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성덕의빛(11/12) 표지(최종).qxp_성덕의빛 표지 2022. 11. 4. 오후 12:30 페이지 1
ISSN 1228-1212
巡廻 感想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수양전문지
‘聖人이 自過를 어찌 모르리요?’ 충주교화원에서 있을 때의 일이다. 점잖게 차린 노인 네 분이 성덕도에 대해서 알고자 한다 면서 찾아왔었는데, 첫눈에 보아도 유학에 조예가 깊은 분들임을 알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이야 기를 하다가 ‘자신의 허물을 깨달아서 뉘우치고 고쳐야 된다’는 말을 했더니, 한 노인이 “성인도 자과를 부지(聖人自過不知)라 하였는데, 우리들 소인이 어찌 자신의 허물을 알 수 있겠습니까 ?”라고 겸사와 반문을 겸한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답했다. “‘성인도 자과를 부지라’하기 보다, ‘성인이 자과를 부지리요?’라고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자과를 알아서 그것을 고 쳤기 때문에 성인의 위(位)에 모셨는 것이지, 자과를 몰라서 그릇된 점이 많았다면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까?”라고. 그러자 도덕경을 여기저기 보고 있던 다른 한 노인이 말했다. “천당(天堂)ㆍ극락(極樂)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그것이 불필요한 말이 아니겠습니까?”라고. 그래서 또 대답했다. “혹자는 사후 의 천당ㆍ극락을 말씀하나, ‘천당 극락은 재하처요 각자 중심이니 인생은 만물지영장인 고로 생 존에 개심수덕(改心修德)하여 심전(心田)을 청정정심(淸靜正心)하면 즉 천당 극락’이라는 말씀 과 마찬가지로, 모두가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중략>
수양이 深化되는 어느 도생님 몇 해 전 어느 교화원에 갔을 때, 도생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성반성 성덕명심도덕경을 중 심으로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물었다. “여러분께서 공부하시면서 체득하고 느낀 바 많을 것이니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죄송할 뿐입니다. 워낙 못 닦아서⋯.” 하면서 한 도생님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 였다. 처음 입도했을 때 보니, 매일 저녁공부 시간에 도덕경을 읽은 다음 법문을 한 구절씩 흑판에 다 써 놓고 해석을 하는데 항상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자기도 지난날에 그런 말은 많이 들었고 또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독선적으로 주장하곤 했었으니 그저 그런 정도이겠지 하고 예 사로 여겼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차츰 배워 보니 자기의 생각이 우물 속의 개구리 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했다. 서당에서 붓글씨를 배울 때 선생님으로부터 체를 받아 그 위에 여러 번 덮어쓰는 것과 같이 해서 도덕경을 읽고 또 배워 가니, 지난날의 잘못들이 절로 반성되어지고, 그와 더불어 마음의 폭이 넓어지면서 몸도 더욱 건강해지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점을 깨달고 보니, “자성심이 무량청정정방심이면 무궁조화 이치를 자각할 수 있노라”는 말씀에 확신이 서게 되고, 수련에 더 욱 정성을 기울이고 싶어지더라 했다. 그 도생님의 말씀을 들을 때, 초심자로서의 심오한 진리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경솔한 판단 을 내렸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자괴지심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 뚜렷이 드러나 있어, 그의 수련 의 도가 점차 심화되어 감을 알 수 있었고, 이렇게 인간심을 순화시켜 주는 것이 무형의 대덕의 위력이라 생각되니 감개무량하기도 했다. <후략> — 尹致道(和光智)〈성덕도보〉제39호(1967. 8. 1)에서
통권 제250호 / 聖紀 71年 2022년 11월 1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