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탐구 I 사운드 디자인
7
038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톰 행크 스가 바로 옆에서 포탄이 터져 죽 어가는 동료들을 보며 잠시 넋이 나가는 장면. 이 장면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음향 이다
이전까지의 전투 신은 총이 총알을 발사하는 소리,
게 대조된다. 마치 지옥도 같은 수면 위와 달리 물속
즉 공이가 총알의 뒷부분을 가격하여 화약이 폭발하
은 평온하리만큼 고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물속을 뚫
며 발생하는 ‘탕탕탕’하는 소리 위주로 작업하는 것이
고 총알은 날아오고 그 총알에 맞아 병사들은 죽어간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다. 이때 물속을 파고들어 병사들의 몸통을 관통하는
총의 소리 보다는 총알의 소리에 훨씬 집중한다.
총알의 소리는 주변의 고요함 때문에 더욱 강조되어
총알이 날아가는 궤적음, 그리고 그 총알이 어딘가
안전한 공간과 순간은 어디에도 없다는 섬뜩함을 준
의 목표점에 부딪히며 내는 탄착음, 튕겨나가는 소
다. 이런 끔찍한 물속을 가르는 총알의 궤적음은 낚
위 ‘리코’라 불리는 사운드 들이 중심이 된다. 사실 따
싯줄이 물속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는 소리를 녹음해
져보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총구에서 번쩍이는 섬광,
서 사용했다.
즉 화약이 터지는 소리가 아니라 날아와 몸에 박히는
바로 옆에서 포탄이 터지며 잠시 넋이 나간 듯 톰 행
총알인 셈이다.
크스(Tom Hanks)가 멍한 표정으로 죽어가는 전우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는 이러한 총알의 소리를 이
들을 바라보는 장면을 보자
전에 어떤 전쟁 영화 사운드에서도 시도한적 없는 정
이때 톰 행크스의 심리를 마치 그의 머릿속에 들어와
교함으로 작업하여 사방에서 빗발치는 총알에 무방
있는 듯 느끼게 하고 싶다면 어떤 영화적 표현법이
비로 노출되어 있는 병사들의 공포를 관객들이 그대
가능할까?
로 느끼게 만들었다. 더구나 음악 없이 20분 넘게 지
야누스 카민스키(Janusz Kaminski)의 카메라는 주
속되는, 영화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길고 격렬한 전
관적 앵글, 망원 렌즈를 활용한 핸드헬드와 불안정하
투 신에서 총알이 어떤 물체에 부딪히느냐에 따라 달
게 흔들리는 화면, 제한된 프레이밍, 그리고 낮은 심
라지는 탄착음과 리코들은 어마어마한 밀도로 작업되
도와 약간의 스탭프린팅을 비주얼적 요소로 활용한
어 있는 음향 효과들이 서로의 명료도를 유지하며 계
다. 이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은 음향이다.
속 변화되어 들리게 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옆에서 터진 포탄에 일시적 청각장애가 일어난
바닷물 속으로 뛰어든 병사들의 모습을 따라가는 카
듯 귀가 먹먹한 상황을 심리적으로 연관 짓는 장치로
메라의 물속 시점에서의 사운드는 수면 위와 극명하
바닷가에서 소라껍질을 귀에 대고 있을 때 느껴지는
+ 촬영감독 2015 Spring/Summer
<사진
7
>.
만일 관객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