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안녕 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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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 22번째 이야기


2019 안산온마음센터 힐링아트북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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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안녕 힐링아트북은 주제1 주제2 주제3 주제4 주제5

발행일

2019. 05. 13

발행인

고영훈

제작

기획홍보팀

발행처

안산온마음센터

디자인

그래픽오션

캘리

임캘리


마음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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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온마음센터는 트라우마 치료에 활용되는 미술활동을 대중적으로 변형하여 <마음안녕 힐링아트 북>을 제작하였습니다.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극심 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한 뒤, 불안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PTSD 증 상은 외상 사건을 반복적이고 생생하게 하여 고통 받게 하고, 감정에 무감각해지고 회피 행동이 나타 나게 됩니다. 많은 학자들이 PTSD 치유를 위해 좌·우뇌, 언어·비언어적 기능을 통합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예술치료를 제안하였고, 그중에서도 미술활동은 무의식적 기억에 쉽게 접근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쉽게 표 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트라우마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 스트레스로 굳어진 여러분의 마음에 힐링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손으로 힐링아트북을 채워가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길 바라며 우리의 마 음을 이렇게 전합니다.


2019 안산온마음센터 힐링아트북

“이제야 호명합니다... 2학년 1반 고xx, 김xx ...” 힘겹게 참고 있던 울음이 곳곳에서 새어 나옵니다. 2019년 2월 12일. 드디어 3년 만에 우리 아이들의 뒤늦은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유가족, 취재진 등 사람들로 졸업식장은 가득 찼지만 주인공이 앉아야 할 강당 의자에는 아이들이 아닌 명예졸업장과 졸업앨범 그리고, 꽃다발이 놓여있었습니다. 대형 스크린 속에는 학생들이 여행을 떠나던 날, 학교 주변에 흩날리던 벚꽃과 함께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이 나타납니다. “울지 않겠다고...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며 이쁘게 웃고 싶었는데” 웃음이 가득해야 할 여느 졸업식과 달리 시종 고요한 침묵만이 맴돌았습니다. 아이들이 명예졸업장을 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지난 2016년, 교육당국이 희생 학생 전원을 제적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유가족들의 건의로 학적은 다시 복원되었으며 그간 미뤄온 졸업식은 올해가 돼서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마음을 전합니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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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안녕

단원고 희생 학생들에게 보내는 꽃다발입니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색칠해보아요.


2019 안산온마음센터 힐링아트북

4.16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5년. 나의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아픈지도 무뎌지고 있는 요즘. 마음 회복을 위한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온마음센터는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인천 일반인 유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 회복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한 모녀가 알콩달콩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에 집중합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향초에 담았습니다. 그런 엄마를 보며 어린 딸도 자연스레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정성껏 만든 작품을 가지고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방문합니다. 작품을 만들며 집중하는 순간에는 무거웠던 마음이 잠시나마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도자기를 빚고 액자를 만드는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됩니다. 이렇듯 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 회복을 위한 길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온마음센터도 늘 곁에서 응원하고 함께하겠습니다.


마음안녕

인천 일반인 유가족이 만든 석고방향제와 향초입니다. 여러분도 이쁘게 색칠하고 메시지를 작성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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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안산온마음센터 힐링아트북

여러분에게 오늘은 어떤 날인가요?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그날을 잊어버리고 있지는 않았나요? 일상에서 그날을 기억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습니다. 온마음센터는 애틋한 일상의 공간이었던 화랑유원지에서 ‘Re 봄, 일상에서 기억하다’ 추모문화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푸른 잔디 위에는 노란 풍선이 가득 차 있습니다. 손주에게 선물하기 위해 실반지 매듭을 짓는 할머니가 보입니다. 서로 가장 예쁜 방향제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작품에 열중합니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손등에 노란리본이 그려진 스티커를 붙여주며, 그 리본에 담긴 의미를 자연스레 되새겨봅니다. 따뜻한 봄 햇살이 만들어 낸 풍경 아래서 걷고, 보고, 만들며 그날을 기억합니다. 기억에서 공감으로 하나 되었던 오늘의 일상도 언젠가는 또 다른 추억과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마음안녕

‘일상에서 기억하다’ 추모문화행사가 진행된 안산 화랑유원지입니다. 스티커를 사용하여 여러분이 원하는 봄날의 공원을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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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안산온마음센터 힐링아트북

Somewhere over the rainbow ♬ 멋진 트럼펫 연주로 행사의 문을 엽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천 마샘(마중물 문화광장 샘)에서 문화행사가 진행되 었습니다. 하하 호호 가족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인형극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니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 집니다. 아름다운 클라리넷과 바이올린의 선율이 괜스레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4.16합창단의 노래가 더해지니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4월이라 더 생각나고 그리운 사람이 있어서일까요? 시와 음악, 강연, 인형극 등의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통해 일반시민들과 4.16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순간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마주보는 시간을 통해 그 날 이후의 아픔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기에 늘 감사합니다. 그리고 계속 함께해요 우리.


마음안녕

이번 행사에서는 4.16세월호참사 5주기를 맞이하여 가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도 세월호참사 피해자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시거나, 혹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메시지 작성 후, 나무의 기둥을 예쁘게 색칠하거나 꾸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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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안산온마음센터 힐링아트북

생일(生日) 세상에 태어난 날.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해마다의 그 날. 또 다른 의미로는 살아 있는 나날. 남아있는 사람들이 사는 날. 세월호참사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참사 후, 남겨진 이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고, ‘같이’ 공감하고 공유하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 니다. 극중 수호의 여동생인 예솔이의 시선에서 영화를 바라보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오빠가 생 각나 집에 챙겨 오려는 예솔이. 그 날 이후, 물에 들어가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실제로 세월호참사로 인해 사랑하는 친동생을 떠나보낸 형이 있습니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화를 보고 난 후 어떤 기분이었나요? 영 특히나 예솔이의 시선에서 많은 생각 이 들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유가족이라는 것을 아직까지도 밝히지 않으려 해요. 주위에서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대답 을 피하게되요. 괜히 분위기가 서먹해지는 것도 싫 고, 동정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불편하더라구요. 예솔이가 갯벌에 들어가지 못하고 우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저는 특히 여행을 갈 때 마음 이 불편해져요. 바닷가에 가면 더 힘들어요. 아마 모 든 유가족이 이러한 트라우마 하나쯤은 있을 거에요.

동생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제가 알던 사람 중에 가장 순수한 사람이라고 항상 소개해요. 빈말이 아니라.

영화처럼 동생의 생일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나요?

네. 치유공간 ‘이웃’에서 두 번이나 참여했어요. 동 생 친구들도 많이 오고, 동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 고, 같이 울고... 영화에서 다룬 생일 모임 장면이 실 제 모임이랑 너무 비슷했어요. 영화 제작진분들이 유 가족의 삶을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했구나 하는 생 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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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안녕

매년 동생의 생일과 기일에는 더욱 보고 싶을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전날에는 보통 엄마 아빠와 함께 동생이 있는 곳에 가요. 당일에는 최대한 바쁘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죠. 세월호와 관련된 행사에 참여한다든지, 하다 못해 산책이라도... 작년 합동영결식 전날에는 잠도 오지 않고 마음 정리가 되지 않아 밤에 혼자 4시간 정도 걸어 다닌 적도 있어요.

이번 4월에는 ‘나와 우리의 시간’이라 는 타이틀로 세월호 형제자매 사진전 이 열렸는데, 본인도 유가족 형제자매 와 함께 활동하는 부분이 있나요? 같은 형제자매들을 통해 무엇을 느끼나요?

이번에는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전에는 함께 사진 모 임에 참여했었어요. 마침 이번 전시가 제가 근무하는 시설로 정해져 일주일 동안 전시장을 안내하는 역할 을 했어요. 비록 사진을 출품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너무 기뻐요. 나와 같은 형제 자매들을 처음 만난 건 사고 이듬해, 2015년 초였는 데, 그 만남부터는 항상 같은 마음이었어요. 어떤 목 적을 위해 함께 일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서로의 마 음을 나누고 보듬는 과정인 것 같아요. 요즘에도 자주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아요. 가장 친한 사이는 아니 더라도 정서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니까요.

4월 16일은 세월호참사 5주기라 요즘 더 그립겠어요. 마지막으로 동생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야기해줘요.

또 4월이야. 항상 미안하고 많이 보고 싶다. 너를 다시 볼 때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되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당곡로33 프라움시티 2층 207 T. 031-411-1541 E. ansantrauma@naver.com F. 031-411-1546


*스티커를 사용하여 여러분이 원하는 봄날의 공원을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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