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결 괴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차이:
집행부, 당신은 대체
매년 봄에 열리는 조합원 정기교육
지난 4월 4일 근로기준법, 11일 직장 내 성폭력 대처법 관련 교육을 조
합원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배워야 당하지 않습니다. 관련해 궁금하
신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 주세요.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얼굴을 봅니다
‘1월 내 마음을 지키는 워크숍’ ‘2월 내 마음 a/s’ ‘4월 출판노동 계약서
의 모든 것’ ‘5월 일터 괴롭힘 : 나를 갈아 만든 책’ ‘6월 단체교섭 열린특
강’ 등 매달 마지막 주에 정기모임을 운영해왔습니다. 알고 계신가요?
네? 지부장님 알림 문자는 자동 스킵하신다구요? (경악)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 나만 힘든 건지 어딜 가도 똑같은지 알고 싶고, 출판계 동향 을 가장 빠르게 알고 싶다면!!! 놓치지 마세요.
단체교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노동조합이 회사와 단체교섭을 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권한입니다. 그 런데 우리처럼 기업별 노조가 아닌 지역 단위 조합이라면? 출판계 사용 자단체인 출판인회의, 대한출판문화협회를 대상으로 단체교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준비 활동입니다. 다른 업계(영화 노조, 보육노조 등)의 단체협약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 조합원들의 요구안 도 수립해갈 예정입니다. (네이버 지부 카페 > 출판지부 사업> 단체교섭-단체협 약 게시판 참고) 그 일환으로 올해 2~3월 4회에 걸쳐 화요카페(2월 14일 재 직노동자, 2월 27일 외주노동자, 3월 13일 신입노동자, 3월 27일 여성노동자)를 진 행하며 조합원들의 요구를 들어보았습니다. 고용불안(해고, 비정규직), 노 동 조건 정보 미흡, 징계 등 노동자에게 손실비용 전가, 외주 단가 및 결 제 절차, 야근수당, 성폭력 등 의미 있는 고민 지점이 오갔습니다. (지부 카페에서 정리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18 <여성출판노동 실태조사> 발표회 및
성평등위원회 준비모임 활동 중 작년에 이어 올해, 더욱 불타오르는 이슈 #여성 관련한 활동도 이어지 고 있습니다. 2015년 7월부터 시작해 2018년 3월에 집필 완료한 여성
출판노동 실태조사 보고서 《숨은 노동 일러두기》는 노조에서 배포해드 리고 있으니 혹시 받지 못한 조합원이 있다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더 불어 3월 말부터 성평등위원회 준비모임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찾아가는 집행부’ ‘출판노동 리포트 쓰기’ ‘출판노동 Q&A노동상황 대응매뉴얼 작성’ ‘조합원 굿즈 제작 및 선전전’ ‘카카오플러 스친구 맺기’ 등을 준비하고 있어요. (헉헉) 이상, 열심히 달리는 집행부 였습니다.
배우신 분들이 왜 그러세요?
북에디터.오~알지? 번역기
20년째 같은 단가로 모시니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출판 노동자들의 영원한 ‘잡코리아’, 모든 게시판이 다 잠들었으나
자만 좀비처럼 살아 있는 의문의 그곳, bookeditor.org ‘구인/구직’
시판에 최근 올라온 구인 글을 직접 인용해 편집했음.
“신입&경력, 신입 대학졸업 예정자 환
영” → 오, 누구든 환영해, 다 똑같이 대 우할(굴릴) 거거든, 알지?
“출판 제작 업무 배우실” “영업 직원”
→ 오, 제작 담당 따로 두는 거 돈 아까 워, 니가 덤으로 해야 하는 거 알지?
“25세 이상~38세 이하” → 오, 나이차 별이라니, 우리만 솔직하게 적은 거야.
다른 곳도 어차피 저 범위에서 뽑는 거 알지?
“경력 3년~8년” → 오, 편집자 3년 이 상이면 매너리즘 오고 그게 그거잖아, 알 지?
“경력 1년 이상” → 오, 신입으로 부릴 거지만, 그래도 할 거 다 해본 애면 좋겠 어, 알지?
“회사내규에 따른 연봉제(이력서에 현재 및 희망 연봉을 기재해주세요)” → 오, 어차 피 우리 맘대로 줄 거지만, 지금 니가 받 는 것보다 훨씬 많이 줄 수야 없어, 알지?
“계약직, 정규직 협의 가능” “계약직(정
규직 전환 가능)” → 오, 버티고 버티면 열 에 하나쯤 정규직이 된단다. 뭐 욕은 좀 먹겠지만, 알지?
“정규직(시용 기간 2개월)” “수습 기간 3 개월 후 채용 결정” → 오, 우리 회사 평 균근속일은 2개월인 거 알지?
“담당업무: 기타 부대업무” → 오, 사장 님 수목원 일손 달리는 거 알지?
“허위사실이 발견될 경우 채용이 취소 될 수 있습니다.” → 오, 사실 목록과 발 견 시기는 우리가 정하는 거 알지?
“교정교열 하루 12시간 근무에 일당 10만 원” → “(실제 리플) 그냥 편의점 알 바 할게요ㅠㅠ”
“희망연봉, 전 직장 연봉 반드시 기재” → 오, 뻥튀기할 생각 마, 다 전화해서 물 어볼 거니까. 내가 서교동 밥 몇 년 먹었 는지 알지?
“급여 및 기타 조건: ‘출판계 최고 연 봉’(!)을 ‘목표’(^^)로 함께 발전해 나가 길 희망합니다.” → 오, 급여는 차마 적 을 수 없지만, 이러면 좀 발랄해 보이는 거 알지?
“세례교인이며 디자인 전공 졸업생 및
관련 업종 경력자(2~3년 이상), 원만한 성
격으로 창조적인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분” → 오,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내 맘에 들었으면 좋겠어... 느낌
이 중요하잖아, 알지?
“각자가 맡은 주된 업무가 있긴 하지만, 그 구분은 대기업에서처럼 명확하지 않 습니다. 모두가 모두의 일에 관심을 두 고, 자유롭게 ‘간섭’하고 ‘참견’할 의무
가 있습니다. 그 대신 조직에서 하나의
부품으로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
스 전체를 파악하고 시스템을 함께 만들 어 나갈 수 있습니다.” → 오, 전문성이
고 나발이고 구멍가게 종업원 주제에 대
기업 사원 흉내 낼 생각 마. 닥치는 대로
다 해야 하는 거 알지?
“북에디터 회원입니다. 지인분의 부탁 으로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를 찾습니다. 업무는 잡지에 들어갈 광고페이지 구성 입니다. 페이는 면담 후 조율하시지요. 이력서나 경력요약서를 보내 주시면 적 격인 분에게 연락드리겠습니다.” → 오, 친구가 부탁하긴 했는데 나도 뭔지 모르 겠어, 귀찮아 ㅠㅠ 나는 누구고 지인은 누구고 잡지는 뭐고 얼마 주냐고? 모른 다니까, 일단 니 이력부터 까야 되는 거 알지?
번역 불가(반전 주의)
“인문역사, 경제경영, 자기계발, 에세이
분야 등 단행본 기획/편집... 거의 일반
도서 기획편집이 주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But
“자기소개서(신앙고백 포함)”
“지원 자격: 4년제 대학 과학 관련학과
전공자로, 경력 7년 이상 / 초등참고서
편집 유경험자 / 성실하고 열정적이며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
But
“근무계약기간: 1년”
워라밸, 누리고 계십니까?
Work and Life Balance, 일명 워라밸이 대세다. 이렇게 말해놓고 나니
왠지 머쓱한 기분이다. 뭔가를 대세라고 말하는 사람은 보통 대세가 아니 기 때문일까? 출판 쩌리로 지내온 지 어느덧 4년, 나도 아주 약간은 워라
밸의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그런데 그게 노동자가 누릴 지상 최대의 행복으로 여겨지는 건 아무래도 마뜩잖다. 내가 딱히 까다로운 노동자의 시선을 탑재해서 그런 건 아닐 텐데…. 사실 일과 삶의 균형은 꽤 다양한
개인적 요소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딩크족, 워킹맘/워킹파파, 파트타 이머, 프리랜서, 워커홀릭 등 모두 노동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지만 서로 의 규격이 다르다. 그리고 이 규격의 차이는 균형이라는 감각이 단순히 절 대적 시간에 의해 유지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최근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바탕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했다. 지난 7 월부터 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됐다(위반 시 처벌은 시행일로부터 6개월 유예됨). 개정안은 이후 단계별로 시행되어, 2021년 7월에는 ‘5인 이상 49인 이하’ 사업장까 지 적용된다고 한다. 물론 정부의 노동정책을 날 세워 비판할 깜냥은 없지 만, 출판 쩌리로서 이건 좀 아니지 싶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2015년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동자 규모별 기업체 수’ 관련 설문에 응 답한 사업장 3,606개 중 ‘5인 미만(1~4인)’ 규모에 해당하는 곳이 2,761개 (76.6%)였다. 한마디로 재직 출판노동자 10명 중 7~8명은 5인 미만 사업 장에 속해 있어,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과는 앞으로도 인연이 없을 거라는 얘기.
노동집약적인 출판계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 고, 비정규직이나 외주노동자의 규모는 정확한 파악조차 힘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줄어든 노동시간의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출판노동자의 균 형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결국 출판노동자에게 워라밸은 단순히 근로시
간 단축이라는 ‘상부’가 아니라, 실질적 최저임금 개선이나 5인 미만 사업
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 확대 등의 ‘토대’를 향해야만 접근 가능 한 문제다.
날이 좋아도, 날이 좋지 않아도, ‘칼퇴’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노동시간을
다룬 어느 법 조항도 노동자에게 ‘~해야만 한다’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출 퇴근은 노동자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의 권리라는 점을 기억하 자. 노동시간은 노동자의 시간이니까.
조합원 윤정기
나와 같은 타인을 발견하는 경험
― 『숨은 노동 일러두기』를 읽고
첫 직장에서 쫓겨났다. 수습 2개월째인 내게 편집장은 ‘너는 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 직업을 선택한) 너도 실수했고, (너를 뽑은) 나도 실
수한 걸로 치자”라고 말했다. 수습기간 종료. 상처는 컸지만 누구에게 도 말하지 못했다. 실수로 이 직업을 선택한 내 잘못이니까, 내가 쫓겨 나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몇 년이 지나 좋은 선배와 동료를 만났다. 그들로부터 당연하다고 생각 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배웠다. ‘출판사 관행’이라 불리는 몇몇 악 습을 듣고, 잘못은 내가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에게 원고 하나 던 져주고 책 한번 만들어보라고 방치한 회사에 있음을 알았다. 또한 당일
에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습이라는 이유로 계약서
를 쓰지 않은 것도 ‘관행’이 아니라 노동부에 신고해야 마땅한 ‘불법’이 라는 점까지도.
이제는 경험치가 쌓인 내게 누구도 더는 불합리를 받아들이라고 종용 하지 않는다. 그럼 이제 괜찮아진 것일까? 그 회사는 여전히 마음대로 사람을 썼다 잘랐다 할 텐데. 종종 생각한다. 직장에서 쫓겨난 내 곁에 ‘당장 노조에 연락하든지 노동부에 신고하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면 어땠을까. 출판계에서 크고 작은 불합리를 당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 다는데, 억울함을 서로 나누는 기회를 자주 맛보았다면 어땠을까. 나는 이후 불합리에 좀더 예민한, 송곳 같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출판산업 여성노동 실태조사 보고서인 《숨은 노 동 일러두기》는 소중하다. 지금까지 ‘출판계 책’은 출판사 사장이 이야 기하는 출판계 인재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책들은 은연중에 ‘내 가 받는 차별은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 여기게 했다. 반면에 《숨은 노 동 일러두기》는 서로가 겪은 불합리를 공유함으로써 나도 모르게 겪는 노동탄압을 알려주는 창구 역할을 한다. 지금 혼자 우는 누군가에게 ‘당 신과 비슷한 사람이 여기 있다,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준 다. 특히 미래의 나일 확률이 높은 외주여성노동자의 성차별과 노동차 별, 여성이 다수임에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성폭력 문제 등을 다룬 4장 〈노동은 어떻게 성별화되는가〉는 흔히 출판계 책에서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기에 더 인상 깊었다.
인터뷰이 가운데 한 명인 ‘편집자 X’는 이렇게 말한다. “(해고에 대한 기준 이나 부당해고 대응법 등을) 모르는 분들이 좀 당당해졌으면 좋겠고, 그런 제도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거나) 도와줄 사람들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 어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이 보고서는 그런 마음이 모여 이룬 연대다.
조합원 이지은(Anastasia)
출판지부 구성원들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
조합원님, 당신은 누구세요?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에 속한 우리는 누구일까요? 이번 소식지 창간 호의 주제를 ‘차이’로 잡았습니다. 지역 단위로 모인 우리 지부는 같은
일을 하는 각기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동체 같아요. 성별도 나이도 일하
는 직장도 다른 우리는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습니 다. 그런 우리의 ‘차이’가 무엇일지, 더 나아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우 리의 공통점은 무엇일지 살펴봤습니다.
현재(2018년 8월 기준) 조합원은 121명, 이 기준으로 가장 평균적인 조합 원의 모습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성, 30대, 편집, 재직 노동자, 경력 7년 차. 상상했던 모습일까요? 나와 같은 혹은 다른 노동자의 모습 일까요?
72%에 달하는 여성 노동자로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우리 지부 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 키우기, 출판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성폭력신고센터 마련, 근로계약서 내 성폭력 관련 조항 추 가, 육아 휴직 등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 한 법률 지키기 운동 등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 재 지부에서는 성평등위원회 준비모임도 매달 진행하고 있어요. 관심 있는 분은 연 락 주세요.)
경력별 인원수에 관한 통계는 출판계의 노동 생애를 단적으로 보여주 는 분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13년 차 이상의 재직 노동자는 없는데 외주 노동자는 8명입니다. 우리 지부가 재직 노동자뿐 아니라 외주 노 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애써야 하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외 주 표준계약서 작성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작업 기간과 단가 산정, 정확 한 결제일 등 외주 노동자들의 요구를 핵심으로 담은 외주 표준계약서
작성과 관련한 지부 활동에 관심 부탁드립니다. 직군별과 외주/재직별 구분에서 기타에 해당하는 14~17%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출판계 유통이나 관리 업무를 하는 조합원, 더 이상 출판계에
몸담고 있지 않지만 조합원으로서 뜻을 함께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우리는 같지만 또 다릅니다. 다른 곳에서 같은 일을 하고, 멀지 않은 곳에서 다른 일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는 일터는 다르지 않 습니다. 그렇기에 함께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여기까지, 우리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지부라는 느슨한 공동체 안에
서 힘들거나 괴로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 니다. 항상 열려 있는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로 맘 편히 찾아주세요.
출판지부, 누구세요?
2018년 8월 현재 조합원 121명
개소리 (feat.사장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