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발행인의 편지
기적의 파도가 되어 생명을 살리기를!
04 사랑의 우체통
신췌장이식인 김희연 씨
LIFE
06 생명의 물결
로즈디데이 특별 사진전 <장미-찬미>
생명나눔 콘서트 '봄을 노래하다'
10 네버엔딩스토리
생존 시 신장기증인 이춘화 씨
뇌사 장기기증인 故 지소진 양의 어머니 오민애 씨
각막기증인 故 조성호 씨의 아내 임희수 씨
LOVE
16 이슈 in
한국형 EYE BANK 설립의 필요성
18 희망人터뷰
따뜻한사진가 협동조합
예풀뮤직 최혜영 대표
21 라파의 집 소식
라파의 집 방수 공사 및 이용 환자의 편지
22 The 나누는 사람들
후원회원 김성수 씨
후원회원 윤용숙 씨
24 생명나눔가게
반찬전문점 장꼬방 하루찬 김세열•양명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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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생각의 창
국민일보 유경진 기자
28 미디어문화산책
드라마 속 간이식
『닥터 차정숙』 , 『가면의 여왕』
29 건강이음
치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치아 튼튼 관리법
30 인포그래픽 지도로 보는 전국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및 캠페인 현황
31 언론 속의 본부
YTN, CTS, CBS 뉴스
32 News
본부 및 지부 소식
35 선한이웃 알리미
2013년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해 취미로 드럼을
연주하는 김희연
발행일 2023년 7월 6일 등록번호 서울마-03140호 발행인 박진탁 편집인 홍보팀 발행처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서소문로 21, 충정타워 7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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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organdonate 인스타그램 @donororkr 유튜브 다줄거야TV 카카오톡 사랑의장기기증 블로그 blog.naver.com/donorlove
해피빈 happylog.naver.com/donor.do 선한이웃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서잡지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후 헌법 공포를 기념하며 7월 17일 ‘제헌절’을 국경일로 지정해 지켜오고 있는데요.
제헌절을 앞두고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헌법 11조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본부 역시 장기매매가 만연하던 1990년대에 환자들이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여건 등에 관계없이
장기이식의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기를 바라며 장기기증과 이식에 관한 법률 제정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 결실로 1999년,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00년부터 시행되었는데요.
법률이 제정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요즘은 관련법과 제도를 바라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밀려옵니다.
20여 년 전, 장기매매 근절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제정된 법이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 의식이 크게 성장한
지금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9년 7월, 국민의 의식 성장에 따라 관련법과 제도도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장기기증 희망등록 연령에 관한 시행규칙의 개정이었는데요. 본부가 오랜 기간 연령 하향 조정을 위해 노력한 끝에
드디어 2019년, 기존 만 19세였던 장기기증 희망등록 가능 연령이 만 16세로 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만 16~18세 청소년들의 장기기증 희망등록 참여가 그전에 비해 14배나 상승하는 놀라운
파도가 되어 생명을
사랑의 우체통
저에게 기증인은 새로운 삶을 주신 분, 죽어가던 나를 살려주신
분, ‘생명의 은인’이라는 말보다 더 큰 표현이 있다면 기꺼이 불러
드리고 싶은 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3살 때부터 저는 소아당뇨를 앓았습니
다. 어린 나이에 매일 제 손으로 혈당검사를 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아이스크림 하나, 떡볶이 한 접시 마음
놓고 먹을 수 없었습니다.
투병 기간이 25년을 넘어서자, 신장도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체
내 독소가 쌓여 몸이 점점 부어오르더니 신발조차 편히 신을 수 없었고, 한 번 쥐가 나기 시작하면 길게는 4시간까지 이어져 극심
한 통증에 몸부림쳐야만 했습니다. 시시때때로 코피가 흘렀고, 온 몸이 거무스름하게 변했습니다. 심장마비로 한순간 생을 마감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마지막을 향해가던 저는 2013년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혈 액투석은 그간의 투병과는 또 다른, 상상할 수 없는 큰 불행이었 습니다. 격일로 꼼짝없이 누워 몸속 피의 노폐물을 걸러내야 하 는 치료는 고통 그 자체였으니까요. 병원을 오가며 투석하는 시간 에 기력을 회복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그 시절 제 인생의 절반을 오로지 혈액투석을 하는 데 쏟아부어야 했습니다. 이식 말고는 더
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희망을 저버렸던 어느 날, 거짓말처럼 기 적이 찾아와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게 되었습니다.
새 생명을 선물 받던 날, 오랜 투병에 지쳐있던 저는 두려움이 앞 섰지만, 한편으로는 기증인과 장기기증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을
떠올리며 수술실로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 니다. 수술 후 처음 눈을 떴을 때 잠깐의 고통이 지나가고 나자, 새 삶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금세 실감했습니다. 24시간 365일 착용
해야 하는 인슐린 펌프로부터의 해방감, 혈액투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 2013년 4월 26일,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고 제 삶
에 다시 살아갈 희망이 싹텄습니다.
기증인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다 이식받은 4월이 되면 더
깊이 기증인을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감사하다고, 그리고 죄송하
다고 되뇝니다. 이러한 마음을 모두 더해서 더 열심히, 더 기쁘게
잘 살아가는 것만이 모두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하루 하루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이 모든 기적을 선물해 주신 기증인께서 부디 좋은 곳에서 안식하 고 계시기를, 유가족분들의 마음에도 슬픔보다는 평화가 가득하
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췌장이식인 김희연 드림
태어났습니다 다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 서대문구에 소재한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로즈디데이 특별 사진전 <장미-찬미>를 개최했다. 뇌사 장기기증인과 도너패밀리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날인
5월 14일 ‘Rose D-day(로즈디데이)’를 기념해 진행된 특별 사진전에는 도너패밀리 11가정과 기증인의 생명을 이어받아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장기이식인 10명의 사진 60여 점이 작품이 전시돼 장기기증의 아름다운 가치를 선사했다.
생명나눔 주인공이 한자리에 모인 오픈 기념식
지난 5월 11일 열린 <장미-찬미> 오픈 기념식을 축하하기 위
해 도너패밀리 17명과 장기이식인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2010년 고등학생 시절 원추각막이라는 질환으로 투병하다
각막을 이식받은 서지원 씨는 이날 이식인 대표로 나서서 장기
기증인과 그 가족들을 향한 감사 편지를 낭독했다. 이어서 오
랜 세월 소아당뇨를 진단받고 투병 생활을 해왔던 피아니스트
이승진 씨가 췌장이식으로 두 번째 삶을 선물해 준 기증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특별한 연주를 헌정했다. 이식인의 마음에는
도너패밀리 대표로 2015년 뇌사로 딸을 떠나보내며 장기기증
을 결정한 신경숙 씨가 화답했다. 신 씨는 평소 딸을 생각하며
써온 시를 낭독하며 장기이식인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같은 경
험을 가진 도너패밀리를 위로했다.
끝으로 생명이 맺어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족’인 도너
패밀리와 장기이식인은 서로에게
1. 2000년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아들 강석민 군의 사진을 바라보는 도너패밀리 강호 회장
2. 각막이식인 서지원 씨를 꼭 안는 신경숙 씨와 그 곁에 선 남편 박명국 씨
3. 딸이 마지막까지 안고 있던 인형과 나란히 그네에 앉은 전기섭 씨
4. 장기기증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피아노 연주를 헌정한 이승진 씨
장미한 일상, 찬미한 순간
<장미-찬미> 전시 초입에는 ‘당신의 생명은 누군가의 삶 속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되어 반짝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걸렸다. 그리
고 그 아래에는 기증인과 이식인의 사진이 교차하며, 장기기증을
통해 삶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은 연대기가 놓였다.
이어지는 <장미한 일상>에서는 도너패밀리의 이야기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졌다. 빛바랜 앨범을 펼쳐보며 20년 전 떠난 아들을
추억하는 노부부와 남편과 함께 거닐었던 한강 산책길에서 하늘
을 올려다보는 아내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에서 가족을 잃은 절절 한 슬픔이 묻어났다. 특히 2021년 딸 전소율 양(기증 당시 5세)이
떠나기 직전까지 품고 있던 호랑이 인형과 나란히 그네에 앉은 모
습이 담긴 전기섭 씨의 사진에서는 깊은 그리움이 읽혔다. 특별히 이번 사진전에는 얼마 전 전 씨가 소율 양의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 의 부모로부터 받은 편지도 공개돼 관람객들의 눈길과 마음을 멈 춰 세웠다.
이식인의 사진을 전시한 <찬미한 순간>에서는 위대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가까운
후 취업에 성공한 20대 청년, 폐섬유화증으로 고통
받다 폐이식 후 숨 쉬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60대 남성 등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피어난 장기이식인의 건강한 일상은 생명나눔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했다.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60점의 사진 속 인물들은 일상 속 모습을 공개하며, 장기기증이 먼 이야기나 특별한 누군가가 실천하는 일
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는 사실 을 일깨웠다.
생명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는 로즈디데이 특별 사진전 <장
미-찬미>는 7월 11일까지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서도 관람객을 만
났다. 앞서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사진전을 관람한 누리꾼들은 ‘생
명나눔이라는 고귀한 뜻을 실천하신 기증인과 그 가족들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전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
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배우고 갑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더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사진들입니
다.’ 등의 방명록을 남기며, 장기기증 운동을 향한 응원이 봇물 터지 듯 이어지고 있다.
5월 18일 오후 7시 30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광림아트센 터 장천홀에서 예풀뮤직과 함께하는 ‘생명나눔 콘서트–봄을 노
래하다’가 진행됐다. 이번 콘서트는 2시간 동안 한국가곡과 오
페라 아리아 등 10여 곡을 공연하며, 생명나눔의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상 및 사연도 소개되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 로잡았다. 또한 사회자로 13년간 본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 는 방송인 에바 포피엘 씨가 재능기부에 나서 의미를 더했다.
생명나눔 콘서트를 주최한 ‘예풀뮤직’은 2020년 7월 결성된 이 후 클래식 공연을 통해 치유와 감동을 전하고 있는 음악가들의 모임으로, 기업 및 단체를 찾아가 선보이는
함께하는 생명나눔 콘서트로 기획한 예
풀뮤직 최혜영 대표는 “지난해 재능기부를 통해 참여한 본부 행
사에서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사연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라
며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의 가치를 더 많은 분과 함께 나누
고자 이번 콘서트를 기획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생명나눔 콘서트는 희망 메시지를 담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의 삽입곡인 ‘La Vita e Bella’로 그 시작을 알렸다.
1부 공연은 소프라노 김경희 씨가 부르는 ‘신아리랑’과 베이
스바리톤 김준빈 씨의 ‘네게 멈추네’, 테너 김재민 씨의 ‘내 영
혼 바람 되어’ 등 한국 가곡이 이어지며 짙은 감동을 전했다. 이
all’aura lusinghiera(산들바람에게 물어보세요)’와 ‘Udite, udite, o rustici(들어봐요, 들어봐, 오 농부여)’의 경쾌한 공연도
더해지며 흥겨운 멜로디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이어 2부에서는 본부 30주년 영상이 상영돼 관람객에게 생명
나눔의 감동을 전했으며, 이후에는 작곡가 김진수 씨의 작품 중
가장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삶을 향한 간절한 사랑’을 소
프라노 김경희 씨, 테너 김재민 씨, 베이스바리톤 김준빈 씨가
환상적인 목소리로 노래하며 관람객들의 마음에 사랑의 온기 를 더했다.
이번 생명나눔 콘서트에는 예풀뮤직 외에도 특별한 사연을 가
진 이들이 모여 생명나눔의 감동을 전했다. 생존 시 신장기증인
및 이식인,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도너패밀리, 조혈모세포 기증
인,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및 후원자, 본부 직원 등 14명으로 구
성된 ‘생명나눔 중창단’이 그 주인공이다. 생명나눔 중창단은
연을 앞두고 두 달간 한양대학교의 동문과 가족, 그리고 직원들
로 결성된 ‘함께한대 합창단’과 함께 맹연습에 돌입했다. 콘서트
막바지에 무대에 오른 생명나눔 중창단과 함께한대 합창단은
‘못 잊어(김소월 시, 조혜영 곡)’와 ‘나하나 꽃피어(조동화 시, 윤
학준 곡)’를 함께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자 및 재능기부자, 관객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
리에 콘서트를 마친 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생명나눔의 가치와
희망을 알리는 이번 생명나눔 콘서트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에
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생명나눔의 감동이 아름다운 선
율을 타고 더욱 많은 이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소
감을 전했다.
1. 생명나눔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와 홍보대사 에바 포피엘 씨
2. 생명나눔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예풀뮤직 음악가들
3. 생명나눔 중창단과 함께한대 합창단의 합동 공연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있어 행복합니다
‘나누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는 이춘화 씨. 그녀는 생명나눔으로 생과 사를 오가는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생존
“건강한 신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신장 하나를 나눠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출석하던 교회에서 생존 시 신장기증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이춘화 씨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날 생존 시 신장기증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살아있을 때 장기기증이 가능하
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생각할수록 정말 좋은 일인 것 같
더라고요. 당장 저에게 하나 정도는 없어도 되는 신장이 누 군가에게는 유일한 희망이니까요.” 자신의 건강한 신체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춘화 씨는 고민 없이 신 장기증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런 춘화 씨의 뜻을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
다. “당시에 아이가 두 살이었는데, 갑자기 신장을 기증한다
고 하니 부모님과 주변 분들이 많이 걱정하셨어요. 하지만
수술 날짜가 임박해지면서 제가 ‘지금 병상에서 나를 기다
리고 있는 환자가 있다.’라고 계속 설득하니 결국 받아들여
주셨어요.”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던 춘화 씨의 확고한 의
지에 가족들은 두 손을 들었다.
그렇게 신장기증을 위해 가천대 길병원을 찾은 이춘화 씨
는 갈비뼈를 절단해야 기증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도 전
혀 두렵지 않았다. “곧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실감
났고, 걱정이나 두려움은 조금도 없었어요. 오히려 기증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편안하고 행복했어요.”
담담한 마음으로 신장기증을 준비한 춘화 씨의 수술은 다
행히 잘 끝났다. 이후 그녀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녀
의 신장을 이식받은 이가 자신이 출석하던 교회 장로님과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장로님을 통
해 전한 이식인의 간절한 요청으로, 그와 처음 만났던 순간
을 생각하면 춘화 씨는 아직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식인은 딸이 있던 분이었어요. 누군가의 어머니인 그 분
이 다시 건강하게 새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
도 눈물이 나요.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한다던 그분이 늘 건강 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생명나눔의 따뜻한 기적을 경험한 이춘화 씨는 본부를 통 한 생존 시 신장기증인들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의 회원 으로, 신장기증을 경험한 이들과 오랜 시간 소중한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5월, 춘화 씨에게 특별한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생명 나눔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생명나눔 중창단’에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생존 시 신장기증인뿐 아니라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응원하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후원회원 등 13명의 단원과 함께하며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로 나눔의 감동을 전했다.
“나눌 수 있을 때 그 감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눈다면
그보다 값진 일이 있을까요? 나눈다는 건, 저에게 큰 행복 이고 기쁨이에요.”
현재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이춘화 씨는 도움이 필요
한
어르신들을 도우며 일상에서 기쁨과 보람을 경험하고
있다. ‘어르신을 부모님처럼 모시는 센터’를 만드는 것이 꿈
이라는 이춘화 씨. 그 소망이 이루어져 더 많은 이들에게 그 녀의 따스한 사랑이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1. 생존 시 신장기증인 이춘화 씨
2. 지난 9월 새생명나눔회의 회원들과 신기한 동행에 참여한 모습
3. 생명나눔 콘서트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찍는 이춘화 씨
4. 생명나눔 주인공들로 구성된 생명나눔 중창단 단체 사진
영원한 1번, 우리 딸
2012년 11월 15일, 오민애 씨의 딸 지소진 양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눈부셨던 짧은 생을 마감하며, 7명의 아이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뇌사 장기기증인 故 지소진 양의 어머니 오민애 씨
뇌사 장기기증인 故 지소진 양의 생전 모습
“우리 아이요? 정말 예뻤죠. 제 기억 속 소진이는 여전히
11살 꼬맹이에서 멈춰있는데, 세월은 어느덧 무심하게 흘
러 살아있었다면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겠네요.”
초등학교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오민애 씨는 소진 양
또래의 어린 학생들을 볼 때마다 11년 전 세상을 떠난 딸 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민애 씨는 지금도 소진 양
의 생일인 12월 28일이 되면 주인 없는 케이크 앞에 앉아
타들어 가는 촛불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을 훔 친다. “그리움이란 건 지독한 짝사랑 같아요. 얼마나 사랑
하는지 말해줄 수조차 없으니까요….”
새하얀 함박눈이 내리던 겨울날에 태어나 유난히 눈을 좋
아했던 소진 양은 무엇이든 잘 해내는 대견한 딸이었다.
일찍 철이 들어 어린 시절에도 반찬 투정 한번 없었던 소
진 양은 의젓한 성격에 시험만 봤다 하면 만점을 받을 만
큼 명석한 아이였다. 예체능에도 재능이 출중해 첼로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국가대표를 꿈꿀 만큼 태권도도 좋 아했다.
2012년 11월 4일, 소진 양이 쓰러지던 그날은 논산시 태
권도 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열심히 준비한 덕에 금메달
을 목에 건 소진 양은 곧 있을 전국체전을 생각하며 한껏
마음이 부풀었다. 그날 저녁, 모녀는 우승을 자축하며 소
진 양이 평소 가장 좋아하던 떡볶이와 삼겹살을 배불리
먹고 곤히 잠들었다.
행복한 시간이 이어질 것 같던 깊은 밤, 갑자기 소진 양이
의식을 잃었다. 인근 병원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어 곧장
큰 병원으로 옮겨진 소진 양은 뇌출혈을 진단받았고, 검
사 결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동정맥 기형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초 6시간을 예상했
던 수술은 뇌부종이 심각해 3시간 만에 끝이 났고, 소진
양은 곧 뇌사 추정 상태에 이르렀다. “수술실 문이 예정보
다 빨리 열렸을 때, 엄마로서 이게 우리의 끝이라는 걸 직
감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아이의
손을 도저히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소진 양이 쓰러지고 열흘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새벽 4시
에 중환자실로 들어가 아이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는 민애
씨는 장기기증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기증하는 날 새벽까지 망설였어요. 아이를 편
하게 보내줘야 하는데, 내 욕심 때문에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너무 괴로웠거든요. 그러면서도 소진이의 장기를
이식받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차마 취소할 수가 없겠더라
고요. 그 아이들은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을 텐데, 생명
을 담보로 희망을 저버리게 할 수 없잖아요.”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기증 후 오랜 시간 죄책감
에 짓눌렸다는 민애 씨는 2018년 도너패밀리와의 만남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같은 아픔을 경험한 사람
들을 처음 만나게 된 거예요. ‘나만 느꼈던 슬픔이 아니었 구나. 나만 느꼈던 죄책감이 아니었구나. 자식을 먼저 보
낸 사람들의 마음은 다 똑같은 거구나.’ 굳이 힘들게 설명
하지 않아도 ‘내가 다 알고 있고, 당신 참 애썼어.’라고 위 로해 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이후 소진 양이 그리운 순간
마다 도너패밀리 커뮤니티에 글을 남긴다는
얻었다고 말했다.
“소진이의 생명을 이어받은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거
창한가요? 사실은 그저 건강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 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먼 훗날 사랑하는 딸을 떳떳하게
만나기 위해 매사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는
민애 씨는 소진 양이 남긴 숭고한 사랑을 이어가고자 장
기기증 희망등록에도 동참했다.
“소진아. 엄마 딸로 살아주어서 고마워. 엄마는 너로 인해 정말 행복했단다…. 사랑하는 내 아가야, 너는 언제까지나
엄마에게 ‘영원한 1번’일 거야….” 민애 씨는 습관처럼 푸 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도 지독한 짝사랑을 이어간다.
1/2. 뇌사 장기기증인 故 지소진 양이 생전 태권도 대회에 참가한 모습
3. 몇 해 전 소진 양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민애 씨가 준비한 생일 케이크
“당신이 남긴 빛으로 살아갈 우리를 꼭 지켜봐 줘!”
2020년 9월 10일, 故 조성호 씨는 생의 마침표를 찍으며 두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했다.
각막기증인 故 조성호 씨의 아내 임희수 씨
아내 임희수 씨가 기억하는 남편 조성호 씨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다정한 가장이었다. 또 주변 사람에게 어려 운 일이 생기면 먼저 도움을 주던 속이 깊은 사람이었고, 틈 틈이 봉사활동을 하며 소외된 이들을 챙기던 선량한 이웃 이었다. 그런 조 씨가 어느 날 가족들에게 ‘장기기증’ 이야 기를 꺼냈다.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지인에게서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을 듣고 희망등록에 참여했다는 그는 먼 훗날 세
상을 떠나게 될 때 장기기증에 꼭 동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몇 해 지나지 않아 조 씨의 당부는 현실이 되었다.
자전거 라이딩으로 제주도 일주를 할 만큼 건강하고, 등산, 수영 등을 취미로 즐길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던 조 씨는 어
느 날부터인가 팔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걱정스
런 마음에 병원을 찾은 그는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힘겨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10대 시절 친구로 만나 결혼에 이르기까지, 조 씨와 30여
년간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온 아내 임희수 씨는 남편의 투
병 생활을 곁에서 함께했다. 답답한 병원 생활 대신 집에
서 지내며 서로의 손을 잡고 집 앞 황톳길을 걷는 등 두 사
람은 재활을 위해 노력했다. 가족들의 보살핌과 사랑 덕분
에 투병 생활 중에도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던 조 씨는 안타
갑게도 지난 2020년 9월 10일 가족들 곁에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생전 바람대로 가족들은 각막기증을 결정하여
두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생명의 빛을 선물했다.
“여보, 나는 좋은 사람 만나 아이들하고 행복하게 잘 살다가
요. 아이들과 함께 씩씩하게 울지 말고 잘 살아주길 바라요.
고마웠고 사랑하고 미안해요.”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조 씨의 편지를 읽고 한참을 울었다
는 임 씨는 남편이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그립고 애틋한 마
음은 여전하다고 했다. 남편을 향한 사랑이 깊었던 만큼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이식인들의 행복도 바란다는
임 씨는 지난해 가족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에도 참여
했다. “장기기증은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선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늘 따뜻하고, 다정했던 남편처럼 저
도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두 밝히 볼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한국형 EYE BANK 설립의 필요성
2022년 각막기증 및 이식대기 환자 현황
각막기증자 132명
이식대기 환자
한 사람이 사망 후 각막을 기증하면 각막 손상으로 앞을 보지 못
하던 두 명의 시각장애인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왼쪽과 오른
쪽 각막이 각각 다른 환자에게 이식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해 사망 후 각막을 기증한 사람은 단 24명으로 이들을 통해 47건
의 각막이식 수술이 이루어졌다. 같은 해 뇌사 장기기증인 중 각
막을 기증한 이는 108명이었다. 국내 각막이식대기 환자는 2022
년 말 기준 2,128명으로 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실 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이식 수술에 필요한 각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2022년 국외 각막을 수입해 수술을 진
행한 경우가 663건이나 된다.
국외 각막 수입
건
2,128명
인체의 일부분인 각막을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
들도 있을 것이다. 각막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인체조직 중 하
나로 채취 후 보존액에 넣으면 약 2주간 보관이 가능해 각막기
증이 저조한 국가들은 기증이 활발한 국가로부터 각막을 수입해 수술에 사용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는 각막기증이 매우
활발해 각막이식대기 환자보다 각막기증자가 더 많은 상황이다.
이런 국가의 경우 기증자로부터 채취한 각막을 이식이 필요한 환
자들이 있는 다른 국가로 보낸다. 이때 발생하는 제비용은 350만
원 내외인데, 각막을 수입해서 수술에 사용할 시 수술비와 함께
제비용 역시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저조한 각막기증이
미국에서는 어떻게 활성화된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미국의 각막은행(EYE BANK)에 주목해
야 한다. 미국의 각막은행에는 일정 훈련을 받아 사망자로부터
각막채취를 할 수 있는 ‘테크니션’이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각막
기증 희망자가 발생하면 각막은행 전담 코디네이터가 유가족과
상담하고, 테크니션이 기증 희망자가 있는 곳으로 신속히 출동하
여 각막을 채취한다. 채취된 각막은 검사를 완료한 후 보관 절차
를 거쳐 이식 수술이 필요한 병원에 공급된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각막은행의 각막기증 절차
반면, 한국의 경우는 ‘테크니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각막은 인체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의해 안 구에 포함되어 있다. 각막기증을 할 경우에도 각막만을 채취하는
미국과는 달리 안구 전체를 적출하는 방식으로 안과의사만이 적
출 권한을 가진다. 이로 인해 안구를 적출할 의사가 없거나 여러
사유로 인해 의사 출동이
필요하다
각막기증 희망자와 유가족의 바람이 꼭 지켜지고, 각막이식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도
각막기증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중
하나가 한국형 각막은행의 설립이다. 각막은행을 통해 각막채취
전문가 양성 과정을 개설하여 지속적인 훈련을 진행하면 24시간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지역 격차도 해소할 수 있다. 각막적출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부재한 지 역에서는 각막기증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는데 권역별로 각막 은행이 설립되면 어느 지역에서 기증자가 발생하든 신속하게 대 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할 수 있고,
전담 코디네이터가 기증 전반의 과정을 전문적으로 상담해 유가
족의 심리적 부담을 해소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각막기
증에 대한 자긍심을 품게 된 유가족이 자신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주변에 알린다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각막은행 설립을 위한 첫 단계는 안구 중 각막만 별도로 구분해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서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로 이전하여 의사가 아닌 훈련된 전문가가 각막을 채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본부는 법과 제도의 변화
를 위해 미국 각막은행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편, 관련 토론회
와 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형 각막은행 설립은 안
구적출에 대한 안과의사의 부담을 줄여 수술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의료적 환경을 만들고, 기증자와 유가족의 고귀한 뜻이 존중되는
문화를 조성하며, 이식대기 환자들에게는 보다 빠르게 시력을 회
복할 기회를 제공하여 의료진, 환자, 기증자 모두에게 희망을 전
할 것이다.
따뜻한 마음 찰칵!
따뜻한사진가 협동조합
로즈디데이 특별 사진전 <장미-찬미>에
재능기부로 참여해 도너패밀리와 이식인의
일상풍경을 감동적인 사진으로 담아낸 따뜻한사진가 협동조합.
지난해에 이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쏟아부었던 나눔작가들이
사진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따뜻한사진가 협동조합은 2018년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사진 활동가 교육을 받은 이 들 중 일부가 모여 사회 공헌을 취지로 결성한 사진가 커뮤니티로, 주로 비영리단체와 함께하며 사회적 취약계층의 모습을 촬영하는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창섭, 박태규, 권태 훈, 김형구, 김경희, 조병희, 박숙녀, 이광호 나눔작가
조병희 작가 신췌장이식인 송범식 씨 사진 촬영 도너패밀리와 이식인과의 만남은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습니다. 상실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세월을 마주하며 제 마음도 깊어졌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을 얻게 된 이 식인과의 만남을 통해 역경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믿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분들 의 삶이 더욱 빛나기를 소망합니다.
권태훈 작가 도너패밀리 편무성 박상렬 부부 사진 촬영 로즈디데이 프로젝트는 제가 사진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도너패밀리와 이식인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짧은
건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일 텐데, 기꺼이 새 생명으 로 아름다운 빛을 남겨주신 도너패밀리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김형구 작가 각막이식인 서지원 씨 사진 촬영 도너패밀리의 무한한 사랑과 이식인이 기증인에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감명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 사랑과 나눔이 널리 퍼져 나가 더 많 은 생명의 꽃이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췌장이식인 이승진 씨 사진 촬영 장대하고 아름다운 2023년 로즈디데이 사진전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사랑하 는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에 머무르지 않고, 선한 가치를 실현하신 도너패밀리와 새 삶 을 선물 받아 하루하루 귀하게 살고 계시는 이식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박태규 작가 도너패밀리 정순이 씨 사진 촬영 도너패밀리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서 희망을 품고 살아가시는 모습과 생명나눔에 감사 하며 활기차게 제2의 인생을 살아가시는 이식인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고자 했습니 다. 이번 사진전을 통하여 생명나눔 운동이 더욱 확산하기를 소망합니다.
이광호 작가 도너패밀리 전기섭 씨 사진 촬영 도너패밀리들의 이타적인 사랑과 헌신은 진정으로 감동적입니다. 이번 전시가 도너패 밀리의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영감을 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태호 작가 신췌장이식인 양윤선 씨 사진 촬영 뷰파인더를 통해 본 이식인의 눈빛에는 다시 얻은 삶을 절대 낭비하지 않겠다는 한결 같은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또 그분들의 입술은 생명은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식인과의 만남은 제 삶을 다시 비추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으로 감동과 위로를 전합니다
예풀뮤직 최혜영 대표
지난 5월 18일, 생명나눔 콘서트에서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가 있다.
피아노 건반을 오고 가는 손끝에 피어난 아름다운 선율로 생명나눔의 사랑을 전한 이는 바로 예풀뮤직 대표 피아니스트 최혜영 씨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꿈꿔왔어요.”
각종 콩쿠르 대회 수상과 함께 수많은 공연을 통해 실력을 인
정받은 최혜영 대표는 언젠가부터 ‘관객을 기다리는 음악회’
보다 ‘관객을 찾아가는 음악회’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음악
회를 거듭하면서 어려운 느낌의 클래식 음악회가 아닌, 모두
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꿈꾸게 됐어요.” 그녀의
꿈은 2020년 7월, ‘예술로 풀어가는 인생’이라는 뜻의 음악
단체인 ‘예풀뮤직’을 결성하며 이루어졌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음악 기획사인 예풀뮤직은 다양한 주제의 클래식 음
악회를 마련하여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또한 아
마추어 연주자들도 함께할 수 있는 공연과 교육을 제공하여
누구나 부담 없이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생명나눔 콘서트로 큰 사랑을 실천하신 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작년 본부에서 진행했던 후원회원 행사인 ‘Hero
받았다는 최 대표. 올해는 직접 재능기부로 생명나눔 콘서트
를 주최하며, 장기기증의 숭고한 뜻과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
해 두 팔 걷고 나섰다. 공연 기획부터 연습 지도, 티켓 수익금
전액 기부에 이르기까지 최 대표에게 콘서트를 준비하던 모
든 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나눠 누군가를 살리는 생명나눔은 예수
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서 가
장 큰 사랑을 실천하고 계신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생명 나눔의 가치를 나누고자 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이렇게 즐겁게 연습을 한 적은 처음인 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생명나눔을 실천한 이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나눔에 함
께하는 최혜영 대표와 예풀뮤직이 앞으로도 아름답고 멋진
음악을 통해 선한 가치를 알리기를 기대한다.
LOVE 라파의 집 소식
라파의 집은 여름을 맞이할 준비로 한창입니다
건물 방수 공사로 보다 쾌적한 라파의 집으로 거듭났습니다
신장이 모두 망가진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이틀에 한 번씩 반복되
는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없는 혈액투석 환자들의 첫 번째 소원은 ‘신장이식’, 두 번째
소원은 ‘여행’입니다. 본부는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멀고
도 고단한 여정에 희망을 더하고자 지난 2007년 두 번째 소원인
‘여행’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제주 라파의 집의 문을 열어 그동안
9천여 명의 환자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선물했습니다.
올해 여름은 여느 때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 집니다. 제주 라파의 집도 긴 장마를 대비해 환자들이 보다 쾌적 한 환경에서 치료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에 들어 갔습니다. 쏟아지는 빗방울에도 라파의 집과 환자들을 안전히
지켜줄 방수 공사를 한 것입니다. 5월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진행된 방수 공사를 통해 건물 옥상과 외벽, 54개 숙소의 창문까
지 꼼꼼하게 장마 대비를 마쳤습니다. 세찬 비바람에도 신부전
환자들이 라파의 집에서 안락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함
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주 라파의 집에서 살아갈 용기를 다시 얻습니다.”
저는 6년 전, 신부전으로 인해 혈액투석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70세가 넘어 투석 치료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절망적이 었습니다. 투석할 때마다 혈압이 떨어져 위험한 고비도 여러 번 넘겼습니다. 이틀에 한 번, 4시간씩 받아야 하는 투석이 끝
난 후 저리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것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러던 중 라파의 집을 소개받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힘든 투석이 끝나면 바로 숙소에 올라가 기력이 없는 몸을 침대에
누이고 잠시 쉴 수 있어 컨디션이 금방 회복됩니다. 라파의 집에서 지내는 동안 환자들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의료진과 직 원들이 여러 가지로 노력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여름을 대비해 건물 방수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올여
름에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테라스에 앉아 서귀포 앞바다를 바라보며 투석 환자들을 위해 마음과 후 원으로 함께해 주는 분들을 떠올렸습니다. 덕분에 라파의 집을 만나 살아갈 용기를 다시 얻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라파의 집 이용 환자 윤영군 씨의 편지
LOVE
밥 사주는 삼촌, 나눔의 꽃씨를 뿌리다
지난 6월 17일, 김성수 씨는 예순한 살
생일을 맞아 ‘새 돌’ 잔치를 열었다.
김 씨가 ‘새롭게 시작하는 한 살’이라는
의미를 담아 명명한 새 돌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회갑연은 참석한 이들에게도
특별한 하루로 남았다.
김 씨가 축의금 전액을 참석자들의 이름으로
본부를 비롯한 비영리기관에 기부했기 때문이다.
27년간 몸담았던 보험회사에서 퇴직한 후 2019년부터 요양보호
사로 일하고 있는 김성수 씨는 현재 성동구의 데이케이센터에서
치매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먼 훗날의 제 모습이기도 하잖아요.
비록 기억을 잃어가고 계신 분들이지만, 정성을 다하면 마음이 전
해진다고 믿어요.” 어르신들을 제 가족처럼 섬긴다는 김 씨는 본
업 이외에도 ‘밥 사주는 삼촌’으로 활동하며 하루하루를 천금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밥 사주는 삼촌’이 되기로 결심한 건 5년 전 재취업이 되
지 않아 극심한 우울감에 사로잡혔을 때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기로 한 김 씨는 출국 직전 한 목사님으로
부터 식사를 대접받고 큰 위로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언젠가
자신도 고민이 있는 누군가를 위해 든든한 끼니를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된 김 씨는 요양보호사가 된 그해부터 자신이 운영하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밥 사는 삼촌’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용
을 맺고 삶의 고비를 함께 걸어가 준 이들이 벌써 118명이나 된다.
나눔으로 무장한 그의 삶이 장기기증과 닿은 건 지인의 수첩에서
우연히 장기기증 희망등록증을 보게 된 후다. “타고난 재능이 출
중하지는 않지만, 잘하는 게 딱 한 가지 있어요. 그건 한번 시작한
건 끝까지 하는 거예요.” 2006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한 김
씨는 2012년 소울메이트로 장기기증 홍보 활동을 펼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생명나눔 콘서트에 중창단원으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 생명나눔 주인공들과 노래를 매개로 사랑을 전할 수 있어 감 동이었다는 김 씨는 최근 회갑연 축의금 전액을 본부를 비롯한 세
곳의 비영리기관에 후원하며 사랑을 흘려보냈다. “허허벌판에 핀
꽃 한 송이가 꽃씨를 퍼트려 꽃밭을 만들 듯, 나눔도 끊임없이 흘
려보내고 싶어요.”
새 돌을 보내며, 앞으로도 세상의 셈법이 아닌 하늘의 셈법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고백하는 김 씨의 아름다운 바람이 꼭 이루어지
기를 바란다.
장기기증, 작은 용기로 세상을 바꾸는 일
충청남도 보령에서 서울까지, 로즈디데이 특별 사진전 <장미-찬미>
관람을 위해 먼 길을 나선 윤용숙 씨. 사진전에 ‘장미정원사’로 참여한 윤용숙 씨는
본부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이자 후원자로
10년째 생명나눔에 마음을 더하고 있다.
“하늘의 구름을 바꾸는 바람처럼, ‘나눔’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꾼다고 믿어요.”
27년 전, TV를 보던 윤용숙 씨는 화면 속 익숙한 얼굴에 크게 놀 랐다. TV 프로그램에서 간부전증으로 생사를 오가던 고향 친구
의 오빠가 간을 이식받은 미담이 방영된 것이다.
“이날 장기기증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장기기증으로 누
군가가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보니, 정
말 숭고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생명나눔의 기적을 마주한 그녀의 마음속에 그날 이후 장기기증
이라는 네 글자가 깊이 새겨졌다.
오랜 고민 끝에 장기기증 희망등록과 후원을 시작한 용숙 씨. 하
지만 장기기증의 뜻을 가족에게 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난
후원회원 윤용숙 씨
리를 가르쳤잖아. 난 장기기증 희망등록도 참 엄마다운 멋진 일이
라고 생각해.” 이보다 더 따뜻한 응원의 말이 있을까. 마냥 어린 줄
만 알았던 아들의 응원은 더없이 큰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었다.
“생명나눔 운동에 함께하면서 전과 달리 활력과 자긍심이 생겼
어요. 주변에서도 ‘너는 참 멋지고 대단한 일을 한다.’라며 응원해
줘서 큰 힘이 돼요.”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생명나눔을 알리는 일
에 더욱 적극적으로 함께하고 있는 그녀는 이번 <장미-찬미> 사
진전을 응원하는 일반인 사진작가 '장미정원사'로 참여하며 도너
패밀리와 장기이식인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와 생명나눔의 의미 를 담은 사진을 전했다.
“생명나눔의 뜻을 가진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 장미정원사로 참
여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한마음으로 참여하고 계셔
서 감동이었어요. 힘든 세상이지만, 작은 용기와 실천이 모여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LOVE 생명나눔가게
증거라고 생각해요!”
반찬전문점 장꼬방 하루찬 김세열•양명자 대표
반찬전문점 ‘장꼬방 하루찬’의 김세열, 양명자 대표는
2013년부터 10년째 생명나눔가게로 참여하며
장기기증의 가치를 알리고, 장기부전 환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나눔과 동행한 10년의
시간에 대해서도 “어쩌다 보니 이렇게 세월이
흘렀다”며 겸손하게 말하는 부부의 반찬가게에는
갓 차린 밥상처럼 훈훈한 온기가 가득하다.
반찬전문점 장꼬방 하루찬
서울특별시 동작구 여의대방로 256 (대방동)
성원아파트상가 102호
02-826-2299
오전 9시 ~ 저녁 9시(매주 일요일 휴무)
“모든 반찬이 정갈하고, 맛있어요.”
가게 후기가 말해주듯 대방동 인근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반찬전문점 ‘장꼬방 하루찬’. 10년째 이 가게를 운영하
는 김세열, 양명자 부부의 하루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새벽시장에서 직접 고른 신선한 재료를 빠른 손놀림으로
조리해 다양한 반찬을 만드는 일은 아내 양 씨가, 용기에
맛깔스럽게 반찬을 담아내어 냉장고에 진열하는 일은 남
편 김 씨가 도맡아 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오랜 세월
손발을 맞춰온 만큼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부부 는 가게 운영뿐 아니라 나눔에도 한마음이다.
오래전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동네 사람들과 함께 아이
들을 키우며 김치 피자와 같은 기발한 음식을 만들어 나누 어 먹었던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양 씨는 맛있는 음
식을 나누고픈 마음에 반찬가게를 열었다. 이후 부부는 건 강하고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손님을 맞이하고 어려운 이
웃들에게 반찬을 나누는 봉사도 하고 있다.
나누는 삶에 기쁨과 행복을 느낀 부부가 장기기증에도 관
심을 갖게 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다. 만성신부전
으로 혈액투석을 받던 가족이 신장이식을 통해 건강을 되
찾은 모습을 보고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2013년 출석하던 교회에서 생명나눔예배를 드
리며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그맘때쯤 반찬가게를
열게 된 부부는 자신들이 느낀 장기기증의 소중한 가치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생명나눔가게에도 함께하게 됐다.
“나눔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숨 쉬는 매 순간
작은 것이라도 나누면 삶에 의미와 기쁨이 더해지거든요.”
나눔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밝힌 양 대표는 앞으로도 반찬
가게를 오가는 손님들에게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일
을 멈추지 않겠다는 포부를 전하며 장기기증 운동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나눔은 살아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