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1228-1212
인정(人情)의 미담(美談)들이 호심(湖心)의 파문(波紋)처럼 호심에 일어난 물결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면서 호면을 타고 번져 가듯이, 인 정의 미담들이 우리들의 주위에 널리 퍼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동심원(同心圓)을 그리며 퍼지는 파문은, 호수의 평화로운 풍치를 한층 돋구어 줄 뿐더러, 호반(湖畔)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넘치는 시정(詩情)을 자아내 게 하리라. 그와 마찬가지로 인정의 미담들이 퍼져가는 곳마다 사람의 마음은 더 한층 순 화해질 것이며, 밝은 웃음은 이르는 곳마다 피어나리라. 알뜰하고도 따뜻한 인 정은 평화의 안식처요, 또한 절망에서 삶을 구출하는 인간애의 발로이기도 하니 까…… 얼룩소는 앞 들에서 한가히 풀을 뜯고, 강아지들까지도 어울려 뒹구는 평화로 운 마을. 아버지는 밭 갈고 어머니는 아기 보고, 덕이네・바위네・옥이네가 정다이 지내는 마을. 그러한 마을이라면, 혹 길 가는 나그네가 처음으로 찾아들었달지 라도, 내 고향 내 마을에 돌아온 듯이 나그네의 서글픔과 외로움은 쉬이 풀어질 것이며, 메마른 인정에의 갈증을 면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면 타향 천리 낯선 곳 인들 오래 사귀어 온 벗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따뜻한 인 정은 나그네의 심사를 한결 달래 주기도 하리라. 호심의 파문은 번져 가면서 저마다의 가슴에 착하고 어진 마음씨를 심고 가리라. 산모를 보살펴 주는 순경의 마음씨는 아버지가 지닌 미덕(美德). 길 가다 엎어 진 어린이를 얼른 일으켜서 앞자락의 흙을 털어줌은 어머니의 인자하신 사랑. 허 리가 고부라진 할머니의 손길을 잡고 선뜻 자리를 비켜 드림은 아들딸들의 지극 한 효심. 곤드레만드레가 된 주정꾼을 부축하여 집까지 인도하는 친절은 이웃애 의 발로. 이처럼 오고 가는 인간애의 인정은 샘솟고, 도우고 도움 받는 우리의 삶에는 맑은 웃음이 끝없이 번지리라. 사람이 사람을 보고 반가운 줄 알며, 귀여운 줄 알고, 아낄 줄 안다는 것은 분 명히 인류의 자랑이 아니고 무엇이랴! 인정의 미담들이 호심의 파문처럼 우리들의 주위에 널리널리 퍼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 黃英子ㆍ昌惠智〈성덕도보〉 제15호(1965. 8. 1)에서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수양전문지 통권 제239호 / 聖紀 70年 2021년 1월 1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