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생명력을 공급받는 통로입니다. 본문 7절, “너희 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
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우리 그리스도인이 용서받지 못할 죄는 무엇일까 요? 열매 없으면 용서받지 못한다. 성령의 열매가
없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마태복음 7장 19
절 20절,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
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 매로 그들을 알리라.” 지금껏 내가 그리스도인으
로 살아오면서 어떤 열매를 얼마나 맺었는지, 정직 히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기억하세요. 하나님이
들어 올려주시고 또 들어 올려주시고, 그래도 열매 맺지 않으면, 아낌없이 찍어서 던지시리라! 말씀과
기도로 예수님께 단단히 붙어서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이 되는 명품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시간의 매듭
편집부
어느덧 연말입니다. 유난히 시끌벅적했던 2024년 도 이제 그만 놓아줄 때입니다. 이 시점이면 2024 년 10대 뉴스를 선정해 보는게 국룰일텐데요. 하지 만 이 화려하면서도 뻔한 유혹에 넘어간들 편집팀 깜에 잘해야 본전이겠기에 슬며시 다시 집어넣습 니다. 대신 우리 교우님들 중 올해 특별한 의미를 담은 무언가를 마무리하신 분들의 가슴 따뜻한 이 야기를 몇 꼭지 뽑아보았습니다.
각 글마다 소주제를 붙여봅니다. 학교생활편, 수험
생활편, 싱글생활편, 직장생활편입니다. 보너스페
이지로 시간의 매듭과는 별 상관 없는 북촌의 매듭
공방 체험기를 굳이 더 썼는데요, 거기에서도 기획
의도에 걸맞는 결론을 쥐어짤수 있음이 놀랍습니
다. 주신 글들을 보니, 고생스럽더라도 한 시기를
잘 매듭짓는 것은, 그 이후를 살아갈 자신에게 주
는 선물이구나 싶습니다. 남은 2024년을 정갈하게
단단하게 매듭지음으로 2025년에는 더 많은 희망
의 소식들을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며
황윤하
어린이|편집부
저는 지금까지 전학을 두 번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반이 3명인 작은 기독교 대안 학교에 다녔고, 그 학교가 없어져서 조금 더 큰 기독교 국제 학교
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찬양하고
워십(worship)하던 좋은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더
큰 학교에서 더 많은 친구와 만나고 싶어 작년에
국립 학교에 왔습니다. 학교를 옮길 때마다 새로
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지만,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생활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저는 학교와 친구들이 정말
좋습니다. 급식도 맛있고 수업도 재밌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마음
으로 활동도 하고, 학교 행사에도 참여합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친구 중에는 관계를 힘들어하고 학교생활을 두려워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두 번의 전학을 하며 제게 따뜻하게 대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 음이 있습니다. 중학교에 가면 저도 힘든 친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고
수능 시험을 앞둔
사랑하는 딸에게
선지현 집사|갈현교구
무더운 하(夏)장군이 좌장마와 우태풍을 데리고
사라진 후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다가와 많이 서
늘해진 지금, 우리 딸이 10대 학창시절의 마지막
을 맞이하는 수능이라는 중요한 결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네? 지금 마음은 어떠니? 그리고 엄
마가 얼마나 우리 딸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편지로 전할게.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은 마치 여러 개의 매듭처
럼 엮여 있는 것 같아.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가
고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순간들이 주마
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태어났을 때 새까만 머리
카락과 눈썹 그리고 맑은 눈동자, 걸음마 할 때 애
쓰던 모습, 친구가 처음 생겼던 어린이집, 그리고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지금의 수능
준비까지 모든 순간이 끝나지 않는 장편영화처럼
내 기억으로 남아 있단다. 스물의 나이가 되어 그
동안의 경험과 추억들이 성년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겠지만 그래도 항상 말
씀과 기도로 주님께 간구하고 주님께서 부르시면
바로 응답하는 믿음의 딸이 되면 더 좋겠다.
사랑하는 우리 딸, 수능이 다가오고 있어서 많이
긴장되고 힘들겠지만, 엄마는 항상 네가 얼마나 최
선을 다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네가 미술을 사랑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랑스러워. 미술을 통해 네가 표현하는
감정과 생각들은 정말 특별하고 아름다워. 이 세상
에 너만이 그릴 수 있는 작품이 있듯이, 네 앞에 놓
인 길도 오직 너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야. 수능
이 끝나면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
때에도 엄마는 항상 너를 응원하고 지켜볼 거야.
힘들 땐 잠시 쉬어도 괜찮고, 지칠 땐 엄마에게 기
대도 돼.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고,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멋진 아이란 걸 잊지 말았
으면 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네가 가진 모든 힘
을 다해봐.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모든 순간과 모든 과정 그리고 두렵고 떨리는
하나님의 은혜
에 감사해. 세상 가운데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주님의 인도하심
을 믿고 나아가길 간절히 기도해. 어려운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하시니 두
려워하지 말고 담대하게 나아가 보자. 성인이 되는 길은 새로운 책임과 기회를 가져
다줄 거야. 지금의 선택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과정이니 자신감을 가져.
마지막으로 우리 딸은 혼자가 아니야. 우리를 이끄시는 하나님이 동행하시고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항상 함께할 거야. 수능을 준비하는 동안 힘내고 너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래. 하나님이 어떻게 사용하실지 어떤 계획으로 어떤 모양
으로 사용하실지 설레고 기대가 되네.
사랑하는 나의 딸, 너를 항상 응원하는 엄마가. 사랑해.
연결
마흔다섯에 초혼을 하고 마흔여섯에 첫 아이를 낳
았다. 사천 년 전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은 이래로
가장 늦깎이 아닐까 지인들과는 농담도 하지만,
긴 시간의 우여곡절을 나름 순리대로 살아왔는데
도 이 지경이었다. 돌아보니 소심한 탓인지 부모
님에게 기대지 않는 진정한 홀로서기가 가능하기
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작년 말 태어난 아들 녀석 덕분에 2024년은 참 빠
르게도 지나갔다. 예전 같으면 시간의 속도를 주
로 한탄하는 쪽으로 허비했을 연말을, 이제는 사
뭇 반갑게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에 남은
시간은 또다시 일 년 줄어들었지만, 아이는 일 년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아빠가 되니 시간의 흐름
이 우리 편일 때도 생긴 것이다. 예를 들어, 육아의
힘겨운 시간이 지나가고, 아들이 얼른 자라서 친
구 같은 청년이 된 모습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 같
은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웃음이 마르지 않
았던 오늘의 귀여운 스냅샷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
을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안타까움도 뒤섞여 있
제희원|편집부
어서 사실은 뭐가 뭔지 모를 감정을 기계적으로
한 해였다.
생뚱맞지만, 나이가 들어감이나 죽음 이후 같은
무거운 상상을 종종 하다 보면, 솔직히 나는 말로
만 천국의 소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숨이 끊기는 순간은 어떠할까, 그 이후 생각이라
는 것을 하고는 있을까, 혹시나 그냥 없어지면 그
전의 기억은 어떻게 되는 걸까, 역시 기댈 것은 자
기 확증 같은 믿음과 소망뿐일까. 시간이 지배하
는 세상과 헤어진다는 경험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
았다. 기독교인에게는 육신을 초월한 영원한 삶으
로, 무신론자에게는 영원한 無의 세계로 설명은
되고 있지만, 말씀 그대로 아직 우리에게는 거울
로 보듯이 희미하다.
자연스레 팔순을 넘기신 아버지를 생각한다. 오늘
도 건강하게 규칙적인 하루를 엄수하는 아버지는
자칭 신앙인이라는 나보다도 훨씬 더 튼튼한 마음
을 가지신 것 같다. 자식들이, 손주들이 세상 누구
보다도 좋고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으실 거 같은데도, 무리하지 않고 여유 있게 루틴
을 지킨다. 내일 지구가 망해도 오늘 사과나무나 심자는 주의 같은데, 신념이라기보다
는 내재화된 편안함으로 보인다. 굳이 여쭤보진 않는다. 아버지와 이런 영적인 대화를
직접 나누는 사이는 아닌 데다가, 어차피 신통한 답변도 없을 거라 그저 궁금해할 뿐 이다.
그런데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나니, 무언가 스멀스멀 어렴풋하게 생겨
나는 감정이 있었다. 아이의 존재 그 자체가 삶의 마지막에 대한 나의 시선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누군가가 이 땅을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것. 나의 삶은 매듭
이 지어지지만, 나와 아이의 삶은 강한 매듭으로 연결되어 이어진다는 것. 어쩌면 아버
지도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삶의 마지막과 그 너머에 대한 무지가 주는 두려움보다,
사랑으로 이어진 생명의 끈이 연결해 주는 밝음의 에너지가 훨씬 더 강함을 늦깎이로
깨달은 걸까. 경험해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마음이었
다. 아들 녀석은 웬만하면 2123년까지 살 텐
데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매듭은 마무리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두 끈을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시간을
매듭짓는다는 건 한 시대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대로의 연결이기도 하다. 우리의
매듭이 2024년과 2025년을 연결하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며, 하나님과
우리를 연결하기를 소망한다. 다
가오는 2025년도 하나님의 그
신비한 섭리를 경외하고 갈
구하며 충만해지는 한 해
이기를.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습니다
김복덕 권사|1교구
‘매듭을 묶으며’란 동화책에서, 인디언 할아버지
는 어둠의 장막을 드리우고 태어난 손자에게 '푸
른 말의 힘’이라 이름을 지어주고 축복한다. 앞을
못 보는 아이가 살아가는 데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필요한 지혜와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야기
하나씩 끝날 때마다 매듭을 묶는다.
2012년 2월 하늘행복나눔재단 가족센터에 입사하
여 법인사무국에서 6월 말에 정년을 맞아 직장생
활의 끝을 맺었다. 첫 직장은 S전자에서 시작하였
다. 당시 여직원은 결혼하면 당연히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직장인 엄마를 위한 직장 탁아
시설도 없어 육아를 친정 엄마에게 의탁해야 했다.
회사에서 요구되는 업무와 승진 등 때마다의 과업
을 충족해야 했기에 나의 30대는 가장 치열했다.
유리천장까지는 아니었지만, 앞서가는 선배로서
나름의 사회적 책무감으로 더 열심이었다. 퇴근 후
어린이집에 혼자 남아있는 큰 아이를 데리러 가는 골목길은 왜 그리 길었던지 그 골목길을 내달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직장인 엄마의 가장 큰 어려움은 육아를
병행하는 일인 것 같다. 육아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쓰려면 소설책 한 권쯤은 거뜬할 테니.
정년퇴직하면서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니 주님
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필요할 때마다 손을
내밀어 나의 발걸음을 인도해 주셨다. 결혼하면서
남편 따라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남편이 성경 말
씀대로 실천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차
츰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후 2000년에 과천
으로 이사를 오면서 집 가까운 과천교회에 정착
하게 되었고 샬롬찬양대와 어린이1부 교사로 섬
기며 안정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끔은
남편에게 어떻게 믿는 당신을 만났을까 이야기한
다. 이제는 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크고 비밀
스러운 일이었고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내가 여기
있음을 고백한다. 주님이 예비한 그 길에서 얼마
나 큰 은혜를 받았는지 그 큰 사랑으로 오늘의 내
가 존재함이리라. 샬롬찬양대에 새벽마다 동행해
준 남편 덕분에 낙오하지 않아서 감사하다. 이 모
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
정년퇴직 후 마주한 하루의 긴 시간, 늦잠, 밝은 대
낮의 외출은 참으로 어색했다. 평일인지 주말인
지 의미가 없어지고 금요일의 편안함도 즐길 이유
가 없어졌다. 사람들이 은퇴 후 계획이 뭐냐고 물
어본다. 딱히 모르겠다. 늘 교회와 회사라는 울타
리 안에서만 지내 와서 세상 물정 어두운 나는 세
상이 살짝 무섭기도 하다. 지금은 귀촌한 지 9년
차인 남편의 일손을 돕느라 제천과 과천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서울 태생인 남편은 땅콩 한 알을
심으면 몇십 개씩 열리는 생명의 신비에 반하여
시골 생활을 한다. 어르신 장로님, 집사님, 권사님
들이 주류인 작은 교회에서 아주 젊은 편인 남편
은 성도들과 함께 메주를 담그고 배추를 심고 그
배추로 김장하며 봉사로 섬기고 있다.
앞으로 어떤 여정이 예비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그
동안 달려왔던 시간을 매듭 짓는다는 것은 부족하
넘쳐흘렀든 그간의 시간을 매듭 안에 묶고 다
시 새로운 시작이리라. 앞을 못 보는 인디언 아이 가 말을 의지해 경주해낸 것처럼 주님 의지하며
주 안에서 나의 호흡이 풍성하기를 소망한다. 은 퇴라는 매듭을 지으며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주 님의 은혜였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 호흡마저도 다 주
의 것이니~”
지면을 빌어 하늘행복재단에서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하고 매듭을 지었음에 감사합 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제가
직접 매듭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너무나도 더웠던 여름도 결국 지나갔고, 어느새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하
늘행복은 벌써 연말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 주제도 그에 어울리게 ‘매듭’이다. 주
제가 매듭인 이유는 틀림없이, 우리의 지난 1년을 잘 매듭짓고 또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1년을 잘 달리기 위해 우리의 신발끈을 바짝 매듭지으며 잘 준비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체험기를 쓰다 보니 제일 신경을 쓰게 되는 일은 주제에 걸맞은
활동을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편집회의를 하는 내내 한참 고민해도 ‘매듭’과
관련 있는, 마음에 드는 활동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정말 가벼운 마
음으로 툭 던져보았다. “주제가 매듭이니, 매듭 만드는 것을 직접 배워 보는 건 어
때요?” 그냥 한번 웃어보자고 던졌는데, 반응이 좋았다. 아, 이분들 앞에서는 아
무 말이나 막 던지면 안 되겠구나 싶었지만, 늦었다. 그래서 이번 체험기에서는
매듭 공방을 방문하기로 결정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매듭 공방이 있었지만, 거리가 가깝진 않았다. 확인해 보
니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한 공방에서 매듭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연애할 때도 데
이트하러 한 번도 못 가본 북촌을 하늘행복 덕분에 가게 생겼다. 이왕 가게 된 것,
지난번 ‘제가 직접 쉬어보았습니다’에서 결국 실패했던 가족 나들이로 가기로 했
다. 사실 성인 남자 혼자 가서 매듭을 배우는 것은 아무래도 민망하기도 했다. 아
이들이 크면서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본 지 오래돼서 그런지 아이들도 선뜻 동의
했고, 학교 시험이 끝난 토요일 오후에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다.
3호선 안국역에 내려서 공방에 가기 전에 약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의 나
들이라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서 돈가스집을 찾아갔다. 처음엔 거기까지 가서 굳
이 돈가스를 먹어야 하냐고 생각했지만, 후기에서 ‘평생 먹은 돈가스 중에서 여
기가 제일 맛있어요’라는 글을 보고 여기로 정했다. 역시 글 중에 가장 힘 있는 글
은 체험기라고 생각했더니, 역시였다. 아들들이 ‘앞으로 과천에서는 돈가스를 먹
지 못하겠다’라고 극찬했기에, 일단 이것만으로도 오늘 나들이는 성공이라고 느
끼며 원래의 목적지인 매듭 공방으로 이동했다.
지도를 보며 열심히 찾아갔더니 생각보다 작고 아담해서 그냥 지나칠 뻔했다.
길을 걷다가 고양이가 담벼락에서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다
보니 거기가 바로 공방이기에 들어갔다. 매듭의 종류를 고르고 선생님의 가르
침을 따라 매듭을 만들었다. 난이도 있는 매듭은 매우 어렵다고 겁을 주셔서 만
들기 쉬운 팔찌를 선택했다. 그나마도 선생님께서 어려운 초기와 마무리 작업을
다 해 주셔서 쉽게 만들 수 있었다.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아이들은 자기가
직접 고른 색으로 팔찌가 완성되는 모습을 기대하며 열심히 집중했고, 재미있어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매듭으로 팔찌를 만들었다고 하며 글을 마무리할 수는 없지 않
은가. 그래서 매듭을 만들면서 느꼈던 점들을 간단히 메모해 보았다. 나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서로 얽히며 만들어가는 삶의 매듭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느꼈던 점들이다.
1. 속에 있는 심지를 빼야 한다.
실을 고르고 나서 맨 처음 하는 일은 실 속에 있는 빳빳한 부분을 잡고 쭉 빼는 것
이었다. 그 부분을 완전히 빼야만 부드럽게 매듭을 만들 수 있었다. 속이 꽉 차서
굳은 부분이 많으면 매듭을 제대로 만들 수 없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내 안에
굳은 부분이 너무 딱딱해서 부드럽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쉽게 어울릴 수 없는 것
처럼.
2. 내 마음대로 만들면 안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냥 같은 동작을 반
복하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엄연히 순서와 규칙이 있었다. 반드시 정해진 규칙
대로 한 번씩 돌아가며 만들어야 한다. 한쪽이 아래로 향했으면 다음엔 다른 쪽이
아래로 향해야 한다. 한 번씩 번갈아 하지 않고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인생의
매듭도 마찬가지이다. 내 마음대로만, 내가 원하는 대로만 상대방을 끌어당기면
그 관계는 아주 엉망이 된다.
3.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과 마무리 작업을 제외하면 계속되는 반복이 필
요하다. 팔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7cm의 매듭이
필요했는데, 정확히 세진 않았지만 약 30번 정도 번
갈아 실을 이리 꼬고 저리 꼬며 매듭을 만들었다. 처
음에는 이게 매듭이 될까 싶었던 실 뭉텅이가 반복적
인 노력을 통해 점점 매듭으로 완성되는 것 자체가
참 신기했다. 우리 삶의 매듭도 한두 번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 비로
소 완성되는 일들이 우리 삶에는 참 많은 것 같다.
4. 잘못되면 반드시 풀어야 한다.
중간에 실수했다고 통째로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풀고 다시 만들면 되었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부분
까지 풀고 바로 거기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는 점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도 애써 무시하거나
외면하면 절대 예쁜 매듭이 될 수 없다. 반드시 풀어 야 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 삶의 관계에서의 매듭
도 마찬가지이다. 틀어진 부분이 있으면 외면하지 말
고 반드시 그 부분을 풀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대
충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
5. 다양해야 더 예쁘다.
세 가지 색의 실을 고르라고 한다. 두 색은 서로 매듭
을 만들 것이고, 나머지는 팔을 둘러야 해서, 총 세 가
지 색이다. 이때 서로 다른 색으로 골라야 오히려 예
쁘다. 내가 좋아하는 색이 있다고, 그 한 가지 색으로
만 만들면 매듭이 잘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예쁘지
도 않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
이 모여서 어울릴 때 더 조화롭다. 옆 사람이 나와 다
르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찾
는 것이 좋겠다.
6. 마무리가 중요하다.
아무리 열심히 애써서 만들어도 마무리가 제대로 되
어 있지 않으면, 그 매듭은 작은 충격에도 풀려버리
게 된다. 예전에는 불로 지지기도 했지만, 요새 사용
하는 실은 다 타버린단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매듭
의 끝부분에 매니큐어를 꼼꼼히 발라주셨다. 매니큐
어가 굳으며 매듭을 꽉 잡아준다고 하셨다. 우리 삶
에서도 마무리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나는 선한 싸
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
니’라는 바울의 고백이 참 부럽다.
주제가 매듭인데, 글의 매듭은 어떻게 맺어야 할지
고민이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다녀오셔도 좋겠지만,
굳이 ‘실제 매듭’을 만들러 출동하실 필요까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우리 삶의 매듭은 어떤 모
습일지 상상하고 기대하며 믿음의 선한 매듭을 만드
는 노력을 쌓았으면 좋겠다.
이 척박한 광야에서 살아 숨쉬는 생명력의 틈새
삶을 연모해 휘달릴 때도
당신께 신뢰를 두며, 당신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며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광야에서 사진·글|권명성
필리핀에서
날아온 편지
장성조 선교사|필리핀
안녕하세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준비된 선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이런저런 준비를 했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는 것 같습 니다. 그래도 주님 일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날
들을 계산해 보니 벌써 9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가끔 은 과천보다는 필리핀 생활이 조금 더 편하게 느껴질 때
도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이 더 예뻐 보이기도 합니다.
원래는 아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필리
핀 선교사가 된 것 같습니다. 선교사는 혼자만의 선교사
가 아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부르 셨고, 둘째는 교회에서 파송해 주셨고, 셋째는 가족들이 동의해서 선교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이런 의미를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선교사는 나가는 선교사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선교사의 구분을 보통 4개 부분으로 나누어 말
하는데 보내는 선교사, 나가는 선교사, 동원하는
선교사 그리고 환영하고 받아주는 선교사(다문
화 시대에 지금 한국 교회들이 잘 환영하고 받
아 주시는 선교사)입니다. 과천교회 교우 여러분
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고 계실
줄 믿습니다. 저는 이 네 부류의 선교사 중에 나
가는 선교사가 되어 필리핀에 있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다 주님의
은혜입니다.
저 혼자 감당할 수 없었던 일들도 하나님의 은
혜로 해결해 주시고 감당하게 해 주신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 혜입니다. 특별히 부족했던 저를 교회 이름으로
파송일
피파송기관
담당업무
파송해 주셨고 항상 기도와 격려로 그리고 물질
로 후원해 주시는 과천교회 여러분께 감사드립
니다. 또한 매주 또는 매월 또는 가끔씩, 하나님
사랑하시는 마음과 이전에 저와의 만남 생각하
시면서 개인 선교헌금 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십니다. 나가 있는 선교사보다 보내는 선 교사가 더 열심인 모습에 큰 도전을 받습니다. 그 마음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마음이라 믿습니다. 과천교회 모든 분들이 보내시는 선교 사님들이십니다. 저는 여러분들에 의해 보내진
나가 있는 선교사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 선 교사입니다. 하나님의 지역 대사 선교사입니다.
우리는 하나! 화이팅!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필리핀 선교지 사역 현황 보고서
2016년 1월 17일 사역시작일 2016년 1월 22일
1. 2016년 1월 – 2018년 12월(3년): 쉐마기술학교
2. 2019년 1월 – 2022년 12월(4년): 마닐라신학대학교
3. 2023년 1월-2024년 9월 현재(1년 9개월): Christ’s Bearer of Faith Baptist Church 협력사역
4. 2025년도 이후: 필리핀 전국 대학기독교 동아리 설립
1. 쉐마기술학교: 행정 및 재정 담당, 한국어강사
2. 마닐라신학대학교: 행정 및 외국유학생 신앙지도, 한국어강사
3. Christ‘s Bearer of Faith Baptist Church 협력사역 : 교인 심방, 청소년 지도, 인근 중고등학교 파견 한국어 강사
4. 2025년도 이후 사역 계획 - 필리핀 전국 대학 중 120개 대학에 기독교 동아리를 설립 (매년 30개 대학을 선정하여 4년간 120개 기독교 동아리를 설립 목표)
맛있는 포도주로 발효되고 있습니까?
신앙사경회 후기
변창희|편집부
가나안 혼인잔치가 무르익어가던 중 포도주가 동이 난 다. 이 난감한 상황에서 예수님은 맹물을 포도주로 변화 시키는 이적을 행하신다. 어떻게 물이 포도주로 변화될 수 있었을까? 바이런 시인은 물이 예수님을 만나 얼굴을 붉혔기 때문이라고 시심을 표현했다. 지난 9월 22일~25 일에 있었던 가을신앙사경회에서 강사 김기석 목사(청 파교회 원로목사)는 베드로라는 한 인물을 통해 포도주 이적과도 같은 ‘새로운 삶을 향한 순례 여정(이하 순례 여정)’을 여섯 가지로 제시해 주었다.
베드로의 순례 여정에는 첫째로 ‘사건이 되는 만남’이 있었다. 로마 지배하에 물고
기 잡는 생업을 이어가며 갑갑하게 살고 있던 시몬(베드로)은 어느 날 덜컥 예수님
을 만나게 된다. 예수님을 만난 사건 이후 그는 그물을 내던지고 예수님을 좇는 새
인생의 순례를 시작하고, 덜 익은 신 포도 같은 시몬의 인생은 맛있게 발효되는 포
도주 베드로로 변화되어 간다. 시몬 안에 있는 베드로적인 가능성을 예수님이 호명
해 내어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베드로는 내 중심적 삶을 살았지만, 예수님을 만난 후 주
함께 타자에 관심 가지며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예수님을 만
나지 않았다면 시대적 울분에 좌절한 채 고기 잡는 어부 시몬으로 일생이 끝났겠지
만, 주님을 만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삶에 들어서게 되었다.
순례 여정에서 두 번째로 베드로는 ‘희망의 물결’을 보았다. 베드로가 살던 시대는
로마 압제 시기였기에 희망이 없는 어둠의 시대였다. 예수님을 만난 후 베드로는
예수님이 살아가시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며 꿈을 꾸었다. 사사로이 자기 것을 추구 하지 않고 타자의 고통을 내 것으로 끌어안고 공감하며, 함께 슬퍼하며, 배려하며,
가이사랴 빌립보는 로마 황제를 기념하여 세운 도시다. 로마 황제가 왕으로 지배하는 곳에서 베
드로는 감히 예수님을 왕 되신 그리스도로 고백 했다. 로마적 힘의 질서를 거슬러 평화의 질서를 세워가는 예수님을 진정한 왕으로 고백했다. 로마
황제를 섬기는 우상 신전이 즐비한 곳에서 예수
님만이 참 경배의 대상임을 고백한 것은 예수님
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 것이다. 하나
님 마음 중심을 향해 나아간 베드로는 신 포도의
시몬에서 단맛 나는 포도로 익어갔다.
순례 여정을 이어가면서 베드로는 네 번째로 ‘깨
어진 사람’과 대면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장엄하게 고백한 베드로는 그러나 이내 금이 가
고 만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겠다 하니 절대로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감히 예수님을 꾸짖는
다. 예수님을 통해 이제 희망의 물결을 보고 있는
데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시겠다니! 베드로는 산
산조각나는 자신의 꿈을 직면했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를 내치지 않고 끝까지 제자로 품으며 십
자가의 길을 뚜벅뚜벅 가셨다. 십자가를 지고 죽
음의 골고다까지 이르셨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이해할 수 없어서 혼란스러웠
을 것이다. 희망의 물결이 이렇게 사그라진단 말
인가. 한 여종이 베드로에게 묻는다. 당신도 예수
의 제자지요? 결코 예수님을 배반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한 베드로는 한순간에 부인한다. 나는 예
수를 몰라! 그는 나와 아무 상관도 없는 자야! 세
번씩이나 부인하며 베드로는 산산조각으로 깨어
지고 만다. 단맛 든 맛있는 포도인 줄 알았는데 으
깨진 포도가 되어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 된다. 깨
어진 사람 베드로는 그러나 그것으로 삶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깨진 틈으로 주님의 빛이 들어오
기 시작했다.
순례 여정에서 우리는 다섯 번째로 ‘성서
의 인물들에게 배우는 지도력’을 품어야
한다. 지도력이란 타자 위에 군림하는
힘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내가 선물이
되어 그를 그답게 빛나도록 섬기는 것
이다. 아브라함, 이드로, 바울, 예수님의
위대한 지도력은 타자의 문제를 나의 문제
로 받아들이는 책임감에 있었다. 나의 권
한을 내려놓고 내 이익을 탐하지 않는 담
백함이 리더십의 바탕이 된다. 십자가 죽
음으로 철저히 낮아지신 주님은 당신을 밟
고 새로 시작하라 하셨다. 밟히기까지 나를
내주는 사람, 타자를 배려하는 진정한 리더라
고 할 수 있다.
순례 여정을 떠난 베드로는 마지막 여섯 번째로
‘새로운 소명’을 붙잡았다. 십자가에서 주님이 돌
아가시자 베드로는 주님과 함께한 3년의 시간이
빈 그물처럼 허망했을 것이다. 주님을 부인한 깨
어진 자신을 도무지 용납할 수 없어서 부활하신
주님을 두 눈으로 보고도 선뜻 다시 일어설 힘이
없었을 것이다. 베드로는 이전처럼 그냥 고기잡이 나 나선다. 이런 베드로를 주님이 찾아오시어 친 히 생선을 구워 조반을 차리고 함께 먹자 하신다.
다만 식사를 함께하는 것, 으깨진 포도 베드로를 가만히 받아주시는 뜨거운 사랑이었으리라.
깨진 틈으로 주님의 빛이 들어오면서 자신이 온
전히 받아들여진 것을 경험한 베드로는 이후 성
령을 받고 소명의 사람으로 완전히 변화된다. 주
님을 부인하며 두려움에 떨던 베드로는 어떤 죽
음의 위협 앞에서도 당당하게 주님을 전하는 사
도의 길을 걸어간다. 으깨진 포도 베드로는 주님
의 사랑 안에서 썩지 않고 발효되어 성서적 삶을
사는 포도주로 변화되었다. 십자가에서 흘러내린
용서와 사랑의 핏물로 두루 어우러져 하나 되는
서클댄스의 희망이 출렁이게 하였다.
새로운 삶을 향한 순례 여정을 여섯 차례 베드로
와 함께 걸으며 나는 나의 새로운 삶에 대해 생각
해 보았다. 베드로처럼 완전히 새로운 삶을 기대
하긴 어려울지 모르겠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새
로워지는 순례 여정을 꿈꾼다. 하나님이 나를 어
떻게 호명해 내실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함
께하신 것처럼 앞으로도 나와 함께하시리라는
믿음을 기본값으로 신는다. 여전히 죄에서 자유
롭지 못하기에 자주 깨지겠지만, 깨진 틈으로 들
어오는 십자가 빛을 바라보며 매일 주님 마음으
로 새롭길 소원한다. 구원의 손 맞잡고 빙글빙글
춤추며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주님의 세상에 작
은 마중물 되는 것, 나의 소명으로 삼고 싶다. 신
맛 나는 떫은 자아가 예수님으로 붉어져 하나님
마음 중심으로 발효되길 기도한다.
결혼과 비혼 사이,
모든 것에는 사랑을!
지난 10월 20일 우리 교회에서는 <미래목회와말
씀연구원>의 주최로 “핵개인 시대에 혼(婚)을 말
하다”라는 상당히 의미 있는 포럼이 열렸습니다.
교회가 사회문화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기대감을 품고 참여하 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제자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김현아
사무처장님이었는데 자신을 활동가로 소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혼’에 대한 기독청년
심소라|편집부
의 태도와 삶의 단면들”이란 제목으로 현 상황을
짚으며, 교회와 기성세대를 향한 상당히 도전적이
고 다소 비판적인 내용을 용기 있게 다뤄주셨습 니다. 1997년 IMF 사태라는 경제 위기, 2016년 ‘강
남역 살인사건’으로 촉발된 젠더 갈등 이후 2018
년 미투운동에 이어지기까지 정말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주의(페미니즘)가 확
산되고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점점 해체되었고
88만 원 세대, N포 세대,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불리는 청년 세대는 경제적인 문제까지 맞닥뜨리
게 되며 미래 생존을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방치
되고 절벽까지 내몰린 이들이 결국 비혼이나 비
출산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특히 비혼을 결심
하게 된 여러 개개인의 사연을 들으며 참 안타
깝고 가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사
랑하고 싶은 우리 청년들이 아닐지 생각하며, 교
회 역시 결혼 하고 가정을 꾸릴 여력이 없는 이
들을 지적하고 훈계하며 다그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교회공동체가 친구, 가족이 되
어줄 것을 요청하며 마무리하셨는데, 그래도 교
회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그 마음이 참 고 마웠습니다.
다음은 강남대학교 기독교학과 백소영 교수님의 “비혼 시대에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함께-되어가기(becoming-together)”라는 발표였습니다. 여성신학자로서 시대에 맞는
성서읽기를 통해 성경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다소 어렵지만 흥미로웠습니다.
창세기 2장의 ‘에제르 케네그도’(Ezer kenegdo)라는 단어를 ‘돕는 배필’이 아닌 ‘그의
마주봄 같은 도움’으로 직역하여, 단지 ‘내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마주 본 사람의 필요
와 결핍에 따라 돕는 존재’라
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습니
다.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
지 못하다’는 말씀 또한 ‘결혼’ 관계 안으로만 좁혀서 해석하
는 것을 경계하셨는데 참 신선 한 접근이었습니다. 결혼이든
비혼이든 나와 다른 사람과 평
등하게 마주 보고 상응하고 도
와가면서 하나님의 거룩한 형
상으로 건설되는 것, 자기 한
계를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의 힘을 경험하는 것
이 중요하다는 도전을 주셨습니다. 핵개인 시대
가 되어갈수록 에베소서 2장 22절 말씀처럼 ‘함
께 지어져 가는’ 공동체로서 교회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과 정은
찬 교수님은 “비혼주의자 바울이 바라본 혼과
가족”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도입부 퀴즈가 참
재밌었습니다. “매우 유명했지만, 비정규직 육체
노동자였으며 자가가 없는 떠돌이에 비혼주의
자였던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는 바로 바울이었습니다. 아 그렇지! 잊고 있었는데
존경하는 사도 바울은 평생을 독신으로 산 비혼주의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념인 독신주의를 강요하지 않았고 결혼의 유익과 신비로움을 인정했습니다. 고린도
전서 7장에서 바울은 상대방의 다양한 상황과 은사를 고려해서 존중하는 톤으로 각각
유익이 되도록 권면했고, 어떤 상황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임
을 강조했습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교회라고 생각했던 그는 감정적, 경
제적, 사회적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는 공동체를 꿈꿨습니다. 각자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주님을 섬기고 주님의 일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님의 가족”을 세워나가길
권했던 바울은 이미 이 시대의 우리에게 답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어 놀라웠습니다.
정성스레 준비하신 발표에 많은 생각과 진지한 고민이 오가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
습니다.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모든 것에는 사랑을”이
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결혼 유무가 본질이 아니기에 모든 선택은 자유지만 여
전히 비혼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큰 과제인 듯합니다. 자의든 타의든 비혼이라는 어
려운 선택을 한 소중한 이에게 교회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안전한 곳, 의지할 수 있는 따
뜻하고 포근한 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합니다. 그리된다면 우리 주님은 얼마
나 기뻐하실까요.
에서 만난
옛 서울의 숨결
문인숙 집사 | 은빛교구
파란 하늘 청명한 공기는 가을 특유의
감성을 자극한다. 낭만을 장착한 ‘과천
교회 문화유산답사회’는 올해 국립고
궁박물관을 시작으로 경복궁, 창덕궁
을 거쳐 조선시대 한옥 문화를 탐방하
기 위해 4회 차 답사로 9월 볕 좋은 날
북촌에 모였다.
미리 공지한 답사코스를 따라 설명을
들으며 북촌의 매력적인 골목길 구석
구석 시간 여행을 했다. 북촌의 첫 관
문 ‘북촌문화센터’는 계동마님 댁으로
불렸던 가옥으로 근대 한옥 백 년의 모
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2002년에 새롭
게 개관한 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시민에게 개방되고 있다. 이
곳과 더불어 몇몇 고택들은 서울시가
매입 후 관리하고 있다.
북촌은 한옥이 많이 보존된 곳으로 조
선시대 주거 문화와 한옥의 아름다움
을 볼 수 있어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
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북촌의 형성 과정
을 보면, 조선왕조가 1394년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경복궁과 창덕궁을 중심으로 도성이 형성되었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어 조선시대 양
반들과 고위 관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발
전했다. 특히 계동, 가회동, 삼청동은 고위 관리와
학자들이 모여 살며 문화적 학문적 중심지가 되었
고, 전통적인 가옥 양식과 함께 유교적 가치관이
반영된 생활양식이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북촌
은 자연스럽게 조선의 핵심 공간이 되었다. ‘조선
의 강남’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잘나가던 북촌도 수난기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한옥들이 많이 훼손되거나 철거되고 더러 일본식
건물이 생기도 했다. 특히, 1910년대 지방으로부
터 유입인구가 많아지자 큰 필지의 한옥이 작은 필
지로 분할돼 개량 한옥들이 많이 생겨났다. 오늘
날 북촌은 이런 한옥이 다수를 차지한다. 2000년
대 들어서면서 서울시는 한옥을 보존 복원하는 사
업을 진행해, 북촌은 전통문화와 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3.1 운동의 산실이 된 중앙고보 숙직실은 학생들
수업 중이라 둘러보지 못하고 교문에서 독립을 위 해 결기를 다졌을 선각자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헌
법재판소 경내에는 월남 이상재 선생 집터, 제중원
터, 개국 통상을 통한 근대화를 주장한 박규수 집 터 등이 표지석으로 그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 속
인물들의 활동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앞
선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산다’는 어느 정치인의
말이 생각났다. 선조들의 노력은 오늘 우리가 누리 고 있는 것들의 바탕이다.
과천교회 활동이 일천해 교우관계가 매우
미미한 위치에 있다. 답사를 통해 교우들과 동행
하며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좋다. ‘밥 먹으며
정든다’는 말이 있듯이 답사 전후 식사는 관계 확
장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답사를 통해서 옛 서
울의 정취와 선조들의 숨결을 느끼고 정서적 포
만감을 흠뻑 얻었다. 끝으로 조선시대의 문화유
산을 마치 어제 일인 양 자세하고 수준 높게 해설 해 주신 윤정국 집사님과 운영진의 수고에 감사 드린다.
지난해 연말 우리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교인들 중심
으로 창립된 동아리 ‘문화유산답사회(회장 전석우)’는 현재
28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으며, 격월로 문화유산을 방문하고 있다. 11월에는 창경궁을 답사한다. 내년에는 덕수궁과 정동
길, 수원 화성, 서오릉 등 서울 경기지역 문화유산들을 답사
할 계획이다.
회원가입 문의: 총무(010-3005-5128)
Q. 반갑습니다. 운구팀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
니다.
희용> 장례예식부가 운구팀, 입관팀, 에덴중창
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저희 운구팀은 총
14~15명 정도가 있어요. 저는 장례예식부 부장으
로 섬기고 있습니다.
중국> 운구팀은 약 30년 전에 시작되었어요. 교회
에 초상이 나서 장례식장을 갔는데, 운구할 사람
이 없으니, 우리가 하자 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 게 되었죠.
재옥> 운구팀 사역은 고인께서 안치되신 관을 이
동하는 거예요. 장례식장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관
을 운구차에 싣는 것부터 시작해서, 화장장이나
장지로 이동해서 또 예배를 드리고 모든 장례 절
차를 마치기까지 동행하는 거죠. 우리 팀은 오래
된 만큼 팀워크가 좋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차요. 한 예식에 보통 7~8명이 함께 합니다. Q. 요즘 장례 광고가 많던데 운구팀이 바쁘시겠어요. 희용> 1년에 보통 30~35건 정도 가게 되는데, 코로
나 대유행 이후로 기저 질환이 있는 분들이 버티
지 못하고 소천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장례가 많아 졌어요.
영균> 아무래도 계절을 타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환절기 때 많아요.
Q. 이 사역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희용> 장례 사역의 특성상, 일반 직장 생활하는
분은 할 수가 없어요. 1년에 한 번이라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시작했는데 15년째 하게 되었네요.
정달> 운구할 사람이 없으면 저를 불러 달라고
했어요. 전에 운구팀에 80이 훌쩍 넘으신 어르신
들이 봉사하고 계셨는데 너무 위험하게 보였거
든요.
중국> 장로 은퇴를 하면서 하나님께 ‘제가 더 섬길 곳은 없습니까?’하고 기도
했어요. 운구팀에 합류하고서 아내에게 새로운 직장을 잡았다고 자랑했어요.
Q. 요즘은 전문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천교회 교인이면 누구
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상두> 그렇죠. 상을 당하셨을 때 담당 교구 목사님께 알리시면 저희 장례부로
연결해 주실 거예요. 믿음 안에서 장례를 치르길 원하시면 부담 갖지 마시고 언
제든지 도움을 청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달> 우리 교회가 주관하는 장례식은 다 간다고 보시면 돼요. 원래는 저희가 운
구뿐만 아니라 입관 예식까지 모두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입관은 상조 회사나
수고비, 사례금, 후원금을
이 전혀 없어요. 모두 교회 예산 내에서 봉사로 하고 있죠. 희용> 혹시라도 오해하실까 조심스러운 얘기지
만 전문 상조 서비스를 받기 원하신다면 우리 교
회와 MOU 맺은 상조회사를 연결해 드릴 수 있
어요. 상조비가 많이 올랐는데 교회를 통하시면
좋은 가격에 이용하실 수 있으니 우리 교우들이
알고 계시면 좋겠어요.
Q. 기억에 남았던 장례나 유가족이 있었나요?
영균> 우리 교회 故김지아 청년 장례가 기억에 남아요. 온 교회가 많이 기도했었는데 우리 곁
을 떠나게 되어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장례
였죠. 정말 눈물을 삼키면서 했어요.
문재옥 안수집사
상두> 사랑부 교우의 장례는 보통 고인이 젊은 경
우가 많거든요. 현장이 정말 울음바다가 되죠. 마음
이 많이 아프고 눈물을 참느라 힘들기도 해요.
희용> 과천동에 사는 교우님 아이가
계곡에서 넘어져서 사망 사고가 난
경우가 있었어요. 가정 형편이 정말
어려워서 여건에 맞는 장례식장도
알아봐 드리고, 담임목사님께서
집례해서 장례를 잘 치를 수 있
게 도운 적이 있었어요.
한상두 안수집사
Q. 어떤 축복이나 보람이 있으셨나요?
상두> 저희 섬김을 통해 유가족분들이 위로를 많이 받으시거든
요. 장례 예배 후 감사하다는 말씀 한마디에 그저 고맙고 뿌듯함
을 느끼죠.
정달>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해요. 간혹 유가족이 너무
없어서 장례식장이 썰렁하고 쓸쓸한 경우가 있는데, 그런
곳에 가면 정말 가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희용> 하나님을 믿지 않던 분들이 저희가 정성으
로 섬기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여서 교회에 나오
게 되실 때 큰 보람을 느꼈어요.
박중국 은퇴장로
Q. 혹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상두>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없는데, 운구하는 거리가 멀고 길이
험하면 육체적으로 힘들 때가 있죠. 저 멀리 지방의 가족 선산에
모신다고 하면 ‘이번에 고생 좀 하겠구나’ 생각해요.
희용> 워낙 일정이 불규칙해서 함께 할 팀원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6명 이상은 꼭 가야 하
니까 사람이 부족하면 곤란하죠. 장례 소식이
있으면 운구팀 전체에 문자로 공지한 후에 개
별적으로 여기저기 연락해서 사람을 구해요.
특히 이번 주처럼 장례가 한꺼번에 몰리면
힘들죠.
영균> 새벽 6시 이전에 나가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저희는 새벽
1-2시라도 연락이 오면 준비해서 나가요.
Q. 자연스레 삶과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실 텐데, 어떠세요?
중국> ‘죽으면 말이 없구나, 이 사람도 말이 없네, 나도 언젠가는
말이 없을 것이다’ 생각하곤 해요. 믿는 사람은 오직 하나님께 말
할 수 있는 거겠죠.
희용> 세상 문화 속에 빠져 살아가면 좀 일찍 가시지만, 신
앙생활을 잘하시면 오래 사시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
요. ‘앞으로 나는 한 15년 남았구나!’ 생각해요. 몇 년
안 남은 거죠.
정희용 장로
영균> 제가 80대인데 먼저 가시는 분들 보며 덤으로 사는 거
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병원에도 한 번 안 가고
Q. 성도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상두> 은퇴하셨거나 자영업을 하셔서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있으시면 1년에 한 번이라도 저희와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 요. 또 우리 운구팀 모두가 봉사하는 동안 건강하길 기도해 주세요.
희용> 집사 시절에 맡았던 부장을 장로가 된 지금도 계 속하고 있어요. 젊은 분이 오셔서 운구팀을 잘 이끌 어주시면 좋겠어요. 새로운 부장이 세워질 수 있도 록 기도해 주세요.
아직 60대이신 부장님을 제외하면 모두 70대 중후반을 넘기신 운구팀과 인터뷰하 며, 85세의 나이에도 하나님만을 온전히
다시 시작
성정원|청년교구
주여 나는 외롭고 괴로우니 내게 돌이키사 나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마음의 근심이 많사오니 나를 고난에서 끌어내소서 ”
불행, 제 삶을 대변하는 단어였습니다. 이때의 발
걸음은 사막에서 두터운 겨울옷을 입고 뙤약볕
을 한 몸에 받는 것만큼 무거웠습니다.
‘이건 내가 원한 삶이 아닌데, 내 존재 이유가
뭐지?’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해 걸어온 길의 발자취를 되
돌아갔습니다. 그 끝에 발견한 마지막 발자국 그
너머에는 또 다른 발자국이 보였습니다. 바로 하
나님의 발자국이었습니다.
시 25:16-17
그 큰 발자국을 보자 비로소 떠올랐습니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매일 하나님과 함께였던 과거.
하나님이 계시기에 아픔과 힘듦을 이겨낼 수 있
었고 기쁨과 행복을 더욱 느낄 수 있었던 과거.
“하나님, 승무원이 되면 해외 곳곳으로 선교하러
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 승무원 선교사가 될래
요.” 그런데 승무원의 발걸음이 시작되면서 주일을
지키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주님을 삶의 중심으 “
로 두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방해는 더 강하게 찾아왔습 니다. 대체로 주말에 일하는 스케줄 근무, 공항 근처로 이 주하면서 교회와 멀어짐, 새로운 공동체를 찾는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켜켜이 쌓여가며 하나님과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에 큐티로 말씀을 묵상했던 저 는 더 이상 구독하지 않는 순간에 이르렀습니다.
‘어른은 원래 힘든 거야. 힘들게 살아야 돈을 버는 법이니까.’
위와 같은 생각으로 인생이 괴로운
‘세상’에
주님과 함께하지 않는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 니다. 7년간 주님의 품에서 떠난 탕자가 돌아올 수 있었
던 것은 저를 포기하지 않은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발길을 끊었던 성전을 다시 찾는 것은 신앙생
활을 처음 하는 것만큼 어려웠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교 회는 더욱 가기 힘들었고, 결국 제가 용기 내어 찾아간 곳 이 과천교회였습니다. 담백하고 꾸밈없는 담임 목사님의 설교가 굳어진 제 마음에 조금씩 닿았고, 몇 달 뒤 교인으 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저는 승무원을 그만두고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에세이 『넘어지면 어때,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지』를 집필하고 출판사를 운영하며, 이수역에 위치한 <도무지의 책공간>이라는 독립서점 및 북카페를 오픈하
였습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모임을 하려고 준비 중입니
다만, 어느 날 교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모임도 생기길 소 망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 늘 하나님 안에 거하여 주어진 행복을 놓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모모>
이연진 | 편집부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해를 따라
가는 시계바늘이다’
여덟 살쯤이라 여겨진다. 오랜만에 만난 외삼촌이
노래를 흥얼거리시는데 신비한 가사와 곡조에 어
린 마음이 요동했다. 무슨 노래냐 묻자 삼촌은 밑
도 끝도 없이 ‘모모’라 답했다. 모모. 둥글고 명료
한 그 단어를 입안에서 굴리며 “이 노래는 무슨 내
용이야?” 삼촌 소맷부리에 매달려 물었더란다. 삼
촌은 웃으며 “모모라는 아이에 관한 내용이야. 사
실 이 노래 전에 모모라는 책이 있었어. 시간 되면
꼭 읽어봐.” 하셨고.
‘시간 되면’이란 또렷한 단서를 여태껏 품은 채 삼
십 년을 달려왔다. 혹, 삼촌이 내게 어쩌자고 여직
동화책 한 권을 못 읽었니? 묻는다면 그간 너무
바빠 그만한 ‘시간이 없었다’ 변명하는 수밖에.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얼
는 모두에게 하루는 꼭 같이 24시간으로 주어지
니 말이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시간은 저 옛
날 광야에 내리던 만나처럼 누구에게나 매일 매
일 따박따박, 공평하게 주어진다. 모자란다고 더
움킬 수도, 남는다고 덜어낼 수도 없다.
혼자 이어가던 스무고개가 거기쯤 미쳤을 때, 기
억 속에서 모모가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해를 따라가는 시
계바늘이다’ 젊은 삼촌의 다정한 음성과 그날의
석양이 손을 잡고 나를 모모 앞으로 떠민다. 그렇
게 삼십 년 만에 만난 책에서 이토록 반짝이는 삶
의 열쇠를 발견할 거란 사실은 미처 몰랐다.
동화치곤 책이 묵직하다. 글밥도 많고 그림은 적
다. 고전이니 명작이니 해도 어쨌든 동화니까. 가
마 전 기차에 앉아 하릴없이 이 질문을 던져놓고 스무고개를 하다가는 ‘시간’이란 답에 닿았다. 시 간만큼 공평한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남녀노소, 빈자와 부자, 건강한 자와 아픈 자. 세상을 살아가
볍게 생각하고 책장을 열었다가 그대로 빠져들었
다. 어느 마을에 흘러들어온 고아 소녀 모모가 시
간을 훔쳐 가는 도둑인 회색 신사들로부터 마을
사람들을 지켜낸다는 꿈같은 이야기. 그런데 왜일
까? 실제로도 종종 쓰곤 하는 ‘시간을 훔친다’ 는
말이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대체 누가, 감히, 소중
한 시간을 훔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어디에나 시간을 빼앗아 가는 ‘회색 신사’
는 있게 마련이다. 그 순간까지도 내 손에 들려있
던 스마트 폰을 째려보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스
마트 기기와 영 사이가 먼 나이지만, 그런 나조차
언제든지 기회만 주어지면 정신없이 빠져드는 그
러한 희한한 물건이 바로 스마트 폰이니까. 가족
과 마주하는 식사 시간이나 친구들과의 즐거운
만남조차도 우리는 스마트 폰이라는 회색 신사에
게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모모의 마을에도 바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야
기 잘 들어주는 소녀’ 모모가 있는 마을은 평온했
다. 그러나 어느 날 회색 수트를 입은 신사들이 나
타나 사람들에게 ‘시간 적금’이란 걸 팔기 시작하
면서 점점 바쁘고 돈만 많이 모으는 어른들이 생
겨난다. 모모는 마을에서 웃음소리가 사라져 버린
이 상황에 대해 알아보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춥 고 외롭고 멀기만 하다.
여덟 살 아이로 이 책을 읽었더라면 모모의 협조
자 호라 박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것이
다. 그리고 정말 그를 만났더라면, 방학의 하루를
24시간에서 30시간으로 늘려 달라 조르지 않았을
까 혹은 친구들과 뛰놀 때의 시간을 붙잡아 주세 요, 했을지도.
어른의 시각으로 읽고 난 후엔 모모의 모험보다
는 모모를 돌려받기 위해 광인 소리를 들으며 쉼
없이 거리를 쓸던 베포 할아버지가 제일 마음에 걸린다. 소중한 이를 돌려받기 위한 몸부림, 그리 고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그 무구한 마음이 끝내 가시처럼 박힌다.
책을 닫으며 ‘세상엔 아름다운 동화가 필요해’란
말이 밀려왔다. 시간을 자라게 하고, 서로를 피우
는 사랑스러운 광경들이 페이지 끝마다 접혀 책 꼬투리로 가득 맺혔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내가 바로 회색 신사였음을
뒤늦게 고백한다. 매일 아이에게 ‘빨리, 빨리!’ 안 달을 낸다. 그래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이제라도 모모를 알게 돼 기쁘다. 자축하듯, 오늘은
회색 신사의 수트를 벗어볼 작정이다. 아무 말 없이
아이 눈을 바라보고 볼을 쓸어볼 생각이다. 가슴으
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린다는 호라
박사의 말처럼, 오늘 하루가 다 날아가고 그 순간만
마음에 남아도 정말 괜찮겠다는 용기가 든다. 시간
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
지나간 소식
다가올 소식
해피투게더
지난 10월 6일 주일 오후 4시 30분 본관 대예배실에 서 새가족과 함께하는 해피투게더 행사를 가졌다.
이미 오랜 전통을 갖는 해피투게더는 올 한해 우리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하고 새가족 교육을 수료한
163명을 포함한 많은 교우님이 함께하는 흥겨운 잔 치가 펼쳐졌다. 해마다 그 재미와 의미를 더해가는 전통의 해피투게더, 내년에도 더 많은 새가족과 함 께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과천스타 시즌13
올해로 어느덧 13번째를 맞는 과천스타가 지난
10월 19일(토) 오후 2시 교육관 드림홀에서 열렸
다. 과천스타는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 춤과 노래
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무대이며, 특히
이번 대회는 산본까지 그 지경이 넓어졌다. 이미
관내 중고등학교에서는 해마다 과천스타를 미리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대회 결과 대상은 틸리스(과천고등학생 연 합댄스팀), 댄스 부문 1위는 D.I.S. (과천중학교),
댄스외부문 1위는 정이수 학생 (수리중학교, 색
소폰 연주)가 수상했다. 이외에도 과천시장상은
이홍준 학생, 시의장상은 씽씽주니어, 국회의원
상은 원효은 학생이 차지했다.
11월 3일 주일은 추수감사주일이다. 한 해 동안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로 예배드리는 주일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교회들 간에도 추수감사
주일은 이 무렵 적절한 주일을 자체적으로 정하
는데, 우리 교회는 매년 11월 첫째 주를 추수감사
주일로 정하여 감사드리고 있다. 단상에 봉헌된
각종 과일, 야채, 곡식은 교우님들이 봉헌한 것으
로 주일 이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고
있다. “에벤에셀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호와이레
주님 인도하소서”
추수감사주일 수요바이블 아카데미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대예배실에서 드리
는 수요예배 시간에 ‘수요바이블 아카데미’가 진
행된다. 11월에는 정중혁 목사가 3주에 걸쳐 우리
개혁교회의 종교개혁 역사 이야기를 나누고, 이
후 류청상 목사가 구약성경 이야기를 펼쳐나간
다. 기독교인으로서 더 깊이 알면 좋을 주제들을
더 심도 있게 파고들어 지성과 영성을 채울 수 있
는 기회로 교우님들의 참여를 권면한다.
10월 30일 개혁교회 역사이야기(1)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 정중혁 목사
11월 6일 개혁교회 역사이야기(2) ‘울리히 츠빙글리와 종교개혁’
11월 13일 개혁교회 역사이야기(3) ‘장 칼뱅과 종교개혁’
11월 20일 구약성경 이야기(1) ‘주께서 넘기시매’ 류청상 목사
11월 27일 구약성경 이야기(2) ‘마지막을 기다리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올해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 14
일 목요일에 치러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번 수능 응시생이 고등학교 졸업생, 검정고시 통 과자, N수생을 통틀어 전체 52만 2,670명인 것으
로 발표하였다. 전년도 대비 3.6% 늘어난 숫자이
다. 우리 교회에서도 고3 학생 25명이 수능을 치르
며, 수능 당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수험생들을
위한 기도회를 갖는다. 학생들이 수고하고 애쓴
시간의 결실을 풍성히 맺기를 기도하고 응원한다.
하늘 크로스 퍼즐
하늘 크로스 퍼즐! 문제를 푸신 결과를 사진으
로 찍어 보내주시면, 정답을 모두 맞추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1등부터 5등까지 총 15명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정답 및 당첨자는 하늘행복소
식지 1월-2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접수메일: gcpenroom@naver.com
· 응모마감: 11월 23일
· 응모시 이름, 연락처, 교구도 함께 적어주세요.
· 각 단어의 뜻을 찾는 데 ChatGPT, 검색엔진,
1 차를 마시는 시간
5 빵, 면류, 케이크 등 다양한 음식의 기본재료
7 아브라함의 아내, 이삭의 어머니
8 조선시대 제례 음악으로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
9 베드로의 형제, 예수님의 제자
10 가르침을 주는 사람
11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거 점, 전초 기지
12 미국과 캐나다에서 가을 추수를 마치고 감사하는 기 념일
15 빅토르 위고의 소설, 장발장
19 사신도에서 북쪽을 수호하는 동물로 뱀의 형상을 띈 검은 거북
20 아버지 네루가 13세 딸인 인디라 간디에게 보낸 편지글 을 엮은 역사책
세로
1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저트, 커피에 적신 케이크와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쌓아 만든
2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또는 그 시간
3 우리 교회 앞에 본관과 복지관을 연결하는 다리 (직접 보시거나, 구글맵 참고)
4 충청북도 충주시에 위치, 우리나라 최초의 온천으로 알려진 곳
5 ‘만종’, ‘이삭줍기’ 등의 작품을 그린, 자연을 사랑한 19 세기 프랑스의 농민화가
6 바울의 1차 전도여행 중 이고니온 다음 방문한 도시, 발을 쓰지 못하는 사람을 걷게 한 기적. 사도행전 14장
12 사람을 특정 지역이나 사회에서 강제로 내쫓거나 떠 나게 하는 것
13 올리브 나무의 다른 이름 - 시편 52편 8절, 하박국 3장
21 이스라엘이 여리고를 치기 전 진을 치고 할례를 행했 던 곳
26
승부를 결정하기 위해 손으로 세 가지 기호 중 하나 를 내밀어 가리는 우리의 전통 놀이, “안내면 진다~ OOOOO!”
28 행복지기 세움터 성장과정 첫 단계, “인생 OOOOO”
31 “파도가~ 부서지는 OOO~~” 주 목사님이 기타 잡으면 잘 부르시는
33 1980년, 5·18의 아픔을 가진 도시
36 강의를 하거나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
38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의 입장이나 의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문서
40 빛을 반사하여 사물을 비추는 유리나 금속으로 만든 물건
41 하늘행복소식지 크로스퍼즐에서 2등에게 주는 상품 권으로 OOOOO을(를) 살 수 있다
42 하늘행복소식지 이번 호 기획 주제
22 시편, 잠언, 전도서, OO, 이사야
23 기온이 높은 상태 혹은 이를 느끼는 것. 올 여름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던
24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자신이 사는 지역 에 불편한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
25 임무 또는 과제, 기독교 선교 활동을 뜻하기도. ‘OO 임 파서블’
27 바울과 함께 전도여행을 떠났던, 위로의 아들
29 엘리사의 종, 열왕기하 5장 나아만 장군 기적을 역이 용하여 속임수를 쓰다 오히려 나병에 걸림
30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32 16세기 프랑스에서 개신교(칼뱅)를 따랐던 사람을 가 리키는 말
34 개인 또는 가족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돌보는 담당 의사
35 예수를 핍박하는 자에서 예수를 전하는 사람으로. 다 메섹. 전도여행. 서신서
“OO나면 가는 나라, 하나님 나라”
‘하늘행복에 바란다’ 설문 조사 결과를 바로 반영한 코너였는데, 예상을 뛰어 넘는 반응에 편집팀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전체 31명이 응모해 주셨고, 추석에 고향 내려가는 기차에서 가족들과 두 시간 넘게 풀었다는 등 재미난 사 연과 응원을 함께 주셨습니다. 이 중 1위부터 5위까지 총 15명을 편집회의에서
블라인드 추첨하였고, 소소하지만, 특별한 선물을 드립니다. 다만, 당첨되지 못 하신 분들도 문제를 푸는 데 꽤 오랜 시간을 쓰셨을 것이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참가상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다음번 퀴즈에도 큰 관심 부탁드립
니다. 다음번에는 참가상을 드릴 수 없을 만 큼 더 많은 분이 응모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가장 많이 틀린 문제는 ‘지구특공대’였는데요, ‘지구탐험대’, ‘지구방위대’, ‘지구구조대’ 등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