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light_of_seongdeok_Nov_Dec

Page 1

ISSN 1228-1212

塩水光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수양전문지 ▶ 흔히 쓰는 말로 오버센스(over sense)라는 말이 있다. 너무 지나친 짐작으로 상 대편의 의중(意中)이 ‘이렇게 저렇게 하려는 것이겠지’, ‘이렇고 저런 복선(伏 線)이 있는 것일 테지’ 하고 단정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 그러나 그것은 십중팔구 적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은 그 오버센스 자체 가 이미 ‘하나의 짐작’에서 나온 것인 데다, 또 무언가 편치 못한 마음에서 잘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다시 말해서 무언가 부족하고 자신이 없고 불안하고 의심이 생겨 지레 짚어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사리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이성(理性)이 이미 흐려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그 오버센스 뒤에는 오해가 아니면 ‘헛다리짚는’ 결과가 남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일면 부끄럽기도 하고 다른 면으로 이유 없이 막연하게 분하기도 하여, 마음이 더욱 불안해지기가 일쑤다. <중략> ▶ 그리고, 한 사람의 오버센스가 그 사람만의 것으로 그쳐 버리는 수도 있으나, 그것이 오버센스의 연쇄 작용을 일으키는 수도 있을 것 같다. 갑(甲)이 을(乙) 을 오해하여 거기에 대한 제 나름의 대응책을 내세울 때, 을이 갑의 그 대응책 에 대해서 또 다른 오해를 품어 거기에 맞서는 계획을 꾸미고, 이렇게 한 사람 의 오버센스에 다른 사람의 오버센스가 겹쳐지곤 하면서 그것이 반복되어 버 리면, 그 결과는 ‘하나의 신경전’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얼키설키 엉클어진 쌍 방의 감정은 그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이 모두가 쓴 결과를 맛보게 되고 말 것 같다. ▶ 오버센스란 결코 선견지명(先見之明)도 아니고 문일지십(聞一知十)도 아니다. 그것은 예민한 감정이 그 극에 가까운 신경과민적인 심리 상태에서 나온 것일 뿐이다. 오버센스를 자기의 두뇌가 명석한 결과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거기엔 너무나 여유가 없다. 각박하고 절박한 기분만 있는 것 같다. 오버센스 를 하지 않는 좀 여유만만한 삶을 가꾸어야겠다. 그리고, 오버센스가 아닌 적 확(的確)한 판단으로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했다 할지라도, 구태여 그 허(虛)를 찌르지 않고 모르는 체해 버리는 아량을 길러야만 하겠다. — 〈성덕도보〉제47호(1968. 4. 1)에서

통권 제244호 / 聖紀 70年 2021년 11월 1일 발행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