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 2020년 05+06월호

2020

05 06

선한이웃 Vol.236

다시 사는 세상 함께 나누는 생명

3 발행인의 편지 4 사랑의 우체통

본부는 장기기증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췌장이식인 변지현 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을 시작해 30년 동안 100만여 명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를 모집한 장기이식 등록기관입니다.

LIFE 6 기획 장기이식법 개정 후 10년… 변화는?

10 시선공감 애리조나 기증인 네트워크 마르셀 E. 핀친스 씨

선한이웃

12 따뜻한 동행 본부 등록회원 가수 류지광 씨

Vol.236

14 희망人터뷰 암웨이미래재단 김일두 친선대사 16 네버엔딩스토리

발행일

2020년 5월 7일

등록번호

서울마-03140호

•뇌사 장기기증인 故 정현숙 씨의 오빠 정길영 씨

발행인

박진탁

•신장기증인 임정근 씨

편집인

홍보팀

•시신기증인 故 이무영 옹

발행처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서소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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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충정타워 7층 전화

02-363-2114

팩스

02-363-3163

22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후원회원 이상철 씨

기획·편집·디자인 홍보팀 디자인·제작

더디앤씨 www.thednc.co.kr

23 생명나눔가게

선한이웃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경주아동발달센터 김혜령 센터장

도서잡지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24 다줄거야TV 장기기증 희망등록 절차는 복잡하다? 홈페이지

www.donor.or.kr

모바일

m.donor.or.kr

이메일

service@donor.or.kr

후원전화

060-700-0123 (한 통에 3,000원)

26 미디어세계 •‘극과 극’ 드라마 속 장기기증 •생명나눔의 감동을 나누다 29 NEWS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21-057002

본부 및 지부 소식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지로번호

7531394

표지 이야기

후원문의

1588-1589

본부 등록회원 가수

회원관리팀

02-363-2094

류지광 씨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증 폼포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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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31 선한이웃 알리미

발행인의 편지

생명나눔 활성화를 위해 21대 국회에 바란다 우리나라의 연간 뇌사 장기기증인은 2016년 역대 최고치였던 573명에서 2017년 515명, 2018년 449명, 2019년 450명으로 감소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그 바탕에는 잘 정비된 법과 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 4월 15일 총선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국회의원들이 선출되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64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또한 이들 중에는 장기기증운동에 열심히 협력해 온 인연이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에 생명나눔 활성화를 위해 21대 국회에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먼저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올 초 미국에서 장기를 기증한 故 김유나 양에게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킴벌리 씨를 초청해 기증인의 부모와 만나게 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신 왕래가 허용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각막기증이 원활해져 각막이식이 필요한 시각장애인들이 대기하지 않고 바로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국형 아이뱅크 설립을 위한 기초 작업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포함되어 있는 각막을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로 옮겨오는 일이 실현되어 의료진이 아닌 전문 테크니션이 각막적출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6월 1일부터 시행된 장기이식대기자의 등록을 의료기관으로 한정하는 개정 장기이식법이 재개정되기를 요구합니다. 실제 법이 개정된 이후 순수 기증 및 가족교환 기증이 크게 위축되어 신장이식만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와 같은 법과 제도가 잘 정비되어 생명나눔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제대로 된 법과 제도를 통해 관리 감독을 하며 현재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간단체들은 홍보활동을 전담하여 인식개선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십시오.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민간은 민간의 역할을 잘 나눠 충실히 감당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될 때 생명나눔은 더욱 활성화되어 하루 속히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

사랑의 우체통

꽃피는 계절, 저도 활짝 피었습니다 2020년 4월 11일, 글을 쓰는 오늘은 제가 새로운 생명을 선물 받은 지 393일째 된 날입니다. 한 달 전에는 첫 돌을 기념하기도 했습니다. 매 순간 느끼지만 이렇게 건강하고 밝게 살고 있는 것이 놀랍고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13살이 되던 해에 자가면역질환에 의해 제1형 당뇨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제 병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던 때여서 주변의 이해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숨기고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을 했지요. 몰래 숨어 주사를 놓고 혼자서 혈당검사를 하는 일은 제게 일상이었습니다. 수차례 저혈당에 빠져 쓰러지기도 하고 반대로 고혈당에 쓰러지기도 여러 차례…. 때문에 늘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비밀이 많고 조용한 아이로 여겨졌습니다. 그렇게 제 스스로를 한계에 가둔 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새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 걸을 수 있는 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과 먹은 것을 제대로 소화시켜주는 여러 기관들…. 밥 한 공기 먹고 편히 자보는 것이 꿈이었던 제가 지금은 남들처럼 꿈을 좇을 수 있게 됐습니다. 더 이상 울지 않습니다. 매일이 즐겁고 희망이 가득합니다. 마침내 진정으로 원하는 ‘나’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할 수 있을까?’ 확신을 갖지 못하고 망설였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나’라서 안 되는 이유도 없습니다. 얼마 전 새로운 꿈이 생겨 다시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조금 늦은 나이지만 제게 주어진 이 시간들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기에 허투루 살아갈 수 없습니다. 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저 또한 피고 있습니다. 고마운 분들 덕분에 이렇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 마음에는 꽃이 피기 시작했던 이 계절의 향기가 가득할 것입니다. 이 향기가 여러분들에게도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췌장이식인, 변지현 씨

위 편지는 지난해 3월 16일 뇌사자로부터 췌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한 변지현 씨가 새로운 삶에 감사하며 쓴 편지입니다.

4

LIFE

재능나눔 한성욱 작가

LIFE

기획

순수 신장기증 막는 장기이식법, 개정 후 10년… 변화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저해하는 개정 장기이식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간다. 당시에도 대두됐던 신장이식 수급 불균형의 문제는 개정안 시행 후 더욱 심각해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생명과 직결되는 법인만큼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2011년 장기이식법 개정… 신장이식 결연사업 위축 지난 2011년 6월 1일부터 개정 장기이식법이 시행됐다. 주요 개정 내용은 제13조(장기이식등록기관) 제3항 등록기관 의 업무에 ‘다만, 장기등이식대기자의 등록에 관한 업무는 제25조에 따른 이식의료기관에서 수행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 장기이식의료기관에서만 장기등이식대기자 등록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반대로 창립 이래 20년간 903건의 생존 시 신장기증으로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해온 본부가 더 이상 신규 장기이식대기자 등록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연평균 45건씩 이뤄지던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법률 개정의 이유는 민간단체에서 이식대기자를 등록받게 될 경우 장기매매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개정안을 심사하던 2010년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당시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은 과거 본부에 서 이러한 우려를 살만한 부조리한 측면이 있었는지를 묻는 위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 20 년간 아무런 문제없이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진행해온 본부로서는 구체적인 근거 없이 단지 추측만으로 순수한 생명나 눔운동을 막는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든 처사였다. 이후 사업은 사실상 중단돼 타인 간 생존 시 신장기증을 급격히 위 축됐다. 실제로 순수 신장기증 건수는 개정안 시행 직전인 2010년 8건에서 2014년 5건으로 감소한 이후 2018년에는 3건까지 떨어졌다. 본부가 창립한 해에 국내에 첫 도입한 가족교환이식 프로그램(혈액형이나 유전자형이 맞지 않아 가

6

족끼리 신장을 이식할 수 없는 경우 다른 가족과 릴레이 형식으로

| 가족교환 이식 프로그램 건수

신장을 기증하는 것)은 감소세가 극심했다. 2010년 29건에서 이듬 해 18건으로 급감한 데 이어 매년 10건 미만을 기록하다가 2018년

29 건

감소

에는 0건으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지난 2002년 해당 프로그램으로 국내 최다인 총 7팀의 릴레이 신장이식 수술이 이어지는 등 생존 시 신장기증인이 턱없이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가족교환 이식 프로그

18 건

램은 새로운 대안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법 개정으로 인해 1명의 순수 신장기증인을 시작으로 여러 건의 가족교환 이식이 연결 되며 수많은 이식인의 건강을 되찾아 주던 효과적인 방안이 사라지 는 순간이었다.

0 2010

2011

건

2018

장기이식법 개정

누구를 위한 신장이식법? “이식은 하늘의 별따기”

| 신장이식인의 대기기간

2010년

1,723 일

2,034

2018년

일

311일 증가

특히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뇌사 장기기증인이 줄어들어 만성 신부전환자들이 이식을 받기까지 대기기간이 점차 늘어나 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법이 개정되기 직전인 2010년 신장이식인의 대기기간은 1,723일이었으나 최근 통계 인 2018년 대기기간은 2,034일로 311일이 증가했다. 환자들이 이식을 받기까지 기다림이 1년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7

LIFE

기획

| 신장이식 대기자 수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 3,830명인데 그중

2010

신장이식 대기자

에서 신장이식 대기자는 2만 5,424명일 정도로 특히 우리나라에

9,622명

는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많다. 비중으로 따지면 75.15%에

전체 이식대기자의 65.93%

장기이식 대기자 14,595명

달한다. 이는 2010년 9,622명보다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신 장이식 대기자의 비중 역시 당시 65.93%였지만 10% 가까이 늘었

신장이식 대기자 수

다. 매일 7.5명의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을 거두고 있는

약 2.6 배 증가

실정에서 이들을 지원해야 할 장기이식법이 오히려 관련 사업을 위축시키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2020.03 장기이식 대기자 33,830명

신장이식 대기자

한편, 2019년도 진행된 신장이식수술 2,293건 중 생존 시 기증은

2만 5,424명

1,499건(65.37%)이고, 뇌사 장기기증은 794건(34.63%)으로 생존

전체 이식대기자의 75.15%

시 이식 비율이 훨씬 높다. 미국, 유럽 등도 의학기술 발달로 향후 뇌사 장기기증이 증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생존 시 기증을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생존 시 기증 장려는 국가적 필수 과제

신장기증의 활성화는 이식 대기자들에게 삶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국가 전체로 봤을 때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케 한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증가로 만성신부전 환자와 더 나아가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수는 2010년 510만 명에서 2018년 628만 명 으로, 당뇨병 환자는 같은 시기 201만 명에서 303만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에서 투석치 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총 7만 9,534명(2018년 기준, 대한신장학회 자료)으로 혈액투석 환자가 7만 3,059명, 복막투석 환자가 6,475명이다. 앞으로 투석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만성신부전 환자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2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년 건강보험에서 지출하는 단일 치료 행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항목이 혈액투석이다. 실 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8년 지출된 혈액투석 치료비 총액은 2조 6,341억 원으로 파 악됐으며, 2021년에는 3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8

이와 같은 추세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65

| 신장이식을 통해 매년 절감되는 비용

세 이상 자국민에게 시행하고 있는 건강보험 ‘메디케어’의 신장질 환 환자에 대한 지출비는 연간 1,140억 달러(한화 138조 9,000억

지난해 신장이식인 수

원 상당) 이상으로 파악(2018년 기준)된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2,293명

지난해 생존 시 신장기증인의 급여 손실, 보육비 등 기증 시 발생 하는 비용을 정부가 대신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생존 시

투석환자 1인당

신장기증을 장려함으로써 혈액투석 환자들이 조기에 이식을 받을

연간 치료비 약

2,000만 원

량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식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 (지난해 신장이식인 수 X 투석환자 1인당 연간 치료비)

약

수 있도록 해 전체 치료비 중 42억 달러(5조 1,200억 원 상당) 가

459억 원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2,293명의 만성신부전 환자가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투석을 받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비용만 1인당 연간 2,000만 원이 넘기 때문 에 이식을 통해 매년 500억 원 가까이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 것 이다. 이처럼 신장기증 활성화는 기증인에게는 자부심을, 이식대 기자에게는 새 생명을, 국가에는 재정 절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 신장기증 활성화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기증인

이식대기자

국가

자부심

새 생명

재정 절감

신장기증 활성화 위해 장기이식법 재개정 절실 위축된 순수 신장기증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장기이식법 재개정이 절실하다. 신규 이식대기자를 등록받는 창구를 확대 하면 가족교환이식 프로그램도 다시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또한 이식 사례가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된다면 장기기 증 인식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이와 같은 선순환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수급 불균형 문제도 어느 정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부는 민간단체에서 다시 이식대기자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을 위해 국회 회기가 변경될 때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21대 국회 시작을 앞둔 2020년에도 이식 대기자들이 하루빨리 새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방안 마련에 앞장설 방침이다.

9

LIFE

시선공감

생명나눔사회로 나아가는 길 애리조나 기증인 네트워크(Donor Network of Arizona)는 미국 내 장기기증을 책임지 고 있는 58개의 비영리 장기구득기관 중 하나로, 인구 740만 명인 애리조나 주의 장기기 증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도너패밀리 관련 사업 책임자로서 기증인 가족 과 이식인 간 교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맡게 된 것에 늘 감사하며 영광으 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 기관에서는 지난 1년 간 기증인 가족과 이식인 사이에 서신 교 류가 1,000건 이상 이뤄졌으며 실제 만남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올해 초 한국에서 성사 된 故 김유나 양 가족과 신·췌장이식인 킴벌리 씨 모녀의 상봉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지난 2016년 킴벌리 씨가 故 김유나 양의 장기를 이식받은 뒤 고인의 가족에게 직접 감사를 표하고 싶어 했던 것을 기억하기에 이번 만남이 그녀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 를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킴벌리 씨와 故 김유나 양 가족 모두에게 치유의 순간이 됐 을 거라 믿습니다.

10

사실 미국에서도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만남은 매

야기는 장기기증의 가치를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우 특별한 경우로 성사될 경우 많은 언론이 앞다투어 보

것입니다.

도합니다. 기증인 가족과 이식인의 만남만큼 생명나눔 의 감동을 강력하게 입증하는 것은 없으며, 이러한 사연

대한민국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

은 널리 알려져 장기기증 활성화에 크게 기여합니다.

의 정보 교환 및 교류를 법으로 제한한다고 알고 있습 니다. 이러한 정책은 기증인 가족과 이식인의 교류로 인

물론 기증인 가족과 이식인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여

해 장기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며,

는 데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습니다. 기증인 가족은 그

생명나눔 사회로 나아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외면하

들이 사랑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족이 남기고 간

는 실수입니다.

생명을 이어받은 이식인의 삶을 통해 느끼고 싶어 합니 다. 우리는 기증인 가족이 이식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기

저는 대한민국에서도 기증인 가족들과 이식인들이 서

원한다는 것을 알고 그 의사를 이식인에게 전달하는 것

신을 교환할 수 있고, 더 나아가 故 김유나 양 가족과

처럼 서신과 만남에 대한 지침을 기증인 가족들에게 제

킴벌리 모녀와 같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

공하고 있습니다. 이때 강조하는 것은 이식인에게 너무

어 가기를 응원합니다. 이로써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장

많은 정보를 요구하거나 또는 첫 편지에서부터 만남을

기기증을 선택하고 더 멋진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기

요구하는 등 이식인을 당황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를 소망합니다. 기억하세요. 생명나눔운동에 있어서 최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사이에

고의 대변인은 기증인 가족들과 이식인들입니다. 그들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 몇 차례의 서신 교환이 있어야

을 서로 연결할 때 비로소 생명나눔사회가 이룩될 것입

한다는 것을 양쪽 모두에게 알립니다. 그렇게 조금씩

니다.

신뢰가 쌓인다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미국 전역의 장기기증 활성화를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은 관련 업무를 책임지는 58개의 기관 직원들이 아 니라 바로 기증인 가족들과 이식인들입니다. 그들이야 말로 생명나눔이 만들어낸 기적의 당사자이자 목격자 이며 대변인이기 때문입니다. 기증인 가족과 이식인 사

마르셀 E. 핀친스(Marcel E. Pincince) Donor Network of Arizona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담당 관리 책임자

이에 놓인 마음 문이 열릴 때 장기기증의 풍성한 경험 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증언할 것이며, 이 이

번역 재능나눔 박수아

11

LIFE

따뜻한 동행

막다른 길에서 만난 올해 최고의 화제를 불러 모은 TV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동굴 저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가수 류지광 씨.

“기적을 나누고 싶어요”

팝페라에서 트로트로 과감한 장르 변신을 시도해 준결승까지 오르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그가 오랜만에 다시 선한이웃을 찾았다. 지난 2013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등록회원 가수 류지광 씨

류 씨는 2년 전 ‘도너패밀리의 밤’에서는 연예인합창단 Acts29의 단원으로 참여해 도너패밀리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 바 있다.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마음을 울리는 그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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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송 이후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시죠?

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제 나이가 어

좋은 기회를 얻어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감

느덧 서른여섯인데 지금껏 반평생이 사랑을 받은 인생

사하게도 여러 곳에서 불러주셔서 방송 출연도 하고 인

이었다면 남은 절반은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습

터뷰도 했고요. 5월 말부터는 ‘미스터트롯’ 전국 투어에

니다. ‘받아본 사람만이 베풀 줄도 안다’는 말이 있듯 지

도 합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상반기 중에 새

금까지 지겹도록 받았으니 앞으로는 지겨울 만큼 베풀

로운 앨범으로 인사드릴 것 같습니다. 언젠가 바빠질

수 있겠죠?

날을 꿈꾸며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준비한 것 이상 으로 바빠져 정신은 없지만 마음만은 정말 행복합니다.

Q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의 말을 부탁합니다.

제가 막다른 길에서 기적처럼 ‘미스터트롯’을 만나 기 Q 트로트에 도전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사회생했듯 분명 여러분들에게도 기적 같은 날이 기다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팝

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무대 위에서 노래로 선

페라가 대중적이지 않아서 한계가 있다 보니 공연 수입

한 영향력을 전하는 가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이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지난해 ‘미스트

소망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롯’ 이후 트로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상황에서 마침 저 역시 공연 때도 늘 앙코르곡으로 트로트를 부를 정 도로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터라 도전을 하게 됐죠. 그 런데 정말 말도 안 되는 기적이 일어난 거예요.

Q 바쁜 중에도 선한이웃을 찾아주셨어요.

2018년 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행사에 참여해 받 은 감동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도 너패밀리 분들의 모습에 오히려 위로를 받고 돌아온 기 억이 생생합니다. 삶으로 사랑의 끝을 보인 사연을 접하 며 저 역시 일상에서부터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이렇게 다시 한 번 따뜻한 마음으로 선한

남은 절반의 인생은

일 하시는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되어 기쁩니다.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Q 평소 나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솔직히 지금까지는 나누고 싶은 마음만큼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힘들 때 아무런 대가없이 도와준

13

LIFE

희망人터뷰

생명나눔을 응원하는 저는 도너패밀리입니다! 암웨이미래재단 김일두 친선대사

지난 1월 열린 본부 창립 30년 기념식, 축사를 위해 무대 위에 오른 암웨이미래재단 김일두 친선대사는 본인의 자녀 역시 십수 년 전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음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10년 가까이 사단법인 사랑의본부의 회장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날 행사를 통해 개인으로는 유일하게 협력우수기관 수상자로 선정될 만큼 생명나눔운동을 응 원해왔지만 본인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라는 사실은 한 번도 밝힌 적이 없었다. 본부의 든든한 지원군일 뿐만 아니 라 도너패밀리로서 김 친선대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나눔 받던 삶에서 나누는 삶으로

지금 받은 누군가의 도움을 잊지 말라’는 것이었죠.”

김 친선대사를 만나자마자 눈에 띈 건 그의 복장이었

이때의 경험은 김 친선대사가 지금껏 어린이들을 위한

다. 강렬한 빨간색에 보스턴마라톤이라고 적힌 트레이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됐다. 과거 그가 세

닝복을 입고 있던 그는 이날 오전에도 2시간을 뛰고 왔

웠던 사단법인 사랑의본부는 유니세프와 컴패션, 월드

다며 건강함을 뽐냈다. 올해 76세라고는 믿기지 않았

비전 등 아동구호단체를 주로 후원해왔는데, 당시 이들

다. 그는 1945년생, 광복 직후 태어난 해방둥이로 전쟁

단체와 더불어 지원한 곳이 바로 본부였다. 김 친선대사

통에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 어린 시절 아동구호단체의 직간접적 수혜자였던 이

“한창 전쟁 중이던 1951년, 7살 나이에 학교를 들어갔어

유로 앞선 단체들을 후원했다면 본부에 관심을 갖게 된

요. 아침을 먹지 못하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께서 가마솥

이유는 그 자신이 생명나눔 가족이기 때문이었다.

에 우유를 끓여서 주셨는데, 그때 하신 말씀이 ‘너희가

평소 가족에 대한 말을 아껴왔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14

자신의 자녀를 꼬마라고 표현했다. 김 친선대사의 자녀

의 캠페인을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사람만

가 세상을 떠난 건 1997년으로,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8,000여 명에 달한다. 그는 사업가로서 많은 사람들에

취업도 한 20대 중반의 청년이었지만 미국 이민을 마치

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성공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

고 1991년부터 한국으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던 그의

시에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

기억 속에 아들은 여전히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남아있

에 기여하고 있었다. 김 친선대사는 끝으로 자신이 어

었기 때문이다. 김 친선대사는 당시 아들이 불의의 교

릴 적 경험한 산교육으로 나눔의 삶을 살게 되고, 자녀

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미국으로 곧장 날아갔다. 뇌

가 어릴 적 교육을 통해 생명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사 상태라는 의료진에 말에 “처음에는 왜 우리 아이에

것처럼 국내 장기기증운동 역시 교육이 중요함을 피력

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다”는

했다. “본부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교육을

그는 “자녀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펼쳐온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초등학생들에게도 교육

난 뒤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았

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땅의 미래를 짊어질 아

다”고 말했다. 이미 아들이 생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이들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생

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나눔운동의 희망찬 미래를 기원합니다.”

“기증 서약뿐만 아니라 꼬마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 학교에서 유언장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준 적이 있어 요. 그때도 우리 아이는 자신의 재산과 신체를 기증하 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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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김 친선대사 부부는 아들은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고 며칠 뒤 세상을 떠난 아들은 5명에게 생명을 나눴다. 크리스천인 그는 병원으로부터 아들의 장기가 기증됐다는 얘기를 듣고 감사 기도를 드렸다. 마지막 순 간 누군가의 생명의 은인이 된 아들이 자신의 바람을 이 룸과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다는 믿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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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기회와 함께 나눔의 기회를

아들을 통해 선한이웃의 삶을 실천한 김 친선대사는 이 후에도 꾸준히 나눔에 앞장섰다. 사랑의본부에서 뜻을 함께하는 만 명이 한 달에 만 원씩, 천 명이 매년 천만 원씩 기금을 적립해 후원하자는 목표로 만만천천클럽 운동을 벌여 본부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 후원금을 전달 했고 대한적십자사와는 헌혈운동을, 본부와는 사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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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운동을 펼치며 생명나눔에도 힘을 모았다. 7번

지난 2018년 본부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모습

2 본부 창립 30년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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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네버엔딩스토리

뇌사 장기기증인 故 정현숙 씨의 오빠 정길영 목사

마지막까지 생명을 남기며 희망의 불을 밝혔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정 씨는 생명나눔과 깊은 인연이 있었다. 정 씨의 친오빠

장기기증을 통해 한줄기 희망의 빛을 세상에 남기고 떠난

인 정길영 목사는 2007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강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뇌사 장기기증인 故 정현숙 씨다.

원영동지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 목사가 펼치는 생명

3월 12일, 정씨는 뇌출혈로 갑작스레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나눔운동에 큰 영향을 받은 그녀는 강원영동지부에 자

이송됐지만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원해 간사로 일을 하며 장기기증 홍보활동을 펼쳤다. 당

생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던 정 씨의 뜻을 존중해

시 그녀는 강릉, 동해, 삼척, 고성, 양양까지 영동 지역의

가족들은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5일 뒤인 3월 17일,

많은 교회를 다니며 직접 장기기증 서약을 독려하고 캠

정 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 신장, 각막 등의 장기를

페인을 펼쳤다. 당시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

기증해 5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며 세상을 떠났다.

았다는 그녀는 남편, 자녀와 함께 사후 장기기증 희망등 록에도 참여하며 솔선수범하기도 했다. 정 목사는 “동생 이 생전에 남편과도 장기기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 눴다고 알고 있어요.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끝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환자들의 사연을 보며 많이 안 타까워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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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인의 사랑이 온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기대해 본다”라는 추모사를 전했다. 한편, 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故 정현숙 씨를 비롯한 뇌 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도너패밀리’를 위한 다양한 문 화 행사 및 심리 지원 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특히 기증 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서신 교류의 허용이 가장 시급 한 예우 방안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는 법적으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정보 공

정 씨는 생명나눔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급

개가 금지되어 있어 기증인의 유가족들은 이식인의 소식

식 봉사와 노인대학을 통한 자원봉사 등으로 주변 이웃

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반영해 지난 1월 20일, 본

들에게 희망과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지난

부는 도너패밀리와 함께 유가족과 이식인의 교류를 막는

3월 17일, 그녀는 생전의 약속을 지키며 세상에 가장 아

‘장기이식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

름다운 작별인사를 고했다.

다. 앞으로도 본부는 생명을 남기고 떠난 기증인과 그 가 족들의 숭고한 나눔을 예우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정

장기기증 운동가였던 나의 여동생

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길영 목사는 “여동생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은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 을 통해 사랑을 나눈 여동생이 자랑스럽다”며 “여동생 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생명나눔 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이렇게 동생 이 생명을 나눌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동의해 준 여동생 의 남편과 자녀들에게도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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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는 서울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에 위치한 빈소에 ‘당 신의 사랑은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라는 근조기를 세워 조문객들과 함께 고인의 생명나눔의 뜻을 기렸다. 또한 3월 19일 오전 8시에 진행된 고인의 발인예배에서는 본 부 박진탁 이사장이 직접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대상으 로 추모사를 전하며 고인의 숭고한 나눔을 추모하는 시 간을 가졌다. 박 이사장은 “전 국민이 코로나19 바이러 스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이 시국에 숭고한 결정을 내려 준 유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본부와 생명나눔운동을 함께 이끌었고, 마지막까지 그 약속을 지킨 고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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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희망을 잊지 않겠다. 아름다운 기적의 소식을 들려준

故 정현숙 씨와 남편 김종섭 씨

2 故 정현숙 씨 생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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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네버엔딩스토리

신장기증인 임정근 목사

가족도 생명나눔도 계획했다면 못했을 걸요? 지난 2003년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임정근 목사.

을 헐어버린 탓에 온 가족은 컨테이너박스에서 지내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다음세대를품는교회’를 담임하는 그는

했다. 잠자려 누우면 입에서 김이 나고 젖은 손으로 손

교회 이름 그대로 여러 아이들을 양팔 가득 사랑으로 품은

잡이를 잡으면 얼어서 떨어지지 않던 그 시절, 그러나

채 살고 있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17년 만에 임 목사를 다시

가족들의 입에서는 불평이 아닌 웃음이 넘쳤다. 새로운

찾은 이유는 남부럽지 않을 행복한 가정을 이룬 그의 특별한

가족이 된 한나 양 덕분이었다.

이야기를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45일 된 한나를 처음 안았을 때 감동이 잊히 질 않아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올 랐죠. 추위도 잊고 아내와 함께 얼굴이 닳도록 딸을 바

자녀에게 얻은 행복 나누려 생명나눔

라본 기억이 나네요.”

임 목사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 손주들도 있지만 여전히

그렇게 이들 부부가 가슴으로 낳은 딸 한나 양은 당시

주위에서 다둥이 아빠로 불린다. 뒤늦게 신학공부를 시

군복무 중이던 첫째 태호 씨와 둘째 승호 씨에 이어 예

작한 그는 2002년, 고향집이 있던 자리에 교회를 개척

쁜 셋째이자 첫 딸이 됐다. 17년이 흐른 지금 갓난쟁이

해 목회를 시작했다. 유난히도 추웠던 이듬해 겨울, 집

였던 한나 양은 키가 170cm가 넘는 고3 숙녀로 성장했 18

고, 그 사이 한나 양 밑으로 5명의 동생이 더 생겼다.

원했다.

그중 11살인 막내아이와 첫째 태호 씨가 결혼해 낳은

“당시 이식인에게 자녀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큰 손자는 겨우 두 살 차이다. 임 목사는 “그럼에도 꼬

요. 건강히 돌아온 엄마와 함께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

박꼬박 삼촌이라고 부르며 둘이 가장 잘 어울린다”며

랐을 거라고 믿어요. 장기기증은 한사람을 살릴 뿐만

즐거워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임 목사 부부는 꿈과사

아니라 가정을 살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 빛을

랑그룹홈의 아버지, 어머니로서 6명의 아이를 더 품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 있다. 교회 개척과 함께 시작한 그룹홈을 거쳐간

임 목사가 18년 전 교회 개척 후 가장 어려울 때 한나

아이들만 서른 명 남짓. 이 때문에 명절만 되면 발 디

양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목적이 바로 생명에

딜 틈이 없을 정도로 집이 가득 찬다. 가끔은 힘들 때

있다는 결론에서였다. 신장기증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 없는지 묻자 그는 “아이들이 찾아올 곳, 비빌 언덕

그는 많은 아이들을 품고 또 신장을 기증했던 자신의

이 있다는 게 좋은 거죠. 아이들에게 그 언덕이 되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도 더 일찍 알지 못해 더

주고 싶어요. 오히려 아이들 덕분에 늘 행복할 수 있

많은 영혼을 품고, 더 건강한 신장을 기증하지 못한

어 감사합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것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가 실천한 신장기증도 감사의 마음에서 시작됐다.

인터뷰 중 그는 “언젠가 아이들에게 이제 아빠엄마가

한나 양을 가족으로 맞이한 뒤 기쁜 나날을 보내던

늙으면 어떻게 하냐고 장난으로 물었더니 한나가 ‘우

중 문득 ‘하나님께 올려드려야 할 영광을 내가 다 받

리가 몇 남매인데 두 분 못 모시겠냐’고 대답해서 감

아 누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에 우연

동을 받은 적이 있어요”라며 자녀들의 따뜻한 심성을

히 생명나눔을 접하게 된 것이다.

자랑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인생이 어느 하나 계획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로 된 게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임 목사

컴퓨터를 하다가 뭘 잘못 눌렀는지 갑자기 생존 시

의 삶은 자녀들 덕분에 이미 밝게 빛나고 있었다.

신장기증에 대해 소개하는 화면으로 연결이 된 거예 요. 저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바로 기증 신청을 해버 렸어요. 지금도 왜 그 페이지가 떴는지는 의문이에요. 하하.”

생명을 향한 간절한 소망, 가정을 살리다

임 목사는 수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자신이 기증한 사실조차 잊고 살았다고 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받던 중 의사가 배 구석구석을 초음파로 촬영하며 심 각한 얼굴로 신장 하나를 못 찾겠다고 하는 통에 뒤

▲임정근 목사와 아내 고영숙 사모

늦게 기증 사실을 고백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그는 오랜만에 기증 후 퇴원을 앞두고 한 차례 스쳐 지나간 이식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건강하기만을 소 19

LIFE

네버엔딩스토리

한 세기 여정 ‘아름다운 마침표’

시신기증인 故 이무영 옹

코로나19로 봄이 오는 것을 느낄 겨를도 없이 여전히 몸

이로 소천했고 고인의 가족들이 기증 의사를 밝힘에 따

과 마음이 얼어붙은 요즘, 한 세기 생애를 마치며 생명

라 본부를 통해 상지대 한의과대학에 시신기증이 이뤄

나눔을 향한 강한 열정을 보인 한 어르신의 따뜻한 사연

졌다. 딸 이혜랑 씨는 “아버지는 평소 이웃과 더불어 화

이 마음을 녹인다.

목하게 지내시며 일평생 불의와 거짓 없이 사신 분”이라

사연의 주인공은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故 이무영

며 “‘마지막 순간, 이 땅에 희망을 남기고 싶다’고 말씀하

옹. 고인은 1920년생으로 지난 1996년 1월 본부를 통해

셨던 아버지의 아름다운 뜻을 존중하며 의학발전에 기

사후 각막 및 뇌사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으며 당

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시 시신기증 역시 등록한 바 있다. 등록 후에도 수차례

한편 발인식에 참석한 박진탁 이사장은 “생명나눔을 향

연로한 몸을 이끌고 충청도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본부

한 거룩한 의지를 보여주신 고인의 사랑과 헌신을 잊지

를 방문해 장기기증 및 시신기증 절차를 상담하는 등 강

않겠다”면서 “숭고한 뜻이 이어져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한 기증 의지를 보였다.

쓰임받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평소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지갑 속에 간직한 등록 증을 꺼내 보여주며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 는 장기기증이나 의학 발전을 위한 시신기증을 꼭 실천 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 혀왔다. 몇 해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고인의 아내는 건양 대병원에 시신을 기증하기도 했다. 결국 이무영 옹은 노환으로 3월 29일 향년 101세의 나 20

SHARE 하늘의 별이 된 소년들

미국에서 한 소년이 자신의 10번째 생일에 장 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CBS와 CNN, FOX 뉴스 등 현지 언론은 미네소타 주 프레 이즈에 거주하는 소년 릿지 스콜리(Ridge Scolley)의 사연을 보도했다. 릿지는 주말을 맞아 사촌들과 함께 농구를 하던 중 균형을 잃고 넘어져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소년의 뇌는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뇌사로 추정했고 사고 발생 이틀 뒤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릿지의 10번째 생일이었다. 소년의 형과 누나는 동생의 생일 축하가 아닌 병원 문 앞에 ‘생명나눔’ 깃발을 내걸며 슬픔을 나눴다. 이 깃발은 해 당 병원에서 장기이식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몇 시간 뒤 가족들은 생일을 맞은 릿 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이후 소년은 여러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채 세 상을 떠났다. 릿지의 간과 신장 등 장기는 6살 아이를 비롯한 4명에게 전해졌다.

한편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에서도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생명나눔을 실천한 한 소년의 이 야기가 전해져 가슴을 울렸다. 제주 화북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故 고 홍준 군은 4월 1일 저녁에 집에서 갑자기 뇌출혈 로 쓰러진 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나흘 뒤인 5일 뇌사 판정 을 받았다. 뇌사 판정에 앞서 홍준 군의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이튿날 또래 일곱 명에게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을 선물하며 세상을 떠났다. 부모는 “평소 아들이 친구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넓은 아이였다”며 “홍준이가 생전에 운동을 좋아했던 만큼 장기를 이식받은 아이들도 건강이 회복돼 밝은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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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아내를 다시 숨쉴 수 있게 해 준 장기기증

후원회원 이상철 씨

▲이상철 씨와 아내 오금숙 씨

2018년 5월, 이상철 씨는 오랫동안 계획했던 가족들과

자로부터 폐 이식을 받겠다는 신청을 했어요”라고 이야

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즐거운 여행길을 마무

기했다. 이식 등록을 마친 다음 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

리하고 귀국했던 이 씨는 곧바로 응급실로 향해야 했다.

졌다. 뇌사 장기기증자가 발생해 아내 오 씨가 폐를 이식

이 씨의 아내 오금숙 씨가 급성호흡부전 증세를 호소했

받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2018년 7월 13일, 건

기 때문이다. 폐기능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은 오금숙

강한 폐를 이식받은 오 씨는 최근 4km의 긴 코스를 걸

씨는 서울에서 거주지인 울산으로 옮겨 치료를 시작했

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 매일 아내에게 생

다. 하지만 상태가 점점 나빠져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졌

명을 준 기증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이

다. 산소호흡에 필요한 모든 기계를 몸에 달고 하루하루

씨는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걷고, 숨쉬는 아내의 모습을

를 고통 속에서 버텨내던 오 씨를 그저 지켜볼 수 밖에

보면 눈물부터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7년 전, 사후 장기

없던 남편 이 씨는 가슴이 아팠다.

기증 서약에 참여한 이 씨는 장기부전 환자들을 돕는 후

“아내의 폐기능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의료진의 이야기

원에도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이 씨를 따라 아내도 사후

에 좌절했죠. 그러던 중에 한 지인의 권유로 서울에 있는

장기기증 희망등록과 후원에 참여했다.

병원으로 옮기게 됐어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아내에게 폐를 기증해주신 기

2018년 6월 25일, 오 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전원해

증인과 그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입니다. 생

검사를 받았고, 당장 폐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

명을 살리고 떠난 그분을 대신해 산다는 마음으로 아내

졌다. 이 씨는 “폐이식 조차 받기 힘든 몸 상태라는 진단

와 함께 희망을 나누며 살겠습니다.”

에도 포기하지 않고, 2018년 7월 12일에 뇌사 장기기증 22

생명나눔가게

‘경주아동발달센터’를 찾는 모든 이들과 생명의 소중함을 나누고 싶습니다! 경주아동발달센터 김혜령 센터장

경상북도 경주의 생명나눔가게인 경주아동발달센터는 심리적, 신체적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아동들을 지원하 는 곳으로 센터장인 김혜령 씨는 자신의 환자로 있던 한 소녀를 통해 생명나눔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과 거에 5년간 작업치료사로 일하며 다양한 환자를 만났 던 그녀는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 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한 여학생

을 보내고 있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들을 돕기 위

이 갑작스레 뇌사 상태에 빠지는 일이 생겼다. 경황이 없

해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는 가운데 가족들이 장기기증에 동의했고, 그 소녀는

“나눔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것을 준다

생명나눔으로 5명의 장기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고 생각하기보다 나누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며 주변

선물했다.

을 돌아본다면 더 많은 나눔의 기회를 만날 수 있어요.

김 씨는 “‘딸의 장기기증을 결정한 것에 후회가 없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방법으로 생명을 나누는 일에 앞장

며 담담하게 말하던 그 부모의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

서겠습니다. 함께 힘내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았다”고 했다. 이후, 김 씨는 생명나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곧바로 본부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홈페이지 에 실린 다양한 사연을 접한 그녀는 사후 장기기증 희 망등록에 참여했고, 본인뿐 아니라 센터 직원들, 센터를 경주아동발달센터

찾는 학생과 부모들에게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생명나눔가게 후원도 신청했다. “제가 장기기증 서약에

‘아이에겐 사랑을 부모에겐 신뢰를’이라는 엠블럼 아래 다학문적 접근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독립적

참여했다는 사실을 초등학생, 중학생인 두 딸에게도 자

인 생활을 지원하는 발달지원 센터입니다.

주 이야기하며 독려하는 편이에요. 센터에 부착된 생명 나눔가게 현판과 비치된 리플렛을 보고 문의하는 분을 만날 때면 무척 기뻐요”라고 수줍게 이야기했다. 사실 그녀는 생명나눔뿐 아니라 구호 단체 7곳에도 후원금 23

주소

경북 경주시 탈해로 36 (동천동)

전화

054-741-7975

운영시간

오전 9시 10분 ~ 오후 8시

SHARE

다줄거야TV

유튜브 캡처툰

장기기증 희망등록 절차는 복잡하다? 드라마에 등장한 뇌사 장기기증 이야기를 본 뒤 감동을 받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려는 민지와 절차가 복잡하다며 말리는 영수. 이때 두 친구 앞에 등장한 리본맨은 그런 영수의 마음마저 돌려버리는데….

영수야, 어제 <낭만닥터 김사부2> 봤어?

뇌사에 빠진 구급대원이 장기를 기증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완전 감동!

그걸 보고 나도 언젠가 장기기증 서약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아니다, 생각난 김에 지금 바로 해야지!

그거 하려면 신체검사 받아야지, 가족동의서 받아야지, 그거 말고도 얼마나 할 게 많은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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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더 생각해보고 나중에 천천히 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얼마나 간단한지 내가 보여주지!

장기기증에 오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나는야 리본맨!

1분 뒤

저기…저도 한 번 알려주시겠어요? 영수의 마음이 바뀐 사연이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다줄거야TV

※ 다줄거야TV를 통해 알아보고 싶은 장기기증에 대한 정보나 궁금증이 있다면 이메일(lovedonor@hanmail.net)로 제보해주세요! 유튜브 영상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장기기증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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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계

‘극과 극’ 드라마 속 장기기증

최근 들어 장기기증이 인기드라마의 요건이라고 할 정도로 소재로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끈다.

(사진 출처: tvN 홈페이지)

<슬기로운 의사생활>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섯 명의 의과대 학 동기들이 20년 후 한 병원의 의사가 되어 겪는 이야기들을 다룬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이익준(조정석 분)이 간 담췌외과 조교수로 분해 자연스레 장기기증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3월 26일 방송된 3화에서는 하루 전날 완치돼 퇴원한 익준의 환자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장면이 나왔 다. 가족들의 장기기증 결정에 익준은 환자의 마지막 순간 장기적출 수술을 담당하고 각 병원에서는 이식할 장기 를 수송하기 위해 찾아와 대기한다. 이때 그는 타 병원 의료진들에게 “환자의 심장 적출을 10분만 미뤄도 되겠냐” 고 문의한다. 당일 날짜가 어린이날 밤 11시 50분이었는데, 첫 번째로 진행되는 심장 적출과 함께 사망이 선고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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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의 특성상 환자의 어린 아들의 아픔을 조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여전히 극중에 장기매매라는 어두

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한 배려였다. 익준의 “오늘이 어

운 면이 소재로 다뤄지는 현실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린이날이라 그래요. 아빠랑 짜장면 먹기로 했거든요. 근 데 앞으로 평생 못하게 됐어요. 우리 딱 10분만 있다가

<위험한 약속>

시작해요. 애가 매년 어린이날마다 돌아가신 아빠 때문 에 울면서 보낼 수는 없잖아요”라는 따뜻한 배려가 묻 은 대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결국 의료진이 모두 동의하며 자정이 지난 뒤 묵념과 함께 적출이 시작 됐고 이후 의료진이 기증인의 아내를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해당 화는 마친다. 이때 오열하는 엄마의

드라마에 등장한 본부 등록증 (사진 출처: KBS 홈페이지)

무릎을 베고 편안히 잠든 아들의 모습은 슬픔을 더했다.

현재 KBS2에서 방영 중인 일일드라마 <위험한 약속>은

물론 드라마적 상상력이 가미된 가상의 이야기지만 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심장이식 순번을 조작하고 장

족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표현한

기기증을 빌미로 협박하는 등 첫 회부터 장기이식을 중

이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심으로 각종 범죄와 비리들이 뒤엉킨 채 극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장기기증의 따뜻한 부분만을 조명

미디어에 장기기증이 노출되는 것은 분명 영향을 준다.

한 것은 아니다. 바로 다음편인 4화와 5화에 걸쳐서는

다만 그것이 어떻게 묘사되느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장기매매 사건을 다뤘다.

극과 극이다. 부디 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 표현되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생명나눔의 참뜻과 감동을 전함

병원의 VIP환자인 국회의원에게 아들이 간을 기증하는

으로써 생명나눔 활성화에 미디어가 기여할 수 있기를

수술을 맡은 이익준은 장기매매 의심 현장을 포착한다.

기대해본다.

남편의 안위에 대해서만 궁금해할 뿐 아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인 국회의원 아내의 태도에 의심을 품은 것. 익준은 간호사와 경호팀을 불러 상황을 전달받은 뒤 아들이 있는 병실로 향하는데 그곳 에는 국회의원의 아들과 함께 처음 보는 남성이 환자복 을 입고 있었다. 그는 국회의원의 아들로 위장한 채 실제 간이식 수술에 들어갈 증여자였던 것이다. 기증과 이식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두 명의 다른 집도의가 있다는 빈 틈을 노린 역시 드라마적 상상력이었고 다행히 수술 전 체포돼 장기매매는 실패로 끝났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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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계

생명나눔의 감동을 나누다

2

<모두의 거실>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제목의 4월 4일 방송은 죽음에 서 생명으로 나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주제로 펼쳐졌다. 주제와 관련된 사람들이 초대된 가운데 뇌사 장기기증

1

인 유가족 서정 씨도 자리했다. 이날 방송에는 본부 홍보 대사 에바 포피엘 씨와 본부 등록자로서 장기기증의 날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3월 9일 방송에서는 10여 년 전 생명나눔의 인연을 맺은

캠페인에 동참한 바 있는 개그맨 송준근 씨 등도 함께해

신장기증인 김기룡 씨와 이식인 양향란 씨의 사연을 소

생명나눔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본부 등록증을 꺼

개했다. 현장에는 양 씨의 남편 홍태영 씨도 함께했는데

내 보인 서 씨는 지난 2009년 갑작스런 사고로 뇌사에

그 역시 앞서 1994년 생명나눔에 동참한 신장기증인이

빠진 뒤 장기기증으로 여섯 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남

기도 하다. 세 사람은 ‘하늘이 맺어준 삼각관계?’라는 제

편 故 김기호 목사의 사연을 전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

목으로 표현돼 궁금증을 자아냈고, 이윽고 이들이 본부

쉽지 않은 결정을 한 뒤 상실감에 힘들어하던 중 본부의

의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통해 생명을 주고받은 사이라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 활동을 통

는 사실이 소개되며 비밀이 풀렸다. 김 씨는 간암으로 먼

해 위로 받은 일, 자녀들과 함께 본부 행사에 참석하며

저 세상을 떠난 동생을 살리지 못한 안타까움에 순수 신

생명나눔을 전한 일 등을 이야기하며 감동을 자아냈다.

장기증에 참여한 사연을 전했으며, 이어 건강한 신장을

이어 에바 씨와 송준근 씨도 자신들이 장기기증 희망등

기증하려 25kg의 체중을 감량한 사연과 양 씨를 돕고자

록에 참여하며 느낀 소감 등을 나누며 생명나눔운동에

후원금을 전달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소감을 묻

동참할 것을 호소했고, 방송 말미 본부 대표전화와 홈페

는 질문에 양 씨는 “생명을 나눠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이지 주소가 자막을 통해 소개돼 장기기증 희망등록 방

감사한 일인데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먼저 알아주고 손

법을 안내했다.

을 내밀어 준 것이 고맙다는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만 큼 벅찼다”고 말했고, 김 씨는 이런 양 씨의 건강을 당부 하며 “많은 이들이 장기기증에 동참해 절망 속에 빠진 환자들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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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BS Plus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영상 갈무리

2

CBS <모두의 거실> 영상 갈무리

NEWS

05 06

본부 및 지부 소식

선한이웃 Vol.236

물리적 제약 넘어 생명나눔 함께한 교회들 기독교 최대 절기인 부활절을 지나고 있지만 함께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을 나눠야 할 교회는 아직까지 모이는데 어 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국가적으로 진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많은 교회가 현장에서 모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 제약을 넘어 이웃사랑의 마음을 전한 교회들이 있어 감동을 준다.

7년째 부활주일 헌금 후원한 삼동교회

‘과자값·쌈짓돈’ 따뜻한 마음 모은 반석교회

4월 16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삼동교회(담임 오병철 목사)에

삼동교회보다 앞서 4월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교회인 반석

서 생명나눔 후원금 322만 원을 전해왔다. 이번 후원금은 부활

교회(담임 정복순 목사)도 20만 원을 생명나눔운동에 써 달라며

주일 헌금으로 마련한 것으로, 교회는 올해로 벌써 7년째 섬김

본부에 보내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어르신 성도 분들

을 이어오고 있다.

을 제외한 20명 이하의 성도들이 모여 가족적인 분위기로 예배

삼동교회는 지난 2014년 본부에 280만 원의 부활주일 헌금을

를 이어온 반석교회는 온 성도가 함께 이웃사랑의 마음으로 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330여만 원을 후원했으며,

원금을 모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4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기부

정복순 목사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 부끄럽지만 자신이 과자를

하는 등 해가 갈수록 점점 생명나눔을 향한 마음을 키워왔다. 삼

사먹으려 모아둔 500원, 1,000원을 낸 어린아이부터 교회에

동교회는 겉으로 드러난 규모는 크지 않지만 60여 년의 역사 속

는 나오지 못해도 함께하고 싶다며 쌈짓돈을 털어 보내주신 어

에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사회를 섬겼다. 생명나눔운동

르신들까지 정성으로 모았다”며 “작은 교회라 관리비를 감당하

후원은 담임목사의 제안에 따라 2014년 처음 시작됐지만 이제

기도 벅찬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구제를 멈출 수는 없었다”고

는 성도들이 먼저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하자며 적극적으로

전했다. 매년 부활절과 추수감사절, 성탄절 헌금을 외부 구제에

동참해 어느덧 교회의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됐다. 그 결과

사용해온 반석교회는 지난 2014년 교회 설립 11주년을 기념해

지금까지 전달된 후원금 총액만 2,500여 만 원에 달한다.

110만 원을 본부에 후원한 것을 비롯해 꾸준히 생명나눔운동을

올해는 많은 교회가 그렇듯 삼동교회 역시 상황적으로 어렵기

후원해오고 있다.

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오 목사를 비롯한 성도들의 생명을 향

이번에 본부에 전달된 생명나눔 후원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마음을 막지는 못했다. 오병철 목사는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장기부전 환자들의 이식수술비 지원 및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이때에 오히려 우리의 나눔이 멈춰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모아

쉼터인 제주 라파의 집 시설 지원금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본부

졌다”며 “장기부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조

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얼어붙은 마

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음에 따뜻한 위로가 되는 소식”이라며 “이웃사랑의 마음으로 모 아주신 따뜻한 섬김에 감사드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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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지부 안내

경남지부

여 마스크와 해열제, 소화제 등 비상약품 과 라면, 통조림, 스팸 등 생필품을 담은

종려주일 생명나눔예배

박스를 준비해 사회복지기관과 쪽방촌

강원지부 강원 원주시 시청로 89-16, 코아루허브288 오피스텔 640호 T. 033-766-0440

F. 033-766-0449

가정들에게 총 400박스를 전달했다. 강원영동지부 강원 강릉시 강릉대로 531-1 T. 033-641-0801

F. 033-647-0808

전북지부 경기지부

사순절 생명나눔예배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차황교회는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165, 천사의도시 1차 611호 T. 031-782-4044

F. 031-782-4043

5일 종려주일을 생명나눔주일로 지켰 경남지부

다. 이상구 담임목사는 ‘사랑의 테스트’

경남 진주시 범골로60번길 26, 센텀타워 1동

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304호

성도들의 마음이 위축되어 있지만 장기

T. 055-755-0584

F. 055-755-0984

기증 희망등록을 통해 예수님의 이웃사 경인지부

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자”고 강조했고,

2월 23일 고창 해상교회를 시작으로 3월

이날 31명의 성도들이 장기기증 희망등

1일 고창 주곡교회와 8일 둔산제일교회,

록에 참여하며 특별한 이웃 사랑을 실천

29일 김제 복지교회 등 예수 그리스도의

했다.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기에 곳곳에서

광주·전남지부

생명나눔예배가 이어졌다. 국가의 코로

광주 북구 저불로 2, 로뎀빌딩 407호

나19 예방 지침을 준수하며 소독과 거리

대구·경북지부 코로나19 피해 돕기 물품 전달

인천 부평구 장제로381번길 14, 베스트뷰 202호 T. 032-873-0101

T. 062-223-0123

F. 032-873-2525

F. 062-269-0224

두기에 맞춰 예배를 드렸으며 총 85명

대구·경북지부

의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

대구 수성구 범어로20길 119, 소울빌딩 3층

다. 사순절을 맞아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T. 053-762-0101

희망을 전하는 사랑 실천의 시간이었다.

F. 053-622-1026

대전·충남지부 대전 유성구 반석로 7, 애니빌프라자 403호 T. 042-257-7567

F. 042-223-7567

부산·울산지부 부산 금정구 오시게로 22, 7층 T. 051-808-0131

F. 051-806-0132

바른 신학을 연구·실천하기 위한 모임인 전북지부

아신신학연구소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전북 군산시 백릉안5길 53

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대구·경북지역 취

T. 063-461-1102

F. 063-461-1104

약계층을 위해 생필품을 전달했다. 3월 제주지부

12일과 19일 두 차례 동촌제일교회에 모

제주 서귀포시 하신상로 174-3 T. 064-762-2114

F. 064-745-2113

제주 라파의 집 생명나눔

주예수교회(윤형진 목사) 고창주곡교회(김남용 목사) 둔산제일교회(강병고 목사) 김제복지

제주 서귀포시 하신상로 169

예배

교회(정길영 목사) 차황교회(이상구 목사)

T. 064-767-1432

30

F. 064-767-1207

선한이웃 알리미

나는야 선한이웃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세요. 지금 SNS(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장기기증 희망등록 사실을 인증해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본부 등록회원 권혁우(랩퍼 '로꼬') 님

▲본부 등록회원 김정아 님

▲본부 등록회원 이수민 님

장기기증 희망등록 인증 릴레이 참여방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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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인증하는

SNS에 사진과 함께

생명나눔과 관련된 문구를

사진을 찍는다.

참여 당시 소감을 적는다.

태그에 추가한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기기증 #생명나눔

4 게시물을 올려 생명나눔의 감동을 공유한다.

힘내세요! 여러분 곁에는 선한이웃이 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 실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웃을 향한 우리 마음의 거리는 조금 더 가까이!

#코로나19 #이길수있습니다 #당신이바로선한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