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OPLE │ 최재석의 동행 글│최재석 / 연합뉴스 논설위원
송민순 회고록이 말하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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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빙하
이 9쪽 분량이 회고록 전체를 송두리째 삼켜버리는 블랙홀이
는 움직인다』는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광화문 대형서점을 찾
돼 버렸지만 그게 본류는 아니다. 회고록은 초임 외교관 2년
아간 날은 재고가 바닥이었고 마침 동네서점에 연락하니 한 권
차에 겪은 1976년 '판문점 8-18 도끼 만행'사건부터 2005년
이 있었다.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을 정도로 책 두께가 만만찮
9-19공동성명 등에 이르기까지 30여 년간 '비핵화와 통일외
다. 얼른 논란이 되는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과정
교의 현장'을 누빈 한 외교관의 치열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을 다룬 부분을 펼쳤다. 참고문헌을 포함해 550여 쪽 분량의 전체 책에서 '북한 인권, 흔들린 원칙'(446∼454쪽)이란 소제
송민순은 '가까운' 과거의 외교, 안보 사안을 다루는 데 대한
목으로 된 9쪽에 불과했다.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책 머리말에서 "'절반의 진실은 완전 한 거짓보다 못하다'라는 말을 되뇌었다. 진실의 일부만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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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