤즈볼라 통신수단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 폭발

9월 27일 이스라엘, 레바논 헤즈볼라 본부 공습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

10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12월 8일 시리아 반군 내전 13년 만에 바샤르 알아사드

>> 1면 가자휴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가자지구

전쟁 종식에 관심을 보였다. 취임 직전인

1월 15일 양측이 휴전과 인질 맞교환에

합의하자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

시키고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

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

러나 포성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전환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

일 20개 항으로 구성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을 전격 공개하

면서 찾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

스에 최후통첩 역시 날렸다. 그러면서

도 “(하마스를) 설득할 수 있는 아랍국

들을 협상에 끌어들여 휴전 계기를 마

련했다”(폴리티코)고 한다. “협상 개시

부터 하고, 세부 사항은 나중에 챙기는

트럼프 방식”(NYT)이 주효했다는 평

이 나온다.

중동 평화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에는 노벨 평화상이 있다. 수상 욕

심을 공공연히 드러내던 트럼프 대통령

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

두고 합의 발표를 단행했다. SNS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및 아랍국들을 열거하 며 “피스메이커(peacemakers)에게 축 복이 있기를!”이라고 기원했다.  다만 노벨위원회는 올해 평화상 후보 추천을 지난 1월 마감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회의에서 “우리는

7개의 전쟁을 끝냈고, 여덟 번째 전쟁도 거의 해결 단계에 있다”며 “역사상 누구 도 이렇게

보호무역주의 바람에 캐나다-미국-멕시코

캐나다-멕시코

봉을

고 있다.

영화는 오는 12월 6일 밴쿠버를 비

롯해 북미에서 동시 개봉한다. 단편 '

최종면접'으로 주목받은 현문섭 감독

의 장편 데뷔작이다. 뜻을 알 수 없

는 라틴어와 소녀의 비명이 울려 퍼

지는 구마의식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오프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 긴다. 흉부외과의사 승도(박신양 분)

군산

는 딸 소미(이레 분)가 받는 의식 도

중 "아빠 살려줘"라는 외침에 도끼를

들고 문을 부수려 하지만, 그 순간 모

든 전등이 꺼지며 의식은 끝이 난다.

삼일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

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잠식된 소미가

구마의식 중 목숨을 잃은 후, 이식받

은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으

려는 아버지의 사투를 그린다.

사제 해신(이민기 분)은 승도에게

장례 3일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이식된 심장의 출

처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승도는 심

장 이식 수술 후 180도로 변한 딸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책하다가, 장례

식장에서 소미의 목소리를 듣고 영안

실로 향한다. 점점 소미가 죽지 않았

다는 확신을 갖게 된 승도의 행동은

관객들에게 공포와 동시에 애잔한 부

성애를 전달한다. 영화는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 문화

인 삼일장을 배경으로, 1일 차 운명, 2일 차 입관, 3일 차 발인까지 세 개 의 챕터로 나누어 시간의 흐름과 긴

더했다.

앞 외딴섬을 이었다  볼거리 가득, 시간도 잊었다

5개 섬 잇는 해상인도교‘군산 섬잇길’

전북 군산 앞바다 고군산군도 먼바다

에 섬 다섯 개가 나란히 박혀 있다. 일명

‘끝섬’이라 불리는 말도에서 방축도(말 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까지

이어지는 다섯 섬은 문자 그대로 ‘절해

고도( 海孤島)’다. 보농도와 광대도는

무인도, 나머지 세 섬도 인구를 다 합쳐

봐야 200명 남짓이다.

서해의 이 외딴 섬이 ‘K관광섬’으로

뜰 채비를 마쳤다. 5개 섬을 하나로 잇는

해상인도교가 내년 상반기 정식 개통

을 앞두고 있다. 섬과 섬을 한 줄로 꿰는

해상 트레일이 열리는 셈이다. 일명 ‘군

산 섬잇길’ 일부 구간을 먼저 걸어봤다.

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 연결

고군산군도 육로의 끝 장자도에서 뱃

길로 50분을 달려 말도에 닿았다. 말도

등대부터 들렀다. 1909년 세운 말도등

대는 일제 강점기 군산항 자원 수탈의

현장을 굽어보던 장소다. 지금은 말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통한다.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잇는 일명 ‘5도

4교’의 해상인도교 사업은 2017년 첫 삽

을 떴다. 14㎞ 길이의 트레일이 연

결되는 전면 개통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현

재 3교(명도~광대

도·555m)만 빼고 나

머지 다리는 공사가

끝났다.

2021년 개통한 방

축도 출렁다리(4교)

는 고군산군도의 새 랜

드마크로 뜬 지 오래다. 관

서해 고군산군도 다섯 개의 섬을 잇는 해상인도교가 내년 전면 개통을 앞두고 있다.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14㎞ 길이의 트레일이 완성되는 셈이다.

개 섬은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K

관광섬’ 사업에 선정됐다. 군산시 김봉 곤 문화관광국장은 “캠핑장, 해안 데크 로드, 쉼터도 속속 들어선다”라고 말했 다. 한국관광공사도 내년 말도등 대~1교 트레킹 등 해상트레 킹 상품을 개발해 홍보 할 계획이다.

광객이 몰려오는 덕분에 없던 식당이

생기고, 어촌 체험마을도 들어섰다. 말

도와 보농도를 잇는 1교(308m)도 이달

17일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5도 4교의 잠재성을 인정받아 이들 5

말도 동쪽 끝 언덕 에 섰다. 1교~보농도 ~2교~명도로 이어 지는 풍경이 한 줄기 의 능선처럼 보였다.

마치 바다 위 작은 만리 장성 같았다.

명도엔 알리나, 방축도엔 덕순이

명도는 작은 섬이다. 펜션은 몇 곳 있

지만, 식당도 없고 구멍가게도 없다.

명도의 얼굴은 뜻밖에도 러시아에서

온 이방인 알리나(41)다. 서울의 대학에

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던 모범생(박경

리·백석의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고 한다)이 2020년 불쑥 섬으로 들어와

펜션 ‘블루 아이즈’를 열었다.

그는 능숙한 한국어로 “섬에서 고립

이 아니라 여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요트를 모는 섬 투어가 입소문을

타 연말까지 객실 예약이 꽉 찼다.

방축도에선 길 안내 하는 강아지 ‘덕

순이’가 명물로 통한다. 배에서 내리자

인기척을 들었는지 덕순이가 꼬리를 흔

들며 마중 나왔고 섬 끝까지 앞장서 길

잡이 노릇을 했다.

방축도는 가파른 말도·명도에 달리

평지가 많아 발이 가벼웠다. 덕순이와

섬 맨 끝의 방축도 출렁다리에 올랐다.

속이 뻥 뚫린 독립문 바위, 물결 모양으

로 주름진 습곡, 고군산군도의 거칠 것

없는 풍경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군산=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전차는 있는데 조종 부사관 없어 

전투병과 부사관 인력난 심각

육군, 작년 임용 목표치 37%만 채워

포병 27%, 기갑 22%, 방공은 30%

조종수 없어 자주포 30% 개점휴업

간부로 메우려던 군개혁 차질 우려

‘군대의 등뼈’로 불리는 부사관이 줄면

서 곳곳에서 구멍이 생기고 있다. 자주

포를 놀리거나 훈련에 지장이 생길 정

도다. 인구 감소 공백을 부사관 등의 간

부로 메우겠다는 ‘국방개혁’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커졌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임종득(국민의 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육군은 부사 관 6500여 명을 뽑으려 했으나 2390명 (36.8%)만 채웠다. 해군은 1650명 목표 에 860명(52.1%), 공군은 1550명 목표에 1300명(66.5%) 임용에 그쳤다.

전투 병과가 심각하다. 육군은 보병 (48.1%)·포병(27%)·기갑(22.2%)·방공 (30.4%) 등 대표적인 전투 병과에 차질 이 생겼다. 해군 함정의 무기체계를 운

용·관리하는 병기 병과는 36.4%에 그 쳤다. 수상함·잠수함에서 해상 작전을

수행하거나 함정을 정비하는 함정 병

과의 임용률은 54.1%였다. 공군의 공병

병과는 45.5%에 그쳤다. 정보통신 병과

도 저조하다. 육군 25%, 해군 32.4%, 공

군 31.6%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육 군 정보통신 부사관은 “훈련이 많고 잡

도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부사관은 전

문 지식과 오랜 경험이 필요한 분야를

맡는다. 병사가 대체하기 어렵다.

임종득 의원에 따르면 육군 제7군단

예하 전차대대의 조종수 평균 보직률은

75.2%다. 포수는 50.8%인데, 어떤 사단

은 41.7%로 낮다. 제7군단은 육군의 유

일한 기동 군단이다. 기동(기갑)·기계화

보병·신속대응(공수) 사단 위주로 꾸려

유사시 적 후방 깊숙이 진격한다. 그래

서 경례 구호가 ‘북진(北進)’이다. 모 군

단도 비슷하다. 한 전차대대는 50%대,

포병대대는 60%대다.

부사관이 부족하니 기동훈련에 차질

이 빚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

은 “육군에서 자주포 포반장·조종수·사

수·부사수는 부사관이 맡는다. 조종수

(보직률 50%대)가 모자라 자주포 10대

중 3대가 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전차대대와 포병대대에

서 훈련을 한 번 뛰려면 본부나 옆 부대

에서 사람을 빌려오는 일이 종종 있다”

고 말했다. 해군이 운용 중인 ‘병사 없는

간부함’도 멈출 수 있다.

부사관을 꺼리는 이유는 직업의 안정

성 부족이다. 부사관으로 임용되면 3년

차부터 장기 복무를 신청할 수 있는데,

선발률이 50%대다. 7년 차까지 못 붙으

면 군을 떠나야 한다. 전투 병과 경력으

로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달 29일 국군의날 행

사에 나온 K2 전차. [연합뉴스]

임종득 의원은 “부사관이 부

족하면 전투력을 발휘하기 힘들

뿐더러 첨단 군대로 전환하기도 어렵

다”며 “단기적으로는 병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

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

위원은 “부대·전력·병역 구조를 원점에

서 따져 국방개혁의 틀을 다시 짜야 한

다”며 “대통령실이 힘을 실어 밀고 나가 한다”고 말했다. 이철재 국방선임기자 seajay@joongang.co.kr

“당 권위 훼손시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의 권위 를 훼손시키는 온갖 요소와 행위들을

제때 색출,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10일)을

앞두고 사상 이완을 방지하고 내부 기강

을 단속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정은은 전날 평양 당 창건 사적관을 찾 아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사회주의 운동 역사상 최장의 집 권 기록을 새긴 근본 비결은 인민 대중

중심의 사회주의 사상의 불멸할 생명력 에 있으며 그 철저하고도 완벽한 계승에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특히 김정은은 “당의 영도적 권위를 훼손시키는 온갖 요소와 행위들을 제때 색출, 제거하기 위한 공정을 선행시키면서 당내에 엄격 한 기강과 건전한 규율 풍토를 계속 굳 건하게 다져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각국의 고위급 인사도 속 속 입국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 르면 사실상 2인자인 드미트리 메드베 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 날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다. 중국 권 력 서열 2위로 꼽히는 리창(李强) 국무 원 총리도 이날

“내란당 없애라” “대통령 미화뿐” 여야 입맛대로 민심 다툼

추석 연휴 마지막날까지 날선 공방

정청래 “야당 너무 뻔뻔, 염치없어”

장동혁 “광기남매, 대통령도 못말려”

연휴 마지막날인 9일, 여야는 추석 밥상

민심을 정반대로 평가하며 날 선 공방

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범

처벌과 내란당 해체”를, 국민의힘은 “이

재명 정부·여당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추석 민심의 요체로 지목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에 ‘추석 민심’ 제목의 글을 시리즈로 올

렸다. 연휴 기간 동안 민주당 지지자가

“내란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텐데 너무 뻔뻔하고 염치없다. 빨리 해

체시키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고 했다

며 “민주당도 요즘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적었다. 정 대표는 호남 추석

인사 도중 “이러다가 윤석열 풀려나게

생겼다. 내란범들은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고, 마포 지역

구에서 30대 여성에게 “검찰청이 해체

돼 좋긴 한데, 검찰개혁이 불안하다. 이

번에 못하면 민주당이 폭망한다”는 당

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석 명절에

출석” “공

<민주당>

대통령실 “김, 국회 결정에 따를것”

야당은 “못 부른다는 얘기” 해석

연휴 마지막날인 9일 국회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김현지 대통령실 제1

부속실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재점화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이 김 실장

을 국감에 안 내보내려고 한다든가 그

런 일은 전혀 없다”며 “(출석) 하는 것

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의

공식 입장이냐”고 반응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

게 “어제(8일) 김 실장과 통화했는데 ‘국

회에서 부르면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고 전했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후 기자간담회

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출석 여부보다)

김현지 비서관이 나오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

서는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며 처음 날

을 세울 때 민주당의 반응은 출석 불가

였다. 여권의 주류적 신호가 ‘출석 가능’

으로 바뀐 건 지난 1일이다. 이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김 실장) 본인이

국회 결정에 100%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고, 한정애 민

주당 정책위의장도 “안 나올 이유는 없

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방이 계속되는 건 김 실장

본인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

석설에 ‘국회가 결정한다면’ 등의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조건은 15일 예정된 운영위에서 증인 채택을 의결하면 충족 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야당과 협 의는 하겠지만,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 긴 이상 불러야 할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는 “못 부른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드러난 민심은 딱 한 마디로 정말 어렵

다는 것”이라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

각했다. 장 대표는 정 대표 글이 “민심이 아니라 청심(淸心·정청래 대표 의중)”이

라면서 “이번 추석 연휴에 여당이 한 일

은 대통령의 예능 출연을 비호하고 미

화하고, 야당을 고발한 일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정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광기 남매”로 규정하면

서 “요즘 이 두 사람은 대통령의 말도 듣

지 않는 것 같다. 벌써 대통령의 레임덕

이 온 것 같다”고도 했다.

장 대표가 이날 정부·여당에 재정준 칙 도입과 관세협상 관련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

투명하다. 재정준칙은 국가 채무 증가

를 막자는 취지이고, 협의체 구성은 “지

금까지 진행된 관세협상의 상세한 내용

공유”를 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편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여야 대표들이 참여하는 초당적

협의체를 구성하자”며 여야 비상경제 안

보회의 개최를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미 국의 관세 부과, 대미 투자 선불 요구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항 의를 표시하는 국회 결의안도 조속히 통 과시키자”고 촉구했다. 양수민·이찬규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박성재 전 장관 특검 영장청구

수출물량 줄고 내수침체에 환율까지

지난해 약 393만t의 철강 제품을 EU로

수출했는데, 이 중 263만t은 한국에 배

정된 쿼터, 나머지는 글로벌 쿼터를 활

용해 전량 무관세로 수출했다. 그러나

지난 4월 EU의 세이프가드 조정으로

이미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올해 1~8

월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은 26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7% 감 소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EU는 미국과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의 주요 수출 시장

이라 수출이 막히면 타격이 클 것”이라

며 “인도·동남아 등은 저가 강판 위주라

대체 시장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

다.

아울러 EU가 향후 TRQ를 탄소 함

량 기준이나 ‘그린스틸 인증’ 등 환경 규

제와 연동할 가능성이 커 고탄소 제품의

수출은 추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 철강업계는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수출 타격 원화가치 급락(원-달

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은 물

론 내수 악화까지 ‘삼중고’에 처했다.

수출 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내수 역

시 버팀목이 되지 못한다. 건설경기 침

체에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이미 철강

내수 시장은 위기다. 한국철강협회 집계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철근 내수 판 매량은 354만90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9.8% 감소했다. 협회가 수치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2017년 507만7000t에 비하 면 30.1% 줄었다. 철근은 건설 현장에서

철강산업 보호” 내세워 대미 철강협상 우위 서려는 목적도

보호무역, 전략산업 전반 확대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

조치가 전 세계 통상 질서를 흔드는 기

폭제로 작동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

럽연합(EU)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

으로 관세 장벽 강화에 나서면서, 보호

무역주의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세계적

트렌드’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를 대

체하는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발

표하면서 “역내 산업 보호”를 이유로 내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하면서 아

시아와 중동산 철강이 미국 대신 유럽으

로 몰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EU는 선제

적으로 장벽을 높였다. EU의 철강 산업

가동률은 현재 67% 수준에 머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

연구원장은 “이번 EU의 조치는 철강 산

업의 가동률 하락과 수입 급증에 대응하

기 위한 산업 보호 수단이자, 향후 미국 과 철강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방향이 ‘자유무역’에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대가 장벽을 세우면 똑같이 세워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현실주의가

국제무역의 새 질서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대척점에 설 것으로 보였던

EU가 오히려 미국처럼 관세 장벽을 높

이는 선택을 한 점에서 파장은 클 수밖

셰프초비치

위원과의 협의를 추진하고, 문신학 차관은 이번 주 철강 수출 현장을 방문해 업계 의견을 듣는다. 오는

가장 많이 쓰이는 철강 제품으로 내수

경기의 ‘가늠자’다.  산업통상부는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 다. EU가 국가별 물량 배분 시 자유무역 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이를 고 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만큼 산업 부는 EU와 양자협의 등을 활용할 계획 이다. 산업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에 없다. 허 교수는 “EU는 미국의 보호 무역을 비판하지만, 실제 정책은 늘 유 사한 궤적을 밟아왔다”며 “지금 EU 는 철강 관세뿐 아니라 디지털서비스법 (DMA),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으로 거대한 규제의 성벽을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이 철강·알루미늄 산업을 넘어 전략산업 전반으로 퍼질 조짐도 있다. 미국이 ‘핵심 공급망 재편’을 명분 으로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에까지 관세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서다. EU 역 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유사한 제도

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극우세력과 반이민 정서 부상 등 변 화하는 세계 정치 환경도 보호무역주의 를 자극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세계 경 제

용산, 오늘 3실장+ 통상회의 ‘미국의 관세

9일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비서실장 주

재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

책실장, 통상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

하는 ‘3실장+α’ 통상회의가 열린다. 도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예정일

(29일)을 20일 앞둔 시점이다. 앞서 대통

령실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7월 31일)

직전인 지난 7월 25일에도 대통령실 3실

장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윤창렬 국무

조정실장이 참석하는 ‘3실장+α’ 회의

를 열어 협상 전략을 최종 점검했다.

이번 회의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

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

관을 만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 장관은 지

난 6일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서 “한국

이 갖고 있는 외환시장의 민감성이라든

지 그런 부분에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

졌다”며 “(대미 투자) 패키지의 일환으

로 논의되고 있는 부분이라, 그 부분도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

다. 다만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의

핵심 쟁점인 직접투자 비율이나 구체적

인 투자 분야에 대해선 “거기까진 논의

되지 않았다”고 했다. ‘3실장+α’ 회의엔

구 부총리도 참석한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지난달 정

3실장·구윤철·김정관 등 참석 예정

7월 협상 타결 전 회의 때와 같아

김정관, MOU 수정안 피드백 받은 듯

고위관계자 “논의할만한 거리 있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차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6일 귀국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부가 미국 측에 보낸 대미 투자펀드 양

해각서(MOU) 수정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일정한 피드백을 받아온 것으 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10월 2일 자 1·3면)에서 “건설적인 수정 대안을 디

테일하게 만들어 미국 측에 보냈다”며

“아직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우리가 미국의 제안에 대

다른 정부 고 위 관계자는 “논의할 만한 거리는 있다” 며 향후 협상 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한국 정부 가 대미 직접투자 확대의 ‘필요조건’으 로 제시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미 국 측 반응이다. 정부는 대미 투자펀드 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상업적 합리

성 감내 가능성 국익 부합 상호 호혜적 결과 도출 등 네 가지 원칙을 세

우고 있는데, 한·미 통화스와프는 ‘감내 가능성’의

198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아 차·철강 피해 커  대만 등에도 역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한국이

미국 수입국 순위에서 10위로 미끄러 졌다.

8일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 통

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

월까지 미국의 수입금액별 국가 순위 에서 한국은 10위다. 이 기간 미국의 한 국 수입액은 756억 달러(약 107조7000

억원)로, 미국의 전체 수입액 중 3.7%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한국은

2009년부터는 15년간 꾸준히 6~7위 자

를 차지했다. 같은 시기 멕시코(15%)· 캐나다(11.2%)·중국(9.4%)·베트남 (5.2%)·대만(4.9%)·아일랜드(4.6%)·독 일(4.5%)·일본(4.2%)·스위스(4.2%)가 한국을 앞섰다.  지난해 한국의 비중은 4%로 7위였 는데 올해 10위로 3계단 밀려났다. 무역 협회가 관련 자료를 분석하기 시작한

리를 지켜왔다.  한국은 경쟁국보다 미국의 관세 정 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고 있 다. 지난해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대 만·아일랜드·스위스가 올해 한국을 추 월했다. 특히 대만의 순위가 지난해 8위 (3.6%)에서 올해 5위(4.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철강·기계 등이 직간접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 됐고, 그만큼 피해가 컸다. 한국과 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 역시 지난해 5위에 서 올해 8위로 순위가 밀렸다.

한국이 역대 최대 수출

투자실장은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물리12 화학9 생리의학6 문학2 평화2  노벨상 강국 일본

일본이 올해 두 번째 노벨상을 거머쥐 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

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

자로 이산화탄소 등의 기체를 자유롭

게 분리해 저장하는 금속·유기 골격체 (MOF)를 연구한 기타가와 스스무(74)

교토대 특별교수와 리처드 롭슨(88·영 국) 호주 멜버른대 명예교수, 오마르 야

기(60·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

버클리)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MOF는 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 구멍이 뚫려 있는 신

소재로 이산화탄소 포집, 수소 저장, 물

흡착 등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사막에

서 물 분자를 포집해 식수를 얻거나, 약

물을 체내에 필요한 곳까지 안전하게 운

반하는 전달체를 만들기도 한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개발한 금속·

유기 골격체는 분자가 드나들 수 있는

큰 빈 공간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

로운 형태의 분자 구조를 구현했다”며

“마치 ‘헤르미온느의 핸드백’처럼 수만

가지의 골격체를 설계해 화학적 혁신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주상훈 서울

대 화학부 교수는 “MOF는 1g당 표면적

이 수천㎡에 달하는 물질로, 기후·에너

지 문제 해결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며 “예를 들어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

는 공기 중 수분을 흡착해 식수로 전환

할 수 있고,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오랜 연구를

소감을 남겼다.

지난 6일엔 면역학자 사카구치 시몬 (74)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노벨 생리의

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은 연이은 수상 소식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본은 기초과학 분야 저력을 자랑 하듯 지금껏 생리학·의학 분야에서만 6 명, 화학 분야 9명, 물리학 12명 등의 노 벨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문학 분야에서도 저력을 보여왔다.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 成·1968년)와 개인적 체험을 쓴 오에 겐자부로(1994년)가 문학상을 수상하 며 차기 수상자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 고 있다.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핵무

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 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에 입각한 외교 로 1974년에 첫 평화상을 받았다. 전후 인 1949년 일본에서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

로 지명된 존 노(사진) 동아시아 담당 부

차관보가 7일(현지시간) 인태 지역 안

보의 최대 위협으로 중국을 꼽으며 한

국 등의 역할을 강조했다.

노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인태

지역에 대해 “중국을 억제하는 데 중심 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힘

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한국·일본·

호주 등 동맹국들이 자국의 국방

지출을 대폭 증액하고 독립적으 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

하는 동시에 미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유지함으로써 우리의 동맹 관계를 진정한 부담 분담 (burden-sharing) 동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선 “주로 한·미 동

야 하지만 많은 역량이 대중국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며 “(한국군의) 장거리 화 력,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우주전, 전자전과 같은 역량은 (중국과 북한) 두 위협 모두에 맞서 지역 내 억제를 강 화하는 데 의미 있는 영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과 관련해 “미 국의 이익을 증진하도록 태세를 갖추고 배치돼 있다”며 “모든 지역의 위협에 대 해 한반도에서 미군 인원이 적절히 조 정되도록 지휘부 및 국방부 군 지휘관 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계인 노 지명자는 스탠퍼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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