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녹색순례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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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 할망 이야기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설문대는 거신(巨神)이었다. 설문대가 어느 날 바다 한 가운데로 흙을 가득 퍼 나르기 시작했고 커다란 산이 하나 완성되었다. 어찌나 높은지 은하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높다고 해서 ‘한 라산’이라 이름 지었다. 한라산을 만들며 치마 구멍 사이로 떨어져 쌓인 흙들은 ‘오름’이 되었다. 한라산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 설문대는 봉우리를 꺾어 던져버렸고 그 부분이 움푹 패어 백록담이 되고, 봉우리는 안덕면 사계리로 날아가 ‘산방산’이 되었다. 설문대는 어찌나 컸던지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다리는 제주시 앞바 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졌다. 빨래를 할 때는 팔은 한라산 꼭대기를 집 고 서서 관탈섬에 빨래를 놓아 발로 문질러 빨았다. 그런가 하면 한라산 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 왼쪽 다리는 관탈섬에 놓고, 오른쪽 다리는 마라 도에 놓고, 성산일출봉 분화구를 바구니로 삼고 우도를 빨랫돌로 삼아 빨 래를 하기도 했다. 우도는 원래 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었다. 어느 날 설문대가 한쪽 발은 성 산읍 오조리에 있는 식산봉에 디디고, 한쪽 발은 일출봉에 디디고 앉아 오줌을 쌌다. 그 오줌줄기가 어찌나 세었던지 땅 조각이 하나 떨어져 나 갔는데, 그것이 바로 우도가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성산과 우도 사이 의 물살이 유난히 세고 빠르다고 한다. 설문대는 너무 커서 제대로 된 옷을 입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제주백성 들에게 속옷 한 벌만 만들어 주면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했다. 설문대의 속옷 한 벌을 만들려면 명주 1백통이 필요했다. 제주백성들은 최선을 다해 명주를 모았지만 99통밖에 되지 않았다. 한 통이 모자라 설 문대의 속옷을 만들어주지 못했고, 설문대도 다리를 좀 놓다가 중단해 동백꽃 다시 핀다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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