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1228-1212
法文을 읽고
“믿지 못할 마음의 不平”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수양전문지 통권 제224호 / 聖紀 67年 2018년 7월 1일 발행
<전략> 오래 전의 일이다. 하루는 마음속에 불평이 자꾸 생겼다. 배운 바는 있기 에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도 불평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불평을 내는 것이 나의 잘 못이라 생각하려 해도 그냥 올라왔다. 남의 잘못이 자꾸 눈에 뜨이고, 그것을 걸고 드니 올라오는 불평이 숙지지 않았다. 나중엔 나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마음 이 복잡해졌다. 견디고 견디다 도덕경을 펴 들었다. “믿지 못할 마음의 불평”이란 법문을 무조건 읽었다. 처음엔 글자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미 외고 있던 말씀이라 입으 로는 술술 읽어졌다. 그러나 그 뜻은 떠오르지 않았다. 마음속에 불평이 먹구름처 럼 올라와 있었기에 거기에 가리어 법문의 뜻은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 마음속 에선 계속 불평이 치솟고, 입으로만 읽고 있었다. 몇 번을 거듭 읽다가 ‘불평 원인 찾아보니 닦지 못한 내 마음이네. 내 마음 속에 나는 불평 누구보고 원망하며 누구보고 한하리요’라는 구절에 이르렀을 때 문득 한숨이 내쉬어졌다.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심정이었다. 내가 불평을 낸 것 은 남에게 보다 큰 원인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불평이 일어난 곳은 내 마음속 이고 그로 인해 내 마음이 괴로우니 억울하지만 속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다는 심 정이었다. 아직도 나 자신의 못남은 못 깨닫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상 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법문을 끝까지 읽는 순간 마음의 어지러움이 가라앉았다. 그러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내가 못났다는 자책과 가르치심의 감사함이 한데 어우러진 눈물이었다. 나 자신의 못남을 자인(自認)하는 순간이었다. 나의 못난 인간심이 항 복의 손을 번쩍 드는 순간이었다. 다음 순간 나의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자책까지도 넘어선, 감사의 뜻만이 마음 저 밑에서부터 피어 오르는 미소였다. 그 뒤부터, 마음속에 불평이 생길 때면, 이 법문을 한 자 한 자 눈여겨보아 가며 읽 는다. 그 뜻을 하나하나 새겨 보아 가며 읽는다. 그러다 보면 언젠지도 모르게 반 성이 되고, 곧 이어‘청화한 맑은 마음’을 느끼게 된다. ―대구원 도생 허 용, 〈성덕의 빛〉 제54호 ‘법문을 읽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