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운영하는 ‘웅이네팥죽’을
찾은 손님들에게 장기기증의 의미를 설명하는 생존 시 신장기증인 김수자 씨 COV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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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이웃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Live & Love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사랑은 무엇입니까?”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내 생애 단 한 번’이라는 책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사랑하다’와 ‘살다’라는 동사는 어원을 좇아 올라가면 결국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영어에서도 ‘live(살다)’와 ‘love(사랑하다)’는 철자 하나 차이일 뿐이다. 살아가는 일이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 도 모른다.」
읽는 순간 마음이 뭉근하게 따뜻해졌습니다. 제 삶 속에 켜켜이 쌓인 사랑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1968년 나의 피를 수혈받고 퇴원하던 한 청년의 말간 얼굴, 1991년 내 한쪽 신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했던 중년 남성의 미소가 지난 시간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살아서 자신의 장기 일부를 기증한 분들과 뇌사로 세상을 떠나며 장기기증을 실천한 분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 모두가 사랑으로 누군 가를 살아가게 한 이들입니다. 그런데 또 기증인과 유가족은 생명을 이어받아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들 덕
분에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렇듯 저는 일평생 생명나눔 운동 현장에서 사랑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사랑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그 현장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통해 살아갈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다립니다. 본부와 동행하는 ‘선한
이웃’ 여러분의 삶에도 사랑으로 점철된 시간이 아름답게 쌓이기를 희망합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 진 탁 이사장
안녕하세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인생 삼 회차 이은’으로 활동하는 이은 작가입니다.
이은이라는 활동명에는 ‘잇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인생을 이어 간다, 이어왔다…. 저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라 생각되어 선택한 이름입니다.
저에게는 세 번의 생일이 있습니다.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날,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날, 그리고 폐이식을 통해 다시 숨을
쉰 날. 저는 지금 세 번째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2년 10월, 저는 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항암치료를 해도 암세포가 줄지 않았고, 결국 언니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식편대숙주반응(GVHD)이라는 부작용이 찾아와서,
장, 피부, 눈, 간, 폐가 차례로 망가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폐는 회복되지 않아 2016년부터 2년간 산소호흡기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2018년 8월, 기적처럼 뇌사 장기기증인의 폐를 이식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자가호흡이 되지 않아 죽음의 문턱을 몇 번이나
넘나들었지만, 어느 날부터 숨이 쉬어지기 시작하더니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병동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의 세 번째 생일은 기증인의 기일이기도 합니다.
폐이식 2주년이 되었을 때 만약 제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남기고 싶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떠오른 한 가지 마음, 그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다 문득, 폐를 기증해
주신 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저는 지금 신장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매 순간 감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기증인과
유가족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오랜 투병 생활은 삶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런 저의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지난해부터는
그림 작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제가 전하는 이야기가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가족,
그리고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
작은 희망과 위안이 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조혈모세포‧폐이식인 이은 드림


아버지의 뜻을 잇는 길
2022년 4월 14일, 뇌사 장기기증인 故 신준욱 목사는 8명의 생명을 살리고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평생 신앙 안에서 이웃을 섬기며 살아온 신 목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랑을 실천했다.

일이든 정성을 다하고,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몸소 보여주셨죠 � 故 신준욱 목사는 20여 년간 목회자
로 사역하며 많은 이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했다. 교회와 성도
들을 섬기느라 주말에도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언제나 맡겨진 일에 온 마음을 기울이는 모습으로 아들 신강
민 씨에게 책임감과 헌신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다.
목회를 내려놓은 후에도 신 목사는 요양보호사, 정수기 코디,
아파트 경비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성실한 삶을 이어갔다.
직업이 달라져도 사람을 향한 애정은 변함없었다. 시간을 쪼
개 어려운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따
뜻한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신강민 씨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타
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임을 깨달았다.
장기기증으로 이룬 마지막 사랑
2022년 4월, 평소 건강하던 신 목사가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
소했다. 두 차례의 수술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끝내 뇌
사 판정을 받았다.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도 가족들은 고인
이 평소 강조하던 ‘나눔의 삶’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정했
다. 그날은 신 목사가 생전 장기기증을 서약했던 2006년 4월
13일로부터 꼭 16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신강민 씨는 마치 아
버지가 자신의 뜻을 직접 이루고 떠난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
고했다. 다음 날인 2022년 4월 14일, 故 신준욱 목사는 심장, 폐, 간, 췌장, 신장, 각막을 기증해 8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또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1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새
로운 삶을 열어주었다. �장기기증은 의학적 절차를 넘어선 인
류애의 실천이라고 생각해요. 아버지께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했다는 사실이 우리 가족에게 큰 의미로
남았습니다.� 아버지가 보여준 장기기증의 가치를 가장 가까
이에서 지켜본 신강민 씨는 자신도 언젠가 생명을 나누는 사
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아픔을 딛고, 새로운 꿈을 향해
예기
미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말이 아닌 삶으로, 아버지의 유산 �아버지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삶을 가르쳐 주셨어요. 어떤


3
1 제6회 D.F장학회 장학생으로 선정된 뇌사
신강민 씨
2 뇌사 장기기증인 故 신준욱 목사의 생전 모습
3 장학생 대표로 소감을 말하는 신강민 씨
일정이 어긋나는 등 익숙했던 일상이 흔들렸다. 그러나 아버
지가 남긴 뜻을 이어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학업에
집중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지리교육을 전공하며 기후변화 융합전
공을 함께 공부하고 있는 그는 지속가능경영(ESG)에 깊은 관
심을 두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SG 경영이 강조되는 요즘, 이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
가족을 향한 마음도 한층 깊어졌다. 서울에서 학업을 이어가
면서도 매일 대구에 있는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 명절이면 아
버지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끼는 여동생을 위해 지난 2월에
는 배낭여행도 함께 다녀왔다. 신강민 씨는 슬픔에 머무르기
보다, 남은 가족들이 서로를 더 의지하며 따뜻한 시간을 만들
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신강민 씨는 D.F장학생으로 선발되며, 다시 한번 아버지 가 남긴 생명나눔의 가치를 되새겼다. �아버지는 생의 마지막 까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사셨어요 저 역시 받은
다시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선한 영향력
광주의 작은 골목길, 한겨울 찬바람을 달래는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의 온기가
가게 안을 가득 채운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는 1995년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꺼이 신장 하나를 나누며 생명을 살린 생존 시 신장기증인 김수자 씨다.
시 신장기증인 김수자 씨

새벽 5시, 김수자 씨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된다. 교회에서 정 갈하게 마음을 다듬고 나면, 곧장 가게로 출근해 손님 맞을 채
비를 한다. 이른 아침부터 팥 삶는 구수한 냄새가 피어오르고,
반찬을 준비하는 김 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끓여주시던 팥죽이 생각나 시작한 일이
벌써 30년이 흘렀어요. 언제나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좋은 재료를 쓰고, 이윤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해요 � 김 씨의
이러한 마음이 닿아서인지 한 번 찾아온 손님들은 단골이 되
어 서로를 가족처럼 아낀다. 바쁠 때면 자연스럽게 반찬을 나
르고 식기를 치워주는 이들 덕분에 ‘웅이네팥죽’은 온기가 넘 친다.
신앙이 이끈 �행함 있는 사랑�
김수자 씨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젊은 시절 남편과 함
께 시골 땅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왔지만, 사업 실패로 극심
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어요. 라면 한 개
에 쌀 한 줌을 넣고 끓여 세 살배기 아들과 하루를 버텨야 하는
날도 많았죠 � 젖이 돌지 않아 갓 난 딸마저 굶게 되자, 절망한
김 씨는 연탄불을 피워 삶을 포기하려 했다. 그때 창문틀에 끼
워진 작은 봉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봉투 안에는 이름 모를
누군가가 남긴 1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김 씨는 그 돈으로 쌀을
사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때 결심했어요
나도 언젠가 남을 돕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요 �
광주로 돌아온 김 씨는 포장마차를 시작으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며 악착같이 두 자녀를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에
서 들은 ‘행함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설교가 가슴을 깊
이 울렸다. 그리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광주 1호 생존 시 신장
기증인의 사연을 접했다. �돈이 없어도 나누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김 씨는 곧바로 신장기증을 결심했지만, 아내의 건강을 염려
한 남편의 반대가 거셌다. �계속 반대하면 이혼하겠다고까지
했어요 � 신앙의 힘으로 내린


기증 이후, 더 깊어진 나눔의 삶
�죽을 때까지 나누며 살고 싶어요 � 김 씨에게 팥죽집 운영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다. 매일 팥죽을 끓이며 손님을 맞이 하는 이 공간은, 생명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됐다. 가게 한편에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서와 생명나눔가게 모
금함이 놓여 있어, 김 씨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순간에도 조용히
그 의미를 전한다. �장기기증이 두려운 게 아니라는 걸 알리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 팥죽집에서 시작된 김 씨의 나눔은 삶 곳곳에 스며들었다. 오
랜 세월 수입의 절반을 기부하며 해외 아동들을 후원하고 있
는 김 씨는 일상 속 작은 선택조차 나눔과 연결 짓는다. �미용
실에서 파마하려다가도 ‘이 돈이면 저 아이들이 몇 달을 살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면 선뜻하지
올해 4월, 설립 1주년을 맞는 제주로아교회의 최기완 담임목사.
두 차례의 신장이식을 통해 생명의 기적을 경험한 최 목사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십자가의 사랑과 생명나눔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먹구름 틈새로 새어 나온 빛 �27년 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건강한 학
생이었습니다. 특히 농구에 푹 빠져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경기를 즐기곤 했죠 � 여느 학생들처럼 밝고 활기찼던 최기완 목사
는 학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뜻밖의 이상 소견을 받았다. 이어
진 정밀 검사 끝에 내려진 진단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저희 어머니도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하시다가 제가 13살 때 아
버지에게 신장을 이식받으셨거든요. 직접 투석 치료를 겪으셨던 터
라, 제가 어머니처럼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몹시 가
슴 아파하셨어요 �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 속에서 4년간 약물치료
를 이어갔지만, 최 목사의 신장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저
하됐다. 그러던 2002년 3월, 응급실에 실려 간 최 목사는 신장 기
능을 완전히 상실해 투석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영화 음악 제작자의 꿈을 품고 열심히 준비하던 23세의 최 목
사는 예기치 못한 투병 생활로 인해 꿈을 접어야만 했다. 투석 치료
를 시작한 이후 때때로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낮에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밤에는 투석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성
실히 살아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가 본부를 찾아
최 목사를 신장이식 대기자로 신청했고, 마침내 2004년 한 목회자
의 순수 기증으로 시작된 신장이식 릴레이를 통해 최 목사는 새 생
명을 선물 받았다.
�매일 생명의 기적을 경험하며 감사하던 중에 저에게 새 삶을 전해
준 기증의 첫 주자가 목사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어린 시절
막연히 품었던 목회자의 꿈을 이루기로 결심했어요. 그때야 하나
님께서 제게 고통을 허락하신 이유가 이 길로 인도하기 위함이었
다는 생각이 들었죠. �
두 번째 기적, 생명을 나눈 사랑
건강을 회복한 최 목사는 생명나눔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나가
자는 다짐으로 서울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목회의 길을 걷기 시작
했다. 하지만 이식 후 18년이 지난 2022년, 신장이 다시 기능을 잃
으면서 최 목사는 재투석을 시작해야 했다.
절망이 찾아온 순간, 최 목사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났다. 아내
가 신장기증을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1월 18일, 아내의 사
랑이 담긴 신장을


1
감사하고 보답하며 살아가야죠. �
Love One Another
건강을 회복한 최 목사는 처가가 있는 제주도로 내려와 교회를 개 척했다. 다가오는 4월이면 설립 1주년을 맞는 ‘제주로아교회’는 ‘서로 사랑하라(Love One Another)’는 성경 구절의 영어 앞 글자 (LOA)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넘치는 교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비록 작은 교회이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제주로아교회는 지난해에 네 곳의 사회단체에 후원금을 전달 하며 온기를 전했다. 특히 성탄절을 앞두고 라파의 집에 100만 원 의 후원금을 전달한 최 목사는, 생명나눔의 활성화와 환자들의 앞
날을 응원하는 마음을 전했다.
�저와 제주로아교회를 향한 많은 분의 사랑이 또 다른 이들에게도 이어지길 오늘도 간절히 기도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앞으로도 생명나눔 사역에 동역하며 받은 사랑을 다시 흘려보내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본부 창립 34주년 기념식
생명나눔 34년, 사랑으로 잇는 새로운 시작
지난 1월 21일, 서울 YMCA 대강당에서 �창립 34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번 기념식은 지난 34년간의 생명나눔 여정을 돌아보고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시간으로, 생명나눔의 주역들과
새롭게 위촉된 홍보대사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순수 기증인으로 시작된 릴레이 신장 이식 수술로 저는 새 생명을 얻었어요. 가
족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
중한지 매일 느끼며, 16년 동안 기증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있습
니다.
신장이식인 정영희 씨
사별 후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어디선가 힘차게 뛰고 있을 남편의 심장을 떠올리며, 남편이 생전에 이루고자 했던 꿈 과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뇌사 장기기증인 김유신 씨의 아내 정선자 씨


1 창립 34주년 기념식 ‘생명나눔 34년, 사랑으로 잇는 새로운 시작’ 기념 사진
2 가족이 함께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신장기증을 실천한 생존 시 신장기증인들
3 생명나눔 활성화에 이바지하여 감사패를 전달받은 개인 수상자들

생명나눔 34년, 사랑의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
창립 34주년 기념식은 연동교회 원로이자 본부 제12대 이사장을
역임한 이성희 목사의 ‘장기기증은 참 성찬예식입니다’라는 설교
로 막을 열었다.
이어서 본부 박진탁 이사장의 기념사와 장기기증의 감동적인 사례
가 펼쳐졌다. ‘생존 시 신장기증, 리빙도너’ 순서에서는 릴레이 신장
이식의 주인공인 백창전, 유영서, 정영희 씨가 무대에 올라, 2009년
백창전 씨의 순수 신장기증으로 시작된 4건의 릴레이 신장이식 수
술의 생생한 감동을 전했다. 형제 기증인 백홍선 씨, 자매 기증인
박옥남 씨, 부부 기증인 김근묵, 이경희 씨, 모자 기증인 엄해숙 씨,
부자 기증인 노명환, 노성철 씨도 참석해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가
족이 함께 신장기증을 실천한 따뜻한 경험담으로 무대를 채웠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감동적인 사연도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뇌사 장기기증인 故 박기정 씨의 아버지 박병호 씨는 �아
들을 보낸 지 5년이 흘렀지만, 아들이 남긴 숭고한 사랑이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더 많은 이에게 온기를 전하길 바란다.�라며 생명나 눔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수많은 이의 사랑과 헌신으로
수여했으며, 개인 감사패는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 좋은정책연 구소 김용석 소장, 후원회원 백상현 씨, 새생명나눔회 이태조 회
장, 서울시 최재란 의원, 예풀뮤직 최혜영 대표가 수상했다.
오랜 기간 장기기증 홍보에 앞장 서온 배우 황보라 씨와 성우 김
보민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장기기
증인 예우사업과 본부 캠페인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온 두 사 람은 �앞으로도 재능과 마음을 아낌없이 나누며 생명나눔을 널
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순서는 클래식 기획사 예풀뮤직의 공연이 장식했다. 본
부 주제가인 ‘새생명참사랑’을 비롯해 ‘하나님의 은혜’ , ‘축복하노
라’ 등 희망찬 선율로 가득찬 이번 기념식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이번 기념식이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사랑을 되새기고, 장기부전 환자들의
제6회 D.F장학회 장학금 전달식
기증인의 사랑으로 밝히는 희망, 유자녀의
꿈 응원하는 D.F장학회
지난 2월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제6회 D.F(도너패밀리)장학회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17명이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장학증서 및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하얀 캔버스 위에 자신의 꿈을 하나씩 그려보세요. 한 걸음씩 차근차근 나아가다
보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을 거예요. 하늘에 계신 부모님들도 ‘우
리 아들, 딸 참 자랑스럽다’라고 미소 지으실 겁니다.
도너패밀리 장부순 씨
우리 사회에 D.F장학회와 같은 선한 영 향력이 더욱 확산해 더 많은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가 희망을 잃지 않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사랑과 축복이 가득하길 응원합니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대구별빛스터디방 이정은 씨


1 제6회 D.F장학회 장학증서를 전달받은 장학생들
2 도너패밀리 장부순 씨가 장학생 강민우 군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
3 후배 장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는 제3회 D.F장학회 장학생 안가은 소위
마지막 순간 생명을 나눈 위대한 영웅의 자녀들, 2025년 D.F장학회
장학생 17명
2017년부터 2023년까지의 뇌사 장기기증인 3,222명의 평균 연령
은 48.6세였다. 이들 중 40~50대는 1,534명으로 48%에 달해 경
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어린 자녀를 둔 가장들이 뇌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본부는 2020년부터
D.F장학회를 출범하여 기증인의 유자녀들이 경제적 제약 없이 꿈
과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D.F장학회는 새 학기를 맞이한 17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다. 이
들은 모두 갑작스러운 뇌사로 한순간 부모를 잃은 유자녀들로, IT개
발자, 간호사, 건축가, 댄서, 바이올리니스트 , 요리사 등을 꿈꾸며 힘
든 상황 속에서도 학업에 충실히 매진하고 있다. 장학생은 대학생
강민우 군(故 강창구 씨의 자녀, 대학교 4학년), 김규리 양(故 김태
업 씨의 자녀, 대학교 2학년), 김수진 양(故 김종운 씨의 자녀, 대학
교 2학년), 김정은 양(故 양은영 씨의 자녀, 대학교 2학교), 문선호
군(故 유순미 씨의 자녀, 대학교 2학년), 문양환 군(故 문재준 씨의
자녀, 대학교 2학년), 서채우 양(故 서웅렬 씨의 자녀, 대학교 2학년),
신강민 군(故 신준욱 씨의 자녀, 대학교 3학년), 이범희 군(故 이주
영 씨의 자녀, 대학교 2학년), 이승민 군(故 이희문 씨의 자녀, 대학
교 2학년), 유선우 군(故 유진선 씨의 자녀, 대학교 1학년), 차주영
양(故 최경숙 씨의 자녀, 대학교 4학년), 최효원 양(故 최경민 씨의
자녀, 대학교 4학년), 고등학생 박원근 군(故 박영진 씨의 자녀, 고
등학교 2학년), 송용승 군(故 송영비 씨의 자녀, 고등학교 1학년), 안
성웅 군(故 안병철 씨의 자녀, 고등학교 2학년), 중학생 김서진 군
(故 김철수 씨의 자녀, 중학교 1학년) 이상 17명이다.

생명나눔의 자긍심 안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은 유자녀들
장학생 대표로 단상에 오른 김수진 양은 2006년 장기기증을 하 고 세상을 떠난 故 김종운 씨의 딸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 과에 재학 중이다. 김 양은 �아버지의 생명이 많은 사람을 살렸다 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겠다.�라며, �D.F장학회의 지원은 생명나 눔에 대한 자긍심을 더욱 깊이 새기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 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특별히 이번 수여식에는 2022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장학금을 수여받은 안가은 씨도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당시 ROTC 학 군사관후보생이었던 안 씨는 현재 육군 소위로 복무 중이다. 안
씨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보니 아버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
질 때가 있다.�라며, �그럴 때면 여러분의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
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연락 달라.�라
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제6회 D.F장학회 장학금은 리더스강남, 한국암웨이 미래재단 페
이버팀, 영웅시대대구별빛스터디방 등의 단체 후원과 구산장로 교회(조성광 담임목사), 대영교회(박갈뫼 담임목사), 목천교회(이 한진 담임목사), 안성중앙성결교회(송용현 담임목사), 원미동교 회(김승민 담임목사), 은평중앙교회(박병도 담임목사) 등의 교회 후원, 그리고 네이버 해피빈 및 개인 후원자들의 따뜻한 손길로 이 루어졌다. 특별히 올해에는 장부순 부회장 등 ‘도너패밀리’의 일원 14명도 십시일반 마음을

“사랑하는 아빠, 하늘에서 잘 지내고 계시죠?
아빠와 함께할 때만 해도 어린 꼬마였는데, 어느새 훌쩍 커서 오늘 D.F
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았어요. 아빠처럼 장기기증을 실천한 기증인
분들의 자녀들과 함께한 자리라서 그런지 아빠 생각이 더 많이 나는 하루였어요.
퇴근 후 가족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고, 휴일에는 함께 여행을
다니며 넓은 세상을 보여주셨던 다정한 아빠, 키 크고 듬직한 우리의
슈퍼맨이었던 아빠는 언제나 제 자랑이었어요. 그런 아빠가 하늘로
떠나셨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펐지만, 아빠는 마지막까지
장기기증으로 많은 생명을 구하신 진정한 영웅이셨어요. 아빠의 숨결
을 이어받으신 분들이 어딘가에서 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큰 위로가 돼요.
작년에는 예원이 누나가 D.F장학회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는데, 올해는
제가 장학금을 받았어요. 뜻깊은 장학금을 받은 만큼, 아빠의 빈자리 를 슬픔보다는 사랑으로 채우며 열심히 살아가려고
리처럼, 정성스러운 요리로 손님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요리사를 꿈 꾸며 공부하고 있어요. 아빠가 보여주신 선한 영향력을 본받아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게요.
아빠와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아 아쉽지만, 아빠가 남겨 주신 사랑 과 추억은 항상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아빠가 제 삶의 든든한 버 팀목이 되어주셨듯이, 저도 가족들과 세상에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사 람이 될게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아빠가 자랑스러워 할 아들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테니 지켜봐 주세요. 사랑해요, 아빠!

배우 황보라, 생명나눔 홍보대사로 함께하다
서른쯤 삶의 방향을 잃고 위축되었던 시기에 장기기증 희망등
록을 하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일 수 있구나’라는 깨
달음을 얻었어요. 그 순간이 저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주었고요
최근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바쁜 일상을 살아가던 중 생명나눔 홍
보대사로 함께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생명을 나누는 일이 얼마 나 소중한지 알기에,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참 감사 한 마음이에요. 장기기증이 언젠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따뜻한 나눔에
바랍니다. 저 역시 홍보대사로서 생명나눔의 가치를 널리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2년 장기기증 희망등록 및 정기 후원 참여
2017년 각막기증 캠페인 ‘I promise you ’ 홍보 영상 출연 및 장기기증의
2019년 본부 소식지
100명에게 새 삶의 기적을!
인체조직기증의 모든 것

조직기증이 가능하다.
인체조직기증, 국내에서 장기기증보다 저조
인체조직은 뼈, 연골, 근막, 피부, 인대, 심장판막, 혈관 등으로
환자의 건강 회복과 장애 예방을 위해 채취하여 이식될 수 있 는 신체의 일부를 말한다.
지난 2023년까지 국내 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자는 전 국민 의 1.24%인 64만 3,432명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178만 3,283명의 36% 정도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발간한 ‘2023 KODA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뇌사 추정자 및 사후 잠재 조직기증자 가운데 인체조직기증의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된 것이 총 3,358건(뇌 사 2,921건, 사후 437건)이었다. 이중 의학적으로 인체조직 기증이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이는 1,999명이었지만, 최종 가족 동의까지 이루어진 경우는 228명에 불과
앞선 통계에서 알 수 있듯 국내 인체조직기증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장기기증과 마찬가지로 인체조직도 실제 기증 시에 는 반드시 가족 동의를 득해야 하는데, 동의율 역시 장기기증
에 비해 훨씬 낮다. 2023년 뇌사 장기기증의 가족 동의율이 31.4%였으나, 같은 해 인체조직기증의 가족 동의율은 12.5%
로 장기기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인체조직기증, 고통받는 환자의 새 삶 지원
2020년에 실시된 ‘장기·인체조직기증 인식조사’에 따르면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역시 장기기증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그나마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분
야가 피부이식이다. 뇌사나 사후에 피부를 기증하게 되면 각
종 사고로 화상을 입거나 질병으로 피부가 손상된 환자들에
게 희망을 전할 수 있다.
다음으로 뼈기증은 골육종이나 사고, 수술 등으로 뼈 결손이
심각한 환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생존 시에 기증 가능한 인체조직도 있는데, 바로 양막이다.
양막은 태아를 둘러싼 반투명의 얇은 막으로, 제왕절개를 통
해 출산한 산모가 기증할 수 있다. 기증된 양막은 각막 손상
이나 안구 표면의 난치성 질환으로 앞을 보기 어려운 환자에
게 이식되어 새 빛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인체조직이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신체의 기능을 잃은 환자에게 이식되어 건강한 삶으로의 회복을 돕 는다.
조직기증의 조건은?
또는
간염
는 조직은 기증은 불가하며, 치매 등 퇴행성 신경 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기증이 어렵다. 또한 사망원인이 불분명하거나 유해성 물질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인체조직을 기증할 수 없다.
인체조직은 사망 후 24시간 이내에 채취하여 이식재로 가공하
면 최장 5년까지 보관하여 이식 수술에 사용할 수 있지만, 국내
에서는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다. 장기기증 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의 인체조직기증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 약 5만 8,000명의 기증자가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있
으며, 그들의 나눔을 통해 약 250만 건의 인체조직이식이 이루 어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도 매해 5,500건의 인체조직이식이 이루어진다고 보고된다.
한 사람의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최대 100여 명의 환자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장기기증뿐 아니라
활동과 더불어
인생의 마지막 길목에서 따뜻한 위로를
희망
이가 있다. 수원기독호스피스회 사무국장 유동현 목사다.

님께서는
보며,
하나님의
하고 계시나
히 여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은 시절에는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져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났습니다. 이후 신학을 공부하며 목회의 길을 걷게 되었고, 하나님의 부르심

1 간을 기증해 준 아내 장연옥 사모와 유동현 목사
2 수원기독의원에서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해 사역 중인 모습
3 지난해 12월, 본부 송년행사 ‘리본데이’에 참석해 후원회원 대표로 무대에 오른 유동현 목사 3

기에, 환자들이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2012년 간이식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간경화로 인해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이식이 불가피한 상황이
었습니다. 그때 아내가 주저 없이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섰습
니다. 평생 저를 뒷바라지해 온 아내가 이제는 저를 살리기 위
해 수술대에 올라야 하다니,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낫겠다
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내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간이식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깨
달았습니다. 장기기증은 희생이 아니라, 사랑의 가장 깊은 표
현이라는 것을요. 아내는 자신의 일부를 나눠주면서도 저를
살릴 수 있으매 기뻐했습니다. 저는 그 사랑 덕분에 다시 살아
났고, 새 생명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사용할지 고민하며, 사역을
통해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려 합니다.
이후에도 건강상의 어려움이 많으셨다고요?
2015년에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장 30cm 이상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2019년 폐섬유증 진단을 받으며 또다시 투병 생활을 시작했 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으며 병과 함께 살고 있 지만, 주어진 삶의 시간을 감사히 여기며 사역을 멈추지 않
고
니다. 장기기증 희망등록과 후원도 함께하고 계세요. 장기기증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생명을 더욱 값지 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장기기증 희망등록뿐만 아니라, 생명나눔 문화 활성화를 위한 후원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많 은 분이 기증을 두려워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
는 귀한 결정이라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저는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주변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 또한 베풀며 살
아가고 싶습니다. 장기기증이든, 적은 후원이든,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눌 때 세상은 더 따뜻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환자분들과 가족들에게 꼭 말씀드리 고 싶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저 역시 수많은 밤을 불 안 속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주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신 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힘


1 후원회원 임현주 씨
2 장학금 모금을 함께 진행한 한국암웨이 미래재단의 고혜영 리더(왼쪽)와
장영미 리더(오른쪽)
3 임현주 씨가 D.F장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

실천하신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기도 하신데요, 아드님의 장
기기증 이후에도 나눔에 대한 신념을 지키며, 한 달에 만 원씩 천
명이 모여 매월 1천만 원, 매년 1억 원 이상씩을 적립해 총 100억
원의 후원을 목표로 하는 ‘만만천천클럽 운동’ 등 다양한 나눔 활
동을 이끌어오셨죠. 회장님의 진심 어린 나눔의 모습은 저에게도
깊은 깨달음을 주었고, 그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저 역시 사회
에 온기를 전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기기증 운동을 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30년 지기 친구이자, 한국암웨이 미래재단
ABO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고혜영 리더님과의 일화예요. 고 리더
님 어머님께서 생사의 기로에 계셨을 때 저와 함께 각막기증에 대
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 어머님께서 소천하셨을 때 리더님과 가
족분들이 각막기증을 결심하셨어요. 비록 기증 절차 진행 중 검사
상의 문제로 기증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도 생명나눔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어
요 오랫동안 장기기증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니까요.
이처럼 장기기증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
기가 형성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장기기증을 자연스럽
과 함께 재단 구성원들에게
전 하며 D.F장학회 장학생들을 위한 후원을 부탁드렸는데, 걱정과
달리 하루 만에 100명의 후원자가 모이면서 목표 금액도 금세 달
성할 수 있었어요. 각박해 보이는 세상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저희도 큰 감동을 받
았던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올해 D.F장학생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누구보다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부모님을 두신 유자녀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부모님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
이 얼마나 위대한지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하고요. 여러분을 응원 하는 많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고, 힘을 내셔서 희망 가득한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장기기증 캠페인이 사회의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고 믿 어요. 비록 그 변화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모이면 큰 변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