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1228-1212
— 法文을 읽고
大小有定 合意之行 남녀 노소・부귀 빈천을 막론하고 한 생명체인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인권은 모두가 동등할 것이나, 사람사람마다가 제각기 가지고 있는 소질이나 능력은 모 두가 똑같다고는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거기에는 대소의 차이가 있는 것이리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독특하게 가지고 있는 소질이나 능력이 만능적인 것일 것 같으면 좋겠으나, 이는 범인으로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의 사회가 유기적인 활동을 해 가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두 사람의 특수한 소질이나 능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 이 자기의 소질과 능력을 잘 발휘하면서 협동 단결해야 되는 것이다. 이에서 “대소유정 합의지행”이라는 법문의 뜻을 더욱 명확히 알 수가 있는 것 이다. 보다 나은 사람과 보다 못한 사람과의 사이에 어떤 마찰이나 불목 같은 것 이 없이, 서로의 뜻이 합해져야 한다는 말씀인 것이다. 흔히 보면, 소질이 보다 뛰어난 사람이 좀 못한 사람을 무시하는 일이 있고, 능력이 월등한 사람이 부족한 사람을 억압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소질이나 능력 이 보다 못한 사람이 나은 사람을 질시하고 투기하는 일도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사회에서는 어떤 향상이나 발전이란 것을 기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상태하에서는 투쟁과 분리와 약화밖에 생길 것이 없을 것이다. “인권 남녀 동구(人權男女同俱)”를 잘 깨달아서, 직업의 귀천을 따져 무모한 우 월감이나 불필요한 열등감・불만 등을 가지는 일 없이, 각자가 제 소질과 능력에 알맞도록 일해 가면서 뜻을 모아 상부상조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집을 짓는 일을 두고 생각해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집을 짓는 데에는 굵 은 재목이나 긴 재목만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들보나 기둥같이 굵고 긴 재목 이 필요한 자리가 있고, 문살과 같은 가늘고 짧은 나무가 필요한 자리가 있는 것 이다. 들보나 기둥이나 문살은 그래도 밖으로 드러나기나 하지만, 산자같이 흙 속에 묻혀 보이지 아니하는 나무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굵고 가늘고 길고 짧 은 나무들이 어떤 것은 드러나고 어떤 것은 속에 묻히면서 서로가 어울려 제자리 를 지키는 데서 튼튼한 집을 지을 수가 있는 것이다. <중략> 소질이나 능력이 우월할수록 자만심 같은 것은 버리고, 보다 못한 사람을 아 끼고 사랑하며,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일 없이 남을 존경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 야겠고,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욱 노력하면서 반항이나 투기 없이 힘을 서로 합하 도록 하는 마음을 길러야 될 것이다. — 大邱院 D道生 <성덕도보> 제43호(1967. 12. 1.)에서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수양전문지 통권 제236호 / 聖紀 69年 2020년 7월 1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