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Page 1


끼어들기까지 배운 중국 AI택시

바이두 자율주행차 우한 주행 3년

초기엔 답답 운전‘바보택시’

이젠 1.7억㎞ 주행 데이터 쌓아

우회전 20m 앞‘새치기’까지 해

중국 넘어 세계 미래차 시장 넘봐

지난달 23일, 바이두의 6세대 로보택시 (무인 자율주행 택시) ‘RT6’를 타고 중 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장강대교 위를

달렸다. 텅 빈 운전석 앞 창 너머 멀리,

다리 끝 지점에서 차량 행렬은 두 방향

으로 갈라졌다. 직진으로 도심에 진입

하는 차들, 그리고 오른쪽 끝 차로를 타

고 다리를 빠져나가는 차들이었다. 끝

차로엔 출구 200m 전부터 긴 대기행렬

이 만들어졌다. 경로상 다리를 빠져나

가야 했는데, RT6는 속도를 늦추지 않

은 채 출구 가까운 곳까지 달렸다.

그런데 출구를 20여m 앞둔 지점, 오

른쪽 차로의 두 차 사이에 빈틈이 생

기자 RT6가 갑자기 운전대를 돌려 끼

어들었다. 마치 급한 일이 있는 운전자

가 된 듯, 대기줄을 유유히 지나치며 눈

치를 보다 새치기한 것이었다. 뒷좌석

에 탄 바이두 관계자와 취재진 모두 놀

라 서로를 쳐다봤다. 불법은 아니었지

만, ‘얌체운전’이었다. 바이두 관계자

는 “이렇게 운전하는 건 처음 봤다. 자

주 다니는 길이다 보니 상황을 보고 스

스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처음 우한 도로에 투입됐을

당시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답답한 주 행 때문에 ‘바보택시’로 불렸던 로보택

시가 몇 년 만에 괄목상대했다는 걸 증

명하는 장면이었다. 바이두 자체 분석

에 따르면 RT6의 사고 회피 능력, 안전

성은 사람보다 14배 뛰어난 수준이다.

게다가 이젠 더 빨리 가기 위해,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 안에서 얌체운전까

지 하며 효율성 역시 사람과 다를 바 없 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한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이젠 바보택시가

아니다. 운전석을 보지 않으면 로보택

시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우한=윤정민 기자, 김민정 기자 yunjm@joongang.co.kr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 전 여

정영애 “강, 본인 지역구 민원 요청 해결 안 되자 여가부 예산 깎아” 강, 예산심사 때‘징벌적 삭감’주장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 관 후보자 임명 강행을 결정하자 후폭풍 이 거세지고 있다. 보좌진에 이어 장관을 상대로도 예산권을 무기로 ‘갑질’을 했 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여가부 장관을 지낸 정영애 전 장관은 자신이 겪은 강 후보 자 일화를 글로 써서 지인에게 지난 20일 공유했다. 정 전 장관은 21일 중앙일보 에 “한창 인사청문이 진행되던 중에 썼 던 것인데 전달이 잘 안 됐다”며 “(장관) 인사가 거의 확정된 듯해 친구들 단톡방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유했던 글이 밖 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 정 전 장관은 강 후보자가 본인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성폭력 피해자 등을 지원하 는 해바라기센터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 했다고 밝혔다. 센터 설치를 위해서는 산 부인과 의사를 확보해야 하는데, 정 전 장관이 강서갑에 있는 이대서울병원에 문의했지만 확보가 어려웠다고 한다.  정 전 장관은 “그 내용을 강선우 의원

에게 전달하니 ‘하라면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자발적으로 이직한 청년에게도 실업수당(구직급여)을 지급하는 방 안이 국정과제로 검토 중이다. 문제는 실업수당의 재원인 고용보험 기금이 바닥이 난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급 대상과 방식에 따라 최 대 연 2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고용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관계기사 B1면 기금 적자인데  자발적 퇴사청년도 실업급여?

날씨 >> 16면, 구독배달 문의 1588-3600 컬처 >> 20면, 스포츠 >> B6·B7면 특검, 김건희 내달 6일 소환 김 측 “성실히 임할 것” >> 6면 “각목·대나무로 실종자 수색” 전국 수해에 장비도 없다 >> 8면 >> 3면 강선우로 계속

참정당 약진 뒤엔 4050‘로스

<잃어버린 세대>

3개의 칼, 특검 150일 문 정부와 탈원전 싸운 최재형

검찰서 윤석열에 밀린 조은석에게 손을

내민 이가 감사원장 최재형입니다. 최는

국민의힘으로 가고, 조는 남아 윤의 돌

격대장

내란 특검입니다. 소설 같은 전개죠.

똑같다”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극우 성향 참

참의원 선거서 14석 확보

정당의 참의원 선거 약진에는 ‘로스 제

네(잃어버린 세대)’가 있었다.

21일 아사히신문의 일본 참의원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비례대표 선거에서

참정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40대와 50대가 각각 21%를 기록했다. 참

정당을 뽑았다는 응답자 중 4050세대

가 절반에 가까운 42%였다. 응답자 중

17%는 30대, 15%는 20대, 13%는 60대

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참정당은 이

번 선거에서 14석을 확보해 기존 1석을

더해 15석으로 늘었다.

참정당 지지층의 주축으로 떠오른

4050세대는 일본에서 로스 제네로 불리

는, 통칭 ‘취업 빙하기 세대’다. 이들은

1990년대 초 버블 경제가 끝난 뒤 최악의

취업난이 닥친 1993~2005년에 사회생활

을 시작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파견

직 등 오랫동안 저임금의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사회적 취약 세대로 부각됐다.

취업 실패로 집 안에 틀어박히는 ‘히키

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로스 제네에서 시작됐다. 로스 제

네는 1700만~2000만 명 규모로 추산되며

바로잡습니다

상승 속 불만 누적 7월 18일자 10면 ‘전세 살며 강남 재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부산 기장군 일대 도로부지

를 상속 받아 보상금을 받았다는 내용

은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습니다. 해

당 부지는 동명이인이 보유했던 자산으

로, 김 후보자는 해당 부지를 상속 받거

나 보상금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일본 전체 인구의 6분의 1에 육박한다.

‘로스 제네’ 1700만~2000만 명 규모

일본 언론들은 참정당 돌풍을 이끈

로스 제네의 분노 투표에 주목하고 있

다. 물가 상승과 뒷걸음질치는 실질 임

금, 누적된 양극화로 인한 불만이 참정

당 지지로 이어진 가운데 장기간 임금이

정체됐던 로스 제네가 특히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참정당은 외국

인 규제 외에도 사회보험 부담액 완화와

재정 확대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

다. ‘식량자급률 100%’와 ‘0~15세에 1명

당 매월 10만 엔(약 94만원) 지급’ 등 포

퓰리즘 정책들도 공약에 담겼다.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참정당 대표는 선거

기간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중산층은

점점 가난해졌다”며 양극화 문제를 해 결하겠다고 호소해 왔다.  마이니치신문은 참의원 투표 전 “로 스 제네는 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적 었기 때문에 교육과 노후 보장 등에 불 안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여야 모두 인구가 많아 선거에 영향력이 큰 로스 제네에 주목하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

국민민주당 (제3야당)

일본유신회 (제2야당)

입헌민주당 (제1야당)

<김건희>

수사 3주 만에 ‘의혹 정점’ 소환

주가조작·명태균 의혹 등 조사 예정

특검 공개 소환, 포토라인 세울 듯

특검팀, 윤석열엔 29일 소환 통보

윤 “건강 문제” 소환 불응 가능성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

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피의

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팀

은 21일 윤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서

울구치소의 김현우 소장에게 “7월 29일

오전 10시 피의자 윤석열이 특검 조사

실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

의 수사협조 요청서를 발송했다. 이와

동시에 김 여사에 대해선 다음 달 6일

오전 10시에 피의자로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주거지로

우편 송부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여사는 (출석요구서에) 도이치모터

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건진법사

와 관련한 물품 전달 사건, 명태균 관련

사건 등에 대한 혐의 사실을 담았다”며

“윤 전 대통령도 (조사 대상에) 명태균

관련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이 포함돼 있

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VIP 격노’회의 직후 전화통화

“윤, 우려 표명  이첩 중단 지시 안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군 수사 이첩을 보류하도록 지시 하기 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VIP 격노설’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대해선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김

여사에 대해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를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출석은 특

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KT광화문빌

딩 웨스트 정문을 통하게 되며, 포토라

인에 서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이날 “성실히 임

하겠다는 기본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경우 건강 문제

를 이유로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

석)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이번 소환

에도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에 등장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도이치모터

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인 이정필씨에

게 “김건희 여사나 VIP에게 얘기해 집

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금품

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가 우선

적용됐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삼부토

건의 경우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삼

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린 뒤 주

가가 올랐다.

특검팀은 또 윤 정부의 캄보디아 경제 협력기금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수출 입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캄보디아에 대 한 해외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

는 과정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청탁 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도 압수 수색을 당했다. 이 회사는 통일교가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캄보디아 ODA 사업 등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희림은 특검팀의

중이다.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

대 1사단장을 혐의자로 명시한 수사 결

과를 보고받고 격분한 뒤 이 전 장관에

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건 이첩을 막았

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이 전 장관 측은 지난 18일 채 상병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50분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 다. 당시 통화에서는 채 상병

수사 결과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우려’가 전 달됐다는 설명이다.  특검 측은 통화 발신번호 ‘02-8007070’이 대통령실 번호며, 통화 당사자 인 이 전 장관이 발신자를 윤 전 대통령 으로 확인함에 따라 이 사실을 공식화 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 걸려온 전화였다.  이 전 장관 측은 해당 통화가 “구체적 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 인 수준”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이첩 중단이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 린 적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첩 보류를 결정했을 뿐”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공범 으로 지목한 상태다. 지난 10일 이 전 장 관에 대해 집행한 압수수색영장에

기자 lee.ahmi@joongang.co.kr

생일 챙긴 아들에 총 쏜 60대, 집

송도 집서 총 맞은 30대 아들 숨져

전문가 “폭탄에 아파트 큰일날 뻔”

범인 차엔 사제총 11점, 탄환 86발

범행동기 묻자 “가족 불화” 진술

경찰특공대원 28명이 21일 새벽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를 급습했다. 20일 오후 인천 송도에서

사제 산탄총을 쏴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던 중 자

신의 집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진술

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과

경찰특공대는 이날 오전 1시 30분부터

해당 아파트 주민 105명(거주자 69명, 상가 종사자 36명)에 대한 대피 작업부

터 완료했다. 오전 3시 54분쯤 A씨 자택

에 진입해 14통의 시너와 타이머가 달

린 점화장치 등으로 구성된 폭발물을

찾아냈다. 이후 23분 동안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

해체 당시 폭발물은 타이머가 ‘21일

정오’에 폭발하도록 설정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A(62)씨의 거주지가 중간

층인 8층이었던 만큼 “미리 제거하지

않았다면 아파트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

을 것”(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학과 교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들을 총기 살해하고 사제 폭탄까지 설치한 그는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고 정신 병력도 없던 것으로 조 사됐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를 파

악하기 위해 전문 프로파일러를 긴급 투입한 상태다. 조사를 마친 뒤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 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범행 당 일은 A씨의 생일이었다. 사건 신고자인 B씨의 부인이 “시아버지가 남편을 쐈다. 생일잔치 중에 잠깐 나가서 총을 만들 어 왔다”고 신고했다. 사건 당시 집 안에 는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 등 이

아들 쏜 60대도 “유튜브서 배워”

3D프린터 활용, 범죄 확산 우려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인천 송도와 서울에서 발생한 사제 총

기·폭발물 사건으로 불법 무기류 활용

범죄의 위험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제 총기로 인한 살인이 발생

한 것은 2016년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

이후 9년 만이다. 인터넷 검색 한 번에

한 60대 남성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에 21일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수)이라고 분석했다. 인근 보건소나 모 텔 등으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새운

주민들은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천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21일 “피

의자가 총기 범행 이전에 서울 도봉구 자택에 인화성 물질을 직접 제작해 설 치해 둔 상태였다”며 “다시 집에 돌아가 지 않으려고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할 계획이다.  쌍문동 아파트 주민들도 A씨에 대해 “주민과의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반상 회비는 꼬박꼬박 냈다”(50대 조 모씨)는 등 평소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 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일 오후 9시 30분쯤 인 천 송도 국제도시 아파트 33층에서 자 신의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 B씨(34)를 쇠파이프를 개조한 사제 산탄총으로 쐈 다. 총알 1개당 쇠구슬 12개가 든 산탄 3 발을 쐈다. 발포한 3발 중 2발은 아들에 게, 1발은 문을 향했다. 가슴·복부에 탄 환을 맞은 B씨는 119에 의해 인근 병원 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경찰에 범행 동기에 대해 ‘가 족 간 불화’라고 진술했다. 구체적인 갈 등 경위나 범행 계획 시점 등에 대해선

도주를 시도했지만, 순찰차로 A씨의 차를 가로 막고 차 문을 강제로 개방해 연행했다.  A씨의 차량에서는 총열에 해당하는 쇠파이프 11점도 발견됐다. 이 중 일부 는 장전 상태였고, 86발의 탄환도 발견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법이 줄줄이 나오고, 3차원(3D) 프

린터 기술까지 발전해 총기 범죄가 더욱

확산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1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에서 사제 총으로 아들을 쏴 숨지게 한

A씨(62)는 “총기와 폭발물 제작법을

유튜브에서 배웠다”는 취지로 진술했

설명했다.  이날 인터넷에서 영문으로 총기 제작 을 검색한 결과, 영상 자료 수백 개를 쉽 게 찾을 수 있었다. 종이 상자로 만든 장 난감 수준의 총기부터 철제 권총 모양 의 무기까지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다고 한다. 박상진 인천 연수경찰서장 은 “A씨는 쇠파이프를 산 뒤 공작소에 서 잘라 직접 (총기를) 제작했고, 폭발 물도 직접 연구해 제작을 완료했다”고

설명도 많았다.  2016년 오패산터널 고(故) 김창호 경 감 총격 살해범 성병대(당시 46) 역시 “유튜브를 통해 폭약 원리를 배웠고 청 계천·을지로에서 재료를 사서 (총을) 만 들었다”고 했었다. 해외에선 2022년 아 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지난해 브라이언 톰슨 미국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최고경 영자(CEO)가 사제 총기에 숨졌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명예 교수)은 “한국은 총기 완성품은 규제하 지만, 부품이나 3D 프린터 도면 등 완성 전 단계에 대한 규제는 부족한 실정”이

im.soungbin@joongang.co.kr

제18399호 40판

국가정보원이 수십 년 동안 운영해온

대북 방송을 이달 들어 모두 중단한 것

으로 파악됐다.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

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대북 정보

유입 측면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복수의 민간 대북방송 활동가는 21일

“국정원이 관리해 온 대북 라디오 방송

채널들이 이달 들어 송출을 중단했다”

고 말했다. 국정원의 대북TV 방송도 최

근 송출이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

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뒤 대북 유화 조

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지난달 9일 민

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중지를 공개적

민생쿠폰

복도까지 가득차 옆 도서관서 대기 출생연도, 생년월일로 착각하기도 국정원, 수십년간 보내던

21일 오전 10시 강원 춘천시 퇴계동 행

정복지센터 4층 중회의실. ‘민생회복 소

비쿠폰’을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회의실에 도착한 한 시민이 대

기 번호를 뽑자 151번 나왔다. 좁은 복도

가 시민들로 가득 차자 행정복지센터 직

원이 “바로 옆 작은 도서관에서 대기해

주세요”라고 안내했다.

서모(46)씨는 “4인 가족으로 72만원을

받게 됐는데 부족한 생활비에 보탤 수 있

어 좋다”며 “그런데 도시에 산다고 덜 주

고, 농촌에 산다고 더 주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

다. 복도에서 만난 70대 남모씨는 “진짜

어려운 사람에겐 얼마를 줘도 괜찮은데

잘사는 사람에게 왜 주는지 잘 모르겠

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

대북 TV·라디오 채널 최근 올스톱

체제선전 없는 북 자료 공개도 추진

확성기 중단 등 잇단 대북 유화조치

일각선 “심리전 포기하나” 우려

대북방송

으로 요청했고, 이틀 후인 지난달 11일

에는 군 당국이 전방 일대에서 가동 중 이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지했 다. 지난 9일에는 3월과 5월 동해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표류해 남측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 6명을 해상을 통해 송

환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선제적으로 유화 제스처

를 잇달아 내놓는 것을 두고 우려도 나

오고 있다.

특히 대북 방송 중단에 대해서는 전

문가들 사이에서 정부가 북한과 휴전선

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

는 상황에서 현대전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심리전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국책 연구기관 연구위원은 “방송의 내 용을 정부 정책에 맞게 구성해 정보 전

달 위주로 방송을 내보낼 수 있음에도

아예 중단을 결정한 건 이례적”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강한 의지는 이

해하지만, 국내 정치가 이념적으로 극 명하게 갈라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

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 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 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 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대남

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주민들의 발길

이 이어졌다. 2층 회의장에서 만난 김모 (79)씨는 “기초연금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어 생활비에 보태려고 소비쿠폰을 신

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1동 사무소에 설치

된 소비쿠폰 신청 창구는 비교적 한산

한 모습이었다. 2층 회의실에 마련한 신

청 창구의 20여개 대기석은 상당수 비

어 있었다. 둔산1동 관계자는 “읍면동

사무소를 찾는 소비쿠폰 신청자는 주로

온라인 신청이 서툰 어르신”이라며 “오

전에 찾은 신청자가 20여명으로 많은 편

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민생회복 소비 쿠폰 신청 첫날인 21일

전국적으로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전국

행정복지센터엔 주로 어르신들이, 온라

인 신청엔 주로 젊은 층이 접속했다. 신

청자가 몰리다 보니 일부 카드사 앱에

선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신한카드는 서버를 미리 증설했는데

도 순식간에 신청자가 몰려 일부 접속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 KB국민카드도 ‘접속자가 많아 일부 서비스가 원활하 지 않을 수 있다’는 문구가 안내됐다.

출생연도 끝자리를 생년월일 끝자리 로 착각해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 다. 출생 연도 끝자리가 1·6인 경우 월요 일, 2·7은 화요일, 3·8은 수요일, 4·9는 목 요일, 5·0은 금요일에 신청할 수 있다.

춘천시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번 주까진 요일제를 운영하니 출생

연도 끝자리를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

한다”고 당부했다.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

쿠폰은 이날 12시 기준 415만명(8.2%)

신청해 7545억원(9.3%)이 지급됐다. 행

안부 관계자는 “적극적인 홍보 효과 등 으로 과거 국민지원금보다 빠른 속도로

지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대전=박진호·김방현·최종권·문희철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제18399호 40판

가평에 자정~오전 198㎜ 폭우

토사 흘러내려 글램핑 시설 매몰

5㎞ 떨어진 곳서 아버지 시신 발견

다리까지 끊겨 실종자 구조 난항

20일 오전 시간당 76㎜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도 가평군 일대는 산사태와 계곡

물이 함께 덮쳐 도로·전기·수도·통신 등

이 끊기며 고립된 섬이 됐다. 조종면 마

일리 글램핑장에선 40대 부부와 중학생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이날 오전 토사에

휩쓸려 실종된 뒤 40대 아버지 시신만

하류에서 발견됐다.

각종 펜션·캠핑장이 밀집한 마일리에

선 이날 오후 5시에도 차량을 버리고 수

㎞를 걸어서 대피하는 캠핑장 투숙객과

주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도로에

서 캠핑장 지역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토

사로 범람한 연인산 계곡물에 끊겼기 때

문이다. 소방당국 역시 포클레인 등 구

조 차량도 진입하지 못해 일가족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밧

줄을 이용해 캠핑객 구조를 진행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흙탕물에 젖은 사

람들은 서너 명씩 손을 맞잡고 산사태

흙더미를 넘어 내려오고 있었다. 주말

을 맞아 가족과 캠핑을 하러 왔다는 조

경대(52)씨는 “상류 지역에서 두 시간째

내려오고 있다”며 “새벽 3시 반부터 대

피해 있다가 내일 회사와 아이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차를 버려두고 이

동한 것”이라고 했다.

일가족 실종자가 발생한 H캠핑장 직

원 장모(54)씨는 “새벽 4~5시께에 ‘쾅’

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후 강물이

급작스레 불어났다”고 했다. 이날 오후

까지도 캠핑장으로 진입하는 수변 도로

는 아예 사라졌고, 캠핑장 건물 및 텐트

등 시설 잔해가 물살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었다. 길가 나무는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고, 넘어진 전봇대와 이어진

전깃줄도 바닥 곳곳에 널려 있었다. 곳

곳에선 휴대전화 신호도 먹통이었다.

이날 새벽부터 내린 호우 피해로 현

재까지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상

태다. 가평군에는 조종면 등 지역에 오

전 3시30분을 전후해 시간당 76㎜의 비

가 쏟아졌으며, 누적 강수량은 오전 9시

30분까지 197.5㎜를 기록했다.

일가족 매몰사고는 호우가 집중된 새

벽 시간 토사가 흘러내리며 발생했다.

매몰된 글램핑 시설 안에 있던 일가족

중 발견된 40대 아버지 외에 40대 어머

니와 10대 자녀는 아직 실종 상태다. 소

방당국은 이날 오전 일가족 중 아버지

시신을 캠핑장으로부터 약 5~6㎞ 떨어

진 하류의 대보교 아래에서 발견했다.

캠핑장 매점 직원은 “새벽에 큰 소리

를 듣고 나가 보니 산이 무너지고 있었

다”고 했다. 그는 캠핑장 앞 진입로가 유

실되자 산을 넘어 이웃마을에서 신고했

다고 한다.

피해 지역 주민 김국신(67)씨도 “새벽

에 전봇대가 무너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며 “전화도 안 터지고 전기, 물도

끊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집에서부터 5㎞를 두 시간 걸어서 내려

왔다”며 “소방관 구조대가 와서 밧줄을

붙잡고 겨우 물을 건넜다”고 말했다.

김석우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산사태 피해는 상류 가까이 갈수록 큰

데, 새벽 시간대라 피난 전파도 쉽지 않

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또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선 산지 어느 위

치에 있든 항상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에서도 펜

션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되는 사고

가 발생해 70대 여성 1명이 사망했다.

가평=전율 기자,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들여 모래·자갈 68만t 퍼내

바닥 최고 1.5m까지 낮아져 전문가 “홍수 예방에 준설 당연”

지난 16일부터 전국 곳곳에 내린 집중 호우로 여러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속 출했다. 반면에 대전천·유등천·갑천 등 3대 하천이 관통하는 대전시는 이렇다 할 피해가 없었고 홍수 예보도 내려지 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난겨울 실시한 대대적인 하천 준설이 영향을 준 게 아 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16일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내린 누적 강우량(구성동 기준)은 최고 267㎜에 달했다. 17일 오전 1시부터 1시간 동안 47㎜의 물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기고 만년교·복수교·원촌교 등 3개 교량 은 통제되기 일쑤였지만 이번에는 달랐 다”며 “하천 통수(通水) 단면이 넓어지 면서 물이 잘 빠지고 진흙밭으로 변했 어야 할 하천 둔치가 멀쩡한 모습을 유 지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대전시 관계자는 “평소 이 정도 강우 량이면 하천 둔치, 산책로까지 물에 잠

찍다 500㎜ 폭우, 다시 찜통  이젠 극한기후가‘뉴

이달초 열돔현상에 때이른 폭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타고 이런 ‘기 습 폭우’가 더 자주 나타날 거라고 본다.

이례적인 초여름 무더위, 이어 남부·중 부 지방을 오가면서 쏟아진 국지성 호 우. 올여름 나타난 극단적 폭염·폭우 형 태다. 기후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 면서 이런 극한 기후가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되고, 관련 피해도 한층 커질 거 란 우려가 나온다.  이달 초부터 나타난 때 이른 무더위 가 신호탄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광명· 파주를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 40도 넘

는 극한 폭염(자동기상관측장비 기준)

이 찾아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37.8 도)은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7월 초순 최고치를 찍었다. 북태평양·티베트 고 기압이 한반도를 이불처럼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이었다.  폭염은 16일부터 폭우로 급변했다. 충

무더위 주춤하자 200년 만의 폭우 기온 1도 오르면 수증기량 7% 증가 기후변화 영향, 기습폭우 더 늘듯 무너졌다.

3대 하천 바닥 낮춰 큰 피해

모래와 자갈 등을 퍼냈다. 이 덕분에

3대 하천 17.9㎞ 구간 하상(河床)이 최저

50㎝에서 최고 1.5m까지 낮아졌다고 한

다. 대전대 이병재(토목환경공학과) 교

수는 “홍수 예방 등을 위해 퇴적물을 준

설해 하천 물길을 넓히는 것은 당연한

조처”라며 “대전시가 지난겨울 3대 하천

을 대대적으로 준설한 효과를 이번 여

름에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하천 준설사업 이전에는 토

막았다

사 퇴적으로 하상이 높아지는 바람에

물난리가 잦았다. 2020년 7월 대규모 침 수 사태로 서구 정림동 일대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지난해 7월 10일에도 하루

최고 122㎜의 폭우로 서구 용촌동 제방

이 무너져 마을이 침수되고 유등천 다

리가 주저앉기도 했다. 이번에는 두 곳

모두 폭우 피해를 보지 않았다.

반면에 이번 집중호우에 충남에서는

당진천, 홍성 갈산천·도당천 등이 범람

했다. 금강 지천인 삽교천에는 홍수경보

가, 영산강 지천인 광주천·소태천·석곡 천·서방천 등에는 홍수경보·범람우려

등급이 매겨졌다. 이들 하천은 대전 3대

하천만큼 준설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 로 알려졌다. 충북 미호강도 이번에 범람 위기를 맞았다. 미호강은 2년 전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에도 준설

논란이 일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남과 전남, 경남 등에 누적 500㎜ 이상 의 비가 퍼부었다. 특히 충남 서산(413.4 ㎜)·광주광역시(426.4㎜) 등에선 17일 하루 동안 기록적인 일 강수량을 찍었 다. 20일엔 경기도 포천에 시간당 104㎜ 의 비가 내렸다. 모두 200년에 한 번 나 타날 수준의 강한 비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남하한 차고 건 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유입된 고온 다 습한 공기가 오랜 시간 팽팽하게 맞서며 이례적으로 많은 비를 내렸다”(이창재 예보분석관)고 설명했다. 이미 장마가 종료된 남부 지방 등에서 집중호우가 장 소만 옮겨가며 이례적으로 이어진 것이 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쪽에 버티면서 저기압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우리나라 에 머무른 게 영향을 미쳤다.

다시 찾아온다. 덥고

기온 25 도 이상의 열대야가 나타나겠다. 22일까 지 내륙 곳곳엔 5~60㎜의 강한 소나기 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산불 이어 물난리, 무

노부부 농장 인근 식당 주인의 20대 딸

도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마을 주민

은 “엄마가 읍내에 뭐 사러 간다고 나간

사이에 딸만 그렇게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에 따르면 16일부터 전국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17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18시 기준). 전국 15개 시·도, 95개 시· 군·구에서 9782세대, 1만3492명이 대피

했다. 도로 침수와 하천 시설 붕괴 등 공

공시설 피해가 1999건, 건축물·농경지

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는 2238건에 달

한다.

특히 10명의 사망자가 나온 산청은

폭우로 쏟아진 흙더미와 불어난 물에

도로 곳곳이 막히고, 정전·통신장애까

지 발생하면서 사실상 ‘고립무원(孤立

無援)’이 된 곳이 많았다. 산청은 16일

부터의 누적 강수량이 793.5㎜를 기록

했다. 지난 한 해 산청군 전체 강수량 (1513.5㎜)의 절반을 웃돈다. 군민 문모 (60대)씨는 “봄엔 불나서 난리더니 여

름엔 비 때문에 난리다. 무서버서(무서

워서) 우째 사노”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9시30분쯤 전날 산사태로

2명이 숨진 산청읍 내리에 들어갔지만,

마을은 텅 비어 적막했다. 마을 중턱엔

벽돌로 된 외벽이 물살에 통째로 뜯겨

나간 듯 내부를 훤히 드러낸 2층집이 보

였다. 이장 강용호(63)씨는 “추가 피해

가 걱정돼 주민들이 모두 떠나 텅빈 상

태”라며 “50년을 여기서 살았지만 이렇

게 많은 비는 처음”이라고 했다.

산청군 단성면의 한 마을에서는 지

난 19일 오후 5시쯤 갑자기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민 16명과 관광객 등 34명

이 고립됐다. 산사태로 떠내려온 바위와

토사가 길을 막고, 물이 무릎까지 차오

른 상황에서 소방대원들은 이들을 여섯

시간에 걸쳐 모두 구했다.

닷새간

광주·전남과 충남, 울산 등도 폭우로 큰 피해를 보았다. 광주는 지난 17일 하 루에만 426.4㎜의 비가 내려 하루 강수 량으론 1939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최 고치를 기록했다. 울산시 울주군에서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물 에 잠겼다. 사연댐 상류에 위치한 반구

섞인 냄새였다. 회관 앞에서는

대 암각화는 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물에 잠기기 시작한다. 19일 오전 5시쯤 수위가 53m를 돌파했고, 이날 오후 1시 쯤에는 57m까지 올라 암각화는 완전히 잠겼다.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충남 예산은 폭 우 뒤 닥친 폭염 속에 복구작업이 한창 이다. 하지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어

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오전 찾은 예산 군 삽교읍 하포리 마을회관은 입구부터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닐하우 스에서 썩고 있는 수박과 채소, 물에 잠 겼던 축사에서 흘러나온 오물 등이 뒤

이재명 대통령은 20 일 특별재난지역을 조속히 선포하는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
20250722 by 중앙일보밴쿠버 - Iss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