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지부는 언론노조 규약과 분회 규정에 따라 개별 조합원이 자발적으 로 월 임금(세전, 수당 포함)의 1.1% 를 납부하게 됩니다. * 조합비는 조합 운영 및 각종 사업에 소중하게 쓰이며 정기적인 회계 보고를 통해 그 내역이 조합원에게 공개됩니다 이름/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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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일과 삶
이상한 나라의 코로나 : 코로나
팬데믹 시대, 책을 책과 우리의
Q1 팬데믹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진행한 특별한
마케팅이나 전략이 있을까요?
Q2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에게는 어떤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1. 독립서점 운영자의 이야기 박선형(번역가의 서재 운영자) A1 2020년 상반기 심각한 코로나 국면이 시작되면서 방역 지 침에 의해 영업을 중단하거나 시간을 단축하면서 오프라인 공간 운영의 비중을 줄여야만 했습니다. 또 독서 모임을 비롯한 각종 친목 모임, 취미 수업, 도서 전시회, 출판사 북토크 등을 서점에서 진행하며 많은 손님들에게 커뮤니티 서점으로 사랑을 받아왔지 만, 비대면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죠. 우선 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겼어요. 서점 방문객은 다소 줄었 으나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의 책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았 다는 걸 파악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문 배송과 온라인 판매 중심 으로 판로를 개척해 새로운 독서 문화를 안착시킬 방법을 찾게 됐 어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잠재적 독자들을 겨냥한 ‘비대면 마 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여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했죠.
원래도 오랜 단골을 중심으로 도서 주문 서비스를 꾸준히 운 영해왔으나 서점에 직접 방문하기를 원하는 고객 수에 비해 주문 배송 수요가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강화된 거리두기가 지 속되던 2020년 하반기부터 도서 주문 문의가 평소보다 늘기 시작 해 구상 중이던 구체적인 온라인 판매 계획에 서둘러 착수했습니 다. 처음에는 포털 사이트의 쇼핑 플랫폼 활용을 계획했는데, 마 침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해준 동네책방 온라인몰과 함께 올해 봄 부터 시범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서점 운영진의 큐 레이션을 믿고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점이 참신해 동참 하게 되었고, 앞으로 구축할 자체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위한 기 반으로 삼고자 합니다.
오프라인 운영에 있어서는 다시 새로운 독자들을 끌어들이 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엇보다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코 로나로부터 안전한 서점’ 알리기에 신경 쓰고 있어요. 서점 내 독 서 공간은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만 이용하도록 하고, 의자도 일 정 간격을 두고 배치했죠. 또 ‘내 서재 이용권’이라는 시간제 서점 이용 서비스도 시범적으로 두 달간 운영해보는 등 아늑한 공간을 최대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진정성 있는 이 미지가 손님들에게 진솔하게 다가서고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코 로나19 상황이 조금 진정되면 참신한 문화 프로그램이나 작가와 의 만남 등의 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번역가가 엄 선한 전문성 있는 큐레이션의 강점을 살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해 치지 않으면서 좋은 책을 잘 알리고 파는 프로모션 전략을 검토 하고 있어요.
A2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일상 복귀까지 몇십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아예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코로나19와의 길고 힘든 싸움을 준비해 야 할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코로나19를 통해 전 세 계가 전염병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네요. 미래에 또다시 발생할 팬데믹을 대비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것 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어 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뚜렷한 답을 내기가 어 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가 가장 적절한 답일 지 모르겠습니다.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죠. 예측 가능한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 사이 에서,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든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과 학의 힘일 것입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멸종 위기에 처했던 야생동물이 되돌아오 고 뿌옇던 하늘이 맑아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 간에 변화한 지구의 모습이 어쩌면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준 것은 아닐까요. 비대면 시대의 기반이 될 과학기술은 친환경 에너지 등 환경 문제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고요. 코로나19로 뒤바뀐 세계 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시대의 흐름을 읽으려는 시도가 중요할 것 같아요. 인간이 대형 재난에 대처하는 위기 능력을 갖추게 되리라 믿습니다. 환경과 사람이 중 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인간과 자연 이,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판다는 것은----?
미래는---------?
2. 온라인 서점 MD의 이야기 조선영(예스24 MD)
A1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출판사와 미팅하는 시간과 횟수가 감소하였다는 것, 신간을 택배로 받게 되어 포장을 뜯는 일이 늘 었다는 것, 강연회 등의 오프라인 프로모션 활용이 어려워졌다는 것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저희 일과에서 출판사와 소통하는 시간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터라 처음엔 여유 시간이 생 긴 듯한 기분이었지만, 올봄 다시 제한적이나마 미팅을 재개하니 온라인 서점의 일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을 새삼스레 확인하게 됩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택배 물량이 증가하며 쓰레기가 늘어난
것에 대한 우려들이 큰데, 온라인 서점 사무실에도 박스나 에어캡 비닐 쓰레기의 양이 이전에 비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종이 박스 는 재활용된다고 하더라도, 비닐 쓰레기를 보면 왠지 한숨이 나오 긴 하네요. 그래서 저희 서점에선 지난해부터 테이프와 완충재가 없는 친환경 배송 상자를 제작해 사용하고 있고, 이 물량을 더 늘 리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강연회나 북토크처럼 독자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기회가 줄 어든 것도 위기 중 하나입니다. 책을 홍보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강 력한 카드가 하나 줄어든 셈이니까요. 유튜브 라이브나 줌 등의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저자와 독자가 소통하는 행 사를 진행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예전만큼 흥이 나지 않 는 건 사실입니다.
A2 코로나19의 종식이 선포되더라도, 우리 일상이 예전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스크와 손 씻기, 거리두기 는 일상이 되지 않을까요? 서점의 일상을 생각해본다면 코로나19 확산이 종식되더라도 대면 미팅은 시간당 인원을 제한하는 식으 로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저 자와의 만남이 늘어나는 만큼, 소규모로 이뤄지는 오프라인 독자 만남이나 독서 모임이 활발해질 것 같아요. 그간 오프라인 모임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이를 온라인으로 중계해서 공 간적 제약을 해소한다든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죠.
저는 책 자체의 미래를 의심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종이책의 형태가 계속 유지될지는 장담하기가 어렵긴 하네요. 사람들에겐 항상 잘 짜인 이야기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책만이 잘 짜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않잖아요. 웹소설, 웹툰 그리고 유튜브와 넷플릭스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플 랫폼 모두가 책의 경쟁자죠. 하지만 지금처럼 책의 이야기를 웹 툰이나 영상으로 만든다거나, 반대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생산되 는 콘텐츠를 책으로 짜임새 있게 담아내거나 하는 일은 더욱 활 발해질 것 같습니다. 책이 주연이 되는 일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주연보다 인상적인 조연으로 활약할 기회는 오히려 늘어나는 시 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오프라인 서점 마케터의 이야기 박정남(교보문고 마케팅 추진팀 차장) A1 눈에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출고를 기다리는 택배 박스가 쌓여가고, 오프라인 매장이 한산해졌다는 것입니다. 가장 상징적 인 사건은 고집스럽게 오프라인 서점에 나와 책을 펼쳐보고 사던 중장년층 독자들마저 펜데믹을 계기로 조금 더 싸고 편리한 모바 일 쇼핑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2020년 교보문고 40~60대 독자 들의 모바일 채널 이용률은 이전 해에 비해 약 44퍼센트 증가했습 니다. 아마 다시는 볼 수 없을 기록적인 성장입니다. 모바일 채널 이용률은 급격히 높아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전과는 다른 생활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진입으로 도서 유통 시장의 지각 변동도 예고됩니다. 보이는 변화보다 더 큰 변화는 한산해 보이는 오프라인 서점 의 뒤편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이 더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제까지의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는 것도요. 위기감과 절박함에서 비롯된 이 깨달음이 변화를 향한 길에 놓여 있던 크고 작은 허들을 빠르게 낮춰놓았지요. 교보문고는 독자들의 디지털 경험을 혁신해가는 한편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고, 디지털을 기반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람과 사람, 여러 비즈니 스 분야를 어떻게 연결해갈지 고민하고 움직이며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A2 “2년간 했어야 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두 달 만에 해냈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1 기 간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전한 이야기가 무섭고 또 인상 깊었어요. 코로나는 읽는 법, 노는 법, 소통하는 법, 그 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가속했습니다. 지난 한 해, 저도 새로운
것들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그 어느 때보다 자주 했습니다. 이
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세상이 바뀌었으니까요. 가끔 스타 벅스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봅니다. 노트북으로 온라 인 수업을 들으며 아이패드에 필기하는 친구들이 주요 소비층에 진입할 때면 책과 서점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의미가 바뀌면 독자들이 찾는 책과 유통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테고요. 메타버스에 작가와 출판 사 그리고 전혀 새로운 플레이어가 서점을 열고 독자들과 만나는
것이 상상 속 일만이 아닌 세상입니다.
독자들이 모바일 채널에 점점 더 친숙해지고, 유통가의 배송 전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책을 기획하고 파는 일의 풍경도 자연스 럽게 바뀌고 있다고 느낍니다.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권위보다 는 수평적 소통에 익숙해진 독자들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소장 하고 싶은 책만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심 의 전환이 빠른 온라인몰의 비중이 앞으로 더 커지는 가운데, 낯 선 신간이 독자의 기억에 남으려면 출간 전부터 더 다양하고 오랜 준비가 필요하게 될 것 같다는 걱정도 들고요. 또 마케터 입장에 서는 가끔 서운한 일인데, 요즘 독자들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계기 만 생기면 빠르게 다른 채널과 브랜드로 이동합니다. 서점이건 출 판사건 작가건 독자들과 신뢰감에 기반을 둔 ‘연결’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들의 세계에서 잊히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 니다. 다른 대안이 많으니까요.
칼럼
코로나 시대, 책덕 씨의 일일
나는 지금 야당으로 가는 전철 안에 앉아 있다. 혹시나 해서 덧 붙이는데 야당은 파주에 있는 동네 이름이다. 집을 나설 때 스치 듯 본 뉴스에서는 확진자가 다시 700명을 넘어 4차 대유행이 우 려된다고 한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긴 의 자의 빈자리에 엉덩이를 끼우고 앉았다. 무릎 위에는 야당에 사 는 친구에게 줄 프리지어꽃을 올렸다. 코로나 때문에 멕시코에서
하던 일을 접고 돌아와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친구에게 노란색의 기운이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이 되길 바라며 프리지어꽃의 가성 비를 생각한다.
갑자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이 꽂히고 만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신이 옆 사람에게 점지해준 영상은 “찹 쌀떡을 와플 기계에 넣어보았다”였다. 뜨끈하게 달궈진 팬 위로 말랑말랑한 찹쌀떡 몇 덩이를 던져 넣고 와플 기계를 잔인하게 덮 어버린다. 예상대로 짜부라진 찹쌀떡이 와플 기계 사이로 새어 나 온다. 와플 기계를 열어보니 찹쌀떡은 처참하게 녹아서 팬 위에 엉망으로 눌어붙었다.
떡 이야기를 하니 ‘책덕’이라는 이름을 짓고 전화로 처음 이 이름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했던 기억이 난다. “책덕 출판사입 니다.” “네? 책, 떡이요?” 당시 편집자 3년 차였던 내가 출판사를 등록하고 책을 만든다고 하자, 업계를 아는 사람은 당연히 미간에 주름을 잡고 말렸다. 그런 안쓰러워하는 눈빛을 타파하고자 나는 명함에 ‘자유 일꾼’이라는 직함을 만들어 붙였다. ‘프리랜서의 말 장난 아니냐’ ‘출판사로 돈 벌 자신 없으니까 외주노동으로 먹고 산다는 거 아니냐’라고 한다면 ‘맞다. 바로 그거다’.
책을 많이 팔려면 돈도, 노력도, 운도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세 가지 다 자신이 별로 없어서 나는 ‘잡스 럽게’ 일하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보니 정규직 월급쟁이로부터 독 립했지만 외주노동으로부터는 독립하지도, 독립하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외주 편집도 하고 전자책 제작 의뢰도 받고, 출판 일을 하며 잡기술이 늘다 보니 자잘한 디자인 일도 하고 글도 쓰 고 강의도 한다. 얼마 전에는, 글쎄 표지 디자인까지 했다. 그래도 일이 워낙 비정기적이니 이 모든 것을 더해봐야 연 매출 3000만 원을 넘기기가 힘들다.
프리지어꽃을 받고 활짝 웃는 친구는 스마트스토어를 준비하 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N잡의 시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주와 능력을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책 파는 것보다는 쉬운 것도 같다. 아니, 책을 스마트스토어에서 팔아야 하나?
쿠팡은 작년 말부터 파격 할인과 새벽 배송을 앞세워 출판사 들에 직거래 제안서를 보냈다고 한다. 물류 깡패 쿠팡이 본격적으 로 서점업을 시작했으니 ‘싸게 빨리’가 최고 장점이던 대형서점들 이 꽤나 똥줄 타겠다 싶다. 광고로 도배된 건 쿠팡이나 대형서점 이나 마찬가지이니 독자들에게 ‘책은 서점에서 사라.’라고 할 명 분도 없다. 누가 시장을 지배하든 안 팔리는 책을 팔아주는 건 아 니니 별 감흥도 없지만, 괜히 ‘업계 현황에 관심 있는 출판인’ 코 스프레를 해본다.
‘부캐’ 만들기가 열풍이라기에 또 본업은 내팽개쳐두고 망상 을 하다가 스스로에게 호통을 친다. “본캐가 별로인데 부캐가 대 박 날 리 없잖아!”
이번 주에는 두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는 일에 힘을 보탰다. 아직까지는 운이 좋아 그럭저럭 먹고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운이 좀 없어도 그럭저럭 먹고살고 싶다.
김민희(독립출판사 책덕 대표, 번역가, 작가, 외주노동자)
출판노동유니온 9기 임원 소개
지부장 김지은 조합원
3년 차 편집자 김지은입니다. 함께 일했던 훌륭한 동료들의 권 유로 가입한 이래, 늘 즐거운 마음으로 노조 행사에 참석해왔 습니다. 책을 만들어온 시간도, 노조원으로 보낸 시간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간 제가 느꼈던 환대와 연대를 더 많 은 동료와 나누고 싶은 생각에 제 부족함과 무거운 책임에 대 한 걱정은 일단 제쳐두고 반가운 마음으로 조합원분들께 인사 드립니다. 모두 더 단단하고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노조를 통 해 더 많은 생각이 오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부지부장 김은솔 조합원 출판의 경계 어딘가에 서 있는 김은솔입니다. 올해 일한 지 3년 차로,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오디오북을 만들고 있어요. 업계 동료들이 조금 덜 다치며 일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부지부장 양선화 조합원
약 13년 동안 일곱 개의 출판사를 거치며 책을 만들어왔습니다.
면접 때마다 ‘경력 관리’ 못했다, 끈기가 없다는 꾸중(?)을 듣 는 많은 출판노동자들의 ‘피꺼솟’ 심정을 대변하고 싶습니다. 사무국장 김원중 조합원 출판계 5년 차, 디자이너로 일하다 퇴사 후 탈출판을 꿈꾸고 있 었습니다. 노조 동료들의 제안에 홀랑 넘어가 사무국장으로 벌 써 2년을 보냈네요. 이 판을 바꿀 수 있다는 달콤하고 허황된 말로 유혹하기보다는 그저 노동조합도 출판노동자의 든든한 동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싸울 땐 치열하게 싸우겠지만, 일단 은 즐겁고 재밌게 같이 노조해요!
소식지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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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및 교육 활동
1월 행사 2021년 신입조합원 모임 일시 2021년 1월 26일 오후 8시 장소 온라인(Zoom)
9기 첫 번째 신입 조합원 모임을 가졌습니다. 신입 조합원 다 섯 분과 함께, 각자의 일터와 자랑하고픈 책 이야기, 새해를 맞 은 각오를 나누었습니다. 함께해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감사드 리고, 하반기에 또 새로운 분들과 함께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참여자 후기
- 안전하고 다정한 것의 귀함을 비로소 깨닫고 조합원이 되었 습니다. 신입을 챙기는 조직의 치밀함에 감탄했습니다. 다른
출판노동자들도 이 ‘관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 줌미팅 알차고 재밌었습니다! 준비하신 분들 고생 많으셨습 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2월 행사 출판노동 Q&A 상담소 일시 2021년 2월 23일 오후 7시 30분 장소 온라인(Zoom+인스타그램 라이브)
‘솔직히 이 정도면 콩밥 각 아닌가?’ 출판노동자라면 늘 가슴 에 품고 사는 질문이죠. 출판노동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생생 한 사연에 김민아 노무사가 답한 라이브 노동법 Q&A! 입사 및 계약, 권고사직 및 해고, 노동시간 및 임금, 직장내괴롭힘 및 차별 문제 등 다양한 질문과 답변으로 두 시간을 꽉 채웠는데 요. 김민아 노무사님이 인정한 최고의 ‘학구열’ 업계답게 최신 노동계 이슈와 쟁점으로 가득했다는 후문입니다.
참여자 후기
요즘 북에디터나 잡플래닛 같은 구인정보 사이트에 노동 착취
적인 출판사를 고발하는 ‘사이다’ 글이 자주 올라오는 편인데, 이에 대한 실질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사
적인 비방이나 욕설이 아니라, 실제 증거를 바탕으로 제보한다
면 ‘공익’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요. 하지만 노무사님이
강조하신 대로 ‘익명’이든 아니든 거기에 기대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말씀도 잘 새겨두겠습니다.
만든 사람들 편집 강준선 김지호 최연우 영화 디자인 나영선 출판노동유니온과 만나보세요. 가입 문의
정책 활동
외주노동자를 위한
고용보험 도입
2020년 12월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되었지만, 적용 분야에 ‘출 판’이 빠지면서 편집자,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번역가 등 출판 외주노동자는 적용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예술인복지법상 ‘문 학’ 분야만 설정되어 있고 ‘출판’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에 출판노동유니온은 문화체육관광부 출판과-예술과 협의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제출했고, 예술인 고 용보험 적용을 위한 피보험자격협의회 종사자단체로 참고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대한출판문화협회로부터 소규모 출판사 를 포함한 개별 회원사들을 조율하여 협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 습니다.
유니온의 활동과 함께 문화예술노동연대의 안명희 대표, 전국언론 노동조합 관계자분들의 노력으로, 출판 기획 및 편집, 번역, 디자 인, 일러스트 등 분야에 관계없이 고용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 었습니다.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무엇이 좋은가요?
실업급여 (구직급여) 를 받을 수 있습니다
1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하여 24개월 중 9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입 하고(피보험 단위기간이 통산하여 9개월 이상)
2 24개월간 3개월 이상 피보험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예술인으로서
3 수급제한 사유가 없는 경우
출산전후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1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하여 3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입한 출판 분야 종사자로서
2 출산 또는 유산, 사산을 이유로 노무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
* 출산전후급여는 1년간 월평균 보수의 100퍼센트(최대 200만 원), 최대 90 일 동안 지급됩니다.
더 자세한 내용 보기
4월 행사 여성×프리랜서×독립출판 토크 일시 2021년 4월 5일 오후 7시 30분 장소 온라인(Zoom) ‘출판노동’의 개념이 점점 넓어지고 있죠. 회사를 벗어나 자기 글을 쓰고, 편집하고, 디자인하고, 직접 펴내는 여성 창작자이 자 노동자이자 대표인 김은화(작가·편집자, 딸세포 대표), 박연 미(디자이너, 페미니스트디자이너소셜클럽 멤버), 윤정아(작가· 편집자, 말랑북스 대표) 님의 일당백 분투기를 청해 듣고 우리의 미래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여자 후기
‘여성’과 ‘프리랜서’와 ‘독립출판’. 설레는 세 단어의 조합을 보 자마자 참가 신청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출퇴근자로 연차 가 쌓일수록 프리랜서의 꿈이 커지는 걸 느껴요. 매일 여성 동 료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의 생각을 가장 궁금해하면서도 평소
엔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 토크에서 들어볼 수 있겠다는
기대도 들었습니다.
독립·창업 생활의 장단점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특히 남습니
다. 내 색깔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작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갈 수 있다, 상사 눈치나 회사의 입장보다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기획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분야 일
을 해볼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나왔습니다. 그에 비해 고정적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는 기본적인 불안정성, 프리랜서란 일종
의 개인사업자이기에 자영업자로서 과부하와 불안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조건, 주변에서 업무 시간을 지켜주거나 인정해주지
않는 점 등 다양한 차원의 단점과 문제점도 나눠주셨습니다.
스스로 업무 시간을 챙기기 위해 생활에 구획을 두고, 출퇴근
형식의 루틴을 갖추는 방법 등의 노하우도 공유해주셨고요.
고립감을 해소하고 관계를 맺는 법, 작업 청탁이 꾸준히 이어
질 수 있는 비결에 관한 질문도 나왔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들
려주셨습니다. 평소 하고 싶은 작업을 주변에 자주 이야기해서
씨앗을 뿌려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심사와 관련된 배움의
자리나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려 노력한다, 관심 분야에
기웃거리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에 거래했던 담당자들과의 관
계를 잘 쌓아놓는다, 영역을 넓히려면 오프라인 관계를 유지하
는 것이 중요하다 등등. ‘외주출판인회의’, ‘퍼블리랜서’ 같은
구체적인 조직과 모임 이름도 나왔고요.
세 분의 퇴사 및 프리랜서·대표로의 전향 계기와 비슷한 순간
을 겪을 때마다 이직에만 전전긍긍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회
사 바깥’도 진지하고 현실적인 선택지로 고려하고 싶은 참가
출판계
‘출판계’는 ‘출협’이 대표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1월 15일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를 포함한 일부 출판인 단체 들이 출판노동자와 저작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거나 저 작권법에 저촉되는 조항을 포함한 계약서 문안을 ‘출판계통합표준 계약서’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자, 출판업계 등과 협의하에 마련한 표준계 약서 발표를 하루 앞둔 날 기습적으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출협은 문체부의 표준계약서가 ‘출판계’의 의견을 반
영하지 않았고 출판사에 불리한 조항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사실
상 사용을 강제하는 건 위법”이라며, 지난 3월 19일 국가인권위원 회에 진정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표준계약서는 말 그대로 건강한 출판 생태계의 ‘표준’을 함 께 만들어가는 최소한의 양식일 뿐, 아무도 ‘강제’하지 못합니다. 정말 출판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아래와 같은 노 동조합의 목소리도 포괄해야 할 것입니다.
출협 등 일부 출판인 단체의
일명 출판계통합표준계약서의 문제점
계약 당사자인 저작자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저작자 없는 출판이 가능한가? 출판사의 이익만 반영된 계약서는 출판 생태계에 해로움만 끼칠 뿐이다. 현장에서 ‘출협 표준계약서’를 받아든
신인 작가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지 생각이나 해보았나? 『구름빵』, 이 상문학상으로 이어진 문제를 출협을 비롯한 출판인 단체는 여전히 제대 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저작권법을 위반한 계약서 내용은 무효다
저작권법 57조 2항은 “저작재산권자는 그 저작물에 대하여 발행 등의 방 법 및 조건이 중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배타적 발행권을 설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한다. 문체부 표준계약서상에도 저작자의 배타적 발 행권은 “방법 및 조건이 중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3자에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출협 표준계약서에 저작자의 배타적 발 행권을 출판사가 온전히 갖도록 명시되어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위 법이다.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을 10년으로 못 박아버린 것 또한 저작 권법의 취지와 계약자유 원칙에서 벗어난다. 동일한 조문 안에서도 ‘출
목적을 유쾌하고 만족스럽게 충족해준 토크였습니다. 세 분이 독립한 것은 무엇보다 출판이라는 영역에서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고 크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제 일상에
묻혀 있던 ‘꼭 만들고 싶은 책’에 대한 상상도 (오랜만에) 마구 자극되었고요.
현실적이되 과도한 걱정과 불안 없이 생각하기. 저 역시 혼자
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이런 연결의 자리를 마련
해준 출판노동유니온에, 그리고 ‘외주노동’에 대한 고민과 실
천을 이어가는 노조의 방향에 다시 한번 지지와 감사를 보냅니 다. 발행인·사장이자 외주노동자이자 자영업자, 작가이기도 한
여러 정체성을 오가는 일, 그 어려움과 즐거움 속에서 멋진 경
력을 쌓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 더 많이 듣고 싶습니다!
출노협 이야기
‘출판노동조합협의회’(출노협)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출판 계 노조 대표자의 모임입니다. 고래가그랬어분회, 돌베개분 회, 보리분회, 사계절분회, 작은책분회, 창비지부, 한겨레출판 분회 그리고 출판노동유니온(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출판노동유니온을 제외하면 모두 사업장 내 노조들입니다. 회사 안에 노조가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들어봅니다.
노동운동하는 일터에서 노조하기
1995년 5월 1일 노동자의날에 창간해 27년째 세상에 노동조합을 선전 하는 잡지가 있다. 당시 월간 《작은책》은 글쓰기가 전업 작가와 지식 인의 전유물이라는 틀을 깨고, 노동자와 평범한 민중이 쓴 ‘생활글’을 손바닥만 한 책에 실었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하고 노동자의 역사를 남기기 위한 책이니, 《작은책》을 만드는 일 자체가 노동운동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일터에 노동조합이 있다는 건 너무 당연한데, 2010년 4월 노 조 설립 당시 몇몇 분들이 대표와 불화가 있는 건 아니냐고 걱정하기
도 했다. 하지만 당시 최규화 분회장은 노조를 만든 까닭을 “바로 우리
가 노동자라는 것을 외치고 스스로 마음에 새기기 위한 것”이라고 언 론에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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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과 ‘배타적 발행’이 혼용(출협 표준계약서 7조)되었고, ‘협의’와 ‘합 의’ 또한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다(출협 표준계약서 7조, 8조 등). 저작권
사용료에 관한 조항에는 문체부 표준계약서와 달리 약정기일 이내에 출판사가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한 조항이 없다. 이는 명백히 출협 표준계약서가 그들만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성희롱 피해 등 주요 조항을 제외시켰다.
시대착오적이다
다음 사항은 문체부 표준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으나 출협 표준계약서
에는 없다. 저작물 내용에 따른 책임 및 계약 내용의 의무 / 저작인격 권의 존중 / 저작물의 수정·증감 및 비용 부담 / 저작물 이용 방법 및 조건 / 성희롱 등의 피해 구제 / 비밀 유지 / 개인정보의 취급 / 계약 의 해석 및 보완. 문학·출판계 성폭력·성희롱 피해 사례가 줄을 잇고 있는 때에, 성희롱에 대한 구제 조항까지 빼버린 것은 너무나 시대착 오적이다. 실제로 다양한 지위 및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방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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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가 합의한 표준계약서를 무시한
계약서는 필요 없다 우리 출판노동자들은 저작자들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책을 만든다. 노 동자들의 권리가 소중하듯 저작자들의 권리 또한 그렇다. 많은 시간 과 노력을 들여 합의한 문체부 표준계약서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이 런 상황을 만드는 것은 출판 생태계를 흐리는 것이며 문체부 표준계 약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행위다. 저작자들에 대한 명시적 모욕이다.
현재 출협에서 제시한 불공정한 표준계약서는 그동안 출판계에 있었
던 수많은 저작권 분쟁을 해결하거나 방지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우리
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출협을 비롯한 일부 출판인 단체들은 출판계 통합 표준계약서를 철회하라!
■ 문체부 표준계약서 개정안을 ‘표준’으로 인정하라!
■ 출판계에 불공정 계약을 도입하려는 시도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 저작자, 출판노동자 등 동료들에게 제대로 된 파트너십을 가지고 대하라!
고래가그랬어분회, 돌베개분회, 출판노동유니온(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 한겨레출판분회
문체부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내려받기
처음에는 일꾼 네 명 전원이 조합원이었지만, 점차 하나둘 퇴사 하고 직원은 나만 남아 조합원 1인 분회로 이어가고 있다. 회사 살림 살이가 넉넉지 않기에 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설립하 지 않았고 요구해본 적도 거의 없다. 고만고만한 살림에 노동 의식 수 준도 비슷해서 특별히 부딪치는 경우는 드물었다.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대표이사의 제안으로 2014년부터 하루 6시간 30분 노동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노조의 주 설립 취지는 ‘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장치를 마 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취지는 다른 출판사 노조도 비슷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관련 단체협상(단협) 조항으로 “회사는 편집장, 편집위원, 편집자문위원 등의 해촉에 대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결정 한다. 또한 그 자리에 조합 분회의 대표자가 참관하는 것을 보장한다.” 가 있다. 애초 요구는 ‘참관’이 아닌 노조의 서면 동의를 얻는 것이었 으나, 협상 과정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런 면을 보면 아무리 진보적인 일터라도 노조의 요구를 관철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업무 특성상 시위 현장 및 노조 취재를 주로 하는데, 분회 설 립 당시는 이명박 정권 때로 시위로 인한 구속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였다. 특히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2011년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 고공농성 등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벌금 고지서가 날아오 거나 최악의 경우 구속되는 위험도 있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단협에 “조합 또는 회사의 정당한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부상하거나 구속되 었을 경우는 임금 전액을 지급하고, 기간도 6개월의 제한을 받지 않 는다.”라는 조항을 넣었다. 실제 적용된 사례로 벌금 납부 한 차례가 있었다.
출판노동조합협의회 활동은 부끄럽게도 아주 저조했다. 그러다
2019년부터 언론노조 조직실 동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유도를 해주 신 것이 계기가 되어, 11월 노동자대회 때 언론노조 대오에 결합했다.
2019년 한일 노동자 교류에도 참석해 양 국가의 노동 현안에 대해 시 야를 조금 더 넓히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정식으로 출노 협에 복귀해 회의 때 간간이 얼굴을 비추는 수준이 됐다. 그러면서 출 노협 동지들이 거리에서 선전전을 하고, 보도자료를 내고, 특히 외주 노동자 고용보험 적용을 주장하며 힘써주신 일들을 알게 되었고, 참 으로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고용 보험에 가입된 정규 직원이지만, 출노협의 활동 덕분에 미래의 불안 정 노동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보호를 받게 될 테니 말이다.
출노협 설립 때부터 함께하다 떠나간 사람들과 지금껏 자리에 남 아 함께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누구는 한가해서 노조 일에 앞장 섰겠는가. 고맙고 더욱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노조하기 좋은 세 상이 오기를.
정인열(작은책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